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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 그 이상의 청렴

서거석 국가 아동정책조정위원전 전북대 총장 최근 일부 LH직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땅 투기한 정황이 드러나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여기에 개발 정보를 취급하는 지방 공무원들의 부동산 투기까지 드러나면서 공직자들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공익을 위해 일해야 할 사람들이 그 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했다면 이는 엄연한 범법 행위이다.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공직자의 자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언젠가 가족의 장례식 때 수의(壽衣)에는 주머니가 없어 저승 갈 때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나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학창시절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자립하면서부터 재물을 탐하기보다는 삶의 가치를 중시하여 교수직을 성직처럼 여겼다. 총장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국립대 총장은 청와대로부터 엄격한 인사(도덕성)검증을 거친다. 그 검증을 통과하지 못해 대통령의 임명을 받지 못한 경우도 많다. 교수, 직원 등 내부 구성원들이 선출한 총장을 그렇게 혹독하게 검증을 해야 하는가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학의 조직문화는 원래 상명하복의 수직적인 것이 아니라 수평적이다. 그런 문화 속에서 거대한 대학 조직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총장의 도덕성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하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나는 대학 총장 8년간 공적인 것의 사유화를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오히려 공적인 일의 연장선에서 사비를 쓰는 일이 잦았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다. 예컨대 총장 자리에 있기 때문에 국회를 비롯하여 중앙부처, 지자체 등 유관기관 관계자의 애경사를 챙겨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주말이나 평일 저녁 9시 이후에는 업무추진 카드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대외적 활동이 많으면 많을수록 개인카드 사용과 지출이 늘어났다. 지금 돌아보면 가족에게 한없이 미안하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구성원들의 지지로 막중한 총장직을 맡게 됐으니, 그 큰 대학 조직을 능동적으로 움직여 발전시키려면 그런 희생은 감수할 수밖에. 나는 오랜 세월 학생들에게 공정과 정의가 무엇인지를 가르쳤다. 그런 내가 부정한 일을 생각하는 건 스스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설사 백보를 양보하여 부정한 마음을 먹었다고 해도 국립대는 조직 생리상 총장이 이권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다. 행정직원의 경우, 5급 사무관 이상의 공무원을 승진시킬 수 있는 권한은 교육부에서 행사하므로 총장으로부터 자유롭다. 또한 교수의 경우에도 인사문제가 전적으로 학과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더더욱 총장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나는 총장 재임시 대학 내의 각종 공사나 물품 구매에 직간접으로 단 한 번도 관여한 적이 없다. 전적으로 실무부서 책임하에 업무를 처리하도록 했다. 따라서 국립대 총장은 조직을 장악하고 통솔할 수 있는 실질적 힘이 전혀 없는 명예직이나 다름없다. 자유로운 대학 문화에서 총장을 위해 충성한다는 개념 자체가 성립할 수 없고, 총장이 권위를 내세울 수 있는 여지도 없다. 오로지 총장 자신의 희생과 헌신으로 소통하고 설득하는 것이 공동체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청렴은 모든 공직자의 기본이다. 청렴하지 않으면 조직은 병든다. LH직원이나 공무원들의 땅 투기는 공익을 침해한 정도를 넘어 사실상 그 조직을 무너뜨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특히 고위직공무원에 대한 청렴 의무는 더욱 엄격해야 한다. 왜 전쟁에서 지휘관이 선봉에 서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이제 미담의 소재가 아니라, 고위공직자가 지켜야 할 덕목의 하나이다. 이를 밖으로 드러낼 필요도 없다. 의무이기 때문이다. /서거석 국가 아동정책조정위원전 전북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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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06 17:06

갈무리 : 물건 따위를 잘 정리하거나 간수함

이주경 전주문화재단 문예진흥팀 대리 1976년 6월에 개최한 3인 전 어느 전시 팸플릿! (전주문화재단에서 내가 담당하고 있는 사업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자료였다.) 거의 반백년이 지난 자료이기에 구할 수 있을 거라 생각 하지 않았는데, 마감 며칠 전 감사하게도 76년 1회 전시 팸플릿과 함께 2회, 3회, 18회 까지 애타게 찾고 수소문한 자료를 받았다. 76년산 전시 팸플릿은 오래 됐지만 디지털로 변환해 사용해도 손색없을 정도였고, 관련된 다른 자료들도 잘 정리되고 소중히 간직되어 있었다. 시간에 묻혀 자연히 사라질 뻔한 자료는 보관자가 그야말로 잘 갈무리 해줌으로 다시금 후대에 의미 있는 자료로 나올 수 있었다. 이 팸플릿은 오래전 해당 전시회를 개최한 화백의 아드님께서 지금까지 자료를 잘 간직해 제공해 주신 것이다. 나는 전주를 연고로 활동한 원로작고 예술인들의 예술사와 생애를 연구하고 기록하는 전주 백인의 자화상 이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로 10년 차를 맞이하는 이 사업은 문학, 시각, 국악, 공연, 영화, 대중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를 재조명하여 시민과 공유한다. 나아가, 전주 문화예술의 뿌리와 맥락을 이어가고 전주 문화예술 지형도 구축의 근간이 되는 주요 사업이다. 사업담당으로 원로작고 예술인들에 대한 갖가지 자료를 접하고 관련된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말할 수 없는 생각에 둘러싸이게 될 때가 많다. 올해 이 사업을 처음 맡게 되었는데, 어떤 선생님께서 나에게 원로작고 예술인의 연구 자료를(전주 백인의 자화상 채록자료) 읽고 연구하는 건 예술가 평생의 예술 활동과 삶이 나에게 들어오는 멋진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 당시 나는 그 말의 깊이와 무게를 실감하지 못했다. 전주 백인의 자화상은 매해 선정된 예술가를 연구해 채록문을 만드는데, 9년간 쌓여온 자료를 쭉 읽어보며 앞서 내가 들었던 말처럼, 실로 예술가의 한 생애와 예술세계가 나에게 들어오는 감동을 경험 하였다. 그동안 나는 동시대에 활동하는 비교적 젊은 예술가들과 함께 일했다. 나와 같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의 활동, 그들의 시각과 언어로 해석하고 창작한 예술을 시민에게 소개하는 사업을 주로 했다. 그래서 그들의 예술세계에 대해 궁금하면 바로 만나서 물어보고, 사업진행을 위한 논의가 필요 할 땐, 바로 찾아가 이야기하고 서로 의견을 조율하여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전주 백인의 자화상 사업은 아카이브적인 성격도 있지만, 예술가를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그들의 예술사와 생애를 추적하기 위해 작고 예술가의 생전 작업했던 작업실을 방문하거나, 지인을 찾아가 자료를 수집하고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더욱 많았다. 갈무리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물건을 잘 정리하거나 모아서 보관한다는 뜻도 있지만, 일을 처리하여 끝맺음을 잘한다는 뜻도 있다. 원로작고 예술인 기록 사업은 이미 한 시대를 지나간 예술가의 방대한 예술사와 생애를 재조명하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 수집된 자료를 채록이라는 어찌 보면 2차 가공을 통해 다시금 수면 밖으로 올리게 되는데, 무엇보다도 자료의 힘이 필요한 작업이다. 후대에 전달될 전주의 자랑스러운 예술가의 생애와 기록이 소실되거나 오역되지 않게 제대로 된 갈무리가 필요하다. /이주경 전주문화재단 문예진흥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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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06 17:06

명절 단오(端午)엔 뭘 먹었을까?

한국폴리텍대학 강서캠퍼스 외식조리학과 한은주 교수 봄여름가을겨울. 4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계절과 기후적 특색을 반영한 세시 음식이 발달하였다. 세시 음식은 절식과 시식으로 나뉜다. 절식은 달마다 들어있는 명절에 먹는 음식이고, 시식은 계절에 따라 나는 제철 재료로 만드는 음식을 말한다. 요즘에는 추운 겨울에도 봄에 나는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음식에 대한 각자의 해석이 다르다. 하지만 자고이래로 우리는 제철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어야 맛도 좋고 입맛도 돋우고 건강에도 이롭다고 생각해 왔다. 우리나라의 산과 들에는 먹을거리가 풍성하였는데 이것들을 때에 맞게 채취하여 응용한 음식이 시절식이다. 우리나라는 시절식 음식이 유난히 발달한 나라다. 단옷날이 다가온다. 어렸을 적 단옷날, 나는 수리취떡과 앵두화채 등을 먹었다. 먹는 것뿐 아니라 아련한 그리움으로 남는 여러 가지 기억들이 있다. 고향인 전주에는 덕진공원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해마다 단오 때가 되면 풍속행사가 있었다. 사물놀이와 더불어 탈춤을 추면서 한 해 농사의 풍작을 기원하는 것은 물론, 조선시대 풍속화가 신윤복의 단오풍정이 그대로 재현됐다. 한복을 입은 여인들은 큰 나무에 동아줄을 매달아 그네도 뛰었고, 남자들은 모래판에서 씨름을 했다. 덕진공원에는 연꽃이 풍성한 연못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그 연못 가장자리에 핀 창포를 채취해 그것을 삶아낸 물로 공원 곳곳에서 많은 아낙들이 머리를 감기도 했다. 지금은 그런 풍경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창포물에 머리를 감으면 머리에 부스럼도 없어지고 나쁜 악귀를 쫓아낼 수 있다는 세시풍속이 있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당시엔 그 장면이 의아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했지만 요즘엔 단옷날이 다가오면 그 풍경이 어김없이 그리워진다. 단오는 음력 5월 초닷새다. 이날은 수릿날 또는 중오절이라고도 부른다. 이날을 양력으로 헤아리니 올해는 오는 14일이다. 나들이가 통제되는 코로나 현실 속에서 그 시절 그 정취는 더더욱 그리워진다. 그 시절 단옷날에 우리 선조들은 무슨 음식을 먹었을까? 단오 절식으로 수리취떡과 쑥떡약초떡망개떡준칫국준치만두앵두화채앵두편 등을 먹었음을 조선시대 문헌 「열왕 세시기」, 「동국세시기」를 통하여 알 수 있다. 그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절식은 단연 수리취 절편과 제호탕이다. 수리취절편은 산에서 자라는 수리취 나물을 뜯어 쌀가루에 넣어 쳐서 만든 떡의 한 종류다. 윗면에 찍어낸 모양이 수레바퀴 모양을 닮았다 하여 차륜 병이라고 불렸다. 음료로는 제호탕을 만들어 마셨다. 제호탕은 오매육을 가루로 빻고 사인백단향초과를 각각 곱게 갈아 꿀에 재워 되직해질 때까지 장시간 중탕하여 만들었다. 항아리에 담아두고 찬물에 타서 마셨다는 제호탕은 더위를 이기고 갈증을 해소하는 특급 단오 절식이었다. 조선시대 「금계필담」이라는 문헌에 의하면 임진왜란 당시 어느 더운 여름날에 영의정과 도제조를 겸직하던 한음 이덕형이 제호탕을 대접받았다. 그런데 맛이 너무 좋을 뿐 아니라 기운까지 차릴 수 있었다. 이로 인해 무기력한 여름에 자칫 소홀히 할 수 있던 국사에 매진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다가오는 단옷날, 절식을 만들어 보자. 더위도 식힐 겸 제호탕을 만들어 마셔보면 어떨까? 임금이나 대신이 된 듯한 기분이 들지 않을까? 지금도 한약상에 가면 제호탕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다. /한국폴리텍대학 강서캠퍼스 외식조리과 조교수 한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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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06 17:06

전주 ­ 완주 통합, 제대로 추진 성사시켜야

전주시와 완주군을 통합해 광역시로 만들자는 통합 작업이 다시 시작됐다. 지난 주 전주지역 인사 100여명으로 구성된 통합 추진협의회가 발족됐다. 지난 2013년 양 지역의 통합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에서 55.4%의 반대로 통합이 무산된지 7년만이다. 양 지역 통합은 1997년, 2009년, 2013년 세 차례 시도됐으나 무산된 바 있다. 실패할 때마다 양 지역 주민은 물론 도민들이 겪은 좌절감과 상실감및 후유증을 상기하면 이번에는 지난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고 기필코 성사시켜야 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전주 완주 통합의 당위성과 필요성은 그동안 너무 많이 거론돼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최근 들어서는 비수도권 시도들이 행정구역 통합으로 메가시티를 만들어 광역 경제권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 이같은 흐름에서 전북이 소외될 경우 자칫 전북의 낙후와 침체는 고착화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우선 전주 완주 통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일 수 밖에 없다. 4번째 시도되는 통합 작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우선 지난 3차례 실패 요인을 철저히 분석 검토해야 한다. 지난 2009년과 2013년 모두 완주지역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등 정치권이 모두 통합 반대에 앞장섰다. 이들 정치권들을 설득하는 일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 완주 시민단체 등 주민들도 적극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최종적인 통합의 열쇠는 완주 군민들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통합으로 얻게되는 완주 군민들의 각종 혜택을 더욱 최대화하고, 불이익을 최소화시키는 방안을 제시 담보해줘야 한다. 특히 완주군민들은 통합으로 인한 세금 증가, 농업투자 감소, 혐오시설 집중 등을 우려하고 있다. 반대를 주도한 완주군 지도층 인사들은 이런 사례를 들어 주민들의 반대 여론을 주도했다. 주민들의 걱정을 불식시켜 주는게 필수적이다.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으로 규모의 경제를 갖추면서 성공한 사례는 시군 통합의 모범으로 평가받고 있다. 완주 지역 정치권도 전북 발전을 위한 대승적 자세로 임해주길 기대한다. 통합작업이 첫 발을 뗀 만큼 보다 치밀한 전략 마련과 실천으로 통합을 성사시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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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6.06 17:06

전북 인권사무소 유치 지역 정치권 나서라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침해와 차별에 대한 조사와 구제를 담당하는 종합적인 인권전담기관이다. 입법사법행정에 소속 되지 않은 독립기구로, 2001년 김대중 정부 때 출범한 이후 우리 사회의 인권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거점 단위의 지역 인권사무소만 설치운영되고 있어 지역 소외 논란이 나온다.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인권위 지역사무소 폐지가 거론되기도 했으나 강한 반발이 일면서지역사무소에서 인권사무소로 이름만 바꿨다. 당시 부산광주대구만 있었으나 이후 대전강원 인권사무소와 제주출장소가 설치됐다. 인권위는 신속한 인권 서비스 제공과 현장성 및 접근성을 강화하고, 지역 고유정서와 특성에 맞는 업무 추진 및 지역사회와의 교류 및 협력 강화를 위해 지역 사무소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인권을 강조해온 문재인 정부에서조차 지역 사무소 확대는 더 이상 이뤄지지 않았다. 대개의 국가기관이 권역이라는 이름 아래 광역시에 거점을 두고 있다. 그 미명 아래 전북을 관할하는 거의 모든 기관이 광주에 소재한다. 전북 도민이 느끼는 불만이다. 국가인권위의 대표적 활동이 차별 해소라고 볼 때 인권위 사무소마저 이런 지역 소외를 느끼게 해서야 될 말인가. 최소한 광역단위의 인권사무소가 설치돼야 마땅하다고 본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9년 사이 전북에서 인권상담을 신청한 인원은 총 3975명으로, 도 단위 광역자치단체 중에서 경기와 전남 다음으로 가장 많았다. 전북지역을 관할하는 광주사무소는 관할 행정단위가 700여 곳으로, 부산사무소의 두 배나 된다. 여기에 광주 사무소까지 가려면 왕복 3시간이나 걸려 시간적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전북도는 지난 2016년부터 계속해서 전북 인권사무소 설치를 위해 행정안전부에 소요 정원을 요구했고, 전북도의회 역시 전북 인권사무소 설치를 촉구해왔다. 그러나 5년이 지나도록 지금껏 별 진전이 없다. 강원도는 지난 2017년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행정이 합심해 강원 인권사무소를 유치했다. 전북도가 근래 다시 인권사무소 설치에 나선 만큼 강원도 사례를 본받아 전북 인권사무소 유치에 지역 정치권이 힘을 보태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6.06 17:06

플라스틱 쓰레기의 경고

북태평양 가운데 있는 미드웨이는 1867년 미국 땅이 되었다. 1930년대부터 미국 상류층을 위한 관광지로 인기를 모은 이 섬이 널리 알려진 것은 1941년, 일본의 침공으로 시작된 미드웨이 해전 때문이다. 일본은 이 해전에서 크게 패해 결국 태평양전쟁 주도권을 연합군에게 넘겨야 했다. 미드웨이 해전이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전쟁으로 인식되는 이유다. 10년 전 쯤부터 아름다운 섬 미드웨이가 다른 이유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새들의 낙원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웠던 섬이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이면서 섬에 살고 있던 생물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까닭이다. 미드웨이 실상을 본격적으로 알린 사람은 사진과 개념미술, 다큐 작업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미국 작가이자 환경운동가인 크리스 조던이다. 그는 8년 동안 추적해 만든 장편 다큐 <알바트로스, 2018>로 이 섬의 참담한 현실을 온 세계에 알렸다. 날개를 펴면 3미터가 넘는 거대한 새 알바트로스. 하얀 털과 크고 검은 눈을 가진 이 바닷새는 오랫동안 이 섬에서 자유롭게 서식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새들이 죽어가기 시작했다. 죽은 새들의 뱃속에서 나온 것은 온갖 플라스틱 쓰레기들. 먹이인 줄 알고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은 수많은 알바트로스의 사체와 그 옆에서 죽어가는 어미 새와 새끼 새들의 모습은 우리가 피하고 싶은 참혹한 현실이었다. 통계에 따르면 해마다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8백만 톤에 이른다. 이 가운데 60%가 아시아에서 나온다는 주장이 있다.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스리랑카가 지목받는 나라들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주범으로 꼽히는 중국의 상황은 흥미롭다. 중국은 한때 전 세계 쓰레기의 56%를 수입하는 국가였다. 이 불편한 진실은 중국 왕구량 감독의 다큐 <플라스틱 차이나>로 그 실체가 드러났다. 중국으로 수입된 쓰레기가 모이는 칭다오 근처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가족의 일상을 그린 이 영화는 정작 중국에서는 상영되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중국 정부는 영화가 상영된 이후 24종에 대한 수입을 금지해 자국의 환경오염을 막는 정책을 발표했다. 여파는 예상보다 컸다. 세계 곳곳에서 쓰레기 대란이 펼쳐진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그 와중에 불법 쓰레기 수출국이란 오명까지 얻어야 했다. 미드웨이 섬이나 중국 칭다오의 작은 마을이 처한 현실은 우리가 곧 맞게 될 현실이다. 마침 화제가 됐던 크리스 조던의 전시회 아름다움 너머가 전주에서 열리고 있다. 조던의 아름다운 풍경 너머에 놓인 끔찍하고도 슬픈 실체와 마주하는 일은 우리의 현실을 감동과 충격으로 깨닫게 하는 귀하고 특별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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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1.06.03 17:46

[노인환의 세상만사] 조정대상지역 취득세

지난 한 해는 정말로 부동산투기 억제와 관련된 많은 대책이 발표되었지만 주택가격 안정이라는 당초의 취지와는 다르게 지나친 규제로 인한 공급부족으로 주택가격은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그동안 부동산투기와 관련된 조세정책은 주로 양도세측면에서 1세대1주택에 대한 비과세요건 강화나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에 방점이 찍혔으나, 이번에는 취득세에 대한 과세강화로 취득단계에서부터 심리적 압박을 주겠다는 의지가 엿보이고 또한 지난 3월 29일 발표된 부동산투기근절 및 재발방지대책에 의하면 2022년 1월 1일부터는 주택뿐만 아니라 토지거래에 대해서도 과세강화를 예고한 상태입니다. 작년 12월 18일 전주시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었고, 통상적으로 1.1%(공시가격 3억과 전용면적 32평)에서 3.5%(공시가격 9억과 전용면적 32평 초과) 사이에서 취득세(농특세 및 교육세 포함)가 과세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8.12대책에 의하면 1주택과 비조정지역 2주택은 종전과 같이 1.1~3.5%의 세율이 적용되지만, 2주택은 8%(비조정지역 3주택) 3주택과 법인은 12%(비조정지역 4주택)의 세율로 취득세가 과세됩니다. 또한 조정대상지역 내에 소재하는 3억 이상인 다주택자가 직계비속에게 증여하는 경우 12%의 취득세가 과세됩니다(1주택자는 종전과 같이 3.5%). 덧붙여서 이사목적 등으로 부득이하게 신규주택을 취득한 경우 3년 이내에 종전 주택을 처분하면 되지만, 종전주택과 신규주택이 모두 조정대상지역 내에 있다면 1년 이내에 종전주택을 처분해야 중과세를 피할 수 있습니다. 단, 공시가격 1억원 미만의 주택은 중과세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아울러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인 분양권도 중과세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즉, 2020년 8월 12일 이후 분양받은 경우 취득세 중과세대상 주택수에 포함되며, 2021년 이후 분양받은 분양권은 중과세대상 주택수에 포함될 뿐만 아니라 분양권양도 그 자체로도 양도소득세가 중과세 됩니다(한국/미국세무사)

  • 오피니언
  • 기고
  • 2021.06.03 17:46

지역차별에 대한 대처법

권혁남 전북연구원장 2017년 5월 9일 치러진 19대 대통령선거에서 문재인 후보가 얻은 전국 득표율과 전국 최고의 지지율을 보인 전북에서 얻은 득표율이다. 내 손으로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강한 자부심을 갖게 된 도민들이 문대통령에 대한 바람은 딱 한 가지였다. 지난 60년 동안 지긋지긋하게 당했던 지역홀대와 차별만은 더 이상 받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다. 각계각층에서 전북 몫 찾기운동이 활발히 전개되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8월에 필자가 전북도민 500명을 대상으로 의식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조사에서 도민의 74.6%가 타 지역에 비해 전북이 차별받고 있다고 하였다. 도민들은 문재인 정부에게 국가예산에서 차별을 받지 않고 정치와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해달라고 주문하였다. 도민의 77.0%가 문대통령이 전북의 발전에 도움을 줄 것으로 믿는다고 하였다.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지 4년이 지났고, 임기가 채 1년도 남지 않았다. 전북 몫 찾기가 과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고, 도민들은 만족하는지가 궁금하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비로소 새만금 개발이 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새만금개발청 이전, 새만금개발공사 설립, 동서도로 개통, 공항건설 확정 등 그야말로 괄목상대 할 정도로 큰 변화가 일어났다. 해마다 1조원 이상의 국가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2019년 1조 4000억, 2020년 1조 3000억 원). 물론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지난 4년 동안의 변화는 역대 정권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일이다. 그러나 새만금 개발 이외의 다른 곳에서는 지역홀대가 여전하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특히 공항, 철도, 고속도로, 국도, 국지도 등 국가 SOC사업에서 계속 차별받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4월에 발표된 제 4차 국가철도망계획에서 전북이 건의했던 6개 사업 중 1개만 포함되고, 전주-김천 동서횡단 철도 등이 탈락하자 도민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전북이 건의한 사업들이 탈락한 이유는 딱 하나다. 경제성 정책성 지역균형발전 등 세 가지 평가기준에서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역의 균형발전과 국토의 효율적 이용이라는 점은 전혀 고려 대상이 되지 않는다. 지금처럼 경제성만을 강조한다면 전북은 낙후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가 없다. 또한 모든 지방은 소멸하고, 수도권은 과잉 밀집될 수밖에 없다. 4차 국가철도망계획이 발표되자 다른 지방에서는 삼보일배 항의, 국회 앞 기자회견, 수백 개 시민단체들의 일체 규탄성명발표 등으로 난리가 났다고 한다. 반면 우리 전북은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전북도와 도의회, 상공회의소, 건설협회의 성명서 발표가 전부다. 이래선 안 된다. 2017년 도민의식조사에서 전북 몫을 찾기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국회의원 등 정치인의 역할이 중요하다가 54.9%로 압도적으로 많았다(복수 응답). 이어서 전북도민(14.6%), 도지사(13.8%) 순이었다. 결국 정치인-도민-전북도가 삼위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북 몫은 가만히 기다려서는 오지 않는다. 성명서나 발표하고서 역할을 다했다고 해서도 안 된다. 민관정이 하나가 되어 강하게 No라고 표현을 해야 한다. 소리를 낼 땐 제대로 내야한다. 전북의 낙후는 결코 전북도민들이 못났거나 게을러서가 아니다. 전적으로 과거 정부의 지역불균형 성장정책의 결과물인 것이다. 낙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전 도민이 하나가 되어 지역균형발전과 전북의 몫을 요구해야 한다. 그것도 강하고 당당하게. 침묵은 또 다른 홀대와 차별을 불러올 뿐이다. /권혁남 전북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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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03 17:46

9년 만에 최대폭 상승 물가 안정 급하다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전북지역 소비자 물가가 8개월 연속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은 9년 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 계측 이래 처음으로 3%대를 넘어섰고, 제주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축산물과 유가 상승이 물가 상승의 주원인으로 서민 가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5월 전북지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도내 소비자 물가지수는 107.3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상승했다. 제주(3.6%) 다음으로 높았고, 전국 평균 물가 상승률 2.6%보다 0.6%p나 높은 수치다. 지난 2012년 2월 기록했던 3.5% 이후 9년 3개월만에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이다. 전북지역 소비자 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 0.2% 오른 것을 시작으로 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물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농축산물은 작황 부진과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 등으로 1년 전보다 12.8% 상승했고, 휘발유와 경유자동차용 LPG 등도 20% 이상 올랐다. 쌀값이 오르면서 컵밥과 즉석밥 가격이 올랐고, 두부와 콩나물은 물론 꽁치고등어 통조림과 사이다콜라 등 음료값도 연달아 올랐다. 파와 계란 등 비싸진 농축산물 가격 때문에 재료비 부담이 커진 외식업체들도 음식값을 올리고 있다. 정부는 물가 상승을 일시적 현상으로 판단하고 하반기에 안정세로 들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상승률이 높아 보이는 기저효과라는 판단이지만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올 여름 기후 변화에 따라 물가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농축산물 물가 상승은 수급 불균형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정부의 농축산물 수급 조절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유가 상승세를 더 지켜봐야 하지만 유류세 인하 검토 필요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농축산물과 유가 상승이 밥상 물가와 외식 비용 상승,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이어지면 서민 생활에 큰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서민 가계 안정을 위한 정부와 자치단체의 세심한 물가 안정 및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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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03 17:46

장기미집행 공원부지 현실적 대책 세워야

전주지역 토지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부지의 전부 매입 방안에 대해 전주시는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현재 전주시가 내놓은 도시공원 부지 매입 계획으로는 막대한 재원 부담과 함께 법적 다툼이 불가피한 만큼 도시공원 보존과 사유재산권 보호 등 현실성이 있는 대안을 세워야 한다. 지난해 7월 도시공원 일몰제로 해제된 전주시의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은 덕진공원을 비롯해 기린공원 황방산공원 산성공원 삼천공원 천잠공원 완산공원 등 모두 15곳에 1447만㎡에 달한다. 전주시가 산정한 이들 부지 매입비용은 3500억 원, 공원 조성비용은 8000억 원으로 총 1조1500억 원이 소요된다. 전주시는 공원부지 매입비로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는 만큼 현재 매입대상 공원 부지 중 사유지 2.014㎢를 우선 보상 대상지로 선정해 매입하고 있다. 우선 보상 대상지는 개발 가능지역이 1순위, 논과 밭 2순위, 임야는 3~4순위이고, 경사도가 15도 이상표고 75m 이상인 토지는 우선 매입대상에서 빠졌다. 공원부지 매입비로는 1450억 원을 책정하고 예산 반영과 지방채 발행 등을 통해 충당할 계획이다. 이 같은 전주시의 도시공원 부지 매입 계획에 4000여 명에 달하는 토지주들은 현실성이 없는 대책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15개 도시공원 부지를 모두 매입하려면 토지매입비뿐만 아니라 농업손실보상금 지장물 보상비 등을 포함하면 3조 원이 넘게 소요된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전주시 재정 여건을 감안하면 전부 매입 계획은 불가능한 데다 지방채 발행도 시민 세 부담만 가중시키는 꼴이어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쾌적하고 청정한 도시환경을 위해 도시공원 부지를 보전하려는 전주시의 입장은 충분히 공감이 간다. 하지만 사유재산권을 침해하거나 다시 장기간 제한하는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토지주들은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전주시는 재정 여건과 공원부지 매입 가능 여부 등을 감안해서 실현 가능한 장단기 계획을 세우고 매입이 어려운 부지에 대해선 난개발 방지대책을 세워 해제하는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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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03 17:46

노인학대예방의 날에 부쳐

신계숙 배화여대 교수 중년의 나이에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다니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하다 보니 중년노년을 내세운 단체에서 간혹 강연 의뢰가 들어온다. 이번에는 노인학대 예방의 날에 기념 강연을 해달라고 한다. 내가 노인 전문가도 아니고 노인에 관해 연구한 적이 없어 한참을 고민하다가 한번 해보겠다고 했다. 그 이유는 내 어머님이 70이 되셨을 때부터 90으로 작고 하셨을 때까지 어머님을 모시고 목욕탕에 다니면서 어머님이 늙어가는 모습을 지켜봤고 마지막 1년간 요양병원과 요양원에서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의 늙어감을 직접 봐왔기 때문에 노년에 대해서 몇 마디 할 말이 있을 것 같았다. 늙어서 노인이 된다는 것을 한마디로 정의하라고 하면 나는 수분감소로 즉답할 것이다. 싱싱한 무가 수분이 빠지면서 구멍이 숭숭 뚫렸다가 결국 먹을 수 없게 되는 것과 사람의 체중이나 머리의 크기가 늙어갈수록 점점 작아지고 줄어드는 현상은 결국 수분감소라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구순이 되신 어머님은 내가 육십만 됐어도 하고 싶은 일을 모두 다 해보겠노라고 노래를 하셨었다. 어머님은 가시고 그의 막내딸은 그가 그토록 돌아가고 싶어 했던 육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내 인생에 육십이라는 글자가 있으리라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숫자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늙는다는 것에 대해서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며칠 간 내가 늙는다는 것에 대해 골똘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맨 처음 떠오른 생각은 병에 걸리면 어떻게 하지, 치매에 걸리면 어떻게 하지. 기력이 없어져서 걸음도 못 걸으면 어떻게 하지 등등의 온갖 걱정과 불안이 엄습해왔다. 학문적으로는 그러한 증상을 이미 노화 불안이라 칭하고 있는 것을 보니 늙음에 대한 불안은 나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었나 보다. 2025년에는 우리나라의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고 한다. 그 20% 안에 내가 포함된다. 국가에서 노인 문제를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인이 되어본 사람들의 조언은 신체적으로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노년을 미리미리 준비하라는 것이었다. 신체적으로는 준비할 것은 무엇일까. 제일 기본적인 것은 움직임이다. 마땅히 움직일 일이 없으면 산책 등의 운동도 좋다. 과도한 음주, 과도한 흡연도 줄이라고 한다. 젊었을 때 입에 좋은 것들만 찾았다면 몸에 좋은 음식을 애써 찾아서 섭취하라고 조언한다. 경제적인 문제는 퇴임과 더불어 경제적 소득은 줄어드는데 질병이 발생 등으로 인한 의료비 증가 등에 대한 대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노년이 되면 체력이 감소하고 질병이 증가하며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저하됨은 당연한 현상이다. 자녀들은 모두 짝을 찾아 떠나니 빈 둥지에 남겨진 부모님들은 공허감과 허탈함에 우울한 증상이 나타난다. 정신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들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어느 날 갑자기 준비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으로 계획적으로 심도 있게 미리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육십을 앞둔 나는 늙어감에 조금 더 관대해지고 싶다. 늙는다는 것이 쇠약해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한사람 한 사람이 일생을 통해 터득한 경험과 지식으로 뭉쳐진 지혜의 보고가 될 수 있다. 동양고전 중 하나인 <맹자 양혜왕> 편에서 내 노인을 노인으로 섬길 뿐만 아니라 남의 노인까지 섬기고 내 어린이를 사랑하고 남의 어린이까지도 사랑할 수 있다면 천하를 손바닥에 놓고 움직일 수 있다라고 했다. 우리가 인문학 특강을 듣기 위해 찾아다니는 내용은 모두 선인들의 지혜를 배워 온고지신하자고 한 것 아닌가. /신계숙 배화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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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03 17:46

상차려 놓으니 독식하려는 파렴치

이건식 전 김제시장 새만금 사업은 단군 이래 최대 토목사업이요 전북의 희망이었는데 1991년 착공한 지 만 30년이 된 오늘까지 매립공사도 못 한 만사지탄을 지울 수가 없다. 역사적으로 고군산도는 1896년 갑오경장까지 천 년 이상 김제만경 관할이 었지만 고종의 칙령으로 서해안 도서들이 일제강점기인 1914년까지 18년간 전남지도군에 편입되었다가 해체되면서 김제로 원상 복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옥구군에 귀속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이때 을사오적 이완용이 옥구회현에 간척사업 등 토지확보를 위해 압력을 행사했고, 1914.3.1. 조선총독부령 111호에 의거 해상경계선 설정으로 새만금 40,900ha의 71.1%가 군산에, 13.2%가 김제, 15.7%가 부안에 포함되어 군산이 일제침략의 최대 수혜자가 된 것이다. 2009.4.1. 지방자치법 4조3항이 제정되어 대법원판결, 중앙분쟁조정위원회 의결로 연접개념에 의거 확정된 결과는 방조제 33.9km중 부안은 1호방조제 4.7km, 김제는 2호방조제 9.9km인데 군산은 3,4호 방조제 14.1km(5호방조제 5.2km추가)로 월등하며, 해안선 길이로 보면 부안 65km(격포까지), 군산 135km(보령앞까지)이지만 김제는 9.9km 뿐이다. 인정있는 이웃사촌이라면 동정심이 나와야 할 지경아닌가. 한마디로 군산은 새만금사업에서 고군산도, 방조제관할, 광대한 산업단지, 국제공항, 명소화 매립지 60만평 등 김제, 부안보다 엄청난 특혜를 받은 축복의 고장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수년전 도청이전 시 전남, 충남처럼 새만금에 옮기지 못한 것으로 도민들이 서해안 시대를 공감했으면서도 전주지역을 벗어나지 못한 소탐대실의 지역이기주의가 더욱 마음에 걸린다. 혹자는 김제부안의 대법원 재판때문에 사업이 지연되었다고 핑계댈지 모른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은 3년에 불과했고 오히려 불복한 군산이 2013년 대법원과 헌재에 제소하여 2021년 1월 기각 패소했으니 7년이상 지연시킨 결과를 가져왔다. 그런데 이게 무슨 청천벽력인가. 3개 시군의 법적인 문제가 끝났고 지난해 동서도로가 개통되어 금년 4월 1일 김제시가 전북도에 행정구역 결정 신청서를 제출했더니 군산시의 반발때문에 거절당했다고 한다. 김제땅에 있는 동서도로 관할권을 반대하려면 군산시가 새만금땅을 먼저 포기하는 것이 정도아닌가. 더 이상 법적인 문제로 분쟁할 것도 없으니 전북도가 속도전을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업소를 설치해서 사업 완성시까지 관할권을 행사하겠다는 발상이야 말로 도무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망발이 아닐 수 없다. 이는 독도가 우리 땅인데 일본이 독도를 한국령으로 하지 말라며 무력행사 하겠다는 억지와 다를 바 없는데 더욱이 특별법을 제정해 관할권을 강탈하려 한다면 약육강식의 불법과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이는 새로운 분쟁을 유발하여 끝까지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새만금 사업을 돕겠다는 부처 기관이 수두룩하고 관련 법규도 여러 가지다. 청와대 비서관, 새만금공동위원장인 국무총리, 국토부의 새만금개발청과 개발공사, 도청담당국, 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 등이 있는데 전북도에서 관할권을 거머 쥐겠다니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경구가 떠오른다. 더욱 한심한 소문은 지사의 눈치를 보느라 지역의 선출직들이 함구한다는 것이다. 결단코 현명한 김제시민들은 낙선운동 대상자들을 반드시 기억할 것이다. 이것이 인과응보이다. /이건식 전 김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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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03 17:46

정원없는 정원문화축제

삽화=정윤성 기자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화훼류 재배농가들이 판매량 감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입학식이나 졸업식, 결혼식 등 각종 행사 취소나 축소 여파로 화훼류 소비가 크게 위축됨에 따라 화훼 판매량이 예년의 50~70% 수준에 머물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반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집합금지 조치 등으로 주로 집 안에서나 실내 활동하는 집콕 인구가 늘어나면서 일반인들의 화훼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면 코로나사태 이전보다 화훼관련 정보검색량이 배 이상 급증했다. 화훼류를 판매하는 시내 화원에는 일반인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선 카네이션 등 화훼류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반짝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도 화훼나 정원 관련 채널 수와 조회 수가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불안이나 우울감에 빠진 사람들에게 화훼류나 반려식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가정은 베란다 정원을 꾸미고 단독 주택에서 사는 사람들은 마당 정원을 조성해서 힐링 공간으로 애용한다. 이러한 화훼 소비 트랜드에 맞춰 산림청에선 반려 식물 씨앗형 재배꾸러미 2000개를 만들어 배포한다. 화훼류나 개인 정원 조성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면서 자치단체들도 꽃이나 정원을 주제로 한 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대구시가 지역 화훼 재배농가를 돕기 위해 지난달 2년 만에 대대적인 꽃박람회를 개최했고 울산시도 지난달 태화강국가정원에서 생활 속의 정원을 주제로 봄꽃행사를 가졌다. 서울시는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연기된 국제정원박람회를 지난달 비대면온라인 행사로 열었고 경기도와 구리시는 오는 10월 아홉 번째 경기정원문화박람회를 개최한다. 전주시도 2일부터 6일까지 전주종합경기장과 팔복예술공장, 전주시 양묘장, 노송동 일원에서 전주정원문화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전주종합경기장 행사장에는 쇼룸 형태의 샘플가든이 들어서 정원 식물과 종묘 정원시설물 등을 선보이고 전문작가와 정원사들이 제작한 작품도 전시된다. 코로나로 인해 하루 3~4차례씩 개방하는 온라인 사전예약은 이미 마감됐고 당일 현장 예약만 일부 남아 유튜브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천만그루 정원도시를 지향하는 전주시가 정원문화 확산을 위해선 상설 정원 조성이 필요하다. 일과성 이벤트 행사가 아닌 시민들이 언제나 찾고 즐길 수 있는 공간 마련이 필수적이다. 순천만이나 태화강 국가정원 규모는 안될지라도 전주만의 아름다움과 특색을 보여줄 수 있는 도시 정원을 조성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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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택
  • 2021.06.02 20:17

영호남 공동사업 조속 추진으로 국민통합 가속화해야

정운천 국회의원(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장전북도당위원장) 국토불균형과 국민분열은 대한민국 발전에 있어 가장 큰 암적 요소이다. 그동안 수도권 중심으로 편중된 정부 정책에 따라 교통망이 남북축 위주로 구성되면서 동서 간의 교통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했고, 이로 인해 영호남 지역의 교류 및 균형발전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국가균형발전과 국민통합을 위해 국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도 모자랄 시점임에도 영호남 공동사업의 조속한 추진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영호남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인전주~김천 철도, 광주~대구 달빛내륙철도,전주~무주~대구 고속도로,여수~남해 해저터널,섬진강 복합형 환승공원등의 사업들이 경제성 논리에 밀려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22일 정부는 공청회를 통해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안)」을 발표했다. 영호남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전주~김천 철도와 광주~대구 달빛내륙철도건설 사업이 포함되지 않았고, 여수~남해 해저터널,전주~무주~대구 고속도로사업의 국가계획(제5차 국도국지도 5개년계획,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 반영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970만 영호남 주민들의 간절한 염원을 정부가 또다시 외면하려 하고 있다. 지금이 기회다. 영호남 공동사업들은 단순히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넘어서 동서화합을 이루고, 영호남 지역의 광역경제권 형성을 촉진시켜 대한민국의 균형발전을 이끌어갈 핵심 사업으로,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은 국민분열이 아닌 국민통합이다. 망국적인 지역주의와 동서장벽에 묶여있던 영호남 양 지역을 광역경제권으로 형성하고 함께 발전시켜 국가의 균형발전과 더불어 국민대통합의 시대를 여는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그 출발점이 바로 영호남 공동사업의 추진이다. 영호남 공동사업들이 이번 국가 계획에 반영되지 못한다면 또다시 5년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며, 그만큼 국가의 균형발전과 국민대통합은 더뎌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국민의힘은 동서화합, 지역주의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국민통합위원회를 설치했다.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 필자는 위원장에 임명되자마자 가장 먼저 호남지역 41개 시군구에 국민의힘 53명의 동행 국회의원단을 구성했다. 호남동행 의원은 자매결연, 예산협의, 현안사업 및 법안들을 직접 챙기는 등 호남지역 시군구와 호남동행 국회의원 간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그 성과 중 하나로 전북 장수군의 오랜 숙원사업인 백두대간 육십령 산림정원 조성사업의 추진 근거가 되는 산지관리법개정안이 호남동행 1호 법안으로 본회의를 통과하기도 했다. 2022년 국가 예산 정부편성 과정에 있어서도 호남의 각 지자체장들이 국민의힘 호남동행의원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달 필자는 41년 만에 보수정당 의원으로는 최초로 518 유족회의 초청을 받아 518 추모제에 다녀왔다. 518단체와 18차례의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진정성 있는 자세로 임한 결과 굳건했던 얼음장벽이 녹았던 것이다. 광주를 찾았을 때 故 박관현 열사의 누님이 건넨 말은 이제 하나가 돼야 해요였다. 이제 정말 하나가 돼야 한다. 대통령도 신임 총리도 국민통합을 외쳐 왔다. 국민통합을 위한 국민의 바람에 이제 정부가 화답할 차례이다. 영호남 공동사업 조속 추진으로 국민통합을 가속화하자. /정운천 국회의원(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장전북도당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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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02 18:08

백신 접종 인센티브, 방역 해이해지지 않게

정부가 지난 1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대한 방역 완화 등 여러 인세티브 혜택을 부여하면서 이 조치가 자칫 방역의식을 느슨하게 만들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의 인센티브는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으면 현재 8명 까지 가능한 직계가족 인원 제한에서 제외된다. 그동안 문을 닫았던 경로당 등 노인시설도 점진적으로 운영을 재개해 백신 접종자를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 요양병원이나 시설에서 입소자나 면회객 중 한 쪽이 2차 접종까지 완료하면 접촉 면회가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도내 노인시설에서도 대상자들이 1년여 만에 감동의 상봉을 하기도 했다. 이어 7월 부터는 1차 접종만 해도 공원 등산로 등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고, 실외 다중시설 이용과 대면 종교활동하면서 인원 제약을 받지 않는다. 2차 접종 까지 마치면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백신 접종 참여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부의 이같은 인센티브 제공은 긍정적으로 이해되지만 전문가들은 너무 성급한 조치라고 지적하고 있다. 여전히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400700명 대를 오르 내리고, 전파력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방역의식의 해이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하는 것이다. 마스크 착용은 방역의 가장 기본인데 노 마스크 허용은 큰 위험 요인을 안고 있다.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는 백신 접종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이 하나 둘 씩 늘어나면 노 마스크 모임이 많아질 수도 있다. 1일 기준 전국적으로 1차 접종자는 635만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12.4%이고, 2차 접종 완료자는 219만여명으로 4.3% 수준이다. 상반기중 목표인 1300만명 접종을 마치려면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 2차 접종까지 마치고도 감염되는 돌파 감염 사례가 국내서도 확인되고 있다. 거기에 접종을 꺼리는 사람들이 여전히 주변에 적지 않은 상황에서 노 마스크 허용은 성급하다. 긴장의 끈을 너무 빨리 놓아서는 안된다. 인센티브 가운데 방역의식을 느슨하게 할 우려가 있고, 감염 가능성이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검토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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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6.02 18:08

전북도 소멸위험지역 살리기에 총력을

지난 2014년 5월 발표된 마스다 보고서가 일본 열도를 큰 충격에 빠뜨렸다. 마스다 히로야 전 일본 총무상이 이끄는 일본창성회의가 낸 이 보고서는 인구감소 추세를 분석해 2040년까지 일본의 절반인 896개 지방자치단체가 소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스다 보고서의 분석 기법에 따라 지난 2018년 지방소멸위험지수를 개발한 한국고용정보원은 우리나라 시군구 및 읍면동 10곳 중 4곳도 30년 뒤 없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방소멸 위기는 저출산고령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소멸위험지수는 한 지역의 가임여성(20~39세)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값으로 0.5 미만이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2018년 전국 228개 시군구 중 89개가 소멸위험지역으로 꼽혔고 전북에서는 14개 시군 중 전주군산익산완주를 제외한 10개 시군이 포함됐다. 지난해에는 소멸위험지역이 105곳으로 늘었고 전북에서도 전주군산익산을 제외한 11개 시군이 포함됐다. 정부가 지난 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시행령을 개정해 소멸위기에 처한 지역에 사회기반시설을 우선 투자하기로 한 것은 이같은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가 급감한 시군구를 인구 감소 지역(소멸위기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내용이다. 교통시설과 상하수도학교도서관박물관체육시설위락시설 등 각종 사회기반시설을 우선 투자하고, 농림해양수산업 생산기반 확충사업도 지원한다. 지역 특산품 홍보와 판매 촉진,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노후주택 신축과 개보수 등도 지원된다. 지역이 소멸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젊은층이 살기 좋은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기반시설을 갖추는 것과 함께 젊은층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확충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하반기 중 출생률과 고령화율, 인구 감소율, 생산가능 인구 수 등을 고려해 인구 감소 지역을 지정할 예정이다. 각 광역지자체는 인구 감소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발굴해 균형발전 5개년 계획에 반영하고 1년 단위 시행 계획도 세워야 한다. 전북도는 철저한 준비를 통해 도내 시군 지역이 소멸위험지역에서 활력이 넘치는 지역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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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6.02 18:08

군산항 발전에 파란불이 켜졌다

안봉호 선임기자 군산항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민간단체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지난 1899년 군산항의 개항이래 처음으로 2개의 민간단체가 창립돼 군산항 발전을 위해 힘찬 뱃고동을 울린다. 오는 9일 군산항발전협의회(회장 고병수)가 군산 에이본 호텔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군산항 발전을 위해 첫 발을 내딛는다. 이에앞서 (사)군산항발전시민협의회(대표 이성구)가 지난달 해양수산부로부터 법인 설립허가를 받고 비응항에 사무실을 개소,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런 민간단체의 발족은 군산항 발전을 위해 매우 반가운 일이다. 사실 군산항은 122년이라는 깊은 역사에도 항만발전을 위해 현장 목소리를 대변하는 민간단체는 하나도 없었다. 반면 평택항과 광양항 등은 일찍이 민간단체가 구성돼 항만발전을 견인해 왔다. 평택항과 광양항은 개항역사가 짧은데도 민간단체가 지리적 이점을 이용, 자치단체및 정치권과 함께 항만발전을 외침으로써 전국 주요항만으로 자리 잡았다. 군산에는 약 20년전 항만발전을 위한 민간단체가 있기는 있었다. 하지만 사실 해양수산청의 주도하에 만들어졌다. 많은 항만관련업체들이 관(官)의 눈치를 보면서 회원에 가입했다. 그러나 피동적인데다 회원 상호간 이해관계의 갈등속에 자취를 감춰 오늘에 이르렀다. 그 결과 군산항은 민간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채 정부의 일방 위주로 개발과 운영이 이뤄졌다. 항만이 국가사무라는 이유로 군산시와 전북도는 군산항의 특수성을 고려한 항만개발과 운영추진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매년 그저 항만관련 예산확보만 잘 하면 그만이다는 식이었다. 도내 정치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다보니 군산항의 위상은 매년 추락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전국 31개 무역항에서 8위에 랭크됐던 군산항의 위상은 12위로 추락했다. 물동량 처리측면에서 전남 목포항에 비해 항상 앞서 있었지만 이제는 뒤처진지 오래다. 해양수산부의 홈페이지가 소개하는 전국 10대 주요 항만의 명단에서조차 누락됐다. 더 이상 이 상태를 좌시해서는 안되는 만큼 항만발전을 위한 민간단체가 구성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됐다. 특히 군산시와 전북도및 정치권에만 항만 발전을 기대해서는 안되겠다는 인식이 크게 작용한 것이 민간단체의 탄생 배경이 됐다. 이제 이들 단체는 회원들의 항만을 사랑하는 열정과 자발성에 돛을 올리고 군산항 발전을 위한 항해를 시작했다. 항만의 현안을 심도있게 논의하고 대정부 건의항만 관련 업체의 상생 발전홍보 등을 통해 군산항의 위상을 높임으로써 지역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이들 단체의 회원들은 무엇보다 상호간의 화합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사익(私益)을 앞세우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군산항 전체 번영을 먼저 도모하면서 그 속에서 개인의 발전을 모색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불문계율을 세워 놓고 있다. 이들 단체의 창립에 대해 많은 시민들은 화이팅!~을 외치면서 거는 기대 또한 매우 크다. 이들의 활동이 밑거름이 돼 전북도와 군산시 및 정치권이 하나된다면 군산항의 발전은 명확하기 때문이다. /안봉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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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봉호
  • 2021.06.02 18:08

아오자이에 담긴 소중한 인연

박노완 주 베트남 대사 요즈음 베트남과 교류가 많아서 대부분 한국 사람들이 아오자이가 베트남의 대표적인 전통의상을 일컫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내가 이 단어를 처음으로 접한 시기는 50년 전 초등학교 5학년 때이다. 임실 강진에 있는 초등학교에 다녔었는데, 5학년 음악시간에 담임 선생님(성함: 이근종)께서 풍금을 치시면서 아오자이 아가씨로 시작하는 노래를 가르쳐 주셨다. 지금도 기억나는 노래가사는 아오자이 아가씨 야, 말 물어 보자, 나에게도 너와 같은 예쁜 동생이 있다.라는 내용이다. 그 당시에는 아오자이가 무슨 뜻인지 모르고 즐겁게 불렀으나, 내가 그 단어의 뜻을 정확히 알게 된 때는 한국외국어대학 베트남어과 신입생 환영회에서였다. 아오자이(Ao Dai)란 긴 옷이라는 뜻으로 우리 전통 한복처럼 주요행사나 예식 때 입는 베트남의 대표적인 전통의상을 의미한다. 나의 초등학교 5-6학년 담임 선생님은 키가 크고 부리부리한 눈에 건장한 체격으로 다져진 아주 용감한 군인 같은 인상을 가지신 분이셨다. 그 당시 선생님께서 아오자이 노래를 가르쳐 주신 것으로 보아, 아마도 선생님은 월남전 파병용사가 아니었나 싶다. 간단한 노래이지만, 어릴 적 배운 노래이기에 지금도 가끔 그 가사를 읇곤 한다. 돌이켜 보면 이것이 나와 베트남과의 첫 인연의 시작이었고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추억의 순간들이다. 외국어대 베트남어과에 어렵게 진학하여 이어진 나와 베트남과의 인연은 천신만고 끝에 외교관이 되어 1995년 베트남 하노이로 첫 부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내가 처음 보게 된 베트남은 내가 어린 시절에 농촌에서 경험했던 1960년대를 연상시키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되돌아 온 것 같은 모습이었다. 하노이 시내는 높은 건물도 없이 한적하였고 시클로(Xichlo: 자전거 인력거), 오토바이와 자전거가 함께 뒤섞여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또한, 하노이 시는 곳곳에 크고 작은 호수(지금은 많이 매립)가 참 많고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조용하고 아름다운 도시였다. 대부분 생머리를 한 여성들은 생활력이 강해 보였고, 삼삼오오 모여 거리에서 한가하게 차를 마시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특히, 여학생들이 하얀색 아오자이를 입고 긴 머리를 휘날리며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하는 모습은 참으로 평화롭고 정결해 보였다. 50년 전 나와 아오자이와의 첫 인연이 이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감동적인 순간들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러한 모습들이 하노이에서 볼 수 없는 추억 속에 남아있는 풍경일 뿐이다. 그 뒤로 2010년 베트남 하노이에 다시 근무를 시작하여 호치민 총영사에 이어, 베트남 대사까지 역임하면서 나와 베트남과 인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각별하고 소중한 인연으로 굳어지고 있는 중이다. 이곳에서 오랜 외교활동을 하면서 베트남 사람들의 정서가 잘 이해되고 친근감을 느끼는 것도 오랜 인연의 덕이 아닌가 싶다. 한국과 인연이 되어 함께 일하고 있는 베트남 사람들, 베트남에 와서 열심히 살고 있는 한국 사람들, 나에겐 모두가 소중한 사람들이고, 똑 같은 사람들이다. 그들 모두가 한국과 베트남과의 인연을 소중히 이어가길 바란다. 내가 여기서 고향을 그리워하듯이 먼 훗날 난 고향땅에서 베트남에서 보냈던 그 시간들을 그리워 할 것이다. /박노완 주 베트남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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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02 18:08

전교조 후보에 대한 엇갈린 시선

삽화=정윤성 기자 내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전교조를 둘러싼 이상기류가 감지된다. 지금까지 이 단체를 대표하며 얼굴 역할을 했던 전북지부장 출신 차상철 완산학원 이사장과 이항근 전 전주교육장의 맞대결이 예상되면서다. 애초엔 노병섭 전 지부장도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가 뜻을 접었다. 어찌됐든 지부장 출신 3인방의 동시 출격은 복잡한 속사정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그 때문인지 이들과 뜻을 같이해 온 일부 시민사회단체도 서둘러 후보 단일화 작업에 나섰다. 오는 12월까지 내부 절차를 밟아 단일 후보를 내세우겠다고 최근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들은 단일화 명분 보다는 오히려 집안싸움 양상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도 그럴것이 김승환 교육감의 최대 지원세력인 전교조야말로 내부 결속력이 강하기로 정평이 났다. 그런데 전임 지부장들이 경쟁자로 나섰다는 점은 내부 갈등의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그렇다 보니 설령 단일화에 성공하더라도 표의 확장성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선거에선 강력한 김승환 당선을 위해 차상철 씨와 천호성 씨가 사퇴함으로써 단일화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번에 이들 싸움은 김승환 후계자를 자처하며 벌이는 파워게임이다. 둘 다 개인기에 의한 지지층 흡수 보다는 기존 조직 표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 집안단속 효과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더욱 힘든 것은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대항마가 버티고 있어 단일화 이후 싸움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1일 발표된 뉴스1 교육감 지지도에 따르면 차상철 이항근씨가 각각 7%대인 반면 대항마 서거석씨는 30.6%로 조사됐다. 차 이사장과 이 전 교육장은 김승환 시대 황태자인 동시에 최대 수혜자로 알려져 있다. 차 씨는 누가 뭐래도 김승환 당선의 일등공신이다. 실제 그의 영향력은 교육청 전반에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거의 사문화된 인사 규정은 있었지만 교사에서 일약 장학관으로 특별 승진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런 그를 주변에서는 일찍이 포스트 김승환 으로 점찍고 눈여겨 본 것이다. 이런 차 씨에게 도전장을 내민 이항근 씨는 군산 지역에서 주로 교편 생활을 했다. 이 씨도 학생을 가르치다 공모제를 통해 교장이 된 뒤 전주교육장으로 승승장구하며 한때는 김승환 후계자설이 나돌기도 했다. 전교조 초창기 기반을 닦으며 끈끈한 동지로 뭉쳤던 두 사람의 정면 승부를 놓고 해석이 엇갈린다. 그동안 2인자로 군림했던 차 씨에게 김승환 지지세력 일부가 반기를 들었다는 소문이다. 그런가 하면 유력한 상대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페이스 메이커를 동원, 단일 효과 극대화를 노린다는 설도 있다. 선거가 1년 남은 시점에서 단일화를 서두르는 것 자체가 이런 상황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차 씨가 지난주 맨 먼저 출마 선언을 강행한 것도 저간의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것. 당장 출전 채비를 서둘러야 하는 데 심상치 않은 내부 공기 때문에 전교조는 이래저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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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1.06.01 20:01

황혼길, 버리고 떠나기

조상진 객원논설위원 열흘 넘게 유품정리에 매달렸다. 2년 전 작고하신 장모님 댁이 팔리면서 집을 비워줘야 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가볍게 생각했다. 40년 넘게 산 단독주택인데다 대부분 오래된 물건인지라 모두 버리면 되겠지 싶었다. 그래서 잠깐 들려 필요한 것만 챙기려고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신경써야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우선 오래된 가구를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것이었다. 그 중 20여 년 전에 구입한 자개농이 가장 문제였다. 전주 등 전북지역에는 자개농을 취급하는 곳이 아예 없어 고민이 되었다. 평소 아끼셨고 비교적 고가여서 보관할 곳을 물색했다. 내심 나중에 전원주택이라도 살게 되면 필요할 것도 같았다. 지인들에게 연락해보고 이삿짐센터에도 문의했다. 지인들은 하나같이 처분할 것을 권했다. 이삿짐센터는 5톤 컨테이너박스에 1년 맡는데 200만원을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걸작이었다. 천만원, 이천만원짜리 자개농도 1년 후면, 열이면 열 모두 버린다는 것이었다. 결국 어찌어찌해 서각공방을 운영하는 분이 실어갔다. 그밖에 침대, 냉장고, 책장, 식탁, 상, 어항 등은 밖에 내놓았더니 동네 분들이 들고 갔다. 나머지 것들만 주민센터에 들려 대형폐기물 딱지를 붙여 놓았다. 다음은 책이었다. 1년 반전 이사하면서 새로운 아파트가 좁아 장모님댁 작은 방에 갖다 놓았던 걸 다시 옮겨야 했다. 3000권이 넘는 책 중 잡지나 오래된 연구서, 문고본, 사전류 등은 이미 없애 절반으로 줄인 상태였다. 이중 일부는 지인에게 나눠주고 또 일부는 폐기하고 나머지는 시골 선산의 컨테이너박스로 옮겼다. 시군지, 미술전집, 서화집이나 문화재도록 등 무거운 게 많아 꽤 힘들었다. 가장 큰 난제는 옥상 장독에 있는 된장, 간장, 고추장, 매실엑기스, 소금 등이었다. 여기에 젓갈까지 있었다. 장모님이 힘들여 직접 담근 것인데다 대부분이 우리 가족을 위한 것이어서 수고스러워도 옮기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특히 화단 모퉁이에 묻어 둔 장독 2개에는 가자미 젓갈이 가득 차 있었다. 몇 년 전 가자미를 사다가 일일이 손질한 후 소금과 함께 담은 것이다. 아내와 함께 퍼내어 거르는데 곰삭은 비린내가 진동했다. 오랜 숙성과정을 거쳐서인지 냄새와 달리 맛은 좋았다. 페트병에 담아 이웃집과 친지들에게 나눠주니 좋아했다. 그러나 짐을 정리하고 옮기는 과정에서 무리했는지 끝날 무렵, 허리가 끊어지게 아팠다. 화장실에도 기어 갈 정도였다. 다행히 한의원과 정형외과를 오가며 집중치료를 받은 덕에 오래지않아 회복되었다. 이번 유품정리를 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갑자기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쓰던 물품들은 어떻게 되지? 옷이며 책이며 침대며 은행통장이며 블로그들은? 고스란히 아내와 아이들에게 부담으로 남을 게 아닌가. 흔히 나이 들수록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젊어서는 지식도, 물품도 축적해야 하지만 노년에는 그것을 하나씩 덜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이번에 절감했다. 일본에서는 몇 년 전부터 짓카 가타즈케(實家片付け)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살아 생전 생가(生家)의 불필요한 것을 모두 정리하는 것이다. 노년 준비의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집안을 정리하지 못한 채 늙어서 간병을 받거나 요양병원 신세를 질 경우를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아마도 성업 중인 유품처리업체가 들어와 모두 쓰레기로 가져갈 것이다. 무소유는 실천하지 못해도 황혼 길이 너무 무겁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상진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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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0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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