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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은 동학농민혁명의 중요 공간”

익산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대표 손인범)가 지난해 제1기 시민학당 운영에 이어 오는 14일부터 제2기 시민학당 명사 초청 강연회와 현장 답사를 진행한다. ‘시민이 하늘이다’를 모토로 마련된 프로그램에서는 임우기 문학평론가가 좌절의 역사에서 ‘한울’을 모신 역사로 한국문학이 동학농민혁명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강의한다. 또 동학농민혁명과 손병희 및 3·1운동과의 연계성 등 근현대사 흐름 속에서 동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학자인 신영우 충북대학교 명예교수가 1894년 당시 국제정세에 대한 강의를 진행한다. 아울러 일본의 종교학자이자 평화운동가인 기타지마 기신(北島義信) 욧카이치대학 명예교수를 초청해 ‘동학사상으로 본 소년이 온다’를 주제로 비폭력 평화 구축과 토착적 근대에 대한 담론 시간을 갖는다. 김제 원평의 구미란 전투지를 비롯해 백산성, 황토현, 고창무장읍성 등을 대상으로 한 동학유적지 답사도 진행된다. 정원은 40명이고 교재비는 1만 원이며, 참여 문의는 윤찬영 사무차장(010-9079-4759)에게 하면 된다. 손인범 대표는 “익산은 동학농민혁명 당시 유제관 여산부사가 부사 재임 중 농민군에게 세미(稅米) 300석과 짚신 3000여 켤레를 제공하는 등 군수용품을 지원한 기록이 있고, 웅포에서는 농민군 16명이 처형됐다는 기록도 있다”면서 “이번 강의가 익산을 동학농민혁명의 중요 공간으로 인식하고 평등사상의 고귀함을 알게 되는 자리가 될 것이라 믿는다. 사람이 하늘이라는 생각만 같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고 밝혔다. 강연자 중 한 명인 박맹수 전 원광대학교 총장은 “전라좌도 편의장(便義長)에 임명돼 활동한 호남대접주 남계천(南啓天)이 익산군 오산면 사람이고, 최시형 선생이 미륵산 사자암에 4달간 머물면서 동학의 의미를 널리 알리는 등 익산은 호남 포덕의 중요 공간”이라며 “많은 익산시민의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익산시의회는 지난달 제277회 임시회에서 익산시 동학농민혁명 정신계승에 관한 조례(대표발의 박철원)’를 제정하면서 익산지역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체계적으로 계승·발전시키고 시민과 미래세대가 평등·자주정신을 함양할 수 있도록 시 차원의 정책 추진 및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 익산
  • 송승욱
  • 2026.04.10 16:42

11일 첫 ‘전설매치‘…전북, 서울 잡고 선두탈환 노린다

100번째 ‘현대가 더비’ 승리 후 리그 2위로 올라선 전북현대모터스FC가 4연승과 함께 선두 탈환을 노린다. 전북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을 상대로 하나은행 K리그1 2026 7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현재 1위 서울(승점 13)과 2위 전북(승점 11)의 시즌 첫 ‘전설매치’ 대결이라 관심이 쏠린다. 서울과 전북의 경기는 두 구단 명칭에서 앞 글자를 따 팬들에게는 ‘전설매치’로 불리며, K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전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양 팀은 이날 K리그 통산 94번째 ‘전설매치’를 치른다. 역대 전적에서는 지난해까지 39승 26무 28패를 기록한 전북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10일 오후 현재 4만 1000여 장의 티켓이 예매됐다. 전북은 서울 원정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2017년 7월 이후 서울 원정에서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으며, 이 기록은 무려 9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시즌 K리그1 통산 10회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전북은 시즌 초반의 부진을 털어내고 디펜딩 챔피언다운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정정용 감독 부임 이후 첫 경기였던 부천FC전 패배와 이어진 두 번의 무승부로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안양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를 바꾼 뒤 대전하나시티즌과 울산HD FC를 차례로 꺾으며 3연승을 거뒀다. 그 결과 승점 11을 기록하며 서울과 상위권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반면 서울은 김기동 감독 부임 3년 차에 접어든 2026 시즌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창단 후 처음으로 K리그 개막 4연승을 기록하며, 공격 전개와 수비 안정 모두에서 균형을 보이고 있다. 비록 직전 안양 원정에서 무승부를 거두며 연승 행진이 멈췄으나, K리그1 12개 팀 가운데 유일한 무패 팀으로, 승점 13을 쌓아 선두를 지키고 있다. 공수 지표에서도 서울은 전북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르고도 승점에서 앞서 있으며, 5경기 11득점 3실점으로 팀 최다 득점과 최소 실점을 동시에 기록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상대 서울의 전력 중심에는 전북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들이 많다. 수비수 김진수와 이한도, 공격수 문선민이 전북을 떠나 지난해부터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서울 킬러’로 불렸던 송민규 또한 올 시즌을 앞두고 전북에서 서울로 이적했다. 서울의 개막 무패 행진과 전북의 상암 무패 기록 중 무엇이 먼저 깨질지가 이번 경기 최고 관전 포인트로 주목받고 있다.

  • 전북현대
  • 유민성
  • 2026.04.10 15:50

김관영 지사, 내란 특검에 “나부터 조사하라”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최근 전북도청 공무원들을 겨냥한 ‘내란 특검’ 조사와 더불어 더불어민주당 제명 조치와 관련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김 지사는 10일 도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내란에 0.01%라도 동조한 사실이 있었다면 스스로도 꺼림칙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의 경선 주자였던 이원택 의원이 주장했던 자신의 ‘내란방조’와 관련해 특검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자신의 고발장이 접수돼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데에 대한 말이었다. 이어 “바쁜 도청 공직자들이 줄줄이 조사받는 상황에 처해 안타깝다”며 “이전부터 도지사인 자신을 먼저 조사해달라고 밝혀왔다”고 말했다. 특히 김 지사는 이원택 민주당 경선 후보의 감찰 결과에 대해서도 “해명 과정에서 서로 다른 부분이 존재하는 점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 “경선에서 승리하면 모든 문제가 해소된다는 식의 접근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당내 대응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김 지사는 “잣대가 다르다는 지적은 맞는 이야기 아니냐”고 반문한 뒤 “감찰이라면 기본적인 사실 확인과 현장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감찰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자신의 제명과 관련해서는 “그간 당대표가 특정후보를 표나게 지원한 것도 맞는 것이고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면서도 “빌미를 제공한 것은 나로 더 성찰할 면이 있다”고 자책했다. 그는 무소속으로 도지사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여지를 남겼다. 김 지사는 “현재는 선거보다 도정에 집중할 때고 급하게 처리할 일들이 너무 많아 도정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출마여부는)종합해서 결정할예정이며, 언젠가는 밝힐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앞서 김 지사는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6.3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인 만큼 공직 기강 확립과 흔들림 없는 도정 운영을 강조했다.

  • 정치일반
  • 김영호
  • 2026.04.10 13:36

전·현직 김제시의원 수성·탈환 ‘맞대결’

전·현직 김제시의원 15명이 오는 6·3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 및 기초의원에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같은 선거구에서 현역 의원들과 맞붙는 비례대표 의원들의 더불어민주당 공천 경쟁 결과와 제9대 의정활동 중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제명된 유진우 전 의원의 재도전 성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월 10일 현재 전북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예비후보 현황에 따르면 전북특별자치도의원의 경우 김제시 제1선거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주택 전 의원(2선)과 이병철 현 의원(3선)이 ‘맞대결’을 벌이고 있고, 제2선거구는 4선 경력의 김영자 전 의원과 신정식 전북특별자치도체육회 이사, 무소속으로 출마한 백창민 전 의원(제7대)이 3파전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김제시의원 선거의 경우 5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가선거구는 2석의 의원 정수를 놓고 주상현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고 있으며, 유진우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권토중래’ 를 노리고 있다. 나선거구(의원 정수 2명)에서는 현 의원인 오승경 예비후보가 유일하게 전·현직 의원과 경쟁하지 않고 최보선·채동수 예비후보와 공천 경쟁을 벌이는 양상이다. 다선거구(의원 정수 2명)는 재선의 이정자 현 시의회 부의장과 제7·8대 의원을 역임한 김영자 예비후보가 국회의원 비서관 출신인 함성곤 예비후보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 특히, 6명이 출마한 라선거구(의원 정수 3명)는 더불어민주당 김제지역위원회 청년위원장인 장민우 예비후보가 심사과정에서 청년정치신인으로 가점을 받아 경선 없이 공천을 받았고, 최승선 의원과 지역구로 선거구를 옮긴 전수관 의원(비례대표), 제8대 의원을 역임한 오상민 예비후보가 금산면장을 지낸 김민완 예비후보, 경찰공무원 출신인 장민영 예비후보와 나머지 2석을 놓고 공천 경쟁을 벌이게 됐다. 라선거구와 같이 가장 많은 6명의 후보가 경쟁하는 마선거구도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3선에 도전하는 김승일 예비후보와 비례대표에서 지역구로 재선을 노리는 문순자 예비후보, 제4대 의원 출신인 김진섭 예비후보의 ‘진검승부’ 가 관심을 끌고 있다 여기에, 최근 김제시 자치행정국장으로 정년퇴직한 김진수 예비후보와 현 김제시 용지농협 이사인 왕호 예비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제시 금구면협의회장인 강종욱 예비후보가 그동안 지역민들과의 현장에서 쌓은 돈독한 친밀감과 유대감을 기반으로 공천경쟁에 가세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최종 후보자는 권리당원 100% 투표를 반영한 경선을 통해 확정된다.

  • 김제
  • 강현규
  • 2026.04.10 11:15

민주당 전북지사 경선 최종 후보, 오늘 저녁 6시께 판가름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경선 최종 후보가 10일 저녁 6시께 결정된다. 안호영·이원택 두 의원이 맞붙은 이번 경선은 8일부터 사흘간 권리당원 50%, 일반 안심번호 50%를 반영한 국민참여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이날 오후 4시 투표 마감과 함께 6·3 지방선거를 이끌 전북도지사 후보가 확정된다. 하지만 이번 경선은 정책 대결보다 ‘식사비 대납 의혹’을 둘러싼 공방으로 달아올랐다. 이원택 의원은 지난해 11월 청년 모임에서 술·식사 비용을 제3자가 대납했다는 의혹으로 경찰에 고발된 상태다. 민주당 윤리감찰단은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지만, 경쟁자인 안호영 의원은 “졸속 감찰”이라며 재감찰과 경선 중단을 공개 촉구하는 등 막판까지 긴장이 이어졌다. 당초 유력 주자였던 김관영 지사가 ‘청년 현금 살포 의혹’으로 당에서 전격 제명되면서 2파전으로 재편된 이번 경선은, 시작부터 끝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는 평가다. 두 후보 모두 이재명 정부와의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안 의원은 중앙과의 연결고리와 정책 실행력을, 이 의원은 지역 자립과 구체적 예산 수치를 앞세워 차별화를 꾀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저녁 경선 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전북은 민주당 강세 지역인 만큼, 이번 경선 승자가 사실상 차기 전북도지사 유력 후보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정치일반
  • 육경근
  • 2026.04.10 08:41

[핫플레이스] 고창의 매력, 머무름으로 완성되다…사계절 ‘핫 플레이스 6선’ 주목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이 ‘머무는 관광지’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며 사계절 체류형 관광지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유구한 역사, 여기에 체험과 휴양이 결합된 관광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단순히 ‘보고 가는 관광’을 넘어 ‘머물며 경험하는 여행지’로 변모하고 있다. 과거 ‘당일 코스’에 머물렀던 관광 패턴은 점차 ‘1박 2일 이상 체류형’으로 바뀌고 있으며, 이는 관광의 질적 변화는 물론 지역경제의 구조까지 바꾸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고창은 세계적 가치의 자연유산과 전통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으로, 생태와 문화, 휴식이 결합된 복합 관광지로 주목받는다. 고창갯벌과 농경지, 산림이 어우러진 생태환경은 지속가능한 관광의 기반이 되고 있으며, 여기에 전통문화와 지역 특색이 더해져 ‘고창만의 관광 서사’를 만들어내고 있다. 관광객들은 단순한 소비를 넘어 지역의 삶과 문화를 체험하는 데 높은 가치를 두기 시작했고, 이는 체류시간 증가와 재방문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긍정적 순환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고창을 대표하는 ‘핫 플레이스 6선’이 있다. 자연·역사·체험·휴양이라는 네 축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들 명소는 계절과 세대를 아우르며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각각의 공간은 독립적인 매력을 지니면서도 동선상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하루 이상의 일정을 계획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선운사 먼저 고창 관광의 출발점으로 손꼽히는 선운사는 천년의 시간을 품은 고찰로, 사계절마다 전혀 다른 풍경을 선사하며 방문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봄이면 붉게 피어나는 동백꽃이 사찰 경내를 물들이며 장관을 이루고, 여름에는 울창한 숲과 계곡이 어우러져 짙은 녹음 속 시원한 쉼터가 된다. 가을에는 형형색색의 단풍이 산사를 감싸며 전국적인 명소로 절정을 이루고, 겨울에는 고요한 설경 속에서 한층 깊은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도솔암과 참당암 일대를 중심으로 명상과 산행을 결합한 힐링 관광이 주목받고 있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차분해지고,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된다. 이처럼 선운사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자연과 역사, 그리고 정신적 치유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자리 잡으며, ‘쉼과 사색의 여행지’로서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고창읍성 역사 체험의 중심에는 고창읍성이 자리한다. 조선 단종 원년에 축성된 이 성곽은 원형 보존 상태가 뛰어나 국내 대표 읍성으로 평가받는다. 성을 따라 걷는 ‘답성놀이’는 소원을 빌며 한 바퀴를 도는 전통 체험으로,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성벽 위에서 내려다보는 고창 시가지 풍경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독특한 장면을 연출하며, 단순 관람을 넘어 참여형 역사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가족 단위 방문객과 체험형 여행객들에게 특히 높은 만족도를 제공하고 있다. 동호해수욕장 서해의 바람이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지던 시절, 동호해수욕장의 백사장은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가족의 추억이 쌓이던 삶의 공간이었다. 4~50년 전 여름이면 부모의 손을 잡고 찾았던 모래밭에서는 모래찜질이 자연스러운 놀이였고, 따뜻하게 데워진 모래 속에 몸을 묻으며 아이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어른들은 그늘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아이들은 갯벌과 백사장을 오가며 하루를 온전히 바다에 맡겼다. 서해안의 낭만을 품은 동호해수욕장은 자연 속 휴양을 대표하는 공간이다. 완만한 수심과 넓은 백사장, 갯벌 체험이 가능한 환경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 관광객에게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특히 해 질 녘 펼쳐지는 낙조는 고창 여행의 상징적 장면으로 꼽히며, 사진 촬영 명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캠핑과 차박 문화가 확산되면서 젊은 층의 방문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며, 세대 간 관광 수요를 연결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청보리밭 봄철 고창 관광의 정점은 단연 고창 청보리밭 축제가 열리는 청보리밭이다. 드넓게 펼쳐진 보리밭은 푸른 빛의 융단처럼 이어지며, 바람이 스칠 때마다 물결처럼 일렁이는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이국적인 풍경과 탁 트인 시야는 사진작가와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이며 전국적인 촬영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축제 기간에는 보리밭 걷기, 농촌체험, 지역 특산물 판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돼 방문객들에게 풍성한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매년 수십만 명이 찾는 이 축제는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숙박·음식업 등 연관 산업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 자연경관과 지역문화, 체험 콘텐츠가 어우러진 고창 청보리밭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고창의 정체성과 브랜드 가치를 전국에 알리는 대표적인 계절형 관광자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상하농원 체험형 관광의 중심에는 상하농원이 있다. 농업과 식품, 관광이 결합된 6차 산업 모델을 구현한 이곳은 단순한 체험 공간을 넘어 ‘머무는 농촌’을 실현하고 있다. 유제품 생산 과정 체험, 전통 식품 만들기, 농촌 생활 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는 방문객들에게 농업의 가치와 즐거움을 동시에 전달한다. 숙박시설과 식음시설이 함께 운영되면서 가족 단위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자연스럽게 늘리고 있으며, 지역 농업과 관광을 연결하는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웰파크호텔·석정온천 고창 체류형 관광의 완성은 결국 ‘휴식’에 있다. 여행의 만족도를 좌우하는 마지막 퍼즐은 편안한 쉼이며, 이를 가장 잘 구현한 공간이 바로 웰파크호텔과 석정온천이다. 이곳은 천연 게르마늄 온천수를 활용한 스파 시설과 쾌적한 현대식 숙박환경을 결합해 단순한 숙박을 넘어 치유와 재충전의 시간을 제공한다. 온천욕을 통해 쌓인 피로를 풀고, 자연 속에서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점은 고창만의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건강과 웰빙을 중시하는 최근 관광 트렌드와 맞물리며 중장년층은 물론, 힐링과 감성을 추구하는 젊은 층에게도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머무는 여행, 쉬어가는 관광이라는 흐름 속에서 이곳은 고창 체류형 관광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처럼 고창은 자연·역사·체험·휴양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관광 구조를 통해 체류형 관광지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각각의 명소는 개별적인 경쟁력을 갖추면서도 상호 연계를 통해 관광 동선을 확장시키고 있으며, 이는 관광객의 체류시간 증가와 소비 확대라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관광이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인근 내장산과 축령산 편백숲 등과의 접근성도 뛰어나 광역 관광 코스 개발 가능성 역시 높게 평가된다. 고창을 중심으로 한 체류형 관광 벨트가 점차 구체화되면서, 전북 서남권 관광의 중심축으로서 역할도 강화되고 있다. 고창군은 앞으로 계절별 축제 확대와 관광 인프라 확충, 체험 프로그램 다양화를 통해 체류형 관광 전략을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자연과 문화, 사람이 어우러진 고창의 관광 경쟁력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으며, 그 변화의 중심에는 ‘머무름’이라는 새로운 관광 패러다임이 자리하고 있다.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여행지가 아닌, 머물며 기억을 쌓는 공간으로서 고창의 가치는 앞으로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 기획
  • 박현표
  • 2026.04.09 19:14

[사설] 수렁에 빠진 전북지사 경선, 연기해야 한다

도민들이 혼란에 빠졌다. 전북지사 경선에 나섰던 김관영 현 지사를 비상징계라는 이름으로 초고속 제명했던 민주당 지도부가 식비 대납 의혹에 휩싸인 이원택 의원에 대해서는 무혐의 판단을 내리면서 공정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의 이 같은 ‘이중잣대’가 결국 ‘계파정치’와 ‘기획공천’에 대한 세간의 의혹을 스스로 확인한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민주당에 대한 도민들의 신뢰도 무너져 내리고 있다. 게다가 민주당의 판단과 별개로 이원택 의원은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다. 경찰이 공직선거법(제3자 기부행위) 위반 혐의로 고발된 이 의원과 그 측근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서 향후 그 결과에 따라 경선 효력 논란 등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안호영 의원은 이 의원에 대한 재감찰을 요구하며 경선 불참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거듭된 파행과 혼란으로 경선이 깊은 수렁에 빠졌는데도 민주당은 경선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 도민들을 무시한 처사다. ‘민주당 공천은 곧 당선’인 선거 구도에서 민주당의 후보 경선은 사실상 전북의 선택,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이다. 공직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과 도덕적 설득력이다. 지금의 경선은 이 두 가지 모두에서 의문을 사고 있다. 경선에 대한 신뢰가 크게 흔들렸고, 유권자들은 길을 잃었다. 이런 상황에서 경선을 그대로 강행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누가 도지사 후보로 선출되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나온 결과’라는 의심을 피하기 힘들다. 이는 특정 후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당의 공천시스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공천을 받은 민주당 후보가 도지사로 당선되더라도 그 정당성과 권위를 인정받기 힘들 게 뻔하다. 또 경선과정에서 쌓인 앙금은 지역발전과 화합에 발목을 잡을 것이다. 이는 개인과 정당의 문제가 아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전북, 그리고 도민의 몫이 될 것이다.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신뢰다. 너무 늦은 것도 아니다. 아직 기회가 있다. 일단 경선 일정을 연기하고,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면서 절차의 공정성과 기준의 일관성을 회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충분한 검증과 납득 가능한 룰이 마련된 이후에야 비로소 경쟁은 의미를 갖는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4.09 18:36

[사설] 용담호 수변구역 해제,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모델돼야

진안군 용담댐 주변 수변구역 일부가 20여 년 만에 해제되면서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로가 열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최근 진안군 7개 읍·면, 32개 마을(1.251㎢)에 대한 수변구역 해제를 확정한 것은 장기간 재산권 침해를 견뎌온 주민들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2001년 준공된 용담댐은 전북과 충청권에 하루 135만 톤의 용수를 공급하는 생명줄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수질 보전을 위해 설정된 광범위한 규제는 주민들에게 족쇄가 되었다. 진안군 전체 면적의 14.2%가 수변구역으로 묶이면서, 주민들은 건물 하나 마음대로 짓지 못하고 자기 땅조차 마음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아픔을 겪어 왔다. 음식점, 숙박시설, 공동주택 건립 등 기본적인 경제활동조차 막히면서 인구 유출과 지역 소멸 위기를 가속화하는 원인이 되었다. 이번 수변구역 해제로 마을에서는 이제 카페나 식당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업은 물론, 지역 특산물 가공시설 유치와 생태관광 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는 단순히 규제가 풀린 것을 넘어, 침체했던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주민 소득 증대와 인구 유입을 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규제 완화가 자칫 수질 오염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용담호는 수백만 명의 식수원을 책임지는 예민한 공간이다. 개발이 확대될수록 오염 부하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해제의 전제 조건인 ‘하수처리 시스템의 완벽한 가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행정기관은 오염원 관리 기준을 더욱 정교하게 수립하고, 실시간 수질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해 하수처리 시설이 한 치의 오차 없이 운영되도록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 또한 행정기관은 개발 인허가 등의 과정에서부터 난개발을 지양하고 용담호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보존하면서도 가치를 창출하는 친환경 설계와 저영향 개발 기법 도입을 적극 유도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주민들 역시 수질 보전이 곧 지역의 경쟁력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을 위해 주체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수변구역 해제는 끝이 아니라 ‘상생 발전’을 위한 새로운 시작이다. 수질 보전이라는 공익적 가치와 지역 개발이라는 생존권적 가치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전북도와 진안군이 몸소 증명해 보여야 한다. 이번 사례가 규제 합리화를 통한 지역 발전의 성공적인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4.09 18:36

[오목대] 민주당 전북도지사 경선과 질문들

“역대 지방선거에서 이런 선거는 없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대한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전북도지사 경선을 둘러싸고 터져나온 의혹들이 유권자들에게 혼란과 실망을 안기고 있다. 선거이후 지역사회의 갈등과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민주당 경선이 본선거 당락을 좌우하고, 중앙 권력 다툼의 손아귀에 놓인 지역 정치여건이 가져온 결과물이다. “김관영은 제명하고, 이원택은 감싸고? 민주당스럽습니다.” 청년 당원들에 대한 대리운전비 지급과 식사비용 제3자 대납 의혹으로 긴급감찰을 받은 김관영 지사와 이원택 의원에 대한 처분 결과를 평가한 국민의힘 전북도당의 논평 제목이다. 6.3 지방선거에 도지사 후보조차 내지 못할 정도인데다, 당내 분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국민의힘으로 부터 ‘민주당스럽다’는 말을 듣게됐다. 국민의힘의 논평은 차치하더라도 전북도지사 경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민주당의 처리 과정은 형평성과 공정성 논란을 부를 만하다. 이 의원의 ‘술·식사비 3자 대납 의혹’에 개인 혐의는 없다고 결론 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와 비당권파 친명(친이재명)계인 이언주·강득구·황명선 최고위원간의 형평성을 둘러싼 설전이 있었다고 한다. 사실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과 논란, 그것들이 제기된 과정과 배경에 대한 궁금증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김관영 지사는 왜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식사 자리에서 대리운전비라고는 하지만 지갑이 아닌 비서가 가져온 돈봉투에서 현금을 꺼내줬을까, 돈봉투는 왜 가지고 다녔을까. 왜 청년 당원들에게 대리운전비를 준 뒤 4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그것도 경선을 코 앞에 둔 시점에서 그 현장이 폭로됐을까, CCTV 영상은 어떻게 세상에 공개됐을까. 식사 자리가 끝나기 전 식당을 나왔다는 이원택 의원과 청년 당원들의 기념사진은 언제 찍은 것일까, 비서관은 식사비 15만 원을 왜 현금으로 계산했을까, 음식값을 계산하는 장면은 CCTV에 남아있을까. 자리를 주선했다는 김슬지 도의원이 참석자들에게 음식값을 거뒀다는 장면은 CCTV에 남아있을까. 언론보도는 왜 경선 막바지에 나왔을까. 김 지사와의 식사 자리에 참석했던 청년 당원들은 대리운전비 지급과 반환 여부에 대해, 이 의원과의 식사 자리에 참석했던 청년 당원들은 단체 기념사진을 언제 찍은 것인지 왜 당당하게 밝히지 못하는 것일까. 김 지사와 이 의원은 제기된 의혹을 흑색선전과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누가 흑색선전과 정치공작으로 김 지사와 이 의원을 주저앉히려 하는 것일까.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한 아인슈타인은 “만약 나에게 세상을 구할 1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55분 동안 어떤 질문을 던질지 고민하고 나머지 5분 동안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겠다”는 말을 남겼다. 혼탁한 선거도 유권자들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이 선명해지면 투표해야 할 후보의 얼굴도 선명해 질지 모른다.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6.04.09 18:35

[청춘예찬] 우리는 언제부터 혼자가 되었을까

청년을 둘러싼 담론은 오랫동안 개인의 노력과 선택을 중심에 놓아왔다. 스스로 길을 찾고, 경쟁력을 갖추고, 실패를 감당하라는 요구는 이제 너무 익숙하다. 그런데 이 구조 안에서 청년은 언제부터인가 혼자 버텨야 하는 존재로 설정되기 시작하였다. 실패는 개인의 책임이 되고, 고립은 개인의 성격이나 의지의 문제로 해석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우리는 언제부터 혼자가 되었을까. 청년들은 혼자가 되기를 선택한 경우보다, 혼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경우가 훨씬 많다. 관계는 느슨해졌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구조는 줄어들었다. 가족, 학교, 지역사회가 담당하던 역할은 점점 개인에게 이전되었고, 그 빈자리는 자기관리라는 것으로 채워졌다. 한국청소년연구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청년 10명 중 1명 이상(12.4%)이 고립감을 경험하고 있으며, 한국 청소년들의 사회적 고립 수준은 OECD 평균을 크게 웃돈다. 보건복지부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2023)에 따르면 청년 인구의 약 5%, 54만 명이 고립·은둔 상태에 있다. 이들 4명 중 1명은 10대 시절부터 고립을 경험하기 시작해 성인이 되어서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더 주목할 만한 수치는 은둔에서 벗어나려 했던 청년 중 58.8%가 재은둔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검찰청에서 조사 업무를 지원하며 목격했던 한 20대 초반 청년의 사례가 지금도 떠오른다.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 없었고, 연결될 수 있는 통로는 익명 앱뿐이었다. 그 앱을 통해 만난 남성으로부터 마약을 접했고, 중독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쳤지만 결국 그는 검찰청을 반복해서 드나들었다. 그에게 없었던 것은 의지가 아니었다. 중독 이전에 먼저 닿을 수 있는 공동체, 정체성의 숨기지 않아도 되는 연결의 공간이 없었던 것이다. 마약이 유일한 연결이었던 사람에게 그 연결을 끊으라고만 하는 것은 문을 막으면서 다른 문을 알려주지 않는 것과 같다. 많은 청년들이 그렇게 혼자 마약을 하다가 죽는다. 수사 기관을 반복해서 드나들다가, 어느 날 과다복용으로 끝나는 것이다. 청년 혼자 감당하는 대신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경로가 많아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필요한가. 나는 두 가지 방향을 생각한다. 하나는 법적 테두리 밖에서 작동하는 청년 자조모임이다. 마약 문제를 가진 청년에게 기존 제도는 처벌로 먼저 다가온다. 치료와 회복을 원하더라도 신분 노출의 두려움이 앞선다. 익명성이 보장되고, 판단 없이 경험을 나눌 수 있는 또래 공동체는 제도가 닿지 못하는 곳에서 연결을 만들 수 있다. 이미 알코올·도박 영역에서 자조모임의 효과는 충분히 검증되어 있다. 다른 하나는 디지털 치료제(DTx, Digital Therapeutics)다. 전통적인 치료 모델은 상담소에 직접 찾아가고, 이름을 밝히고, 시간을 정해 예약해야 한다. 고립된 청년에게 이 과정은 너무 높은 문턱이다. 반면 디지털 치료제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익명으로 각자의 속도로 접근할 수 있다. 공감형 AI를 활용한 심리 상담 모델은 이미 은둔 청년 지원 분야에서 실험되고 있다. 혼자가 된다는 것은 어려움이 생겼을 때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연결 통로가 사라졌다는 의미이다. 마약으로 고립된 청년에게 실패했을 때 필요한 것은 처벌 이전에 돌아올 것이다. 판단 없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다. /전 마약수사관·우석대 약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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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4.09 18:34

[금요칼럼] AI 시대, 대학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대학은 정답을 외우는 곳이 아니라 ‘왜’를 묻는 곳입니다.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에 의문을 품고 나만의 질문을 붙잡고 끝까지 파고들 때 여러분은 비로소 진짜 성장의 문을 열게 될 것입니다.” 지난달 3일 열렸던 목원대 2026학년도 입학식에서 신입생들에게 전한 당부다. 이 말은 질문하는 힘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조언인 동시에 인공지능(AI)이 일상이 된 시대에 대학이 끝까지 붙들어야 할 교육의 본질을 보여주는 메시지였다. 현재 정보를 얻고 해답에 이르는 속도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빨라졌다. AI는 방대한 데이터에 접근해 이를 분석하고 필요한 답을 빠르게 내놓는다. 그러나 이런 시대일수록 더 중요한 것은 질문하는 힘이다. 무엇이 옳고 더 중요한지, 무엇을 위해 기술을 써야 하는지 스스로 묻지 못한다면 많은 정보를 쥐고도 방향을 잃게 된다. 그래서 대학은 답을 찾는 방법을 전달하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세우고 끝까지 탐구하는 힘을 길러주는 곳이어야 한다. 이 점을 깊이 새기게 한 것은 독일 유학 시절의 경험이었다. 1990년대 독일 베를린훔볼트대학교에서 공부하던 시절 베를린은 장벽 붕괴 이후 큰 변화를 온몸으로 겪고 있었다. 익숙한 질서는 무너졌고, 사회는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먼저 질문했다. ‘왜 이 체제가 무너졌는가’, ‘어떤 사회를 다시 세워야 하는가’, ‘자유와 책임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이런 물음들은 강의실 안에만 머물지 않았다. 사회를 이해하는 틀이 됐고, 공동체의 미래를 설계하는 출발점이 됐다. 그 현장은 학문의 본질도 다시 보여줬다. 학문은 이미 정리된 결론을 따라가는 일이 아니라 당연하다고 믿어온 전제를 다시 묻는 데서 시작했다. 질문이 깊어질수록 토론은 치열했고, 서로 다른 생각은 갈등이 아니라 더 나은 기준을 찾아가는 과정이 됐다. AI 시대의 대학도 다르지 않다. 이제 중요한 것은 정보를 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아니다. 그 정보가 맞는지 가려내고 맥락 속에서 해석하며 사회를 위해 책임 있게 쓸 수 있느냐다. 기술은 더 빨라지고 정교해질 것이다. 하지만 그 기술에 방향을 부여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다른 전공과 협력하며 인간의 존엄과 공동체의 가치를 놓지 않는 힘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이제 대학은 기존 교육의 성과를 토대로 배움의 지평을 더 넓혀야 한다. 학생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질문을 끝까지 밀고 갈 수 있는 탐구 문화를 만들어줘야 한다. 정해진 답을 빨리 찾는 능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낯선 문제 앞에서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법을 탐색하고, 마침내 실행해 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미래 인재를 가르는 기준도 여기에 있다. 목원대가 추진하는 변화도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 현재 AI와 SW를 대학 교육의 중심축으로 삼아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오랫동안 강점으로 키워온 문화·예술 역량을 ‘실감형 콘텐츠’라는 미래 산업의 언어로 다시 번역했다. 또 AI 융합 교육의 컨트롤타워인 ‘AISW융합대학’을 신설해 전문적인 기술교육 체계를 구축했다. 공학계열뿐 아니라 인문·사회·예술전공 학생들에게도 각자의 분야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배움의 문을 넓혔다. 목원대는 AI·SW 교육을 넓혀가면서도 목표를 기술 습득 자체에만 두지 않고, 강의실에서 배운 내용을 스스로 지역사회의 문제와 연결하고 해법을 찾아가는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좋은 대학은 정답을 대신 말해주는 대학이 아니라 더 깊은 질문을 품게 하는 대학이다. ‘무엇이 옳은가’, ‘무엇에 더 큰 가치를 둬야 하는가’, ‘무엇을 위해 기술을 써야 하는가’. 이 질문을 끝까지 붙들 때 배움은 단순한 지식의 축적을 넘어 삶의 힘이 된다. AI 시대에 정답은 기술이 더 빨리 찾아줄 수 있다. 그러나 미래의 방향은 끝내 질문하는 사람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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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4.09 18:34

[금요수필] 행복은 코끝에

남편과 전주천 산책로를 걸었다. 억새가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억새밭 사이를 걷다 보니 솜털 같은 억새의 검은 씨앗이 온몸에 매달렸다. ‘야, 우리 눈 맞은 거 같아.’ 날씨는 아직 여름인데, 진눈깨비를 맞은 듯 희끗한 서로를 마주 보며 웃었다. 날씨가 더웠지만 가을이 가고 있었다. 조석으로 부는 바람이 피부에 닿을 때 싸늘함이 전해 졌다. 우리는 손을 맞잡고 산책하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젊어서는 숨 가쁘게 돌아가는 세상을 한 걸음이라도 지름길을 찾고 정해 진 길이 아닌 낯선 곳이라도 빨리 갈 수 있다면 거리낌 없이 찾아 나섰다. 살면서 중요한 것은 그럴듯하게 보이는 풍경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면의 길이라는 것을 나이가 들어서야 깨닫게 되었다. 억새밭 사이를 걷다 보니 눈앞에 연분홍, 분홍, 자주, 보라색 꽃밭이 펼쳐졌다. 코스모스였다. 자주색 꽃잎 한 장을 코끝에 붙였다. 꽃잎이 떨어지지 않고 얌전히 붙어있었다. 바람을 후후 불어 보았다. 꽃잎은 부르르 떨어질 듯 떨렸지만 떨어지지 않았다. 살아가는 삶도 그랬다. 오 남매 중 둘째 딸로 태어난 나의 삶도 축복받기보다 안쓰러움이 더 컸다. 병원이 없던 시절이라 마을에 홍역이 돌면 건강하게 자라던 아기들이 홍역에 걸렸다. 우리 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위로 셋을 잃어 첫째는 공을 들였으니 딸이든 아들이든 관계가 없었지만 둘째는 달랐다. 당연히 아들이라고 믿었는데 또 딸이었으니 생명에 대한 기쁨보다는 위로받지 못하는 섭섭함으로 고통을 겪게 되었다. 디지털 시대를 살면서도 ‘야, 신난다. 딸이다. 딸! 하고 박수받고 태어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환영받지 못한 섭섭이들이었다. 세기가 바뀌고 세상이 달라져도 딸들은 섭섭이로 살아야 하는 것일까? 별생각을 하면서 걸어도 꽃잎은 떨어지지 않았다. “지금 자기 얼굴 웃기는 것 알지?” 남편은 웃으며 말했다. 고개를 끄떡이자 꽃잎이 팔랑 떨어졌다. “가위, 바위, 보해서 꽃잎 8장 먼저 떨어지면 지는 거다”, “재미있겠네, 이런 놀이.” 이제 나의 삶은 둘째 딸로 태어난 섭섭이 삶이 아니었다. 복둥이 삶을 살며 코스모스 꽃잎 8장 중 6장을 뗀 이순을 바라보며 살고 있다. 다시 코끝에 코스모스 꽃잎을 붙이고 후후 불던 그때를 떠올렸다. 산타클로스 우표가 붙어있고, 누렇게 변한 오래된 편지처럼 젊었을 때 시내버스 타고 함께 종점까지 갔다. 그런데, 버스 속이 추워 손을 호호 불던 그날을 아련히 떠 올린다. 몹시 추웠다. 인적 드문 버스종점에서 내려 얼마를 걸었을까? 그 풍경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걷다 배가 고파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왔던 날, 내 키보다 긴 그림자가 길게 기울던 해질녘 싸늘한 바람이 불었다. 그리고 신작로에는 나뭇잎이 촐랑이며 날아다녔다. 지워져 흐린 글씨의 낡은 표지판이 있던 종점 주변에는 내 키보다 훌쩍 큰 코스모스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따뜻했던 날들, 슬픔이 다가왔던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코스모스 꽃은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태어나 처음 받은 위로였다. 위로는 말이 아니라 산들산들 흔들리는 코스모스였다. 가위 바위 보를 해서 꽃잎을 먼저 떨어뜨리는 사람이 이기는 거라면서 남편의 주름진 웃음을 보냈다. 전주천 산책로를 걸으면서 행운의 길이라 생각하며 걷는다. 스페인에 갔을 때 그 길을 걸었어도 중세 성 요한의 순례의 길이라는 것도 몰랐다. 여행을 다녀와 얼마 후 에 어느 분의 여행기를 읽으면서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서로 위로를 주고받는 삶, 그 아름다운 풍경이 곁에서 함께 하고 있다.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코끝에 달려 있었다 Δ황복숙 수필가는 대한문학 등단했다. 전북수필문학회, 온글문학회, 안골은빛수필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면 농촌사랑 공모전 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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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4.09 18:33

노인일자리는 증가하는데 담당자 처우는 열악

도내 노인일자리 사업 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는 가운데, 참여자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사업 담당자의 처우 개선은 더딘 것으로 나타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전북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도내 노인일자리는 지난해 8만 6713개에서 올해 8만 9063개로 약 2000개 증가했다. 이는 전국적으로도 비슷한 상황인데, 지난 2020년 74만 개였던 전국 노인일자리는 지난해 109만 8000개로 48% 가까이 늘었다. 이렇듯 노인일자리 규모 확대와 함께 관련 안전사고도 늘어나는 추세다.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347건이던 도내 노인일자리 안전사고는 2024년 545건, 2025년 623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처럼 노인일자리 안전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수행해야 할 일자리 담당자들의 처우는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실이 노인인력개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내 노인일자리 사업 담당자 648명 중 정규직은 단 6명으로 0.93% 수준에 그쳤다. 무기계약직 111명을 포함해도 전체 근무자의 18% 정도였으며, 평균 임금 역시 월 209만 7000원으로 최저시급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었다. 노인일자리 사업을 관리하는 기관들은 이 같은 열악한 담당자들의 처우로 인해 현장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부분 비정규직인 노인일자리 담당자들의 특성상 호봉이 인정되지 않고, 한 사람이 100명 이상의 노인일자리 참여자를 관리하는 등의 과중한 업무량까지 더해지면서 많은 담당자가 다른 사회복지기관 등으로의 이직을 선택하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숙련된 경력자가 갈수록 줄어들어 현장 안전 관리에 빈틈이 생기고, 새로 오는 담당자를 교육해야 하는 다른 직원의 업무 부담도 커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일선 현장의 지적이다. 노인일자리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도내 한 시니어클럽 관계자는 “처우도 좋지 않은데, 한 사람이 최대 280명을 관리하는 사례도 있는 등 업무량도 과중하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수시로 현장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등의 대응을 하고 있지만 너무 많은 인원을 담당하니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인 인구가 늘어나며 일자리는 계속 추가되고 있는데 담당자들의 처우 개선 속도는 이에 미치지 못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시니어클럽 관계자는 “급여가 최저임금 수준에 머물러 있어 이직률이 높은 편”이라며 “담당자 한 명이 여러 노인일자리 현장을 순회하며 관리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벅찰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숨지었다. 전문가는 우선 노인일자리 담당자 처우를 다른 사회복지 시설 수준으로 상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미곤 전 노인인력개발원장은 “통계 상 노인일자리 담당자들은 다른 사회복지시설과 비교하면 1인당 10만 원에서 20만 원 가까이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면서 “정부 지원 등을 통해 1차로는 타 사회복지시설과 비슷한 처우를 받게 해줘야 하며, 2차로는 생활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전북도가 현장 상황 개선을 위해 복지부와 꾸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현장 상황이 어렵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으나 워낙 규모가 큰 사업이다 보니 정부 지원이 없다면 지원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태”라며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통해 꾸준히 담당자 처우 개선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6.04.09 17:43

의재 김도영,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 초대 개인전 성황

의재(義齋) 김도영 예원예술대 미술문화 복지학과 교수의 초대 개인전이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전시는 ‘의재 김도영의 지어지서전(止於至書展)’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미술관 2층에서 열렸으며, 서예와 문인화 등 총20여 작품이 출품 돼 서예의 전통적 미감과 작가의 개성적인 필치를 선보였다. 특히 올해 회갑을 맞은 작가를 기념해 마련된 초대 개인전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먹의 농담과 여백의 미를 살린 작품들은 고전 서풍의 깊이를 보여주는 동시에 절제된 구성과 힘 있는 필획으로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전통 서예의 정신성을 바탕으로 작가가 꾸준히 이어온 창작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는 평가다. 이번 전시와 동일한 기획은 올해 가을 전주에서도 열릴 예정이며, 신작 또한 함께 공개될 계획이다. 김도영 교수는 “창작 세계가 부족하다고 느껴 전시를 주저하기도 했지만 뜻깊은 자리에 초대돼 영광스럽다”며 “전북의 문화자산 가운데 하나인 서예의 가치를 지역에서 선보이게 될 가을 전시를 계기로 호남 서맥을 잇는다는 사명감으로 더욱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6.04.09 17:33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신임 원장에 김승수 전 전주시장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에 김승수(57) 전 전주시장을 임명했다고 9일 밝혔다. 임기는 3년이다. 김승수 신임 원장은 전주시장 및 (사)전국책읽는도시협의회 초대 회장을 지내며, 지역 출판 생태계 활성화와 책 문화 확산에 힘써왔다. 특히 전주시장 재임 당시 전주를 ‘책의 도시’로 선포한 바 있으며, 독서 문화 확산과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해 전주책사랑포인트 ‘책쿵20’을 도입하고 도서관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펼쳤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한국출판인회의가 주최하는 ‘올해의 출판인’ 특별상을 받았다. 최휘영 장관은 “신임 원장이 쌓아온 출판·독서 정책과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출판 생태계를 세심히 살펴 ‘케이-콘텐츠’의 뿌리인 출판문화산업이 재도약하고 책 문화가 활성화되도록 힘써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출판문화산업의 진흥·발전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12년에 설립된 출판 전담 지원기관으로서, 출판 제작과 유통, 수출과 독서 등 출판 생태계 전반에 이르는 다양한 지원 책무를 수행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6.04.09 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