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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진농협, 로컬푸드 14주년 기념 및 ‘운곡점’ 개점

대한민국 로컬푸드의 1번지, 용진농협(조합장 이중진)이 로컬푸드 개점 14주년을 기념하고 ‘운곡점’ 개점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용진농협은 27일 완주군 운곡리에 위치한 용진농협 운곡점에서 ‘용진 로컬푸드 14주년 기념식 및 운곡점 개점식’을 가졌다. 개점식에는 이종훈 완주군수 권한대행과, 완주군의회 유의식 의장, 농협경제지주 산지유통부 노순현 부장, 임정엽 전 완주군수 등 내외빈과 조합원, 지역 주민들이 참석해 개점을 축하했다. 이날 개점한 운곡점은 기존 금융 점포 옆에 로컬푸드 직매장과 하나로마트를 증축하여 건립된 현대적 복합 거점이다. 이중진 조합장은 기념사를 통해 “지역 농업인의 땀방울이 서린 운곡점에서 로컬푸드 14년의 명성을 이어가고 새로운 미래를 약속하겠다”며 “대한민국 로컬푸드 확산과 농가 소득 증대에 더욱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로컬푸드 초기부터 15년간 자리를 지켜온 홍의영, 이진순 생산자가 공로패를 받았으며, 운곡점 건립에 헌신한 정용규 상무에게는 공로장이 수여됐다. 이와 함께 생산자 대표들이 직접 기른 쌀, 상추, 불미나리, 무, 고추장을 소비자 대표들에게 전달하고, 이를 대형 용기에 담아 내빈들과 함께 비비는 퍼포먼스를 통해 ‘생산자의 정직한 땀방울과 소비자의 신뢰’를 하나로 묶는 상생의 가치를 선보였다.

  • 완주
  • 김원용
  • 2026.04.27 20:28

전북국제금융센터 조성···답답한 국민연금의 속사정

전북금융도시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국제금융센터 설립사업이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공단의 속앓이도 커지는 모양새다. 전북국제금융센터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연금 지역기여 발언과 금융사들의 전북 진출로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사업주체가 될 수 없는 상황에서 타 기관의 사업 진행을 지켜봐야 하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27일 국민연금공단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은 ‘투자 의사결정’, ‘자산배분’, ‘리스크 관리’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직접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이 아닌 ‘수익을 내는 투자자’ 역할에 한정된다. 이 때문에 필요성이 인정되는 사업이라도 직접 추진은 어렵고, 투자 여부만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 국민연금 측 설명이다. 공공사업 역시 직접 시행이 아닌 투자방식으로만 참여가 가능해 전북국제금융센터 조성 역시 전면에 나서 추진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여건이다. 이 같은 상황은 교통, 주거 사업 등도 동일시 된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법적으로 기금 자산의 투자·운용을 목적으로 설계된 기관”이라며 “공공사업 역시 자금배분 형태로만 참여할 수 있을 뿐 직접 사업주체로 나서는 것은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북국제금융센터(JIFC) 설립 사업은 국민연금 인근 부지에 지난 2022년부터 계획된 사업이다. 약 3000억원을 투입해 지하 5층, 지상 30층 규모의 금융 사무공간과 업무 편의시설, 회의시설 등을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인근 부지에는 컨벤션센터와 호텔 건립도 함께 추진된다. 추진 주체는 전북자치도와 전북신용보증재단, 특수목적법인(SPC) 등이다. 당초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1년여가 남은 시점에도 부지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최근 건축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총사업비는 5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자산운용사에 특정 사업 투자를 권유할 경우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 남용’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금융 인프라 조성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 어려운 여건이라는 평가다. 또 기금 운용은 항상 수익성이 가장 중요시 되야 한다. 수익성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사업에 대한 투자는 가능하나, 국민연금의 투자로 수익성이 발생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 전북도도 민간 중심의 사업 구조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다수의 투자자와 접촉하며 사업 추진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다만 투자 유치와 사업성 확보가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만큼 단기간 내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흐름이다. 최근 KB·신한·우리·하나 등 주요 금융사의 전북 진출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중심지 조성을 위한 핵심 인프라 구축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자체 차원의 보다 시급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내 한 금융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대통령 지시 등을 토대로 금융인프라를 만들어야 하지만, 먼저 나설 수 없다는 제약이 있다”며 “전북에 정말 금융도시를 만들고 싶다면 지자체가 하루빨리 사업성과 수익성을 확보해 민간투자와 국민연금의 투자까지 이끌어 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인프라 구성에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에만 맡겨놓는 것 또한 문제이다”며 “이재명 정부가 금융도시에 대한 의지가 정말 있다면 관련 정책도 함께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북도 관계자는 “민간 투자자들과 접촉하며 사업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며 “조속한 시일 내 사업이 본격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과거와 달리 금융사들의 반응이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 금융·증권
  • 김경수
  • 2026.04.27 17:49

[사설] 도민 무관심이 부실한 교육감 뽑는다

6·3 지방선거가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전북은 벌써 선거가 파장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전북자치도지사와 시장·군수 경선이 끝났기 때문이다. 지역 특성상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그러나 지금부터 도민들이 관심을 갖고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선거가 있다. 교육감 선거다. 도지사 못지않게 중요한 이 선거에 대체로 관심을 덜 가지는 경향이 있다. 정당 공천이 없어 경선 등을 거치지 않은데다 교육이라는 분야에 국한해서 일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올들어 진행된 선거 여론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1월 전북일보와 JTV 전주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중 누가 낫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무응답층이 42%를 차지했다. 또 이번 달 들어 전북도민일보와 전주MBC, 프레시안 전북취재본부가 실시한 여론조사 역시 비슷했다. 41%가 ‘지지 후보가 없다’거나 ‘결정 못함, 모름, 무응답’ 등으로 답변했다. 지자체장 경선이 과열로 고소·고발이 난무한데 비해 무관심이 너무 높은 상태다. 더구나 교육감 후보군이 대폭 좁혀졌음에도 외면받고 있어 걱정이다. 이러한 무관심은 교육감 선거가 인물이나 정책보다 선거 캠프를 중심으로 한 일부 맹목적 지지층 간의 경쟁으로 축소된다. 아니면 깜깜이 선거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럴수록 지지층 결집과 자극적 공세에 의존한다. 한동안 교육감 선거는 진보와 보수라는 진영대결로 치러졌다. 결국 극과 극의 인물을 뽑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김승환 교육감은 12년 동안 전북교육을 특정 이념 성향으로 몰아갔고 그 폐해는 고스란히 도민들 몫이 되었다. 반면 서거석 교육감은 지난해 6월 중도 하차하기까지 내내 법정 다툼에 시달렸다. 온몸과 영혼을 던져 미래의 주역인 유아에서 초·중등 학생, 성인들의 평생교육까지 교육 본연의 목적에 전념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는 사이 전북교육은 기초학력 저하와 교권 침해, 교실의 붕괴, 인재 유출, 취업난 등과 함께 진로·진학 설계, AI 교육 등에서 뒤처졌다. 또한 급격한 학령 인구 감소 및 지방소멸은 어느 때, 어느 곳보다 심각하다. 이제 새로운 교육감은 지자체는 물론 중앙정부와 손잡고 전북의 교육력을 회복해야 할 적임자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 현장을 잘 알면서도 정무 감각이 있는 능력 있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 물론 도덕성과 청렴은 기본이다. 뒷걸음치는 전북에 교육만이 희망 아닌가.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4.27 17:42

[사설] 제3금융중심지, 이번에는 놓칠 수 없다

전북의 제3금융중심지 지정여부를 가를 시간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금융위원회의 연구용역 결과가 발표되면, 금융위는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친 뒤 금융중심지추진위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그 과정은 단순한 행정절차를 넘어 전북의 미래 산업 구조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이다. 2019년 ‘인프라 부족’이라는 이유로 탈락했던 전북으로서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운명의 기로에 선 셈이다.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시기’다. 심사일정이 지방선거 국면과 맞물리면서 자칫 지역역량이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 선거 정국의 혼란 속에서 정책추진의 연속성이 흔들리고, 정작 중요한 준비 과제가 뒷전으로 밀려서는 안 된다. 특히 금융중심지 지정은 정부가 추진 중인 2차 공공기관 이전과도 맞물려 있어, 이번 결정이 향후 전북의 산업 지형을 좌우할 중대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금융중심지라는 법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은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과 같은 대형 정책금융기관, 그리고 자산운용사 등 관련 금융기관을 유치하기 위한 ‘철길’을 구축하는 일이다. 이 ‘철길’이 없다면, 향후 공공기관 이전과 금융기관 집적의 기회 역시 자연스럽게 멀어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전북의 금융도시 전략이 다분히 국민연금공단에 의지해왔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물론 국민연금공단은 전북 금융생태계의 핵심 축이다. 투자 정보와 인적 네트워크가 활발히 교류되는 금융생태계가 구축되지 않는다면, 국민연금 이전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제로 금융기관들이 전북이전과 관련하여 느끼는 사무공간 부족, 주거 환경 미흡, 교통 불편 등은 국민연금공단이 아닌 전북도와 전주시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선거에 흔들리지 않는 행정의 연속성과 실행력이다. 공직사회는 정치 일정과 무관하게 금융도시 조성 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하며, 과거 지적받았던 인프라 부족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금융기관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인센티브 체계도 보다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시간은 많지 않다. 전북도는 지금 즉시 행정역량을 총동원해 컨트롤타워를 강화하고, 지역 내 모든 주체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2019년의 실패를 다시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4.27 17:41

[오목대] 잊혀진 들녘, 사라진 농촌 공약

수문이 활짝 열렸다. 지난 23일 한 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유서 깊은 행사가 열렸다. 호남평야 물길의 거점, 정읍 태인면 동진강 낙양취입수문에서 열린 ‘백파 통수식(通水式)’이다. 한국농어촌공사가 풍년농사를 기원하며 수문을 열고 농수로에 물을 흘려보내는 행사다. 전국 곳곳에서 통수식이 열리지만, 대표 행사는 단연 한반도의 곡창, 호남평야에서 열리는 백파 통수식이다. 농업의 위상이 거듭 추락하면서 지금은 영농기관과 단체, 지자체가 모여 치르는 단순 연례행사로 인식되고 있지만, 20세기에는 ‘국가의 대사(大事)’이자 수천명의 인파가 몰리는 축제였다. 특히 고위관료와 호남의 표심을 얻으려는 정치인들이 앞다퉈 찾아와 농민들의 손을 맞잡으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다. 당시 농업은 국가의 기틀이었고, 농심은 곧 민심의 척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정치인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게다가 올해는 선거철과 겹쳤는데도 그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우리 사회 농업의 존재감이 어디까지 지워졌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표계산에 밝은 정치인들의 관심이 농심(農心)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말잔치 선거판’에서조차 농업·농촌은 없다. 농도 전북의 도지사를 비롯해 시장·군수에 도전하는 후보들의 주요 공약에서 농업·농촌, 그리고 농민은 찾아보기 어렵다. 전북교육감 선거판도 마찬가지다. 난제로 꼽히는 농촌 작은 학교 문제와 도·농 학력격차 해소 등 농어촌교육을 둘러싼 이슈와 현안이 넘쳐나는데도 후보들의 핵심 공약에 이런 의제는 없다. 올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들과 정당의 정책공약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은 5월 중순, 후보자 등록일 직전에 당의 공약을 일괄 발표하기로 했다. 물론 농업·농촌 분야도 공약집 한쪽에 인쇄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껏 보여준 후보들의 행보를 짚어보면 단순 ‘구색 맞추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와 AI 등 첨단산업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지만, 농업은 여전히 우리 생존의 근간이다. 식량안보가 무너진 국가에 미래는 없다. 전북은 대한민국 농생명산업의 거점이자 식량주권을 수호하는 전초기지다. 농업정책이 자꾸만 변두리로 밀려나고, 급기야 선거판에서조차 찾아볼 수 없게 된 현실이 안타깝다. 사라진 공약의 빈자리에는 농촌 소멸의 그림자가 들어찰 것이다. 정치권이 농업·농촌을 외면하는 것은 우리 농촌에 비전이 없어서가 아니다. 농업의 미래 가치를 읽어내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안목과 역량이 그들에게 없기 때문이다. 전북 농업의 위기는 곧 대한민국 식량안보의 위기다. 지역의 미래를 이끌겠다고 나선 후보자와 정당은 우리 농업·농촌의 비전과 농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로드맵부터 제시해야 한다. 누가 진정으로 이 땅의 근간을 지킬 적임자인지, 유권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6.04.27 17:41

[문화마주보기] 뇌 썩음의 시대, 인류의 ‘사유 근육’을 키우자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2024년 올해의 단어로 ‘뇌 썩음’을 선정했다. 소셜 미디어의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와 알고리즘이 떠먹여 주는 파편화된 정보에 과도하게 노출되어, 인지 능력이 저하되고, 문해력이 고갈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도파민에 중독되어 사유의 깊이를 잃어가는 현대인의 정신적 위기를 날카롭게 지적한 말이다. 이제는 단순한 디지털 휴식을 넘어 인간으로써 인지적 재건의 쉼표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해답의 실마리는 수백년간 지식의 심장이자 출판의 성지였던 이곳, 전북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전북은 예로부터 한반도 지식 유통의 핵심 기지였다. 조선 시대 서울의 ‘경판본’에 맞서, 대중 문학의 꽃을 피웠던 전주의 ‘완판본’은 물론, 정읍 역시 독자적인 판본을 찍어내던 ‘태인본’의 중심지였다. 특히 태인은 호남 지역 서적 출판의 중추적 역할을 하며, 영남의 안동과 더불어, 영호남 출판 문화를 양분했던 곳이다. 기록하고 공유하며, 사유를 확장해 온 전북의 역사는 오늘날 디지털 황무지 속에서 ‘깊이 읽기’의 가치를 복원할 가장 강력한 토양이 된다. 전북의 출판 자산은 박제된 역사가 아니다. 전주시는 최근 조선 시대 서적 중개인이였던 ‘책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책쾌’는 단순히 책을 파는 장사꾼이 아니었다. 독자의 지적 수준과 취향, 심지어 고민까지 파악해 가장 필요한 책을 골라 배달하던 ‘지식의 큐레이터’였다. AI 알고리즘이 사용자의 편향을 강화해 사고를 가두는 ‘필터 버블’을 만든다면, 책쾌는 독자의 성장을 고민하며, 낯설지만, 삶에 꼭 필요한 문장을 건넨다. 이들의 느린 호흡과 정교한 추천은 스마트폰에 지친 현대인의 뇌를 치유하는 처방전이다. 현재 전주에는 대한민국 출판 정책의 컨트롤 타워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자리 잡고 있어, 국가 출판 행정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전주 곳곳의 도서관과, 로컬 청년 서점지기, 고창의 서점마을을 운영하는 사람들로 새로운 활력을 더한다. 청년들이 책을 매개로 지역에 정착하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이 실험은, 책 읽기가 구시대의 유물이 아니라, 뇌 썩음 시대를 극복할 가장 트렌디한 저항임을 보여준다. 전북은 단순한 책의 도시를 넘어, 이 시대 사유를 구원할 ‘리딩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가야 한다. 완판본과 태인본의 역사적 자산, 정책 기관 및 고창 서점 마을, 전주 책쾌가 보여주는 현대적 감각은 전북을 하나의 거대한 ‘열린 도서관’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전주의 고즈넉한 도서관에서, 정읍의 유서 깊은 서원 곁에서, 고창의 푸른 서점 마을에서 인류는 비로소 무분별한 디지털의 노예 상태를 벗어나 ‘인간다운 사유’를 회복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전북의 로컬 서사가 담긴 설화나 지역문학, 마을 기록 등의 지식 재산권을 활용한 출판 콘텐츠 활성화, 그리고 이를 위한 로컬 출판 창업을 위한 펀딩, 인재육성, 디지털 출판 등의 지역출판을 위한 새로운 혁신모델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전주 도서관여행을 전북으로 확장하여, 전주 도서관, 남원의 고전문학, 정읍의 태인 방각본, 고창의 책 마을과 서점마을 등을 연계한 전북 책 여행과 북 스테이를 새로운 문화상품으로 만들어 보자. 지식의 뿌리가 깊은 땅 전북에서, 우리는 다시 깊게 읽고, 넓게 생각하는 법을 배울 준비가 되었다. 뇌가 썩어가는 시대, 전북의 문장들이 인류의 정신을 깨우는 첫 번째 섬광이 되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4.27 17:41

[경제칼럼] 과학과 문화, 전통과 첨단이 견인하는 전북경제

과학과 문화, 전통과 첨단이 함께 견인하는 전북경제의 미래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유럽연합(EU)의 혁신성장 전략인 Horizon 2020이 ‘미래를 향한 지평’을 내걸고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 사회문제 해결을 동시에 추구했듯, 전북 역시 과학기반의 농생명자원활용과 건강 식문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오늘날 글로벌 식품산업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건강, 환경, 문화, 경험이 결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클린 라벨’, ‘지속가능성’, ‘기능성 식품’, ‘푸드테크’ 등으로 대표되는 흐름은 생산 중심에서 소비자 경험 중심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전북은 오히려 기회의 중심에 서 있다. 풍부한 농생명 자원과 전통 식문화, 그리고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한 산업 인프라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충분한 기반이다. 전북은 농생명 산업을 축으로 한 K-푸드의 핵심 거점이다. 한식, 로컬푸드, 전통과 문화라는 삼중의 자산 위에 과학기술과 산학연관 협력이 더해진다면, 단순한 식품 생산지를 넘어 세계 식문화 혁신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다. 특히 발효와 미생물 활용, 약용식물재배 및 가공 등 전통 식품기술은 바이오헬스 산업과 결합할 때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다. 앞으로 전북 식품산업은 세 가지 방향에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K-푸드의 글로벌화다. 전통 한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해 표준화함으로써 세계 시장으로 확산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식진흥원의 전북 이전과 지역 기반 연구·마케팅 기능 강화가 요구된다. 아울러 전주 비빔밥과 같은 대표 콘텐츠의 국제적 브랜드화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은 전북 식문화의 위상을 높이는 핵심 과제다. 비빔밥은 각자의 개성을 갖는 다양한 재료가 조화를 이루는 음식으로, 존중과 화합, 융합과 시너지의 가치를 상징하는 우리의 대표 식문화융합 자산이자 과학기반 글로벌화 가치가 충분한 식품이다. 둘째, 푸드테크와 바이오헬스의 융합이다. 식품의 기능성과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강화하고, 개인 맞춤형 식단, 고령친화 식품, 저속노화 식품, 뷰티 푸드, 대체식품 등 미래형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이는 의료·복지·뷰티와 농업을 연결하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며,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는 핵심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셋째, 식문화 기반의 지역 활성화다. 식품산업은 관광, 교육, 문화와 결합할 때 파급력이 극대화된다. 전북의 농촌은 생산, 가공, 체험, 교육, 치유가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재탄생해야 한다. 특히, ‘전북발 건강 식문화 국민운동’을 시작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아침식사 등 건강한 식문화 확산, 로컬 식재료 기반 맞춤 영양 및 식생활교육 등은 국민 건강과 지역경제를 동시에 살리는 정책이다. 일본이 ‘어린이 중심의 식생활 교육(식육)을 국민적 운동으로 추진하고, 전통 식문화를 산업·관광 자원으로 활용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제적 확산을 도모한 사례’는 우리에게 분명한 시사점을 준다. 결국 전북 식품산업의 경쟁력은 ‘전통의 현대화’와 ‘과학의 현장화’에 달려 있다. 전통 식문화에 과학기술을 더하고, 지역 자원을 산업과 연결할 때 전북은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다.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한 산업 집적화와 K-푸드 글로벌 전략, 바이오헬스 융합 산업이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전북은 대한민국 식품산업의 심장을 넘어 세계 식문화의 중심으로 도약할 것이다. 식문화가 여는 경제의 길, 그 중심에 전북이 서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4.27 17:40

[기고] 중동 상황 속, 농자재 수급 안정에 총력

봄철 영농시기를 맞아 농자재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중동 지역의 긴장 상황으로 국제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비료와 농업용 필름 등 주요 농자재 수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일부에서는 가격 급등이나 품귀 현상을 언급하는 보도도 이어져 영농철을 앞둔 농업인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농업용 요소는 전량 수입하고 있고, 중동 수입의존도가 높은데다 대체 수입선인 동남아의 수입가격이 전년대비 63.6% 가량 상승하는 등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관련기관·단체의 현장점검 결과 현재 농자재 수급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영농 현장에서는 필요한 자재가 적기에 공급되고 있으며, 가격 또한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비료는 지역농협을 중심으로 전년도 사용·판매량 수준으로 공급되고 있으며, 가격 역시 연초에 결정된 수준(871천원/톤)을 유지하고 있다. 비료 전체 물량의 97%가 농협을 통해 공급되며, 향후 가격 인상 시에도 추경을 통해 무기질비료 가격 보전 지원 사업이 반영되어 농업인 부담은 대폭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재고가 부족한 지역에 대해서는 농협과 협의하여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농업용 필름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일부 민간 시장에서 가격 인상이 있으나, 농협을 중심으로 영농철 농업인 부담 완화를 위해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지역 간 물량 조정을 통해 공급이 관리되고 있다. 밭작물 재배 시 사용하는 멀칭 필름은 봄철 영농 수요분이 기 확보된 상황이며 재고가 부족한 지역에 대해서는 지역 간 물량 조정을 통해 필요한 물량이 적기에 공급될 수 있도록 관리할 예정이다. 특히, 하우스 필름의 경우 전체의 67%가 9~12월에 사용되므로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산업부에 원자재 배정 등 협조 요청을 추진할 계획이다. 농약 또한 올해 사용할 원재 소요량의 90% 이상이 사전에 확보되어 있다. 정부는 ‘중동 상황 모니터링 체계’를 통해 농자재 가격과 재고를 매일 점검하고 있으며, 현장점검반 운영을 통해 실제 수급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또한 사재기 등으로 인한 시장 불안을 방지하기 위해 농가별 구매 기준을 합리적으로 관리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병행하고 있다. 아울러, 농업 현장에서는 비료의 적정 시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필요 이상으로 비료를 사용하는 것은 비용 부담을 높일 뿐만 아니라 토양 환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는 표준시비 기준과 비료처방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농업인이 작물과 토양에 맞는 적정량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가축분뇨·퇴·액비활용 경축순환 활성화 등 자원 위기 극복을 위해 관계 부처가 협의중이다. 적정 시비는 농가 경영비 절감과 함께 지속 가능한 농업 환경을 위한 중요한 실천이기도 하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북지원은 농업의 최일선 기관으로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점검과 신속한 정보 제공을 통해 농업인 여러분의 안정적인 영농 활동을 지원해 나가겠다. 지금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영농을 준비해야 할 시기이다.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나 과장된 정보는 불필요한 불안을 초래하고 수급 상황을 왜곡할 수 있다. 아울러 농업인 여러분께서는 필요에 맞는 적정량의 농자재를 합리적으로 구매하고, 사재기 등 과도한 수요로 인한 시장 불안을 예방하는데 함께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4.27 17:39

[법률 상담] 마을길 지나려면 돈 내라? 마을법 아닌 징역형까지 가능한 범죄!

내담자는 피곤해 보이는 얼굴과는 대조적으로 분노 섞인 목소리로 “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장례차를 볼모 삼아, 마을 발전기금을 내놓으라며 길을 막아선 마을주민들 때문에 너무 화가 났다. 당시에는 아버지를 잘 모시기 위해 좋게 넘어가기로 하고 마을기금으로 400만 원을 주겠다고 약속한 뒤 묘를 썼지만, 지금에 와서 돈을 주려니 억울하고 분한 마음이 너무 크다. 세상에 어떻게 이럴 수 있냐, 돈을 줘야 하냐”고 울분을 토하며 해결 방법을 물었다. 당황스러운 사건이었지만, 내담자의 억울함도 해결하고 다시는 이런 반인륜적인 범죄가 반복되지 않길 바라며 마을주민들의 행동은 ‘관습’이나 ‘관행’이 아니라 명백한 범죄임을 안내했다. 이른바 ‘마을법’을 운운하며 정당한 권리라 주장하고, 장례 차량을 막아 마을 기금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사례는 종종 있었다. 그러나 이는 형법상 공갈죄(제350조) 및 장례식 등 방해죄(제158조)에 해당한다. 장례를 방해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공갈죄가 적용되면 최고 10년의 징역형까지 선고될 수 있는 중범죄이다. 이렇듯 단지 마을길을 지난다는 이유만으로 기금을 요구하는 것은 단순 텃세를 넘어선 범죄이자 인륜을 저버린 행위이다. 설령 받은 돈을 돌려주더라도 이미 성립한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가해자들은 엄중히 깨달아야 하는데, 여전히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 모두는 “마을에 묘를 쓰려면 기금을 내야 한다”는 억지 논리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위법한 관행이나 관습은 결코 법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법은 언제나 고인의 마지막 존엄을 지키고, 부당한 위력 앞에 약해질 수밖에 없는 유족을 보호하고 있다. 그러니 장례차를 막고 발전기금을 요구하는 행위는 징역형까지 가능한 명백한 범죄임을 우리 모두가 엄중히 인식하고, 단호한 법적 처벌을 통해 이러한 반인륜적 행태가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뿌리 뽑히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4.27 17:39

김관영 지사 “5월초 무소속 출마 여부 결론”

대리기사비 지급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4월은 성찰의 시간으로 보내고 무소속 출마 여부는 5월 초까지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지역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지사는 27일 전북도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당초 이달 말 (향후 거취에 대한)입장을 밝히려 했지만 특검 출석 일정으로 발표 시점을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종합특별검사팀은 오는 30일 김 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과정에서 비롯된 사안인 만큼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민주당 경선과 공천 상황과 관련해 “정청래 대표에 대한 불만이 지역 곳곳에서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재선 도전 여부에 대한 발표 시점을 미루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 민주당 경선 과정의 불공정 논란을 언급하며 “이 같은 상황이 없었다면 무소속 출마도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선거에 나서게 되면 당선을 목표로 해야 하는 만큼 공식 후보자 등록일(5월 14일~5월 15일)에 임박해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출마하지 않을 경우 입장을 밝히지 않고 기다리게 하는 것도 지지자들에게 희망고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민이다”고 말했다. 현재 그의 지지자와 참모들 사이에선 무소속 출마 여부를 놓고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현직 도지사의 무소속 출마가 현실화될 경우 민주당 중심의 전북 선거 구도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거론된다.

  • 정치일반
  • 김영호
  • 2026.04.27 17:15

‘층간소음 해결사’ 이금재 대표, 신기술로 소음 100배 줄여

층간소음 문제 해결에 매진해 온 전북 출신의 기업인이 노후 아파트 현장에서 혁신적인 기술력을 입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주)다담솔루션을 이끌고 있는 이금재 대표. 이 대표는 최근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함께 진행한 강남구 ‘대치1단지’ 실증 시공에서 35년 된 노후 아파트의 고질적인 층간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실증이 진행된 아파트는 슬라브 두께가 120mm에 불과해 소음 차단이 매우 어려운 환경이었으나, 이 대표가 개발한 신기술(NET) 공법을 적용한 결과, 시공 전보다 경량·중량 소음이 모두 20dB 내외로 감쇄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소리 에너지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소음이 100배가량 줄어든 것과 같은 결과다. 특히 이 공법은 소음 저감뿐만 아니라 난방비를 약 50% 절감하는 효과까지 갖춰 쾌적한 주거 환경과 에너지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실증 시공은 공인기관의 공식 성적서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 중으로, 최종 공인되면 24만 호의 SH 임대주택은 물론 전국 1100만 기축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에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랜 기간 현장을 발로 뛰며 기술 개발에 주력해 온 이 대표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게 돼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층간소음 없는 편안한 집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사람들
  • 김준호
  • 2026.04.27 17:15

[리뷰] 익숙한 고전의 해체와 재구성… 국립민속국악원 창극 ’춘향’

국립민속국악원이 선보인 2026년 대표창극 ‘춘향’은 모두가 익히 아는 고전의 서사를 과감히 덜어내고, 춘향이라는 인물의 내면과 감정선에 집중한 실험적 무대로 관객과 만났다.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열린 이번 작품은 ‘서(序)·이별·그리움·신연맞이·수난·재회·어사출도·다시 사랑가’의 구조 아래 방자·향단 등 주변 인물의 비중을 줄이고, 춘향의 정서적 흐름을 중심축으로 재편했다. 약 80분 분량으로 압축된 공연은 익숙한 ‘춘향전’의 서사적 완결성보다 빠른 호흡과 현대적 감각의 무대화에 방점을 찍었다. 김세종제와 만정제 사설을 혼용하고 일부 현대적 어법을 가미한 구성은 전통의 문법을 유지하면서도 오늘의 관객 호흡에 맞추려는 시도로 읽혔다. 한 국악계 전문가는 “익숙한 춘향 서사를 시대 흐름에 맞게 압축했고, 무대와 의상 역시 현대적 감수성을 더해 신선하게 다가왔다”며 “연출 방향이 분명했고 전반적으로 몰입감도 높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춘향 역을 맡은 서진희 소리꾼에 대해서는 “긴 서사를 중심에서 이끌어야 하는 부담 속에서도 안정적인 소리와 표현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설명보다 음악과 장면 중심의 흐름을 택했다. 대본은 전통 춘향가의 해학성과 발랄함을 덜어내고 보다 정제된 정서와 비극성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연출 역시 군더더기 없는 장면 전환과 상징적 무대장치를 통해 한 편의 음악극이자 시각적 이미지극에 가까운 인상을 구축했다. 대나무, 달빛, 그림자 등 시각적 장치와 새롭게 정비된 의상은 비교적 단출한 무대 조건 속에서도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다만 이러한 재구성이 모든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가는 것은 아니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춘향 개인에게 지나치게 비중이 쏠리면서 이몽룡, 월매, 변학도 등 주요 인물의 입체감이 약해졌다”며 “음악극이라면 인물 간 서사와 감정이 유기적으로 교차해야 하는데, 일부 장면에서는 판소리 원전과 새 창작 요소가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랑가의 축소와 후반부의 빠른 전개에 대해서는 “춘향전 특유의 서사적 축적과 관계의 결이 줄어들면서 감정의 설득력이 다소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초반 설명이 과감히 생략된 만큼 원전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에게는 장면 이해가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평가도 있었다. 실제 이번 공연은 ‘춘향의 기다림’이라는 주제를 선명하게 부각하는 대신, 고전이 지닌 군상성과 다층적 관계를 상당 부분 덜어냈다. 이는 작품의 방향성을 보다 선명하게 만드는 장점이자, 동시에 일부 관객에게는 ‘춘향전다운 맛’의 축소로 받아들여질 여지를 남겼다. 그럼에도 이번 ‘춘향’은 국립민속국악원이 고전을 단순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동시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려는 방향성을 분명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통 창극이 익숙한 서사를 오늘의 언어로 어떻게 다시 번역할 수 있는지 보여준 하나의 시도이자, 오는 7월 일본 오사카 공연으로 이어질 해외 무대를 앞둔 시험대이기도 하다. 익숙한 고전의 외피를 벗기고 한 인물의 감정선에 집중한 이번 무대는 분명 호불호를 남겼다. 그러나 전통의 현재화라는 과제를 향한 고민과 실험이라는 점에서, 이번 ‘춘향’은 그 자체로 충분히 주목할 만한 무대였다. 고전의 본질과 현대적 해석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만들어갈지는 앞으로 이 작품이 더 다듬어가야 할 과제로 남는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6.04.27 17:14

전북 동시다발 산불 잇따라…‘실화’ 원인에 위험 고조

봄철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이어지면서 전북지역에서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당분간 비소식도 없는 가운데, 최근 발생한 산불 상당수가 입산자 실화와 소각 행위 등 인재에 따른 것으로 나타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7일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24일 순창군 쌍치면을 시작으로 25일 부안군 변산면, 26일 전주시 평화동 일대에서 잇따라 산불이 발생해 소방과 산림당국이 긴급 진화에 나섰다. 산불은 모두 초기 단계에서 진화되며 대형 산불로의 확산은 막았지만, 짧은 기간 연속 발생했다는 점에서 산불 위험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도내 산불 발생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전북자치도가 집계한 통계를 보면 2023년 46건, 2024년 14건, 2025년 28건이 발생했으며 올해는 4월 현재까지 17건이 집계됐다. 특히 산불이 집중되는 봄철에는 건조특보와 강풍이 겹치면서 작은 불씨도 대형 산불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전북도에서는 최근 발생한 산불의 주요 원인을 ‘실화’로 보고 있다. 논·밭두렁 소각, 영농부산물 처리 과정에서의 불씨 관리 소홀, 입산자의 담배꽁초 투기, 취사 행위 등 사소한 부주의가 산불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란 게 도 산림당국의 설명이다. 특히 바람이 강한 날에는 작은 불씨가 순식간에 확산되면서 초기 대응이 늦어질 경우 대형 산불로 번질 위험이 높다. 이번 전북 지역 산불 역시 건조한 대기와 돌풍성 바람이 겹치며 발생 조건이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도는 산림 연접지 100m 이내 지역과 고령 농가를 중심으로 대응에 나서 영농부산물 파쇄 지원을 확대해 소각 자체를 줄이고 있다. 산불 조기 발견을 위한 감시 체계도 강화됐다. 도는 AI 기반 산불감시 ICT 플랫폼을 운영해 CCTV 영상에서 연기와 불꽃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이를 상황실로 즉시 전파하고 있다. 산불의 주요 원인을 사전에 제거하도록 AI 감시체계와 현장 대응을 강화해 산불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게 도의 취지다. 이와 함께 산불 진화 헬기를 권역별로 배치하고 산림재난대응단과 감시 인력을 투입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 이순택 도 환경산림국장은 “봄철은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산불 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라며 “대부분 산불이 부주의에서 시작되는 만큼 도민들도 스스로 불씨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사소한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 산불이라도 산불 원인 행위자는 산림재난방지법 제76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 정치일반
  • 김영호
  • 2026.04.27 17:14

전북일보 리더스아카데미 13기 원우회 집행부 구성 완료…회장에 문성호

전북일보 리더스아카데미 13기 원우회 집행부가 구성됐다. 리더스아카데미 13기 원우회는 회장과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11개 위원회에 22명의 위원을 구성했다. 13기 1대 회장으로 김치 등 발효식품 생산업체인 ‘나라찬’ 문성호 대표가 추대됐고, 수석부회장으로는 (유)서해소방 김갑배 대표가 선임됐다. 문성호 원우회장은 “원우회 집행부과 더불어 화합하고 전진하는 13기 원우회로 만들어 가겠다”며 “다양한 행사 등 소통으로 원우들이 모두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북일보 리더스아카데미 13기 원우회 집행부는 다음과 같다. △원우회장= 문성호 나라찬 대표 △수석부회장= 김갑배 (유)서해소방 대표 △고문= 이형구 전북지방법무사회 회장 △부회장= 김정희 (유)고창레미콘 대표, 김종화 세무법인 다움 세무사, 유경희 ㈜KB산업개발 대표, 윤기선 ㈜시샘 대표이사, 이상순 전북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오철환 고창군체육회 회장, 장우정 (유)한빛건설 전무, 최동환 일진건설 대표, 이진일 우진산업사 대표, 박경길 미래이엔지(주) 대표 △감사= 국승철 전주완산구청장, 최성민 변호사 △사무총장= 탁영균 바른종합건설 대표 △사무국장= 유동희 전주대건신협 본점장 △재무총장= 백승아 맑은생어린이집 원장 △재무국장= 박용현 ㈜제이앤와이 대표 △경기이사= 김재현 (유)세움이엔지 이사 △여성이사= 마안숙 교보생명 이사 △상조이사= 이수아 칸리치서포트 이사

  • 사람들
  • 오세림
  • 2026.04.27 17:13

[줌]장상만, 제22대 전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

“모두의 시작, 모두의 성장이라는 정책 방향처럼 모두의 기회가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현장에서 적극 소통하겠습니다.” 제22대 전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으로 취임한 장상만(57) 청장의 포부다. 장 청장은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재도약과장을 지낸 정책 실무형 인물이다. 조선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7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해 일자리정책과,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재도약과 등 주요 부서를 거치며 정책 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소상공인 정책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업무를 수행해 온 점에서 중기부 내 전문가로 꼽힌다. 전북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지역 경제 구조상 정책 효과가 현장에 얼마나 빠르게 전달되느냐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단순한 정책 집행을 넘어 체감도를 높이는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취임사에서 장 청장은 이러한 지역 특성을 고려해 현장 중심 소통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창업 초기 청년부터 재도전자, 소상공인, 중소벤처기업까지 정책 대상이 폭넓은 만큼 각 단계별로 필요한 지원이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 간 연결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으로 분석된다. 또한 정책 대상의 범위가 넓은 만큼 현장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실제로 전북 지역은 업종과 규모에 따라 겪는 어려움이 상이해 맞춤형 정책 필요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된다. 장 청장은 정책 방향과 관련해 기회의 확대와 성장의 연결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현장에서의 소통을 통해 정책을 구체화하고, 이를 통해 지역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흐름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장 청장은 취임사에서 “첫 창업 청년부터 재도전자, 소상공인과 중소벤처기업까지 모두의 기회가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현장에서 소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사람들
  • 김경수
  • 2026.04.27 17:13

제26회 강암서예대전 휘호대회 대상에 배병일 씨

제26회 강암서예대전 휘호대회에서 운정(雲亭) 배병일(66·경남 진주) 씨의 ‘매월당 김시습의 시 위천조도'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재)강암서예학술재단이 주최한 이번 휘호대회는 지난 25일 성황리에 열렸다. 대회는 한국 서예계의 거목 강암 송성용 선생의 뜻을 기리고, 서예문화의 저변 확대와 역량 있는 신진 작가 발굴을 위해 마련됐다. 앞서 진행된 1차 예심에는 전국 각지에서 수준 높은 작품이 출품됐으며, 엄정한 심사를 거쳐 총 193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부문별로는 △한문 80명 △한글 43명 △문인화 70명이다. 시상식은 다음 달 26일 오후 3시 강암서예관에서 열릴 예정이며, 대상 수상자에게는 1000만 원, 최우수상 3명에게는 각 200만 원, 우수상 6명에게는 각 100만 원 등 총 2200만 원의 창작지원금이 수여된다. 또 이번 대회에서 특선 이상을 받은 우수 작품은 다음 달 26일부터 6월 2일까지 강암서예관 1층 전시실에서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송현숙 강암서예학술재단 이사장은 “현장 휘호를 통해 실력이 검증된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이게 돼 뜻깊다”며 “시상식과 전시에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강암서예대전이 앞으로도 대한민국 서예의 정통성을 지키며 가장 공정한 등용문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6.04.27 17:12

전북교육감 최규호→김승환→서거석 ‘이번엔 누구?’

‘최규호→김승환→서거석’으로 이어진 전북교육의 변화 속에서, 유권자들은 이제 또 한 번의 방향을 선택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다. 이번에는 어떤 이념과 성향을 띤 후보가 선택될지 주목된다. 직선제 이후 전북교육감은 뚜렷한 이념 흐름 속에서 구분되는 편이다. 다만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이 없기 때문에, ‘완전한 진보·중도·보수’라기보다 교육 철학과 정책 방향 기준의 분류로 보는 것이 맞다는 게 교육계의 설명이다. 전북교육감 선거가 후반전에 접어들며 판세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다자 구도로 출발했던 선거는 최근 단일화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천호성 후보의 1강 체제와 이에 맞서는 이남호 중심 연합 구도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사실상 이번 선거는 ‘1강 대 연합’의 정면 대결로 굳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교육감 선거 완주를 목표로 뛰고 있는 유성동 예비후보의 움직임은 변수로 꼽힌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인물 경쟁을 넘어, 전북교육이 걸어온 흐름과 향후 방향을 결정짓는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직선제 이후 전북교육은 세 차례의 뚜렷한 방향 전환을 겪어왔다. 먼저 최규호 전 교육감 시기는 ‘학력 중심’ 정책이 전면에 부각된 시기였다. 기초학력과 성취도를 강조하는 전통적 교육관이 중심이었지만, 임기 중 비리 논란으로 중도 낙마하면서 정책의 지속성에는 한계를 남겼다. 이어 3선을 지낸 김승환 전 교육감은 전북교육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혁신학교 확대 등으로 대표되는 학생 중심·진보 교육 모델을 정착시키며 주목을 받았다. 다만 학력 저하 논란은 임기 내내 이어지며 찬반 논쟁이 지속됐다. 서거석 전 교육감은 다시 방향을 조정했다. 기초학력 회복과 책임교육을 강조하며, 이전의 진보 일변도에서 벗어난 균형·실용 노선을 내세웠다. 학력과 교육의 공공성을 동시에 고려하려는 접근이 특징이다. 이처럼 전북교육은 ‘학력 중심 → 학생인권 중심 → 학력 회복’으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변화를 거듭해 왔다. 이번 선거는 그 연장선에서 또 한 번의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 현재 구도는 이념적으로도 뚜렷한 대비를 보인다. 천호성 후보는 기존 혁신교육 흐름을 잇는 진보 교육 계열로, 학생 중심 교육과 공공성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반면 이남호 후보는 단일화를 통해 세력을 확장하며 중도·보수까지 아우르는 연합 진영을 형성, 기초학력 강화와 교육 성과 회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는 ‘진보 대 진보·중도·보수 연합’이라는 이례적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교육 담론의 변화도 중요한 변수다. 인공지능(AI) 확산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교육 정책 역시 이념 중심에서 실용 중심 경쟁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맞춤형 학습, 데이터 기반 학력 관리, 디지털 역량 강화 등이 주요 의제로 떠오르며 후보 간 정책 경쟁의 핵심 축이 되고 있다. 이남호 후보 측은 AI 기반 학력 신장과 성취도 관리 체계를 강조하고 있으며, 천호성 후보 역시 미래 교육 전환과 공교육 혁신을 내세우며 대응하고 있다. 과거처럼 이념만으로 승부를 가르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된 셈이다. 선거의 승부를 가를 핵심 변수는 정당 영향이 상대적으로 약한 교육감 선거 특성상, 막판 부동층의 이동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 교육일반
  • 이강모
  • 2026.04.27 17:12

쓰레기장의 변신⋯전라감영 옆 화단 ‘눈길’

무단 투기된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던 전라감영 인근 골목이 시민·관광객을 사로잡는 작은 정원이 됐다. 전주시청 담당 주무관의 적극 행정이 뒷받침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27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18일쯤 전라감영 서편 부지 주변에 화단이 조성됐다. 전라감영에서 웨리단길로 향하는 길목에 가면 주정차된 차량 사이로 알록달록한 꽃이 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곳은 그동안 쓰레기 무단 투기 장소로 여겨진 곳이다. 주변에 음식점·카페 등 상가가 밀집해 있어 쓰레기봉투, 스티로폼 아이스박스는 기본이고, 시민·관광객이 오가며 버린 테이크아웃 음료 컵 등 생활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이후 인근 상가 상인은 악취 발생 등과 관련해 전주시청에 민원을 접수했다. 해당 상인은 쓰레기 배출 금지 스티커 부착 등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을 확인한 담당 주무관은 상인과 대화 중 이곳에 화단을 조성하기로 했다. 담당 주무관은 “원래 보도블록도 설치돼 있지 않았었다. 주변에서 쓰레기를 내놓기 시작했고, 암묵적으로 쓰레기 배출 장소가 됐다. 쓰레기가 쌓여 있으니 다들 지나가다가 던지고 가고, 이런 일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때마침 전라감영에 꽃을 심으려고 신청해 놓은 게 있었다. 상인과 약 1시간 정도 대화를 했는데, 신청해 놓은 꽃이 생각나서 여기에 화단을 조성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적극 행정’ 소식은 전주시청 홈페이지 내 칭찬합시다 게시판을 통해 알려졌다. 한 시민은 “주말 동안 많은 쓰레기가 쌓여 있어 보기 싫고, 음식물 냄새로 지나다니기가 불편했다. 어느 날 보기 싫은 그곳에 예쁜 꽃이 심어졌다”면서 “늘 산더미처럼 쌓여 있던 쓰레기와 음식물 투기도 없어졌다”고 했다. 이어 “앞을 지나다니는 시민들이 너무 보기 좋다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외국인 관광객의 표정을 볼 때 저까지 다 뿌듯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실제로 화단이 조성된 이후 상인뿐 아니라 시민·관광객까지 쓰레기 무단 투기를 멈췄다. 이에 화단을 조성한 담당 주무관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매일같이 화단에 물을 주고, 깨끗한 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인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담당 주무관은 “시청 게시판에 이런 글이 올라온 줄은 몰랐다”면서 “민원을 제기했던 상인, 전라감영에서 근무하는 기간제 근로자분들을 통해서 화단 옆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분들도 생기고, 분위기가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 전주
  • 박현우
  • 2026.04.27 17:10

[현장 속으로] ‘고유가 피해 지원금’ 지급 첫 날⋯행정복지센터 ‘북적’

“상황이 어려웠는데, 생필품 구매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27일 오전 8시 30분께 전주시 완산구 평화1동 행정복지센터 앞은 ‘고유가 피해 지원금’ 신청을 위해 찾아온 시민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지원금 신청 시간인 9시까지는 아직 30분 정도가 남아있었지만, 40명이 넘는 시민들이 행정복지센터의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찍부터 길게 늘어선 대기 줄을 목격한 한 시민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오후에나 와야겠다”며 발길을 돌렸다. 이렇듯 많은 신청자들이 찾아오자, 공무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끝자리가 1·6이 아닌 분들은 손을 들어 달라”고 외치며 지원금 신청 대상자와 신청 가능 요일을 안내했다. 고유가 피해 지원금 시행 첫 주에는 온라인·오프라인 신청 모두 원활한 신청과 안전을 위해 출생 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요일제가 시행됐다. 1차 신청의 경우 월요일은 끝자리 1‧6, 화요일 2‧7, 수요일 3‧8, 목요일 4‧5‧9·0이 지원금 신청 대상이다. 노동절인 5월 1일 금요일은 오프라인 신청이 제한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를 모르고 찾아왔다가 지원금을 수령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시민들이 여럿 있었다. 한 시민은 “날짜가 정해져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며 “아쉽지만 한가할 때 다시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평화1동 관계자는 “시민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주신 만큼, 날짜를 착각해 찾아오시는 분들도 꽤 있다”며 “너무 많은 인원이 한 번에 몰리면 사고의 가능성도 있고 질서를 유지하기도 어려워 요일제가 시행되고 있으니, 요일에 맞춰서 오시면 최대한 빠르게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만난 대다수의 시민은 지원금이 생계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반기는 모습을 보였다. 김모(70대) 씨는 “식비와 난방비 등 부담이 컸다”며 “고유가와 고물가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경제가 힘든 시기에 이번 지원금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모(60대) 씨도 “최근 상황이 어려웠는데 지원금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며 “여러모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모(80대‧여) 씨는 “식재료 등 생필품에 지원금을 사용할 생각”이라며 “요즘 나라 형편이 좋지 않다고 하던데 조금 걱정스럽기도 하다”고 복합적인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원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다음 달 8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1차 지급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등 취약 계층이며, 비수도권 거주자는 1인당 15만 원에서 60만 원이 지급된다. 이밖에 소득 하위 70% 국민은 2차 기간인 다음 달 18일부터 오는 7월 3일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지원금의 사용 기간은 1·2차분 모두 오는 8월 31일까지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6.04.27 1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