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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돌보는 사회를 준비해야 !

돌봄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고독사, 고립, 자살, 보육과 양육, 장애, 노령, 정신건강의 문제까지 돌봄이 필요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수없이 많은 영역이 돌봄의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 한복판에 돌봄과 관련된 이슈는 매우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긴 했지만, 엔데믹 선언과 최근 사회적 분위기에서는 돌봄 문제는 사라진 이슈로 치부되고 있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돌봄에 대한 이슈는 절대 사라져야 할 이슈가 아니며, 그때그때 가볍게 취급되어서는 안 될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유지되어야 한다. 스피노자는 정동 이론에서 코나투스(Conatus)를 말했다. 스피노자의 코나투스(Conatus)는 ‘자기보존의 본능’ 혹은 ‘자기 파괴를 부정하는 본능’을 말하며, 코나투스가 인간에게 드러날 때 스피노자는 그것을 ‘욕망’이라고 했다. 다시 말해 욕망이란 것은 인간이 그 자신의 파괴를 부정하고자 하는 본성 그 자체를 의미하며, 인간은 인간 스스로 존중받지 못하는 삶의 현장을 부정하는 기본적 욕망을 품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도 매한가지인데, 외모·가난·성별·피부·지역 등으로 차별받거나 돌봄 없는 일상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특별히, 혐오와 차별이 당연하게 인정되는 사회에서 우리의 삶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사회에서 사람들을 향한 돌봄의 방향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우리 스스로 더 진지하게 물어야 할 중요한 시기이다. 돌봄은 매우 세밀하고, 섬세한 삶의 문제들과 맞닿아 있다. 단순히 개인 혼자서 해결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온전히 국가 책임만으로도 해결하는 것도 불가능하며, 돌봄이 돌봄답게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국가의 강도 높은 책임과 개인의 책무성, 함께 돌보는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대대적인 준비가 반듯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우리들 스스로 혼자 살아갈 수 없고, 돌보고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준비를 온 사회가 함께해야 한다. 인간 자체로의 존엄이 지켜지고, 인간이 존중받는 돌봄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국가 책임을 높이는 공정 담론을 넘어서서 함께 돌보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상호성의 가치가 실현될 돌봄 문화를 준비하고 만들어가야 한다. 인간 삶의 기본이 돌봄이다. 돌봄은 인간 삶의 관계로 구성되고, 관계는 상호성으로 이루어지며. 그런 의미에서 돌봄을 잘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상호성의 기본 원칙을 잘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고, 관계를 이끄는 힘-상호성-은 서로 주고받는 과정을 의미하며, 일정한 법칙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돌봄은 인간 삶의 가장 깊숙한 인간 사이의 관계 속에 있고, 관계를 이끄는 상호성의 법칙에 기반하고 있다. 돌봄은 우리가 이해하듯이 잘 드러나지 않고 지극히 개인적이며, 타인에게 드러나지 않고, 나만의 돌봄 방식에 빠지기가 쉽기 때문이다. 결국, 돌봄은 매우 섬세한 인간 삶의 총체적 방식이다. 돌봄은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의 변화에 따라서 변화해 갈 수밖에 없어서 좋은 돌봄을 위해서는 시대적 흐름에 따른 좋은 돌봄 문화를 함께 준비해야 한다. “함께의 같이를 가치 있게” 실현하기 위해서, 국가와 개인, 우리 사회 전반이 함께 돌보는 사회를 준비해야 하며, 함께 돌보고 살아가는 사회를 잘 준비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행복한 삶을 만나기 위한 필수조건임을 반듯이 기억해야 한다. /서양열 전북사회서비스원 원장 △서양열 원장은 한국노인복지관협회 전북지회장을 지냈으며 한일장신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겸임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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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09 16:03

발칙한 상상 1.  - 추첨제 민주주의를 허하라

국회의원 선거가 코앞인가 보다. 여기저기서 마음 바쁜 정치지망생들의 출판기념회가 손짓한다. 후원금도 걷고 사람도 모아 얼굴 볼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출판기념회마다 저자에게 눈도장을 찍는 사람들이 책 한 권씩 들고 나선다. 애써 만든 책은 아마 한 번 쓱 훑어보다가 재활용 박스로 직행할 것이다. 정치지망생이 저마다 꿈과 비전을, 그리고 걸어온 길을 이야기하지만 그다지 울림이 없고 그밥에 그나물인 능력과 인물군에 정치 무용론이 나오기까지 한다. 그놈이 그놈 같고, 좀 새 인물로 바꿔도 보지만 여전히 함량 미달이다. 어떤 정치 평론가는 인물을 안 키워서 그런다고 하고, 어떤 평론가는 일당 독식하는 정치지형 때문이라고 한다. 이유라면 정말 이게 다인가? 선거는 정말 민주주의 꽃인가? 선거는 정말 최선의 정치 제도인지 의심해본 적 있는가? 선거제 자체가 한계에 다다르지는 않은지 생각해본다. 정치인들만 욕한다고 해서 우리의 삶이 나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얼굴을 바꾸고 당을 바꾼다고 해서 정치가 나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동안 각 정당에서 선거를 앞두고 얼마나 많은 젊은 피들을 수혈해왔는가? 1992년, 현역장교로 군 부정투표를 양심 선언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공정한 선거제도를 이끈 이지문 박사는 대안으로 추첨제 민주주의를 제시한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추첨은 민주적이요, 선거는 귀족적이다”라고 말했다 한다. 맞는 말이다. 선거 한 번 치르자면 어마어마한 돈이 드는데 그걸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전북 광역단위만 해도 도내에 플래카드 한 번 거는데 수천만 원이 든다. 그걸 한두 번 해서는 얼굴 알리기가 힘들다. 문자 발송비도 한 번에 수천만 원씩 드는데 아무리 돈 안 쓰는 선거를 한다 해도 수억 원이 금방 바닥난다. 이러니 정책경쟁보다는 죽기살기로 선거투쟁에 뛰어들고 패자가 되는 순간 엄청난 빚을 지게 된다. 따라서 돈 없는 사람은 선거에 나오기 어려우니 현행 선거제도는 당연히 귀족적이다. 더구나 막강한 자본을 배경으로 한 시장과 언론이 여론을 조작하고 선동하기까지 한다. 또한 사람들은 뇌 구조상 생각하기를 싫어하고 대신 판단하기를 좋아하기에 선거제도의 맹점이 있다. 합리적 판단 대신 진영논리에 의한 확증편향과 이미지 정치에 놀아나기 쉬운 현실을 지금도 보고 있지 않은가? 모두가 평등한 1인 1표를 통해 공직자를 선출한다고 민주주의는 아니다. 유럽 내 가장 지적이고 민주적이었던 바이마르 시대에 선거로 선출된 독일의 히틀러가 그 증거이다. 이미 추첨제 민주주의는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 법원의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추첨이 그러하다. 재판 결과가 기존의 판사 결정과 80% 유사하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추첨제로 뽑는 것이 어렵다면 지방의회나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정상적인 시민을 대상으로 추첨제를 실시해보는 것이 어떤가? 지구당 당협위원장에 줄을 안 서도 되고, 돈도 들지 않는다. 상갓집마다 좇아다니지 않아도 되는 정치를 꿈꾸어보자. 재선을 꿈꾸지 않기에 부패할 필요가 없고 상식과 소신으로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정말 민주적인 지방자치를 만들어보자. 중앙의 정치 풍향에 눈치나 보는 정치. 영향력 있는 지방의 건달이나 토호들에게 돌아가는 이 비민주적인 정치를 끝장내는 발칙한 상상, 새해 벽두에 꿈꾸어 보는 것은 어떤가? /문상붕 도서출판 파자마 대표 △문상붕 대표는 전북국어교사모임 회장∙정읍고등학교 교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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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02 15:32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의 제정을 위하여

큰 충격을 받은 사건이 있었던 날은 시간이 지나도 그날 내가 무엇을 했는지 선명하게 기억하고는 한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에는 일 때문에 군부대에 갈일이 있었고, 근처에서 혼자 밥을 먹으며 식당에서 틀어놓은 뉴스를 보고 있었다. 당시 전원 구조라는 거짓 뉴스가 계속 보도되고 있었고, 그때까지만 해도 정말 다행이다는 생각을 했던 것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당일에는 변호사회에서 1박2일 경주 야유회를 갔고, 숙소에 돌아와 티비를 켰는데 정말 이게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맞는 건가 싶은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래도 우리나라가 이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고 하니 그렇게까지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지는 않겠지라는 그나마 희망적인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다. 그러나 다음날 사망 159명, 부상 196명이라는 보고도 믿을 수 없는 대형참사가 대한민국 그것도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에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이미 사고 전날부터 이태원 뒷골목엔 움직이기 힘들 정도의 인파가 모였고, 위험한 상황이 목격되기도 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임이 인지되었다. 사고 당일 오후 6시 34분에는 압사를 언급하는 최초 신고가 접수되었고, 112신고가 경찰이 공개한 것만 11건이었다. 심지어 사고 직전인 오후 8시 33분에도 사람이 쓰러지고 있는데 현장 통제가 안된다 심각하다는 신고가 접수되었다. 시민들이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데 누구하나 이를 해결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미 위험 징후가 여러 차례 있었고, 사전에 6호선 이태원역 지하철 무정차, 이태원로 일대 도로 통제와 같은 조치만 했어도 막을 수 있는 참사였다고 말한다.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고, 유가족들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제공도 없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만 보이다 유가족들은 어느새 2차 가해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 보자 이태원에 간 것이 불법인가그 시간에 그 곳에 있었을 뿐인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싸늘한 주검이 되었다. 국가는 헌법 제34조 제6항에 따라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의무를 게을리하였고, 국가의 보호 아래 안전해야 할 국민들이 국가의 재난 컨트롤 시스템의 미비로 인하여 막을 수 있는 인재로 희생당한 것이다. 유가족이 바라는 것은 이태원 참사의 발생원인과 책임소재 등에 관한 진상 규명이다. 이를 위해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이 이루어져야만 하고, 특별법의 주요 내용 역시 특별조사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진상규명 조사, 청문회 및 특별검사 임명, 피해자 지원, 공동체 회복 지원이다. 이 당연한 내용이 참사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이 참담하고, 이태원참사 특별법이 어떠한 이유로 정쟁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서 답답한 노릇이다. 이태원 참사가 일어 난지 1년이 훌쩍 지났다. 유족들의 요구는 지극히 당연해서 이것이 왜 이렇게 아직도 이루어질 수 없는지 조차 이해하기 어렵다. 여야의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둘러싼 협의가 진척이 없자 12월 21일 국회의장이 중재안을 제안하면서 회기 내 처리를 다짐했지만 끝내 상정이 연기되었다. 유가족들은 추운 겨울날 이태원참사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해 국회 둘레 오채투지 행진을 하고 있다. 이들의 아픔을 진심으로 위로할 수 있도록 12월 28일 본회의에서는 부디 안건으로 상정하여 통과될 수 있기를 바란다. /우아롬 변호사∙민변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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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26 15:38

도시재생, 도시의 풍요를 꿈꾸며....

도시재생의 시작이 시민의 자산을 기반으로 하여 운용과 사회적 투자로 시작했다면... 어땠을까.... 고도로 성장했던 도시의 성장 속도가 한계에 다다르고 즉, 공급과 소비가 도시의 성장을 이끌었던 시대가 저물고 공급을 위한 소비체제 강화 속에 자본이 자본을 증식하는 시대로 자꾸 몰리고 있는 듯하다. 또한 정체된 인구성장은 감소로 이어지고 어떤 지역은 소멸을 논하기도 한다. 더불어 지역을 떠나는 청년들은 늘어나는 추세다. 지역 곳곳에서 인구감소, 산업체 급감, 슬럼화 등의 지표로 쇠퇴지역은 고령화와 청년인구 감소와 더불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도시재생이 지역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법론적 정책일 것이다. 도시재생 정책에 대한 몇 가지 질문을 해보면, 침체된 지역의 활성화가 정책적 지원만으로 지역의 쇠퇴 현상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도시재생이 급격한 도시성장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는 단순한 도구로 쓰임으로만 대두되었을까? 지역의 시민 자본과 그 지역 주민들의 고유한 자산이 모여지지 않고 정책적 지원만으로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려 한다면 지역의 자생력은 더욱 약해지지 않을까? 도시재생의 지역 활성화 정책에서 주요한 개념인 시민 혹은 주민참여란 방법의 접근방식이 지원사업의 운용에만 국한된다면 지역은 새롭게 활성화되거나 새로운 출구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다. 그간 여러 지원사업으로 인한 주민 간 갈등과 예산 대비 사업성과의 실효적인 측면의 한계가 현재 드러나 있기도 하다. 주민역량증진과 참여가 계몽적 방식으로 치우쳐 문제의 해결자가 되어야 할 주민들이 계몽적 학습안에 갇히거나, 참여하는 방식이 또 다른 민원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역의 쇠퇴와 문제를 해결할 거라는 시작의 설렘과 순수했던 목적을 잃어버리는 답답한 상황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문제를 공감하고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지역사회의 합의와 실천력 또한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공공성 등 우리가 만들어 왔고 지켜왔던 도시의 건설방식과는 다른 다양한 접근방식의 해법과 사회적 실험이 여전히 우리에게 숙제로 남아 있다. 개인의 편의와 편익의 욕구에서 공공과 개인의 이익이 조화를 이루는 지역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반한 보편적 정당성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시의 성장만이 보편적 이익을 가져줄 수 있는 시대가 다시 올지 기대하기 어려운 이 시기에 지역에서 살아갈 우리에게 매우 다양한 분야의 많은 과제가 주어지고 있다. 성장의 정량치도 중요하지만, 성장의 내용과 과정 그리고 질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이다. 도시의 부는 도시의 생명력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만큼 균형감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인구지표, 산업적 증가 등 총량이 절대적으로 성장하는 시대는 분명히 아니다. 그러나 물리적 풍요는 차고 넘치는 시대라 한다. 반면 불균형 또한 극심한 시대라 한다. 중년 이후는 고령화의 노후를 고민하고 청년들은 자기 성장과 욕망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빈곤한 시대라 한다. 그만큼 세대 간 연대와 이해 공간에는 세대 간 경쟁과 불만, 불안이 채워지고 있는 시대이다. 도시는 우리 삶에 어떤 무대로 관리되고 만들어져야 할까 진지하게 고민할 때이다. 우리는 이러한 시대에 각자의 삶을 어떻게 지탱하면 살아가야 할까. 도시의 풍요로움, 물질적 풍요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삶에 대한 상상력, 실천력, 그러한 새로운 내일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실험적 접근과 도전을 받아줄 수 있는 여유가 우리의 도시를 풍요롭게 하지 않을까. /소영식 전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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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19 15:34

12월의 무게

연말연시는 콩나물국밥 장사하는 이에게 최대 대목이나 다름없다. 송년회며 신년회 모임이 넘쳐나고 모임은 대부분 술자리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 짓을 다시는 안 하리라 뻔한 거짓말을 되뇌며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모여 가엾은 위장을 달래기 위해 콩나물국밥을 마주하게 된다. 덜 깬 술기운에 버석한 얼굴을 하고서도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것은 크리스마스며 연말연시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렸을 때는 12월이 시작되면 ‘착한 아이’로 변신했다. 순진하게도, 크리스마스 직전까지 당분간만 착하게 지내면 산타클로스가 내 소원을 들어줄 거라고 믿었다. 서양의 명절을 제대로 아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최소한 크리스마스 즈음하여 돌아보고 반성할 줄 아는 인간이었던 것이다. 혹은, 솔직히 그저 누군가 내 소원을 들어주고 선물을 나눠준다는 것에 맹목적으로 매달렸을 수도 있다. 온갖 말썽을 부리고 동네 아이들과 쌈박질을 해댈 때마다 엄마의 평화를 위해 외갓집으로 쫓겨났으면서 12월이 되면 제 발로 외갓집을 찾았다. 만석꾼인 외할머니 댁에서는 연말연시면 아무래도 묻어나는 콩고물의 크기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동네 교회에 가서 받는 과자 꾸러미와는 비교할 수준이 아니었다. 일꾼들이 받는 세경은 연 단위로 12월에 계산했는데 외할머니는 대부분 계약한 금액보다 넉넉하게 지급했다. 그러면 일꾼들은 그 고마움을 소소한 선물로 내게 나누어주었다. 올 때는 하나였던 가방이 집에 돌아갈 때는 두세 개로 늘어있기 마련이었다. 먹을 것도 더할 나위 없이 풍족했다. 누구네 아기가 첫겨울을 건강하게 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누구는 신혼인데도 밤낮없이 일한 게 고마워서, 누구네 셋째가 새봄에 학교에 가니까, 작년에 사라졌던 일꾼이 다시 돌아온 게 반가워서. 꿰어다 놓으면 대충 그럴듯해지는 갖은 이유를 들어 외할머니는 하루가 멀다 하고 떡을 쪄 나누었다. 12월의 분위기는 집안의 경제력과 관련이 깊다는 것을 어린 시절부터 나는 어렴풋이 알았던 것 같다. 연말이면 가게에 수북이 쌓였던 달력이 사라진 지 여러 해 되었다. 눈앞에 늘어놓고 스케줄을 고민하게 했던 공연 초대장도 거의 모습을 감췄다. 국밥을 핑계로 찾아와 작은 선물을 쥐어 주던 이웃도 발길이 줄었다. 이런저런 나눔 봉사에 함께 하자는 권유가 줄고 대신 현금 기부 요청이 부쩍 늘어났다. ‘세계적으로 장기화된 경기 불황’ 어쩌고 하는 뉴스를 볼 필요도 없다. 손님들의 딱딱한 어깨에 걸린 12월의 무게가 다르다. 12월은 매일이 크리스마스인 것 같았던 마법은 끝났다. 거리마다 캐럴이 울려 퍼지고 가벼운 관계에도 너그러이 선물을 주고받으며 딱히 이유 없이 인심이 후해져 가던 걸음을 돌려 구세군 바구니를 향하던 즐거움은 어디로 갔나. 이제 크리스마스는 교회나 백화점에 가야만 있다. /유대성 전주왱이콩나물국밥 전문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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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05 17:04

가석방 없는 무기형이 흉악범죄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할 수 있는 가

현행 형법에서는 무기징역 또는 무기 금고형을 선고 받은 경우 행상(行狀)이 양호하여 뉘우침이 뚜렷한 때에는 20년이 지나면 가석방 대상이 될 수 있다(형법 제42조 및 형법 제72조). 그런데 지난달 법원이 가석방 없는 무기형인‘절대적 종신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형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대부분 국가에서 가석방이 가능한 무기형 제도를 운영하고, 절대적 종신형은 미국과 영국 등에서 운영되는 이례적인 제도이다. 개정안이 국회까지 통과하여 시행되면 앞으로 무기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가석방이 허용되는지 여부를 함께 선고하게 된다. 개정법률의 제안 이유는 “다수의 생명ㆍ신체를 중대하고 심각하게 침해하거나 여성ㆍ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등 그 죄질이 흉악하고 준법의식과 공동체 구성원에 대한 존중이 현저히 결여되어 교화ㆍ개선의 가능성을 찾기 어려운 범죄자의 경우에는 사회로부터 영구적인 격리가 요구되고, 실제로 가석방으로 풀려난 무기수가 재범을 저지르고 또다시 수감 되는 사례가 있는 데다 이러한 법 집행의 현실과 국민 법 감정 사이의 괴리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바,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 판결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무기형의 가석방과 관련하여서 그 요건 및 기간 또한 상향함으로써 범죄피해로부터 국민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범죄자에게는 죄질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개정안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교화·개선의 가능성을 찾기 어려운지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은 무엇인지 그리고 영구적인 격리가 범죄 피해로부터 국민을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것은 확정적인 사실인지에 관한 의문이 든다. 우선 가석방 제도는 20년이 경과하면 의무적으로 가석방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수형자가 교화가 불가능하고 재범 위험이 높다면 가석방을 불허할 수 있다. 개정안에서 우려하는 바와 같이 가석방으로 풀려난 무기수가 재범률이 높다면 가석방 심사의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충분히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가석방 여부는 형 중에 있는 기결수의 교화·개선가능성에 따라 형 집행 과정에서 면밀한 검토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인데 법관이 판결 당시 앞으로의 교화 및 개선 가능성을 확정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그 근거가 미비하고, 가석방 제도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 더욱이 형벌의 목적은 응보에만 있지 않고, '교정', '감화', ‘치료’ 라는 점에서 형사정책적으로도 정당화되기 힘들다. 절대적 종신형은 수형자의 교화가능성을 박탈하는데다 아무리 노력해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좌절감이 교도소 내에서 다른 문제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 역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절대적 종신형은 신체의 자유를 다시 향유 할 기회를 박탈당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존엄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제도이고, 독일의 경우에는 1978년에 독일 연방헌법재판소가 이에 대해 위헌판결을 내린 바 있다. 엄벌주의와 중형주의가 강력범죄를 예방할 것이라는 것은 기대감에 불과하고 그 효과가 불분명하다. 실제로 절대적 종신형을 운영중인 미국이 강력범죄 발생률이 낮다고 볼 수도 없다. 오히려 범죄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범죄의 근본 원인을 찾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아롬 변호사∙민변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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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28 17:34

도시재생, 사업으로 시작하지만 이후 …지역사회가 함께 할수 있는 더 긴 시간을 내다봐야

도시재생사업의 사업기간은 재생유형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4년~5년, 새뜰마을 사업기간은 4년이다. 사업기간이 완료되면 정주환경정비 시설과 사업기간 다져왔던 주민협의체의 활동역량과 재생거점시설이 결과물로 발굴된다. 그렇지만 보조형태의 활동지원사업도 동시에 완료되기 때문에 이후 지역활성화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쟁점이 지역사회에 대두되고 있다. 그중에 에서도 당면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쟁점은 거점시설운영의 지속가능성이다. 어쩌면 거점시설운영이 현실의 벽에 부딪치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주민의 운영과 경영역량이 5년 만에 강화될 수 있다고 믿는 것 아닐까. 수년 혹은 수십년동안 진행된 인구감소와 사업체수 감소로인한 경제적 쇠퇴의 활성화를 재생사업선정과 한정된 사업기간을 통해 단기간에 회복한다는 목적을 수행하는 것은 주민들로서도 한정된 기간이 부담스럽다. 또한 해당지역의 고령화에도 대응해야 된다는 사회적 쟁점도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거점시설에 대한 사회적 쟁점이 주민이 (거점시설을 운영하지 않고) 빠지는 이유는 5년이 지나면 예산이 끊겨서란 단순한 원인만 부각되고 있다. 해당지역의 주민참여가 그 지역의 문제진단과 해결력을 찾는데 매우 중요하지만. 해당지역의 주민만으로 실행하고 문제해결하겠다는 사업전개 방식의 한계가 드러난 것은 아닐까. 도시란 틀에서 보면 재생지역의 쇠퇴도는 수녑간 누적되어온 도시 변화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시의 변화는 경제활동의 이동, 공급과 수요에 의해 흐름을 결과물 이기도 하다. 도시재생사업 실행기간동안 환경정비가 되고 주민참여을 통해 지역의 현실적인 진단과 해결법은 찾아내고 그것을 지속가능한 활동으로 안정화 하는 기재로 시설을 짓고하는 일련사업의 과정을 해당지역 활성화을 위한 실효적인 관점에서 재점검하는 논의가 필요할 때이다. 주민참여가 주민만하는 과정이 아닌 재생지역의 쇠퇴진단과 문제가 지역사회에 공유되고 공감되면서 해법을 함께 찾아가는 폭넓은 전개가 필요하다. 그러한 과정에서 해당지역의 지속가능한 활성화와 안정화을 견인하고 현실적인 해법을 실행할수 있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과 인력이 찾고 함께할 수 있는 사업실행의 가이드와 구조를 재구성 해야 할 것이다. 수십년간 누적된 점진적 쇠퇴의 양상 혹은 도시변화가 도시의 균형적이고 안정적 성장보다는 개발위주 였다면 도시재생에서 단순히 시설을 짓고 예산대비 그걸 기한 내에 모든 성과를 내고 끝낼수 있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시설을 짓는 속도로 주민의 역량이 강화되지 않을뿐더러 고령화와 맞물린 문제해결력 또한 높지 않기 때문이다. 주민참여가 그지역의 주민만으로 진행되는고립된 구조를 만들어서도 안될 것이다. 지역 주민들이 동네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역량을, 특히 경제적 역량까지 갖추게 하려면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과 입체적인 실행전략을 세워야할 것이고 재생사업완료 후에도 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도시재생 사업을 왜 할까를 고민해 보면, 거점시설을 만드는 것도 주민들이 안정적으로 20년, 30년 살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역량 강화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 지역 안에서 지속 가능하게 살 수 있는 삶의 공간을 만드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소영식 전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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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21 16:04

김장 못 해요

“사장님, 올해는 김장 언제 하십니까? 김장하는 날 맞춰와야 새 김치 얻어먹잖아요.” 어느덧 김장철이 코 앞이다. 여느 해 같으면 시장도 돌아다니고 그동안 거래했던 배추밭들도 돌아보며 김장 준비에 발품을 파느라 바쁠 시기다. 다만 올해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올해는 김장 안 하기로 했어요. 인증받은 우리 지역 김치공장하고 계약했거든요. 재료도 다 국산이고 맛이며 위생이며 다 검증받은, 믿을만한 회사예요.” “아, 왱이집 김장만 기다렸는데 아쉽네요.” 며칠 동안 김장을 물어보는 손님들이 이어졌다. 대답을 거듭할수록 죄송한 마음이 쌓여갔다.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야 손님들보다 배는 크면 컸지, 적지 않을 것이다. 여러 해 동안 미련을 가지고 고민을 거듭했지만, 결론은 명확했다. 요즘 음식점 가운데 김장을 계속하는 곳이 많지 않다. 반찬 중 김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곳일수록 좀 더 쉽게 매입 김치를 선택한다. 반찬 가짓수가 많지 않아 김치에 많이 의존하는 음식점들은 그나마 김장을 유지하기도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우리 가게와 다르지 않은 고민 들을 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 가게에서 김장을 계속해 왔던 이유는 어찌 보면 단순했다. 나에게 ‘김장’이란 ‘나누는 잔치’였기 때문이다. 어릴 적 김장을 하던 날이면, 내 역할은 하나였다. 이웃집에 김장 김치를 돌리는 일이었다. 옆집에 잘생긴 오빠라도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무거운 그릇을 들고도 발걸음이 날아다녔다. “아이고, 반가운 김장 김치네. 잘 먹을게. 고맙다!” 김치를 받아 드는 이웃의 인사가 나를 향한 칭찬인 것만 같았다. 아마도 그 반가운 목소리 때문에 가게에서도 김장하는 날이면 갓 담근 김치를 손님들에게 맛보여 드렸던 것 같다. 잘 먹었노라 인사하는 손님께는 김치 한 통씩 싸드리곤 했다. 왱이집과 오랜 세월을 함께해온 손님들에겐 그것이 하나의 풍속놀이처럼 여겨졌을 것이다. 헌데 젊은 손님들은 상황이 좀 다르다. 김치 자체에 손이 많이 가지도 않거니와 한두 젓가락 건드리고 마는 경우가 많았다. 한번 손님상에 올라간 음식은 재활용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갓 담근 맛깔 난 김치를 고스란히 음식물쓰레기로 버려야 하는 심정은 쓰라리기 그지없었다. 또 한 가지 곤란한 것은 젓갈 달이는 냄새였다. 우리 김장 김치는 멸치젓갈과 황석어젓갈을 직접 달여 사용했는데 이 냄새를 둘러싼 민원이 적지 않았다. 동문사거리 이웃들은 그나마 왱이집의 오랜 전통이라 여겨 냄새나는 며칠을 참아주었지만, 손님들은 아무래도 불편해했다. 이 냄새가 나면 며칠 후 김장 김치를 맛볼 수 있다는 걸 알지만 식사하는 동안 옷에 젓갈 냄새가 밸까봐 신경을 썼다. 쌀쌀해지는 날씨에도 일주일은 모든 문을 활짝 열고서 환기하며 여간 조마조마했던 것이 아니다. 결정적인 것은 ‘맛손’ 부족이다. 우리 가게는 오래 일한 직원들이 많았다. 그런데 절반 이상이 노환으로 가게를 떠나시고 젊은 사람들은 힘든 일을 피하려 하니 일손을 구하는 것이 아무래도 어렵다. 수십 년 동안 한결같은 솜씨로 김장 김치 맛을 내오던 이모님들이 점차 나이 들어 일손을 놓게 되니 이제는 혼자서 직원들 진두지휘하며 김장을 치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런저런 푸념을 늘어놓지만 결국 하고 싶은 건 사과이다. “올해는 김장 못 해요. 김장 김치도 못 싸드려요. 죄송합니다. 저도 그 시절이 그리워요.” /유대성 전주왱이콩나물국밥전문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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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07 17:53

마약범죄 근절을 위한 대책이 필요한 요즘

연일 연예인 마약 투약과 기상천외한 사기 범죄가 보도되고 있다. 필자 역시 최근 가장 많이 처리한 형사사건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니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마약류관리법’) 위반과 사기죄였다. 그만큼 주변에서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범죄유형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전 펜싱 국가대표와 관련 있는 희대의 사기극은 개인의 윤리의식 문제로 볼 수 있지만 마약범죄는 개인의 일탈을 넘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이 더 커 보인다. 마약류관리법 위반의 경우 법에 따르지 않은 마약류 사용, 마약의 원료가 되는 식물의 재배,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 등 매매, 매매의 알선, 수수, 소지, 흡연, 섭취를 금지하고 있고, 마약류의 종류 및 행위 유형에 따라 처벌수위를 달리 정하고 있다. 단순 투약에 그치지 않고 제조, 매매, 알선을 할 경우에는 경우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처하는 등 처벌 수위가 매우 높으며, 실형선고나 구속 수사 가능성이 매우 높은 범죄이다. 이렇듯 상당히 엄한 처벌을 하고 있지만 이번 국정감사 기간에도 지적되고 있는 바와 같이 마약 밀수 건수와 범죄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마약은 한 번 복용하면 쉽게 중독되기 때문에 재범률이 매우 높다. 마약범죄 피고인들의 범죄경력 등 조회 회보서를 살펴보면 마약범죄로만 해당 문서가 몇 장인 경우가 있을 정도다. 이렇듯 한 번 마약범죄를 저지르게 되면 벗어나기 매우 힘들고, 이러한 이유로 중독자들에 대한 치료도 중요하지만 처음부터 마약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는게 오히려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마약류를 구하는 것이 지나치게 쉽다는 문제가 있다. 마약을 구하고자 하는 이들은 텔레그램 등을 이용하여 공급책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그들이 알려준 계좌로 마약 구매비를 입금하면 미리 특정 장소에서 은닉한 마약을 수령하는 일명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입수한다. 그 과정이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사건의 기록에 나타난 범죄의 수법과 습득의 과정을 보다 보면 그 과정이 너무 쉬워 깜짝 놀라곤 한다. 우스개 소리로 지금은 구하기가 쉬워졌지만 한창 유행일 당시 구하고 싶어도 구하지 못했던‘먹태깡’보다 구하기 쉬운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곤 한다. 마약이 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수 있는지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예만 봐도 알 수 있다. 실리콘밸리의 태생지이자 중심이었던 샌프란시스코는 낭만의 도시로 유명했지만 최악의 마약이라고 하는 펜타닐로 인한 사회문제가 심각해져 이제는 좀비도시라는 악명에 시달리고 있다. 마약 복용자들에게 관대했던 도시는 대낮에도 ‘좀비 마약’ 펜타닐을 투약한 홈리스가 진을 치고 있고, 약물중독자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자 이제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하는 마약 사망 사건을 살인 사건처럼 취급해 증거를 수집하고 범죄 조직을 수사하도록 하고, 펜타닐을 판매하는 판매상을 살인 혐의로 기소할 수 있도록 했다. 결국 마약범죄 근절을 위해서는 마약류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이를 구하기 어렵게 만들어야 하고, 중독자를 적시에 치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마약류 중독자를 적시에 치료할 수 있도록 치료보호기관의 판별검사 및 치료보호에 드는 비용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도록 하는 등을 내용으로 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되기도 했다. 이제 대한민국은 더 이상 마약청정국이 아니다. 현실을 직시하고 사회 전체를 파괴하는 마약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 우아롬 변호사∙민변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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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31 16:00

전주의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쇠퇴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전주도시재생사업은 2011년부터 도시재생 테스트베드 사업을 시작해 오래된 주거지를 중심으로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전주의 도시재생사업은 역사와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한 원도심도시재생을 시작으로 전주의 오래된 주거지와 상권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도 손 꼽힐만큼 현재 전주 곳곳에서 다수 진행중에 있다. 도시재생 지역의 활성화를 위한 촉매제, 지원센터 전주시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는 이와 같이 전주 여러지역의 도시재생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현장에서 소통하며 추진하는 조직이라 할 수 있다. 전주시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전주 곳곳에서 도시재생 사업 발굴과 사회적 공동체 육성 지원, 지역경제 활성화 등 상민과 주민간의 협력네트워크가 원활하게 이루어 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도시쟁지원센터는 도시재생 마스터플랜의 방향을 현장에 적용하고자, 현장의 환경에 맞는 방향을 재설정해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센터가 추진하는고자 하는 도시재생 활동과 사업은 하드웨어만을 목적으로하기 보다는 하드웨어가 완성되고 쇠퇴된 공간과 장소에 새로운 활력 불어 넣기위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주민공동체와 지역사회중심의 사회적주체를 양성하는 것이라 정의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을 위한 협력과 소통, 지원센터 쇠퇴한 도시를 다시 살리기 위해 현장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들은 ‘협력과 소통’이 도시재생의 중요한 요소임을 늘 강조하고 있다. 사업의 크기가 아닌, 주민과 주민사이의 관계 속에서 비롯되는 갈등을 해결하고 상생의 방안을 찾기 위한 지속적인 교류 또한 중요하다, 이 부분에 있어 각자의 경험과 정보의 차이로 생기는 갈등을 관리하고 풀어낼수 있는 기재가 매우 중요하다. 현장 센터가 운영되는 5년이란 기간은 해당지역의 활성화 지점을 찾아내고 그 과정에서 주민간의 다른 이해에 따른 차이를 원만히 풀어내고, 동네을 활성화하기 위한 최적의 협력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어쩌면 재생현장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차이를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으로 맞물리게 만드는 과정의 공간일 것이다. 센터는 그 경계에서 지역의 주민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상생의 가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낼수 있게하고, 사이와 사이을 연결하고 서로를 잇는 곳일 것이다 이렇듯 센터는 재생현장에서 정책(행정)과 주민의 연결 고리로서 지역사회와 함께 전주를 시민의 삶터로 만들기위해 노력하는 곳이다. 도시재생은 성장하고 완성된 도시에서 성장 멈추거나 쇠퇴된 동네에 대한 회복과 활성화를 고민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센터는 그 안에서 도시의 살림이 잘 운영되도록 주민들의 참여을 도모하고, 참여자들의 지속 가능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일들을 해나가고 있다. 전주의 가치를 높이고 건강한 소비를 유도하는 도시재생사업! 상생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하는 전주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전주 곳곳에 더 좋은 변화를 만들어내고 전주가 도시재생 선도도시로 자리잡는데 초석같은 역할을 하기 바란다. 또한 “앞으로 전주도시재생이 더 전문적이고 고도화를 이뤄 전주의 오래되고 쇠퇴한 곳곳을 건강하고 활기차게 회복하길 바란다.” /소영식 전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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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24 15:16

바닥을 본다

가을에는 바닥을 본다. 나의 바닥은 어떠한지. 내려놓았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무늬. 가게 주차장 앞 의자에 앉아 바닥을 보고 있는데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렸다. “어떻게 볼 때마다 개수가 늘어. 한두 푼도 아니고. 이러니 명절이 두렵다.” 명절이 반짝 반가운 식당 사장 입장에서는 슬그머니 피하고 싶은 순간이다. “학교 다닐 때 공부 좀 열심히 해서 치과의사나 될 걸 그랬나. 내 얼굴에 임플란트가 쓰여 있냐고.” 화분에서 떨어진 잎이 소리 없는 무늬를 그리며 바닥을 구른다. 발로 슬쩍 무늬를 뭉개며 가게 안으로 향했다. 이번 추석에는 연로하신 부모님을 동반한 가족 손님이 많았다. 3년 만이다. 코로나 때문에 요양병원으로 모신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하다가 3년 만에 모시고 나왔다는 사연을 여럿 들었다. 며느리와 손주를 얻은 이후, 3대가 동반한 가족 손님이 더욱 반갑다. 마음이 가까우니 눈길이 가깝다. 어린 자녀를 둔 손님에게는 어린이용 숟가락과 육수 부은 수란도 하나 더 가져다주고 어르신이 계신 테이블에는 가위도 챙겨드렸다. 몰려든 손님에 깜빡 설명을 잊어도 아이에게 밥 말아주라는 수란인 줄은 다들 안다. 어머니 마음은 똑같다. 내 식사 챙기기 전에 수란에 밥부터 말아 아이 입에 떠넣는다. 그런데 아이 숟가락과 수란의 사용법은 설명하지 않아도 척척 아는데 도통 가위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필요 없다’라며 바로 내미는 경우도 있었다. 국밥을 뒤적이며 밥알만 뜨는 어르신 옆에서 가위를 들었다. “어르신, 콩나물이 질기지는 않으세요? 씹기 힘드시면 잘게 잘라 드세요. 콩나물도 드셔야 피부도 좋아지고 화장실도 잘 가는데, 제가 좀 잘라드려 볼까요?” 우리 엄마도 임플란트하셨던가? 친정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문득 떠오른 생각이었다. 멀리서 사는 막내를 늘 안타까워하고 애달파하셨던 엄마는 내게 약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셨다. 이가 부실하면 먹는 것이 시원찮고, 영양 섭취가 부족하니 야위기 십상이다. 그러다 한 번 아프기라도 하면 부쩍 늙어버리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병환에 시달리는 동안 먹을 것이나 변변찮았을 터이다. 친정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그리운 얼굴들은 연휴 내 이어졌다. 명절마다 반기던 얼굴을 3년 만에 마주하고 보니 뭉클했다. ‘그새 부쩍 굽으셨구나.’ 내 귀에도 ‘할머니’보다 ‘어머니’라는 호칭이 달가우니 ‘어머니, 오랜만에 뵙네요. 건강하시지요?’라며 호들갑에 가깝게 인사드렸다. 그런데 인사를 받는 표정에 변화가 없다. ‘어머니’라는 호칭이 맘에 안 드시나, 잠깐 고민하는 사이 아들이 작게 설명했다. “치매가 심해지셔서요.” 요양병원에 모실 때만 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이제는 가족 얼굴도 몰라보신단다. 3년이 길었다. 수란에 참기름과 김가루 듬뿍 뿌려 어르신 앞에 놓아드리는데 슬그머니 손을 잡아 오셨다. “반갑네. 손 보니 알겠구먼. 잘 지냈는가?” 어쩌면 나의 바닥은 이 손이 아닐까. 손에 새겨진 무늬를 가만히 들여다본다. 내 무늬를 기억하던 어르신을 떠올려본다. / 유대성 전주왱이콩나물국밥전문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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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10 15:15

교권 보호 4법의 의미

학부모들의 과도한 민원에 시달리던 교사들이 잇달아 사망하자 뒤늦게 교권 보호를 위한 법률 개정이 논의 되었고,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이른바 '교권 보호 4법'이 9월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교권보호 4법’은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 등 4개 법률을 말한다. ‘교원지위법’ 개정안은 교원이 아동학대로 신고됐더라도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직위해제 처분을 금지하고, 교장은 교육 활동 침해행위를 축소·은폐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교육감은 교원을 각종 소송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공제사업을 할 수 있다는 조항도 담겼다. 교육지원청이 교권 침해 조치 업무를 맡고, 지역교권보호위원회를 설치한다는 내용, 아동학대 신고로 조사나 수사가 진행되면 교육감은 반드시 의견을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에는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것과 학생보호자가 교직원이나 학생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학교 민원은 교장이 책임진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유아교육법’ 개정안은 교원의 유아 생활 지도권을 신설하고,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되었으며, ‘교육기본법’ 개정안은 부모 등 보호자가 학교의 정당한 교육활동에 협조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규정했다. 이번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정리하면 ①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선생님을 보호 ② 악성민원으로부터 선생님의 교육활동을 보호 ③ 피해 교원에 대한 확실한 보호와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 강화 ④ 정부의 책무와 행정지원체제 강화, 유아생활지도 권한 명시 ⑤ 보호자의 권리와 책임 간의 균형을 위해 의무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개정안의 내용은 너무 당연한 내용이어서 그동안은 이를 법으로 규정하지 않았어도 사회에서 당연히 지켜져 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명문화의 필요성도 크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는 변했고 어느 순간 교사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좋은 교사가 될 수 있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면 아동학대 범죄자가 될지도 모르는 불합리한 현실에 놓이게 되었다. 근본적인 원인은 교사를 상대로 갑질을 하는 몰상식한 학부모에게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너무 쉽게 이를 개인의 문제로만 책임을 돌릴 수 없다. 자신의 권리의식만 앞세우는 사회 분위기 속에 이제는 선생님에 대한 존중마저 강제해야 지켜지는 것이 현실이 되었고, 교사들은 적절한 대응책도 없이 수년 동안 아무런 지원 없이 혼자 싸워야 했다.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보호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책임자들은 회피하는 모습만 보여왔다. 무엇보다 원인을 제공한 악성 민원인들에 대한 처벌도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엔 이들에 대한 신상공개 등의 사적제재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대법원은 교원의 전문성과 교권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보장되는 것으로서 정당한 자격을 갖춘 교사의 전문적이고 광범위한 재량에 따른 판단과 교육 활동에 대해서는 이를 침해하거나 부당하게 간섭하여서는 안 된다는 법리를 최초로 판시했다. 교권보호 4법 개정을 통해 교권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보장되는 것이고, 악성 민원은 범죄라는 상식이 통용되는 비정상의 정상화가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우아롬 민변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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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03 15:24

사람은 공간을 만들지만, 그 공간은 사람을 만든다

윈스턴 처칠의 “사람은 공간을 만들지만, 그 공간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명언이 있다. 처칠은 1943년 런던 폭격으로 파괴된 하원을 재건하기 위한 연설에서 한 말이다. 처칠은 기존의 작고 좁은 하원 공간처럼 ‘서로를 마주보며, 가까이에서 토론하는 공론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좌우가 가까이에서 토론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영국 의회의 모습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무엇인가 ? 역세권, 구도심, 주거지, 전통시장등 다양한 현장에서 공동체 재생 혹은 마을이란 주제로 여러 사업들이 펼쳐지고 있다. 그 안에서 항상 고민해왔던 지점은 ‘우리는 어떻게 협력 하고 있는가? 그리고 무엇을 생산하고 소비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고 있는가?’였다. 즉,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무엇인가?’란 근본적인 질문으로 다시 돌아오곤 했다. 도시의 압축적인 성장과 개발(과도한 팽창) 속에서 만들어진 공간은 혹은 장소는 삶의 지평을 안정화하기 보다는 자본을 축적 시키는 부동산 가치로 환원되지 오래다. 결국 어떤 소비만을 독촉하는 시설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삶을 담아내기란 쉽지 않다. 편의시설은 많아졌지만, 삶의 공간과 장소들은 한쪽으로 계속 내몰려 잃어가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관습화되고 상투적으로 변질된 공간과 장소 속에서 삶에 의미 있는 생산을 멈춘 지 오래고, 어쩌면 공급과 소비란 단순화된 패턴의 공간과 시설 속에서 반복된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에게 창조란 행위가 관념적이거나 도시민의 삶(일상과 생활)과 괴리된 무거운 단어로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반면, 요즘 도시와 농촌공간에 대한 개발과 성장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실험중이기도 하다. 공동체, 재생, 창조, 협력과 협동, 주민-시민, 순환, 문화적 생태계 란 가치 중심적 관점이다. 이러한 관점으로 문화적 공동체, 일상과 생활의 새로운 탐독, 문화와 예술로 관계 맺기, 일상적 장소에 대한 재생과 같은 다양한 시도와 새로운 문화적 실험들이 신선하게 이루지고 있다. 결국 이러한 시도들이 연결되어 시대의 또 다른 흐름으로 단단히 성장하기를 열망 해본다. 관념에 갇히지 않고 즐겁게 상상하는 것 현재의 일에 지쳐 있지만 휴식을 계획하고 새로운 일을 꾸며내는 당찬 기운은 부러울 만큼 힘찼다. 아직도 뭔가를 해봐야 되는 열정과 앞으로 살아낼 시간에 대한 설렘과 불안이 섞여 있는 청년들이지만, 그들 각자의 또 다른 길에 대한 불안과 부족함을 관계를 통해 채우고 위로할 줄 아는 현명한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한 청년들일 것이다. 사는 것은 진지하고 무겁다. 살수록 더욱 그렇다. 경험이 많을수록 자기만의 고정관념에 빠지기 쉽다. ‘새로움이란 창조란 그러한 것을 유쾌하게 극복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즐거움’일 것이다. 유쾌한 해석과 실천을 해나가는 것 결국, 우리네 삶의 모습과 활동이 공간을 디자인하고 장소를 창조하는 것 아닐까? 창조적인 행위가, 장소가 일부 전문가와 극히 일부의 예술가의 생산적 전유물이 아닌, 우리네 일상과 생활의 무대가 되는 평범한 공간과 장소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실천의 모습을 찾는 과정에서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소영식 전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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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6 14:32

전주콩나물국밥의 원조는요

식사를 마친 젊은 여성 손님이 카운터 앞에서 서성거렸다. 친구가 밥값을 계산하고 나가자는 모양새를 보이는데도 뭔가 볼 일이 남은 듯 쉬이 발걸음을 떼지 않았다. “뭐 필요한 거 있으세요, 손님?” 여행객인 듯 보였다. 전주역까지 가는 방법, 인근 게스트하우스 안내, 한옥마을 외에 전주 볼거리 소개 등 그간 젊은 여행객들이 주로 문의해오던 것들에 대한 답을 속으로 찾고 있을 때였다. “저 혹시 여기가 진짜 전주콩나물국밥 원조집이에요?” 뜬금없이 전주콩나물국밥 원조를 찾다니, 이 손님은 여행객임이 다시 한번 확실해졌다. 전주 사람은 누구도 콩나물국밥 원조를 논하지 않는다. 얼른 손사래를 쳤다. “아니에요, 그럴 리가요. 콩나물국밥은 전주 지역 토속음식이어서 누가 원조인지 알 수가 없어요. 아주 오래 전에 일반 가정집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나지 않았을까 추측만 하는데요. 그리고 저희 집보다 더 오래 장사해오신 가게들이 많은데 그분들 들으시면 속상해하세요.” 손님은 살짝 홀가분해보이는 표정을 지었다. “아, 저는 누가 블로그에 여기가 원조집이라고 써놨길래 일부러 찾아왔거든요.” 그러면서 가게 안에 어디에도 ‘원조’라는 표기가 없어 궁금했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맛있게 드셨죠? 원조는 아니지만 전주시내에 콩나물국밥집들은 다 자부심을 가지고 개성있고 정직하게 국밥을 만들고 있거든요.” 음식으로 유명한 거리라면 어디에나 있는 원조 논쟁을 콩나물국밥에서까지 듣게 될 줄이야. 40년 가까이 국밥을 말아왔지만 이 정도 경력은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의 역사와 내력을 가진 콩나물국밥집이 여럿이다. 열심히 발품 팔아봐야 큰돈 되지 않는 소박한 서민의 음식을 가지고 꿋꿋이 한 길을 걸어왔다는 것만으로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분들은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에는 비빔밥뿐 아니라 콩나물국밥도 있는데 비빔밥축제만 있고 콩나물국밥축제는 없는 것이 서운하지 않느냐고도 묻는다. 축제를 만들고 지속해오는 데에는 그만한 배경이 있을텐데 축제 전문가도 아닌 음식점 업주가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 전주비빔밥축제가 오늘날 이렇게 자리잡은 데에는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전주를 상징하기에 가장 적합한 음식이 비빔밥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음식과 문화, 예술을 아우를만한 소재로 비빔밥이 손꼽힌 것이다. 전주가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선정된 데에는 전주의 각 가정집들이 가지고 있는 음식 솜씨와 생활문화가 높게 평가받았다고 들어 알고 있다. 가정 밥상에서 기초해 한식 백반이, 시장 공간에서는 콩나물국밥과 콩나물비빔밥이 산업화되었다. 올해 전주비빔밥축제 일정이 확정되었다. 2023 전주비빔밥축제는 10월 6일(금) ~ 9일(월) 전주종합경기장 내 야구장 부지에서 열린다. 여느 해와 달리 한옥마을이나 동문거리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어서 다소 아쉽지만 일부 프로그램에는 호기심이 쏠린다. 35동 음식축제는 전주시 35개동이 선보이는 동네 맛잔치이다. 전주를 다시 세분화하여 각 가정의 음식을 좀더 가까이 맛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미식피크닉도 기대가 크다. 주최 측에서 대여해주는 도시락과 피크닉세트를 들고 한옥마을과 동문거리로 나들이와도 좋겠다. 올해 전주비빔밥축제에서는 전주의 생활문화가 좀더 두드러지게 드러나면 싶다. 단순히 먹고 마시고 소리 큰 일탈의 장이기보다 전주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음식을 통해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 유대성 전주왱이콩나물국밥전문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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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12 15:29

KCC이지스의 연고 이전을 바라보며

필자는 전북현대의 거의 모든 홈경기를 직관하고 늘 응원하는 팬이다. 그리고 서울, 대전, 광주를 오가며 야구 직관을 즐기는 야구팬이기도하다. 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이 취미인 프로 스포츠 구단의 팬이다 보니 KCC이지스의 연고 이전은 전주 시민으로서의 안타까움보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갑자기 연고이전을 한다면 어떨까라는 측면에서 감정 이입을 하게 된다. 그런데 다른 종목의 경우 보통 연고 이전 이야기가 나오면 해당 프로팀에 대한 비난의 여론이 들끓고는 한다. FC서울을 예로 들어보자 지면에 이러한 표현을 쓰는 것이 부적절할 수 있으나 이들은 2004년 FC서울의 전신인 안양 LG 치타스 시절에 모기업인 LG그룹 측이 기존 연고지인 안양시를 떠나 서울특별시로 연고지 이전을 한 이후 ‘북쪽의 패륜’이라는 뜻의 ‘북패’라는 멸칭을 가지게 되었다. 야구에서는 현대유니콘스가 2000년 현대그룹이 일방적으로 현대 유니콘스의 연고지를 인천광역시에서 서울특별시로 이전하면서 인천, 경기지역 팬들이 실망감에 빠지게 했던 사건 역시 존재한다. 이렇게 축구와 야구에서는 한 두 번만 일어나도 사회적 이슈가 되고 구단은 팬들의 질타를 받는 반면, 농구는 비교적 연고지 이전에 자유로운 편인지 프로농구 원년인 1997년부터 지금까지 연고지가 같은 팀은 원주 DB, 창원 LG, 안양 정관장(전 KGC인삼공사)뿐이라고 하니 오히려 연고 이전을 경험하지 않은 팀을 찾는게 더 어려워 보인다. 이러한 잦은 연고 이전은 대다수의 프로농구 구단이 지방 도시를 연고지로 삼으면서 수도권에 훈련과 합숙시설을 갖춰놓고, 홈경기가 열릴 때만 연고지를 찾다 보니 지역 정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그 원인이 있어 보인다. KCC이지스 역시 선수단의 훈련장이나 숙소, 구단 사무국까지 전부 전주가 아닌 경기도 용인에 있고, 경기만을 전주에 와서 하는 상황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KBL은 2017년 6월 연고지 정착제를 발표하면서 2023∼2024년 시즌 전까지 연습장과 홈구장을 같은 지역에 두게 했다. KCC이지스가 들고 있는 연고지 이전의 이유는 체육관 건립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전주시와 신뢰가 깨졌다는 것이고, 전주시는 농구단 측이 제대로 된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연고 이전을 결정했다고 주장한다. 양측의 주장은 평행을 달리고 있고, 팬들은 KCC이지스가 기다릴 만큼 기다렸으나 약속한 내용이 전혀 지켜지지 않은 점을 이유로 이전의 책임은 전주시에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주시의 안일한 대응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그리고 필자는 전주시의 탓이 아니라는 그런 옹호를 위해 이 글을 쓰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응원하는 팀의 승패에 일희일비하는 팬으로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KCC이지스는 2001년부터 전주를 홈으로 하며 3번의 우승을 차지했고, 22년간 전주에서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단장의 “22년간 응원해주신 전주 팬들에게 가장 죄송한 마음”이라는 말 한마디로 시즌 개막 한 달 여를 앞두고 갑자기 연고지 이전이 이루어졌다. 아름다운 이별이 세상에 어디 있겠나 싶지만 그래도 전주시민과 팬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며 이별했어야 한다. 그들의 입장표명에는 그동안 응원해준 팬들에 대한 충분한 사과가 없다. 그리고 체육관과 관련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원론적인 말의 반복 뿐 그 동안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였는지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 역시 없다. 이 점 역시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다. /우아롬 민변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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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05 15:26

도시의 공간과 장소 그리고 문화... 도시재생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도시의 공간적 정체성의 회복. 즉, 도시라는 공간과 구성원들 삶과의 관계성 회복의 기회가 필요하지 않을까... 지금 우리들의 모습은 우리가 생활하고, 숨 쉬어 오던 도시의 변화를 우리들의 내적 변화의 계기로 삼지 못한 채 변화의 물결에 길을 잃거나 맹목적인 방관의 무기력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도시의 공간과 역사적 연속성에 대한 무지와 공간과 문화적 급변에서 비롯된 자신외의 타물(他物)에 대한 웅크린 방치속에서, 우리들의 삶은 시간성과 공간성이 지원되어지지 않고 있는 ‘무대없는 연극’처럼 이미 의미없는 '구역적' 도시속에서 소비되어지고 있는 건 아닐까. 개별적 자율성과 창조성으로 지탱되어지고 구성원 스스로에 의해 살찌워지는 도시, 공간문화와 삶의 문화, 일상적문화가 일치 되어진 하나의 융합된 지평으로서의 도시를 회복해야할 때일 것이다.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문화가 함께 오래도록 지속 되어질 수 있는 살아있는 도시, 지역적 문화가 소중히 간직되어지고 지역적 삶의 일상과 문화가 연결되어질 수 있는, 지속되어지는 문화예술의 교육적 전통이 생명의 숨결로 하나 되어 지는 공간적 담론이 필요할 때 이다.. 오래도록 지속되어진 삶의 역사성을 담고 있는 역사적 연속상(連續像)에서 개체성이 인정되어지고 각자의 구성원들에게 의미 있어지는 생태적이고 문화적인 도시는 우리들 삶과 문화, 그리고 도시환경-시민문화가 구분되어진 게 아닌 일체적이고 생체적인 구조일 것이다. 시민들개개의 도시의 자율적인 문화생산과 소통, 적절히 안배된 공간문화의 토양이 갖추어질때 삶의 나눔이라는 의미교환과 삶의 진실된 기쁨이 우리들에게 환원될 것이다. 이제는 다시 도시가 공간과 문화, 문명의 주체자인 우리들에게로 되돌려져야 할때라고 생각된다. 어쩌면 도시재생이란 수단과 프레임이 우리들에게 소유되어져야만 하는 도시공간속의 다양한 삶의 양태와 공간적 컨텐츠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잊혀졌던 소중한 문화적 아이템을 우리들 의식의 저변에 공유하고자 하는 바램을 담고 있다. 자기성장 장소로서의 도시적 공간문화의 발견과 삶의 질적 향상을 위한 공공예술에 대한 위상성취, 삶의 주체를 회복하기 위한 도시공간문화에 대한 창조적 담론의 생성과 삶의 토양으로서의 대안적 공간문화를 가꾸어 나가기를 원하다. 또한 방관되어지고, 우리들의 도시민의 삶과 무관하게 진행되어졌던 도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통해 우리들 도시의 공간과 장소를 우리들 삶의 무대로 끌어들이고자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러한 주제에 근본적인 상황을 고민해보면, 우리의 도시는 해방이후 50년~60년 시간 속에서 개발위주의 압축 성장과정을 거치면서 우리가 잃어버린 혹은 잊혀진 공동체적 시간과 장소에 대한 회복 혹은 새로운 시작이란 생각이 든다. 즉 도시재생이 진행과정에서 도시의 기억과 장소에 대한 고찰을 통해 전주의 감춰진 모습과 도시적 매력을 찾고자 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시에 대한 문화적 탐구와 고찰 그리고 시민과 전문가들의 소통과 협업을 중심으로 이해를 넓히는 과정을 재조직 하는 부분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단지, 구체적인 현실감각이 있는 실행과정의 논의 보다 우리가 관습화된 논의 중심의 한계를 벗어나지고 못하고, 정책과제 프레임과 주민들의 경제적자립만 논의하고 사업성과만을 추구하는 사업수행만 있다면, 전주의 삶의 모습과 정체성이 빠진 도시성장만 추구할까 두렵기도 하다, 어쩌면, 이제는 전주의 개발과 성장과 순환고리의 틀을 구성하는데 있어 전주에서의 삶이 어떠했으면 하는지 그리고 도시의 삶에 대한 균형감 있는 운영철학으로 뭔가 필요한지도 고민해야하지 않을까. /소영식 전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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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29 16:07

연습이 필요해

삼복(三伏)이 지나기 무섭게 펄펄 끓던 더위가 한풀 꺾였다. 자연의 이치가 참 신묘하다. 에어컨 바람을 피해 잠시 집으로 들어왔다. 미지근한 물에 샤워하고 선풍기를 틀고 앉아있으니 아들 내외가 손자를 안고 들어왔다. 병원에 다녀오는 길에 들렀단다. 손자가 여름 감기에 걸렸다. 햇빛에 그을릴까 모자를 쓴 모습이 여간 귀여운 것이 아니다. 냉기가 올라올까 얇은 이불을 덮고 아기를 뉘고 양말을 벗기니 손발이 차기만 하다. 아들은 잔소리와 함께 에어컨 리모컨부터 찾았다. “어유 또 혼자 있다고 에어컨도 안 켜고 있네. 콩나물국밥 세 그릇만큼만 틉시다. 내가 밥값 내고 갈게.” 하는 모양새가 날 덥다고 온종일 에어컨만 틀고 지낸 것이 틀림없다. 아들은 손자 옷을 모두 벗기더니 기저귀 차림 위에 두툼한 이불을 덮어주었다. “뭐하냐? 애는 왜 홀딱 벗겨?” “더우니까.” “두꺼운 이불은 왜 덮고?” “추우니까.” 옛끼! 등짝을 한 대 때려주려다가 며느리 눈치가 보여 슬그머니 주먹만 쥐었다. 없이 살던 시절에도 한여름이라고 두 아들을 홀딱 벗겨 키운 적은 없었다. 면 배냇저고리 팍팍 삶아 수시로 갈아입히고 배에는 천기저귀 한 번 접어 덮어주고, 선풍기 바람도 직접 닿지 않게 비스듬히 쐬어주었다. 그러고도 여름 감기에 걸리면 손발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땀띠가 나면 얇은 거즈 수건으로 살포시 덧대주었다. 손자를 보고 있으니 그 시절이 그리워졌다. 애를 어찌 돌봤으면 감기 걸려 떨어지질 않느냐고 잔소리가 목구멍까지 치고 올라왔다. 참느라 며느리 얼굴을 돌아보았다. 나도 저런 새색시 시절이 있었지. 나는 뭐 얼마나 철들어 엄마가 되었나. 실전이 연습이고 연습이 실전인 셈이지. 여자는 눈물로 엄마가 된다. 아이를 끌어안고 수십 수백 번을 철철 울어야 엄마가 된다. 울어야 할 때 울지 않으면 훗날 더 큰 눈물을 흘리게 된다. 내 가슴에 피눈물 나게 했던 아들 녀석이 눈을 반짝이며 에어컨 바람을 등지고 바싹 다가앉았다. “엄마, 내가 생각해봤는데 여름에 뜨거운 콩나물국밥은 좀 심하지 않아요? 냉콩나물국밥 어때? 아삭아삭한 콩나물 위에 살얼음 가득 얹으면, 어우 뱃속까지 시원해질 거 같은데.” 들은 척도 않고 손주랑 눈 마주치며 까꿍거리고 있으니 아들 녀석은 코앞에 제 얼굴까지 들이밀었다. “어? 어? 어떠냐고요. 내 생각 죽이지?” “아나, 밥이다 이놈아! 이열치열(以熱治熱) 몰라?” “아 우리 엄마 답답한 소리 하시네. 이열치열 잘못하면 돌아가신다니까!” “여름에 뜨거운 콩나물국밥 먹다가 돌아가셨다는 사람 봤냐?” “젊은 사람들은 여름에 뜨거운 거 안 좋아해요. ‘얼죽아’ 몰라? ‘얼죽아’? 한겨울에 얼어죽어도 아이스아메리카노 마시는 사람들이 한여름에 뜨거운 국밥 먹겠냐고요?” “이한치한 이열치열이네.” 시큰둥한 반응에도 아들은 쉽사리 포기하지 않았다. 외국인들이 가장 이해하기 힘든 한국인의 문화가 바로 무더운 여름에 뜨거운 거 먹으면서 ‘아 시원하다’를 연발하는 거라는 둥 계속 나를 설득해댔다. 손자를 덮은 두꺼운 이불을 치우고 수건 한 장 덮어주며 뜬금없는 설득을 마무리지었다. “나는 내 세상 살 테니 너는 네 세상 살아라. 내가 니들 키운대로 애기 키우라고 강요 안 할테니까 너도 니 생각대로 내 장사 강요하지 마. 알겄냐?” 더울 때 땀을 적당히 흘려야 한다. 안 그러면 다음 계절에 쉽게 감기에 걸린다. 불편함도 적당히 참을 줄 알아야 한다. 그게 자연의 이치다. 불편을 참는 것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유대성 전주왱이콩나물국밥전문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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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15 17:24

날씨 만큼 화 나는 요즘

연일 불볕더위가 기승이다. 전국에 폭염경보가 발효 중이고, 밤낮 없는 폭염에 지쳐 이 여름이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있는 와중에 8월이 시작되면서부터는 무더위와 함께 우리를 화나게 하는 일들이 매일 발생하고 있어 어서 여름이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진다. 8월 1일 세계 158개국 청소년 4만4000명이 참가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시작되었다. 모두의 기대와는 다르게 시설미비와 부실 운영으로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온열 질환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영지 내 병원에는 병상이 없고,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는 찾을 수 없는데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턱없이 부족하고 위생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결국 최다 참가국인 영국과 미국 등의 단원이 폭염과 위생 문제를 견디기 어려워 철수를 결정하기도 하였다. 잼버리 개최 장소로 선정된 후 6년이란 기간 동안 10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고도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심지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폭염과 폭우, 방역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고, 당시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대책을 세워놨다"고 밝혔지만 지금으로서는 정말 대책이란 것이 있었는지 조차 의심스럽다. 남은 기간 더 이상의 최악을 막고 인명피해 없이 마무리되기를 바랄 뿐이다. 잼버리 폐영 이후에는 정치권이 부디 남탓 말고 사태가 이렇게 된 이유에 대하여 철저한 진상규명을 해 준비 부족과 안일한 대처로 인한 파행이 준 교훈마저 쓸모 없는 것으로 만들지 않길 바란다. 8월3일에는 서현역에서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서울 신림동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 2주 만에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으로 A씨가 자신의 차량을 타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AK플라자 앞 인도로 돌진해 5명을 쳤고, 차에서 내린 뒤 백화점 건물 안으로 들어가 흉기를 무차별적으로 휘둘러 9명이 부상을 입혔다. 중상인 피해자가 12명이나 되고, 안타깝게도 부상자들 중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어 4일에는 B씨가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 침입해 교사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연달아 발생하는 흉기난동 사건에 치안강국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그런데 A씨와 B씨는 모두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뒤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정신질환자의 범죄율 자체는 일반인보다 높지 않고 이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지만 일단 범죄를 저지르면 피해가 심각한 강력 범죄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고, 조현병 환자의 경우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극단적 상황에 빠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만큼 중증 정신 질환자의 치료와 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온라인에는 이와 유사한 살인예고 글들이 올라왔고, 경찰은 지난 2일부터 6일 오후까지 전국에서 54명의 살인예고 글 작성자를 검거했다. 전주에서도 덕진구 일대에서 칼부림을 벌이겠다는 글이 SNS에 게시되면서 큰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들은 대부분 장난으로 글을 올렸다고 진술했다. 장난으로 이런 글을 쓴다는 무모함이 놀랍고, 그 장난으로 인하여 시민의 공포감이 가중되고 막대한 경찰력이 낭비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어리석음이 개탄스럽다. 해당 행위는 협박 혐의가 적용된다. 협박죄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는 범죄이다. 부디 이제 이 여름이 좀 무탈하게 지나갔으면 한다. /우아롬 민변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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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08 18:17

전주 ‘원도심’의 변화와 현재에 대해서

1980년대 중반즘 부터 평화동에서 전주역까지 전주를 가로지르는 ‘백제로’라는 큰 도로가 개설되고, 그즘에 전주의 이곳 저곳에 새로운 아파트들이 막 들어서기 시작했던 것 같다. 도시의 골격을 키우고 개설된 크고 작은 도로를 따라 곳곳에 새로운 주거공간과 아파트가 건설되고 공급되면서 새로운 동네들과 상권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던 시기였다. 그럴 즈음해서 전주시의 외적성장과 확장을 견인하는 전북도청이 이전과 맞물린 '신시가지'개발이 이루어지고 전주의 새로운 풍경과 소비지로서 시가지가 생겨났다. 80년 중반부터 본격화된 전주의 변화를 주도하는 새로운 개발들, 아중리, 서신동, 삼천동, 신시가지, 하가지구, 혁신지구, 에코-만성-효전지구 등등 지금까지의 약 40년의 시간을 전주시민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 중앙동, 교동, 다가동, 풍남동 등을 일컬어 원도심이라 부르는 지역은 이러한 전주의 외적 양적 성장과 발전에서 어떻게 자리고 하고있을까 ? 9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여러정비와 사업을 해오던 한옥마을은 2000년대 중반을 넘어서 국내 혹은 세계적인 명소로 변화의 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한옥마을의 관광지로서 번창하는 과정과 풍경은 전주에 사는 이로서는 생각도 못한 상황을 보는 것 같아 놀라기도 했다. 또한 그와 맞물려 전주국제영화제의 꾸준한과 성장과 성공도 놀랍기만 했다. 전주국제영화제를 자주 가지는 못했지만 여기저기서 들리고 주변거리 여기저기에 낯선 풍경을 경험해왔다. '부산영화제' 아니면 '전주국제영화제'란 인식이 생겼을 정도로 전주국제영화제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제3세계 영화 매니아를 끌어모으는 영화제로 급부상했다. 또한 한 켠에서는 남부시장이라는 전통시장에 청년몰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탄생시키고 한옥마을의 성장과 맞물려 새롭게 형성된 서학예술마을이 탄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한옥마을과 원도심중심으로 펼쳐진 전통문화와 예술, 청년컨텐츠는 전주에 유래없는 여행자들의 취향과 관광적 소비를 끌여 들였다. 이러한 소비과 컨텐츠가 전주의 시작이고 중심부라할 수 있는 원도심의 정체성으로 혹은 비전으로 정의되어지고 있다. 원도심을 중심으로 이제 한옥마을, 국제영화제, 남부시장, 청년몰, 객리단길, 서학예술마을 등 전주의 원형을 품고 있는 오래된 장소들이 청년창업과 문화적‘재생’이라는 프레임으로 새롭게 읽히고 쓰이고 있다. 어쩌면 청년과 문화예술적 컨텐츠의 새로운 활동과 시도들로 채워지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것들(신시가지와 혁신도시 등)과 다르게 쓰이기를 원하면서 말이다. 어쩌면 원도심은 청년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작은 자본을 가지고 하기에 적당한 곳이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펼치기에 편하고 자유로운 곳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전주의 변화와 발전과정에서 오랫동안 쌓여진 시간과 기억의 장소들이 새롭게 확장되고 개발된 시가지보다 자신의 취향과 감성을 소비하기 좋고, 더 나아가 자신의 일을 찾고 실현하기를 원하는 청년들에게 좀더 친근하고 편하게 와 닿는 곳인 것 같다. 그러나 그것 또한 현재는 생각만큼은 마냥 낭만적이지 않다. 비워진 곳이 채워지면서 생기는 과도한 경쟁으로 재능과 실력만으로 접근할수 있었던 상황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인다. 이러한 현상은 건축주나 부동산업을 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기회니깐 말이다. 도시가 생기고 성장한 시간만큼 그 토양 위에 자라고 있는 각자의 욕망과 갈망도 이전 도시를 계획하고 운용했던 합의만으로는 수용할 수 없을 만큼 너무도 다양해지고 복잡해지고 있다. /소영식 전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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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01 16:49

우산 100개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날, 공공기관에 볼일이 있어 방문했다. 궂은 날씨에도 민원인은 끊이지 않고 겨우 일을 마치고 나서는데 청사관리실 유리문에 붙인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우산 없음’ 고개를 돌려 밖을 내다보니 빗줄기는 더욱 거세져 있었다. 아뿔싸, 발길을 돌려 다시 민원실을 찾았다. 깜빡한 내 우산은 우산꽂이 어디쯤에 숨어있는 건지, 빗물을 잔뜩 손에 묻히고야 겨우 살대 안쪽까지 빗물이 들어찬 우산을 구출할 수 있었다. 현관 앞에 서서 빗물을 탈탈 털며 문득 든 생각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관리실에 찾아와 우산을 빌려달라 했으면 유리문에 ‘우산 없음’이란 안내문까지 붙여놓았을까 하는 것이었다. 며칠 해가 반짝하다 다시 급격히 악화된 날씨라 미처 대비하지 못한 이들이 한둘이 아니었나보다. 십수 년 전 여름이었다. 여름 초입부터 많은 비가 예보되었다. 오지랖도 넓고 정도 많고 게다가 손도 큰 나는 우산 100개를 사놓았다. 장마가 시작되면 분명 우산을 잊고 당황하는 손님들이 있을 것이고 카운터에서 우산을 빌릴 수 있는지 물어보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많은 손님들이 우산을 빌려갔고, 다음 방문 때 꼭 다시 가져다주마 약속했다. 혹여 우산을 그냥 빌리는 것이 미안하여 구입하겠노라 하는 손님이 있다면 넉넉한 웃음으로 ‘다음에 다시 찾아주시면 되죠’할 요량이었지만 그리 물었던 손님은 없었다. 그 여름이 끝날 무렵, 몇 개의 우산이 남았을까? 채 10개가 되지 않았다. 빌려 갔던 우산을 다음 방문 때 다시 챙겨온 손님은 한 손에 꼽았다. ‘아, 깜빡했다!’면서 너털웃음을 웃고 다시 다음 방문 때 가져올 것이라 말하는 손님이 많았다. 사실 누군가 우산을 빌려 가고 다음 방문 때 깜빡한 것을 내게 말하지 않았다고 해도 내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나는 우산을 빌린 손님들의 이름이나 연락처를 묻지 않았고, 애당초 그에 대한 대가로 큰 호의를 원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그렇게 미안해하던 몇몇은 가게에 다시 발걸음을 하지 않았다. 아마도 반드시 챙겨야겠다고 마음 먹을만큼의 성의는 없음과 그에 대한 약간의 미안함 이런 감정들이 누적되어 국밥집으로 향하는 걸음을 붙들었을 것이다. 꽤 오랜 시간이 흘러 언론을 통해 ‘양심우산’에 대해 알게 되었다. 어느 비영리기관에서 시민들의 편의를 목적으로 운영한 우산 대여 서비스였다. 좋은 의도와는 달리 관리, 회수의 문제가 있었고 2달 만에 75%가 분실됐다는 것이었다. 사연을 알게 된 어느 마케팅 전문가가 내게 ‘실패한 우산 마케팅’이란 분석을 내주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우선 비영리 목적으로 했다고 하기에는 서비스에 들어간 비용이 너무 컸다. 가정용 우산에는 비할 수 없는 품질이지만 결코 일회용은 아닌, 당시 국밥 값의 절반쯤 되는 가격의 우산이었다. 그쯤 되면 본전 생각이 안 날 수 없으니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손님이 더 찾아주겠지?’하는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나는 호의를 전했지만 상대방에겐 결국 양심의 가책이라는 부담이 되었다. 갖지 않아도 되었을 양심의 가책을 되려 나 때문에, 내가 빌려준 우산 때문에 갖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손님들이 가게에 발길을 끊을 수밖에. 결론은 우산 잃고 손님 잃고 그 해 여름은 참외꼭지 같은 쓴맛만 남겼다. 나는 서민의 음식, 콩나물국밥을 팔고 있지만 내가 파는 것은 단순한 국밥이 아니요, 정(情)이고 인심(人心)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나아가자면 전주의 마음일 것이다. 누군가는 ‘실패한 마케팅’이라고 나무랄지 모르지만 글쎄 내가 이 오지랖을 그만둘 수 있을지 모르겠다. /유대성 전주왱이콩나물국밥전문점 대표 △유대성 대표는 전주콩나물국밥의 우수성을 알리며 대중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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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1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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