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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익산 ‘광역상수도 전면 전환’, 차질 없도록

익산시가 오는 2027년 1월을 목표로 관내 전 지역에 광역상수도를 확대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익산은 광역상수도와 지자체가 수돗물을 자체 공급하는 지방상수도 시스템을 병행하고 있다. 이번 사업이 완료되면 익산시민 모두가 광역상수도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시민 반대 등에 막혀 계획만 세우고 장기간 추진하지 못했던 익산시의 현안 사업이다. 지난해에도 토론회와 시민 공청회 등 수차례의 논의 과정을 거쳤지만 일부에서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고, 찬반 의견이 맞서면서 진통을 겪어야 했다. 현재 익산의 수돗물 공급체계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용담호를 수원으로 공급하는 전주권 광역상수도와 한국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하는 완주 대아저수지의 수자원을 만경강 상류 고산천에서 끌어내 자체 시설(지방정수장)에서 정수한 후 공급하는 지방상수도로 이원화돼 있다. 이에 따라 익산시에서는 10여년 전부터 광역상수도로의 상수원 일원화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그런데 광역상수도로 전면 전환할 경우 수도요금 인상에 따른 시민 부담이 불가피하다. 또 지자체가 생활용수 공급을 전적으로 공기업에 맡기지 않고, 자체 정수장을 운영하는 것이 지역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지방상수도 운영을 지지하는 측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인근 전주와 군산·정읍·김제 등이 속속 광역상수도 체계로 전환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익산시에서 운영해 온 지방상수도는 취수원에서 정수장까지 이어지는 대간선수로가 농업용 개방형 수로인 까닭에 각종 오염물질 유입에 따른 수질오염 사고가 잦았고, 앞으로도 사고 발생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익산시의 광역상수도 전면 전환은 오염 우려가 큰 노후 지방정수장을 대체해 보다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결단이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많이 늦어진 만큼 더 이상 사업에 차질이 생겨서는 안 된다. 가장 중요한 ‘먹는 물’ 문제다. 향후에도 시민사회와의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급수체계 개편으로 2027년 이후 용도를 상실하게 되는 2곳의 지방정수장 시설에 대한 활용방안도 시민들과 함께 논의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7.03 19:26

[오목대] 강증산과 권극중

정읍은 한국 종교사상사에 있어 독보적인 곳이다. 동학이 실현된 공간이었고 강증산과 도교의 권극중을 배출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불교와 유교가 오랫동안 지배해 온 한반도에서 19세기 말에 새로운 종교운동이 태동했다. 동학과 증산교, 원불교 등이 그것이다. 동학은 수운(水雲) 최제우(1824-1864)가 1860년 경주 용담정에서 마음이 섬뜩해지고 몸이 떨리는 가운데 허공에서 “두려워 말라. 세상 사람들이 나를 상제(上帝)라 하거늘 너는 상제를 알지 못하느냐”라는 소리가 들리는 신비 체험을 했다. 한국 종교사에서 하느님을 뵙고 문답을 나눈 최초의 사건이다. 이로부터 천주교 등 서학(西學)에 대항하는 동학이 비롯되었다. 그리고 이 동학이 사회개혁운동으로 확대된 것이 동학농민운동이다. 그러나 이 운동은 실패로 끝났고 다시 새로운 종교사상이 대두되었다. 그 주인공이 증산(甑山) 강일순(1871-1909)이다. 증산은 정읍시 덕천면 신월리(옛 고부군 우덕면 객망리)에서 태어났다. 이곳은 전봉준이 농민을 이끌고 봉기했던 말목장터와 4㎞, 첫 승리를 거둔 황토현과 1㎞ 떨어진 곳이다. 증산은 24세때 이곳에서 동학농민혁명을 접하자 첫 겨울을 맞으면 실패할 것이라 예견하고 사람들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 참여를 말렸다고 한다. 이어 증산은 당시 백성들의 고통과 참담한 현상을 보고 깊은 사상사적 고민에 빠졌다. 이러한 고민을 안고 완주군 구이면 모악산 대원사에 들어가 수도 끝에 득도에 이른다. 증산사상은 여러 각도에서 조명할 수 있지만 크게 우주의 실체를 밝힌 천하대순(天下大巡), 우주의 개조를 밝힌 천지공사(天地公事), 우주의 진화를 밝힌 후천개벽(後天開闢) 사상으로 요약할 수 있다. 또 해원(解寃)과 보은(報恩)이라는 종교적 인식도 자리한다. 이러한 사상은 여러 과정을 거쳐 보천교, 증산교, 대순진리회 등이 따르고 있다. 청하자(靑霞子) 권극중(權克中 1558-1653)은 정읍 고부에서 태어난 조선시대 도교(道敎)사상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한국 도교는 유교와 불교처럼 크게 세력을 떨치거나 교단 같은 종교조직을 갖진 않았다. 7세기 이후 중국의 영향을 크게 받았으나 환인·단군 등을 최고 신적 존재로 둔다. 비조는 최치원을 꼽고 조선시대 들어 김시습, 정렴으로 이어졌으며 권극중을 내단(內丹)사상의 대가로 친다. 권극중은 유불도 삼교 합일의 체계화된 내단사상을 수립하고자 노력했다. 마침 전북자치도가 2024년 증산의 탄생지를 ‘전북종교문화 유산 1호’로 지정했다. 또 이를 기념하는 전국학술대회가 전북대에서 열렸다. 이들 독창적인 종교사상이 더 연구되고 확산되었으면 한다.(조상진 논설고문)

  • 오피니언
  • 조상진
  • 2025.07.03 19:26

[데스크창] 군산항이 무너져 가고 있다. 그런데.....

개항 126년째를 맞은 군산항이 서서히 소리없이 무너져 가고 있다. 국가관리무역항에서 군산항의 명칭이 자취를 감출 전망인데다 심한 토사매몰로 선석은 물론 항로 수심이 악화돼 있고, 최근에는 국가산단내 이차전지 업체의 폐수처리수조차 군산항내로 방류하기 위한 관로건설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등 어두운 소식들만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해양수산부는 중앙항만정책심의회를 개최, 새만금항 신항과 군산항을 포괄하는 광역항만으로 국가관리무역항 새만금 항을 심의 의결함에 따라 항만법 시행령 개정과 함께 군산항은 조만간 국가관리무역항에서 그 명칭이 사라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군산항의 발전 발목을 끈질기게 잡고 늘어진 심각한 토사매몰현상의 해소를 위한 근본대책은 추진되지 않고 있어 폐항위기가 거론되고 있다. 군산항은 5만톤급 2개 선석, 3만톤급 7개 선석 등 31개 선석을 운영중이며 계획수심은 2만톤급의 경우 11m, 3만톤급은 12m, 5만톤급은 14m이나 최근 실제 수심은 2.3m∼8.3m로 계획 수심의 21∼59%에 그치고 있다. 특히 항로의 경우 2만톤급 선박이 이용하는 주항로는 10.5m, 항입구에서부터 5부두 전면 주항로는 5만톤급 선박의 상시통항을 위해 13.5m로 계획돼 있지만 실현된 것은 없다. 선박은 갈수록 대형화되면서 깊은 수심을 요구하고 있지만 거꾸로 가고 있다. 입출항 및 하역에 큰 지장을 초래하면서 원활한 항만운영에 빨간불이 켜진지 오래다. 선박의 기항 취소및 기항 기피, 선박의 미끌림과 선저가 해저에 닿는 현상 등이 빈발해 이제 낯설지 않다. 군산항이 국가관리무역항으로서 준설의무를 가진 정부가 연간 300만㎥이 쌓이는 토사매몰 현상에 적극 대처해야 했지만 그동안 이에 소홀히 해 매년 200만㎥의 토사가 누적돼 온데 그 원인이 있다. 그 결과 수심이 갈수록 악화된 군산항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새만금개발청이 국가산단내 입주 이차전지업체들의 폐수 처리수를 군산항으로 방류키위해 공동방류 관로 건설사업을 추진함으로써 군산항의 앞날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이차전지의 폐수처리수를 배출허용기준이하로 방류한다고 하지만 하루 방류량이 9만6000㎥인데다 반복 방류로 중금속이 농축된다면 심각한 상황이 우려된다. 접안 선박의 안전 위협, 악취 발생, 준설토의 성분 변화가 예상되고 있으며 특히 준설토의 재활용 길마저 막혀 군산항의 생명줄인 준설공사조차 어렵게 됨으로써 치명상을 입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전북 기업들의 물류 젖줄이자 수산업 발전의 기둥 역할을 해 왔던 군산항이 전북의 무관심과 홀대로 수면아래서 쇠락의 길로 접어든 지 오래다. 무엇보다도 항구도시로서 정체성을 갖게 했고 시민들과 함께 항만을 배경으로 문화 예술을 꽃피우며 애환을 함께했던 국가관리무역항으로서의 군산항 명칭이 역사속으로 자취를 감추게 되는 서글픈 현실과 마주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군산항이 소리없이 침몰해가고 있다. 군산항이 그동안 SOS신호를 보냈지만 "군산항을 어떻게 든 살려봐야 하겠다"는 끈질기고 적극적인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 구조대는 보이지 않고 구조 시늉만 난무할 뿐이다!

  • 오피니언
  • 안봉호
  • 2025.07.03 19:26

[금요칼럼] 잘 지나 간 시인의 하루

아침 일찍 마을을 한 바퀴 돌았다. 30분 걷고 집에 와서 아침을 먹을 까 하다가 어제 읽었던 단편 소설을 다시 한번 읽기로 했다. 어제 읽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책 줄거리가 드문드문해서 다시 읽었다. 소설을 읽기 시작할 때 창밖에서 새가 울었다. 처음 울음을 시작할 때는 낮은음으로 시작해서 점점 높은 음으로 울어가다가 아주 높은 음에서는 일정한 음으로 울다 그치고 울다 쉬며 반복해서 울었다. 높은음으로 길게 울 때는 슬프기도 했다. 책을 읽다가 책 내용 속으로 새소리가 찾아들면 내용을 놓치곤 했다. 줄거리가 잘 이어지지 않을 때는 줄거리가 끊긴 곳으로 돌아가서 다시 읽어 줄거리를 이었다. 도대체 어떤 새가 저리 예쁜 소리를 낼까, 궁금해서 책을 들고 창가로 가서 여기저기 뒷산 밤나무 숲속을 찾았지만, 새우는 소리는 또렷한데, 새는 찾지 못했다. 책을 다 읽고 아침밥을 대신해서 먹는 누룽지를 끓이고, 쌀을 씻어 밥하고, 집 뒤 안 살구를 두 개를 따 씻어 먹었는데, 익지 않아 떨떠름한 맛이 입안 가득 찼다. 냄비에 누룽지가 자글자글 물 닳아지는 소리를 냈다. 얼른 달려가 식혀서 먹었다. 그사이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도 새는 그치지 않고 울었다. 부엌문을 살며시 열고 서서 뒷산 커다란 느티나무에서 새를 찾아보았다. 그때 새 울음소리가 문득 그쳤다. 문 여는 소리 때문인가, 가만히 서 있었다. 새가 울지 않았다. 저 새에게 분명 무슨 일이 있을 것이다. 간단하게 설거지하는데, 이번에는 까마귀 움을 소리 물까치 울음소리가 하도 요란해서 다른 쪽 문을 열고 나가 보았다. 까마귀기가 전깃줄에 까맣게 앉아 있었다. 그 주위를 맴돌며 물까치와 꾀꼬리들이 까마귀를 공격하고 있었다. 물까지와 꾀꼬리의 집중 공격과 까마귀의 필사적인 방어를 겸한 공격은 격렬했다. 까마귀 한 마리에 꾀꼬리가 세 마리, 물까치 대여섯 마리였다. 싸움은 길고, 공방전은 치열했다. 새들이 공격하는 동안에도 까마귀는 전깃줄을 떠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고 새들의 공격이 더 치열해지자 견디지 못한 까마귀가 진지인 전깃줄을 버리고 도망가기 시작했다. 새들은 함성을 지르며 까마귀를 쫓았다. 푸른 하늘에 새들의 공중전은 볼만했다. 까마귀는 회문산 멀리 사라지고 꾀꼬리와 물까치는 마을로 귀환해서 흩어졌다. 싸움이 끝났다. 한숨 돌린 나는 댐의 방류로 불어난 큰 강물을 뒷짐 지고 서서 구경하였다. 큰물일수록 소리를 감추고 묵묵하게 흐른다. 오후에는 새로 나온 김애란의 ‘안녕이라 그랬어’ 소설집을 읽었다. 두어 편은 어느 잡지에서 읽은 글이지만 다시 읽었다. 본 영화를 다시 볼 때처럼 기억나지 않은 새로운 장면들 때문에 글은 새로 읽혔다. 김애란의 소설집을 다 읽고 ‘문지’의 ‘소설보다 봄’ 속의 성해나의 단편 ‘스무드’를 읽었다. 선이 굵직굵직하고 이야기가 힘차게 뻗어 나갔다. 글발이 흐르는 강물처럼 출렁이고 꿈틀거린다. 밥 먹기 전에 읽은 단편은 김지연의 ‘무덤을 보살 피다’ 였다. 무더위가 일찍 시작되었다. 벌써 뙤약볕이다. 올 날씨가 심상치 않다. 이렇게 더울 때는 주로 소설을 읽는다. 책을 읽을수록 읽을 책이 자꾸 새로 나타난다. 그것이 좋다. 아직도 책을 읽을 힘과 글을 쓸 힘이 내게 비축된 긴장을 느낀다. 대통령은 부지런히 여기저기 다니며 나랏일을 하고, 자주 웃고, 아무 밥집이나 들어가 편하게 밥 잘 드시고, 국회에서 선배님을 만나 악수하며 어깨도 툭 친다. 별로 웃기지는 않지만, 뼈 없는 농담도 해서 대통령 본인도 속 편하게 웃고 착한 우리 국민 맘 편하게 해서 좋은 거 같다. 남 탓 별로 안 하고, 나라 일하면서 큰소리 밖으로 새어 나가게 하지 않고도 공무를 보는 이들을 은근히 긴장시킨다. 취임한 지 한 달 되었는데, 오래된 대통령처럼 나라의 크고 작은 일들이 익숙해지고 있는 것도 같다. 크게 속상한 일들도 큰 소리 나지 않게 순리대로 잘 풀리길 바란다. 내버려 두어도 시간이 흐르면 일이 저절로 해결되게 하는 정치의 기술도 있다. 나는 오늘 우리나라 시인으로 우리 마을과 함께 하루해가 잘 넘어갔다. 김용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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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03 19:25

[청춘예찬] 그때는 그게 전부였다 - 연애편

"청춘예찬 칼럼 주제는 자유입니다." 이 말을 듣자마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학보사에서 학생 기자로 생활한 지 2년이 막 넘은 지금, 자유 주제 칼럼은 쉬워 보이지만 주제가 정해진 것보다 더 어렵다는 걸 경험했기 때문이다. ‘청춘예찬’을 멋진 문장으로 정의를 내리며 시작할까 했지만, 곧 깨달았다. 멋있고 전문적인 내용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쓸 수 있다. 그런 글은 내가 쓸 수 있는 글이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칼럼을 채워야 할까. 답은 안에 있었다.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는 일은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다. 실제로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하고, 이를 통해 활력을 찾는다. 상대의 이야기는 늘 흥미롭고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칼럼을 통해 나와 동료, 선후배들과 나눴던 20대 초반 여러 고민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 고민은 연애다. 유치원생부터 나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이성’이었다. 좋아하는 남자아이에게 같이 놀자고 하고, 좋다고 표현하는 게 쉬웠던 그때와 다르게 초등학생 때부터는 이성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다. 얼굴을 마주 보고 대화하는 게 어색하고, 부끄러웠다. 중학교에 입학해 공부를 시작하고 정신없이 보낸 10대 시절, 친구들과의 대화 80% 이상은 연애 얘기였다. “지금 이게 호감이 맞겠지?”, “이게 나만 이해 안 가?”라는 말들은 연애 상담 속 꼭 등장하는 말이다. 연애 얘기를 하면 분노하고, 웃고, 울고 다양한 감정이 드러난다. 이런 묘미 때문인지, 친구들과 만나면 연애 얘기를 많이 했다. 드디어 성인이 되고, 주변 친구들도 연애를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 헤어지고, 다양한 연애 경험을 하며 단순히 감정적인 얘기뿐만 아니라 데이트 비용, 데이트 코스 등의 일상을 공유했다. 소소한 연애 상담으로 시작한 대화는 종종 논쟁이 되기도 했다. ‘기념일에는 이렇게 해야 해’, ‘데이트 비용을 네가 너무 많이 쓴 것 같아’, ‘상대의 이런 행동을 보니 너에 대한 애정이 식은 것 같은데?’ 따위의 말들이 오가며 감정이 격해졌다. 친구들과 연애 얘기를 하며 나의 연애와 친구 연애를 비교하자 비극이 시작됐다.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다른 친구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내가 너무 손해 보고 있는 건가’ 따위의 걱정이 커졌다. 걱정은 비교를 극대화했고, 친구의 SNS 속 연애와 내 연애를 비교하며 상대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런 시간 동안 연애를 하며 스스로가 위축된 적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에게 감동을 주고, 깊은 인상을 남긴 이들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들은 모두 세심함을 바탕으로 나를 좀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지와 응원 자극을 줬다. 오히려 화려한 선물, 비싼 식사 따위는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연애에 정답은 없다. 누군가의 연애가 정답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사람과 내가 지나온 시간은 전혀 다르다. 각자 다른 환경에서 자랐고, 사랑을 주는 방식도, 상처받는 부분도 다르다. 지금 만나는 사람이 당신을 웃게 만들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가. 그렇다면 연애에 용기와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 지금 당신의 연애가 그 어떤 화려한 이벤트보다 수년 후 더욱 반짝이는 순간으로 기억될 테니. △송주현 부장은 전북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으로 전북대신문에서 사회부장을 거쳐 현재 문화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송주현 전북대신문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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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03 19:25

[병무상담] 일주일 후 합격자 발표가 있는데, 지원서 접수 취소가 안됩니다. 왜 취소가 안 되나요?

모집병지원 후 접수를 취소하려면 최종합격자 발표일 7일 전까지 해야 합니다. 취소 가능 시기는 1차, 2차 구분 선발할 경우는 최종합격자 발표일 7일 전까지입니다. 다만 지원서 접수가 마감된 후에는 1차 합격자 발표일까지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1, 2차 구분 없이 통합 선발할 경우는 최종합격자 발표일 7일 전까지 하여야 합니다. 지원서 마감하면 지원서 수정은 불가하며, 중복 지원 시 군별 선발 희망순위 변경은 최종합격자 발표일 7일 전까지 가능합니다. 만약, 최종 선발된 이후 다음과 같은 사유가 있으면 취소할 수 있습니다. 첫째 질병 또는 심신장애로 2주 이상의 치료기간이 필요하다고 인정되거나 잠복결핵 치료중인 사람이 치료를 계속 원하는 경우, 둘째 본인의 직계 존·비속, 배우자, 형제자매, 또는 세대 구성원의 위독·사망 등으로 본인이 아니면 가사 정리가 어렵다고 인정되는 경우, 셋째『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른 자연재난·사회재난과 천재지변(재난)으로 인하여 일부 또는 광범위하게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쳐 본인이 아니면 이를 처리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경우, 넷째 입영판정검사 결과 서류보완 또는 정밀검사대상으로 입영일까지 병역처분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 최종선발자 발표일 전날까지 각 군에서 모집하는 장교·부사관·병에 지원하여 수험결과를 기다리고 있거나 선발시험에 합격한 경우 또는 상근예비역으로 선발된 경우, 다섯째, 취업맞춤특기병 선발자로서 기술훈련을 계속할 수 없거나 입영할 수 없어 그 선발의 취소를 원하는 경우, 여섯째, 18세 현역병지원 신체검사 결과 신체등급 4급으로 판정된 사람으로서 현역병으로 최종 선발된 이후에 신체 등급 4급 판정 사유로 그 선발의 취소를 원하는 경우(신청횟수 1회로 제한)입니다. 지원서 접수취소, 선발취소 모두 병무청 누리집에서 신청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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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03 19:25

[사설] ‘위태위태’ 전주역 승강장, 안전시설 보강해야

전주역 승강장에 설치된 공사시설로 인해 이용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전주역은 전주한옥마을 관광객 증가와 KTX 운행 확대에 따라 철도 이용 수요가 늘면서 증축 사업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주역 증축 공사는 2023년 착공하여 2026년 완공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증축 내용은 역사 증축, 선상 연결 통로 신설, 주차장 확대, 교통체계 개선 등을 포함하며, 2025년 12월에는 선상 통로와 후면 주차장, 2026년 12월에는 신역사와 전면 광장이 완공될 예정이다. 그런데 2025년 7월 현재 역사 증축 공사를 위해 설치된 차단 벽으로 인해 승객들의 보행로가 좁아져 승강장 통행로가 2m가량 좁은 길만 남았다. 열차 도착 시간마다 승하차객들이 합쳐지고 있는데, 안전설비가 없어 기찻길로의 추락 우려가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코레일 측에 따르면 해당 차단막은 증축공사 중인 전주역에 설치될 에스컬레이터 등을 설치하기 위해 상행선과 하행선 모두에 설치됐다. 설치 기간은 최소 2026년 3월까지로 8개월 이상 남았다. 해당 기간 코레일 측은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시니어 및 안전요원 등을 배치한다고 하지만 좁아진 통행로로 인해 안전사고가 걱정된다. 특히, 철도이용객들이 공사용 차단벽을 지나야 하는 상황은 하루 7번 전주역에 도착하는 18량짜리 KTX 열차에서 나타나고 있다. 즉, 문제는 KTX 8호차 이상에서 하차한 승객들은 안전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좁은 길로 승객이 몰리면서 기찻길로 떨어질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기찻길로의 추락을 방지하는 시설은 전혀 없으며 단지 바닥에 붙어 있는 ‘위험! 열차 접촉 주의’라는 경고문만이 전부라는 점은 단순히 경고문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안이한 안전의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문제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 지적에 코레일과 시공사측이 추락 위험성에 동감하고 안전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모든 공사는 사전 문제점 인식과 그에 대응하는 조치가 진행되었어야 한다. 특히, 관련 책임자들이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이 같은 공사를 진행했는지 의심이 든다. 하루라도 빨리 안전시설을 보강해 만일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도록 더욱 신경쓰기를 재삼 당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7.02 18:32

[사설] 민선8기 3주년, 성과보다 ‘남은 과제’부터

민선 8기 출범 3주년을 맞아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너도나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년 간의 도정 및 시정 성과와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그동안 이뤄낸 성과와 변화를 일일이 나열하면서 이를 발판으로 지역발전 청사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동안의 성과를 공유하고 남은 1년의 과제를 제시하면서 지역발전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내년 선거를 염두에 둔 현직 단체장의 민심 끌어안기 행보이기도 하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역시 지난 1일 기자회견을 열고 3년 간의 도정 성과와 지역의 현안 과제, 그리고 지역발전의 비전과 전략을 제시했다. 김 지사는 남은 1년 핵심 과제로 2036 하계올림픽 유치, 전주권 광역교통망 구축, 완주·전주 통합특례시 추진을 꼽았다. 김 지사뿐 아니라 상당수의 지자체장들이 같은 맥락에서 기자회견을 열었고, 간접적으로 재선 또는 3선 도전 의지를 피력한 단체장도 적지 않다. 물론 선출직 지자체장들이 임기 중의 성과를 유권자들에게 설명하고 지역발전의 비전과 과제를 제시하는 일은 주민 소통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주민들도 당연히 지역의 현안과 당면한 숙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협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자리가 주민들에게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선 또는 3선 도전의 당위성을 피력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재선·3선을 겨냥한 성과 홍보보다 점검과 성찰이 앞서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 시대, 지역발전을 위한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냈다고 강조하지만 도민들은 그 변화를 체감하지 못한다. 청년 유출로 인한 인구 감소는 여전하고, 새만금과 탄소산업, 수소산업 등 핵심 산업은 청사진뿐이다. 이제 민선 8기 지자체장들이 주민과의 약속을 실현할 수 있는 기간은 1년밖에 남지 않았다.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며 연임의 필요성을 역설하기 전에 ‘임기 내에 현안 과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주민 입장에서는 단체장들이 홍보하는 지난 3년의 성과보다 당장 부딪혀야 하는 앞으로의 1년이 훨씬 더 중요하다. 민선 8기 남은 1년, 단체장들은 선거를 겨냥한 성과 자랑에 앞서 아직 지키지 못한 주민과의 약속, 지역의 미래를 위한 현안사업부터 차근차근 챙겨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7.02 18:31

[의정단상] 새정부 ‘민생 추경’, 신속 통과·집행 필요하다

국민주권정부 출범 한 달을 맞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선 그 순간부터 12ㆍ3 불법비상계엄으로 파괴된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독선으로 무너진 대한민국을 정상화하는 데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새 정부는 그 어느 전임 정부보다 민생경제를 살리는 일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3년간 우리 경제는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최근에는 4분기 연속 0% 내외 저성장을 기록하는 등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 특히 오랜 기간 내수 부진이 이어짐에 따라 연간 폐업 자영업자가 100만 명에 달할 만큼 골목 경기가 차갑게 얼어붙었다. 이에, 정부는 약 2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단 15일 만에 편성됐는데, 당선일 기준 역대 최단기간 추경 편성이다. 그만큼 민생 회복에 대한 대통령의 절박함이 반영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선출 후 맡게 된 첫 임무가 민생 추경 심사라는 점에서 어깨가 무겁다. 추경안을 살펴보면, 정부는 전국민 대상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에 10조 3천억원을 투입한다.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부진을 해결하고, 상권 활성화를 도모해 경제 전반에 선순환 효과를 불어넣기 위함이다. 다수 국민에 25만원을 지급하되, 취약계층에는 15~25만원을 추가해 맞춤형 지원에 나선다. 여기에 더해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대폭 확충했다. 국회는 지난 5월 1차 추경에서 윤석열 정권이 전액 삭감한 지역화폐 예산을 4천억원 증액했는데, 이재명 정부는 이에 6천억원을 더해 총 1조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역내 소비를 촉진해 골목상권 회복을 든든히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경에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한 내용도 포함됐다. 정부는 ‘특별 채무조정 패키지’를 마련해 코로나 펜데믹과 장기 내수 침체로 누적된 취약 차주의 장기 악성 채무를 감면하고, 새출발기금 지원 대상을 확대해서 소상공인 재기를 도울 예정이다. 아울러 사회안전망 강화에도 나섰다. 실업 기간 생계유지를 위해 구직급여 대상 인원을 확대하고, 저임금 근로자의 사회보험료를 지원하기 위한 예산도 편성해 고용안전망을 두텁게 보강했다. 청년ㆍ신혼부부 전세임대 주택을 추가 공급하고, 농산물 가공원료 구매를 지원해 취약계층 지원과 물가 안정에도 노력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추경에서는 지방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구소멸지역 중 84개 농어촌 시ㆍ구민에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금액을 추가 지원하고, 지방재정 보강을 위해 1조원 규모의 지방채 인수 예산을 확보했다. 국민주권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철학과 의지를 미리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경제는 타이밍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보름 만에 코스피 3000선을 회복하며 시장에서 새 정부 정책 기대감이 크고, 꽁꽁 얼어붙었던 소비심리도 점차 살아나고 있다. 지금이 국가 재정 투입으로 경기 회복을 도모할 적기다. 내수 진작과 민생경제 활성화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정부가 추경 예산을 편성해 제출함으로써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왔다. 국회는 하루빨리 추경을 확정해 정부가 예산 집행에 나설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줘야 한다. 예결위원장으로서 이재명 정부의 민생 추경이 경제 회복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심의할 것을 약속한다. △한병도 의원은 익산시을 3선 국회의원으로 청와대 정무수석,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 전략기획위원장, 원내수석부대표를 역임했다. 한병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익산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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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02 18:29

[타향에서] 탄소중립의 판을 새로 짜자: 기후에너지부 출범을 기대하며

새 정부가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공식화 했다. 2050 탄소중립을 국가 비전으로 선포한 지 채 5년도 되지 않아 조직 개편 카드를 꺼낸 것은, 기후정책이 더 이상 환경부의 ‘부속 과제’가 아니라 국정 운영의 근간이라는 방증이다. 우리는 마침내 ‘기후=경제’라는 등식을 제도에 새기려 한다. 그동안 탄소 감축 권한은 환경부, 배출의 진원지인 산업·에너지 정책은 산업통상자원부, 예산은 기획재정부로 흩어져 있었다. 부처 간 조각난 KPI는 ‘누구도 최종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를 낳았고, 탄소중립 커브는 완만히 눕기만 했다. 각 부처가 각자의 자리에서 ‘좋은 의도’로 열심히 일하고는 있지만, 전체적인 탄소중립 목표에는 효과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는 ‘분절적 선의’로는 글로벌 탄소 국경 조정(CBAM) 시계를 멈출 수 없다. 사실 기후에너지부 논의는 노무현·이명박·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번번이 좌초됐다. 산업규제와 성장전략을 한 몸에 담는 ‘두 얼굴의 부처’가 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탄소 감축은 선택이 아니라 해외 시장 진입권이며, 에너지 안보는 국가 생존 전략이 되었다. 규제·진흥·안보를 한 테이블에서 조율하지 않으면 ‘넷제로 적자국’이 될 뿐이다. 첫 단추는 “감축 목표를 넘어, 감축 시장을 만든다”는 발상 전환이다. 정부가 배출권 가격과 산업 전환 속도를 예측 가능하게 설계하면 탄소는 비용이 아니라 자본이 된다. 배출권 대비 혁신 효율을 기준으로 세액 공제와 조기 감면을 설계해 ‘탄소 절약이 생산성’이 되는 생태계를 열어야 한다. 탄소감축 실적을 담보로 녹색국채를 발행해 시장이 성과를 선제적으로 보상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을 ‘탄소중립 레버’로 활용하자. 국내 신재생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 수소·암모니아·SMR 같은 차세대 클린에너지 투자에 전략적 공적자본을 먼저 집행하고, 이를 ODA·수출금융과 연계해 ‘탄소 저감형 P4G’ 모델로 수출 산업화 해야 한다. 새만금 RE100 클러스터처럼 지역 기반 프로젝트를 글로벌 밸류체인과 직결하면 지방도 기후 혁신의 주역이 된다. 셋째, 산업부문 규제·진흥 이원화를 끝내야 한다. 환경부는 규제의 신뢰성을 유지하되, 기후에너지부가 ‘감축 컨트롤타워’를 맡아야 한다. 규제는 유지하되 목표·인센티브·패널티와 예산을 단일 부처가 책임지면 기업은 예측 가능성을, 정부는 실행력을 얻는다. 넷째, ‘탄소 데이터 라거’를 구축하자. AI·블록체인으로 실시간 배출·감축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면 투자자는 녹색 프리미엄을, 시민은 생활 감축 포인트를, 지방정부는 맞춤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국민 1인당 탄소배당(Citizen Climate Dividend)을 연결해 감축 성과를 국민 소득으로 환원하면 ‘기후정책은 세금’이라는 인식을 바꿀 수 있다. 문제 진단은 충분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속도와 일관성이다. 기후에너지부가 분절된 권한을 묶고 감축 시장·클린에너지 경제·데이터 거버넌스를 축으로 삼아 출범한다면, 탄소중립은 규제가 아닌 기회, 비용이 아닌 성장 엔진이 될 것이다. 전북 경제 또한 이 대전환에서 새 성장축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장대식 이사장은 재경익산향우회 회장, 대한적십자사 기후환경분과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2020년 설립된 넷제로 2050 기후재단을 이끌며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에너지·환경·기후 관련 실천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등 탄소중립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장대식 넷제로 2050 기후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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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02 18:29

[기고] 습해지고 더워지는 장마철, 눈에 보이지 않은 식중독균 이렇게 예방하세요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는 여름철에는 음식물의 부패 속도가 빨라지고,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병원체가 활발히 증식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장을 공격하는 식중독 발생 위험이 현저히 증가합니다. 특히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식중독균이 몇 시간 만에 수십만 배로 증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소한 부주의가 건강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식중독은 주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장내로 침투한 세균, 바이러스, 또는 독소에 의해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원인균으로는 살모넬라, 장염 비브리오, 병원성 대장균 등이 있으며, 증상은 복통, 구토, 설사, 발열 등 비교적 흔한 소화기 증상부터 시작해 심한 경우 탈수나 전신 염증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 고령자,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 속 작은 실천이 필요합니다. 우선 식재료의 구입과 보관 단계부터 주의해야 합니다. 냉장 또는 냉동 보관이 필요한 식품은 장시간 외부에 방치하지 말고, 구입 후 빠르게 냉장고에 넣어야 합니다. 특히 육류, 어패류, 계란 등의 식재료는 5도 이하에서 보관해야 하며, 조리 전 반드시 상태와 유통기한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또한 조리 과정에서의 위생관리도 매우 중요합니다. 손 씻기는 식중독 예방의 기본입니다. 음식을 만들기 전, 식사 전, 화장실 사용 후에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 것이 좋습니다. 조리도구는 종류별로 구분해 사용하는 것이 교차오염을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생고기를 썬 도마와 칼을 그대로 채소에 사용하면 오염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반드시 분리해 사용하거나 사용 후 열탕 소독을 권장합니다. 음식은 충분히 익혀 섭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식중독균은 75도 이상에서 사멸되므로, 특히 육류나 어패류는 중심부까지 완전히 익혀 조리하도록 합니다. 반대로 조리된 음식을 실온에 오랫동안 두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여름철에는 조리된 음식이 2시간 이상 상온에 노출되면 세균이 급속도로 증식할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빨리 섭취하거나 냉장 보관해야 합니다. 아울러 야외활동이나 캠핑, 배달 음식이 증가하는 여름철에는 먹는 물과 음료의 위생관리도 중요합니다. 정수되지 않은 물이나 위생 상태가 불분명한 얼음은 피하고, 병 음료나 캔 제품도 입구를 깨끗이 닦은 후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갑자기 시작되고, 고열이나 탈수 증세가 동반된다면 자가 처치보다는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부 환자는 항생제 치료나 수액 요법이 필요할 수 있으며, 지사제를 임의로 복용할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전주병원 소화기내과 민큰솔 과장은 “식중독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흔한 질환이지만, 기본적인 위생수칙만 잘 지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여름철에는 음식의 보관과 조리, 섭취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시길 당부드립니다.”라고 강조합니다. 작은 실천이 큰 건강을 지킵니다. 안전하고 건강한 여름 보내시길 바랍니다. 전주병원 소화기내과 민큰솔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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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02 18:28

[오목대] 대가 끊긴 전북 경찰인맥

김현익 군산경찰서장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김제 만경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곧바로 순경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고시나 경찰대, 간부후보생 등 성골, 진골 출신이 널려있는 경찰 조직에서 고교 학력에 순경으로 출발한 그가 입문 30년만인 2020년 경찰서장급인 총경으로 승진한 것은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귀를 뚫을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특유의 겸손함과 성실성, 직업에 대한 헌신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서너번은 일선 경찰서장을 하고 정년을 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세파는 그를 거센 풍랑속으로 몰아넣었다. 경찰국 신설에 반대했던 소위 '총경회의'에 참석하면서 인생이 꼬였다고 한다. 전북청 형사과장을 맡고있던 2022년 그는 꿈에도 그리던 고향 김제경찰서장 부임을 앞두고 있었으나 총경회의 참석으로 인해 경정 직급이 맡던 전북청 112팀장으로 좌천되고 말았다. 이후에도 그는 전남청 홍보담당관을 거쳐 우여곡절끝에 군산경찰서장으로 임명됐다. 세상이 바뀌면서 정부는 총경회의 참석자들에 대해 명예회복에 나서기로 했으나 정년이 눈앞에 다가온 그는 실효성 있는 혜택을 받기엔 너무 늦었다.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지만 지난 3년간 전북경찰은 모진 세월을 견뎌야 했다. 꼬박 3년간 경무관 승진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관례상 지역 출신이 임명되던 전북경찰청장은 아예 자원이 없어 외지인이 영전하는 자리로 전락했다. 조용식, 진교훈, 이형세, 강황수, 최종문 씨 등이 지역출신 전북청장을 지냈으나 최근에는 임병숙, 김철문 사례에서 보듯 타 시도 인사들이 맡고있다. 김대중 정권 때 이무영씨가 전북인으로선 최초로 경찰총수를 지냈으나 그 이후엔 아예 싹이 잘리고 말았다. 전북인은 최근 몇년간 치안총감, 치안정감은 커녕, 치안감, 경무관 승진자 한명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진교훈씨가 경찰청 차장까지 갔으나 지역의 벽에 부딪치면서 분루를 삼켰고 결국 서울 강서구청장 출마로 방향을 돌리기도 했다. 새 정부가 검찰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하면서 앞으로 상대적으로 경찰쪽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그런데 정치바람을 강하게 타는 경찰의 특성상 전북은 경찰 인사 때마다 푸대접이 아닌 무대접을 받았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어느 지역 출신인가에 따라 출세가 좌우된다면 그것은 1000여년 전 골품제도와 다를게 하나도 없다. 통일신라의 붕괴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무능한 성골, 진골이 득세하고 유능한 6두품들이 배제된 때문 아니던가. 경찰 인사때 당분간 치안총감, 치안정감을 바라 볼 수 있는 전북인은 그 대상이 아예없다. 하다못해 치안감이나 경무관이라도 배출해야만 전북경찰의 자존심이 겨우 유지될 것 같다. 적어도 전북경찰청장은 전북에서 태어나 자라고, 학창시절을 보냈거나 전북 근무 경력이라도 있는 사람이 보임됐으면 하는게 달라진 세상을 맞는 지역민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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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5.07.02 18:28

[사설] 전북 금융도시 할거면 빨리해라

‘전북 금융도시’ 실현 여부가 전북도민의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사실상 방치되다시피했던 사안이 새 정부 출범과 더불어 본격적인 의제로 떠오른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북 금융특화도시 조성’을 약속한데 이어 전북도와 지역 정치권은 그간 미뤄놨던 이 문제를 일단 추진한다는데 의견을 함께했다. 도는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담은 ‘금융중심지 개발계획’을 만들어 금융위원회를 설득하는 등 고삐를 바짝 당기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금융도시 조성 공약중 핵심은 당연히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다. 그런데 결론부터 얘기하면 전북 금융도시를 추진할거면 당장 하고 안할거면 하지 않는 것으로 조속히 결론을 내는게 맞다. 지금처럼 하는 것도 아니고, 안하는 것도 아닌 상태로 차일피일 시간만 보내면서 선거때마다 정당이나 후보들의 헛공약에 그치는 것은 가장 좋지않다. “잘못된 결정보다 지체된 결정이 더 나쁘다”는 말이 바로 전북 금융도시와 딱 들어맞는 경우다. 해수부 부산이전 추진 상황은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부산 출신 인사를 해수부장관으로 발탁하고 TF를 출범시키는 등 가시적인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게 보이지 않는가. 전북은 금융도시와는 조금 거리가 있었던게 사실이다. 관련 인프라가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설혹 제3금융중심지로 지정된다 하더라도 어떤 성과로 귀결될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2017년 초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전북혁신도시로 옮겨오면서 시작된 연기금·자산운용 특화 금융도시 공약에 대해 정부는 어떻게 하겠다는 확실하면서도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다. 2023년 ‘제6차 금융중심지 기본계획’에 전북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될지 여부가 주목됐는데 아예 묵살되고 말았다. 국민연금은 전북이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요구할 수 있는 확실하면서도 유일한 근거다. 하려고만 마음먹으면 전북은 국민연금 소재지 하나만으로도 지정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누구하나 확실히 움켜쥐고 나가는 이가 없다. 지역 정치인들도 구두선처럼 말로만 외칠뿐 구체적 행동은 없었고, 전북도 역시 추진 의지가 박약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중앙정부는 말할것도 없다. 부산도 빈약한데 언감생심 전주가 되겠는가 하는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 있다. 만일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때 진정성을 가지고 언급했던 사안이라면 해수부 부산이전 처럼 불도저 식으로 밀어부쳐야 전북 금융도시가 성사될 수 있다. 할거면 중앙정부는 지금 당장 구체적 행동에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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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7.01 18:28

[사설] 전북, 방산혁신클러스터 유치에 힘 모으자

전북자치도가 내년에 공모하는 방산 혁신클러스터 유치에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 30일 ‘전북국방벤처센터 협약기업협의회’를 출범시키고 방위산업을 지역 핵심사업으로 육성하는데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후발주자이지만 전북자치도와 시군, 대학, 기업, 정치권이 한팀을 이뤄 반드시 방산 혁신크러스터를 유치했으면 한다. 앞으로 방산분야는 전북의 중요한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과 함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4대 성장 엔진’ 전략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방위산업, K-콘텐츠, 반도체 분야 등 4개 섹터가 대표적인 성장 축이다. 이번 전략은 국가 시스템 차원에서의 구조적 ‘산업 대전환’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목표다. 이 가운데 방위산업은 이 대통령이 국가대표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글로벌 4대 방산 강국 진입울 선언한 것이다. 현재 약 2% 수준인 K-방산의 세계 무기 수출 점유율을 4~5%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발맞춰 전북자치도도 국가전략산업으로 부상한 방위산업을 탄소섬유, 수소, 이차전지 등 지역 주력산업과 연계키로 했다. 특히 전북이 주목하는 분야는 ‘탄소소재 방산’이다. 전주는 국내 유일의 T-1000급 탄소섬유 생산지로, 이차전지 특화단지와 수소시범도시 지정 등과 맞물려 무기 경량화, 방탄소재, 수소연료 군용차량 등 첨단 방산기술과의 융합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전략은 전북만이 지닌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전북은 인프라 측면에서 열세가 뚜렷하다. 현재 방위사업청에 등록된 방산체계기업 수는 전국 83개 가운데 전북이 4개에 불과하다. 또 전북을 제외한 전국 6곳에 국방특화연구센터가 위치해 있다. 관련 산업 매출 또한 경남의 0.8% 수준에 그치는 등 후발주자의 한계를 갖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협력기반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다. 방산 생태계의 자생력을 높이고 기업 간 연대를 강화하는 일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2026년 4월 공모 예정인 ‘방산혁신클러스터’ 유치를 본격 추진해야 한다. 방산혁신 클러스터는 2020년 경남 창원, 2022년 대전(드론 특화), 2023년 경북 구미(유무인 복합체계)가 각각 선정된 바 있다. 전북자치도는 총력을 기울여 이 사업을 유치해 전북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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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7.01 18:25

[오목대] 끝나지 않는 검열의 시대

우리에게 문화정치는 아직 친숙하지 않지만, 세계 여러 나라는 일찌감치 문화정치를 추진하고 실현해왔다. 그중에서도 프랑스는 문화정치로 성공한 대표적인 나라다. 들여다보면 프랑스의 역대 국왕과 대통령들은 정치의 중요한 기반을 문화에 두었다. 프랑수아 1세는 문화정치로 문화 권력의 기초를 다졌고, 막강한 권력으로 절대왕정의 상징이 된 루이 14세도 궁정에 예술가들을 상주시키며 문화기구를 만들어 운영했다. 군인 출신 정치가였던 드골 대통령은 정부 기구로 처음 문화부처를 만들어 앙드레 말로를 초대 장관에 앉혔으며 미테랑 대통령은 아예 문화개발국을 창설하고 예술 창작진흥기금을 신설해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오늘날 프랑스가 문화 강성의 나라가 된 바탕에는 이러한 문화정치의 탄탄한 역사가 자리 잡고 있다. 프랑스 문화정치는 여러 나라에도 영향을 미쳤다. 문화정책 전문가인 파리 8대학 장 미셸 지앙 교수가 ‘문화정치는 프랑스의 발명품으로 미래의 세계, 모든 나라가 공유하는 공적 가치가 됐다’고 할만하다. 이쯤 되면 우리나라의 문화정치는 어디쯤 와있을까 궁금해진다. 아쉽게도 우리의 문화정치는 표류하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시도 때도 없이 불거져온 예술인 탄압과 검열의 흑역사가 그 증거다. 가장 가깝게는 지난 2016년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이 있다. 블랙리스트는 박근혜 정부 시절, 정부의 문화예술 정책에 반대하거나 비판적인 입장을 취한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행해진 비문화적 작태다. 이름을 올린 문화예술계 인사는 자그마치 9,473명, 이들은 정부 지원사업에서 배제되거나 자유로워야 할 창작 활동에 제약을 받아야 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한강,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도 블랙리스트 대상이었다.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블랙리스트 사건 이후 자율성과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논의와 제도적 개선 요구가 높아졌지만, 아직도 완전한 해결과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환경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난데없이 미술 평론 글 검열 사태가 불거졌다. 이번 검열 논란의 주체는 서울시립미술관이다. 아카이브 전시회 도록에 글을 실을 평론가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이 우리 사회와 문화에 미친 부정적 영향을 거론한 것을 문제 삼았다. 미술관은 ‘소통의 오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검열에 반대하는 예술인 연대’가 꾸려지고 이미 700여 명의 예술가가 연대하고 나섰다. 새로운 시대, 개혁과 혁신이 화두다. ‘예술이 바로 행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들의 역할을 지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문화정치’의 힘이 우리에게도 지금, 절실하다./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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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5.07.01 18:22

[새벽메아리] ‘사회적 재난’에 준하는 ‘기후 위기와 폭염’에 대응하는 복지제도가 필요하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지난해 아시아 기후 현황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전역이 전례 없는 기후 재난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폭염, 해양열파, 빙하 유실, 극단적 강수 등 다양한 기상 재해가 기록적 수준에 달했으며, 이는 이미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5년 여름이 시작되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기상청은 지난 6월 27일 올해 첫 폭염특보를 발표했다. 전국적으로는 지난 6월 15일 경기북부 6개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이후 12일 만이다. 앞으로 기나긴 무더위 뿐 아니라 얼마나 기록적인 폭염과 마주해야 할지 벌써부터 염려가 된다. 이제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은 단순한 일상 속 더위를 넘어 고령자, 장애인, 독거노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실질적인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지역은 이미 초고령사회로 폭염에 취약한 어르신과 생활기반이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이미 중앙정부와 전북특별자치도를 비롯한 지자체들이 폭염을 ‘자연재난’이 아닌 ‘사회재난’으로 인식하면서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정부도 지난 5월에 ‘2025년 여름철 재난(풍수해, 폭염)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선제적인 폭염대응을 위해 올해 폭염 대책기간을 작년보다 닷새 이른 5월 15일부터 9월 30일까지로 잡았다. 쉼터 수도 작년 12월 말 기준 전국 5만9천곳에서 올해 4월말 6만6천곳으로 확대 운영한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해 언론보도에 따르면, 일부 지자체에서는 수치상 확보된 시설이나 인력과 달리, 실제 현장에서는 쉼터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문이 잠겨 있거나, 냉방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곳도 있었다. 그래서 무더위 쉼터가 많다고는 하지만, 쉼터의 위치, 접근성, 이용시간, 야간 운영 부재 등으로 실질적 보호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래서 정부와 지자체의 이와같은 철저한 준비 및 대응과 더불어 ‘폭염 취약계층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독거노인, 장애인, 기저질환자, 농업인, 야외 근로자 등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심야 등 무더위쉼터를 이용할 수 없는 시간이나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선풍기나 냉방용품 같은 지원도 중요하지만, 지난해 국토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주거개선을 통해서 혹한이나 혹서기, 장마 등의 각종 위기에 따른 안전과 건강 문제까지 대응하기 위한 주거안전망 확충과 같은 보다 근본적인 지원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무엇보다 앞으로 기후위기는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국가와 지자체가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여 복지제도로써 기후위기나 재난에 따른 국민들을 보호하도록 해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도 “기후위기가 생명권, 건강권, 주거권 등 사실상 인간의 모든 권리에 영향을 미치며 그중에서도 취약계층의 생명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기후위기는 취약계층에게 더욱 더 고통을 가중시킬 수 밖에 없다. 이제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 지역사회가 함께 우리 이웃을 돌보고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복지의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서 단순한 ‘지원’이 아닌 ‘예방적 보호’와 ‘적극적 개입’을 통해 최소한의 삶의 기반과 삶의 질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양병준 사무국장은 전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과 지역복지운동단체네트워크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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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01 18:22

[딱따구리] 순창군 기본사회팀, 복지행정의 새 이정표 기대

순창군이 도내 최초로‘기본사회팀’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그럼 기본사회란 무엇인가? 소득이나 생존의 보장만을 목표로 하는 전통적 복지를 넘어,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주거․의료․돌봄․교육 등 삶의 기본 조건을 모두가 함께 책임지는 사회를 말하며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또 하나의 국정철학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순창군이 추진하고 있는 아동행복수당, 대학생 생활지원금, 농민기본소득 등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순창은 도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낙후된 농촌 지역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대도시와는 인프라와 접근성에서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는 조건 속에서도 순창군은 지역 실정에 맞는 맞춤형 복지모델을 개발해냈다. 사실 이 같은 사업 시행 초기만해도 '포퓰리즘'이라며 최영일 군수에 대한 비판 여론도 적지않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아동행복수당, 대학생 생활지원금, 농민기본소득 등이 순창을 인구감소 지역에서 벗어나 두 해 연속 인구 증가라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냈다. 이번 기본사회팀 신설은 이러한 흐름 위에 놓인 자연스러운 선택이자, 미래를 향한 의지의 표현으로 엿보인다. 단지 부서 하나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행정조직 안에‘철학’을 담으려는 시도라 할 수있다. 새 정부가 기본사회 실현을 국정철학으로 내세운 지금, 그 정책 실험의 장으로 순창군이 떠오르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지방정부의 역할은 단지 중앙정책을 이행하는 데 그쳐선 안 된다. 때로는 먼저 길을 내고, 지역 맞춤형 해석을 통해 중앙에 방향을 제시할 수도 있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순창군의 기본사회팀은 미래 복지정책의 방향타가 될 가능성을 품고 있어 앞으로 전북특별자치도뿐 아니라 대한민국 복지정책의 좌표를 재설정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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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남근
  • 2025.07.01 18:21

[기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소방공무원 심리지원' 국가가 나서야 한다

‘위험한 곳엔 언제나 소방관이 있다.’ 익숙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말이다. 화재, 구조, 구급, 재난 대응까지 소방공무원들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전선에 서 있다. 그러나 정작 그들의 마음은 누가 지키고 있는가 ?. 구조자가 경험하는 심리적 고통은 오랫동안 제도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왔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소방공무원은 일반 국민보다 우울 위험이 약 3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위험은 5배 이상 높게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2023년 소방청 발표에 따르면, 현직 소방관의 10명 중 3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수준의 심리적 고통을 경험하고 있으며,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무려 16.9%에 달했다. 이러한 지표들은 소방공무원들의 단순한 일탈적 사례가 아니라, 조직 전반에 걸친 구조적 문제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현재 소방공무원들에 대한 심리지원 체계는 이러한 엄혹한 현실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심리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접근성 부족과 신뢰 저하로 인해 실질적 개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심리지원 상담이 있다는 것을 몰라 신청하지 못하거나, 상담의 효과에 의문을 품고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결국 이는 제도의 문제이지 개인의 태만이 아니다. 문제의 본질은, 소방공무원의 고통이 단순히 ‘적응의 문제’가 아닌 ‘직무로 인한 누적 트라우마’라는 데 있다. 반복적으로 마주하는 사고 현장, 심정지 현장, 영아 사망, 동료의 순직은 단발성 스트레스가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축적되는 심리적 외상이다. 이러한 트라우마는 개인의 의지로 극복될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선다. 트라우마가 방치될 경우 집중력 저하, 판단 오류, 감정 마비 등 실제 구조·구급 현장에서 업무 리스크로 직결될 수 있다. 심리지원이 곧 ‘국민의 생명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 이유다. 지금까지 심리지원은 대개 사후 개입 중심, 일회성 상담 중심에 머물렀다. 그러나 심리회복은 위기 이후의 치료에 그쳐서는 안 되며, 사전 예방과 지속적 관리를 포함하는 전 생애적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전북과 같은 지역에서는 조직문화 개선, 신뢰 회복을 위한 공적 지원, 그리고 전문 심리지원 인력의 상시 배치가 시급하다. 정기적인 심리평가와 트라우마 모니터링 체계, 익명성과 신뢰를 보장하는 상담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무엇보다 ‘마음의 상처’가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구조적 위험이라는 인식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조직에서 불이익을 우려하거나, 동료의 시선을 의식해 침묵하는 문화를 그대로 둔다면, 그 피해는 시민들에게까지 확산될 수밖에 없다. 국가와 지방정부는 이제라도 소방공무원 심리지원사업을 단기 시범이 아닌 상설 제도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소방청 차원의 통합 심리지원센터 설치, 심리회복 프로그램의 표준화 및 지역별 특화 모델 개발, 그리고 예산의 안정적 확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전북 또한 이제는 의심과 불신의 역사를 넘어, ‘심리지원도 구조의 일부’라는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우리는 소방공무원에게 ‘가장 위험한 곳으로 가라’고 명령할 자격이 있는가. 그 질문 앞에서, 이제는 ‘그들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는 길’을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심리적 회복 없이 구조는 없다. 국민을 지켜온 이들의 마음을 지키는 일, 이제는 국가의 차례다. 윤명숙 전북대 소방공무원 심리지원센터 사업단장·전북대 대외·취업 부총장,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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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01 18:20

[권혁남의 一口一言] 집단 간 혐오와 양극화를 부추기는 언론

집단 간 혐오와 양극화가 도를 넘고 있다. 집단 간 대립과 갈등 양상이 불신과 적대시를 넘어 상대 집단과 소속된 사람들을 폄훼, 배척, 공격까지 하는 실정이다. 주로 온라인 게시판과 댓글을 통해 상대 집단에 대한 차별적이고 적대적인 혐오 표현을 퍼붓고 있다. 절라도, 개쌍도, 홍어, 흉노(지역 근거), 절뚝이, 무뇌아(장애), 페미, 맘충(성별), 짱개, 개남아(인종), 개독교, 땡중(종교), 똥꼬충(성 정체성), 개검, 검새(직업), 틀딱, 급식충, 잼민이(나이), 빨갱이, 좌좀, 극우 꼴통(정치 성향). 문제는 이런 혐오 표현이 개인의 문제를 넘어 집단의 문제로 확대된다는 점이다. 대체로 분노와 공포를 담은 내용일수록 전염성이 강한데,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이 이런 콘텐츠를 더 많이 추천해 혐오와 양극화를 조장한다. 집단 간 혐오와 양극화는 언론에도 책임이 있다. 언론의 취재 보도 관행이 대중들의 혐오 표현과 정치적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 언론계에는 출처와 근거가 명확하지 않더라도 대중의 관심을 끌 만한 내용이면 ‘일단 쓰고 보자’ 정신이 만연되어있다. 이것이 노리는 것은 선정성에 기대어 오직 클릭 수를 늘리는 것이다. ‘클릭 저널리즘’은 적은 비용으로 최대이익을 얻으려는 생존전략의 일환이다. 또한 우리 언론은 객관적 보도라는 이름을 내세워 진실성 검증 없이 특정 정보원의 발언을 직접적으로 인용하는 이른바 ‘따옴표 저널리즘’을 너무 많이 사용하고 있다. 큰따옴표(“ ”) 헤드라인은 독자의 흥미와 주목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의 진실성을 제대로 검증하지도 않은 채 객관적 저널리즘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여 무분별하게 인용 보도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언론의 명백한 책임 회피이다. 연구에 의하면 취재원의 부정적 감정을 인용하는 비율이 긍정적 감정을 인용하는 비율보다 2.8배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우리나라 신문은 다른 나라에 비해 큰따옴표 헤드라인을 월등히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문제는 큰따옴표 헤드라인이 무례한 댓글을 더 많이 유도하는데, 특히 특정 개인에 대한 모욕과 공격 댓글을 더 많이 부추긴다는 점이다. 한편 우리 언론은 정치인 등 유명인이 소셜 미디어에 게시한 글을 기사화하거나, 수용자의 관심을 끌 만한 게시물을 찾아 이를 기사화한다. 이 과정에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소셜 미디어 게시글을 그대로 보도함으로써 특정인과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과 비하, 혐오 표현 등이 여과 없이 보도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언론이 그들의 확성기 노릇을 하는 것이다. 언론은 집단 간 혐오와 양극화를 줄이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서구 언론에서 시작한 ‘컨스트럭티브 저널리즘’(constructive journalism)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저널리즘은 기존의 갈등 보도가 갈등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고, 부정적인 관점 중심의 보도 방식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대안적 보도 방식이다. 이 저널리즘은 6대 요소를 강조한다. 해결책, 미래 지향성(무엇을 할 것인가), 포용성 및 다양성(더 많은 목소리와 관점), 힘 돋우기(피해자와 전문가에게 힘을 실어주는 다양한 질문), 맥락 설명하기, 공동 창조(대중의 참여 유도) 등이다. 언론은 사회의 모든 집단이 소중하고 필요하다는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고 상대방에 대한 관용을 높이는 데 앞장서야 한다. 권혁남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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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0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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