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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익산시민과 김완주지사의 약속 - 엄철호

예부터 약속은 천금과 같아야 한다(千金一約)고 했다.약속과 관련해 공자의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인 증자(曾子)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어느날 증자의 아내가 시장에 가려는데 아이가 울면서 뒤좇아 와 보챘다.그러자 아내는 급하고 귀찮은 나머지 "어서 집에 들어가 있거라, 시장에 다녀오면 돼지를 잡아서 맛있는 고기를 먹도록 해주겠다"고 말했다.아이를 달래기 위해 아내가 급하게 둘러댄 말이었다.한참이 지나 시장에서 돌아온 아내는 집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보고 화들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남편인 증자가 돼지를 잡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아내는 증자에게 깊은 생각 없이 불쑥 내던진 말이었음을 밝혔다.증자는 정색을 했다.아이들에게 대충 거짓말로 둘러대면 그대로 배울 것이 아니냐고 나무랬다.또 아이가 자신이 속은 줄 알면 장차 부모의 말인들 어찌 믿으려 하겠는가 하고 반문하기도 했다.결국 증자와 아내는 그날 돼지를 잡아 아이에게 먹였고, 그것으로 약속을 지켰다.증자가 자식에 대한 약속과 믿음을 얼마나 엄중하게 생각했는지를 엿보게 하는 한대목이다.부모와 자식 간에도 한 번 신뢰구조가 무너지면 엄청난 후유증이 뒤따르게 된다는 점을 의식했던 것 같다.돼지 한 마리를 잃는 것보다 가볍게 내 뱉은 말이지만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것인지를 재차 생각해보게 한다.허물없는 가족 간의 관계가 이러해야 하건대 사회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의 약속은 더 말할 것도 없을것 같아 끄집어낸 얘기다.올 연초 김완주 도지사가 익산을 방문한바 있다.모처럼의 도백 방문 소식을 접한 익산시민들은 그를 진심으로 환영하며 크게 박수 쳤다.도지사의 익산방문 축하리셉션이 열린 행사장에는 겨울철 눈비가 내리는 짓궂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역 유지들은 물론 시민들까지 자발적으로 참석하는 대성황을 이루면서 환영 열기가 가득했다.시민들로부터 기대이상의 뜨거운 환영을 받은 선출직 도백인 김 지사로써는 매우 흡족하고 기분좋은 광경이 되었을것으로 본다.이에 김지사는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 열기에 다소나마 화답이라도 하듯 지역에 커다란 선물 보따리를 조심스럽게 던져 놓았다.다름아닌 국가식품산업클러스터 익산 유치를 갈망하는 시민들에 대해 깊은 배려의 속내를 드러냈다.물론 확정적으로 얘기는 하지 않했지만 지역민들이 큰 희망과 기대를 걸기에 충분한 희소식임은 분명하고 틀림 없었다.김 지사의 인사말이 끝나자 행사장을 가득 메웠던 익산시민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기립박수로 김지사에게 다시한번 깊은 감사와 고마움을 장시간 토해냈다.매우 흐뭇하고 기분좋은 광경이 재차 연출되었다.시간이 흘러 어느덧 연말 문턱에 도달해 있다.그런데 연초에 익산시민들에게 커다란 희소식이었던 식품클러스터산업의 연구개발 분야 익산 유치가 익산을 비롯한 김제,완주, 전주 등 4파전 전개로 진행되면서 다소 흔들리고 있다는 좋지않은 소식이 전해져온다.물론 경쟁 시군에서 흘리는 한낱 떠도는 소문에 불과하지만 식품전용클러스터산업 유치를 위해 연초부터 사활을 걸고 만반의 준비를 다하며 확정 소식과 함께 한해를 기분좋게 마무리 하려했던 익산시민들로써는 너무 어처구니 없고 분통터지는 소식이 아닐수 없다.익산시민과 도지사의 약속이 혹시나 하는 우려감도 솔직히 떨쳐낼수 없지만 익산시민들은 마지막 유치 확정 소식을 기다리며 끝까지 지켜볼것이다.비록 필부(匹夫)의 한마디라도 천년을 변치 말아야 한다(丈夫一言千年不改)했는데 하물며 도백이 시민을 상대로 한 약속을 지키는 데 무슨 사족(蛇足)이 필요하겠는가를 믿고 또 믿고 있기 때문이다./엄철호(익산본부장)

  • 오피니언
  • 엄철호
  • 2008.12.04 23:02

[데스크窓] 교과서에 대한 짧은 생각 - 이성원

'교과서'하면 떠오르는 생각은 시대마다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나에게는 어려웠던 옛날이 떠오른다. 선배들에게 대를 이어 물려받은 교과서도 많았고, 앞뒤로 몇 장씩이 뜯겨져 나가 노리끼리한 회푸대 종이로 겉표지를 새로 만든 교과서도 있었다. 대부분은 김칫국물에 찌들어 뻥튀기처럼 부풀었고, 귀퉁이는 책가방 속에서 때가 타고 짓뭉개져있다.그래도 그 권위만은 대단했다. 비가 오는 날이면 교과서를 살리기 위해 가방을 품에 안고 뛰었고, 집에 와서는 인두며 숯불 다리미까지 동원하기도 했다. 공부안하는 아들에게 아버지가 전하는 '공부 안하려면 교과서 갖다 버려라'는 한마디를 들으면서 인생의 앞길이 꽉 막히는 암담함을 느끼기도 했다.국어사전을 보면 교과서에는 '학교 교육과정에 따라 주된 교재로 사용하기 위하여 편찬한 책'이라는 뜻 이외에도 '해당 분야에서 모범이 될 만한 사실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옛날의 교과서는 그랬다. 개인의 감정이나 이해, 시각이 개입된다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교과서에 나와 있는 내용은 무조건 맞는 말이고, 감히 누구도 의심하거나 도전하지 않았다.오늘날에는 다르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화려하고 멋진 겉모습을 갖게 됐지만 그 내용에 대한 권위는 김칫국물에 찌든 회푸대 교과서보다 못한 것 같다. 정권이 바뀌면 도전받고 흔들리기 때문이다.물론 시대가 변하면 사물을 보는 관점이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60, 70년대나 80년대 교과서로 요즘 아이들을 가르칠 수는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문제제기와 논의절차가 정당하냐는 것이다.요즘의 개편논의는 이명박 정부에 의해 시작됐다. 정부가 검인정 교과서들을 좌편향으로 규정하고 50여 곳을 수정하라고 하면서 비롯됐다. 문제 제기에서부터 정부의 정치적인 시각이 개입된 것이다. 논의과정도 그렇다. 역사학자들의 다양하고 자유로운 의견개진 속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맥을 잡아가기 보다는 정부의 강압에 의해 출판사가 굴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정 성향의 인사들을 대거 동원, 일선 학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현대사 특강'이라는 퍼포먼스를 벌이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물론 좌편향의 문제가 있다면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정부가 나설 일은 아닌 것 같다. 퍼포먼스로 될 일도 아니다. 역사학자들이 연구하고 논의해야 할 일이다. 치열한 논의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는다면 굳이 강요하지도 말자. 다양성을 인정하자. 현재의 교과서가 좌편향이라면, 공정한 새 교과서를 만들어내면 된다. 우편향이 아니라 좌우의 시각을 함께 담아내는 그런 교과서 말이다. 그런 연후에 국민의 평가를 받으면 된다.우리나라는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으로 많은 고통을 겪어왔다. 이 땅에서 우리의 현대교과서를 놓고 또다시 논란이 벌어지는 것은 슬픈 일이다. 아직 성숙되지 않은 여린 학생들이 좌편향, 우편향에 더이상 흔들려서는 안된다./이성원(교육문화부장)

  • 오피니언
  • 이성원
  • 2008.12.03 23:02

[데스크窓] 기업 없는 기업도시 유감 -김원용

"2005년 7월8일 오후 1시 20분 무주군청을 비롯한 무주군 전역이 환호의 물결로 휩싸였다. 무주가 기업도시로 선정됐다는 발표가 있는 순간, 이를 축하하기 위해 무주군청 앞 광장에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한 인파는 삽시간에 인산인해를 이뤘다.흥에 겨워 덩실 덩실 어깨춤을 추는 군민이 있는가 하면 기쁨에 북받쳐 오열을 하는 군민도 보였다. 군민들의 환호를 받은 김세웅 군수는 '군민여러분과 함께 한 기업도시 유치는 감동의 드라마였다'고 화답했다."무주군 기업도시 선정 당시 지역주민의 반응을 전북일보는 이렇게 전했다.그 후 3년이 지난 현재 무주군 주민들은 분노로 변해 있다. 특히 기업도시 예정지인 안성면 일대가 토지거래허가지역 및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고 있는 주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다.누가 순박하기만 했던 무주군 주민들을 이렇게 화나게 했나.기업도시의 주체인 대한전선이 처음부터 기업도시 개발에 의지가 있었는지 조차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의심이 간다. 무주가 기업도시로 결정됐을 때 가장 기뻐해야 할 대한전선의 목소리는 주민들의 워낙 큰 환호속에 묻힌 탓인지 잘 들리지 않았다. 컨소시엄 구성 등의 노력을 했다지만, 그 후에도 미적거리는 모습이 역력했다.사실 대한전선은 관광개발 분야로 특화된 기업이 아니다. 무주리조트의 주인이지만, 무주리조트를 개발한 것이 아니라 인수한 것일 뿐이었다. 리조트 운영 과정에서 노하우를 좀 쌓았겠지만, 관광개발의 경험은 없다. 기왕의 무주리조트에 대한 투자마저 인색하다는 평까지 받아왔다.과거까지 거슬러 올라간 것은 현재 입장도 모호해서다. 회사 경영진은 최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사업 포기가 아니라 보류라고 말했다. 군수와 군의장 등에게도 똑같은 메시지를 보냈지만, 주민들이 사업 포기로 잘못 이해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그러나 더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업 포기인지, 보류인지 여전히 헷갈린다. 주민들이 제한을 받는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일단 풀어주어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했다든지,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는 등의 이야기는 기업도시 추진 의지를 갖고 있는 회사 경영진의 이야기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회사 경영진의 말대로 현재 상황에서 기업도시에 투자를 하게 되면 회사가 망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는 물론 안될 일이다. 돈을 버는 회사에게 지역을 살리라고 투자를 강요할 수 없다.그럼에도 주민들의 분노가 회사로 향하는 데는 기업의 책임이 크다. 서비스업인 관광·레저 분야는 기본적으로 지역 친화적일 필요가 있다. 지역 주민과 함께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야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기 때문이다.기업도시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회사가 직접 나서 전북도민과 무주군민에게 어떤 조건이 될 때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로드맵을 밝히는 게 기업도시를 성원했던 지역민들에게 최소한가 아닐는지.회사의 진정성이 담긴 이야기라면 지역주민들도 격려와 이해로 답할 것이라 믿는다./김원용(정치부장)

  • 오피니언
  • 김원용
  • 2008.12.02 23:02

[데스크窓] CCTV 농촌도 필요하다 - 홍동기

폐쇄회로 텔레비젼을 뜻하는 CCTV(Closed-Circuit Television).CCTV는 원래 주변에서 일어나는 상황이나 행동 등을 감시하기 위해 고안된 시각용 감시공학기계이다.이런 CCTV는 도입 초기에 주로 방범용으로 금융기관 등 일부에 국한돼 설치됐으나 이제는 현대인의 실생활에 깊숙이 파고들어 너무나 쉽게 접할수 있는 첨단기기가 됐다.공공기관 건물은 물론 아파트 엘리베이터및 주차장 ·주요 도로·달리는 시내버스·골목길 등에서도 CCTV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수 있다.개인들도 집앞 쓰레기 무단 투기나 자동차 훼손 등을 막기 위해 CCTV를 너도나도 설치하고 있고, 엄포용으로 빈 껍데기뿐인 가짜 CCTV도 등장시키고 있다.현대인들은 가히 CCTV천국에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우리 모습은 은행에 들어서거나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할때, 고속도로를 달릴때, 심지어 집앞 골목길을 지날때 등 어디를 가나 알게 모르게 CCTV를 통해 촬영되고, 누군가에 의해 관찰되고 있다.분명 CCTV는 범인을 잡는데 결정적 단서를 제공, 미궁에 빠질 뻔한 범죄사건을 해결토록 하는등 각종 범죄사건 해결및 예방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충격을 줬던 한 사례로, 금년 3월 발생한 서울 창전동 일가족 모녀 4명의 실종 살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전직 유명프로야구선수 이모씨(자살)가 지목될수 있었던 것도 이씨가 대형 가방을 들고 살해 가족 거주 아파트를 여러 차례 들락날락거리는 모습을 담은 엘리베이터안의 CCTV 덕분이었다.CCTV는 또 도로및 터널내에 설치돼 차량소통상태·위험상황 등을 알려줘 차량운전자들에게 정체구간을 피하거나 사전대비토록 하는등 순기능이 커 그 쓰임새가 날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그러나 CCTV를 통해 누군가에 의해 행동이 감시되고 통제됨으로써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도 적잖게 뒤따르고 있다.학교내 CCTV 설치추진 논란도 그 한 예이다.얼마전 전북교육청이 학교폭력 예방및 비행방지 등을 위해 도내 100여 초·중·고교에 CCTV를 설치하기로 하고 일선 학교를 대상으로 희망을 조사하고 나서자 전교조에서 "아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피고 감시해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 오히려 정상적인 교육을 가로막을수 있다"며 반대입장을 표명했다.이같은 논란은 범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권리와 개인의 프라이버시 권리라는 두 가치의 충돌에서 비롯되고 있다.CCTV 이야기를 다소 장황하게 꺼낸 것은 CCTV 불모지나 다름없는 농촌지역을 심각하게 멍들고 신음하게 만드는 쓰레기 문제 때문이다.필자는 주말이면 부모님이 계시는 김제시 백산면 시골고향을 자주 찾아 산책을 하곤 하는데 후미진 도로 양편과 수로 등 곳곳이 각종 쓰레기 투기장으로 변해 오염돼 가는 모습을 목도, 기분을 잡칠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수북이 쌓여 있거나 나뒹글고 있는 쓰레기는 냉장고 ·TV·선풍기, 콘크리트 덩어리· 플라스틱· 판때기 등 폐 가전제품및 건축자재들까지 망라돼 있다.대부분 도시지역에서 발생돼 차량등에 실려 야간에 버려진 것들로, 낙엽이 지고 수풀의 기세가 완전히 꺾여 산하가 나신(裸身)을 드러낸 겨울철엔 그 광경이 더욱 볼썽사납기 그지 없다.노인인구가 대부분인 농촌지역 주민들 스스로 환경감시는 어려운게 현실이다.따라서 비양심적으로 농촌산하를 더럽히는 쓰레기 불법 투기행위를 막기위한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감시시스템이 구축돼야 할 때이다.농촌지역 주요 도로입구에도 CCTV를 설치, 쓰레기 운반 불법 투기차량을 추적 단속하는 것도 그 방안의 하나일 것이다./홍동기(편집부국장)

  • 오피니언
  • 홍동기
  • 2008.12.01 23:02

[데스크窓] 서로 배려·협조하는 자세 가져야 - 안봉호

어떤 사람이 옥황상제와 천당과 지옥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상제는 그를 데리고 지옥의 방으로 갔다. 방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큰 고기국이 담긴 솥주위에 둘러 앉아 있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은 영양상태가 좋지 않았고 절망에 차 있었으며 굶주려 보였다. 그들은 모두 그릇안에 충분히 닿을 수 있는 숟가락을 가지고 있었다.그러나 숟가락의 손잡이가 그들의 팔길이보다 훨씬 길은 2m에 달해 자신의 입으로 국을 떠 넣을 수 없었다. 그들은 너무 고통스러워 보였다.상제는 이 사람과 함께 천당의 방으로 갔다. 이곳의 모든 여건은 먼저 본 지옥방과 다를 바 없었다. 이곳 역시 많은 사람들이 있었으나 모두 함께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어째서 똑같은 환경인데 천당의 사람들은 즐겁고 지옥의 사람들은 비참한 것입니까' 하고 이 사람이 상제에 물었다.상제는 '천당의 사람은 자신의 숟가락을 사용, 다른 사람들은 먹이고 지옥의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생활에서 남을 배려하면서 함께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협조하는 마음이 있으면 천당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지옥이 되는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한때 지난 1960년대 후반 전국 12대도시라고 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풍요로웠다가 1980년대 후반이후 경제적 몰락의 길을 걸었던 군산이 최근 다시 경제적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현대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동양제철화학, 세아베스틸등 굵직굵직한 기업이 뿌리를 내렸고 산업단지에는 기업들의 입주가 쇄도하고 있다.경제견인차역할을 하고 있는 전국 최대규모인 81홀의 군산골프장도 이미 운영되고 있는 상황속에서 새만금· 군산경제자유구역도 지정됐다.내년 새만금 방조제가 완공되고 방조제 주변 12개소에 명소화계획이 추진되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군산이 바야흐로 경제적 풍요를 다시 맞을 시기가 오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이는 물질적인 면을 말하는 것이지, 정신적인 면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무엇보다도 시민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서로 배려하고 협조하는 정신적인 자세라고 할 수 있다.경제적으로 풍요로웠던 때 군산의 인심은 후했다. 그러나 경제침체현상이 지속되면서 생계유지를 위해 이웃에 대한 배려와 협조보다는 고소고발을 통해 남을 헐뜯는 현상이 나타났다.그렇다고 그 개인이 잘 살지도 못했다. 자신이 중상모략한 당사자로부터 다시 모함을 당하는 악순환이 거듭되면서 지역의 정신적 풍토만 황폐화되는 결과를 초래했고 이는 지역낙후를 부채질했다.군산이 현재 비상하고 있다. 시민들이 함께 처해 있는 어려움을 해결키 위해 서로 배려하며 협조하는 사회적자본인 정신적인 자세를 갖춘다면 이를 동력으로 지역발전을 가속화할 수 있다.군산이 '지옥'이 아닌 '천당'이 될 수 있도록 시민 모두가 정신적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때다!/안봉호(군산본부장)

  • 오피니언
  • 안봉호
  • 2008.11.26 23:02

[데스크窓] 쪽박마저 깹니까 - 권순택

"지방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쪽박마저 깹니까"지방이 무너지고 있다.이명박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에 따른 후폭풍이다. 지방 사람들의 목소리도 불평과 불만을 넘어 분노와 절규로 치닫고 있다.그동안 낙후를 면치 못해왔던 지방이 지역경제를 살리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기업유치에 사활을 걸어왔다. 도로를 새로 깔고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특구와 클러스터를 구축하며 기업을 끌어들이기에 안간힘을 써왔다.사실 지방에서 기업 하나 유치하려면 삼고초려(三顧草廬)로는 어림도 없다. 군산에 현대중공업 공장 하나 유치하는데 도지사와 군산시장이 무려 60차례나 찾아간 끝에 성사됐다.그만큼 지방에서 큰 기업을 유치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보다 힘들다. 수십년간 중앙 정부로부터 소외된 지방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비해 기업 환경과 여건, 경쟁력 면에서 열악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이전 정부에서 지역균형발전을 국정 최대 과제로 내걸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방 살리기를 추진해왔다.하지만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 수도권 규제완화라는 '쓰나미'로 인해 지역이 초토화위기를 맞고 있다. 자치단체마다 수년씩 공들인 기업유치가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지난해 말 완공된 익산 왕궁농공단지가 단적인 사례다. 익산시가 미분양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유치에 발벗고 나선 결과, 3년여 만에 가까스로 농공단지 분양을 완료했다. 국내 농기계관련 업체 16곳이 투자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선도업체들이 공장신축에 착수하면서 지역경제에 파란불이 켜지는가 싶었다. 그러나 수도권 규제완화 발표이후 지역민들의 부푼 꿈이 사라지고 있다. 며칠 전 공장이전 및 신축을 추진하던 수도권 업체 2~3곳이 매입 부지를 되팔겠다면서 입주 포기의사를 밝혀왔다.다른 곳도 상황은 마찬가지다.완주 테크노밸리 정읍 첨단산업단지 익산 지방산업단지 김제 지평선산업단지 고창 골프산업클러스터 익산 보석산업클러스터 장수 말산업클러스터 남원 허브산업클러스터 무주 기업도시 등등.민간 투자나 기업 유치와 관련된 지방의 대규모 개발프로젝트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이명박 정부는 그동안 '선 지방발전, 후 수도권 규제완화'를 누누이 약속해왔다. 하지만 국가경쟁력만을 내세워 이를 헌신짝 내팽개치듯 저버렸다.더구나 수도권 규제를 푸는 것만이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첩경인양 논리를 설파하다보니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대립과 갈등만 증폭시켰다. 이 같은 지역 편가르기와 대결구도로 과연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다.혹자는 역대 정권에서 호남과 영남으로 편을 가른데 이어 또 다시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대립각을 세워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17대 대선결과 처럼 수도권만 확실히 장악하면 영남을 기반으로 한 대선불패, 총선불패 구도를 고착화시키려는 꼼수라는 얘기다.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국민의 49%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보니 일면 설득력도 있어 보인다.하지만 지방을 다 죽이고 수도권만 살리는 수도권 집중정책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유럽 등 선진국은 지금 중앙 집중에서 탈피, 지방분권화로 지방의 경쟁력을 키워 글로벌 경제시대를 선도하고 있다.지방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명박 정부는 뒤늦게 지방발전대책 수립에 부산을 떨고 있지만 사후약방문격이 아닐 수 없다.수도권 대통령이 아닌 국민의 대통령이라면 통합의 리더십과 함께 백년대계의 안목과 통찰이 필요할 때이다. /권순택(제2사회부장)

  • 오피니언
  • 권순택
  • 2008.11.25 23:02

[데스크窓] 좌충우돌 'MB 운전' - 김성중

올 2월 출범한 이명박 정권의 첫 해가 저물어 가면서 국민들이 희망보다는 절망을, 기대보다는 후회를 느끼고 있는 표정이 역력하다. 주가 폭락, 달러환율 급등, 수출 차질, 일자리 감소 등 경제난이 가중되면서 기업과 자영업, 직장인과 서민 모두가 실감하는 '부도와 파탄 공포'의 확산 때문이다.문득 한 때 포털에 올랐던 전직 대통령들의 운전 면허 유머 시리즈가 생각난다."이승만 대통령은 국제면허 운전으로 뭔가 근사해보이지만 영양가가 별로 없었다.박정희 대통령은 모범택시 운전이지만 개발독재의 비싼 택시비를 치러야했다.최규하 대통령은 남의 유고로 대통령자리에 앉은 대리운전이었다.전두환 대통령은 난폭운전으로 혼자서 광란의 질주를 벌였다.노태우 대통령은 초보 면허로 조심 운전만 하다가 임기를 마쳤다.김영삼 대통령은 '운전9단' 등 소문이 무성했지만 직진밖에 모르는 무면허로 가산을 거덜(IMF)냈다.김대중 대통령은 집안을 일으켜 세웠지만 카드대란과 각종 게이트를 양산한 음주운전자였다.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의 정서와 반대방향으로 차를 몬 역주행 운전자였다."그렇다면 취임 1년이 다 되가는 MB정부의 운전 모습은?1. '망각 운전'이다. 찬란했던 '747공약'(7%성장, 국민소득 4만불, 7대강국)은 이미 폐기된지 오래다. 국민들의 촛불항쟁에 머리를 조아리던 정권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유모차 부대'에 대한 수사를 벌였다.2. '배짱 운전'이다. 공기업 내실화를 추진한다며 'MB 대통령 만들기 캠프' 군단들이 낙하산을 타고 공공기관에 착륙한다. '고소영 S라인' 인사와 지역 안배 없는 고위직 인선도 마찬가지다.3. '착각 운전'이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후 장담했던 '외환보유고'가 말라가자 미국과 '외환 스와프'를 체결했다고 큰 소리 쳤다. 그러나 주식·환율시장에서 스와프 약발은 이미 떨어졌다.4. '눈치 운전'이다. 교육당국은 전문가들이 별 문제가 없다는 역사교과서를 우향우 시키겠단다. 알아서 기고 있는 교육행정에 혀를 차는 소리가 커간다.5. '방정 운전'이다.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자 청와대는 그와 전화 한 통화 하고 나서 '이 대통령과 오바마의 철학이 같다'고 선전했다. 전형적인 김칫국 마시기다.6. '흉내 운전'이다. MB는 '땡전 뉴스'라는 비판을 뒤로한 채 60년대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을 벤치마킹(?)해 월요일마다 마이크를 잡는다.7. '핏대 운전'이다. 상식과 교양이 넘쳐야 할 유인촌 문화관광부장관은 신성한 국회에서 사진기자들을 향해 '찍지마. 이씨...'라고 눈을 부라린다.8. '희롱 운전'이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1등 신부감은 예쁜 여자 선생님, 2등 신부감은 못생긴 여자 선생님, 3등 신부감은 이혼한 여자 선생님, 4등 신부감은 애딸린 여자 선생님"이라며 여교사의 인격을 모독한다.9. 'U턴 운전'이다. 새 정권은 막 궤도에 오른 '지역균형발전' 차량을 반대 차선으로 돌려 '수도권 규제 완화'를 향해 역주행함으로써 전국적인 공분을 사고 있다.정부·여당이 이 정도니 얼마 전 안전띠 착용 캠페인을 벌이려 행사 장소로 오면서 도로를 거꾸로 가로질러 차를 몰았던 전북경찰청장의 역주행은 애교에 불과할 지 모를 일이다.그러나 장자는 '이기양양조, 이조양양조'(以己養養鳥, 以鳥養養鳥: 나의 마음으로 새를 기르는 게 아니라 새의 마음으로 새를 기르라)라 했다. 국민 마음이 아닌 정권 마음대로 운전을 계속한다면 참다 못한 국민들이 언젠가 그 차를 세울 수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김성중(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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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1.24 23:02

[데스크窓] 익산의 이미지를 바꾸자 - 엄철호

이미지의 세상이다.이 말은 세계가 이미지 전쟁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상품을 파는 것도 사실은 상품 그 자체가 아니라 이미지를 파는 것으로 이미지에 대한 브랜드 경쟁력이 그만큼 큰 부분을 차지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프랑스는 에펠탑, 중국은 만리장성으로 이미지화돼 있다.소비자들이 벤츠를 사는 경우는 독일 엔지니어링이란 이미지를 사는 것과 마찬가지이고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각각 문화와 예술.역사라는 국가적 상징의 이미지가 이미 굳혀져 있다.지난 98년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을 당시,부도가 난 해태그룹의 해태라는 브랜드 가치가 1조원으로 평가됐고, 엊그제는 삼성전자 애니콜의 브랜드 자산가치가 5조7천억원에 이른다는 발표도 나왔다.이미지가 브랜드로 이어지고 브랜드 경쟁력은 마케팅 효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시켜준 가운데 국가와 자치단체,기업체는 물론 개개인에 이르기까지 우리 모두는 오늘 이순간에도 이미지 전쟁시대에서 살아가고 있다.그렇다면 익산의 이미지는 어떠한가.긍정적인 이미지가 많은가 아니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달고 있는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사람에 따라 긍정적인 이미지를 내세울 수도 있겠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후자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를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과거엔 깡패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짙어었다.최근엔 남을 헐뜯고 각종 고소 고발이 난무하는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고개를 들고 있다.우리를 서글프게 하고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이미지다.그러나 이 모든 부정적 이미지는 우리의 자업자득으로 생각된다.익산의 이미지가 왜 이렇게 부정적으로 흐렀을까를 생각해볼수록 자괴적이지 않을 수 없다.우리는 그동안 아름답고 풍요로운 익산의 이미지를 위해 한번이라 제대로 반성하고 스스로의 채찍을 가하는 진실된 반성과 노력을 해본 적이 있는가.지금도 지역 일부에서는 개인간 또는 조직간에 서로를 끌어내리기 위해 악담하고 헐뜯으며 모함하는 일을 버젓이 자행하고 있으니 긍정적 이미지 평가 받기를 기대할수 있겠는가.하지만 늦었다고 방관만 하고 있을 때도 아니다.우리 익산도 이제는 화합하고 거들어주며 지역발전을 앞당기는 쪽으로 에너지를 몰아가야 할 때가 된 것이다.시민 모두가 아름답고 정감이 넘치는 풍요로운 익산 이미지 쇄신을 위해 발벗고 나선다면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다.손 놓고 나와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일이라며 무관심으로 일관하지 않는 한 언젠가는 큰 성과로 이어질것이 확실하다.우선 익산지역 리더들에게 솔선수범을 주문한다.리더들이 한마음이 되지 않는다면 시민들도 팔장끼고 불구경 하듯 할 것이기에한마음으로 뭉쳐 지역에 만연되어 있는 뒷다리걸기, 남 끌어내리기, 헐뜯기 등 부정적인 행태들을 쓸어낼 궁리 마련에 머리를 맞대주었으면 한다.전북애향운동본부가 전북의 긍정적 이미지 확산을 위해 헐뜯는 행태나 무고 행위 등에 대해 범도민적 캠페인을 벌인 것처럼 익산에서도 리더와 사회단체 등이 앞장선다면 어떤 계기가 마련될것으로 믿는다.아울러 조직과 단체, 시민 개개인들도 우리가 영원히 살아가야 할 익산을 우리 손으로 아름답게 가꿔야겠다는 새로운 의식을 가져주길 당부한다.이런 마음이 켜켜이 쌓일 때 내고향 익산의 이미지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갖게 될 것이 분명하다./엄철호(익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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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1.20 23:02

[데스크窓] 새만금 방조제에 멋진 화룡점정을 - 안봉호

중국 남북조시대에 남쪽 양(梁)나라의 장승요는 장군이자 지방장관이었지만 실물과 똑같은 그림을 잘 그리는 화가로 더 유명했다.그는 금릉의 안락사(安樂寺)주지로부터 용을 그려 달라는 부탁을 받고 절의 벽에 두마리의 용을 그렸다.너무나도 힘찬 용들을 보고 누구나 감탄했다.그러나 용들은 눈동자가 없었다. 그는 눈동자를 그려 넣으면 용들이 곧 하늘 높이 날아 올라갈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사람들이 그 말을 믿지 않고 당장 눈동자를 그려 넣으라고 독촉했다. 마지못해 그는 한마리에게만 눈동자를 그려 넣겠다고 하고 붓으로 용의 눈에 점을 찍었다.그러자 그 용이 날아가 버렸다. 눈동자가 찍히지 않은 용은 벽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이 이야기에서 용을 그린 뒤에 눈동자를 마지막으로 그려 넣는다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의 고사성어가 유래됐다.'가장 중요한 부분을 끝내서 일을 완성시키다'는 의미다.지난 1991년에 착공, 당초 1998년 완공 목표였던 새만금 방조제가 마침내 내년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올해까지 무려 2조 6600여억원이란 예산이 투입됐으며 현재 비응도에서 야미도구간의 공사현장에서는 높여진 도로사면에 잔디를 심는 공사가 한창이다.그동안 공사중단등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어찌됐던 거대한 방조제의 외형이 드러나 마지막 손질을 기다리고 있다.그러나 아직 해결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 있다.방조제 상부 4차로 도로의 기능이 아직까지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다. 신시도 배수갑문에서 야미도방면으로 향하는 도로의 경사도 심해 조망이나 겨울철 교통사고 측면에서 우려되는 점이 많다.국도로 지정된 방조제 상단부 도로의 경우 국도로 지정돼 있는데다 폭 26m에 중앙분리대가 설치되는 4차로로 설계돼 있으나 새만금 방조제 도로높임공사를 한 이유가 '물류'나 '소통'이 아닌 '관광'인 만큼 국도지정을 취소하는 일이 시급하다.중앙분리대도 없애고 중앙에 힌색차선과 이의 양켠에 한개 차로씩만을 두고 나머지는 주차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등 도로공간에 주차를 위한 광장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많은 차량들이 서행을 하면서 자유로운 주차를 통해 새만금의 낙조등을 관광하고 방조제 사면의 명소화공간을 원활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또한 야경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도로변 양켠에 멋진 총천연색의 가로등을 시설, 야간에도 방조제에 많은 관광객들이 북적거리도록 해야 한다.또한 신시도 배수갑문에서 야미도로 향하는 일부 구간의 도로는 교통사고를 방지하고 도로상의 탁트인 공간이 확보될 수 있도록 경사를 완화해야 한다.내년이면 도로가 완공, 방조제의 외형이 형성됨으로써 마침내 힘찬 용이 완성된다.이제 남은 문제점만 잘 손질함으로써 방조제인 용에 눈을 그려 넣자. 그리고 그 용인 새만금 방조제가 멋진 관광지로서 세계를 향해 비상할 수 있도록 하자./안봉호(군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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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1.17 23:02

[데스크窓] 순혈주의란 낡은 유물 - 김경모

결혼 이주여성 20만, 외국인 근로자 40만, 각종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외국인이란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략 1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이제 결혼 이민자와 이주 노동자의 국내 유입은 되될릴 수 없는 지구촌의 대세이다.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이미 전체 인구의 2% 안팎 수준을 점유하면서 그들과 어우러진 또 다른 세상이 만들어 지고 있다. 이른바 글로벌화이다.그런 의미에서 한국 사회에서 가장 글로벌화 되고, 세계화 된 곳은 농촌지역이다. 농촌의 골목길에선 동남아 계열의 거무스름한 피부, 서양 계열의 파란빛이 감도는 눈을 가진 어린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도내도 마찬가지다. 농촌지역 자치단체마다 200-300에 이르는 세대가 이른바 이주여성을 며느리로 맞은 다문화 가정이다.하지만 우리들의 의식에 한발짝 접근하면 이들에게 엉뚱한 색안경을 들이대는 우리 사회의 폐쇄성과 부닥친다.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에 본격적으로 몰려든 시기는 1980년대 중반께이다. 이 시점부터 우리는 값싼 노동을 대외로 수출하던 국가에서 오히려 노임이 저렴한 외국 노동력을 국내로 수입하는 국가로 반전했다.하지만 이들은 오랫동안 노동자로서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20년이 지난 2004년에야 고용허가제가 만들어지면서 겨우 '근로자'라는 이름이라도 붙일 수 있었다.이른바 '코리안 드림'을 안고 찾은 이들에게서 노동력을 착취했고, 더 나아가 학대까지 서슴지 않는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보도되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아메리칸 드림'을 품고 미국 땅을 밟은 우리 동포들이 박대를 받는다는 소식엔 분개한다. 극단적인 이중적 심리이다.농촌을 중심으로 낯선 이국에서 가정을 꾸리는 결혼 이주여성들에 대한 우리들의 대접은 어떤가. '돈에 팔려온 신부'란 멸시적 의식이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외국인 여성 중 극진한 대접을 받는 사람들은 모 방송사의 인기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미녀들뿐이다. 이들은 외국인이기 이전에 미녀의 영역으로 분류되는 듯하다.우리네 사회는 아직 이들과 살갑게 살아갈 만큼 마음이 열리지 않았다. 우리는 오랫동안 '5000년 단일민족'을 되뇌며 순혈주의에 빠져 살아오지 않았을까. 한국 사회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정체성인 단일 민족주의와 순혈주의가 우리를 장벽 안에 가둔 채 우물안 개구리로 만들고 있다.그렇게 외쳤던 순혈주의도 사실 숱한 이견과 부닥친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나라의 성씨의 절반 정도가 귀화인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이다. 역사적으로도 순혈주의의 허구를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중국 대륙과의 끊이지 않는 분쟁과 전쟁, 100년에 이르는 몽골 지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근대에 들어선 일제시대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에 살던 우리의 조상들은 생물학적인 교잡 환경에 적잖게 노출되었다.다민족 다문화 시대에 걸맞은 글로벌 코리아를 진정으로 지향하길 원한다면 우리네 바닥에 두껍게 쌓인 비뚤어진 순혈주의부터 말끔히 청소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농촌지역 골목 골목을 누비는 다민족 코리언들이 제2, 제3의 오바마의 꿈을 간직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 수 있을 때 우리도 국제사회에서 떳떳하게 글로벌을 논할 수 있을 것이다.순혈주의와 단일민족이란 주제로 엮어진 대한민국의 베스트셀러 '판타지 소설'은 이제 폐기처분할 시점이다. 그릇된 환상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를 편협이란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 뿐이다./김경모(기획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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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모
  • 2008.11.13 23:02

[데스크窓] 인도의 고행여행 - 최준용

신비의 나라로 여겼던 인도. 그 옛날 유럽에서도 그 곳에 가면 차와 금은보화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알고, 콜럼버스도 천신만고 항해한 끝에 인도로 착각하고 상륙하였는데 오늘의 신대륙 아메리카가 아니었던가!현재의 내가 그리던 인도는 불교의 오묘한 발상지로 불교 철학의 뿌리를 어렴풋이나마 맛보려는 욕심으로 또 한편으로는 우리의 신라 고승 혜초 스님이 도보로 「往五天竺國傳」을 남겼기에 몇천년이 흐른 현대 문명 속에서나마 발자취의 흔적이라도 흉내내보이려고 하였으나 상상과 현실속의 그곳은 너무도 천지 차이가 나고 최근 2주간의 주마간산격 여행으로는 장님 코끼리 만지는 꼴만 되고 돌아온 것 같아 어리둥절할 뿐이다.인도 면적은 한반도의 15배(세계 791)에 인구는 대략 12억으로 힌두교 83%, 이슬람 12%, 시크교, 자니교 2.5% 등으로 종주국의 불교는 0.5%에 불과하다고 하니 거의 모든 종교의 발상지에서는 오히려 대접을 못 받는 상식이 여기에서도 통하는 것 같다.우리의 평준화 교육이 교육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것같이 일부의 고속도로와 전근대적 인프라위에 자동차, 삼륜차, 자전거, 리어카, 인력거 등의 고급, 저급의 교통수단과 신성시 하는 소떼, 기타 동물이 공존하고 보니 아무리 좋은 차라도 30-40km/h 속도로 달나라 우주 경쟁이 이루어지는 판국에 소걸음으로 세계 경쟁이 되겠는가.인도하면 불교를 연상했는데 국민의 83%가 힌두교 신자이고 태어날 때부터 원시 종교 형태로 인도를 대표해온 힌두교의 많은 신중에서 중심이 되는 시바신이 자가용으로 활용했다는 소를 신격으로 숭배하여 깊은 뜻은 모르는 이방인의 눈으로는 무위도식하고 각 종 공해만 양산하는 애물단지로 풀을 뜯어야 할 텐데 건달들이 도시로 모여들듯 쓰레기통을 뒤지는 꼴이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뒤에야 알았지만 쓰레기통 주변에는 소가 마실 물통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굶어 죽으면서도 그 좋은 고급 영양원을 모셔야만 하고 시내 곳곳에 설치된 급수 통에 자기는 기갈이 들면서도 물을 채워야 하는 생활불편을 감수하고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교리가 변화되지 않는 한 영원한 숙제일 것 같다.두 번 다시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신비 그 자체의 여행이었지만 엘도라, 아잔타의 석굴, 카주라호의 에로틱 석상(힌두교, 불교, 자니교)등은 1C~12C경까지 사암에 정교하게 조각된 신상이거나, 사암을 새겨서 이어 맞추고 그런 벽화가 천오백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원형대로 보존되어 찬란했던 그 당시를 보여주는 인도문명에 반할 수밖에 없었다.특히 일찍이 인도를 지배하였던 힌두문명은 인간의 본성으로 여근의 바탕위에 남근상을 올려놓은 상징물부터 인간의 심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서구에서 흔히 서른 몇 가지의 성 체위, 중국 소녀경에서 성 체위로 노골화 한 것으로 들었지만 이곳의 에로틱 석상은 무려 85체위로 불교를 억압하기 위한 비방조각이었지만 힌두문화의 극치로 한층 더 오묘하게 승화시킨 것 같다.석굴과 동굴 문화 외에 여타 생활상은 전래된 것이 적어 비교가 되지 않지만 비슷하게 발전 했을 것으로 보아 그 문명의 발전 속도가 지속되었다면 오늘의 인도가 아니었을 텐데 불교신자가 0.5%에 불과해서인지 뒤떨어진 오늘의 인도가 거꾸로 신비하게만 느껴지는 것이 나만의 생각이었을까?수천년에 걸쳐 내려온 힌두사상의 엄청난 수레바퀴를 스스로 개혁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고 무뢰한인 이방인의 상식으로는 수수께끼 같은 생각으로 왕정에서 민주주의로 전환하는 연륜과 혁명이 필요할 것 같다.한때 유럽에서 6.25참변이후의 한국을 향하여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꽃피우기는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어나는 것보다 어렵다고 혹평하였으나 오늘의 한국을 이룬 것같이 21세기에는 인도, 인더스 문명이 다시 꽃피워 지기를 간절히 합장하면서 한밤중의 어수선한 델리공항을 떠났다./최준용(전북도 전 공무원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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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1.12 23:02

[데스크窓] 국회의원의 무감각 - 김재호

지난 10월 초순, 전주 한 지역구의 A국회의원이 전화를 걸어와 통화를 한 적이 있다. 평소 알고 지내는 A의원은 자신의 측근과 관련된 기자의 법원 판결기사를 문제 삼았다. 그는 "한 기사에서 내 이름을 네번씩이나 내주었는데 고맙다. 그런데 내가 (법적으로) 걸면 걸 수 있다. 내가 이긴다"라고 말했다. 그의 단조로운 말 속에는 비아냥과 분노, 그리고 협박이 들어 있었다. 기자는 A의원에게 "한 번 해보시지요"라고 응대했다. 둘 사이의 대화는 더 이어지지 않았고, 기자는 전화를 끊었다.A의원이 문제삼은 기자의 기사는 그가 지난 18대 총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그의 선거 참모 B씨가 유권자들에게 3만여건의 문자 메지시를 발송한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부에 의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형을 선고받았다는 내용이다.B씨가 A의원의 핵심 참모인데다 당내 후보경선을 앞두고 A의원의 지지를 유도하는 문자 메시지를 대량 발송한 사건인 만큼 법원의 판결기사에서 A의원이 거론될 수 밖에 없었다. 기자는 법원 판결 당시 국회의원 예비후보도 아닌 정정당당 '국회의원' 신분이 된 그의 이름을 실명으로 처리하지 않을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언론은 선출직 공무원이 된 국회의원이 선거법을 얼마나 잘 준수했는지 유권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 다음 선거에서 투표할 때 참고하도록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B씨가 A의원을 위해 그동안 수차례 공직선거를 치렀고, 그 과정에서 선거법을 한차례 위반했다가 1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을 주목했다. 재판부는 또 B씨가 A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후 수혜조로 비서관으로 채용돼 일해온 사실도 엄중 지적한 뒤 벌금형이 아닌 징역형을 선택하고, 집행유예에 처했다.유감스럽게도 A의원은 언론인 출신이다. 지방일간지와 중앙일간지를 거쳤다. 언론인 출신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몇 안되는 지역 인물이다. 언론인 출신의 A의원이 자신과 관련된 의혹 기사도 아니고, 중상모략성 기사도 아닌, 자신을 위해 뛴 선거참모의 선거법 위반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기사에 흥분, '걸 수 있다'며 기자를 협박하는 발언을 한 사실은 너무나 아쉽고 안타까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국회의원으로서 남의 허물을 어떻게 지적할지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사람들은 공직에 입문하기 전, 관련 분야의 전문성이나 실무능력을 떠나 자신이 가장 도덕적이고 균형을 갖춘 인물이라는 사실을 은연 중에 주변에 풍기며 활동을 한다. 하지만 A의원의 전화 한 통은 언론이, 그리고 유권자들이 선출직 공무원(또는 후보)들을 얼마나 꼼꼼히 잘 살펴보고, 또 감시해야 하는가를 잘 시사하고 있다. 그들의 무감각을 말이다.한마디 말 때문에 국회의원 신분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하자 자신에게 적용된 선거법 조항이 위헌 여지가 있다며 위헌심판제청을 신청한 국회의원, 거액의 정치자금을 불법으로 받은 혐의를 끝까지 인정하려 들지 않고 버티는 야당의 최고위원 등 우리 주위에는 법과 원칙에 무감각한 사례가 너무 많다. 이처럼 무감각이 판치다보니 자신의 허물을 생각하지 않고 '언론보도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는 피해망상에 사로잡히고, 언론을 먼저 탓하는 것이다. 야당의원에게 빰 맞고, 사진기자에게 욕설을 퍼붓는 작태가 우연히 나온 것이 아니다.사회가 발전하려면 언론에게 무감각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무감각해져가는 언론을 채찍질 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 곳곳의 부정부패를 언론에 적극 제보하고, 사회의 무감각을 자극해야 한다./김재호(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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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호
  • 2008.11.11 23:02

[데스크窓] 변화와 원칙 - 정대섭

▲오바마의 '변화'美 대선에서 '변화'를 외친 오바마가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선거때마다 비슷한 구호를 많이 봐 온 것으로 기억되지만, 변화라는 말 자체가 현재의 국면을 뛰어넘어 보자는 매력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만은 사실이다.그렇잖아도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사에서 기성세대들은 변화에 적응하기에 바쁘다. 항상 뭔가 뒤쳐진듯한 자극을 언제, 어느 장소에서도 받을 수 있으며 주눅들 때도 많다.그러나 더욱 빨라진 변화의 속도 속에서도 어렵게 지켜지는 '원칙'은 엄청난 결과를 낳기도 한다. 전북은행의 놀랄만한 최근 실적은 이를 웅변해 주고 있다는 금융계의 진단이다.▲위기 속에 빛나는 전북은행의 저력전북은행은 최근 전 세계는 물론, 국내 유수의 은행들이 겪고 있는 금융위기에서 한발짝 벗어나 있다.최근 발표한 3/4분기 실적에서도 드러나듯이 당기순이익은 물론, BSI비율이나 예대비율이 은행권 최고수준을 유지했고 외화 유동성 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국가경제를 뒤흔드는 금융위기에서 전북은행이 '매우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유는, 모든 은행들이 앞다퉈 진출했던 파생상품, 주식투자, 키코 등에 대한 철저한 외면과 위기를 미리 간파한 비상경영 때문이다.실제 전북은행 임원급에서조차 "지난해 말 분위기에 휩쓸려 선물환이나 주식투자 등 눈에 보이는 이익을 좇았다면 현재상황에서 상상하지 못할 어려움을 당했을 것"이라며 다소 '바보스런 은행 경영'에 스스로 감탄하고 있을 정도이다.보이는 이익보다는 원금보장이 안되는 투자를 자제하고 위험성을 제거하면서 내실경영을 이끌어 온 홍성주행장의 '예측'이 신기할 정도로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것.▲변화 적응 외칠때 원칙 고수홍행장은 지난해 전북은행의 최대 위기였다고 말한다. 지역 굴지의 건설업체들이 부도가 나는 등 전국평균 9배에 달하는 부도율을 보였기 때문.이때 홍행장은 10번의 90분 특강을 통해 직원들을 설득했다. 홍행장은 "이번 3개월동안 미련없이 최선을 다했노라고 후에 말할 수 있을만큼 일해달라"고 호소하고 임직원 임금 동결과 가능한 모든 경영관리비를 절감했다.당시의 금융환경은 역설적으로 매우 투자에 유리한 상황. 이명박정부가 탄생해 주가지수를 크게 끌어올리겠다고 호언했고 전문가들도 각종 파생상품 취급을 통해 은행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그러나 홍행장은 '외형 과당경쟁을 섣불리 따라가면 안된다'며 오히려 부도를 대비한 충당금을 쌓았다.각종 파생상품으로 은행권이 재미보던 올 여름에는 소매금융으로 유명한 스페인의 산탄데르은행을 방문, 원칙과 내실을 강조하는 등 일반 은행권과 길을 달리했다.'바보 경영' 소리를 들을 즈음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 터졌다. 그리고 전북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은행권이 앞날을 예측하지 못할 늪에 빠져버렸다.▲폭넓은 시야와 열정으로전북은행은 최근 수개소의 지점을 신설하면서 매우 특이한 아이디어를 선보이고 있다.간판에 전북은행 로고보다 몇배 크게 '편리한 은행'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것. 마치 신축 아파트에 건설회사 이름보다는 이미지 네임을 쓰듯 과감하게 은행의 간판을 바꿔버렸다.전국 은행 중 처음 시도된 이 작품은 홍성주행장의 아이디어이다.전 금융권을 꿰뚫어 보는 넓고 깊은 시야와 끊임없는 열정과 창의성으로 홍행장은 본인 말처럼 '8년만에 빛을 보고' 있다. 작지만 '매운 고추'같은 지역은행에 관심을 기울일 때이다./정대섭(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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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1.10 23:02

[데스크窓] 다문화가정 꼭 의무교육을 - 이성원

얼마 전 한 국회의원이 다문화가정과 관련된 충격적인 자료를 발표했다. 초등학교 학령 아동 중 15.4%, 중학교 학령의 39.7%, 고등학교 학령의 69.6%가 미취학 또는 학업중단 상태라는 것이다. 일반가정에 비해 초등은 22배, 중학교는 10배, 고등학교는 8배 많은 아이들이 '학교 밖'에 있다는 지적이다. 자료가 사실이라면 큰일이다.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의무교육이다. 세금을 내지 않은 주민에 대해 국가가 개입해서 각종 제재를 하듯이, 의무교육을 이행하지 않으면 공권력이 바로잡아야 한다. 그런데도 중학교에 다녀야 할 다문화가정 자녀 10명중 4명이 국가의 의무를 저버리고 학교에 다니지 않고 있다. 법질서는 무너지고 무시당하는데 나라는 팔짱만 끼고 있다.문제는 이 뿐 아니다. 다문화가정 자녀 10명중 7명이 고등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일반사회에 편입되지 못하고 겉도는 제2국민이 무리로 생겨나고 있다는 뜻이다. 그 숫자도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를 생각하면, 우리사회의 앞날이 심하게 위태롭다.그런데도 관련 기관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난리'가 났는데도 무감각하다. 행정기관이나 교육기관은 지금까지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고 있다. 무관심한 것인지, 애써 무시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국제결혼가정에 대한 우리나라의 통계는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교육과학기술부, 여성부, 보건복지가족부 등 부처마다 서로 다르고 연구자들마다도 다르다. 누구의 것도 정확하다고 할 수는 없다. 사회에서나 학교에서나 다문화가정이라는 사실을 애써 숨기려 하기 때문이다. 또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의무교육이기 때문에 대상 학생이 취학하지 않았다면 동사무소에서 '모종의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는 교육 관계자의 설명도 억지스럽긴 하지만 전혀 일리 없는 설명은 아니다. 필자도 개인적으로는 이번 통계자료가 정확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자료를 공개한 해당 의원측도 행정안전부의 '외국인주민 실태조사 결과'와 교육과학기술부의 '국제결혼가정 자녀 시도별 학교급별 현황'자료를 종합하여 재구성했다고 밝혔다.그러나 이 통계가 잘못됐다고 자신있게 반론할 수 있는 자료는 누구도 가지고 있지 않다. 정확한 자료수집이 어렵다는 이유도 있지만, 그동안 다문화사회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도 반성해야 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도내의 경우 다문화사회에 대한 통계가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정교해지고 정확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뭔가 부족하다. 정확한 자료도 없이 다문화사회의 미래를 예측하여 계획을 세우고 각종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우리사회의 다문화사회로의 진행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의 현주소다. 받아들이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준비하고 받아들이느냐가 과제다.이번에 공개된 자료가 정확한 것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만의 하나라도 이 같은 통계가 사실이라면 그 충격은 겉잡을 수 없다. 관련 기관들은 지금이라도 다시한번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 '설마 아니겠지'하는 생각으로 팔짱만 끼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안이하다. 우리사회 다문화 정책이 한 걸음 전진하는 기회로 삼자./이성원(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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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1.06 23:02

[데스크窓] 또 서울로 향해야 하나 - 김원용

#전주에 사는 학부모 A씨는 아들 뒷바라지에 요즘 어려움이 많다. 공부 좀 하는 아들을 올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시키면서 학비 이외 숙식비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가끔 오가는 교통비에 서울 살이 생활비도 큰 부담이다.#공연예술을 즐기는 B씨는 문화 향수에 목말라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공연활동 대부분이 서울에서 이루어진다. 매주 서울을 오가며 공연예술을 즐기는 데도 한계가 있다.#식품업을 하는 기업인 C씨는 판매망 확보가 걱정이다. 주변에 대도시라도 있으면 판로 걱정이 한결 덜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수도권과 비교해 지방에 사는 사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상대적 소외다. 그래서 서울로, 서울로 향했다. 정치경제교육문화 모든 분야의 중심에 서울이 있고, 각 분야의 엘리트들 또한 서울에서 활동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향인 봉화마을로 내려온 것이 이채롭고, 유성엽 국회의원이 지역구 정읍에서 서울로 출퇴근하겠다는 공약이 기특한 현실에 우리는 살고 있다.서울 타령은 어제 오늘만의 이야기도 아닌 것 같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500여권의 방대한 저술과 업적을 남기며 실학의 집성자로 평가받는 조선 후기 인물이다. 중농학파며, 그의 학문적 업적은 유배지 전남 강진에서 대부분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도 자녀 교육만은 꼭 서울에서 시키고 싶어 했다."지금 내가 죄인이 되어 너희들에게 아직 시골에 살게 하였다만 앞으로는 오직 서울의 10리 안에서만 살아야 한다. 만약 힘이 없어 당장 서울의 한복판에 깊이 들어갈 수 없다면 잠시 서울 근교에 살면서 과일과 채소를 심어 생활을 유지하다가 재산이 조금 불어나면 바로 도시로 들어가도 늦지 않다"다산은 아들에게 절대 서울을 떠나서는 안 되며, 최소한 수도권에 살아야 한다는 단계적 방도까지 가르쳐준다. 다산의 실용주의 정신이 자녀교육에도 고스란히 담겨진 셈이다.200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바뀐 오늘날로 돌아와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심해졌다. 특히 실용주의를 최대의 무기로 내세운 이명박 정부의 수도권과 지방정책은 다산의 자녀교육관이 아주 적절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 오해살 만큼 서울 제일주의로 나가고 있다.전 정권의 기조였던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이리저리 흔들려다 겨우 제자리에 놓으면서 갖은 생색을 낸 지가 엊그제다. 그런 정부가 20년간 유지돼온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을 너무 쉽게 발표했다.국가경쟁력 강화니,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국내 기업의 투자활성화니, 경제 악화의 돌파구니 갖은 명분이 동원됐다. 이들 명분이 엉터리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수도권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웠기에 일정 부분 정책으로 반영될 것을 예견하지 못한 바도 아니다. 그러나 규제의 근거가 되고 있는 수도권정비기본계획법 시행령 손질만으로 허용할 수 있는 모든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고까지는 생각지 못했다. 필요하면 법까지 개정하겠다고 하니, 정부의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감히 읽을 수 있다.80년대 중반 수도권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법이 조금씩 훼손돼다 이번 방침으로 와르르 무너질 상황이다. 사회 경제적 여건 변화에 따라 법이 개정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국가경쟁력만큼 지역발전도 중요하다. 지역발전과 국가경쟁력이 따로도 아니다. 특히 약자일 수 밖에 없는 지역의 발전을 허물기는 쉬워도 쌓기는 어렵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지방을 일시에 무너뜨리는 태풍이 될 수 있음을 우려한다./김원용(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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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용
  • 2008.11.05 23:02

[데스크窓] 천재일우의 기회 놓쳐선 안돼 - 안봉호

중국 동진(東晉)의 학자 원굉(袁宏)은 삼국시대의 탁월한 신하 20명의 업적을 찬양하는 글을 쓰고 "좋은 말을 가릴 줄 아는 명마 전문가 백락(伯樂)을 만나지 못하면 천년이 지나도 천리마하나 생겨나지 않는다"는 서문을 붙였다.그리고 어진 군주와 지혜가 뛰어난 신하가 만나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이같이 적었다."만년에 한번 기회가 온다는 것이 인생의 철칙이다. 그러니 어진 군주와 지혜로운 신하가 만나는 것은 천년에 한번 이뤄져도 다행이다. 그렇게 만나면 기뻐하지 않을 수 없고 그런 만남이 끝나면 슬퍼하지 않을 수 없다"여기에서 유래된 고사성어가 천재일우(天載一遇)다.천년에 한번 만나는 좋은 기회를 일컫는 말이다.로마 속담의 '지금하지 않으면 영원히 못한다(Now or Never)'와 같은 의미다.새만금내부 산업단지등 새만금 내부라는 거대한 투기장이 마련된 현재 군산항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 천재일우의 기회가 찾아왔다.군산항 준설토만 새만금 내부개발의 매립토로 활용한다면 군산항의 최대골치거리인 수심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금강하구에 위치한 군산항은 많은 예산을 퍼부어도 수심이 개선되지 않아 중앙부처공무원들로부터 천형(天刑)을 받은 항구라고 서자(庶子)취급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지난 2001년부터 올해까지 8년동안 군산항의 준설을 위해 쏟아 부운 국가예산만도 1157억원에 달하고 있으나 수심은 오히려 4.5m6.5m로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퍼내는 양보다 밀려 매립되는 양이 더 많기 때문이다.낮은 수심으로 컨테이너선박의 취항이 어렵게 되는등 큰 선박이 드나들지 못하고 항로가 개발되지 않아 활성화가 되지 못해 군산항은 현재 신음하고 있다.인근의 산업단지내 입주기업들은 항만이 바로 옆에 있는데도 부산이나 광양항등 다른 항만을 이용해야 하는등 물류비용부담을 겪음으로써 군산은 물론 전북의 대외적인 경쟁력이 뒤쳐졌다. 이것은 지역낙후의 주된 요인이 됐다.이같은 현실속에서 새만금 내부개발에는 엄청난 양의 매립토가 요구된다.내부산업단지의 조성에 1억여㎥등 최근 농지비율을 줄이는 방향으로 토지개발기본구상이 변경, 확정되면서 새만금 내부전체개발에는 종전 3억여㎥보다 2배이상많은 7억여㎥의 매립토가 필요하게 됐다.바다나 육지쪽에서 이같이 많은 양의 토사를 확보하려면 환경파괴, 어장황폐화, 생태계변화, 해안선침식은 물론 중국과의 외교마찰까지 우려되고 있어 상황이 좋지 않다.유일한 대안은 군산항의 준설토를 활용하는 길밖에 없다.군산항에서 준설, 1억여㎥의 매립토만 활용한다면 군산항의 수심을 현재 6.5m에서 16m, 3억여㎥만 활용하면 최대 20m까지 확보가 가능하다. 군산항의 최대골치거리를 해결할 수 있다.전북 유일의 물류 젖줄인 군산항이 살아 난다면 전북경제에 젖을 줌으로써 활기를 띠게 할 수 있다.정부는 물론 전북도와 새만금 군산경제자유구역청은 새만금 산업단지의 원활한 조성과 함께 군산항을 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알아보는 명마 전문가인 백락이 돼야 한다.근본적인 수심문제를 해결치 않고 군산항의 활성화를 위해 백날 세미나를 개최하는등 소리를 외쳐 보았자 의미가 없다.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군산항 활성화의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안봉호(군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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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봉호
  • 2008.11.04 23:02

[데스크窓] 누굴 위한 도민회의인가 - 권순택

또 다른 관변단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전북 경제살리기 도민회의'가 시군 조직을 추스르면서 골격을 갖춰가고 있다.지난해 8월말 출범이래 지난 5월부터 익산과 고창 무주 군산 완주 김제 등 6개 지역본부가 창립된데 이어 연말까지 도내 14개 시군 조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참여 단체나 인사 기업들도 메머드급으로 구성되고 있다. 도민의 집합체로서 일단 모양새를 만들어 가고 있는 모습이다.하지만 경제살리기 도민회의는 지난해 발족 당시부터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민선 도백이 취임할 때마다 도민운동협의체가 조직됐고 관변 위주의 활동으로 구설수에 오르내리다 지사 임기 종료와 함께 종지부를 찍은 전례 때문이다. 유종근 지사때 '새천년 새전북인운동'이 그러했고, 전임 강현욱 지사때 '강한전북 일등도민운동'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이 같은 전철에도 불구하고 민선 4기 들어 다시금 도민협의체가 추진되면서 일각에서 우려의 시각이 팽배했던 게 사실이다. '간판만 바꿔다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였다.그동안 관(官)이나 정부 주도의 의식개혁운동이 성공한 전례가 드물다.국민의 정부시절 '제2 건국운동'이 그 단적이 예이다. 국가 개혁 차원에서 제2 건국위원회가 의욕적으로 출범했지만 국민운동을 민간부문이 아닌 정권차원에서 추진한다는 것이 한계였다. 결국 제2 건국운동은 김대중 대통령 임기를 끝으로 용두사미가 되고 말았다. 노태우 대통령시절 '잘살기 운동'도 마찬가지였다. 평가가 엇갈리지만 그나마 성공사례로 친다면 박정희 대통령 때 새마을운동 정도이다.물론 '경제살리기 도민회의' 가 이 같은 우(愚)를 범하지 않을 것을 생각한다. 과거의 도민협의체 같은 의식개혁운동이 아니라 일단 지역 경제살리기를 모토로 삼았기 때문이다.항상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전국 3% 경제'를 탈피하기 위해 아일랜드처럼 사회연대협약을 통해 지역 정치권과 기업 노동계 사회단체를 망라한 노사정이 함께 주체로 나선다는 점이 예전과는 다르다. 활동 목적과 방향도 내고장 상품애용과 기업하기 좋은 여건 마련, 노사화합 분위기 조성 등을 내걸고 있다. 참여 인사들도 그동안 관변 인물에서 경제계 인사 등이 새롭게 포진했다.그러나 '경제살리기 도민회의' 역시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다.도와 시군 조직 운영의 핵심인 재정을 자치단체의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도의회에선 '전북 경제살리기 도민회의 지원 조례안'을 제정했다. 도에서도 사업계획에 대한 검토를 통해 보조금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회원들 스스로 연간 회비를 거출해 운영하겠다"는 도와 도민회의 관계자의 해명이 군색해진 대목이다.어떤 조직이나 단체든 재정적 자립 없이는 활동이 자유로울 수 없다. 그동안의 도민운동협의체가 이를 잘 반증하는 반면교사다. 주문자 생산방식의 도민운동은 결코 도민들의 지지와 호응을 얻을 수 없으며 성공할 수도 없다.'경제살리기 도민회의' 가 앞으로 이 같은 한계를 얼마나 극복하고 제 역할과 목소리를 낼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지사 임기와 함께 명멸하는 협의체가 아닌 도민을 위한 '도민회의'가 되길 기대한다./권순택(지방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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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택
  • 2008.11.03 23:02

[데스크窓] 김완주 유성엽, 악연과 선연(善緣) - 홍동기

2년 6개여월전인 2006년 봄 김완주 도지사와 유성엽 국회의원은 대척점에 서 있었다.그 해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두 사람은 열린우리당 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맞대결을 벌인 것이다.김 지사는 당시 전북의 수도격인 전주시의 시장을 두번째 연임하다 사퇴한뒤 기초자치단체를 아우르는 광역자치단체의 CEO에 출사표를 던졌다.유 의원은 본인이 세운 큰 정치 로드맵 실현을 위해 정읍시 초선 시장직을 주변 예상을 깨며 그만두고 결단력을 과시하듯 도백 도전 대열에 뛰어들었다.두사람은 고교및 대학동문(전주고와 서울대)인데다 행정고시로 공직을 시작해 행정자치부와 전북도의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관료 출신이라는 점 등이 닮은 꼴로 인연이 남다른 편이었다.김 지사가 1998년 전주시장에 출마할때 10여년 후배인 유 의원이 고교동창 등 지인들을 통해 측면 지원했었던 일화가 있는 점을 보더라도 두 사람의 관계는 한때 각별했던 것으로 보인다.이런 두 사람이 우리당 도지사 후보경선이라는 외나무 다리에서 피할수 없는 접전을 벌임으로써 도민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그러나 두 사람의 첫 공개적인 대결인 경선과정에서 전북 비전을 제시하는 정책대결 못지않게 상대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적인 네거티브 전략이 구사되고 제소사태까지 빚어져 멋진 경쟁을 기대했던 도민들에게 실망감과 함께 후유증 우려를 낳았다.또 둘 사이에 선연(善緣)만이 아닌 악연(惡緣)도 그간 존재해 왔음을 세인들에게 노정시키고 말았다.경선결과 유 의원은 짧은 준비기간에도 선전했지만 패배의 쓴잔을 마시고 야인의 신세가 됐고, 일찌감치 표밭을 일궈와 도지사행 티켓을 큰 차이로 거머쥔 김 지사는 본선에서도 여유있게 승리, 오늘의 도정 최고 책임자가 됐다.둘 사이 갈등의 골은 경선 종료뒤에도 유 의원 측근이 김 지사와 우리당 지도부를 상대로 공천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 깊어질수 밖에 없었다.불편한 관계는 유 의원이 고향 정읍에서 시장재직때 청렴성과 지역발전 기틀 구축 성과를 바탕으로 민심을 파고든 끝에 올해 4월 9일 실시된 제 18대 총선에서 무소속임에도 민주당 후보를 가볍게 제치고 의원배지를 달때까지 이어졌다.총선 결과가 둘 사이 해빙무드 조성에 기폭제됐다.두사람은 사적회동을 몇차례 가진데 이어 최근엔 공개석상에서 관계복원의 신호탄을 내보냈다.이달 17일 열린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의 전북도 국감 현장에서 유 의원이 "경선 당시 욕심이 앞서 김 지사에게 불편함과 아픔을 드렸던 점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고 이에 김 지사가 "유 의원의 솔직한 느낌과 소회에 감명을 받았다"면서 "그런 마음으로 훌륭한 정치인으로 성장하시길 바란다"고 덕담으로 화답한 것.이를 두고 "정치판에선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앙금이 완전 해소됐겠느냐" "복당을 위한 수순이다"식으로 진정성에 의문을 갖는 사람도 없지 않는듯 하다.하지만 공개석상에 선뜻 꺼내기 어려운 사과와 덕담으로 화해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 두 사람을 마냥 사시적으로 보는 것은 가혹한 면이 없지 않다.협력을 아껴서는 안될 도지사와 국회의원이 대립각을 접고 서로 손을 내민 모습에 일단 박수를 보내는데 굳이 인색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설령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을지라도 선연을 유지해 전북발전및 도민들의 복리증진에 기여한다면 반길일 아닌가./홍동기(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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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동기
  • 2008.10.29 23:02

[데스크窓] 익산 폐기물 매립자와 철면피 - 엄철호

낯가죽이 두꺼워서(厚顔) 부끄러움이 없는(無恥) 사람을 우리는 흔히 철면피(鐵面皮)란 말을 쓴다.옛날 중국에 왕광원(王光遠)이란 출세주의자가 있었다.그는 권력층에 빌붙고 상관에게 아부하는데 남다른 재주를 지닌 사람이었다.윗사람이 요구라면 발바닥이라도 핥아주고 출세의 줄을 잡기 위해서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언행을 입이 마르게 칭찬하고 다녔다.상관이 심심풀이 삼아 채찍질을 해도 즐겁게 매를 맞으며 아첨하는 위인이다.사람들이 "광원의 낯가죽이 두껍기는 철갑 열 겹을 씌운 것 같다(光遠顔厚 如十重鐵甲)"고 비웃은 데서 철면피란 말이 생겼다고 한다.철면피는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부끄러움도 모르고 날뛰는 인간들이라 곧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게되고 왕따를 당한다.그런 철면피보다 한 수 위의 인간형을 중국 청조말의 사상가 이종오(李宗吾)는 후흑(厚黑)인간으로 표현했다.얼굴이 두꺼울 뿐만 아니라 뱃속까지 컴컴해서 도무지 속내를 짐직할 수 없다는 뜻이다.이종오는 후흑의 대표적 인물로 조조를 지목했다.손발처럼 부리던 휘하 장수와 참모에게 죄를 뒤집어씌워 죽이면서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는가하면 쳐죽여도 시원치 않을 배신자나 적군의 장수라도 자신의 영달과 안위를 위해서라면 끌어안아 오히려 높은 자리에 앉히는 후흑의 달인이라고 조조를 평가했던 것이다.배속까지 검은 후흑인간에 대한 뻔뻔함을 다시한번 엿보게하는 대목이다.익산시와 지역 환경단체, 주민들은 지난 9일 낭산면·함열읍 등 북부권 지역 일대 일부 폐석산들이 폐기물을 매립하면서 불·탈법을 꺼림낌없이 자행하고 있다는 언론 고발과 관련, 합동 점검반을 구성해 대대적인 현장 조사를 벌인바 있다.북부권 지역 일부 폐석산들이 당초 허가 받은 석산 개발 사업은 사업권을 득하기 위한 편법으로 여기면서 사업 중간에 폐기물매립 사업장으로 업종을 변경하다보니 익산 북부권 지역은 전국 각지에서 긁어모은 각종 잡동사니 폐기물로 인해 죽음의 땅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언론 고발이 있었기 때문이다.(본보 8일·10일자 보도).특히나 이들 일부 폐기물매립업자들은 허가 조건에 따른 매립 규정을 깡그리 무시한채 돈벌이에만 혈안이 되어 있으면서 내고장 익산이 시꺼멓게 병들어가고 있다는 고발은 지역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던 만큼 사업권을 허가하고 사업장을 지도 점검해야할 익산시로써는 당연한 현장조사였다.물론 이같은 불·탈법 현장을 고발 보도한 해당 언론사로써의 동행 취재 또한 당연했다.혹시나 하는 오보(?) 걱정에 내심 초조하게 현장 조사 과정을 지켜보았던 기자는 막상 현장 조사란 뚜껑이 열리자마자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불·탈법적인 매립 실태가 이정도 심각한지는 정말 생각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시커먼 침전수와 매립지 흙에서 풍기는 악취는 허가규정에따라 적법하게 처리했다며 이날의 현장조사에 강한 불만을 표했던 폐석산 관계자들의 말과 양심이 얼마나 새빨간 거짓말과 위선으로 가득차 있는지 바로 연상케하고 있을뿐이였다.내아들 내형제 우리 모두의 가족들이 자자손손 대를 이어 살아가야할 내고장 익산이 이렇게까지 병들어가고 있는지 다시한번 혀를 차게했다.자신의 이익을 위해 부끄러움과 뻔뻔함도 모른채 돈벌이에만 급급해 양심을 팔고 있는 철면피가 되고 싶은가 되묻고 싶었다.우리 후손에게 영원히 물려줘야할 아름다운 금수강산 내고향 익산까지 팔아 죽음의 땅으로 내모는 검은 양심의 후흑인간이 결코 되어서는 안된다고 거듭 충고하고 당부한다. /엄철호(익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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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철호
  • 2008.10.28 23:02

[데스크窓] 겉과 속 다른 익산 지도층 - 엄철호

어느날 한 어머니가 설탕을 너무 좋아하는 아들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간디를 찾았다.간디는 보름 뒤에 다시 찾아오라며 그냥 돌려 보냈다.간디는 보름 뒤 다시 찾아 온 아이에게 따끔하게 충고해 설탕 먹는 아이의 버릇을 고쳐주었다.집에서 아들의 버릇을 고쳐볼려고 갖은 방법을 다 동원했지만 소용이 없었던 어머니는 간디의 호통하나로 아들의 버릇이 싹 고쳐진게 무척이나 의아스러웠다.어머니는 간디에게 이유를 물었다.그러자 간디는 자신도 설탕을 많이 먹는 버릇이 있었다고 털어 놓았다.간디 자신이 먼저 설탕을 끊은 뒤 아이에게 충고의 말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또다른 얘기가 있다.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에게 어느 날 친구가 찾아 와 리더십이 뭐냐고 물었다고 한다.아이젠하워는 책상 위의 실을 당겨보라고 했고 실은 팽팽하게 당겨졌다.이번에는 반대로 뒤에서 밀어보라고 했다.결과는 뻔했다.지도적 입장에 서 있는 사람의 솔선수범을 실증해 보였던 것이다.아프리카의 성자로 불리는 슈바이처에게도 누가 성공적인 자녀교육법을 물었다. 대답은 첫째, 둘째, 셋째 모두 본보기가 돼야 한다는 것이었다.지난 몇년전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가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던 결과가 몇몇의 중앙 언론에 보도된바 있다.우리사회의 지도층 신뢰도가 15.8%에 불과했다는 내용이다.해마다 지도층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해설 기사도 곁들였다.지도층을 바라보는 일반 시민들의 불신이 그만큼 팽배해져 가고 있음을 엿보게했다.지도층이 이토록 불신받는 상황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인들 약발을 받을리 없다.법이 잘 시행되지 않는 것은 위에 있는 자부터 법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는 말이 오늘 문득 떠 올랐다.(法之不行 自上犯之).사회 지도층이란 말그대로 지역 사회에서 누가 보아도 인정할수 있는 솔선수범의 모범적 행동이 뒤따랐을때 우리는 쉽게 그들에게 지도층이란 표현을 쓰며 깊은 존경심을 표한다.얼마나 듣기 좋은 소리인가.진심어린 마음에서 그들의 행동 하나 하나를 모범 답안으로 여기고 그들을 본받기 위해 우리는 다시한번 꺼리낌없이 지도층이란 표현 사용을 마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익산에서 거론되는 몇몇의 지도층 인사를 보면 다소 동떨어진 호칭이 아닌가 생각된다.사회적 지위 등에 걸맞는 호칭은 분명 지역사회 지도층이 틀림없는데 그들의 행동 하나 하나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무늬만 지도층 인사임을 쉽게 간파하게 한다.아니 그들의 행동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속속히 파헤쳐보면 오히려 지역 발전과 시민 화합을 저해하는 암적인 존재로까지 비춰질정도로 좋지 않은 사례를 종종 발견하고 있다.자신의 정치적 영달과 안위만을 앞세워 지역사회의 분열과 반목의 여론을 조장해 부추기면서 선량 시민 뒤에 숨어서 하는 치졸한 행동도 서슴지 않고 있는 그들은 분명 겉과 속이 다른 겉포장만의 지도층 인사임이 틀림없다.지도층에 대한 시민들의 시각이 시대적 흐름에 따라 많이 변해가고 있다.사회적 지위만을 믿고 예전의 관습에 젖어 영원한 지도층 인사 행세를 하는 일부의 몇몇 지역 인사들에 대해 이제는 거침없는 비난과 잇단 지적도 마다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지역의 몇몇 인사들이 하루빨리 되돌아봐야할 자기 반성의 때가 됐다.말과 행동이 다른 이중적 속임수는 결코 오래가지 못하고 훗날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치명적인 상처와 아품을 안길수 있음을 지적한다.몇몇의 익산사회 지도층에게 거듭 당부하는 충고다.대다수 시민들이 간디와 아이젠하워 같은 세계적인 인물만을 원하는게 결코 아님을 되새겨보면서 겉과 속다른 어설픈 지도층 행세만은 이제 그만 멈춰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가득하다. /엄철호(익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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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철호
  • 2008.10.2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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