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2-15 18:39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정경 시인 - 박두규 시집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

살면서 더러 아, 이러려고 그랬던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과 맞닥뜨리게 된다. 그래, 내가 이 사람을 만나려고 여기에 온 거였어., 이 얘기를 들으려고 오늘 하루가 그랬군. 하고 무릎을 탁 치게 될 때. 한 해의 끝자락이 보일 즈음에 다다라서야 그간 나도, 주변도 살뜰히 보살피지 못했다는 자책이 날카로운 바람 끝처럼 할퀴었기 때문이리라. 시집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에 닿게 된 것은. 시집 속에는 아직도 오만 가지의 생각들이 모두 지나가야 하루가 저무는(「낙숫물의 파문-백운천 일기 3」) 한 사내가 산다. 초겨울의 저녁은 그냥 두어도 청승맞은데/ 중년의 사내 혼자서 저녁밥을(「어느 초겨울의 저녁」) 짓고, 빨래에 대한 시를 쓰려다 그만두고 툇마루로 나와 강물을 바라(「시를 쓰려다가 그만두다- 백운천 일기 1」)본다. 그이는 매일매일 순간순간 가슴 떨리는 경이로움으로 글을 쓸 수 있다는 유혹(「경전을 읽고 난 어느 날씨 좋은 날」)을 느끼고, 세상을 경이롭다고 말할 수 있는(「세상이 경이로운 건」) 존재들을 물끄러미 응시한다. 경이로운 존재와 가여운 나 사이에는 얼마만큼의 간극이 있을까. 전라도 말 중에 구다보다라는 표현이 있다. 들여다보다라는 뜻이다. 가여운 나를 보살피는 것도, 경이로운 존재의 출현을 발견하는 일도 응시의 힘에서 비롯된다. 한 존재가 갖는 존엄과 고독을 집요하게 구다보는 시인의 눈. 파편처럼 박혀 있던 외로움도 회한도 황홀했던 시간도/ 모두 투명한 침묵이 되어 풀잎에 매달려 있(「축시丑時의 숲」)음을 감지해 낸 그는 그리하여 숲길에서 꽃 한 송이에 걸음이 멈추면/ 나는 그 꽃입니다. // 밤하늘 바라보다 별 하나 눈 마주치면/ 나는 그 별입니다.// 세상의 어떤 슬픔 하나 마주쳐도/ 나는 그 슬픔입니다.(「그렇게 그대가 오면」)하고 노래하는 경지에 이른다. 맹렬한 들끓음이 가라앉기를 기다려 그대가 오면 나는 그대일 뿐입니다. 이렇게 담담히 고백할 순간을 시인과 함께 그려본다. 툇마루에 앉아 강물을 바라본다. 의심도 없이 그대를 좇아온 세월은 아직도 강물을 거슬러 오르고 있다. 그대의 환영幻影을 노래한 시詩들은 은어의 무리처럼 거침없이 따라 오른다. 이승의 시간이 다하기 전, 그대를 한번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이 생각만이 아직도 늙지 않았다. 나는 이미 강의 하구에 이르렀건만 지금도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이 허튼 생각만이 남아 가여운 나를 위로한다.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 전문) 내 안을 구다보고 자꾸만 바깥을 살피게 하는 우리의 허튼 생각이 우리를 위로한다. 마침내 경이로운 그대를 만나게 할지니. *김정경 시인은 201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 검은 줄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현재 팔복예술공장 운영지원팀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시집 <골목의 날씨>를 발간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11.27 17:08

[신간] 시인 교사 복효근 씨, 교육에세이집 '선생님 마음사전' 펴내

시인이자 중학교 국어 교사인 복효근 씨가 동료 교사들에게 전하는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전한다. 그의 새 에세이집 <선생님 마음사전>(지식프레임)은 상처받은 교단에 건네는 성찰과 치유의 언어다. 매일 아침 출근 전에 거울에 비춰본다. 날이 갈수록 아이들과 학부모 사회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고 교사의 권위와 교권이 땅에 떨어지고 있는 즈음, 나는 가끔 교사라는 내 뿔이 온전하게 박혀 있는지 비춰보는 것이다. (자존감 중에서)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교사가 학생, 학부모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겪는 여러 감정에는 보람이 되는 긍정적인 기운도 있지만 상처가 되는 일도 허다하다. 교직을 떠나는 많은 교사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통계가 그 사실을 입증하며 학교 현장에서 교사의 위치에 대해 짐작케 한다. 윤리의식과 도덕성을 강요받는 이들이 감당해야 할 책임은 이뿐만이 아니다. 복 교사는 오늘날 대중들이 잘 모르고 있었던 교사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감정을 나타내는 여러 단어를 사전적 의미로만 해석하지 않고 교사의 시각에서 풀어냈다.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와 따뜻한 삽화도 실었다. 복 교사는 이번 책에 대해 사회 내에서 교사의 권위가 충분히 인정되지 않는 시대에 어떻게 하면 교사들이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썼다이라며 여러 어려운 상황이지만 동료 교사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꿋꿋하게 자기 정체성을 지켰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이야기했다. 남원 출신의 복효근 시인은 1991년 <시와 시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시집 <따뜻한 외면> 등 10여 권과 청소년 시집 <운동장 편지>가 있다. 국어 교사로서 지리산 아래 살면서 아이들과 함께 글 읽기, 글쓰기로 산처럼 푸르고 깊은 삶을 가꾸려 노력하고 있다. 이번 책에 실린 글은 온갖 풍파를 헤치고 나온 교사들이 전하는 실수와 극복의 족적이다. 한때 미끄러지고 넘어져 후회하고 아쉬워했지만 그런 기억의 편린이 모여 오늘날을 만들었노라고 말하는 자기고백에 가깝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1.27 17:03

[신간] 조선의 위인들이 들려주는 직장 생존기 '조선 직장인 열전'

오늘 하루를 또 살아내야 하는 직장생활 10년 차, 직장인이라면 한번 쯤 해봤을 현실적인 고민에 대해 조언을 건네는 역사책이 나왔다. 조선의 위인들이 들려주는 직장 생존기 <조선 직장인 열전>(국민출판)이다. 후대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역사속 위인들도 당대 힘든 직장 생활을 이겨냈던 인생선배라는 사실이 큰 위로를 준다. 이 책의 저자인 신동욱 씨는 서울대 국사학과 재학 시절 역사학도의 길을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경제학을 복수전공한 덕에 취업으로 방향을 정한 후 삼성계열사에 입사해 8년간 재무업무를 담당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그룹 입사시험인 SSAT(현재 GSAT) 출제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현재는 네이버 계열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직장인을 위한 역사책을 쓴 것은 어렵기만 한 직장생활을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던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위인들의 삶과 행적을 현대 직장인의 관점으로 재해석함으로써 독자들의 슬기로운 직장생활을 위한 흥미롭고 실질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500년 동안 왕이라는 CEO를 모시며 직장동료인 신하들과 함께 조선이라는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이어갔던 이들의 이야기를 오늘날 우리의 삶에 적용해보는 독특한 경험이 될 것이다. 상사와의 소통으로 사내정치를 잘 하는 방법, 겸손으로 약점을 메우는 미덕, 멘토와 함께 하며 기회를 찾는 길 등 조선의 선배 직장인들에게 배우는 자세를 주제별로 담았다. 그런가 하면, 비운의 직장인이라는 주제로 지나친 욕심과 조직이기주의, 말실수 등 사회생활시 경계해야 할 언행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신동욱 씨는 책머리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직장인과, 과거를 살았던 직장인 간의 대화를 시도해보고 싶었다며 오늘 하루도 당장 회사를 때려치우고 싶던 마음을 다시 부여잡고, 나의 가정을 그리고 나의 미래를 위해 묵묵히 직장 생활을 견디는 이 땅의 모든 작은 영웅들, 직장인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전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1.27 17:03

[신간] 힘든 사춘기 여정 동행해 줄 든든한 친구같은 사전

어렵기만 한 사춘기를 준비하고 성장하는 길을 안내해주는 사전이 나왔다. <아홉 살 마음 사전>, <아홉 살 함께 사전> 등 아홉 살 사전 시리즈로 어린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박성우 시인이 신작 사춘기 사전 시리즈로 10대 독자들의 감성을 두드린다. 이번 시리즈는 <사춘기 준비 사전>, <사춘기 성장 사전>(창비) 등 전 2권으로 출간했다. 이번 책에는 10대 청소년이 겪는 여러 경험과 감정을 간결하면서도 유머있게 펼쳐놓았다. 다가오는 사춘기에 대한 미리 보기를 제공한 셈이다. 감성적인 시인의 문장을 따라 읽다보면 으레 중2병이라고 칭하며 증상처럼 치부했던 사춘기 시절을 다시금 곰곰이 들여다보게 된다. 동시에 일상의 즐거움과 소중함을 발견하고 한껏 누릴 수 있길 바라는 시인의 응원도 느껴진다. 박성우 시인은 아홉 살 사전 시리즈의 후속으로 사춘기 사전을 준비하며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사춘기 하면 떠오르는 말, 듣기 좋은 말과 싫은 말, 자주 쓰는 표현, 스스로 사춘기라고 느낄 때 등 총 236명의 목소리를 책에 녹여냈다. 이번 책에는 일러스트레이터 애슝의 그림이 더해져 낱말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채롭고 흥미로운 색을 입혔다. 10대 독자의 눈높이에 맞추고자 단어의 뜻을 새로운 각도로 풀이해 창의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사춘기 성장 사전>에 수록된 단어의 난도는 <사춘기 준비 사전>보다 조금 더 높아졌다. 예컨대 찾다는 알지만 유사어는 잘 모를 경우 모색하다를 새로 익힐 수 있다. 어른이 되어 무슨 일을 하며 살지 꿈을 찾아보는 상황, 달달 외우기만 하던 공부 방식을 바꾸어 보려고 궁리하는 상황이 함께 제시돼 낱말의 뜻을 쉽게 이해하고 쓰임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10대의 실제 생활 속에 대입해 말뜻을 풀어내니 더욱 선명하고 실감나게 읽힌다. <사춘기 준비 사전>이 다가올 사춘기를 가뿐하게 맞이하기 위한 준비운동이라면, <사춘기 성장 사전>은 사춘기를 제대로 말하기 위한 말하기와 글쓰기 연습법이라고 할 것이다. 힘든 사춘기의 여정을 동행해줄 든든한 친구로 삼을만 하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1.27 17:03

조선 실학자 서유구 선생 기념관 ‘자이열재’, 한옥마을에 개관

전주 한옥마을 향교길에 조선시대 실학자 풍석 서유구 선생(1764~1845)을 기리는 기념관 서유구의 서재 자이열재가 26일 문을 열었다. 조선 후기 대표적 실학자로 전라관찰사를 지낸 풍석 선생은 백과사전인 <임원경제지>와 전라감영 일기 <완영일기>를 저술했다. 기념관 자이열재(自怡悅齋)는 풍석의 업적과 면모를 잘 보여주는 감동적인 15개의 에피소드와 선생의 저술을 소개한다. <임원경제지> 음식 분야 저술인 정조지에 나온 음식을 소개하고 <완영일록> 등을 전시한다. 전시관 1층에는 정조지의 전통음식을 체험해보고 교육하는 쿠킹클래스를 운영한다. 우석대와 풍석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설립한 음식연구소가 운영하는 조선 셰프 서유구의 쿠킹클래스에서는 전주 10미 식자재를 활용해 정조지에 실린 전통음식을 현대화한 다양한 레시피를 체험할 수 있다. 풍석문화재단은 전북에 한식, 한지, 공예, 농업, 농식품, 치유관광 등 임원경제지 콘텐츠와 접목할 수 있는 자원이 다수인 것으로 보고 풍석 선생의 꿈을 피우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석대와 풍석문화재단이 공동 설립한 음식연구소는 정조지를 바탕으로 조선 셰프 서유구의 김치, 떡, 술, 꽃음식 이야기 등 20여 종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한편 풍석이 남긴 <임원경제지>는 113권 52책 250만 자에 이르는 방대한 저술로, 조선 후기의 농업과 일상생활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풍석문화재단은 선생의 <임원경제지>를 임원경제연구소와 함께 완역하고, <번계시고>를 비롯한 저술 100여 권을 2024년까지 완역해 출간할 계획이다. 올해 5월에는 1833년부터 1834년까지 선생이 전라관찰사로 재임한 기록인 <완영일록>을 전북도와 전주시 후원으로 완역해 출간하기도 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서창훈 풍석문화재단 전북지부장(우석대 이사장)과 김승수 전주시장 등이 참석해 개관을 축하했다. 김 시장은 전라관찰사를 역임하고 완영일록을 저술한 서유구 선생 기념관이 한옥마을에 문을 연 것은 전라감영 복원이 완성되는 시점에 뜻깊은 일이다. 지역 문화자원을 풍부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강인
  • 2019.11.26 18:32

해울 정경희의 한춤, 풍경 되어 큰 울림 주다

수행자의 방일과 나태함을 깨우는 풍경이 바람을 닮은 몸짓과 만나 큰 울림을 준다. 해울 정경희의 한춤을 만날 수 있는 무대 풍경 달다가 오는 12월 4일 오후 7시 전주 한벽문화관 한벽공연장을 채운다. 해울무용단이 주최하고 전주예술중고등학교가 후원하는 이번 공연에서는 특별히 김안윤 명무와 왕기석 명창이 함께 한다. 이날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5호 호남살풀이춤 이수자인 김안윤 명무는 진도 북 춤을, 국립민속국악원장인 왕기석 명창은 소리를 각각 선보인다. 이들의 무대는 해울의 산조 춤, 회심곡, 강신무, 한춤과 함께 조화를 완성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을 준비한 정경희 씨는 정호승 시인의 시 중 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다는 구절을 떠올렸다고 한다. 정경희 씨는 삶의 뜻을 담은 작품만 희망하고 그리다가 춤꾼도 아닌 제가 감히 춤을 춰보고 싶은 마음에 즉흥적으로 만든 무대라면서 작은 공연에 고민을 담아온 지 30년이 훌쩍 넘어서야 지도자로서 배우며 익히며 깨닫는 정진의 의미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해울 정경희가 말하는 춤은 정형화돼있지 않다. 자신이 만든 몸짓은 소리를 동반자이자 스승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어느날 우연히 만난 산조가락이 내 가슴을 움직였고 즉흥적으로 가락에 맞춰 춤을 췄다며 산사에 걸려 있는 풍경도 바람이 없었다면 그 아름다운 소리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허상의 영혼을 그리는 회심곡은 정경희가 지난 2003년 해울무용단 창단 이후 처음으로 발표했던 춤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20년이 넘게 지도자로서 자리를 떠나지 않았던 그는 2003년 이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며 제자들과 호흡을 맞춰왔다. 강신무는 한동안 무대 위에 오르지 않고 기억의 창고에 두었던 작품이다. 깊숙한 곳에 묻혀 있어 잊혀질 뻔했던 스승 배명균의 작품을 조심스레 꺼내어 재구성했다. 해울 정경희 춤 공연의 마지막 작품은 어머니인 조갑녀 명무의 영향을 받은 춤이다. 어머니는 늘 춤에 법도를 말씀하셨어요. 춤의 기본은 스승에게 배우되 충분히 익히고 나면 나 자신의 춤을 추라고 하셨죠. 한춤은 우리 춤이자 조선의 춤이다. 즉흥성이 강한 우리 춤으로 다양한 가락을 만날 때마다 새로워진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한춤이 우리문화의 원류로서 한글한식한복한자한옥과 같이 세계화할 수 있도록 우리민족의 정서를 담아 선보일 계획이다. 남원 출신인 정경희 씨는 현재 전주예술중학교 무용교사와 해울무용단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전라북도 국제춤 페스티벌 천년비상 춤의 방주 초청공연과 전북도립무용단 초청공연 우리 전통춤 향연 등에 출연하기도 했다. 수상이력은 지도자상, 안무자상, 공로상, 전주시예술상, 춤교육자상, 무용연구 교사상 등 20회에 달한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11.26 18:19

전북문화관광재단 이사회, ‘대표이사 후보자 복수 추천’ 부결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의 대표이사 후보자 복수 추천이 26일 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부결됐다. 이에 대해 한 임추위 위원은 짜여진 각본 같다. 춤만 춘 꼴이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26일 낮 11시 50분 재단 이사회를 마치고 회의실을 나선 이병천 재단 대표는 부결됐다며 다시 공은 임추위로 넘어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날 이사회에서 추천안이 부결된 이유에 대해 면접심사 당일 위원 7명 중 5명만이 참석했다. 최고최하점을 빼면 3명의 평가 점수가 반영된 것으로, 절차상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이사들의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이유로 전북 지역 문화예술관광에 대해 이바지한 경력이 있고, 앞으로도 충분히 이바지할 수 있다는 확신에 대한 검토 조항이 심사항목에 없었다는 점을 들었다. 이병천 대표는 이러한 결과를 임추위에 통보하고, 임추위는 재추천 또는 재공고 등 향후 절차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사회의 부결 소식을 전해 들은 한 임추위 위원은 (지역성을 고려했다면) 처음부터 전북 인물 1명과 타지역 인물 1명을 추천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면접심사 과정에서 재단 관계자가 특정 인물의 점수를 올려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위원들은 재단을 제대로 이끌 인물을 추천하기 위해 엄격한 심사를 한 것인데,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임추위 위원들은 조만간 이사회 부결 결정에 대해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정반합을 통한 의견 수렴이 이뤄질 것인지, 임추위와 이사회의 갈등으로 번질지. 재단 대표이사 최종 후보 결정은 새로운 갈림길에 서게 됐다.

  • 문화일반
  • 이용수
  • 2019.11.26 18:19

전국노래자랑 스타 ‘할담비’ 지병수 할아버지, 남원 온다

지병수 씨. 지난 3월 KBS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해 큰 인기를 모은 할담비 지병수 씨가 오는 27일 남원을 찾아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한다. 국립민속국악원은 이날 열리는 차와 이야기가 있는 오전의 국악콘서트 다담(茶談)의 이야기손님으로 지병수 씨를 초대했다고 밝혔다. 김제 출신의 지 씨는 당시 전국노래자랑 무대에서 가수 손담비의 미쳤어 춤으로 청중에게 큰 웃음을 줬다. 이를 계기로 인간극장, 연예가 중계, 유 퀴즈 온 더 블록 등 다수의 방송에 출연했으며 다수의 방송과 광고촬영을 하는 등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최근에는 행사와 광고 출연료 대부분을 사회에 기부하는 등 선한 영향력을 나누고 있다. 이번 다담 시간에는 할담비 할아버지의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주제로 인생 이야기를 전할 계획이다. 이어지는 우리음악 즐기기 시간에는 한국의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새로운 음악을 창작하고 연주하는 코리안 집시 상자루가 출연한다. 독특한 팀 이름에는 전통이라는 상자안에 창작이라는 자루를 담는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2018년 뮤지스땅스 무소속프로젝트, 2019전주세계소리축제 소리프론티어에 선정되며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공연 30분전부터는 로비에서 관객들에게 차(茶)를 제공한다. 공연은 전석 무료이며 좌석 예약은 국립민속국악원 전화(063-620-2324)로 하면 된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11.26 18:19

예술인이 알아야 할 전북의 이야기 ‘한자리에’

전북지역에서 창작활동을 펼치는 예술인들이 꼭 알아야 하는 전라북도의 이야기가 있다. 예술의 힘으로 쓰고, 그리고, 말하고, 노래해서 널리 알려야 하는 역사 말이다. 혼불기념사업회와 최명희문학관이 도내 창작예술인을 대상으로 특별한 역사 강연을 마련했다. 우리가 꼭 소문내야 하는 전라북도 이야기라는 제목의 전북문화 바로알기 특강이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에 걸쳐 매일 오후 7시 전주 최명희문학관에서 진행된다. 이번 강연은 남원과 장수에 남아있는 가야 왕국의 역사와 여전히 활개 치고 있는 일제강점기의 잔재, 한국전쟁 당시 전주교도소의 민간인 학살 사건 등 잊혀져선 안 될 전북의 역사를 다시 살펴보는 시간으로 구성했다. 관련 분야에서 오랜 연구를 진행해 온 김재호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장, 곽장근 군산대 역사철학부 교수, 이병초 웅지세무대 교수가 강단에 선다. 이번 강연은 창작을 업으로 삼고 있는 전문 작가와 예술인을 대상으로 준비했지만 이번 강연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들을 수 있다. 최기우 최명희문학관장은 문화콘텐츠는 이야기 예술에서 시작되는 것이라면서 예술인들이 찬란했지만 아팠던 전북의 역사를 들은 후 창작 작품을 통해 이야기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첫째 날인 27일에는 일제 하, 전북 지역 친일의 기억들을 주제로 김재호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장이 강연한다. 일제강점기 미곡의 주산지였던 전라북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직접적이고 집중적으로 수탈과 억압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일본 제국주의 지배 체제의 일원으로 편입해 들어가 민족을 배반한 친일 세력이 있었다. 그들이 당시 전북지역의 유력인으로 성장했던 면모를 추적한다. 28일에는 곽장근 군산대 역사철학부 교수가 강연자로 나선다. 가야문화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곽 교수는 백두대간 속 전북가야는 첨단과학이다라는 주제로 전북지역 내 가야 왕국의 흔적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1500년 전 유적과 유물을 통해 한반도의 척추로 뿌리내렸던 가야문화에 대해 알아본다. 백두대간 동쪽 운봉고원 내에서 피어난 운봉가야를 비롯해 철의 왕국 기문국과 금강 최상류 진안고원 내 봉수왕국 반파국을 간접적으로 만나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강연 마지막 날은 625, 황방산과 민간인 학살 사건을 주제로 전주의 뼈아픈 역사를 끄집어낸다. 1950년 7월 전주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사람들이 후퇴하는 국군과 경찰에게 무차별 학살된 사건이 발생했다. 시인이기도 한 이병초 웅지세무대 교수는 그릇된 정권과 그 주구들이 국민을 속인 사건을 차근차근 살피며 이 사건에 정당한 의구심을 품는다. 무덤조차 없이 산천에 함부로 버려진 넋을 위로하고 진실을 밝혀야 하는 이유를 나눠볼 계획이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11.26 18:19

전북문화관광재단, ‘제1회 전라북도 예술대상’ 수상자 5명 선정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병천, 이하 재단)이 제1회 전라북도 예술대상 수상자를 선정, 발표했다. 전라북도 예술대상은 전북 문화예술의 뿌리를 계승발전시키고, 미래문화유산으로서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한 상으로, 10개 문화예술분야에서 심사를 거쳐 5명을 선정한다. 첫 수상자로는 문학 최승범 시인, 미술 유휴열 화백, 음악 은희천 전 전주대 교수, 국악 류명철 남원농악보존회 회장, 공예 김혜미자 색지장이다. 최승범 시인은 남원 출신으로 가람 이병기 선생과 신석정 선생에게 시조와 수필 등 고전문학을 사사했다. 50여 년 동안 전북대학교에서 후학들을 양성하며, 한국문인협회 전북지부장, 한국예총 전북연합회장, 세계서예빈엔날레 조직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유휴열 화백은 지역 원로 서양화가로서 1982년 전주 금하미술관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외 중앙화단과 국제 미술무대에서 전라북도 위상을 드높이며, 금보성아트센터 한국작가상, BELGO 국제회화전 특별상, 목정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은희천 전 전주대 교수는 1981년 전북 최초로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음악춘추사 초청연주회, 미국 LA, 보스턴 초청공연 등 지역을 대표하는 실내악단으로 키워왔다. 지난 1975년부터 900여 회의 전주고전 음악감상회를 진행하며 클래식 음악 저변 확대와 발전에 공헌하고 있다. 류명철 남원농악보존회장은 호남좌도 연예농악 전통을 전수한 마지막 세대다. 1995년부터 전승활동에 매진하여 남원농악보존회와 남원시립농악단을 결성했다. 후진양성과 남원농악 발전 기여의 공을 인정받아 올해 9월 국가무형문화재 11-7호로 지정됐다. 김혜미자 색지장은 상기호 선생에게 색지공예를, 충남무형문화재 지승장 최영준 선생에게 지승공예를 사사했다. 한지의 고장이지만 한지공예의 불모지였던 1990년 초반 전주에서 한지공예 보급을 시작으로 지역 한지공예 발전에 공헌했다. 시상식은 12월 5일 오후 7시,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에서 전라북도 문화예술인의 밤으로 진행된다. 시상식 이후에는 전북관광브랜드공연 뮤지컬 홍도 1589 특별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문의는 재단 상설공연추진단 063-230-7482.

  • 문화일반
  • 이용수
  • 2019.11.26 18:12

’연극, 산발(散發)’…다양한 공연, 풀어 헤치다

전라북도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연극단체 4곳이 모여서 프로젝트 J를 결성했다. 이들이 26일부터 오는 12월 15일까지 연극, 산발(散發)로 첫 번째 걸음을 내딛는다. 프로젝트 J는 이번 공연명을 다양한 공연을 정해진 규칙 없이 자유롭게 풀어 헤친다는 뜻을 담아 산발(散發)로 정했다. 무대지기(대표 안혜영), 삼육오(대표 이미리), 새로고침(대표 정준모) 등 전북지역 연극단체 3곳이 차례로 연극작품을 전주 고사동 공연예술소극장 용 무대에 올린다. 무대지기의 내일의 날씨는 11월 26~30일, 삼육오의 장군슈퍼는 12월 3~7일에, 그리고 새로고침의 신 인류의 사랑은 12월 11~15일에 관람할 수 있다.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 공연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문을 열 무대지기는 창작극을 통해 우리시대의 소외된 이웃과 소통하며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극단이다. 이번에 선보일 내일의 날씨는 행복한 앞날을 꿈꾸는 청춘들이 삶의 무게 앞에서 굴하지 않고 꿈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두번째 순서를 맡은 삼육오는 지난 2018년 365일 36.5도에 대한 탐구를 모토로 젊은 연극인들이 모여 창단했다. 이번 작품은 장군슈퍼라는 작은 구멍가게를 하는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다. 특별하거나 유별나지도 않은 가족의 일상이지만 따뜻하면서도 가슴 아린 이야기가 가슴을 촉촉하게 적신다. 이번 프로젝트의 마지막 주자 새로고침은 전주의 젊은 연극인이 모여 예술적 창의성을 기반으로 한 독창적인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작품에는 남녀의 현실적인 이별 이야기를 정해진 대본 없이 주어진 상황에 대한 동작과 극사실적 연극 표현으로 풀어갈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공동기획하고 공연장 운영지원과 홍보를 맡은 홍성용 공연예술 용 대표는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에 맞춰 연극의 새로운 시도를 추구하고 지역문화예술의 발전과 문화적 소양을 높이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전북의 젊은 연극인들에게 새로운 도전의식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어 현재는 지역의 4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지만 연극의 새로운 시도를 함께하고자 하는 이가 있다면 누구나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연극, 산발(散發)의 좌석은 각 2만원이며 프리패스 구입 시 3장에 3만원으로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관련 문의는 063-286-4207.

  • 영화·연극
  • 김태경
  • 2019.11.25 18:22

‘전북’ 빠진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 추천…이사회의 선택은?

전북문화관광재단 CI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 대표이사 추천 후보가 2명으로 압축된 가운데, 26일 열리는 재단 이사회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단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가 추천한 후보 모두 타지역 인물로 알려지면서 전북 문화예술계가 조용하게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임추위는 지난 21일 재단 홈페이지에 대표이사 공개모집 후보자 복수추천 결과를 공고했다. 추천 대상자는 고○환, 김○수 씨 등 2명. 이들 모두 서울에서 활동하는 인물들로 알려졌다. 앞서 임추위는 대표이사 공모 서류심사 합격자 8명을 대상으로 면접심사를 진행했으며, 이중 전북지역 인물은 4명가량 포함됐다. 한 임추위 위원은 도덕성, 경영 능력, 정책수행 능력 등 다섯 항목을 평가했다며 기획력이 뛰어나고 비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 인물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임추위는 전북문화관광 분야를 이끌 능력 있는 수장을 추천해야 하고 전북도의회 인사청문을 거쳐야 하는 만큼,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고심을 거듭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추천 후보 2명 중 1명은 전북 인물이었어야 했다, 엄격한 심사가 필요했더라도, 지역성을 고려하지 않고 업무 능력만을 따진 것은 아쉽다는 등 목소리가 나온다. 재단 대표이사는 문화관광 정책 제안과 수행 뿐만아니라 소통을 통해 전북도민과 문화예술인을 잇는 가교 역할도 해야 하기 때문에, 스펙보다는 전북을 아끼는 인물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지역 문화예술계의 한 중견인사는 안타깝고 허탈하다며 문화예술인들이 수업료를 내서라도 전북의 문화예술전문경영인을 키워야할 때다고 강조한다. 중앙무대에서 활동하며 풍부한 경험을 갖춘 타지역 인물도 좋겠지만,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전북인물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얘기다. 재단 임추위 관계자는 절차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사회에서 부결될 경우 재추천의 과정을 거칠 수 있다며 이후 최종 후보자에 대해 전북도의회가 인사검증을 하며, 부적합 판정이 나와도 임명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은 재단 이사회가 내리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공은 이제 26일 오전 11시 재단 회의실에서 열리는 이사회로 넘어갔다. 타지역 인물 중 1명을 전북도의회 인사검증을 거칠 최종 후보자로 결정할 것인지, 아니면 적격자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재추천의 과정을 밟을 것인지. 분명 지역성은 양날의 검이다. 전북 인물이 대표이사를 맡게될 경우 폭넓은 소통이 가능하지만, 친소 관계에 따라 사업 추진의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또한 지역성이라는 무게는 전문적이고 대외적인 요소가 강조되는 전주국제영화제나 세계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을 뽑는 일과는 사뭇 다르다. 문화로 싹트고 관광으로 꽃피는 전북을 비전으로 내세운 재단을 이끌며 가장 한국적인 문화예술관광을 실현이라는 미션을 수행할 수장은 누구여야 하는가. 전북 문화예술계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 문화일반
  • 이용수
  • 2019.11.25 18:22

[박물관 유물로 읽는 옛 이야기] 정읍 무성리 ‘머리 없는 미륵님’

그 옛날 그 지역에서 최고의 솜씨를 자랑하는 석공은 사람들의 염원을 모아서 돌을 찾고, 미륵을 다듬어서 세웠습니다. 아마 그 가운데 석공이 가장 정성을 쏟은 곳은 아마 얼굴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조각된 그 모습은 우리 자신들의 얼굴입니다.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입니다. 이 땅에 살았고, 살고 있고, 살아갈 우리들의 얼굴입니다. 바로 과거현재미래의 한국인 모습입니다. 미륵은 이 땅에서 대를 잇기 위한 어머니들에게 코를 내어주어 얼굴의 형체도 없어졌습니다. 세월 속에서 미륵은 한적한 원래의 그 자리에 그대로 계시기도 하지만 넘어지고, 다른 곳으로 옮겨지기도 했습니다. 미륵은 본래 공동체의 모든 것입니다. 그런 미륵이 개인 집으로, 사찰로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목도 부러지고, 손도 부러져 다른 돌로 의족(?)하고 계십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향을 피우고, 초를 밝히고 정화수를 떠놓고 세상사의 모든 고초와 바람을 미륵에게 이야기합니다. 여전히 미륵은 민초들의 바람을 듣고 계십니다. 미륵은 그 모든 바람을 들어주십니다. 그 바람과 사연들을 모으면 개인사가 되고, 마을의 역사, 고을의 역사, 나라의 역사로 엄청난 민중생활사가 될 것입니다. 박물관 입구나 야외전시장에서는 목이 없는 부처님이나 목만 있는 부처님을 많이 만납니다. 그 설명문은 어렵습니다. 그때마다 정호승 시인의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창비, 1999)라는 시집 속 소년부처라는 시를 전시 설명문으로 쓰고 싶었습니다. 여름방학을 맞은 초등학생들 조르르 관광버스에서 내려 머리 없는 돌부처들한테 다가가 자기 머리를 얹어본다 소년부처다 누구나 일생에 한 번씩은 부처가 되어보라고 부처님들 일찍이 자기 목을 잘랐구나라는 내용입니다. 부처님은 두상을 얻고, 얹은 이는 부처가 되니 서로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입니다. 지나가는 모든 관람객들은 눈으로뿐만 아니라 마음으로도 보고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국립전주박물관에도 고려시대 정읍 무성리에서 출토된 목 없는 키 큰 미륵님이 서 계십니다. 목 없는 부처께 머리를 만들어 주고, 누구나 부처가 되어 보게 하여 주고 싶었습니다. 부처님과 사진 찍으면 누구나 부처님 될 수 있는 장소로 만들었습니다. 물론 필자가 읽기도 어려운 설명문은 있지만. /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장

  • 문화재·학술
  • 기고
  • 2019.11.25 17:01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