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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시대의 인재상

우리는 지금 과학기술이 촉발한 네 번째의 대전환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들 한다. 18세기 중반 증기기관의 발명과 함께 시작된 1차 산업혁명이 있었고,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전기에너지의 활발한 이용이 가져온 2차 산업혁명, 20세기 후반 컴퓨터와 인터넷 보급으로 인한 3차 지식정보혁명이 있었다. 이제는 사람들 사이의 연결뿐만 아니라 사물과 사람, 사물과 사물을 넘어, 인공지능(AI)과 더불어 현실과 가상세계가 초연결되는 디지털변환의 4차 산업혁명 시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이 네 번째 대전환은 흥미롭고 기이하기까지 하다. 그 이유는 두 가지의 상반된 패러다임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이전 산업혁명의 그림자인 지구온난화로부터 우리별을 지키기 위한 탄소중립과 4차 산업혁명의 성패를 가를 반도체, 재생에너지와 이차전지, 메타버스 등을 둘러싼 기술패권 전쟁은 무한경쟁, 승자독식의 패러다임이 적용되는 세계이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세계가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 팬데믹을 인재라고 단언한다. 이 바이러스는 원래 사향고양이, 박쥐, 낙타, 원숭이 등의 동물 몸에 기생하고 있었지만, 우리 인간이 숙주를 포식하고 그들의 서식처를 잠식해가는 바람에 생존의 위협을 느낀 바이러스들이 살아남기 위해 가장 번성하는 동물인 인간으로 옮겨온 것이기 때문이다. 웃프게도 다행스러운 점은 이들이 스마트하다는 것이다. 숙주가 죽으면 자기들도 소멸되므로 숙주의 치사율은 낮추면서 자신의 전파력은 최대화하는 쪽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3년이 넘게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코로나 팬데믹. 하지만 이에 대처하는 우리도 기민해졌다. 유래 없이 빠른 속도로 개발된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를 보며 미지의 감염병으로부터 인류를 해방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은 개방과 공유의 오픈사이언스에 기반한 범지구적 공동대응이라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순식간에 전세계로 퍼져버린 바이러스를 물리치려면 세계인이 공동전선을 펴야 하므로 여기에서는 무한경쟁 패러다임이 아닌 공동생존을 도모하는 동주공제(同舟共濟)의 패러다임이 적용되어야 한다. 즉 안으로는 서로의 안전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의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는 配慮의 마음이, 밖으로는 국가 간의 連帶와 協力이 바로 인류의 생존을 담보하는 해법이겠다. 앞으로 끊임없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팬데믹과 인공태양-핵융합에너지, 식량, 기후, 물, 인구 문제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현재 진행형인 대전환은 상이한 두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세계를 초래할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이슈에 공통점이 있다. 해결책으로서 과학기술이 전부는 아닐지라도 그 중심에 있다는 점이다. 현대사회에서 과학기술은 개인이나 가정의 행복뿐만 아니라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핵심요소가 될 것이다. 변화무쌍하고(Volatile) 불확실하며(Uncertain) 복잡하고(Complex) 모호한(Ambiguous) 현 VUCA 시대를 헤쳐가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창의적(Creative)이면서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방식으로 끊임없이 동료와 소통(Communicate)하며 협력(Collaborate)하는 인재가 필요하고, 그 핵심 키워드는 바로 ‘함께’일 것이다. /신형식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 △신형식 원장은 전북대 부총장을 지냈으며, 한국작가회의 회원·한국공학한림원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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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08 14:08

국회의원의 옥석 고르기

전북특별자치도법이 마침내 국회를 통과해 지역 발전의 새 전기를 맞았다. 호남권에 묶여 상대적으로 소외와 설움을 겪어야 했던 전북으로선 독자 권역으로 지위를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무엇보다 여야 협치의 결과물이란 점에서 지역 정치권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1년여 유예기간 출범 준비를 하면서 전북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우리 지역만의 색깔 있는 전략 수립이 과제로 남았다. 이런 우호적 분위기와는 달리 특별자치법의 입법 과정을 복기해 보면 소위 원팀으로 상징되는 일사불란한 팀웍은 눈에 띄지 않았다. 김관영 지사와 정운천 한병도 위원장의 삼각편대가 펼친 저인망식 맨투맨 공략이 결정적이었다. 힘을 보태야 하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지역 현안 추진에 미온적 태도를 보인 의원들과는 옥석을 구분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 법의 취지는 갈수록 지역 소멸의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이를 타개하기 위한 일종의 생존전략 카드다. 이렇게라도 자구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서 한차례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하다 가까스로 기사회생 했다. 지난달 7일 법사위에서 강원도 출신 유상범 의원이 법안 통과에 반대 의견을 내며 찬반이 팽팽했다. 그런 가운데 위원장이 찬반 의견이 맞선 점을 들어 법의 통과를 보류시켰다. 어느 때보다 지원사격이 절실한 상황에서 전북 출신 비례대표 최강욱 김의겸 의원은 입을 다물고 있었다. 최 의원과 김 의원은 정국을 떠들썩하게 하며 뉴스메이커로 명성이 자자함에도 정작 고향 발전 현안에는 나 몰라라 해 눈총을 받았다. 여기에다 국민의힘 전북동행 의원이며 명예 도민인 서병수 김병욱 의원도 반대 입장에 가세하며 논란을 키웠다. 지난 10월에는 400여 명의 근로자와 낙농가들이 생존 위기에 내몰린 임실 푸르밀 폐업사태 때도 민주당 의원들이 도마에 올랐다. 이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할 국회 농해수위 회의에서 안호영 이원택 윤준병 의원 3명이 있었으나 이들은 아예 입도 뻥끗하지 않았다. 전남 출신 김승남 의원이 이들을 대신에 책임 문제와 함께 대책을 추궁함으로써 도민 분노를 자아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국회의원의 원팀 정신이 절실히 요구되는 대목이다. 특별자치도법이 국회 통과를 했지만 당장 ‘특별하게 지원’ 되는 것은 없다. 이런 현실을 인식하고 특별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그에 걸맞는 당위성과 구체적 명분을 축적해야 할 것이다. 사실 국회 반대 논리 중에 “지방분권에 목청을 높이면서 한편에선 특별자치를 강조하는 것도 모순” 이라며 나눠먹기 논리에 시선이 곱지 않았다. 제주도 세종시 강원도에 이어 네 번째 특별자치도가 탄생함으로써 별다른 감흥이 없다는 것. 그렇지만 전북 입장에서는 독자 권역으로서 새 출발 의미와 함께 지역 발전의 결정적 모멘텀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이다. 김관영 지사와 함께 이를 앞장서 견인하고 뒷받침해야 할 국회의원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부릅뜬 눈으로 유권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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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3.01.05 18:56

<금요수필> 행복의 기준

계묘(癸卯)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하느님의 크신 은혜와 축복이 넘치기를 바라며 또한 소원성취를 기원한다. 누구나 새해가 되면 새로운 소원을 갖고,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또 새로운 각오와 목표를 세우며 이를 성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지난해에 이루지 못한 것들과 아쉬움으로 남은 것들을 성취하려는 마음을 다짐하며, 다시 희망을 걸어 본다. 이렇게 새해를 맞아 비는 소원과 꿈들은 거의 '복 많이 받고, 건강 장수하고, 돈 많이 벌기' 등 막연한 것들로 채워진다. 더 구체적인 것으로는 규칙적인 운동으로 건강관리와 다이어트를 통한 체중조절과 향후 질병 없이 활기찬 생활을 소망하기도 한다. 또한 읽지 못했던 독서로 부족한 지혜와 지식을 보충하고, 부단한 노력과 교양을 통해서 자기계발을 다짐하든지, 또는 여러곳의 여행, 시간과 약속을 잘 지키기, 담배 끊기, 술자리 덜 가기. 심지어 간식 안 먹기 등 크고, 작은 각오들을 소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들은 대개 그동안 실패한 확률이 높은 것들이어서 다시 다짐하는 각오들이다. 그런데 필자는 좀 색 다른 소원을 빌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소망이다. 페르시아의 철학자이자 시인인 <오마르 하이얌>은 '일을 즐기자. 그것만이 영원한 생명, 인생의 유일한 보람이다'고 했다. 모두가 생존을 위해, 일에 묻혀 살지만 일이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다지 크지 않다. 미국 경제학자의 통계를 보면 1년 8,670시간 중에 일을 하는 시간은 고작 2,000시간 정도로 전체의 20~30%에 불과하며 나머지 70%는 먹고 자고 놀고 육아하는 시간이라 했다. 일의 가치는 이 정도뿐인데 고작 30%에 불과한 일이 언제부턴가 인생의 행복을 재는 척도가 되어버렸다. 따라서 인생을 즐기지 못한 사람이 적지 않다. 직장 상사의 눈치 보느라 지치고, 원하는 직위에 오르지 못해 실망하고, 또래보다 수입이 적어 위축되고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다. 일은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불과한 만큼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전체를 지배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인생을 즐겁게 해주는 것은 반려자고 가족이고 허물없는 친구들이다. 남들처럼 밥 먹을 수 있고 따뜻한 침실에서 잘 수 있고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고 뭐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반려자와 친구가 있으면 인생은 그걸로 충분하다. 이런 사실을 확실히 인지하면 30%의 일에 휘둘리거나 고민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바보 같은 짓인지 곧 알 것이다. 그렇다고 진지하게 일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인간은 혼자선 살아갈 수 없는 동물이기 때문에 모여서 사회라는 공동체를 만들고 그 안에서 사회의 보호를 받으며 살아간다. 이 사회에는 제대로 기능하기 위한 규칙이 존재한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이 규칙을 잘 지키고 해야 할 일에 즐겁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이다. 만약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100% 자유롭게 살고 싶다면 무인도에서 혼자 사는 수밖에 없다. 물질이 풍요롭다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 지금보다 좀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산다. 행복은 건강하게 부귀영화를 누리며 몸도 마음도 편안한 삶을 사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조건에서 만들어진 행복은 결국 영원한 행복이라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한 삶의 기준은 한정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행복한 삶이란 분수에 맞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행복은 각자의 눈높이에 맞는 기준에서 비롯된다. 안도는 국제펜클럽 전북위원장, 전북문인협회장, 전북문학관 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시, 수필을 강의하면서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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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05 17:03

청년,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2022년 한 해가 지나가고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 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의 위험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으로 전 세계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그리고 한참 꽃 피울 나이의 청년들이 희생 된 10.29 참사까지 정말 다사다난한 해였다. 그리고 청년들의 소비 트렌드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몇 년 전에는 “인생은 오직 한번 뿐”이라는 욜로(YOLO) 문화와 “플렉스 해 버렸지 뭐야”라는 유행어와 함께 플렉스(Flex) 문화가 크게 유행하며 현재를 중요시하고 지금의 “나”를 위해서 과감하게 소비하는 것이 청년들의 소비 문화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생활하는 무지출 챌린지와 냉장고에 있는 음식을 활용 해 먹는 냉파(냉장고 파먹기)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 필자도 SNS에 올라온 챌린지를 보고 무지출 챌린지에 도전해보기도 했었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아 결국 며칠 가지 못하고 포기를 한 경험이 있다. 투자에 관해서도 주식과 코인 투자에 몰렸던 청년들이 점점 저축을 하며 “짠테크”를 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이처럼 짧은 사이에 청년들의 문화 트렌드가 정반대의 경향으로 변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우리나라의 경제적 상황이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라는 말처럼 떨어질지 모르고 계속 올라만 가는 물가와 금리 그리고 찾기 힘든 일자리 문제로 인해 청년들이 많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앙정부와 많은 지자체에서 이런 청년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청년 정책들을 내놓고는 있지만 아직은 눈에 띄게 효과를 나타내는 지역은 보이지 않는다. 최근에 필자는 고등학교 친구들과 연말모임을 가졌다. 오랜만에 만나 함께하지 못한 친구들의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많은 친구들이 직장을 찾아 고향을 떠나서 살고 있었다. 주변의 알고 지내는 청년들만 봐도 많은 수가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경제적, 사회적 상황을 전망하는 기사들을 보면 올해보다 작년이 더 나아질 거라는 기대감 보다는 불안감이 큰 것이 사실이다. 필자 또한 청년이기에 “아프니까 청춘이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와 같은 무책임하고 어설픈 위로의 말을 청년들에게 하고 싶지 않다. 다만 이런 현실 앞에서 청년들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많이 회자 되었던 이 문구는 필자에게도 위로와 용기를 주었다. 축구 국가대표 선수단은 끈질긴 노력으로 강호 포르투갈을 이기고 우루과이와의 골득실에서 앞서 16강이라는 기적을 일궜다. 필자는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포르투갈을 이기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16강 진출을 보며 미리 짐작해서 포기를 했던 지난 내 과거의 모습을 반성을 하게 됐다. 올 한해도 우리는 현실이라는 커다란 벽 앞에 좌절하고 쓰러지고 넘어질 것이다. 하지만 우리 미리 포기하지는 말자. 영화 '베테랑'에서 형사 서도철(황정민 扮)의 대사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처럼 내 자신이 한심해 보이고, 세상이 우리의 형편과 모습을 보고 비웃을지라도 우리 함께 서로 응원하며 그 뜨거운 마음만은 꺾이지 말자! /최준호 원광대 사회적경제연구센터 연구원 △최준호 연구원은 (사)새벽이슬 정책실장을 겸하고 있으며, 익산시 일자리정책과 청년정책계에서 공직생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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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05 14:20

알아두면 쓸만한 개정세법

지난 12월 23일 국회를 통과하고, 12월 31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공포된 개정세법 중 오늘은 부동산과 관련된 중요한 몇 가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작년 5월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시행된 조정지역에 대한 중과세 유예조치가 오는 5월 9일로 종료됩니다. 정부는 2023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중과세 유예조치에 대해 폐지가 아닌 1년간 더 연장한다고 했으나,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및 주택가격의 폭락에 대해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조정지역 및 투기과열지역에 대한 해제를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조정지역에 대한 다주택자는 유예조치 및 추가해제 등 후속조치 등을 고려해 양도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으로부터 부동산 등을 증여받은 후 5년 이내에 양도하는 경우 증여를 없는 것으로 보아 증여자가 양도하는 경우와 수증자가 양도하는 경우의 양도소득세를 비교하여 과세하였으나, 2023년 이후부터 증여할 때는 그 기간이 10년으로 대폭 늘어났습니다. 수도권이나 조정지역 외에 소재하고 3년 이상 보유한 공시가격 2억 원 이하의 농어촌주택이나 고향주택은 1세대1주택 비과세 판단 시 주택 수에서 제외되는데, 그 공시가격의 기준이 2억 원에서 3억 원으로 상향 조정되었습니다.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기본공제액이 1주택자의 경우 12억 원으로, 다주택자의 경우 9억 원으로 상향되었으며 세부담 상한액도 150%로 일괄 조정되어 종합부동산세를 내더라도 최대 전년도보다 1.5배 이상은 내지 않아도 되며 가장 논란이 많았던 주택 수에 따른 차등 과세도 조정지역 내의 2주택 자에 대한 중과세가 폐지됨에 따라 개인별로 2주택까지는 중과세 되지 않습니다. 취득세의 경우 납세자가 신고한 가격(시가표준액보다 낮은 경우 시가표준액)을 과세표준으로 했으나 실거래가액제도를 도입하여 취득일 전 6개월, 취득 후 3개월 이내에 매매사례가액이나 감정가액이 있는 경우 그 금액을 과세표준으로 채택할 수 있게 되어 향후 납세자와 과세당국간 많은 마찰이 예상됩니다. /노인환 한국·미국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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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05 14:19

‘정치하는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회복세다.작년 11월 넷째 주부터 주별 평균 지지율 흐름을 보면 33%-37%-37%-39% 그리고 41%의 오름세가 12월 마지막 주까지 이어진다.새해 초 조사들도 대부분 40% 초반의 대통령 지지율이다.반대로 대통령 국정운영의 부정평가는 63%-60% -59%-57%-57%로 낮아지는 추세다. 반전이다.작년 5월 10일 대통령 취임이후 12월 27일까지 조사일 기준으로 실시된 여론조사는 모두 222개(면접조사 63개 ARS 159)다.대통령 지지율이 주별 평균으로 50%를 넘은 것은 취임이후 딱 5주차까지였다.이후 대통령 지지율은 주별 평균으로 40%대를 3주 동안 기록한 다음 11월 넷째 주까지 주별 평균으로 30% 초반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8월 첫 주와 둘째 주는 2주 연속으로 주별 평균이 30% 아래로 떨어지기까지 한다. 문제는 반전 회복세의 대통령 지지율이 내년 4월 총선까지 이어지느냐다.대통령 임기 중의 총선은 대통령의 중간평가로 대통령 지지율이 여당의 총선승부를 결정한다.대통령 취임일로부터 멀어지는 선거일수록 대통령과 여당에는 불리하다. 내년 총선은 대통령 당선(3월 9일)과 취임(5월 10일)의 중간인 4월 10일로 만 2년의 윤석열 권력심판이다.한 조사에 따르면 “국정 안정론(44%)”과 “국정 견제론(46%)”이 팽팽하다.중도층은 “야당후보 지지(48%)”가 “여당후보 지지(37%)”에 앞선다. 경제상황은 대통령 지지율의 기초인데 무척 나쁘다.작년 한국경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수출을 기록했지만 동시에 무역적자 또한 역대 최대치였다.최근 3개월 연속으로 ‘대한민국 경제의 희망’ 수출도 하락세다.‘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현상’은 올해도 이어지고 성장률은 1%대라고한다.소상공인의 56%는 경영환경이 작년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로서는 올 하반기 세계경제 개선에 따른 회복세를 기대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경제와 민생악화는 사회적 양극화를 더욱 가속화 시킬 것이다.따라서 ‘공동체 지키기의 정치’가 필요하다.사회적 낙오자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줄 수 있어야 하고 실패자를 보호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 확대가 요구된다. 올해는 대통령 임기 3년차에 치러지는 중간평가의 총선을 향한 ‘대통령의 시간’이다.윤석열의 이름으로 총선을 치르고 그에게 책임을 묻는 총선이다.‘윤석열 어젠다(Agenda)’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구체적 계획으로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윤석열 대통령은 ‘노동, 교육 그리고 연금의 3대 개혁과제’를 제시했는데 3대 개혁에서 어떤 성과를 실질적으로 보여주느냐가 핵심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노동조합 부패에 엄격한 법 집행해야 한다.”라는 주장에 55%가 동의했다고 한다.일부는 윤 대통령이 파업사태 등에 원칙적 입장을 견지한 것이 지지율 회복세로 이어졌다고 해석한다.“노조 부패척결”기조가 대통령의 지지층 결집과 지지율 상승이라는 것이다.윤 대통령 지지이유의 대부분이 “결단력”과 “공정과 정의”가 꼽힌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윤석열의 색깔’을 지키는 게 핵심이다.‘계획된 것인지 우발적인지’ 알 수 없지만 새해 초 대통령이 언급한 선거구제 개편의 정치개혁까지 가능하면 ‘윤의 정치’는 보다 확실해진다.당장 여당 내 반발 또는 불안감을 어떻게 관리할지 관심이다.“윤심”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통령과 여당의 관계가 새롭게 정립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최근 “민심에서는 유승민,당심에서는 나경원 선두”의 전당대회 판세다.“자칭 타칭” 친윤 후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양상이다.나경원 출마여부가 첫 번째 분수령일 텐데 “윤심”은 끝까지 전략적 모호성과 함께해야한다.내년 총선은 대통령의 중간평가이고 적어도 그때까지 여당은 대통령의 권력 안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결국 대통령의 정치력이 핵심이다.‘공동체 지키기의 정치’도,‘윤석열 어젠다’의 구체적 성과창출도 그리고 ‘윤석열 색깔의 정치’도 그의 정치력에 달렸다.‘정치하는 대통령 윤석열’을 기대한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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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05 14:16

전북도, 설 명절 물가·민생안정 선제적 대응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 보름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하지만 대명절을 앞두고도 서민들은 설렘보다 한숨이 앞선다. 최근 고물가·고금리 기조 속에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서민·취약계층의 생계부담이 커지고 있다. 당장 제수용품을 구매해야 하는데 장바구니 물가가 걱정이다. 실제 최근 계속된 혹한 및 폭설로 채소 등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데다 설 명절 수요와 맞물려 장바구니 물가 상승 우려는 더 높아지고 있다. 새해 전기요금을 시작으로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예고된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의 한숨도 깊어진다. 새해에도 지난해에 이어 당분간 5%대 물가상승률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때맞춰 정부가 설 민생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서민들의 물가부담을 줄이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성수품을 공급하고,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나서는 한편 에너지바우처 단가 인상을 통해 취약계층의 전기·가스 요금 등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내용이다. 이어 각 지자체에서도 속속 대책회의를 열고 설 명절 물가·민생 안정 대책을 내놓고 있다. 힘겨운 시기, 모두가 편안하고 행복한 명절을 맞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장바구니 물가와 사회 불안 요소를 철저하게 점검해 민생안정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선제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전북도에서도 설 연휴 코로나19 예방과 물가·민생 안정 종합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명절을 코앞에 두고서 매년 비슷한 내용의 형식적 대책을 내놓고 그것으로 끝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소상공인과 저소득층 등 상대적으로 더 어렵고 소외된 계층이 따뜻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지역경제 활력 제고와 취약계층 지원에 역점을 둔 실효성있는 대책이 요구된다. 해마다 설과 추석이면 꼬박꼬박 발표되는 재탕 삼탕의 형식적 대책이 아니길 기대한다. 아울러 근로자들이 명절 연휴에까지 임금체불로 고통받는 일이 없도록 체불예방과 조기청산 대책도 필요하다. 물가상승·금리인상 등으로 민생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임금체불이 우려되는 취약 분야를 중심으로 현장 중심의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 강력하게 시행해야 한다. 이와 함께 축산물 판매업소를 대상으로 한 축산물 위생관리 실태 및 원산지 허위표시 단속도 보다 강력하게 추진해 식품안전에 대한 당국의 의지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1.05 13:17

고군산군도 세계적인 관광지로 육성을

고군산군도가 최근 미국 CNN이 선정한 아시아에서 가장 ‘저평가된 장소’ 18개 중 한 곳에 선정되는 등 국내외적으로 각광받으면서 해양관광지로 도약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이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CNN은 48개 국가로 구성된 아시아 대륙 곳곳의 관광 명소들을 소개하며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고 있는 고군산군도를 숨은 명소로 꼽았다. 도심을 벗어나 휴양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로,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고군산군도는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명소 2023~2024 한국관광 100선’에도 선정됐다.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는 전북 군산시 옥도면이 관할하는 섬의 무리로, 선유도, 신시도, 무녀도, 장자도, 야미도, 관리도, 방축도, 말도, 명도, 대장도, 비안도, 두리도 등 12개의 유인도와 40여개의 무인도로 이뤄져 있다. 10리 길이의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선유도 명사십리(明沙十里), 석양이 지는 바다가 붉게 물들어 장관을 이루는 선유낙조(仙遊落照), 신시도의 고운 단풍이 달빛 그림자와 함께 바다에 비친다는 월영단풍(月影丹楓) 등 소위 고군산 8경은 백미 중 백미다. 하지만 천혜의 비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고군산군도는 각종 위락, 숙박시설이 빈약하고, 체험시설 등의 서비스 부족 등으로 인해 국내외 관광객을 제대로 끌어오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선유도 등 주변 경관은 훌륭하나 그 명성에 걸 맞는 서비스나 친철 분위기를 내지 못한다는 거다. 시민의식이나 친절마인드 결여는 자칫 대외 이미지 추락을 불러올 수 있다. 특히 일부 업주들의 무성의한 서비스나 불친절은 단순히 넘길 문제가 아니다. 군산시 차원에서 철저하게 실태를 분석하고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친절마인드 함양을 위한 역량강화교육도 절실해 보인다. 다양한 레저체험시설이 하나씩 갖춰지고 있고, 싱싱한 회와 해산물을 포함해 칼국수 등 여러 맛집들도 넘쳐 고군산군도는 관광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 세계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새만금방조제가 조성돼 이젠 배를 타지 않아도 차를 타고도 고군산군도에 갈 수 있게 되면서 접근성이 매우 좋아진 만큼 유명 관광지의 명성에 걸맞게 품격 있는 서비스 시스템도 반드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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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1.05 11:20

교감 승진 가산점 등 교원인사 혁신해야

전북교육청이 추진하는 교감 승진 인사혁신제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교육청이 '유초등교원 인사제도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하면서부터다. 핵심은 농어촌학교나 도서벽지 근무경력에 부여하는 승진 가산점을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상당수 교원들이 승진을 위해 도서지역이나 농어촌학교 근무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았다. 더욱이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아동 감소로 폐교까지 잇달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하지만 도시지역의 경우도 근무여건이 점차 열악해져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과밀학급과 학급당 학생 수가 상대적으로 많고 일부 학부모들의 과도한 간섭, 학생지도의 어려움으로 스트레스가 쌓이는 등 업무강도가 농어촌학교보다 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농어촌학교와 도서벽지 지역 근무 가산점을 줄이고 도시지역 근무 가산점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직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확정안이 마련된 것은 아니나 젊은 교사들은 이를 환영한다. 반면 농어촌 근무 등으로 경력을 쌓고 있는 교사들이나 승진연수에 가까운 교사들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요한 것은 학생을 잘 가르치고 지도하는 교육자가 우선적으로 승진하는 제도가 정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교단의 정의가 서고 조직에 활력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교육공무원법에 따르면 "승진은 경력평정, 재교육성적, 근무성적, 그 밖에 실제 증명되는 능력에 의하여 한다"고 되어 있다. 또 교육공무원 승진규정에 의하면 가산점은 공통가산점과 선택가산점으로 나뉜다. 이중 공통가산점은 연구학교, 재외국민교육기관 파견, 연수이수 실적, 학폭 실적 등이 있고 선택가산점에 도서벽지와 농어촌학교 근무경력 등이 있다. 이처럼 다양한 승진 요소 중 유독 도서벽지와 농어촌학교 근무 가산점에만 매몰된 감이 없지 않다. 가령 학폭 승진이나 연구학교 가산점의 경우도 교사들 사이에선 논란이 많다. 나아가 유초등학교뿐만 아니라 중등교원 인사제도 혁신도 필요하다. 교사 승진제도의 개선은 중요하다. 형평성에 어긋나게 되면 교사들이 일할 의욕을 잃고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이번 기회에 교통의 발달 등 근무여건이 변한 만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인사제도를 혁신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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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1.04 18:25

겨울에도 나무는 자란다

새해 첫날이면 지역구 명산 중 한 곳에 올라 주민들과 해맞이를 했다. 하지만 올해는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을 맡으면서 이재명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줄곧 발걸음을 함께 했다. 어둠도 걷히지 않은 이른 아침부터 당사에서 신년인사회를 진행한 뒤 국립현충원에 들러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했다. 이어 용산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그곳에는 살을 에는 추위와 가슴을 저미는 슬픔이 그대로 굳어 있었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는 공정과 상식을 내세우며 집권했다. 그러나 인사 참사로 시작해 외교 참사, 경제 참사가 이어졌고 결국 끔찍한 안전참사가 일어났다. 정부는 당연히 지켜야 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해 놓고서 어떤 책임도 지지 않으려 발버둥 쳤다. 이태원 참사는 그렇게 공정과 상식이 통째로 무너진 상징적 사건이 됐다. 이날 민주당은 분향소에서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하고 기억할 것을 약속했다.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초심을 다잡은 것이다. 새해가 됐어도 정부·여당은 달라지지 않았다. 타협과 조정을 외면하고 아집과 독선으로 질주하고 있다. 폭력적이고 일방적인 지배 아래 민주주의와 인권이 후퇴했고 언론의 자유가 침해당했다. 민생경제는 복합위기 속에 벼랑 끝으로 내몰렸고 어렵게 쌓은 평화의 돌다리는 하루아침에 위기의 외나무다리가 됐다. 북극한파가 덮친 겨울처럼 나라 전체가 엄혹하다. 그렇다고 희망까지 얼어붙은 것은 아니다. 고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는 ‘처음처럼’에서 “나무의 나이테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나무는 겨울에도 자란다는 사실이다”라며 “겨울에 자란 부분일수록 여름에 자란 부분보다 더 단단하다”라고 깨우쳐 줬다. 꽁꽁 얼어붙은 혹한의 벌판에서도 작은 보리는 초록의 싹을 틔우고, 찬 바람을 이겨낸 가지 끝의 매화 향이 더 진한 것을 알고 있다. 지난해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국가대표들이 보여준 것처럼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희망을 만드는 정치가 필요하다. 지난해 전북 정치권은 하나로 뭉쳐 전북 발전의 터전을 닦았다. 필자가 최초로 대표 발의했던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은 초당적 협치로 8개월 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전북만의 독자적 계획과 예산으로 낙후를 벗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기초가 놓인 것이다. 새만금 민간 투자 활성화의 길을 연 ‘새만금사업법’과 ‘조세특례제한법’의 개정 역시 지역 정치권이 함께 성공하고 혁신하는 전례를 만들었다. 새해에도 공공의대법 등을 통과시키고 기업투자를 유치해 희망을 키우는데 정치권이 앞장설 것이다. 지난해 우리는 어려울 때 서로를 지켰고 아픔을 겪을 때 서로를 위로했다. 고난은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더 성숙하게 만든다. 위기가 닥칠 때면 똘똘 뭉쳐 승리의 역사를 만든 경험도 있기에 야만의 시대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민주주의의 퇴행을 국민과 함께 막아내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희망의 정치를 펼쳐 나가는 데 힘쓸 것이다. 전북의 미래를 위한 현안 해결과 예산확보를 위해서 뛰고 또 뛸 것이다. 겨울은 죽음의 계절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계절이다. 겨울에도 나무는 자라고 성숙의 증표인 나이테를 남기는 것처럼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면 훗날 아름답게 기억될 것이다. 겨울 삭풍에도 당당한 나무 앞에서 도민의 가정마다 건강과 행복이 깃들길 소망한다. /안호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완주‧진안‧무주‧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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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04 14:30

징게밍게 외야밋들

어와 벗님네들, 이내 말 좀 들어보소. 묵은 해니 새해니, 오도방정 떨 것 없네. 여보게, 저 하늘의 해가 무엇이 달라졌는가? 엄뫼라 모악산은 맨날 그 자리, 암소처럼 엎져 있고, 징게밍게외야밋들 훠이훠이, 빈들 넉장거리로 누워있네. 저 산과 저 들판이 언제 바뀐 적 있었던가? 산천은 의구허고, 만경강 동진강은 예나 지금이나 밤낮으로 흐르는데, 그저 인간들만, 놀보란 놈 제비 후리듯, 돈 좇아 왔다 갔다, 내가 옳다 그르다, 삿대질하기 바쁘구나. 잘난 사람도 못난 돈, 못난 사람도 잘난 돈, 산 사람도 죽이는 돈, 죽은 송장도 벌떡 일어나는 돈, 내 것은 금쪽같은 돈, 남의 것은 아니꼽고 더러워 침 뱉는 돈, 이 썩을녀러 세상 도덕군자 따로 있나, 돈이 바로 삼강오륜이라! 세상에 가장 재미난 일은 남몰래 밤새 혼자 돈 세는 거라던가. 그러니 다들 돈이나 허천나게 세시구려. 나는 하늘의 별이나 싸목싸목 헤아릴 라네. 돈 돈 돈 돈 봐라! 아나, 이 웬수 놈의 돈아, 어디 갔다가 이제 오느냐. 인간 한생 질게 잡어 100년을 산다 쳐도, 밥 먹고 잠자는 시간, 찧고 까불고 놀고 아프고 똥 누는 시간, 얼굴 우둥그려붙여가며 찜부럭 하는 시간, 모다 지하고 나먼, 단 사십도 못사는 게 인생이라. 이내 한생 아차 한번 죽어지먼, 북망산천 한줌의 흙이러니, 어찌 쓸쓸허지 아니하며, 어찌 적막강산 아니리오. 돈도 명예도 모다 부질없어라. 천만년 살 것처럼, 뻘밭의 개싸움 할 일 뭐 있으며, 시장바닥 한구석 침 묻혀가며, 게걸게걸 돈 셀 것 또 뭐 있으리오. 어와 세상 사람들아, 올해는 그저 흥보란 놈 첫 번째 박 타는 마음으로, 밥 한 그릇에 감사하고 신명나게, 어깨 들썩들썩 살아보세. 시르릉 실근 톱질이로구나, 에이 여루 당그어 주소. 이 박을 타거들랑,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우리 식구 밥 한 그릇씩만 나오너라. 우리가 이 박을 타서 박속일랑 끓여 먹고, 바가지는 장에다가 내다 팔어, 시래기국에 꽁보리밥 말어, 배 터지도록 먹어보자. 삼년 묵은 도토리 방구, 붕붕 빵빵 뀌어가며, 에이 여루 톱질 하세. 시르렁 실근 시르렁 실근 쪼르륵 꼴깍. 올해는 깡충깡충 계묘년(癸卯年) 토끼해라. 자고로 토끼란 놈 경박하여 철딱서니 없는 데다, 그 몰골 또한 괴이하고 우스우니, 뒤 귀는 숫마이산 암마이산 쫑긋, 두 눈은 도리도리 블링블링, 허리는 쭈욱 빼어 늘씬, 꽁지는 한줌치 묘똑, 앞니는 위아래 각설탕조각 달랑. 그런 어릿광대 각설이 토끼가 용궁에서 구사일생 뭍에 오르자, 얼마나 좋았으면, 요리 펄쩍 저리 펄쩍 촐랑대며, 이리 궁글 저리 궁글, 대그르르르 귀를 털고, 생방정 생난리를 쳤으렷다. 얼씨고나 살았다! 절씨고나 살았다! 요리로 깡짱, 저리로 깡짱. 한목숨 건졌으면 그만이지, 재물은 어디다 쓸 것이며, 명예는 또 무슨 얼어 죽을 개나발이냐. 문득 징게밍게외야밋들에 하루점드락 목화솜 함박눈이 어찔어찔 내려온다. 수억만 마리 배추흰나비떼가 강강수월래 춤을 추고, 까르르 와르르 이리저리 숨바꼭질이라. 어찌 꿈엔들 잊힐리야. 보리밭 눈이불아래, 우우우 돋아나는 여린 새싹들. 조르라니 앉아있던, 고향집 장독대의 빛살무늬 토기들. 우쭐우쭐 깨끼춤 도굿대춤 이웃 할머니들. 고샅길 탱자나무 울타리에 앉아, 돛 달아라♬ 돛달아라♬ 태평성대 아즐가♪ 깐족대는 참새들. 시방 징게밍게외야밋들에 봄의 군대가 영차♬ 영차♬ 아그똥허게 진군하고 있다. 어질더질. /김화성 전 동아일보 전문기자 △김화성 전 전문기자는 김제 출신, 1982년 이후 33년 동안 신문기자로 살았다. 동아일보 스포츠-여행-음식 전문기자로 많은 글을 썼으며, <전주에서 놀다> <음식인문학 꽃밥> <전라도 천년> <CEO 히딩크> 등 10여권의 책을 냈다. 지금은 글을 쓰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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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04 14:12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또 다른 시각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일방적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의 완승으로 끝날줄 알았던 것이 근 일년을 끌어가고 있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 푸틴의 야망이 빚은 참극으로 알고 있는 것이 일반적 견해요 통념이다. 그러나 우리의 일반적 통념과는 다르게 이번 전쟁의 원인은 푸틴이 아니라 미국과 나토로 보는 견해가 다른 나라도 아닌 미국 시카코 대학의 정치학자인 미어 샤이만 교수와 세계적으로 유명한 언어학자이자 인권 운동가인 노암 촘스키 교수로부터 나온 것이다. 미어 샤이머 교수는 말하길 이번 전쟁은 2008년 4월에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를 나토의 일부로 만들려고 했던 미국과 나토의 잘못된 계획의 결과라는 것이다. 과거에도 러시아인들은 1999년과 2004년에 나토의 2차례 확장을 눈감아 주었다는 것이다. 나토는 결국은 1999년에 체코, 폴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를 나토에 가입시켰던 것이다. 이미 그 당시에도 미국은 조지아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키려고 했으나 러시아가 단호하고 분명하게 반대했던 것이며 조지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지정학적으로 러시아에 대한 '실질적 위협'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사실상 러시아의 최접경국인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는 미국을 향해서 친미 정책을 취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토는 역사적으로 볼때 1949년 12개국으로 첫 발을 내디뎠던 것인데 나토는 러시아와 원래의 약속을 어기고 동쪽을 향한 동방정책으로 동유럽 및 중부 유럽의 체코, 헝가리, 폴란드를 시작으로 현재는 모두 30여개국의 군사 동맹체제로 되어 있다. 그동안 러시아는 바르샤바 동맹의 같은 동지였던 동유럽 국가들이 나토에 가입할 때마다 서방을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으며 우크라이나 조지아가 러시아의 마지막 레드 라인임을 분명히 해왔던 것이다. 2008년 4월 4일 루마니아 부크레슈티에서 있었던 나토 정상 회담에서 나온 정상 선언문에 조지아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희망을 환영한다는 언급은 러시아인들에게 실질적 위협을 느끼게 했다는 것이다. 2014년 2월 조지아에서 친러 성향의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전복되고 친미 성향의 대통령이 탄생하자 러시아는 미국의 음모와 개입으로 이런 정변이 일어났다고 믿었던 것이다. 이후에 러시아는 위기를 느낀 나머지 우크라이나에서 크림 반도를 빼앗아간 것이다. 과거 1961년 소련의 후르시쵸프가 미국 코 밑에 있는 쿠바에 장거리 미사일 기지를 설치하려고 했을때 미국 케네디 대통령은 제3차 세계대전의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러시아의 장거리 미사일 기지 설치를 막으려고 했던 것처럼 러시아 역시도 조지아와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쿠바나 캐나다 맥시코처럼 완충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암 촘스키 교수는 원론적인 입장에서 말하길 1990년, 즉 소련의 붕괴 시기에 그 당시 미국 국무장관인 제임스 베이커는 러시아의 서기장인 고르바쵸프에게 말하길 나토는 현재 상태에 만족하며 동쪽으로 단 1인치도 나가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지금은 동쪽으로 나가도 너무 멀리 나갔다는 것이다. 미국의 국가간의 약속 위반이 오늘의 우크라이나 사태의 배경이라는 것이다. 두 교수의 주장은 오늘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놓고 무조건 러시아 푸틴에게만 돌을 던질 수 있겠느냐이다. /장세균 한민족 대외관계사 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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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04 14:12

‘아태마스터스’ 성공 개최, 막판까지 총력을

세계 생활체육인의 대축제인 ‘2023 전북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대회‘ 성공 개최를 위해 막바지 총력전이 요구되고 있다. 대회가 4개월여 앞으로 바짝 다가온 가운데 참가 신청이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북도의회 문화건설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일 현재 전북 아태마스터스대회 참가 신청자는 30개국에서 1796명에 그쳤다. 당초보다 절반이나 줄여 잡은 목표치 1만 명의 17.9%에 불과하다. 해외 참가자는 목표 인원 4200명의 17.2%인 723명에 그쳤다. 이대로라면 자칫 동네잔치로 전락할 수도 있다. 어느 행사나 성공 개최 여부를 판가름하는 기준은 역시 참가자 현황이다. 우선 행사장이 참가자와 관계자들로 북적이며 성황을 이뤄야 한다. 국제행사의 경우 더 그렇다. 전북도는 이번 대회 유치가 확정되자 ‘전북의 관광자원을 세계에 알리고, 지역경제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빅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제대회에 걸맞은 규모의 참가자를 전제로 한 분석이다. 대회는 오는 5월 12일부터 20일까지 전북도 일원에서 열린다. 물론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대회가 1년 연기된데다 아직도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아 국제대회를 개최하는데 어려움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게다가 국내 분위기마저 달아오르지 않으니 고민이 깊을 것이다. 하지만 전북에서는 올해 아·태 마스터스대회에 이어 곧바로 ‘제25회 스카우트 잼버리’가 8월 부안 새만금지구에서 열린다.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됐던 국제행사를 반드시 성공적으로 개최해 지역발전에 새로운 디딤돌이 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내외 참가자 유치에 심혈을 기울여 명실상부 ‘세계 생활체육인의 큰잔치’를 만들어야 한다. 전북도의회 이병도 의원의 주문대로 조직위 사무실에 상황판을 만들어 매일 참가자 현황을 점검하면서 체계적으로 대응할 필요도 있다. 개·폐회식 준비상황도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 대회 유치가 확정된 후 전북도에서는 행정력을 총동원해 준비해왔고 도민들의 관심도 높았다. 이 같은 열정과 노력이 성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막바지까지 흐트러짐 없이 대회 준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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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04 13:05

데자뷔-완산을 재선거

평소 드라마에 관심이 없더라도 얼마 전 끝난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은 한 번쯤 들어봤을 거다. 시청률 22%를 돌파한 이 드라마는 1980년대 후반부터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따라가며 펼쳐지는 시대극인데 실화에 상상력을 더한 팩션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삼성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을 떠올리거나 삼성, 현대, 기아, 신세계 백화점 등을 연상케 한다고 했다. 직관적으로 삼성이나 현대를 떠올리는 건 바로 데자뷔(dejavu) 때문이다. 프랑스어로 ‘이미 보았다’는 뜻인데 한 번도 경험한 일이 없는 상황이나 장면이 언젠가, 어디에선가 경험한 것처럼 친숙하게 느껴지는 일종의 기시감(旣視感)이다. 선거만큼 데자뷔가 잦은 것도 없는데 전주완산을 재선거(4월5일)가 다가오면서 왠지 어디서 경험한 듯한 느낌을 갖는 이들도 많다. 바로 2016년 치러진 제20대 총선 때 전주완산을인데 결과는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가 4만982표(37.53%)를 얻어 더불어민주당 최형재 4만871표(37.43%), 국민의당 장세환 2만4943표(22.84%), 무소속 성치두 2390표(2.18%)를 누르고 당선됐다. 치열한 3강 구도가 아니었으면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기는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묘하게 민주당 공천이 없는 이번에도 유력 후보간 3파전을 내다보는 이들이 많다. 선관위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국민의힘 김경민, 진보당 강성희 , 무소속 김광종 후보는 물론, 민생당 이관승, 박종덕 후보 등도 출마 채비 중인데 지역정가에서는 국민의힘 정운천, 무소속 김호서∙ 임정엽 후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3파전 필패론을 의식해서인지 임정엽, 김호서 후보는 최근 두어 차례 만나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핵심인 단일화 문제는 추후에 논의하고 일단 각자 레이스를 펼칠 전망이다. 선거 막바지에 가서 3강 구도가 될 경우엔 무소속 단일화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관건은 정운천 의원의 결단 여부다. 그의 출마는 기정 사실화하고 있으나 의원직을 사퇴해야만 나설 수 있기에 막판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완산을 재선거에는 또 하나의 데자뷔가 도사리고 있다. 민주당 차원에서 무소속이나 타 정당 후보를 돕지 말라는 엄명이 떨어진 것이다. 괜히 선거판을 기웃거리는 처신을 할 경우 당직자나 광역, 기초의원은 훗날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또한 불과 10여년 전 전주에서 데자뷔가 있었다. 지방의원이라도 한 번 해볼까 하는 심정에서 2009년 재보선 때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정동영(덕진)과 신건(완산갑) 후보를 도왔던 지역정치인들이 훗날 어떻게 됐는지는 지역정가에서 너무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최형재, 이덕춘으로 대표되는 유력 후보군들이 불출마한 가운데 이들의 속내도 매우 궁금하다. 친민주계 후보의 당락이 내년 총선 때 자신의 이해관계와 직결되기에 어떤 스탠스를 보일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3.01.04 12:00

늦깎이 ‘문청’과 신춘문예

새해 벽두, 전국 일간지 신춘문예가 신인 작가들을 세상에 내놓았다. 오랜 고투 끝에 찾아오는 기다림의 관문을 뚫고 세상에 나온 신인 작가들의 결실. 서로 견주어 비로소 독자들과 만난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빛난다. 새해 첫날 아침, 작가지망생들에게는 여전히 ‘신춘문예’ 당선작을 만나는 일이 가장 설레는 일이 아닐까 싶다. 돌아보면 작가가 되는 길은 다양하지만 한 시대, 가장 권위 있는 등단의 관문은 일간지가 공모하는 ‘신춘문예’였다. 신춘문예의 시작은 동아일보다. 동아일보는 1925년 연말, 문학작품을 공모한다고 알렸다. 이 새로운 공모제도에 ‘문청(문학청년)’들의 관심이 집중되었음은 물론이다. 제1회 동아일보 신춘문예가 내놓은 신인은 시인 김창술과 아동문학가 윤석중이었다. 반갑게도 계급시의 선구자로 알려진 김창술(1906~1953)은 전주와 인연이 깊다. 그는 전주에서 태어나 보통학교를 수학한 후 포목점에서 일하면서 독학으로 문학을 공부했다. 1924년 조선일보에 <여명의 설움> <허무> 등을 발표하면서 이미 활동을 시작한 터였지만 이듬해 동아일보 신춘문예가 생기자 다시 응모해 시 <봄>으로 당선했다. 신춘문예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그만큼 컸다는 증거다. 1928년에는 조선일보가 신춘문예를 시작하고 뒤를 이어 더 많은 일간지가 참여하면서 1930년대 이후 신춘문예는 가장 중요한 문학 등용문이 되었다. 덕분에 수많은 문학지망생들이 겨루는 과정을 뚫고 작가가 된 ‘신춘문예 출신’ 신인들은 더 높은 문학적 역량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전북일보 신춘문예는 올해 35년을 맞았다. 더 일찍 시작했지만 60년대 중단되었던 것을 부활한 1988년을 시작으로 잡은 연수다. 올해 당선자들의 소감을 보니 겹겹이 쌓인 습작과정의 고된 분투가 보인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당선자가 있다. 시 <활어>로 당선의 기쁨을 안은 황사라 씨다. 그는 올해 예순 살 주부다. 어려운 시기에 시쓰기를 시작했다는 그는 자신의 시를 ‘삶과 다를 바 없는 글’이라고 표현했다. 바닷가의 삶에서 읽어 낸 활력과 긍정의 힘을 담아낸 그의 시를 심사위원들은 ‘시의 흐름이 자연스럽고 안정감이 있다’고 평했다. ‘그 어떤 섬광 같은 새로움’이 아쉽지만 ‘그가 펼치는 정서에 신뢰를 갖게 하는 노련함’을 주목했다는 평은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예나 지금이나 20~30대 ‘문청’들이 주도하는 신춘문예 당선자 행렬에서 늦깎이 신인들은 더 빛나 보인다. 그들의 결실이 창작의 열정으로 문학의 숲에서 서성이고 있는 더 많은 늦깎이 ‘문청’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 /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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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3.01.03 18:05

겨울철 얼음판 안전사고, 목숨까지 위협한다

올해 겨울 한파와 폭설이 계속되면서 얼음판 익수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호수나 저수지 등이 얼었는데 호기심에 들어갔다가 목숨까지 위협받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는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뿐만 아니라 도심 한 가운데 호수공원에서도 일어나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전주지역 최대의 주거단지인 덕진구 송천동 에코시티 내 세병호수에서 사고가 연달아 일어났다. 지난달 30일 한낮에 중학생 2명이 호수 빙판 위에서 놀다 빠지는 사고가 발생한지 사흘만인 2일 오전 1시 30분께 19세의 학생 등 3명이 또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물에 빠진 뒤 10분 만에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구조되었다. 이들은 저체온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겼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겨울철에 얼음이 깨져 일어난 사고는 최근 3년 동안 전국적으로 90건에 이른다. 겨울철에 한파가 계속되면 호수나 저수지에 얼음이 어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이곳에서 썰매를 타거나 얼음낚시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는 한번 들어가고 싶은 유혹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호수의 가장자리나 물이 흐르는 강의 경우 얼음의 두께가 더 얇다. 또 얼어 있다 해도 호수나 강의 중심부로 갈수록 얼음이 얇아진다. 2배 이상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이때 사람이 들어가면 몸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얼음이 깨져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얼음이 깨져 물에 빠졌을 경우 나오려고 하면 옆에 있는 얼음까지 연달아 깨져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설령 깨지지 않아도 미끄러워 빠져나오기가 힘들다. 따라서 안전요원이 없는 호수나 저수지, 강에는 함부로 들어가지 않는 게 안전하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에서 손쉽게 넘어 갈 수 없는 난간이나 구명함과 안내표지판, 현수막 등 시설물을 설치했으면 한다. 이번 세병호 사건의 경우 뒤늦게 현수막을 설치했다. 또 큰 호수나 위험한 저수지 등에는 주기적으로 순찰을 돌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시민들의 안전의식도 바꿔야 한다. 얼음 위를 한 번 걸어봐야겠다는 호기심이 목숨을 빼앗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득이 가야 한다면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장비를 구비한 후에 들어가야 한다. 생명은 누가 지켜 주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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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1.03 18:00

지방해수청장 인사 이대로 좋은가

재임기간이 2년도 안된다면 무슨 일을 하겠는가. 해양수산부 내부 조직을 위한 인사인가, 항만 발전을 위한 인사인가. 최근 부임한지 1년도 되지 않은 군산해수청장이 타지역으로 발령이 나자 군산 항만인들사이에서 이같은 물음이 쇄도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항구도시인 군산시의 경제발전을 견인하는 군산항의 항만 행정 수장인 군산해수청장의 재임기간이 그동안 2년이 채 되지 않은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지난 1995년이후 군산해수청장으로 부임한 자는 무려 22명에 달한다. 하지만 재임기간이 2년미만은 86.3%인 19명에 이른다. 재임기간이 2년을 넘는 자는 13.6%인 3명에 그쳤다. 1년이상 2년미만은 12명이다. 1년미만은 무려 31%인 7명이다. 군산해수청장의 평균 재임기간이 1. 2년에 불과했다. 또한 일부 해수청장의 재임기간은 각각 4. 5, 6, 7, 9, 11개월이었다. 이같이 짧은 재임기간만이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 퇴직을 눈앞에 둔 공무원들을 군산지방청장으로 발령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시쳇말로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서 밟는다' 는 제대를 앞둔 말년 병장들이 군산청장으로 부임하고 있다. 대부분은 재임기간중 무탈하길 기원하면서 항만 발전을 위한 시늉만 낸다. 그런 후 다른 곳으로 떠난다. 물론 마지막 열정의 불꽃을 피우는 공무원도 있지만 극소수에 불과하다. 특히 이런 공무원은 일을 할 만하면 다른 곳으로 발령나기 일쑤로 소신을 펼쳐 보지도 못한다. 수십년동안 매번 새 해수청장이 부임할 때마다 군산 항만인들은 근본적인 준설 등 현안 해결을 기대했지만 허사였다. 해양수산부의 이런 인사발령은 군산뿐만 아니라 전북을 만만히 보면서 푸대접한다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이같은 지방청장의 인사 행태는 이제 개선돼야 한다. 퇴직을 앞둔 공무원이 아니라 서기관으로 새로 승진한 의욕적인 젊은 공무원들을 지방청장으로 발령, 부임하는 해당 지역에서 항만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현장 행정을 펼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이들에게 최소 2년의 재임 기간을 보장하면서 현장 행정의 문제점들을 피부에 닿게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찾도록 해야 한다. 그런 후 이들을 해양수산부로 불러 각종 정책을 수립토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탁상 정책이 아닌 현실에 맞는 정책 입안으로 신뢰받는 행정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새로 부임한 항만의 현안을 파악하기도 전에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는 짧은 재임기간의 인사는 지양돼야 한다. 또한 별 일 없기만을 바라면서 세월만 보내기 쉬운 '말년 병장격' 인 퇴직을 코앞에 둔 공무원을 지방청장으로 발령내는 구태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항만행정은 세무, 경찰, 검찰과 같은 규제 행정이 아닌 서비스 행정이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다.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써야 나라가 발전한다. 그러듯이 군산항은 물론 전국 항만의 발전을 위해 해양수산부는 그동안 지속해 온 지방청장의 고착화된 인사관행을 고쳐야 한다. "아니, 부임한지 얼마나 됐다고 또 군산해수청장이 발령났어? 해양수산부의 안중에 항만발전은 없는 것같아 " 라는 일선 항만인들의 비판이 귓전을 때린다. /안봉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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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봉호
  • 2023.01.03 14:24

파편사회 극복의 과제

며칠 전 미국의 시사 주간지 ‘U.S. 뉴스 & 월드 리포트’는 세계 85개국을 대상으로 ‘2022년 가장 강한 국가’ 점수와 순위를 발표했다. 이 지수는 지도자, 경제적 영향력, 정치적 영향력, 강력한 국제 동맹, 강력한 군사력, 수출 등 여섯 지표에서 점수를 매겨 총점을 계산하여 산출하는데, 한국은 2021년보다 2계단 오른 6위를 차지했다. 이 잡지는 한국을 ‘세계 최대 경제국 중 하나’로 평가했다. 한국은 정말로 살기 좋은 나라라 할 수 있을까? 경기 침체, 부동산 가격 폭등과 폭락, 지속되는 부정부패, 흔들리는 사회 안전 시스템 등에 실망한 한국인은 상당수가 외화내빈(外華內貧)이라며 고개를 가로저을 것이다. 즉, 한국은 경제·정치·군사적으로 부강한 나라이지만, 시민의 삶의 질은 그다지 좋지 못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처럼 모순적 상황이 발생한 원인은 ‘사회적 파편화’에 있다. 그것은 사회관계의 두 측면, 즉 사회체계와 대인관계에서 균열·단절·파괴가 일어나는 상태를 뜻한다. 첫째, 사회체계 차원으로, 한국사회는 유기적 연대를 가진 하나의 통일체로 묶이지 못하고, 소집단 또는 개인 수준으로 조각나 버리는 ‘사회의 원자화’가 급격히 진행되었다. 사회체계를 구성하는 하위부문 간 접면(接面) 또는 연결고리가 파괴됐고, 사회체계의 불균형이 심화하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둘째, 대인관계 차원으로, 사회성 부족과 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해 ‘외로운 개인’이 증가하고 있고, 단절된 대인관계로 인해 ‘정체성 불안’을 가진 사람이 늘고 있다. 또한 계층·인종·종족·성·이념·세대·지역·종교 등에 따라 ‘우리’와 ‘그들’로 가르고, 다른 생각, 이해관계 상충을 이유로 ‘우리’가 아닌 ‘그들’을 무조건 배척하고 공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사회갈등’이 심화하였다. 이처럼 파편화된 사회에서는 소통·관용·공존·상생이 약화되고, 외로움·증오·공포·혐오가 강화된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서울 광화문광장 단식농성장 앞에서 이루어진 ‘폭식 시위’, 대구 이슬람사원 공사장 앞에서 행해진 ‘돼지고기 잔치’, 온라인에서 자행된 서울 이태원 압사 사고 피해자에 대한 ‘무분별한 비방’ 등은, ‘우리’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들’에게 가해진 ‘폭력’이다. 중세 유럽에서 ‘전염병 확산의 주범’으로 몰려 처형되었던 마녀사냥의 희생자처럼, ‘사회에 위협을 가할 힘조차 없는 사람들’에 대해 혐오를 퍼부은 것이다. 파편사회에는 관용이 자리 잡을 틈새가 없다. 선택적 정의와 선택적 의심의 확증편향만 난무한다. 이처럼 갈기갈기 찢긴 사회에서는, 과거와 같은 동질성에 기초한 연대나 사회통합은 불가능하고, 시민의 행복지수도 낮을 수밖에 없다. 정치와 언론은 사회통합 기능을 수행하는 사회제도다. 그러나 한국에서 그것들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여야 정치인은 상대방을 ‘공존’이 아니라 ‘적폐 청산’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어, ‘대화와 타협의 정치 실현’은 기대난망이다. 언론은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고 사용하여, 사회적 파편화를 오히려 부추긴다. 정치와 언론은 사회를 분열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전락했다. 정치와 언론의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 그뿐 아니라, ‘사회체계 균형의 회복’ 또는 ‘사회적 연대의 회복’을 목표로, 파편사회 극복을 위한 대안적 제도와 정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개발해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선진국 진입을 가로막는 마지막 장애물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한국사회학회 회장 △설동훈 교수는 한국사회학회장·전라북도인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조사연구학회장·한국이민학회장 등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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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3.01.03 14:22

지방소멸 위기 극복, ‘주민 이동권’보장부터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장애인단체의 서울 지하철 시위가 연초부터 화두에 올랐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비롯한 인권단체들이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벌인 지하철 승하차 시위는 벌써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장애인 이동권을 명시한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 증진법’이 지난 2005년 제정됐지만 아직도 교통약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목적지까지 제시간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절규가 계속되고 있다. 장애인단체가 이동권에 목소리를 높이는 건 단순히 이동의 편의성 확보 때문만은 아니다. 이동권이 제약되면 다른 기본권마저 침해받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을 통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없게 되면 교육을 받을 권리나 의료기관에서 제때 치료받을 권리, 그리고 투표권 등의 기본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게 된다. 이동권은 다른 기본권을 제대로 보장받을 수 있는 필요조건인 셈이다. 이동권은 우리 헌법에 독립된 조항으로 규정돼 있지는 않지만 국민에게 당연히 보장된 사회적 기본권이다.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 증진법’ 등 교통 관련 법률에서는 이동권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하여 누구나 차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라고 정의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에서 이 같은 이동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은 과연 장애인 등 교통약자에 한정될까? 그렇지 않다. 장애인단체처럼 투쟁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인구절벽 시대,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 소도시 주민들도 부지불식간에 이동권을 빼앗기고 있다. 가뜩이나 인구 감소로 승객이 줄어든 판에 코로나19로 인해 주민의 활동 반경이 좁아지면서 지방 소도시 시외버스의 감축운행과 노선 폐지가 이어졌다. 여기에 경영악화로 인해 아예 문을 닫는 시외버스터미널도 속출하고 있다. 승객이 줄어 경영난에 시달린 지방 운수업체가 속속 노선을 감축하고, 이로 인해 대중교통 이용환경이 더 열악해지면서 주민이 대중교통을 외면하고, 이 같은 현상이 다시 버스 감축운행 및 노선 폐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농어촌 등 지방 소도시 주민들의 이동권은 갈수록 더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내버스는 운행간격이 갈수록 길어져 이용이 어려워지고, 인접 도시를 연결하는 시외버스 노선도 이용자 감소를 이유로 속속 사라지고 있다. 농어촌의 대중교통은 이동의 수단일 뿐 아니라 의료와 교육, 노인복지 등 공공서비스 전달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사회 인프라다. 지자체가 적자노선을 유지하기 위해 버스업체에 주는 재정지원금도 한계가 있다. 일반 대중교통 사정이 이러하니 장애인과 노약자 등 교통약자를 챙길 여유도 없다. 이에 비해 이중삼중으로 촘촘하게 구축된 수도권 광역교통망은 지방의 사람과 재화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제는 지방도시의 대중교통 인프라에 더 신경을 써야 할 때다. 물론 지방과 서울을 잇는 광역교통망도 중요하지만 지방도시의 인접 생활권을 연결하는 광역교통망 붕괴를 막는 일이 더 급하다. 국민의 이동권은 필수적인 공공서비스의 영역이다. 당연히 국가가 이를 보장해야 한다. 특히 소멸위기 지역의 주민 이동권 보장을 위해 비수익 버스 노선 폐지 규정 완화, 공공형 교통수단 확대, 마을순환형 DRT 도입 등 맞춤형 교통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찾아 시행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과 함께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사는 곳의 차이가 기회와 생활의 격차로 이어지는 불평등을 해소하겠다는 약속이다. 당연히 지방도시 주민들이 겪고 있는 이동권 제약부터 풀어내야 한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3.01.0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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