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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막나가는 시대인 것 같다.막장 범죄, 막장 드라마라는 말이 한창 유행이더니, 광고카피에 '개고생'이 등장했다.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다. 막말과 반발은 일상화됐다. 시도 때도 없고, 위아래도 없고, 너나없이 부딪치고 들이대고 깔깔거린다. 막말의 대명사 김구라는 요즘 거의 모든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의 MC로 섭외를 받고 있다고 한다. 구설수가 잦아 툭하면 물의를 빚는 등 '남 욕하면서 먹고사는 사람' 이라고 비난 받지만, 그래도 다른 한편으로는 시청자들에게 먹힌다는 뜻이다.왜 이처럼 막말과 막장이 방송을 휩쓸고 있는 것일까? 팍팍해진 우리의 삶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대학을 졸업해도 갈 곳 없는 젊은이들, 88세대, 청년실업이 100만명….젊은이들만 그럴까? 그건 아니다. 어린 아이들도 무거운 학업의 굴레에 갇혀 살아가고 있다. 유치원생들도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어려서부터 이 학원, 저 학원을 다니느라 바쁘고 주변은 온통 경쟁상대 뿐이다. '놀이'가 무엇인지 모르고 성장기를 지낸다.중장년 기성세대도 하루살이가 버겁다. 경제는 침체의 늪에서 헤어날 줄 모르고 일상은 무겁고 미래는 암울하다. 내 자녀들만은 나처럼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아이들을 더욱 옥죈다. 옳은 길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분위기에 이끌려가고 있다.모두가 깜깜하고 숨 막히는 현실이다. 어딘가 배출구가 필요하다. 방송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대리만족을 느낀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막말 예능프로나 막장 드라마는 우리사회의 수요가 있기 때문에 번창하는(?) 것인지도 모른다.사실 막장의식과 막장의 분위기는 우리 사회에 상당히 넓고 깊게 퍼져있다. 차분하고 논리적인 설득보다는 자극적이고 감정적인 선동이 앞선다. 교육계는 대립의 평행선을 긋고, 사회는 갈등하고, 국회는 폭력이 난무한다.그러다보니 급기야는 대한석탄공사 사장이 나섰다. 조관일 사장은 언론사에 보낸 글에서 '막장'이라는 말로 석탄노동자들의 숭고한 노동을 폄훼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갈 데까지 다 가서 아무런 희망도 없는 폭력과 불륜 등에 '막장'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석탄광 제일 안쪽의 열악한 환경속에서 성실하게 땀흘려 일하고 있는 사원들과 그 가족들을 가슴아프게 하는 행위라는 설명이다. 그는 또 "막장은 꽉 막힌 막다른 곳이 아니라 계속 전진해야 하는 희망의 상징"이라며 "희망을 이야기하고 최고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면 막장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따지고보면 막장이라는 말이 난무하는 것은 석탄공사의 책임도, 공중파 방송 때문만도 아니다. 우리의 삶을 막다른 곳으로 몰아넣고 있는 현실의 반영이다. 조 사장은 "최일선의 사원들은 막장을 뚫어 검은 보석같은 석탄이 쏟아져 나올때 사원들은 '착탄(着炭)'이라며 환호한다"고 말했다. 심마니로 말하자면 "심봤다" 정도에 해당할 것이다. 오늘날의 막장에서 우리사회의 새로운 희망이 솟구쳐 오르길 기다려본다./이성원(문화교육부장)
남의 집 잔칫상에 밤놓아라 감놓아라는 격이 아닌지 모르겠다. 정동영 전 장관의 민주당 공천 배제를 두고 다시 한마디 거든다면 말이다. 기왕 꺼낸 김에 그래도 상관을 해야겠다. 본란을 빌어 정 전 장관의 출마 모양새가 잘못됐다고 비판한 기자의 '원죄'도 있고, 지역 정치권의 최대 이슈이기 때문이다.사실 정 전 장관의 미국발 출마선언에 대한 기자의 비판에 대해, 모양새가 무슨 그리 대수며 집권당 대선 후보까지 지낸 분을 어찌 그리 야박스럽게 몰아칠 수 있느냐는 따가운 지적도 받았다. 그러나 지금도 기자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민주주의는 절차가 생명이며, 정 전 장관의 출마선언 과정에 분명 흠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된 지금의 상황에서 지난 이야기를 굳이 꺼내들 이유는 없다. 공천 배제만으로 정 전 장관은 그 값을 톡톡히 치른 셈이다.사실 정 전 장관이 전주 덕진에서 출마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의리를 버리고 지역구를 옮긴 것도 아니며, 대선 패배가 죄일 수 없기 때문이다.다만 명분이 걸린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4.29 재보궐선거가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고 MB악법을 막아낼 힘 있는 야당이 되느냐 못되느냐가 판가름 나는 선거이고, 민주당의 전국정당화에 정 전 장관의 전주 출마가 걸림돌이 될 수 있어 공천 배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공천 배제 이유로는 좀 옹색하고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이번 국회의원 재선거만 따지고 볼 때 전주 2곳과 영남쪽 2곳은 사실상 결과가 읽히며, 수도권 1곳의 승패 역시 정 전 장관의 출마 여부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 전 장관의 덕진 출마가 민주당의 전국 정당화에 어떤 걸림돌이 되는지 이해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공천에 따른 당 내분을 우려하는 소리도 있지만, 공천 배제 후 민주당은 더욱 시끄러워진 상황임을 감안할 때 이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민주당의 설명과 상관없이 정 전 장관을 아끼는 쪽에서는 왜 좀 더 여유를 갖고 기다리지 못하는 지에 안타까움이 있었다. 1년도 채 기다리지 못하고 당에서 조차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조급하게 국회에 입성하려는 데 대한 실망감이다. 국회의원 1자리로 만족한다면 모르지만, 더 큰 인물로 쓰임새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정치가 흔들리고 정치 때문에 국민이 고달플 때 꼭 필요한 정치인으로 그가 당당히 국민 앞에 서기를 바랐다.그러나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정 전 장관의 결단만 남았다. 불출마냐 무소속 출마냐다. 지금까지는 무소속 출마쪽에 무게가 두어진다. 그러나 기자는 불출마쪽이었으면 바람이다. 누구 좋아라고가 아니다. 정 전 장관은 출마 선언만으로 그의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아니 당을 흔들 만큼의 위력을 과시했다. 맘만 먹으면 언제든 화려하게 복귀할 수 있음도 보여줬다.그런 정 전 장관이 자신으로 인해 더이상 당이 시끄러워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불출마를 선언할 경우 그 자신 통큰 정치인으로 남을 수 있다. 당을 위해 또한번 자신을 버렸다는 평가도 받을 수 있다. 당은 그에게 빚을 지는 셈이다. 무소속 출마에 따른 정치권 전반의 혼란한 상황은 생각하기 싫다.선택은 정 전 장관의 몫이지만, 선택에 따른 결과는 두고두고 정치사에 남을 것 같다./김원용(정치부장)
익산을 뿔나게 하는 암울한 소식이 또다시 전해오고 있다.지난달 노동부 익산지청을 군산지청으로 흡수 통합한다는 청천벽력으로 지역민 전체를 발끈케하더니 4월 들어서기가 무섭게 이번에는 익산시의 생활용수 공급체계를 광역상수도 급수체계로 전환시키려 한다는 얘기가 들려온다.시민정서에 너무 동떨어진 어처구니 없는 소식을 연이어 접하고 보니 참으로 바람 잘 날이 없는 익산을 보는것 같아 무척이나 안타깝고 황당스럽다.요즘 익산지역 분위기는 엊그제 전해진 노동부 익산지청에 대한 군산지청으로의 흡수 통합으로 아직 어수선한 분위기다.물론 노동부의 통합 계획이 시민들의 응집된 결사항쟁으로 일단은 백지화로 돌아섰지만 워낙 민감한 지역현안문제였던 만큼 혹시나 하는 우려를 걱정하는 지역 밑마닥 정서는 여전히 불안하고 초조한 민심이 감돌고 있다.이같은 뒤숭숭한 분위기속에서 정부와 전북도가 새만금 수질개선 대책 일환으로 익산시민에게 공급되는 생활용수 취수지점인 완주 고산의 어우보를 전주천 합류지점인 삼례 하류쪽으로 위치 변경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니 정말 익산을 뭘로 보고 동네 북처럼 휘둘러 대고 있는가 하는 생각에 분통이 터지고 있다.국가적 사업인 새만금 수질개선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임이 들려오고 있지만 청정 1급수의 깨끗한 물을 버리고 전주천을 통해 생활용수를 공급받으라는 일방적인 계획 추진 소식은 결국 시민은 없고 새만금정책만 존재하고 있는것 같아 익산을 또다시 뿔나게 하고 있는 것이다.현재 익산시에는 대아댐에서 6만5천톤, 용담댐에서 5만톤 등 하루에 총 11만5천톤의 생활용수가 공급되고 있다.대아·경천저수지의 물줄기 합류지점인 완주군 고산면 어우리에 있는 어우보를 통해 공급되고 있는 생활용수는 청정수인 1급수로 32만의 익산시민은 물론 1,500만평의 농경지에게 있어 말그대로 생명의 젖줄이다.그런데 전북도와 정부가 새만금수질개선을 내세워 익산시 생활용수 취수지점을 전주천으로 변경하려는것은 그동안 자체생산해온 익산시의 원수생산을 중단시키고 광역급수체계로의 전환을 사실상 유도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시민들이 크게 분노하며 반발하고 나선 근본적인 이유다.즉, 전주천 하류지점은 전주공단에서 나오는 각종 공단폐수로 인해 아무리 정수 처리를 한다고 해도 생활용수로 사용하기에 부적합하여 전주천 하류지점에서의 취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결국 익산시민들은 오로지 광역상수도를 통해 생활용수를 공급받을수 밖에 없는 막다른 골목에 내몰리기 때문이다.더구나 깨끗한 물을 먹어왔던 그동안의 권리 포기도 이처럼 억울한데 설상가상으로 종전 톤당 760원씩 지급하던 상수도요금을 앞으로 광역상수도를 통해 생활용수를 공급 받을 경우 무려 43%나 인상된 톤당 1.090원의 경제적 부담까지 고스란히 떠안아야한다니 이 얼마나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정책이라고 지적하지 아니할수 있겠는가.새만금수질개선을 위한 그들의 입장도 십분 이해할수 있지만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사업 추진을 통해 익산시민들에게만 고통감수를 강요하는것은 도저히 설득력이 없고 납득할수조차 없기에 부디 새만금수질도 개선하고, 시민들은 종전과 다름없는 저렴한 가격으로 생활용수를 공급받도록 하는 1석2조의 현명한 솔로몬 해법이 조속히 마련돼 제시되길 바랄 뿐이다.광역급수체계로의 전환에따라 추가발생될것으로 예측되는 104억여원의 상수도 요금인상분에 대해 익산시에서 제안한 국비및 도비 보전과 관련하여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긍정적인 연구검토와 더불어 새만금수질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어우보 이전에 신경 쓰기에 앞서 왕궁 축산단지 이전을 서둘러 추진하는것이 보다 확실하고 올바른 정부 정책이 아닌가 싶다./엄철호(익산본부장)
최근 정치에 대한 도민과 언론들의 관심은 한달도 채 남지않은 4.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온통 쏠려 있는 듯 하다.이번에 국회의원 재·보선이 실시되는 전국 5개 선거구중 도내 선거구가 전주 덕진과 완산갑 등 2곳이나 포함된데다 이 고장 출신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행보가 기폭제가 된 것은 분명하다.대선과 총선에서 잇달아 패배하고 미국으로 떠났던 정 장관이 컴백하기 위해 미국서 전주 덕진 출마를 선언하고 9개월만에 귀국한뒤 그가 민주당 공천을 과연 받을수 있느냐, 그렇지 못할 경우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것이냐 등에 초점이 모아져 있다.내년 지방동시선거를 앞두고 전국이 지방자치의 자율성 확보를 위한 정치적 선결과제로 꼽히고 있는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폐지 운동 점화로 들썩이는 것과 사뭇 딴판이다.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폐지가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국회의원 재·보선 못지않게 중요할진데 도내에선 재·보선에 파묻혀 관심밖으로 밀려나 아쉬운 대목이 아닐수 없다.지난 3월 2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전국 각 지역 기초자치단체장과 의회 의장·일부 국회의원 등 3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폐지를 위한 국민운동 전국본부(이하 전국본부)'가 출범됐다.시민사회단체와 전국 시장군수 구청장협의회·전국시군자치구의회협의회 등 기초자치단체, 그리고 학계로 구성된 전국본부는 오는 6월 법개정을 목표로 범시민참여운동을 통해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폐지를 반드시 관철시킨다는 계획이다.이를 계기로 1천만명 서명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또 시·군·구별로 50여개가 넘는 지회가 발족했고 부산광역본부가 닻을 올린데 이어 울산과 광주·전남에서도 광역본부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그러나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폐지 논의및 운동이 도내선 수면위로 본격 떠오르지 않고 있는 모양새이다.지방행정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보다 체계적인 지방정치를 위한다는 취지의 정당공천제는 지난 1991년 지방자치선거가 부활된 이후 기초자치단체장엔 1995년, 기초의원엔 2006년 선거때부터 도입됐다.그 결과는 오히려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되어 정쟁의 제물과 부정부패의 온상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받고 있다.끊임없는 공천비리와 잡음, 중앙정치의 부당한 간섭과 통제, 중앙정치에 대한 지역정치권의 눈치보기와 줄서기 등의 폐해가 그것이다.'공천=당선'이라는 선거제도하에서는 유능한 일꾼의 지방정치권 진출은 물론 지역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게 중론이다.국회의원들이 기득권 유지를 위한 강력한 무기인 기초지방선거 공천권을 호락호락 내줄리 만무하다.대다수 기초 자치단체장과 의원들도'정당공천'폐지에 찬성하면서도 국회의원들의 눈치를 보느라 선뜻 나서지 못하는 형국이다.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 폐지가 수년전부터 거론됐으나 성사되지 못한것도 이런 연유다.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은 지역의 살림살이를 챙기고 생활정치를 펼치는 지역의 대표 일꾼이다.이들의 선택권을 지역주민들이 돌려받는 건 당연하다.따라서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폐지가 내년 선거때부터는 관철될수 있도록 도민들도 적극적인 관심과 힘을 보태야 하지 않을까./홍동기(편집부국장)
2006년 1월 25일. 그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키는 뉴스가 터진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던 유성엽 정읍시장이 도지사 선거에 도전하겠다고 선언 한 것. 그 때 열린우리당의 도지사 후보 경선은 강현욱 지사와 김완주 전주시장의 대결 구도였다. 그런데 첫 임기를 다 마치지도 않은 유 시장이 '용들의 전쟁'에 동참하겠다니.출마 선언 뒤 기자를 찾은 유 시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아버지'였던 김원기 국회의장을 찾아갔고 김 의장은 출마를 만류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왜 출마하느냐'고 묻자 '정치적으로 잃는 것 보다 얻을 게 더 많다'고 설명했다. 정치 신인으로서 '큰 게임'에 나가면 자신의 야망을 이룰 정치적 자산을 쌓을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이후 강현욱, 김완주, 유성엽은 도지사 경선 룰을 놓고 시시각각 대립했고 중앙당은 그들을 서울 모처로 부른다. 그래도 언쟁이 계속되자 당의장은 영등포 열린우리당 당사로 세 사람을 초청한다. 의장과 사무총장은 이들에게 원만한 합의를 주문했지만 모두 얼굴만 붉힌 채 의장실을 나선다. 강 지사는 끝내 당사에 가지 않았고 출마를 접는다.결국 유성엽은 김완주와의 1대1 대결에서 진다. 여기까지만 해도 도민들은 유성엽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북에 패기 넘치는 인물이 났다'는 표현도 나왔다. 유성엽은 그가 원했던 정치적 자산을 쌓아 가는 듯 했다.문제는 그 다음. 경선에서 진 그는 법원에 '(김완주후보)공천효력중지가처분'을 신청한다. 또 상대 후보를 검찰에 고발한다. 정치적 금기 사항인 '경선 불복, 공천 불복'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러자 여론은 급격히 유성엽을 떠난다. 그리하여 그는 정치적으로 참 많은 것을 잃게 된다.하지만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 세월이 흘러 2008년 4월 총선. 정읍 김원기 국회의원은 '정치적 양자' 유성엽을 외면한다. 여론조사에서 절대 우세했던 그를 거들떠보지 않았던 이유는 이렇다. 자신의 만류를 뿌리치고 도지사 경선에 나간 일은 그렇다 쳐도 2년 전 정읍시장 선거에서 유성엽이 훼방을 놓아 민주당 후보가 낙선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치적 배신감'의 발로다. 그러나 유성엽은 총선에서 김원기의 대리인을 꺾고 여의도에 입성한다. 정읍 민심이 '미우나 고우나 내 고장 인물'을 선택한 것이다.다시 1년이 흐른 지금. 정동영의 4.29 재선거 덕진 출마 선언에 민주당과 전주가 찬반으로 시끄럽다. 결론은 예측불허다. 확실한 점은 여론조사 결과 전주 민심이 '미우나 고우나' 정동영을 향하고 있다. 그러나 창당 주역을 자처한 그가 공천을 못 받고 무소속 출마한다면 이 또한 당명 거역이요 공천 불복이다. 앞서 말한 정치적 금기다.되짚어 보자. 김완주, 강현욱, 유성엽이 도지사 공천을 놓고 갈등할 때 '당사 회동'을 주재했던 당 의장이 정동영이다. 유성엽이 낸 공천효력중지가처분 상대방이 바로 정동영이다. 의장 시절, 공천신청자는 당의 뜻을 따라야 한다며 선거를 지휘했던 사령탑도 정동영이다.이제 그가 공천을 주던 '갑'에서 공천을 받아야 하는 '을'의 입장이 됐다. '출마 포기'를 종용하는 '갑' 정세균 대표와 '무소속 불사'를 벼르는 '을' 정동영. 참으로 아이러니다. 이렇게 정치는 돌고 돈다. 새삼 유성엽을 떠올린 이유도 그래서다. 반전하는 정치와 오늘날 민주당 상황을 곱씹어 보면 유성엽의 복당에 돌을 던질 자 없지 않은가.
3월 한 달은 정말로 행복했다. 금융 위기, 경제 침체 속에서 마음 고생으로 짓눌린 가슴이 뻥 뚫리는 카타르시스를 맘껏 즐겼다.3월초부터 시작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시작된 국민들의 감동은 29일 김연아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09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정점을 이뤘다.국민들의 마음은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WBC 결승전이 치러진 24일 만19세 이상 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72.9%가 'WBC 대회가 있어 행복했다'는 반응을 보였다.한국갤럽은 남자와 연령이 높을수록 행복감이 높았다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WBC대회가 경제 위기로 움츠러든 가장들에게 큰 위안을 준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까지 덧붙였다.우리 대표팀은 진정 잘 싸웠고, 잘 다듬어진 드라마를 뛰어넘는 숱한 명장면과 감동적인 순간 순간을 연출해냈다. 수많은 사람들이 대표팀에 병역 특례를 부여하자는 의견을 제시했고, 결승전이 끝난 직후 이에 대한 찬성률은 71%로 조사됐다.김인식 감독을 비롯 김태균 봉중근 추신수 윤석민 등등, 이들 야구 대표팀 선수들의 이름이 거론되면 다시금 그때 그 순간으로 푹 빠져들 것만 같은 심정이다.WBC로 달아오른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김연아가 세계 빙상계를 제패했다는 소식이 또 다시 국민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붉은색 드레스를 입고 출전한 김연아는 사상 최초로 200점을 넘는 화려한 성적으로 세계 피겨 여왕에 등극했다.스포츠의 힘은 누가 뭐래도 막강하다. 특히 세상을 살아가는 낙이 사라진 상황에 빠질수록 인간의 원초적인 힘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각본 없는 드라마인 스포츠의 마력은 더더욱 클 수밖에 없다.기나긴 경제난국이란 터널을 무거운 발걸음으로 터벅터벅 걸어온 국민들에게 2009년 3월이란 세월의 한 토막은 무엇에도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었다.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무궁무진한가 보다. 수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언론이 흥분하는 사이 뭔가 미심쩍은 일들이 대형 호재에 묻혀서 지나간다는 느낌이다.WBC 결승전을 앞둔 시점에 공중파 방송들은 전체 뉴스의 40-50%를 야구 관련 소식에 할애했다. 숱한 사람들이 관심을 쏟고 있고, 주요 뉴스로 처리할 수 있는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감하지만 그 정도가 문제다.언론계가 주시해온 모 방송사 문제가 초대형 스포츠 호재가 터진 사이에 기자 구속으로 이어졌고, 나라 살림살이를 좌우할 추가경정예산을 둘러싼 격론이 벌어졌지만 이들 소식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이 세상엔 다양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특정 계층이나 특정 부류를 지향하는 방송이 아닌, 국민과 대중을 위한 방송인 공중파는 뉴스가치를 배분하는데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의무이다.스포츠가 국민을 우민화시킬 수 있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할 때가 아닌가 싶다. 혹여 이렇게 행복하고, 즐거운 스포츠계 경사를 엉뚱한 곳에 사용하고 싶은 유혹에 빠진 사람이 없었나 다시 생각해 본다./김경모(기획특집부장)
새만금 내부 개발사업이 엊그제 첫 삽을 떴다.지난 1991년 새만금 사업의 대역사를 착공한지 실로 18년만의 일이다. 20세기에 방조제를 막기 시작해서 21세기에 와서야 내부 개발의 신호탄이 이제 쏘아졌다.여기까지 오기까지 새만금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지난 20여년 동안 200만 전북인의 땀과 눈물과 한이 새만금에 녹아있다. 당초 1998년 완공예정이던 방조제 축조가 정부의 찔끔찔끔 예산지원으로 지지부진했고 환경문제가 불거지면서 차일피일 터덕거렸다. 급기야 환경단체 반발과 법원소송으로 이어지면서 공사가 2차례나 중단되는 파란을 겪기도 했다. 200만 명에 달하는 도민과 출향인사들이 공사 재개 서명에 동참했고 겨우 겨우 지난 2006년 끝물막이 공사를 끝낸 지 3년만에 내부 개발의 첫 단추를 꿰었다. 이제서야 새만금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본 사업이 시작된 것이다.문제는 속도다.지난 27일 착수한 새만금 산업단지는 오는 2018년에 완공될 계획이다. 앞으로 새만금 산단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9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방조제 공사에서 보듯이 계획대로 추진될지 의구심이 든다. 방조제 하나 막는데 무려 18년이 소요됐는데 앞으로 방수제 공사와 내부 산업단지 개발, 투자자본 기업유치 등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둘이 아니다.당장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매립토 확보가 최대 난제다.새만금 내부개발에 필요한 매립토는 총 7억㎥에 달한다. 이 가운데 방수제 125km를 축조하는데 들어가는 매립토 9000만㎥는 새만금 내부준설토로 확보하기로 해 이를 제외하면 6억1000만㎥가 필요하다.이 엄청난 분량의 매립토를 어디서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군산항에 쌓아둔 준설토를 활용할 예정이지만 200여ha를 매립할 분량에 불과한데다 현재 바닷물 속에 잠겨있어 운반에 어려움이 많다. 4호 방조제 바깥 해역에 있는 바닷모래를 퍼올려 활용한다는 복안도 있지만 해양생태계 파괴와 어업피해, 인근 해수욕장의 침식피해, 새만금 방조제의 안전성위협 문제 등이 제기된다.그렇다고 육상에서 확보하기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반경 30km이내에 마땅한 토취장이 없는데다 장거리에서 매립토를 운송할 경우 공사비용 급증과 비산먼지 등 환경오염 문제가 걸림돌이다. 군산지역에선 군산항 준설과 여기서 나오는 준설토를 활용하자는 제안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부에선 아직 검토돼지 않고 있다.새만금 산단 기공식장을 찾은 한승수 총리는 "세계가 주목하는 명품도시를 만들기 위해 사업완공을 좀 더 앞당기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계획보다 서두르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대통령도 정부도 새만금 개발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립 서비스'로 끝나선 안된다. 두바이나 상하이 푸둥지구 등과 국제경쟁력을 갖추려면 새만금의 조속한 완공이 필수다. 과거 정권 때와는 다르다는 것을 구체적인 실행계획과 집중적인 예산지원으로 보여줘야 한다.'새만금'을 '헌만금'으로 만들어선 절대 안된다./권순택(제2사회부장)
빨리 달리기로 유명한 사냥개가 역시 무섭게 빨리 달리는 토끼의 뒤를 추격했다.개는 토끼를 잡기 위해, 토끼는 자기 목숨을 구하기 위해 둘레가 20km가 넘는 산을 세바퀴 돌고 산꼭대기까지 다섯번을 오르 내리는 바람에 기진맥진해서 쓰러져 죽고 말았다.마침 그 자리를 지나가던 농부가 개와 토끼를 자루에 넣어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다.견토지쟁(犬兎之爭)이란 고사성어가 있다.이 고사성어는 개와 토끼의 싸움이란 뜻으로 쓸데없는 싸움에 비유되며 두 사람이 싸울 때 제 삼자가 이득을 가로 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최근에 타지역 출신의 한 공직자가 군산의 기관장자리에 부임해 한 말이 생각난다."사실 타지역 사람인 내 자신이 와서는 안 될 자리입니다. 군산지역 출신이 부임해야 할 자리이나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깝습니다. 조직내에 군산출신이 없었고 왜 군산 출신이 없는가 이유를 살펴 보았더니 서로 진급을 하기 위해 질투· 중상· 모략을 하다가 상처를 입고 모두 옷을 벗었기 때문이었습니다."이 말은 목적을 달성키 위해 별의별 수단과 방법을 동원, 서로에게 상처를 입혀 함께 괴멸함으로써 제 3자가 결국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견토지쟁의 결과라는 측면에서 볼 때 군산지역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이 기관장은 "상당수의 다른 지역 출신들은 서로가 잘 되길 바라면서 인물을 키우고 그 인물을 통해 지역발전을 도모하면서 자신도 성장해 나가고 있다"면서 "이같은 풍토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인물을 키울 수 없어 지역발전을 도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지역발전을 저해하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군산이라는 손바닥만한 좁은 지역에서 세상을 보다 넓게 보지 못하고 일어나는 견토지쟁의 풍토라고 할 수 있다.다른 자치단체는 지역의 인물을 키우면서 그 인물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영차! 영차!'하면서 지역발전을 이끌어 저만치 앞서 나아가고 있는데 군산은 그렇치 못한 것같아 씁쓸하다.남이 잘되면 배아파하고, 아파하다못해 잘되는 사람을 끌어 내리고 결국 자신도 형편없는 신세로 전락하는 풍토가 아직도 잠재, 지역발전을 좀먹고 있다.이같은 풍토때문에 자신의 뜻을 내세우지 않고 수면하에서 활동하는 상당수 건전한 사고의 젊은 사람들이 있다.밖으로 자신의 뜻을 내세웠다간 어느 사람에게 험담을 당하고 헐뜯음을 당해 상처를 입을 지 모르기 때문이다.그러다보니 지역발전을 위한 건전한 사고는 수면하에서 조용히 잠을 자고 남을 중상 모략하는 사고만이 일부에서 만연되고 이는 지역의 최대 낙후요인이 되고 있다.군산은 현재 비상단계에 있다. 좁은 안목만을 가지고 안주하면서 서로 쓸데없는 싸움인 견토지쟁만 일삼는다면 군산은 발전할 수 없다.폭넓은 사고로 서로 격려하고 지역발전에 건전한 제안이 있으면 이를 수용하면서 건전한 사고를 가진 사람을 키워 나갈 때 군산은 다른 자치단체에 비해 경쟁력을 갖고 발전할 수 있다. /안봉호(군산본부장)
22일 오후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그의 귀국은 이미 예정돼 있었다. 정 전 장관은 이미 미국현지 기자회견을 통해 4.29 재선거가 치러지는 전주 덕진선거구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전주 덕진 전략공천'을 선언하며 정 전장관의 앞 길을 가로막은 터다.정 전장관의 출마선언 후 정 대표가 전략공천으로 맞선 것은 두 사람, 그리고 두 사람을 둘러싼 민주당 내 힘겨루기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대체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지난 연말께 전주 덕진선거구에서 당선됐지만,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원심과 항소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김세웅씨가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이 무렵을 전후해 정동영 전 장관측은 재선거 출마를 민주당 지도부에 타진해 온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주에 거처와 사무실을 확보했다는 등의 말을 흘리며 공석이 된 덕진 출마 의지를 밝혀왔다. 속칭 여론을 떠보는'언론플레이'로 보이는 대목이다.하지만 정세균 대표는 적당한 정치적 언변으로 외면했다.사실 정 대표에게 정 전 장관은 껄끄러운 존재다. 정대표를 정점으로 세력을 형성한 민주당 내 소위 386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정 전장관의 정치복귀는 현 정대표의 위상에 치명적일 수 있고, 소위 민주당 내 주류 비주류간 헤게모니 쟁탈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정 대표는 MB정권 출범후 지난 1년간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지만, 야당 대표로서 아직 확고한 국민적 이미지를 확보하지는 못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3년 후 대권 도전을 꿈꾸고 있는 정 대표가 아직 전열을 제대로 정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 전 장관의 정치일선 복귀는 정 대표 진영에 불쾌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게다가 정 대표와 정 전장관은 1996년 제15대 국회에서 나란히 정계에 진출, 지금까지 확실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친구이자 동지다. 정 전장관이 지난 2000∼2001년 정풍운동을 주도한 후 확실한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한 반면 정 대표는 차분하면서도 내실을 다지며 'step by step'전략으로 멀리보고 뛰어왔다. 정동영이 강력한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앞으로 뛰어나갈 때 호흡조절을 하며 뒤따라가던 정 대표는 지금 그의 일생에서 다시는 잡기 힘든 기회를 잡고 있었다. '내 사정을 봐주지 않는' 정 전장관이 탐탁치 않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그렇다면 정 전장관은 왜 출마를 선언할 수 밖에 없었을까?그는 전주덕진 출마 선언 후 가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정 대표에게 30여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말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대권에 도전한 거물 정치인으로서 그의 소외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정치는 금배지부터 시작한다. 솔직히 금배지를 가슴에 달지 않은 정치인에게 무슨 정치력이 있을까. 이 때문에 그 많은 거물급 정치인들 조차 지역구가 아니면 전국구 1순위에 자신을 포진시켜왔다. 금배지가 있어야 3년 후를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정동영은 초조했을 수 있다.결국 대권을 꿈꾸는 정동영-정세균 두 사람을 탓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바람이 있다면, 생물정치를 하는 거물 정치인들인 만큼 치명상을 입지 않는 선에서 대타협을 이뤄내라는 것이다./김재호(사회부장)
새만금방수제 공사와 관련, 농어촌공사의 입장이 아직도 불분명해 지역 건설업계를 애태우고 있다.여기에 총리실과 국토부는 뒤늦게 방수제 공사의 필요성을 놓고 전문가 토론회를 여는 등 엇박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3조5천억에 달하는 사업비와 내부 조기개발 차원의 문제가 제기돼 오늘 전문가 토론회를 열게 됨에따라 3월초 입찰공고를 내려던 계획이 3월말로 연기됐고, 이조차 일정대로 소화될까 우려되는 대목이다.그동안 전북일보를 비롯한 지역언론과 건설업계는 새만금방수제 공사가 갖는 상징성 등을 감안, 지역업체 참여비율을 일정부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펼쳐왔다.▲향후 사업참여의 단초방수제 공사는 새만금 개발사업의 전초사업인 만큼, 향후 지역 건설업계의 참여폭을 어느정도 예상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특히 침체된 경기를 부양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될 대형 국책 건설사업 중의 하나로, 정부가 추진 중인 4대강 살리기 사업이나 경인운하, 행복도시(대전) 등의 사업에서 지역업체들의 참여비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대책들이 세워지고 있는 가운데, 새만금 방수제 공사의 발주방향도 그러해야 한다는 '당연한' 여론이 일고 있다.그러나 유독 새만금 방수제 공사에서만 개발주체인 농어촌공사측이 이렇다할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이와관련, 농어촌공사측과 다각적인 접촉에 나서고 있는 일반건설협회 전북도지회는 홍문표사장과의 면담과 건의서 등을 통해 지역 건설업체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지만 만족스러운 답변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공사입찰공고를 준비하고 있는 최근까지도 농어촌공사측은 '국제입찰 대상사업이어서 지역업체를 위한 어떤 입찰조건을 내세우기가 어렵다'라거나 '대형사업에 참여하기에는 지역업체들의 기술력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 는 등 원론적인 얘기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전언이다.▲발주처 의지가 중요그러나 이미 여러번 분석했듯이 발주기관의 의지에 따라 '강력한 권장사항'을 내놓을 수도 있고, 기술력 또한 지역업체가 갑사(甲社)로 참여하는 것이 아닌데다 방수제 공사의 사업내용을 볼 때 기술력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따라서 농어촌공사의 보다 분명한 의지를 밝혀야 할 시점이라는게 우리의 주장이다.지역건설업계는 '지역업체 배려를 위해 연구·노력 중이니 기다려 달라'는 모호한 얘기는 더 이상 가치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비슷한 규모의 경인운하사업이나 행복도시 건설사업도 심사기준에 지역업체의 참여율을 높일 경우(30% 이상) 상당한 가점을 부여한다는 조건이 권장사항으로 들어 있는 것도 파악되고 있다.방수제 축조논란에 휩싸여 종국에 지역업체 15-20% 참여를 권장사항으로 달아 '대충' 넘어가려 한다면, 그래서 지역업체들이 제대로 사업참여도 못한 채 이름만 빌려주는 꼴이 된다면, 전북도민들의 엄청난 반발을 불러 올 것이라는 점은 '명·약·관·화'하다.'2% 경제'라는 취약성을 안고 있는 전북경제가 그래도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는 한 켠엔 수십년 공들인 새만금사업이라는 긍정적인 힘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정대섭(정치부장)
얼마 전 음악공연을 관람하고 오신 장모님은 "북치는 사람이 매우 잘 하더라"고 하시면서 "저런 사람들은 아이 때 부모가 못하게 말리면 가출한다는 말을 이해할 것 같다"고 하셨다.아이들은 타고 난 대로 키워야 한다는 뜻인 것 같았다. 공연장 분위기의 여운이 아직 남아서 하신 말씀인지, 자식 키우는데 참고하라고 사위에게 들려주신 말씀인지는 분명치 않다.필자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요즘 우리 교육계의 최대 이슈가 되고 있는 두 가지 문제를 떠올려 봤다. 일제고사와 입학사정관제다.요즘은 많이 변했지만, 우리 사회는 그동안 학교의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선과 악을 구분하는 2분법이 뚜렷했다. 학교 공부를 잘하면 '최고'고,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잡다한(?) 것들을 잘하면 "부모님 속 깨나 썩였겠네"였다.역사적으로 보면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 해마다 보릿고개를 힘겹게 넘어야 했던 어려운 시절에 보릿고개가 따로 없는 봉급쟁이는 모두의 꿈이었고, 봉급쟁이가 되기 위해서는 머리에 먹물이 들어야 했다. 단순하고 직업도 많지 않은 사회에서 먹물은 거의 유일한 신분상승의 통로였다.이제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직업은 끊임없이 생겼다가 사라진다. 그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이 가장 경쟁력있다는 말이 나온다. 재질의 특성을 잘 살려야 훌륭한 예술품이 탄생하듯, 아이들도 소질을 재대로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교육현장은 세상의 변화와 거리가 있는 것 같다. 요즘 일제고사 논란이 그렇다. 시민사회단체들이 내세우는 반대 이유는 '성적만을 중시하는 한줄세우기'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우리사회는 아직도 학교성적을 제외한 비교과 부분의 뚜렷한 평가기준이 없다.그러나 교육적 목적의 성적평가를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평가없는 교육은 없다. 그런데도 엉뚱하게(?) 일제고사 논란을 벌이는 것은 '시험' 자체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는 '성적공개' 를 둘러싸고 서로의 의도를 의심하는데서 생긴 것이라는 생각에 안타깝다.이런 상황에서 교과부는 요즘 입학사정관제도를 부쩍 추켜들고 나선다. 대학입시가 한줄 세우기가 아니라는 점을 역설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지금까지의 인식은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 준비도없고 기준도 없이 서두르기 때문이다. 입학사정관제가 본래의 취지를 살리려면 토양과 온·습도가 맞지 않아서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는 씨앗을 찾아서 발아시키고, 단 한그루라도 제대로 키워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입학사정관제는 '몇 명'이라는 양적인 경쟁에 매달리다보니 기존의 특별전형, 특기자전형으로 변질되고 있다.일제고사가 더 이상 논란이 되지 않고, 입학사정관제가 성공을 거두려면 학교의 풍토부터 바뀌어야 한다. 공부를 원하는 아이들은 날을 새워 공부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줘라.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는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는 음악에 흠뻑 빠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모두가 공부해야 한다거나, 모두가 그림을 그려야 한다거나, 모두가 음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이제 버리자. 사람은 저마다 타고난 재주가 있고 몫이 있고 운명이 있다./이성원(문화교육부장)
소리꾼 장사익이 지난 주말 전주에서 노래판을 벌였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2000석 전 좌석이 매진되는 성황을 이루었다. 전주뿐 아니라 군산 익산 정읍 남원 등 도내 전역에서 그의 팬들이 그와의 만남을 기다린 끝에 공연장을 찾았다.소리꾼은 팬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온몸을 무대에 불살랐다. 관객들은 열광했다. 열광은 오빠 부대의 외침이 아닌, 마음 저 밑에서 나오는 뭉클한 감동이었다. 사회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장사익의 노래가 그만큼 위안이 되고 울림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리라.정치판에는 왜 장사익의 공연가 같은 감동과 울림이 없을까. 뜬금없이 장사익 타령을 하는 것은 기자가 주말 공연장에서 본 풍경과 정치판이 오버랩 됐기 때문이다. 공연장 주변에서 4월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들이 명함을 내미는 모습과, 바로 전날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미국발 전주덕진 출마 선언을 보면서다.유권자가 있는 곳에 후보들이 몰리는 것은 선거철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어서 감동이니 뭐니 따질 감도 못된다. 그러나 정 전 장관의 출마는 다른 문제다. 집권당 의장에다 집권당의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분의 출마 선언에는 큰 울림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대선의 아픔을 뒤로 하고 미국으로 홀연히 떠난 뒤 8개월여만에 정치재개를 선언하는 과정이 감동은 커녕 모양새마저 볼썽사나웠다."정치를 시작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고향에서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말을 꺼내기까지 얼마만큼 고뇌하고 힘들었을지는 짐작이 간다.그러나 정 전 장관은 '정치 거물'답지 않게 그동안 전주 출마를 놓고 이리저리 재는 모습을 보였다. 벌써 오래전 덕진 출마를 위해 사무실까지 암암리에 구해놓고 옛 조직을 챙기는 작업을 한편에서 진행시킨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가 밝힌 대로 아침 생각, 저녁 생각이 바뀌며 이제야 최종 결심을 했을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당을 생각하고 전주지역 유권자를 생각한다면 일방통행식 출마선언이 가당치나 할까 싶다.'내가 갈테니 모두 비켜라'는'몽골기병'식 행보가 과연 그가 말한 초심으로 돌아가 몸을 낮추겠다는 출마자의 자세인지 의문이다. 지역의 여론을 겸허히 묻고 당지도부와 협의를 거친 후 출마 수순을 밟아야 그 진정성이 읽힐 것이다.덕진 출마 명분 또한 궁색하기는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서울의 지구당위원장을 버리고 전주 덕진으로 자리를 옮기려는 것부터 명분이 약하다. 필요할 땐 '전북의 아들'을 외치면서도 막상 전북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는 비판도 지역에서는 많다. 대선과 총선을 거치며 약해진 그에게 고향 사람들에게 또다시 보약 한재 달라고 보채는 꼴이라고 한다면 너무 가혹한 말일까. 국가와 전북을 위해 많은 박해를 받고 돌아오는 '전북의 아들'이라면 고향은 따뜻한 품이 돼야 마땅하다. 그러나 고향을 개인 정동영의 정치적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면, 지역민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행보다.정 전 장관은 지난 주말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정동영이가 자리 하나 꿰차려고 욕심을 부리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나 진정 더 큰 세상을 향하는 통로를 생각했다면, 이번 덕진 선거가 아니었어야 한다고 본다.장사익은 커튼콜을 받으며 3곡의 노래를 선사했다. 관객들은 그 후에도 좌석을 쉽게 뜨지 못했다. 커튼콜까지는 아니더라도, 국민과 당이 어려움에 처해 정 전 장관을 절실히 필요할 때까지 좀 더 기다리릴 수 없었는지 안타깝다. /김원용(정치부장)
지난주 익산에 지역민들이 분기탱천할 암울한 소식 하나가 들려왔다.노동부익산지청을 군산지청으로 흡수 통합한다는 얘기다.전혀 예기치 않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통합 소식에 익산 시민들은 뒤통수를 거세게 한방 얻어 맞은것처럼 그저 어안이 벙벙했다.더구나 노동부의 이번 통합 추진이 그동안 내부의 철통 보안속에서 극비리 추진되어오다가 사실상의 절차 마무리에 접어든 확정 단계에서 뒤늦게 들통이 난것으로 알려지면서 익산은 심한 배신감과 허탈감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명분도 논리도 없는 통합은 결코 용납하고 수용할수도 없다는게 지역의 강한 정서이자 입장이다.물론 익산이 노동부의 이번 조직 개편안에 대해 무조건 반대만을 앞세우고 있는것은 절대 아니다.정부의 조직 축소및 작은 정부 추진에 그동안 많은 공감과 협조를 아끼지 않했던 익산이 이번 군산지청으로의 통합만큼은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절대 수용할수 없다며 강력한 반대투쟁을 천명하고 나선것은 우선 지역민과 상공인들의 민의를 저버리지 않는 합리성이 담보된 원만한 통합이 추진되어야 하나 이번 계획은 이를 철저히 외면한채 탁상행정에 의한 통과수순에따라 맹목적 준수만을 강요할것으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노동부는 국내 노동정책을 입안하고 근로자의 지원과 직업안정,직업훈련과 실업대책,고용산재보험과 근로자 후생복지및 노사안정 등 노동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관장하는 정부의 핵심부서다.이에 광주지방노동청 익산지청도 이같은 임무와 사명감 아래 익산시와 김제시 전역을 관할하면서 3개과 27명, 고용지원센터 36명등 총 63명의 직원이 기업체 1,224개에 종업원 26,714명을 관할하는 대민행정 서비스를 펼치고 있고, 군산지청 역시 현재 3개과 22명, 고용지원센터 29명 등 모두 51명이 군산시와 고창·부안군을 관할하면서 기업체 704개, 종업원 16,655명에 대한 지원업무를 펼치고 있다.얼핏 숫자상으로만 봐도 익산지청과 군산지청간의 괄할과 업무량이 확연한 차이를 드러나고 있음을 알수있다.그런데 노동부는 부유하게 잘살고 있는 큰집 장남에게 셋방사는 작은집 차남 집으로 옮겨 더부살이를 하라는 얼토당토치도 않은 괘변으로 통합을 추진하고 있으니 어찌 익산 지역민들이 분노하지 않을수 있겠는가.노동부의 명분없고 논리에 맞지 않는 통합 추진에 익산이 그토록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다.또다른 이유도 많다.익산은 타 지역에 비해 노조활동이 왕성한 지역이어서 기업과 노조에 대해 지근거리에서 지속적인 지도와 감독이 필요한곳으로 전국에 널리 알려져 있는 도시다.지역 실정과 현실을 완전 무시한채 막연한 경영및 운영의 합리화만을 앞세워 말도 안되는 통합을 추진하려는 억지를 그냥 앉아서 지켜볼수 있겠는가.더구나 익산지청보다 관리업체및 종업수가 적은 춘천,강릉,원주,충부,보령,통영지청은 이번 조직 개편 대상에서 빠져있고 지역민들이 그토록 반발하는 익산지청을 통합하려하니 대단히 불합리한 행정 운영이라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아울러 익산은 국가식품클러스터단지를 비롯해 의료과학산업단지,왕궁·금마농공단지 조성 등을 통해 앞으로 대규모 기업이 유치되면서 노동부의 업무량도 급격히 늘어날것으로 쉽게 예측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부의 통합 추진은 이치에 맞지 않는 어불성설이자 억지이고 매우 근시안적인 행정으로밖에 볼수 없기에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 /엄철호(익산본부장)
16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고향마을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낙향한 노무현 전대통령이 퇴임 1년이 갓 지난 이달 초순 자신의 홈페이지에 '정치하지 마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세인들의 이목을 다시 끌었다.노 전대통령은 이 글에서 "요즈음 사람들을 만나면 진담으로 정치하지 마라고 자주 말한다"면서 "얻을수 있는 것에 비해 잃어야 하는 것이 크기 때문이다"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정치를 하는 목적이 권세나 명성을 좇아서 하는 것이라면 , 그래도 어느 정도 성공할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래도 성공을 위해 쏟아야 하는 노력과 감수해야 하는 부담을 생각하면 권세와 명성은 실속이 없고 그나마 너무 짧다"고 말했다.이어"정치인은 거짓말, 정치자금,사생활 검증, 고독과 가난의 수렁 등을 거쳐야 한다"며"나는 지옥같은 터널을 겨우 지나왔지만 남은 사람들의 처지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전직 대통령의 이 글은 최고의 권력을 누려본 사람의 호사스런 넋두리로 치부될수도 있지만 정치 무상(無常)을 다시 확인시켜주고 한국 정치가 달라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정치 무상은 선현들에 의해 누차 설파돼왔고 정치인들의 뒤안길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된다.국가 지원금에 의존해 근근이 노년을 보내는 전직 국회의원들이 적지 않고 그들의 모임인 헌정회에서 무료 식권을 받아가는 회원이 하루 70∼80명이 되는가 하면 한평 남짓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는 경우도 있는 현실이 그렇다.한때 3김(金)이후 정계의 선두주자로 꼽혔던 5선의 박찬종 전 국회의원이 재작년 15년전 선거빚을 못갚아 철창신세까지 지게 되자 여의도 정가에선'정치 무상 인생유전'이란 얘기가 돌기도 했다.이럼에도 정치선거판엔 입지자들이 불구덩이를 향해 불나방들이 날아드는 것처럼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어 정치무상이란 말이 무색하다.전북 정치 1번지인 전주지역에선 국회의원 3명중 2명이 지난 연말과 올초 불명예스럽게도 선거법위반죄로 의원직을 상실, 오는 4월 29일 완산갑과 덕진 등 2개 선거구에서 재선거가 치러진다.이런 가운데 선관위에 등록한 예비후보가 20명에 육박, 그야말로 우후죽순격이다.정치가 도대체 뭐길래 이같이 후보들이 난립양상을 빚을까라는 우문(愚問)을 던져보게 된다.정치인이란 모름지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 무엇인가 하겠다고 나선 이타주의자이어야 한다.과연 이번 재선거 예비후보들중에 금배지에만 집착하지 않고 진정 국민과 유권자에게 봉사하고 섬기려는 소명의식을 가진자가 얼마나 될까.선거철에만 나타나는 철새·비리 정치인들도 적지않아 지역정치가 실종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게 사실이다.유감스럽게도 우리 정치에는 승자가 되면 최고로 대접받는 문화만 있을뿐 어떻게 승자가 되어야 하는지 그 품위와 자격을 따지는 문화가 없었기에 백년하청(百年河淸)처럼 늘 후진정치였고, 냉소대상이었다.앞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후보를 뽑아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전주시민들이 이번 재선거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분명해진다. /홍동기(편집부국장)
불교용어에 구두선(口頭禪)이란 게 있다. 구두삼매(口頭三昧)와 같은 의미를 지닌 용어다.이 용어는 경문(經文)의 글귀만 읽고 참된 선의 도를 닦지 않는 태도를 의미한다.즉 어떤 일을 실행에 옮기지 않고 실속없는 말만 늘어 놓을 때 구두선이란 용어가 쓰이고 있다.올해 부쩍 언론에 오르내리는 새만금 관련사업을 보고 있노라면 구두선이란 의미가 새삼 떠오른다.개발사업을 10년 앞당기네, 농업용지비율을 72%에서 30%로 줄이는등 토지이용구상을 확정했네, 산업단지조성을 위한 매립을 오는 2016년까지 완료하네, 군산공항을 확정하네등 참으로 말도 많고 청사진도 많다.당장이라도 이 모든 새만금 사업이 이뤄질 것같은 느낌이다.그러나 새만금 내부개발사업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같은 청사진들이 계획대로 금방 실현될 수 있을 까 하는 의구심만 든다.왜일까.정부나 전북도및 경제자유구역청이 이같은 청사진의 실현을 위해 진정으로 적극 논의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새만금 내부개발을 위해 진정으로 논의해야 할 일은 매립토의 확보다.새만금 내부개발 2만8300ha중 매립을 하지 않는 농업용지를 제외하고 소요되는 매립토는 무려 7억㎥. 이 가운데 방수제 125km의 축조를 위해 필요한 토량 9000만㎥를 새만금 내부의 준설토로 충당한다고 해도 무려 6억1000만㎥의 매립토가 필요하다.그런데도 아직까지 정부는 이 매립토에 대한 확보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단지 국토해양부가 오는 6월까지 이 대책을 마련한다는 이야기만 들릴 뿐이다.매립토확보에 대한 명쾌한 대안없이 광활한 바다상태인 새만금 내부지역에 농업용지, 산업용지, 관광용지, 유보용지, 신재생에너지용지등 토지이용계획만을 들먹인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새만금 인근 육상이나 해역을 둘러 봐도 새만금 내부개발을 위한 매립토확보방안이 나오지 않는다.육상이나 바다나 자칫 환경훼손, 생태계파괴, 방조제안정성우려등 민원에 부딪혀 현실적으로 확보가 어렵다.군산상공회의소와 군산항 물류협회가 새만금 내부개발 매립토로 군산항의 준설토를 활용하라고 중앙관계요로에 건의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이들 기관은 이같은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국가차원에서 군산항의 준설토를 새만금 내부개발 매립토로 활용하면 군산항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매립토도 원활하게 확보할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백날 새만금 내부개발을 위한 매립토의 확보대책없이 다른 것을 논의한다는 것은 공중에 성(城)을 짓는 공중누각(空中樓閣)에 불과하고 모든 것이 구두선에 그칠 것이 뻔하지 않은가.매립토에 대한 근본적인 확보방안없이 새만금 사업을 논의하는 것은 앞뒤가 바뀐 행위라고 할 수 있다.정부는 새만금사업이 계획대로 착착 진행돼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조속히 이같은 건의를 받아 들여야 한다.더 이상 새만금 내부개발방안이 구두선에 그쳐서는 안된다. /안봉호(군산본부장)
얼마 전 여야가 극한 대치로 치닫던 미디어법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기구가 마련됐다. 이 기구는 100일을 기한으로 미디어법에 대한 국민 여론과 전문가 의견 등을 수렴, 법안에 반영하게 된다. 하지만 벌써부터 기구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온다. 이같은 주장의 밑바닥에는 정부여당의 '언론장악 음모'가 자리한다.그런 와중에 남태평양 3개국 순방을 마친 이명박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수행기자단 간담회에서 밝힌 언론관은 가히 충격적이다 못해 두려운 생각까지 들게 한다.이 대통령은 순방 성과를 설명하면서 "어려울 때는 '잘 한다 잘 한다' 해야 더 잘할 수 있다. 어려울 때 자꾸 '못 한다 못 한다' 하면 자꾸 못 한다”며 언론의 협조를 당부했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니까.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 출입처에 오래 출입하면 같은 편이 되는 것이 아니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무조건 그렇게 생각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사실 일반인들이야 기자세계의 속성을 자세히 알기는 힘들겠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너무 심각하고 중차대하다. 국가의 최고 통치자가 바라보는 기자에 대한 시각과 언론관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물론 지역이건 중앙이건 특정 관청이나 기업 등에 출입하면 그 곳에 근무하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예컨대 '한 솥 밥'을 먹다보니 출입처 사람들의 인간적인 고통과 고민을 들어줄 기회도 많다. 또 출입처의 입장을 그나마 잘 안다는 점도 기자와 취재원의 사이를 이어준다.더구나 한국사회 특성상 좋든 싫든 평소 부대끼는 사람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는 일도 있다. 그러나 야박한 얘기지만 사실 그런 자리도 기자에게는 취재 공간이다. 공식적으로는 못할 말이 나오고 숨은 얘기를 들을 수 있어서다. 별 것 아닐 것 같던 술자리의 잡담이 특종으로 변해 세상을 뒤집는 경우가 그래서 종종 생긴다.따라서 기자들이 매사 출입처 편을 든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언론사간 경쟁 구도를 보더라도 기자가 출입처 입장만 대변했다가는 선배나 회사로부터 불벼락을 맡는다. 매체가 난립한 상황에서 지면과 보도의 차별화를 이루지 못하는 언론은 존재의 이유가 없어 도태되기 때문이다. 출입처 입장을 모든 언론이 똑같이 되뇌는 상황을 가정해보라. 누가 신문을 골라 읽고 방송 채널을 돌리겠는가. 그래서 언론사는 혹시라도 이 대통령이 그토록 원하는 '같은 편'이 되지 못하도록 기자들의 출입처를 수시로 바꾼다.이런 맥락에서 기자를 '건전한 비판자'가 아닌 '같은 편이 되어야한다'고 여기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언론인의 비판정신에 대한 최악의 폄훼다. 더구나 '(오래 출입하면 같은 편이 된다고) 무조건 그렇게 생각 한다'는 말은 기자들에 대한 강요와 협박으로도 다가온다. 대통령의 생각은 특히 언론을 통폐합하고 보도지침으로 모든 언론을 '앵무새'를 만들었던 지난 독재정권의 언론장악과도 별반 다를 게 없다.그래서다. 정부여당이 죽기 살기로 밀어붙이는 미디어법안의 속셈과 배경이 정확하게 읽힌다. '방송겸영에 따른 조중동 신문의 여론 독점', '지방언론 죽이기', '일자리 창출 효과 전무' 등 등. 미디어법안의 폐해를 지적하는 백 마디 말보다 '기자는 같은 편이 되어야 하며 나는 무조건 그렇게 생각 한다'는 대통령의 한 마디가 2009년 3월 대한민국 언론위기를 가감없이 보여주지 않는가./ 김성중(편집부장)
미국에서 발화된 금융위기와 함께 신자유주의(neo-liberalism)를 둘러싼 옹호론과 배척론이 뜨겁게 격돌하고 있다.1970년대부터 세상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신자유주의는 자유 시장을 신봉하고,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재산권을 중요시하는 이념이다. 신자유주의를 바탕으로 구축된 사회에선 시장 경제에 적절히 적응할 수 있는 재능과 감각을 가진 개인이나 국가들이 잘 살 수 있는 적자생존의 법칙이 지배한다. 그런 측면에서 신자유주의는 사회적 진화론을 근저에 깔고 있는 자본주의 이념이라고 부를 수 있다.미국을 중심으로 번성한 신자유주의자들은 이같은 이념을 자국에만 적용하는데 만족하지 않고 세계 각국에 한나씩 하나씩 심어나가는 걸 즐겼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세계무역기구, 세계은행이라는 국제적 금융 시스템을 바탕으로 각국을 순방하며 시장 개방을 요구했고, 이를 통해 자유 무역을 실현해 나갔다.수십년간 자신들의 생각과 지향점이 최고의 이념이라고 자부해 오던 신자유주의자들은 이념의 본향인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파열음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신자유주의를 기초로 쌓아올린 미국의 자본주의가 경제위기가 가속화 되면서 체면이 말이 아니다. 아니, 이젠 체면을 논할 때가 이미 지나 생존의 갈림길에서 초췌한 몰골로 서성이고 있다.미국에서 가장 큰 금융그룹인 씨티, 최대 제조업체인 GM, 거기에 최대 금산 복합체인 GE가 화려했던 잔영을 뒤로 하고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이런 와중에 한국과 호주 정상이 국빈방문을 앞두고 서로 상대국가의 언론을 통해 신자유주의에 대한 각기 다른 시각을 보여 외교가를 중심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되면서 신자유주의에 맹공을 퍼부어 온 케빈 러드 호주 총리는 '탐욕스런 월가의 자본가와 시장의 자유방임을 무한대로 허용한 조지 부시 정부가 전 지구적 금융위기를 불러왔다'고 공격하면서 '나는 신자유주의의 죽음을 목격했다'고 단언했다. 이른바 '신자유주의의 사망론'이다.신자유주의에 상당한 믿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명박 대통령은 호주 총리와는 상반된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시장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정부의 역할을 가능한 줄이는 게 원칙'이라는 평소의 신념을 다시 강조하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해결한 이후에는 신자유주의를 다시 유지해야 한다는 논지를 편 것으로 전해졌다.사회적 경제적 대격변은 새로운 시스템과 새로운 이념을 만들어 낸다. 세계대공황에 따라 경제학에 케인즈 이론이 등장했고, 세계적인 스태그플래이션이 밀어닥치면서 시카고학파의 이론이 등장했다.신자유주의에 대한 생각은 삶에 대한 방식이나 시각에 따라 다양할 수밖에 없다. 적자생존을 인정하는 신자유주의는 강자들의 논리만을 너무 강조한 경제체제가 아닐까. 적자생존의 법칙은 생태계에 적용할 수는 있지만, 인간의 경제체계에까지 들이댄다는 것은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데 장애요인이 될 수 있고, 인간의 삶을 전쟁터로 몰아가려는 생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김경모(기획취재부장)
글로벌 경제의 거대한 톱니바퀴에 단단한 이물질이 끼면서 톱니바퀴 마디마디에서 시시각각 파열음이 울리고 있다. 엄청난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군사력을 무기로 세계를 휘어잡아온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위기로 번지면서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의 자존심 가운데 하나인 자동차 산업이 사실상 도산한 상태이고, 실업자는 500만명을 넘어섰다고 아우성이다. 미국 정부가 시티그룹 국유화를 선언한 후 지난 주 미국 증시는 추락을 거듭했다. 시티 국유화 조치는 '안전 담보 카드'임이 확실하지만, 정부가 시티를 국유화 한 사실 자체가 향후 경제위기 흐름을 더욱 불확실하게 했다는 측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사실 이런 저런 정치적 접근을 떠나, 어쨌든 현실적으로 미국은 한국에게 매우 중요한 나라다. 정치 외교적으로는 물론 경제적으로 더욱 그렇다. 미국에 대한 수출이 감소하면 우리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수출입 구조가 그 중심에 있다.글로벌 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증거다.최근 도내 양대 자동차 메이커인 현대와 GM대우의 수출이 둔화하면서 전라북도 수출이 50% 이상 급감했다는 사실은 가장 피부와 와 닿는 증거 가운데 하나다.그동안 한국이, 또 전북이 수출구조 다변화를 추구해 왔음에도 불구, 근래 우리가 수출시장으로 개척해 온 유럽은 물론 동유럽 등도 늪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상황이니, 요즘 경제위기는 10년 전 IMF상황과 비견할 수 없는 심각한 지경이다.이처럼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일자리가 우리사회 최대 화두가 됐다. 결국 세계 경제의 거대한 톱니바퀴에 낀 이물질들이 제거돼야 해결될 문제이지만, 정부 당국자, 경제 전문가 등의 예측처럼 연말이 될 것인지 내년 한 해 더 견뎌야 할 지, 아니면 더 길어질 것인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결국 우리가 더 큰 성장을 위해 추구해 온 '글로벌 경제''세계화'속에서 우리의 의지는 그 만큼 제한적이 된 셈이다.최근 정부는 공공기관 초임 봉급을 낮추고, 기업은 인력 퇴출 대신 임금을 깎아 일자리를 나누고, 자치단체는 일자리 예산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는 등 세계 경제가 살아날 때까지 버티자며 묘책들을 내놓고 있다.지난 주 전주시가 관내 노인 700여명이 모인 가운데 73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그런 정책들 가운데 하나다. 현장에서 만난 노인 A씨는 "올해는 어떤 일이 주어질 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쓰레기 줍기 등이 대부분이다. 일주일에 3일 정도 일하는데 20만원 정도 받았다"며 "그런데 요즘은 어찌나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지…"청년 일자리는 훨씬 더 큰 문제다. 오죽하면 대학 졸업을 미룰까. 전북대의 한 교수는 "올해 9년만에 대학을 졸업한 한 학생의 경우 실력을 키워 삼성그룹에 합격했다"며 "아무리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꾸준히 노력해 실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 시점에서 우리 모두 생각해 볼 것이 있다. 바로 3D업종 기피에 대한 것이다. 지금 이 순간도 많은 청년, 실업자 등은 3D업종만은 피하고 있다. 이처럼 지난 20년 이상 대한민국 청년들이 3D업종을 피하면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국내 3D업종에 대거 진출했다.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모든 직업이 한 나라를 나아가 세계 경제의 소중한 톱니바퀴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직종, 어느 일자리에서나 전문가가 된다면 일자리에 대한 두려움도 해소되지 않을까. /김재호(사회부장)
익산시가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익산지역의 폐석산에 매립되는 폐기물의 적법성에 대해 메스를 들이대고 나선 것이다.익산시는 지난 23일부터 현재 폐석산을 활용해 폐기물을 매립하고 있는 관내 6개 매립업체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점검활동을 벌였다.점검에는 지역 환경단체와 시민단체, 매립장 인근 주민들이 참여하는 합동점검 방식을 취함으로써 단속과 점검의 투명성을 높였다.머지않아 공개될 그 결과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익산시의 이번 조치에 대해 일단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그동안 시중에 떠돌던 갖가지 억측과 소문, 행정과 업체간의 밀착 의혹 등을 불식시키고 불법 매립과 그에 따른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대대적인 점검활동은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이다.익산 북부권 지역의 일부 석산 업체들의 폐기물 불법매립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다.지난해 10월에도 지역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일부 폐석산 업주들이 폐기물을 매립하면서 불·탈법을 자행하고 있다고 고발한 적이 있다.이때에도 익산시는 합동 점검반을 구성해 현장조사를 벌였다.익산시는 폐석산 복구 과정에서 적법한 물질로 매립하면 별문제가 없지만 불법과 탈법이 동원되면서 환경문제가 불거지고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는 데에 주목해 점검을 벌였던 것이다.실제로 당시의 현장조사에서 일부 폐기물 매립업자들이 허가조건에 따른 매립 규정을 깡그리 무시한 채 돈벌이에만 혈안이 되어 있음이 확인되면서 지역사회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일부 업체의 불법 탈법매립이 사실로 드러나자 많은 지역민들은 사업허가를 내주고 이를 지도 점검해야 할 익산시의 허술한 행정에 크게 분노하며 직무유기까지 서슴치 않고 들먹였다.허가만 내주면 그만인가. 적법하게 운영하고 규정대로 매립하는지 지속적으로 지도단속을 하면서 철저한 사후관리를 하는것이 허가를 내주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게 이들 시민들의 지적이였다.익산시는 이번 두번째 합동점검에 나섰다.그런 점검에 앞서 익산시는 지역사회가 지난날 지적했던 많은 충고에 대해 다시한번 깊게 되짚어 보고 앞으로는 채석허가와 매립 복구에 관해 일관성 있는 대책을 마련, 추진해 나가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우선 그동안 복구계획을 세워놓고도 이를 이행치 않는 업체에 대해서는 행정대집행을 실시, 본 때를 보여줘야 한다.업체에 질질 끌려가는 행정을 보여서는 안된다.다음으로는 폐석산에 매립되는 복구물질에 대해 철저한 지도단속을 벌일 필요가 있다.잠시만 감시의 눈길을 게을리 하면 불법매립이 다반사로 일어나는 실정이고 보면 수시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단속을 벌여야 한다.또 하나는 불법 매립업체에 대해서는 행정처분만으로는 역부족이다.반드시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해 처벌받도록 해야 한다.솜방망이 처벌로는 근절되지 않기 때문이다.덧붙여 익산시는 이번 점검을 통해 옥석을 가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다.악의적으로 불법을 저지르면서 운영하는 업체도 있지만, 많은 돈을 투자, 신기술을 개발하면서 적법하게 운영하는 선량업체에 대해서는 행정이 책임지고 보호해야할 의무도 갖고 있기에 던지는 지적이다.정상적으로 매립하는 업체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는 등 차별적인 대책을 추진한다면 그동안 익산시가 수년간에 걸쳐 골치거리로 여겨왔던 폐석산 폐기물 매립 문제는 업체간의 선의의 경쟁을 이끌어내면서 또다른 성과와 효과를 거둘것으로 생각된다./엄철호(익산본부장)
전북역사에서 새만금사업이 거론되기 시작한 것도 어언 30년의 세월이 흘렀다.우여곡절끝에 바야흐로 새만금 개발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르고 있다.IMF 때보다 어렵다는 세계적 경기 침체를 눈앞에 두고 사실 전북도민들의 깊숙한 주머니에는 두가지 점에서 남 모르게 기대(?)하는 것이 있다.워낙 열악한 전북 경제는 IMF도 피해갔던(타 지역에 비해) 상황이라 이번 경제위기도 큰 타격없이 넘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섞인데다, 이제 '과실을 따는 일만 남았다'는 새만금사업에 대한 기대심리가 그것이다.그러나 삽질을 앞두고 있는 새만금 개발사업에 지역업체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지역건설업계가 깊게 자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주변의 여건만 탓하면서 실제적인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이다.새만금 개발사업에 영세한 지역건설업계가 실질적으로 참여해 기술력을 업그레이드시키고 참여한만큼의 경제력을 지역에 활용할 때, 그 파급효과는 전북경제에 커다란 호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물론, 지역업체들만의 노력으로 결실을 맺기에는 무리가 있다.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고 발주기관과 자치단체의 의지가 앞서야 하는 것도 맞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건설업계에 쓴소리를 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 있다.본보에서 누차 보도했듯이 최근 정부는 4대 강 살리기 사업에 지역업체의 비율을 50%까지 유지시켜 지역건설업계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그러나 방수제공사를 시작으로 본격 개발사업이 진행될 새만금사업에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새만금 방수제공사는 1조9천억 규모로 24개 공구로 나눠 1차 사업 15개 공구에 대해 3월 턴키방식으로 발주하기로 돼 있다. 9월에 9개 공구 발주에 이어 연말 또는 내년초 2조1천억 규모의 산업단지 발주를 앞두는 등 내부개발사업이 착착 진행될 예정이다.이런 상황에서 3월 발주될 1차 사업개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첫 사업부터 지역업체들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으면 나머지 사업들도 '남의 집 잔치'가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일각에서는 국가적 차원의 대규모 공사에 지역업체들이 참여하기에는 자본과 기술력 등이 모자라지 않느냐며 고개를 흔든다.사실 새만금 이전의 전북 최대 건설공사였던 용담댐 건설에 있어서는 그런 논리가 통용됐었다. 당시 일정부분 1군업체들이 요구하는 기술력이나 수지타산을 맞추지 못해 사업참여가 적었던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방수제 공사의 경우 현재의 지역건설업체 기술력으로 충분한 사업내용이라는 업계의 분석이다.발주기관의 의지만 있다면 공구를 쪼개 지역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지역건설업계에서 분석하듯 정말 그런 상황이라면 역시 나머지 과제도 지역건설업계에서 풀어야 한다는 판단이다.관행처럼 굳어져 온 지역업체들의 중앙 1군업체 눈치보기는 그만하고, 그럴 시간에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지역업체들의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처음 가는 길이 어렵겠지만 첫 길을 개척한다는 뿌듯함과 지역건설업계의 장밋빛 미래를 위해 뼈를 깎는 자성을 하자.새만금 개발사업에 최하 30% 이상 지역업체의 참여라는 과제는 이제 지역건설업계가 떠 안아야 한다. /정대섭(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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