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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닫은 전북은행 새만금지점, 효율적 활용방안 세워야

“흉물로 변해가고 있는 은행 건물을 언제까지 놔둘 건가요?” 군산 소룡동(자유로 117-20)에 위치해 있는 전북은행 새만금지점이 폐점 된 후 장기간 방치되면서 지역민들의 불만을 낳고 있다. 특히 사람들의 발걸음이 사라지고 관리의 손길도 오랫동안 닿지 않으면서 자칫 범죄 사각지대로 전락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북은행 새만금지점은 국가산업단지 내 기업들의 생산 활동을 돕기 위해 지난 2008년 2월 개소했다. 당시 산단 내 기업 입주가 활발해진 상황에서 금융 지원 업무를 담당하며 근로자 이용 편의 및 기업의 신속한 자금흐름에 크게 기여했다. 다만 경기 침체 및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점포망 재구축으로 2017년 소룡동지점과 통합, 그 기능을 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폐점 이후 이렇다 할 활용계획이 없이 장기간 방치되면서 점차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 실제 2일 찾은 이곳 새만금지점은 대낮임에도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또한 건물 주변으로 잡초 등도 무성했다.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문 등은 모두 폐쇄됐으나 건물 뒤편 주차장 출입문은 반쯤 열려 있어 자칫 범죄 사각지대가 될 우려도 있어 보였다. 인근 한 상인은 “오랫동안 방치된 건물 때문에 산단 미관은 물론 분위기마저 전체적으로 침체되는 것 같다”며 “한 때 많은 사람들이 찾던 은행 문이 굳게 닫혀 있는 모습을 볼 때 마다 씁쓸한 생각이 든다”고 피력했다. 일각에선 전북은행 측이 새만금지점에 대한 효율적인 활용계획을 수립해 지역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회사원 김모 씨(45)는 “건물을 다시 살릴 필요가 있다"면서 "군산에 대기업 투자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다시 금융기관이 들어오면 좋겠지만 안된다면 어떤 식으로 사람들이 이용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전북은행 관계자는 “(아직 건물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향후 새만금 등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에 활용방안을 찾을 계획”이라며 “여기에 건물이 범죄 사각지대가 되지 않도록 다시 한 번 점검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 군산
  • 이환규
  • 2026.04.02 22:37

‘전북테크비즈센터’···금융사 ‘창고방’ 전락 논란

도내 기업들의 기술사업화 지원을 위해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설립된 ‘전북테크비즈센터’ 일부 사무실이 금융사의 ‘창고방’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대부분 금융사들이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기술 개발 목적이 아닌 국민연금공단과의 수시 회의 등을 위해서만 사무실을 활용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센터의 설립 취지에 맞는 운영과 함께 금융사들의 실질적인 지역 사무소 기능 수행이 요구된다는 목소리다. 2일 전북테크비즈센터에 따르면 해당 센터는 총 353억원(국비 173억원, 특별교부세 15억원, 도비 165억원)이 투입돼 건립됐다. 이는 전북연구개발특구의 거점 시설로, 공공기술 사업화 촉진과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한 기술사업화 지원 허브 역할이 목적이다. 문제는 국민연금공단과의 지근거리를 이유로 금융사들의 단순 사무실 입주가 이어졌다는 점이다. 입주 당시에는 자금조달과 글로벌 네트워크 등 기업 지원 기능이 고려됐으나, 현재 대부분 입주사는 국민연금공단과의 소통 시에만 사무실을 방문하고 평소에는 물건 보관 수준의 ‘창고방’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입주는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한 입주심의위원회를 통해 적합성 심사를 거쳐 이뤄졌으나, 실제 운영은 계획과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센터에는 외국계 금융사 4곳이 입주해 있으며, 임대료는 면적에 따라 월 26만3230원에서 78만9000원 수준이다. 이는 예산이 투입된 시설 특성상 저렴한 임대료 기준이 적용된 결과다. 그러나 전북일보 취재 결과, 상주 인원을 두고 운영 중인 금융사는 뉴욕멜론은행(1명) 한 곳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지난 3월 기준 센터 사무실은 모두 분양이 완료된 상태로, 정작 사무공간이 필요한 도내 기업들은 입주가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사들이 전북테크비즈센터를 선호하는 이유는 먼저 보안이 꼽힌다. 전북혁신도시 인근에 24시간 보안인력이 상주하는 건물은 소수에 불과한 상황이다. 또 인근에 국민연금공단이 위치하고 있다. 도내 한 중소기업 대표는 “지역에서 기업을 운영하면서 보조금 및 연구 지원을 받기 위해 전북테크비즈센터에 입주하고 싶지만, 사무실이 아예 없는 것으로 들었다”며 “사실상 지원이 필요한 중소기업 등을 위해 건물이 만들어졌는데, 운용 자산 규모가 경 또는 수천조에 달하는 대기업 외국계 금융사가 국민연금에 보여주기식 사무실을 운영하며 혜택을 받는 것이 과연 설립 취지에 맞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금융사들 또한 전주에 진출 또는 투자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사무실에 책상 하나 놨다고 투자나 진출은 아닌 만큼 본인들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북테크비즈센터 측도 문제를 인지하고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센터는 각 금융사에 연구개발특구 활성화라는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 역할을 요구하고 있으며, 기준에 미달할 경우 계약연장 불가 등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를 운영하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관계자는 “센터는 입주계약 연장 시 사회공헌, 국민연금 업무 수행을 제외한 본 건물의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실질적인 기술사업화 지원 역할을 사업 계획에 구체화해 줄 것을 제안했다”며 “금융사들 또한 4월 간담회 등을 통해 의견을 취합하고 있으며, 설립 취지에 부응하지 않을 경우 여러 조치를 고려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금융·증권
  • 김경수
  • 2026.04.02 19:20

[사설] 김관영 제명, 유권자가 중심 잡아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1일 식사 자리에서 참석자들에게 현금을 제공한 김관영 도지사를 전격 제명했다.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전북에서 일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지사는 이번 6·3 지방선거의 민주당 경선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선거가 급변하면서 선거판이 요동칠 전망이다. 특히 전북은 민주당 경선 승리가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구도여서 더욱 그렇다. 이런 때일수록 유권자인 도민들이 중심을 잡고 현명한 선택을 했으면 한다. 김 지사는 지난해 11월 30일 전주시 완산구의 한 식당에서 지역 시·군 의원들과 도당 청년 등 20여 명과 술자리를 가졌다. 자리가 끝나갈 무렵 김 지사는 이들에게 대리 운전비 명목으로 직접 2∼10만 원씩 90여만 원의 현금을 나눠 주었다. 이 장면은 음식점 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지급 후 굉장히 찝찝하고 부담을 느껴 직원과 청년대표를 통해 전액을 즉시 회수했다”고 해명했다. 이러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민주당은 긴급 감찰과 함께 이날 밤 최고위원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김 지사를 제명했다. 전북경찰청과 전북도 선거관리위원회도 즉각 수사와 조사에 착수했다. 공직선거법 제112조는 공직선거에 나선 후보자는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 등에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지사는 스스로 ‘불찰’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경솔한 행위를 한 것은 틀림이 없다. 청렴과 정책 능력을 내세우며 도지사 재선에 도전하는 사람으로서는 해선 안 될 행위다. 민주당 중앙당도 전국적으로 이번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빛의 속도로 판단을 내린 듯하다. 돈의 적고 많음을 떠나 금품 살포는 엄정하게 다루어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가지 의문점과 과제가 남는다. 금품제공에 대한 공분과는 별개로 왜 4개월이 지난 후에 고발이 됐는지, 다른 정치적 의도는 없는지 등이 그러하다. 더 중요한 것은 민주당에서 가장 앞서가는 후보가 낙마하면서 생기는 도민들의 선택 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 민주당 경선은 이원택 의원과 안호영 의원 등 2자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이들이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이유는 네거티브나 결정 지체에 대한 도민들의 거부감이 큰 요인이었다. 앞으로 도민들은 정치 상황을 주시하면서 지혜로운 판단을 내렸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4.02 18:27

[사설] 새만금개발청장 공석, 골든타임 놓칠 셈인가

30년 넘게 전북도민에게 ‘희망고문’이었던 새만금이 지금 전환점 위에 서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9조원 규모 투자를 비롯한 대형 프로젝트들이 속속 진행되면서 새만금의 오랜 희망과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새만금은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대규모 투자와 산업 재편의 흐름이 맞물린 지금이야말로, 그동안 지체돼온 개발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는 적기다. 그런데 이 중요한 시점에서 새만금사업을 최일선에서 이끌어야 할 정부 기관인 새만금개발청의 수장이 공석이다. 김의겸 전 청장이 지난달 중순 사직한 이후 보름 넘게 후임자 인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회는 항상 짧고, 경쟁은 치열하다. 그토록 염원했던 대규모 투자가 본격화되고, 산업 지형이 빠르게 재편되는 전환기에 국책사업을 이끌 컨트롤타워가 비어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투자는 타이밍이다. 대규모 자본이 움직이기 시작한 지금이야말로 행정이 가장 민첩해야 할 때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대규모 투자와 이차전지 특화단지 조성 등 굵직한 프로젝트가 동시에 추진되면서 부지 확보, 인허가, 기반시설, 인센티브 등을 총괄할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특히 인허가와 부지 조성 같은 초기 대응이 지연되면 전체 투자 계획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시점에서의 컨트롤타워 부재는 단순한 행정 공백의 문제를 넘어선다. 주요 프로젝트의 의사결정 지연은 물론 사업 전반의 속도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 산업계와 지역사회에서도 투자심리 위축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30년 넘게 우여곡절을 겪은 새만금은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할 수 없는 단계다. 행정 공백이 길어질수록 새만금의 미래 또한 그만큼 불확실해진다. 정부는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이 전환기의 무게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면, 해답은 분명하다. 새만금의 현안을 즉시 파악하고 지체 없이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실무형 전문가를 조속히 임명해 사업의 연속성과 추진력을 확보해야 한다. 단순 행정가나 정치인이 아닌 범정부 차원의 조율 능력과 현장 이해도를 겸비한 실무형 전문가가 절실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새만금의 시계는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어렵게 찾아온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4.02 18:26

[오목대] 정동영, 정세균, 유성엽, 그리고 김관영

2007년 10월 15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대통합민주신당의 17대 대선 후보로 지명됐다. 본경선에서 손학규·이해찬·한명숙·유시민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전북 출신의 첫 대통령 후보가 됐다. 정 장관은 그해 12월 19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했지만 ‘전북 출신 첫 대선 후보’란 값진 기록을 전북 정치사에 남겼다. 정 장관이 17대 대선 도전에 나섰던 시절 출범한 ‘정통들(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의 초대 회장이었던 이재명 대통령은 18년 뒤 정 장관이 못다 한 꿈을 이뤘고, 정 장관은 정부의 통일정책을 진두지휘하며 이 대통령을 돕고 있다. 15·16·18·20·22대 국회의원과 두 번째 통일부 장관 ‘정동영의 존재감’은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피지컬 AI’를 전북으로 가져온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북 출신으로 대통령의 꿈을 가졌던 정치인은 정동영 만이 아니다. ‘대통령 빼고 다 해본 정치인’으로 불리는 정세균 전 총리도 있다. 15·16·17·18·19·20대 국회의원으로 원내대표와 당대표, 장관, 국회의장을 역임한 그는 2012년 제18대 대선에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문재인 후보에 밀려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10년 뒤인 2021년 제20대 대선에서 다시 한 번 민주당 경선에 도전했지만 이재명 vs 이낙연의 ‘명낙대전’ 구도를 극복하지 못하고 중도 사퇴했다. 비록 대권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정 전 총리 역시 ‘한국 정치의 거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권을 꿈꿨던 전북 정치인은 또 있다. 지난해 5월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선거운동을 벌이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66세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한 유성엽 전 국회의원이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전북도 국장을 거쳐 민선 정읍시장을 지내고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그는 생전에 “대통령병에 걸렸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정치적 꿈을 가졌던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대통령병에 걸렸다고 그에게 손가락질 하던 지역 정치인 가운데 정작 그런 도전 정신을 보인 이는 없었다.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한 이재명 대통령의 내각 구성 초기 10여명 총리 후보 명단에는 김관영 전북도지사의 이름도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김민석 총리와 함께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김 지사는 김 총리와 격의없이 소통하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김 지사는 전북 출신 정치인 가운데 향후 중앙 정치무대에서 활약할 만한 재목 중 한 명으로 꼽혀왔다. 그런 김 지사가 술자리에서 청년 당원들에게 대리운전비를 건넨 혐의로 민주당에서 제명됐다. 정청래 대표가 윤리감찰단에 감찰을 지시한지 12시간 만이었다. 선출직 공직자로서 어떤 이유로든, 많든 적든 유권자에게 금품을 건넨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 그 행위에 따르는 처벌도 감수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12시간 만에 내려진 ‘사형선고’ 격의 제명 결정이 전북출신 미래 정치인의 싹을 잘라내기 위한 것은 아니었는지, 정동영·정세균 같은 전북출신 정치 거물을 다시 만나려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지 생각이 복잡해진다.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6.04.02 18:26

[청춘예찬] 걷고 싶은 전북이 되었으면 좋겠다

얼마 전 연이어 아찔한 경험을 했다. 하루는 아파트 앞 횡단보도를 건너려는데, 로터리를 빠져나온 차량이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고 달려왔다. 또 다른 날은 법원 앞 횡단보도에서였다. 다가오던 차량은 속도를 줄이기는커녕 그대로 질주하며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보행자가 가장 안전해야 할 횡단보도 위에서조차 운전자의 눈치를 보며 쫓기듯 걸음을 옮겨야 했다. 전북의 도시는 신도시든 구도심이든 자동차가 중심이다. 전주만 봐도 그렇다. 신도시의 넓은 도로는 차량의 흐름을 원활히 해주지만, 보행자가 안심하고 걸을 환경은 부족하다. 구도심이라고 다르지 않다. 전주시가 184억 원을 들여 보행환경특화거리로 조성한 충경로마저 최근 넓힌 인도 위에 다시 노상 주차장을 만들려다 시민들의 반발을 샀다. 어디서든 자동차의 편의가 먼저인 셈이다. 농어촌 지역으로 시선을 돌리면 사정은 더 심각하다. 인도조차 없어 갓길을 아슬아슬하게 걷는 사람들 곁으로 대형 트럭과 농기계가 수시로 지나간다. 고령자 통행이 잦은 시골에서는 위험이 더 크다. 보행 속도가 느린 어르신들은 뒤에서 다가오는 차량과 충돌 위험에 놓이기 쉽다. 또한 사고가 나면 치명적인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농어촌의 열악한 보행 환경은 일상을 위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횡단보도 앞에서 멈추는 것을 양보가 아닌 의무로 받아들이는 성숙한 운전 문화가 필요하다. 다만 인식 전환에만 기대는 것은 한계가 있다. 과속방지턱 확대나 속도 제한구역 같은 정책들은 이미 시행 중이지만, 큰 변화를 이끌기 어렵다. 물리적인 구조가 바뀌어야 문화도 정착된다. 스페인 소도시 폰테베드라(Pontevedra)는 1999년 도심의 차량 접근을 제한하고 보행 공간을 넓히는 방식으로 도시 구조를 과감하게 바꾸었다. 초기에는 반발이 거셌지만, 교통사고 사망자는 현저하게 감소했고 오히려 인구가 유입되며 상권이 되살아났다. 이탈리아는 유적 보호 목적으로 도입했던 교통제한구역(ZTL, Zona Traffico Limitato)을 일반 주거지와 상업지구까지 확대하며 보행자의 공간을 넓혀가고 있다. 전북의 사정이 해외와는 다르니 그대로 따라 할 수는 없겠지만, 도심의 특정 구역부터 차량 통행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보행자 중심으로 공간을 재편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농어촌은 기존 도로 환경을 일부 손보는 방식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영국에서는 시골 마을 진입 지점의 도로 폭을 좁히고 노면 재질을 바꾸어서 중상 사고를 크게 줄이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왕복 2차선 시골길의 중앙선을 지우고 가장자리에 점선 구역을 그려, 마주 오는 차가 있을 때만 그쪽으로 비켜 교행하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감속을 유도한다. 당장 모든 시골길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고령자 통행이 잦은 마을 진입로만이라도 구조를 바꾸는 시도는 실천해 볼 만하다. 어떤 정책이든 그 중심에는 자동차가 아니라 사람이 있어야 한다. 어디에 살든 횡단보도 앞에서 불안하지 않고, 동네 한 바퀴를 마음 편히 산책할 수 있는 일상, 걷기 좋은 곳이 결국 살기 좋은 곳이다. 어르신들이 안전하게 길을 걷고, 청년들이 안심하고 활기차게 머물 수 있는 전북. 도내 모든 길이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4.02 18:26

[금요칼럼] ‘물이 흐려진다’는 논증

부분-인간화 동물의 윤리를 연구하다가 흥미로운 논증을 본 적이 있다. 부분-인간화 동물이란 이식을 위해 인간의 세포나 장기를 주입한 동물을 말한다. 인간의 간을 이식받기 위해 인간의 간세포를 주입한 돼지가 그런 사례다. 이런 연구에 대해 이른바 ‘물이 흐려진다’는 윤리적 반론이 있다. 인간이라는 집단에 부분-인간화 동물이 들어오면 인간의 ‘격’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때 영어권 학자들이 든 비유가 흥미롭다. 부분-인간화 동물을 허용하는 것은 졸업 자격이 안 되는 사람에게 졸업장을 남발하여 졸업 자격이 있는 사람의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우리 같았으면 입학을 예로 들었을 텐데. 외국 대학에서는 입학보다 졸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는 입학 연도인 ‘학번’으로 동기를 구분하지만 미국은 졸업 연도인 ‘클래스(class)’로 동기를 구분한다. 예컨대 “Class of 2020”는 2020년에 같이 졸업한 동기들이라는 뜻이다. 정해진 졸업 요건을 통과한 사람만이 그 대학의 진정한 구성원으로 인정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방금 말한 논증도 졸업장의 가치는 그것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만 받을 때 유지된다는 생각을 부분-인간화 동물에게도 적용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입학만 하면 이미 집단의 구성원이 된 것으로 간주된다. 그래서 ‘물이 흐려지는’ 것을 막으려면 입학 단계에서 선을 그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사람들이 잘 기억 못 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촉발하게 된 사건은 이화여대 학생들의 시위였다. 2016년 이대에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 단과대학을 설립하려 하자 학생들이 반대 시위를 했다. 그 과정에서 당시 실세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의 부정 입학이 드러나게 되었고, 이것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도화선이 되었다. 학생들이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을 반대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표면적으로는 ‘졸속 추진’이었지만, 본질적으로는 자신들의 집단에 ‘격이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에 거부감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직장인 재교육 과정 학생들도 같은 졸업장을 받게 되면 자신들의 졸업장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최근 지역 대학끼리의 통합에서도 똑같은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자신의 캠퍼스보다 ‘급’이 낮다고 생각한 캠퍼스와 한 학교가 되면 물이 흐려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글쓴이가 있는 대학에서는 네 개 캠퍼스가 통합하면서 졸업장에 출신 캠퍼스를 병기하는 안이 통과되었다. 같은 졸업장을 받는 것조차 거부한 것이다. 법적으로는 하나의 대학이 되었지만, 졸업장에는 여전히 선을 그어 ‘우리’와 ‘그들’을 구분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재학 중인 학생들이 중도 탈락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재학생 충원율이 낮으면 뭔가 안 좋은 학교로 인식된다. 그래서 대학들은 재학생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애를 쓰고, 학생들을 최대한 졸업시키려 한다. 과거 이대의 사례든 최근의 통합 사례든 입학만 하면 다 졸업한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기에 기를 쓰고 입학을 막거나 졸업장을 다르게 만들려는 것 아닌가? 해법은 간단하다. 자신의 대학교의 ‘급’에 걸맞게 졸업 요건을 요구하고, 그 급에 맞지 않으면 졸업을 안 시키면 그만이다. 물론 다른 캠퍼스 학생들에게만 높은 기준을 요구할 수는 없으니 자기 캠퍼스 구성원에게도 똑같이 요구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어떤 캠퍼스 출신이든 졸업장을 받은 사람은 모두 같은 수준의 학업 성취를 이룬 사람이 된다. 물이 흐려질 일이 없다. 물이 흐려지는 게 두렵다면 졸업이라는 필터를 엄격하게 작동시키면 된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입학이라는 자격증에만 매달리고, 졸업이라는 성취를 증명할 자신은 없다는 고백이나 다름없다. 그럴 자신감이 없어서 입학 단계에서, 아니 졸업장에까지 선을 그어 물을 미리 가르려 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들어오기는 어려워도 나가기는 쉬운 것을 부끄러워하고, 들어오기는 쉬워도 나가기는 어려운 것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그것이 격을 높이고 물을 흐려지지 않는 바른 길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4.02 18:25

[금요수필] 조용한 가운데 뛰고 있는 싱가포르

싱가포르(Singaore)는 아시아 네 마리 용, 네 마리 호랑이라는 말을 듣곤 했다. 과연 잘사는 나라다. 싱가포르는 코로나19 전 문재인 정부 때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싱가포르 회담장으로써 세계의 이목도 집중시킬 만했다. 지인들에게 싱가포르 여행을 권하고 싶다. 공항 밖을 나가자마자 실감이 났다. 젊고 멋진 가이드는 영국으로부터 독립된 지가 60년이 된 국가라며 안내했다. 인구가 600만 명인데 생활인구는 1,000명이 넘는다. 국민은 중국계가 77%, 말레이계가 13%이고 인도계와 기타가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 면적은 서울보다는 작고 부산보다는 크다. 다문화 도시국가로써 온통 새로운 빌딩숲을 이루고 있다. 장기적인 도시개발 계획이 척척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국민 1인당 GDP가 9만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3배로 생활 수준을 짐작할 수가 있다. 가이드도 잠시 머물고 가려다 살기가 알맞아 새 가정을 꾸려 영주권까지 받고, 10여 년이 넘게 아내랑 자녀들과 열심히 살고 있다며 자랑을 한참 늘어놓았다. 아열대 기후 탓인지 시내가 여기저기 넓고 좁은 숲을 이루고 있다. 하늘을 닿을 듯한 야자수와 이름 모를 나무들이 거리의 뜨거운 열기를 낮추어 주고 있다. 특히 키가 크면서 나뭇가지와 이파리들이 우산 모양을 하고 햇볕을 가리며 거리의 공기를 맑게 하고 있으니 탄성이 절로 나왔다. 국가적으로 차량을 65만 대로 정하여 주행차를 일정 기간이 되면 폐차시키고, 새 차를 운행케 해 공기청정도를 높여 살기 좋은 국가를 만들려는 정책에 고개를 끄덕였다. 공항을 나올 때 가져온 싱가포르 지도 한 장 말고는 관광지를 가자마자 찾아도 안내 리플렛을 볼 수가 없었다. 청정 자연환경 보존을 위한 노력이라 생각했다. 공무원 봉급이 많다고 한다. 대통령의 월급이 한국의 10배 정도라고 하니···. 국가의 공복으로서 부조리 없이 선공후사先公後私 정신으로 자기 책무를 다할 것이다. 영국으로부터 독립 60주년을 맞아 국민 모두에게 60만원씩을 나누어주었다고 한다. 중·고등학교는 우리처럼 의무교육은 아니지만 결석하지 않으면 등록금을 환급해준다고 한다. 국민생활 중심의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 같았다. 모기파리가 없다고 하니 얼마나 거리가 청결한가를 짐작이 갔다. 거리에 휴짓조각 하나가 보이지 않고 쓰레기 분리수거함도 없었다. 원리와 원칙이 우선시되는 법치국가라, 공공질서가 엄정하고 벌금 제도가 강하다. 마약은 철저히 단속하며 밀매자는 사형에 처한다고 했다. 청소년도 담배를 단속하고 위험 요소를 없애주고 있어 바르게 성장할 것이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머무른 숙소 앞을 지나 하지레인, 리틀인디아. 차이나타운을 둘러보았다. 이슬람권, 인도권, 중국권 국민의 주권과 문화를 인정하고 넓은 지역을 정하여 도시를 조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각자 자기들이 전통문화에 젖어 즐기도록 해 국가 발전에 힘을 모으도록 해 마음에 들었다. 지리적으로도 바로 곁에 있는 말레이시아가 막고 있어 연중 태풍이 없다. 반면에 바다도 거센 파도가 없이 잔잔하다고 한다. 또한, 수심이 아주 깊어 크루즈를 비롯한 대형 배들이 맘대로 드나들고 정박할 수가 있어 해운업 발달의 천혜의 조건을 갖고 있어 부러웠다. 나흘 만에 여행은 짧았다. 싱가포르는 정중동靜中動 국가라 이야기하고 싶다. 국민은 국민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조용한 가운데 할 일을 척척 해낸 것 같아서다. 그래서 국가는 펄쩍펄쩍 뛰고 있는 게 몸으로 느꼈다. 3월 첫날, 대통령도 싱가포르 국빈방문을 한다. 싱가포르의 정중동을 가슴에 품고 올게다 기대된다. Δ정석곤 수필가는 삼계, 관촌초등힉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했다. 2009년 대한문학 수필 부문으로 등단했으며 현재 전북문인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수필집 <풋밤송이의 기지개> 등이 있으며 은빛수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4.02 18:25

[세무 상담] 근로자추정제가 가져올변화

세무사로서 현장에서 다양한 업종의 사장님과 종사자분들을 만나다 보면 최근 노동 시장의 경계가 무척이나 흐릿해졌음을 실감합니다. 특히 배달 라이더, 프리랜서, 학원 강사 등 계약서상으로는 사업소득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특정 사업체에 속해 일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근로자 추정제’는 우리 지역 경제 현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 올 중요한 화두입니다. 그동안 소위 특수고용직이라 불리는 이들은 실질적으로 근로자처럼 일하면서도, 법적으로는 개인 사업자로 분류되어 퇴직금이나 연차, 산재 보험 같은 기본적인 보호의 울타리 밖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만약 자신이 근로자임을 인정받고 싶어도 수년간의 지루한 법적 공방을 통해 스스로 그 사실을 증명해야만 했기에 입증의 무게는 늘 노동자의 몫이었습니다. 이번에 도입되는 근로자 추정제는 바로 이러한 ‘입증의 책임’을 개인에게서 사업주와 정부의 영역으로 옮겨옴으로써,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각지대 없이 법적 보호를 받게 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제도의 핵심은 일하는 사람이 근로자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일을 하고 있다면 법적으로 근로자로 간주하는 데 있습니다. 만약 사업주가 해당 종사자를 독립적인 사업자로 보고 싶다면, 이제는 사장님이 직접 그 지휘·감독 관계가 없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즉, 증명하지 못하면 근로기준법상의 권리가 자동으로 부여되는 대전환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는 배달 플랫폼 종사자나 프리랜서들에게는 불의의 사고 시 산재 처리가 용이해지고 퇴직금을 정당하게 청구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입니다. 물론 사업주 입장에서는 노무 관리와 비용 측면에서 당장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계약 단계부터 업무의 실질에 맞는 투명한 관계를 정립함으로써,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막대한 소송 비용이나 노사 분쟁의 리스크를 미리 방지하는 예방 주사가 될 수 있습니다. 세무사로서 당부드리고 싶은 점은 이제 더이상 ‘3.3% 프리랜서 계약’이 만능 절세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우리 사업장의 고용 형태를 미리 점검하고,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4.02 18:25

전북서 매년 수천 마리 로드킬⋯"저감 대책 필요"

전북 지역에서 매년 야생동물이 차량에 치여 죽는 로드킬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관련 저감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최근 4년(2021~2024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로드킬은 총 9087건이다. 연도별로는 2021년 1380건, 2022년 2784건, 2023년 2952건, 2024년 1971건의 로드킬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도내에서 로드킬을 가장 많이 당한 동물은 고양이로, 총 5678마리가 도로 위에서 숨을 거뒀다. 그 밖에도 고라니(2110마리)와 개(538마리), 너구리(212마리), 족제비(41마리)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봄철은 야생동물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로, 로드킬 발생 가능성이 더욱 커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내 한 지자체 로드킬 포획단 관계자는 “지난달에만 40건 가까운 로드킬 신고가 접수됐고, 신고가 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한다면 60건 이상의 로드킬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봄이 되면 많은 야생동물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편으로, 고라니와 너구리, 수달까지 로드킬 신고가 접수됐다”고 전했다. 이러한 로드킬은 야생동물의 생명을 앗아가는 것을 넘어, 차량 파손 및 2차 사고 등을 유발하며 운전자들의 안전도 위협하고 있다. 전주시에 거주하는 이모(30대) 씨는 “업무로 인해 도내 다른 지역을 다니는 일이 많은데, 좁은 도로를 지나던 중 갑자기 고라니가 앞으로 튀어나와 크게 당황해 급제동한 경험이 있다”며 “근처에 다른 차가 있었다면 큰 사고가 발생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실제 지난해 2월 전주시의 한 도로에서 멧돼지 5마리와 승용차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탑승자 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전북도는 생태통로와 유도 울타리 설치, 차량 속도 제한 등 로드킬 저감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마다 수천 건의 로드킬이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는 로드킬 발생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 조사를 진행한 뒤 이에 맞춘 생태통로 설치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재익 전북대학교 수의학과 교수는 “로드킬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생태통로 구축”이라며 “로드킬이 어느 구간에서 많이 발생하는지 조사해 제대로 된 데이터를 마련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해당 도로 상황에 맞춘 형태의 생태통로를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6.04.02 17:53

예술·대중·지역 가치 담은 청사진⋯한국소리문화의전당 4대 과제 발표

새로운 리더십 전환을 맞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하 전당)이 도민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 확대를 위한 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지난달 취임한 이승필 전당 신임 대표는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한 ‘2026년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전당은 ‘예술·대중·지역’ 3가지 가치를 중심으로 기획사업 브랜드 ‘아트숲’을 운영하며 공연 61건, 전시 4건, 교육 및 기타 4건, 상설공연 1건 등 총 70건 규모의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이 대표는 전당을 전북의 핵심 문화예술 인프라로 도약시키기 위해 △서비스·안전 수준 제고 △자체 공연 콘텐츠 경쟁력 강화 △인적자원 역량 강화 △시설 미래 경쟁력 확보 등 4대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개관 25년을 맞은 전당의 시설 노후화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며, 공간 인프라와 콘텐츠, 인력 역량, 안전·서비스 등 전반의 경쟁력을 높여 도민이 편안하게 찾는 문화공간으로의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 공연 사업은 △거장전 △스테이지원더 △기획자의 눈 △소리연리지 △가족누리 등 5개 분야로 구성됐다. 거장전에서는 6월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를 선보이며, 기획자의 눈에서는 윤별발레컴퍼니 창작발레 ‘갓’, M발레단 ‘돈키호테’, 올라비올라 사운드 ‘B to B with 바리톤 길병민’ 등이 예정됐다. 대중성과 화제성을 고려한 스테이지원더 분야에서는 ‘임재범 40주년 콘서트’,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LIVE TOUR’ 등을 마련했다. 지역 예술인과 협업하는 소리연리지 분야에서는 ‘전북특별자치도 All Festa 시즌5’와 ‘K-POP 아카데미 쇼케이스’를 운영하며 지역 문화생태계 활성화를 도모한다. 가족누리에서는 백희나 작가 원작 뮤지컬 ‘알사탕’과 ‘숲속 100층짜리 집’을 선보여 어린이 관객층 확대를 추진한다. 전시는 배리어프리 기획전 ‘우리가 바라보는 세계’를 비롯해 청년작가 야외조각전Ⅳ ‘7ing:칠링’, 여름방학 특별전 ‘앤서니 브라운전: 마스터 오브 스토리텔링’ 등을 통해 접근성과 대중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예술교육은 유아부터 초등학생 고학년까지 맞춤형 프로그램 ‘소리터? 놀이터!’, ‘예술놀이터 SORI’ 등을 운영한다. 전당은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 ‘월드콘(월간 드림 콘서트)’과 전주를 제외한 도내 13개 시·군을 순회하는 ‘찾아가는 예술극장’을 통해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에도 나선다. 이 대표는 “전당이 세계적 공연을 유치하는 동시에 지역 예술이 외부로 확장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시설 개선과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병행해 도민 문화향유권 증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6.04.02 17:53

유성동·황호진 정책연대 선언…“교육청·교육감 혁신이 핵심”

유성동·황호진 전북교육감 예비후보는 2일 전북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후보간 ‘정책·혁신 연대’를 선언했다. 이번 정책연대는 전북교육감 선거에서 정책 중심 경쟁을 강조하는 흐름으로 해석되며, 향후 다른 후보들과의 관계 설정과 선거 구도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두 후보는 이날 “좋은 정책의 기준은 현장 적합도와 현장 수용도가 높은 정책”이라며 “교육 현장이 실제로 필요로 하고, 현장에서 환영받을 수 있는 공약이야말로 좋은 정책”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교육 혁신은 크게 교육청 혁신과 교육감 혁신 두 가지 축으로 설명할 수 있다”며 “그동안 교육 혁신이 교사나 학교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이는 효과가 교실이나 개별 학교에 제한되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청과 교육감이 혁신되면 그 영향은 모든 학교로 확산된다”며 “소통력과 행정 효율성을 높이는 교육청 혁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성동 후보는 “이번 연대는 단순한 선거 전략이나 단일화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좋은 정책을 만들기 위한 취지에서 출발했다”며 “전북 교육계에 정책 중심의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호진 후보는 정책연대의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교육정책은 교육체제 전반의 본질이자 핵심”이라며 “정책 전문가로서 중앙정부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해온 경험과, 유성동 후보의 현장 교육 경험이 결합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둘 후보는 정책연대를 넘은 단일화 가능성 여부에 대해 “현재는 고려하지 않는다”, “오늘은 정책연대 취지에 집중해야 한다”는 식으로 답면하는 등 전형적인 ‘여지 남기기’로 넘어갔다. 또 다른 후보와의 연대 및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향후 가능성은 열어둔 ‘전략적 모호성’을 보였다. 이번 전북교육감 선거를 완주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완주를 목표로 한다”고 답하는 등 확정적 의지가 아닌 상황 변화 시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 둔 표현으로 해석된다.

  • 교육일반
  • 이강모
  • 2026.04.02 17:52

[팩트체크] 장수 양수발전 ‘졸속 행정’ 논란 확인해 보니-(상)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수군 번암면 동화댐 양수발전소 유치와 관련한 ‘졸속 행정’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전북일보는 주민 알 권리와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장수군의 공식 추진경과 자료를 토대로 유치 과정을 두 차례에 걸쳐 확인해 본다. 장수군 양수발전 유치 논의는 지난 1월 장수군이 한국동서발전에 사업 추진 가능성 검토를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2월 동서발전은 장수군 내 신규 양수발전소 사업을 제안했고, 장수군은 정부 기조에 맞춰 기존 댐을 활용하는 동화호와 용림제를 중심으로 사업 타당성 검토와 대관 협조 가능성을 논의했다. 이어 동서발전은 2월 19일부터 20일까지 장수군이 요청한 동화호·용림제 일대에 대한 현장 실사를 진행했다. 같은 해 3월 4일 장수군의회 의원간담회에서 신규 양수발전 관련 사업 설명회가 열렸고, 군의회는 양수발전소 추진에 공감하며 업무협약 체결에 동의했다. 이후 3월 12일 장수군과 장수군의회, 한국동서발전은 장수양수발전소 성공적 유치를 위한 공동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같은 추진 흐름을 보면 동화댐 양수발전소는 아무런 절차 없이 협약부터 먼저 체결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장수군의 유치 가능성 검토 요청, 발전사의 사업 제안, 현장 실사, 군의회 설명, 업무협약 체결 순으로 절차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협약 주체에 장수군의회가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의회를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됐다는 양성빈 예비후보의 주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다만 양 예비후보의 문제 제기 가운데 일부는 사실관계와 맞닿아 있다. 협약서 자료에 의하면 장수군은 올해 4월 입지 조사를 위한 지점 용역 준비, 7월 용역 계약, 11월 중간 결과 도출을 이후 계획으로 제시했다. 지질 조사와 예비 설계, 예상 사업비 산출 등 본격적인 사업성 확인은 아직 진행 전 단계라는 의미다. 결국 충분한 본 용역 이전에 MOU가 체결된 것은 사실로 확인된다. 그러나 이를 곧바로 ‘사업 확정’ 또는 ‘졸속 강행’으로 연결 짓기에는 아직 남아 있는 절차가 적지 않다. 장수군 자료에는 향후 댐 관리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와 협의, 후보지 선정, 주민 수용성 확보,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공고, 양수발전 입찰 공고, 사업자 선정 등의 절차가 순차적으로 제시돼 있다. 준공 예상 시점도 2038년에서 2040년으로 적시돼 있다. 현재 단계는 사업 시행보다 유치 기반 마련에 가깝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장수 양수발전소 유치는 현재까지 ‘사업 확정’보다 ‘사업 유치를 위한 공조 체계 구축’에 방점이 찍혀 있다. 본격적인 타당성 검토 이전에 협약이 먼저 체결된 만큼 향후 주민 설명과 검증 절차를 얼마나 투명하게 밟느냐가 논쟁 해소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장수
  • 이재진
  • 2026.04.02 17:04

전북도백 하루만에 내치는 민주당… ‘전북이 우습나’

청년 당원들과의 저녁 술자리에서 대리운전비를 건넨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신속 ‘제명’된 것을 두고 중앙과 지역 정치권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사안의 중대함은 차치하더라도 하루 만의 조사와 짧은 소명을 듣고 한 지역의 도백을 내치는 당대표와 당의 결정에 대한 것인데, 지역의 수장이자 각종 여론조사 1위를 달리던 경선 주자를 최고 수위 징계로 내치는 것이 과연 전북을 텃밭으로 두고 있는 당의 처분으로 적절했느냐가 그것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김관영 지사에 대한 민주당의 제명 결정은 약 12시간 만에 긴급하게 이뤄졌다. 1일 오전 9시께 정청래 당대표가 김관영 지사에 대한 제보가 있어 윤리감찰단에 긴급 감찰을 지시했다는 중앙당 공보국의 알림 문자를 통해 신속하게 감찰 사실을 알린 감찰단은 전주로 내려와 조사를 벌였다. 이후 밤 9시께 정 대표가 참석한 최고위원회는 30분 만에 참석자 만장일치로 김 지사에 대해 제명 결정을 내렸다. 민주당의 징계처분 종류는 경고와 당직 자격정지, 당원 자격정지, 제명 등이 있는데, 제명은 대상자의 당적을 박탈하고 강제 출당시키는 최고 수위의 징계다. 이를 두고 지역은 물론, 여의도 정가에서 김 지사의 현금 살포가 중대사안이긴 하지만 정황이나 경위 등을 살펴볼 때 재임중 큰 과오가 없는 지역 수장이자 유능한 정치인의 정치 생명을 끝내는 징계 수위는 과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타 지역 사례와도 비교가 된다. 현재 두 가지 기부행위 혐의로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고 있는 같은 당 소속 최대호 안양시장의 경우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지만 당으로부터 아무런 제재를 받고 있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여의도 정가의 한 관계자는 “김 지사의 (기부)행위가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제명 징계는 충격적이자 과해 보인다”며 ”최고위의 징계 결정중 당원권 정지 정도를 예상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징계는 4년 전 제8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유력 후보이자 3선에 도전하는 송하진 전북도지사의 충격의 컷오프(경선배제)를 떠올리게 했다. 당시 민주당 중앙당은 송 전 지사를 컷오프 시키고 김관영 전 국회의원과 안호영·김윤덕 국회의원을 경선주자로 정하면서 유권자들에게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전북을 ‘민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지역’, ‘텃밭’, ‘그물망의 고기 같은 지역’ 정도로 인식하는 민주당이 지역 여론과 민심을 고려하거나 존중하지 않은채 당권을 휘두른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징계 배경에도 주목하고 있다. 김 지사는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을 거쳐 2022년 대선 직전 복당한 ‘비주류’로 친청(친정청래)계 등에 속하지 않아 신속한 징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나아가 당권이나 향후 특정 인물의 행보를 염두에 둔 정치적 셈법에 따른 당의 조치라는 말도 나온다. 한 유권자는 “현직 도지사가 잘못을 저지르긴 했지만 아무렇지 않게 내치는 당의 결정은 지역을 무시하는 처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다들 당에 대한 반발이 큰데, 이번 결정이 누구에게 유리하게 될지는 투표로 보여줘야 한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 국회·정당
  • 백세종
  • 2026.04.02 17:01

[뉴스와인물] 이승필 대표 “전북도민의 문화적 자부심 일궈내겠다"

생의 매 순간을 뜨거운 신명으로 채우는 사람. 맑은 표정과 눈빛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그 동력의 실체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지는 질문. “내가 원하는 삶이야?” 시간은 누구에게나 한정돼 있다는 무서운 진리를 깨친 덕분이다. 이승필(62)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이름 앞에 붙는 ‘예술경영인’ 같은 정체성이 이를 증명한다. 청년 시절, 농과대학 진학을 후회하며 ‘가지 않은 길’을 선망했기에 이후의 삶은 그렇게 만들지 않으리라 몸부림친 결과일지도 모른다. 현재 그를 설명하는 주된 수식어는 여수 예울마루를 예술의 섬으로 일궈낸 주역, 전략가이자 시 쓰는 인문학자인데 이것도 범상치 않다. 대기업 입사 이후 사회공헌팀장과 GS칼텍스 재단 사무국장을 거친 그는 지방 발령을 자청했다. 그렇게 2012년부터 12년 동안 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 신규 조성 책임자와 초대관장으로 지내며 남해안권 거점 문화공간으로 안착시켰다. 지난 1일 전당에서 만난 이승필 대표는 자신을 “공간 경영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어느 도시공학자가 말했어요. 도시가 어떻게 시민을 환대하는가에 따라 시민과 도시가 변화한다고요. 저 역시 공간이 어떻게 관객을 환대하는가를 고민해요. 사람과 공간은 상호작용을 하는 관계거든요.” 공간에 입힐 애티튜드를 만들어내는 것 역시 그의 몫. 그러니 공간마다 그의 철학이 담길 수밖에 없다. 조직 운영과 경영 방식에서도 그만의 서사가 있다.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대접하라’는 존중의 가치를 제1의 원칙으로 삼는다. 관객과 조직 구성원을 대할 때 귀하게 여기고 존중하겠다는 의지이다. 이제는 전당에 오는 관객들이 행복함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이 대표. 앞으로 그가 일궈낼 전당의 미래를 물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제5대 대표로 취임하신 지 한 달입니다. 지난 시간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통과의례 같기도 하지만 전임자 송별식부터 주요 부서 업무파악‧구성원 면담, 기관장 방문인사 등으로 분주했습니다. 취임식과 언론 접촉 등을 통해 전당의 새로운 비전을 공유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그 어느 때보다 실감나는 한 달이었습니다.” -대기업에서의 조직관리 경험과 예울마루에서의 현장 경륜이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어떤 시너지를 낼까요? “국내 예술계에서 설계와 시공부터 초기 세팅, 그리고 12년의 경영까지 한 호흡으로 책임져본 케이스는 드물 겁니다. 대기업 시절 기술과 마케팅, 노사관계 등 조직 관리의 근육을 키웠던 세월이 밑거름이 됐습니다. 제게 현장은 단순한 일터가 아니라 전문성을 증명할 가장 확실한 무대라고 생각합니다.” -풍부한 현장 경험 때문일까요. 취임하자마자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를 핵심 소명 중 하나로 꼽으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공간 혁신을 꿈꾸시나요? “어느 건축전문가가 준공 25년이 지난 건물을 사람 몸에 비유하니 ‘일흔 살’에 해당한다고 하더군요. 제가 예울마루를 직접 짓고 관리해본 경험에 비춰봐도 그렇습니다. 공연장의 첨단 전자부품들은 5년만 지나도 부품수급이 어려워지고, 10년이면 내장재를 교체해야 하는 주기가 돌아옵니다. 그런데 전당은 지난 25년 동안 부분적인 유지보수만 있었을 뿐, 전면적인 리모델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이제는 그 시기가 목전에 와 있습니다. 다행히 전북도와 전북도의회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공감해주셔서 올해 리모델링을 위한 기초 용역 예산을 확보했습니다.” -리모델링을 하려면 예산 확보가 관건일 텐데, 구체적인 계획이 있으십니까? “최소 5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꺼번에 진행하기에는 운영 여건상 제약이 크기 때문에, 마스터플랜을 세워 단계적으로 수술을 집도하려 합니다. 방향은 명확합니다. 21세기 기술 변화를 온전히 수용하되 철저하게 ‘고객 중심’과 ‘효율 우위’의 공간으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여수 예울마루 시공 경험이 전당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가장 확실한 설계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수준의 공연 유치를 언급하셨습니다. 예산 확보 등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도 왜 이러한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전당은 연간 70건 이상의 기획사업을 치러낸 저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양적 성장을 넘어 전북의 열망과 보조를 맞춰야 합니다. 특히 2036년 전주올림픽을 ‘K-컬쳐 올림픽’으로 유치하려는 도민들의 염원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세계가 전북을 주목하게 할 강력한 한방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를 ‘들여오는 기획’과 ‘나가는 기획’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풀어나갈 생각입니다." -들여오는 기획과 나가는 기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신다면 “‘들여오는 기획’은 도민의 문화적 자부심을 단숨에 끌어올리는 작업입니다. 지난 25년간 전당 무대에서 접하지 못한 세계 3대 오케스트라(베를린·빈·뉴욕 필하모닉) 유치를 꿈꿉니다. 조성진이나 임윤찬 같은 아티스트의 음악이 전주에서 울려 퍼질 때 그 감동은 ‘지역의 품격’으로 치환될 것입니다. 반대로 ‘나가는 기획’은 우리 원형 콘텐츠의 세계화입니다. 태권도와 동학을 결합한 <태권유랑단 녹두>가 선봉입니다. K-문화의 흐름을 타고 ‘녹두’를 넘어 ‘춘향’, ‘흥부’ 시리즈로 확장해 세계 시장에서 상업적 경쟁력을 확보하겠습니다. 우리의 소리를 세계 수준으로 보여주는 문화 강국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태권도와 판소리를 결합한 소리킥 시리즈도 관심이 가는데요.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하려면 무엇이 중요하다고 보시나요? “공연장이 단순히 대관만 해주는 곳이 아니라, 직접 작품을 만드는 제작극장이 돼야 합니다. ‘전북의 소리’라는 원형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버무려 낼 것인가, 그 고민의 결과가 바로 태권소리극 ‘소리킥’ 시리즈입니다. 국기(國技)인 태권도라는 언어에 우리만의 깊은 맛인 판소리를 입히는 전략입니다. 최근 제작된 <태권유랑단, 녹두>는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역사를 다루지만 인간의 보편적 화두인 ‘꿈’을 판타지적으로 풀었습니다.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상업적 명품이 되는 과정,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전북 14개 시군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은 어떻게 구상하시나요? “매해 예술과 대중을 아우르는 70여 건의 사업을 펼칩니다. 특히 20년간 이어온 ‘찾아가는 예술극장’은 이제 단순한 방문을 넘어 세 가지 전략을 꾀하려고 합니다. 첫째, 현지 예술인의 자생적 생태계를 돕는 플랫폼이 되겠습니다. 둘째,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온택트’ 중계로 오지까지 문화소외를 없애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도내외 기관과 아티스트 풀(Pool)을 공유하는 광역 네트워크를 구축하겠습니다." -프로는 성과로 증명한다”라며 강력한 휴먼웨이 업그레이드를 주문하셨습니다. 대표님만의 리더십은 무엇인가요? “구성원의 수준이 전당의 수준이고 리더의 안목이 곧 전당의 안목입니다. 제가 성과를 강조하는 이유는 각자가 자기 분야의 프로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하려는 것입니다. 공정성에 민감한 MZ세대의 특성과 협력을 중시하는 한국인의 정서적 특성을 조화롭게 엮어내는 것이 제 숙제입니다. 개인의 성과는 투명하게 인정하고, 조직 전체의 신명을 끌어올려 성과를 만들겠습니다. 사람이 바뀌면 공간이 바뀌고, 도민의 삶이 바뀐다는 것을 성과로 증명하겠습니다.”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취임사에서도 밝혔듯이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콘텐츠 업그레이드, 휴먼웨어 업그레이드, 고객서비스‧안전‧ESG 업그레이드 등 4대 업그레이드를 통해 도민 문화예술 향유권 증진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오고 싶은 전당, 공연이든 전시든 다녀가면 힐링이 일어나는 3H(Hope‧Happy‧Healing)의 전당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Δ 이승필 대표는 이 대표는 1964년 담양에서 태어나 광주 송원고와 서울대학교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9년 GS칼텍스에 입사해 2007년부터 GS칼텍스재단 사회공헌팀장과 사무국장을 지냈으며, 2012년부터 2024년까지 GS칼텍스 예울마루 초대 관장을 맡아 공연장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 문화예술 기반을 다지는 데 기여했다. 2011년 한국창조문학회에서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여수시 문화예술위원회 위원, 한국문예회관연합회 이사 및 호남제주지회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공연예술포럼과 공연예술경영인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 기획
  • 박은
  • 2026.04.02 16:58

[줌]“시간으로 쌓은 연기”⋯전북연극제 최우수연기상 이혜지 배우

“30여 년간 지역의 무대를 지켜온 시간에 대한 응답과 같은 상으로, 예술인으로서 큰 격려이자 새로운 책임감을 안게 됐습니다.” 제42회 전북연극제에서 창작극 ‘오얏꽃이 피었다’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이혜지(47·전주)는 이번 수상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이 씨는 이번 연극제 대상작인 예술집단 고하의 ‘오얏꽃이 피었다’에서 덕혜옹주의 어린 시절부터 중년에 이르는 삶을 밀도 있게 표현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덕혜옹주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지만 작품을 준비하며 대한제국 황실의 역사와 인물에 대해 공부하는 계기가 됐다”며 “나라를 잃은 슬픔과 자유를 박탈당한 삶 속에서 느꼈을 상실감과 외로움을 이해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존 인물을 연기한 것은 처음이었는데 기록이 많지 않은 만큼 상상력을 더해 인물을 구축해야 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배우로서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극 중 정신병원 장면은 가장 많은 고민이 담긴 대목으로 꼽았다. 그는 “연출과 함께 장면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감정 소모가 컸고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은 장면이었다”며 “공연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여운이 남을 정도로 깊이 몰입했던 기억이 있다”고 돌아봤다. 이어 “13세부터 중년에 이르는 시간을 표현해야 하는 역할이어서 감정의 밀도를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배우의 노력은 객석의 반응으로 이어졌다. 공연 당시 관객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보일 정도로 작품의 정서가 깊이 전달됐다. 이에 대해 그는 “관객들이 작품의 정서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배우로서 큰 보람을 느꼈다”며 “지역에서도 충분히 깊이 있는 연극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을 가득 채운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힘에 대해 그는 예술집단 고하의 작업 과정을 언급했다. 이 씨는 “연출가가 오랜 시간 연기를 연구해 온 만큼 작품 분석 과정이 치밀한 편”이라며 “배우들이 인물에 대해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로 27년째 무대에 오르고 있는 그는 이번 수상에 대해 “특별한 계기라기보다 오랫동안 연기를 놓지 않고 걸어온 시간이 하나의 결실로 이어진 것 같다”며 “배우로서 다시 한 번 방향을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번 전북연극제에서 대상을 받은 예술집단 고하는 ‘제44회 대한민국연극제 부산’에 전북 대표로 출전한다. 이 배우는 “처음부터 전국대회를 목표로 만든 작품은 아니었지만, 무대에 올리고 보니 충분한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전북 연극을 대표해 참여하는 만큼 작품이 가진 울림을 잘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긴 시간의 공연에도 집중해 관람해 준 관객들에게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지역에서 의미 있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2000년 창작극회에 입단하며 연극 활동을 시작한 이 씨는 27년간 지역 무대를 중심으로 꾸준히 활동해 왔으며, 전북연극제에서 우수연기상과 연기상을 다수 수상한 바 있다. 주요 출연작으로는 모노드라마 시리즈 ‘여자, 서른’과 ‘여자, 마흔’을 비롯해 ‘마음의 법칙’, ‘959-7번지’, ‘J에게’ 등이 있으며, 현재 예술집단 고하 부대표로 활동중이다.

  • 사람들
  • 전현아
  • 2026.04.02 16:58

“내가 적임자”…민주당 김제시장 예비후보 합동토론회

오는 6·3지방선거에 김제시장으로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강영석·나인권·임도순·정성주 예비후보 4명의 합동연설회가 2일 오후 김제시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각 예비후보들은 김제시의 현안과 시정 평가에 대한 공방을 벌이며 각자의 비전과 공약을 발표하면서 ‘김제발전을 이끌 적임자’임을 자처했다. 연설 순서는 사전 추첨 결과에 따라 나인권 예비후보가 첫 번째로 연단에 올랐다. 나 예비후보는 “김제시를 햇빛 연금의 에너지 소득 도시, 현대차그룹과 함께하는 미래 도시, 사람과 돈이 모이는 진정한 새만금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며 “나인권의 김제대전환은 대한민국 최고의 산업 클러스터 모델을 가지고 있는 울산을 뛰어넘는 김제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이어 “김제-전주 통합과 관련해서는 의견수렴 공론화위원회를 즉시설치해 통합 추진 여부부터 통합의 내용까지 김제시민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반영하겠다”며 “김제시민과 함께 만들어갈 시민주권시대에서 정치는 권력이 아니라 책임이 될 것이다”고 피력했다. 두 번째로 나선 강 예비후보는 “김제시는 시민이 주인공이 되어 시정에 참여하고, 공직자들이 주체가 되어 책임행정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가능케 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공감과 참여를 기반으로 한 수평적 리더십 △지역산물을 재료로 하는 10차산업과 고령친화첨단산업을 미래먹거리 산업으로 육성 △시민 삶의 질 향상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세 번째로 등단한 임 예비후보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 하는 우리 김제시는 깨어나야 한다. 구태의연한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며 “강력한 변화를 줘 사람이 모이고, 거리에 사람이 넘처나고 상인들의 웃음꽃이 되살아 나야 한다” 면서 △고속철도 역사 신설 △공공의료원 설립 △대학 설립 등을 주요 공약으로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정 예비후보는 “최근 현대차의 9조원 투자 등을 통해 새만금이 드디어 전북발전의 선봉에 서게 됐고, 수변도시와 새만금 신항만을 품은 김제시가 반드시 맨 앞에서 이끌어야 한다"면서 “지금 김제에는 담대하고 묵묵하게, 경험과 성과로 입증된 ‘쓸모있는 일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예비후보는 그동안의 시정 성과를 설명하며 향후 4년에 대한 주요 청사진으로 △옛 김제공항 부지 활용 AI와 종자산업 육성 △주민 주도 ‘우리동네 희망설계 플랜’ 도입 △김제형 주민소득 JUMP-UP 프로젝트 가동 등을 제시했다. 김제=강현규 기자

  • 김제
  • 강현규
  • 2026.04.02 1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