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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농촌교육은 어디로 가야 하나 - 이성원

교육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학교자율화와 대학입시 자율화, 영어몰입교육, 교과서 교체, 일제고사, 학교정보공개, 국제중, 자율형사립학교 설립 등등. 정신없이 흘러가고 있다.그러나 이제 시작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일 오전 TV에 생중계된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교육개혁'을 올해 중요 과제중 하나로 꼽았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대통령은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자율과 창의가 교육현장에 넘쳐 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촌학교부터 e-러닝학교로 바꾸고, 농촌지역에 150개의 기숙형 공립고를 만들며, 전문계고에 취업맞춤형 마이스터고 50개를 만들겠다고 했다. 더 나은 교육을 위해 '경쟁'이 필요하다며 학교정보공개와 교원평가제도를 뿌리내려 국민들이 공교육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그러나 국민들의 믿음은 높지 않은 듯하다. 지난해 연말 한 교육전문 주간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교육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17.4%(대체로 잘함 12.7%, 아주 잘함 4.7%)로 부정평가 50.4%(대체로 못함 29.8%, 아주 못함 20.6%)의 1/3 수준에 그쳤다. 보통이라는 응답은 32.3%였다.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한 교육기회를 주고 자율과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한다는데 국민들은 왜 안 믿는 걸까, 왜 싫어하는 것일까?사실 농촌지역에 사는 학부모들은 e-러닝 학교나 농촌지역 기숙형 공립학교에 큰 기대를 걸지는 않는다. 안 하느니 보다야 낫겠지만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본다. 오죽하면 농촌의 자치단체들이 교육기관을 제쳐두고 교육을 직접 책임지겠다며 기숙학원을 만들고 방과후프로그램 특강에 나섰을까?농촌의 자치단체가 아무리 유능한 강사를 초청해서 발버둥을 쳐봐도 서울의 유명학원을 못 따라가고, 농촌의 기숙형 공립학교가 서울에 만들어질 자율형 사립고에 못 미친다는 것쯤은 농촌 사람들도 누구나 다 안다. e-러닝이네, 기숙형학교네로 생색내면서 농촌사람들을 어르고 달래려고 하지 말고, 차라리 국제중이네, 자사고네 하면서 농촌을 따돌리는 정책이 더이상 나오지 않길 바라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이전 정권의 평준화는 이제 서열화로 바뀌었다. 교육의 무한경쟁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교과부 고위공무원들을 대폭 물갈이 했으니, 새 진용이 의욕을 갖고 나설 것이다. 벌써부터 서울에서는 25개 자치구가 구마다 1개 이상씩의 자사고를 만들겠다는 말이 나온다. 비싼 수업료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만 다닐 수 있는 귀족형 입시학교다. 앞으로 대학입시는 이들 자사고가 싹쓸이 할 것이다.이에따라 농촌의 상대적 박탈감과 피폐화도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이제 우리 농촌교육은 어디로 가야 하나? 어지러운 세상에 어리석은 질문을 해본다./이성원(교육문화부장)

  • 오피니언
  • 이성원
  • 2009.01.15 23:02

[데스크窓] 무기력도 죄악이다 - 김원용

#2006년도 전북의 교육수장을 두 차례나 지낸 문용주 전 전북도교육감의 전북도지사 출마는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교육감 경력 때문이 아니라 한나라당 간판을 달고 출마했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지역갈등 해소를 위해 우국의 마음으로 한나라당을 택했다고 출마변을 밝혔다. 교육청 출입때 인연이 있던 기자에게도 자신의 선택이 잘 된 것 아니냐는 쪽으로 호응을 얻어내려 했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전북 출신의 이재성 국회의장 정무수석은 한나라당 당직자 공채시험에 합격하고도 당당하지 못했다. 대학 은사로부터 "운동권에 몸담았던 자네가 왜 하필 한나라당 쪽으로 가느냐"고 핀잔을 받았다. 다른 은사로부터 '베루프'(Veruf=독일어로 직업을 뜻한다)는 베루프다는 말로 위로를 받긴 했지만, 자신이 존경하던 은사로부터 들었던 '아픈 말씀'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단다.전북에서 한나라당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든 지 보여준 비근한 예다. 당 간판을 달려면 왜 그런지를 설명해야 하고, 왜 하필 한나라당이어야 하는 지 해명 아닌 해명이 필요할 만큼 한나라당은 전북에서 '딴나라당'이었다.그 이유와 원인에 대해서는 굳이 사족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자업자득이지만, 적어도 야당 시절에는 동정이라도 받을 수 있었다. 지역에서 1당 독주 체제의 문제점 또한 아주 많아 견제 심리도 있었다.그러나 요즘은 안타까움이나 동정을 받을 여지조차 사라졌다. 기본적으로 대통령이 몸담고 있고, 국회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집권 여당이어서만이 아니다. 집권당이 된 후 지역에서 무기력증은 곧 전북도민들에 대한 죄악이다. 집권당의 지역에서의 무기력증은 곧 지역 발전문제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결코 '딴나라당' 이 될 수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1년 전 대선승리 후 전북선대본부 해단식에서 오양순 공동위원장은 "그동안 고생을 밑거름으로 지방정치의 주역이 돼 5년 후 지금보다 더 큰 기쁨을 누리자"고 했다. 김경안 총괄본부장은 전북도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전북에서 한나라당이 도민을 위해 일하고 있음을 지켜봐 달라"고 거들었다.한나라당의 1년 전 호소와 약속이 공허할 뿐이다. 도당위원장의 오랜 공석과, 말만 집권당일 뿐 중앙당에 잘 먹히지 않는 역학 관계 등 전북도당 나름의 고충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전북도당이 무기력해서다.새해 벽두부터 전주지역 2개 선거구 재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앞에는 선량들이 줄을 서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거론 후보조차 없으며, 지역 여론도 누가 한나라당 후보로 나올 지 관심이 없다.'전북에선 불가능하고(한나라당), 그런 당이니 별 수 없지(전북유권자)' 로는 미래가 없다.집권당이라고 힘만 주면 유권자들은 더욱 멀어진다. 지역에서도 집권당에 걸맞는 책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현역 국회의원이 없어 지역구의 현안을 챙기기 위해 다른 지역 국회의원과 자매결연을 맺어야 하는'자존심 상하는'일을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가.한나라당 도당이 15일 갖는 신년 하례회서 지난 1년의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거듭나길 다짐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씨를 뿌리고 정성을 들여 가꿔야 훗날이라도 그 결실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김원용(정치부장)

  • 오피니언
  • 김원용
  • 2009.01.14 23:02

[데스크窓] 소띠 해 '참예우' 비상하라 - 홍동기

기쁜 일 보다 회한과 아쉬움이 많았던 무자년(戊子年)이 가고 2009년 새해가 밝은지도 2주일 가량 됐다.지난해는 경제를 살리겠다며 747공약(7%경제성장률·국민소득 4만달러·세계 7위 경제성장국가)을 전면에 내세워 정권을 잡고 출범한 MB정부의 계속된 헛발질에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몰아닥친 실물경제 한파까지 겹쳐 춥고 배고픈 서민들이 몹시 우울하게 보낸 한해였다.가뜩이나 기축년(己丑年) 올해 국운(國運)과 관련, 유명 역술인들이 "경제는 계속 어렵고 정치권의 혼란은 여전하며 남북관계는 교착상태인데다 대형 사건사고도 많을 것"이라고 내다봐 국민 대다수를 잔뜩 움츠리게 한다.국제통화기금 (IMF)원조를 받았던 1997년과 카드대란이 일어난 2003년과 마찬가지로 기축년은 화개살(華蓋殺)이 강한 해로서 경제가 어려워지거나 위축될 것이라는 역술도 부추긴다.예로부터 한국문화에 소의 모습은 풍요·부·길조·의로움·자애·여유 등을 불러오고 화를 막아주는 존재로 등장했던 것과는 너무 판이한 소띠해 역술이 아닐수 없다.역술인들의 예측이 한낱 기우에 불과하고 실없는 말장난에 불과한 것으로 폄하하려는 마음들도 그래서 많을 듯하다.현실이 어둡고 절박할수록 희망 추구는 강렬한 법이다.2008년을 무척 힘들게 보냈던 사람들은 새해들어 각기 희망을 노래하며 삶의 의욕을 채찍질했다.소띠해를 맞는 소사육농가들의 경우도 감회가 유별나지 않을까 한다.한·미 쇠고기협상의 직격탄으로 한우 산지값 폭락과 사료값 폭등 등 한우사육여건이 최악이었기 때문이다.전국대비 사육규모 비중이 11%를 넘어 한우생산기지라 할수 있는 전북지역의 경우 축산농의 소득감소로 한우사육기반이 흔들림은 물론 지역경제에 까지 악영향을 미치는등 타격은 엄청났다.이를 계기로 미쇠고기 전면 수입개방 등에도 끄덕없이 높은 값을 받고 있는 국내 일부 한우브랜드처럼 전북한우 브랜드 경쟁력을 한층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강원도 횡성한우의 경우 명품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아 산지값이 전국 보다 월등히 높고 미쇠고기 수입결정전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도내에서 우수축산물 브랜드 인증을 받은 한우브랜드는 '참예우' '장수한우' '정읍 단풍미인한우' ' 김제 총체보리한우' 등 4개이다.각기 소비시장과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는 이들 브랜드중 선보인지 채 2년도 안돼 대표적 전북한우 광역브랜드로 자리매김된 '참예우'에 대한 기대가 자못 크다.전주김제완주축협을 비롯 6개 지역축협에서 출자해 도내 11개 시군 970여농가에 참여한 가운데 5만2000두를 사육, 도내 브랜드중 사육기반이 최대인 탓이다.참예우가 횡성한우처럼 명품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을때 외부적 환경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축산농가들의 안정적 소득은 물론 전북지역 경제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은 자명하다.소띠해를 맞아 참예우가 날개를 달았으면 하는 바람도 이 때문이다.이를 위해 사육농가와 지역축협들은 체계적인 사양관리에 정성을 쏟고,자치단체들과 전북농협은 고급육 생산 장려책과 인지도 향상을 위한 홍보 등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본보는 지난해 2월 참예우 기획기사를 다루면서 「'참'말로 맛있는, '예'사롭지 않은 명품, '우'리입맛에 딱∼이네」라는 3행시로 제목을 뽑은바 있다. 이 3행시처럼 참예우가 도약하는 한해가 되길 기대해본다./홍동기(편집부국장)

  • 오피니언
  • 홍동기
  • 2009.01.13 23:02

[데스크窓] 이번 예측도 제발 틀리길 - 김경모

5% 이상의 경제성장률이란 수치는 대개 신흥 개발도상국가들이 달성할 수 있는 경제 구조이다.주식시장이 호황을 누리던 시절 관심을 모았던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을 일컫는 브릭스(Brics) 국가들이 경제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내놓은 고성장 경제가 여기에 속한다.우리의 경우 중진국을 넘어서며 세계 16대 경제대국이란 자부심과 함께 선진국 진입을 운운하는 경제를 이루어 왔다. 이때쯤이면 국가 경제는 고성장 정책에서 안정 성장으로 선회하는 것이 상례이고, 자본주의 경제 특성상 그렇다.실제로 월드컵이 열린 2002년에 7%를 달성한 것을 제외하면 최근 경제성장률은 3-5% 수준이다. 7%대 경제 성장률은 1990년 전후까지 누리던 달콤한 과실이었다.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대선이란 정치 행사가 시작되면서 고성장 공약이 국민들의 관심을 모았고, 이를 바탕으로 정권 장악에 성공했다.이름하여 '747 공약'이다. 연간 경제성장률 7%,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이란 제목의 앞 숫자를 요약한 현 정권의 간판 공약이다.정권 출범과 함께 이 공약에 대한 허구 논란이 일었고 현 정권은 이 공약은 실현할 수 있고, 실천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꿋꿋이 견지했다.미국발 경제 위기가 서서히 실체를 드러내자 이 약속도 슬그머니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기 저기서 실천 불가능하다는 공격이 이어졌고, 올해 예산안을 편성할 즈음엔 성장률이 4%대에 머물 것이라는 정부와 정치권의 실토가 잇따라 나왔다.반토막 난 성장률은 이제 플러스냐 마이너스냐는 논란으로 번지며 점입가경이다. 눈치를 보던 민간 경제연구 기관들은 지난해 10월까진 정부의 성장률과 엇비슷한 수치를 내놓았으나, 구랍엔 급기야 1%대로 입장을 바꾸었다.급기야 마이너스 성장이란 끔찍한 단어가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3%냐, 2%냐, 1%냐 많은 사람들이 논하고 있지만 사실은 정확한 답변을 지금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데 이어, 구랍 27일엔 "내년 상반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았다.국가경제 성장률이 7% 고성장에서 마이너스까지 추락하는데 채 1년도 걸리지 않았고, 논란이 가열되면 마지못해 수치를 내리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7%라는 수치가 원천적으로 잘못되었든지, 아니면 국가경제를 책임진 사람들의 예측 능력 부족이다.전자가 이유라면 이건 경제를 한낱 정치의 도구로 마구 짓밟은 책임이 중차대하다. 또 후자가 이유라면 정책 입안자들이 무능을 인정하고 물러나야 마땅하다.물론 성장률이 곤두박질치는 이유의 상당 부분은 세계 경제를 주무르는 미국에 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인정한다. 그러나 이것만이 전부가 아니다.고성장에서 마이너스 발언에 이르기까지 정부의 예측은 언제나 실기에 실기를 거듭했다. 어쨌튼 결과만 놓고 판단하면 예측 능력도 정말 보잘 것 없었다.여기에서 한가닥 희망을 가지면 안될까? 이제 막 시작한 새해가 마이너스 성장일 것이란 정부의 예측이 또 다시 틀리길 말이다./김경모(기획취재부장)

  • 오피니언
  • 김경모
  • 2009.01.12 23:02

[데스크窓] 그래도 희망의 강물은 흐른다 - 권순택

어릴 적 시골 동네 앞에 흐르던 개울의 추억이 아직도 아련하다.여름 낮에는 더위를 피해 물장구 치고 밤에는 솜뭉치로 횃불을 만들어 물고기를 잡던 기억이 새록새록 묻어난다. 변변한 놀이시설 하나 없던 그 시절엔 개울이 유일한 놀이터였다.하지만 여름 가뭄이 심해지면 개울은 물풀이 말라붙어 허연 거죽만 드러낸 채 앙상한 몰골로 드러누워 있다. 뜨겁게 달구어진 자갈위에는 피라미 새끼와 송사리떼만 빼빼 말라 비틀어져 뒹굴고 있을 뿐이다.그러다 비가 내리고 물이 흐르면 사막 같던 개울은 금새 생기가 넘쳐난다. 어디서 올라왔는지 여울목을 뛰어 오르는 피리와 붕어들. 이를 노리고 투망을 메고 길목을 지키는 천렵꾼들. 아이들도 마냥 좋아 옷도 벗지 않은 채 물속에 풍덩 풍덩 뛰어든다. 혹독한 가뭄을 견뎌낸 개울엔 다시금 생명이 꿈틀댄다.글로벌 경제위기로 국가경제는 물론 기업과 가정 모두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지만 물이 말라가는 개울처럼 위기상황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 경제 주체들이 긴축과 구조조정, 씀씀이를 줄이고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여전히 암울한 상황이다.그래도 경제 하나만큼은 잘 챙길 것이라 기대했던 이명박 정부는 경제난과 외환위기에 갈팡질팡 갈피를 못잡고 있다.세상살이가 더 팍팍해진 서민들에겐 절망과 낙심, 한숨과 한탄만 쏟아져 나온다. 구조조정 한파에 실직당한 사람들은 찬 겨울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직장을 잃은 가장으로 인해 가정경제는 파탄 나고 청년 실업자는 일자리가 없어 점점 희망이 잃어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중소기업만 2000개 가까이 부도나고 자살률은 OECD 국가중 1위로 올라섰다.참으로 회칠한 무덤속 같다.이같은 세태를 풍자한 허무 개그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KBS '개그 콘서트'에서 한 개그맨이 애절하고 어눌하게 부르짖는 '난~ …뿐이고'라는 극적 반전대목이 클라이막스다. 잘 나가다가 절망과 좌절에 빠진 우리들의 군상을 우회적으로 풍자한 탓에 시청자들로부터 더욱 공감을 얻고 있다.하지만 새벽 여명이 밝아오기 직전이 더 컴컴하듯 질흙 같은 어둠도 날이 새면 모두 걷히기 마련이다. 지금 삶이 아무리 고되고 암울할지라도 결코 희망의 끈을 놓아선 안된다. 그래도 마지막 기댈 것은 희망 뿐이기 때문이다.희망은 1%만 있어도 가능하다. 희망과 절망이 반반이면 저울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절망 49%, 희망 51%면 저울은 반드시 희망 쪽으로 기울게 된다. 단 1%의 희망만 더 가지면 우리의 삶은 달라질 것이다. 조금 나은 것, 조금 좋은 것 1%는 우리에게 미미하고 소소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팽팽한 평형 저울에선 아주 미미한 무게에도 한 쪽으로 기울기 마련이다.비쩍 말라붙은 개울도 비가 내리고 물이 흐르면 다시 생명을 되찾듯이 희망의 작은 물방울이 모이면 물줄기를 이루고 냇물을 만들고 강과 바다를 채우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희망의 강물은 언제나 흐르고 있다./권순택(제2사회부장)

  • 오피니언
  • 권순택
  • 2009.01.08 23:02

[데스크窓] 정동영, 몽골기병의 길을 가라 - 김성중

정동영, 몽골기병의 길을 가라전주 덕진구와 완산구 국회의원 2명이 지난해 당선이 무효됐다. 전북의 정치 1번지 전주 국회의원 선거 사상 전대미문의 일이다. 이 사태를 바라보는 전주시민들의 마음은 복잡하고 불편하다. 자존심이 상하고 자괴감도 밀려온다. 4월 29일 있을 재선에서 후속 '타자'를 고르는 일도 유쾌하지 않은 모습이다.두 의원의 종말은 예견됐던 터라 이들 지역구를 노리는 입지자들도 그만큼 많았다. 열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그들은 그동안 알게 모르게 판세를 읽고 '운동'도 해왔다. 자연스런 정치 현상이다.문제는 정동영이다. 알다시피 17대 대선서 패한 정동영은 18대 총선에서도 연패했다. 그 뒤 정동영은 미국으로 건너가 재기의 칼을 갈고 있다. 중국행도 계획되어 있었다.그런 정동영이 다시 돌아온단다. 재선거가 예정된 전주 덕진은 자신이 갖가지 신기록을 남기며 화려하게 정치에 데뷰했던 곳이다. 그의 귀국과 출마의 연관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이에 대해 정동영은 말을 아낀다. 그만큼 고심이 크다는 증거다. 고민은 곳곳에서 탐지된다. 지역 여론을 탐문하고 출마설의 반응도 체크한다. 측근들도 떠보기를 해대니 언론도 덩달아 춤춘다.그러자 덕진구 재선거를 겨냥했던 입지자들이 졸지에 부동자세다. 거물의 등장이 두려운 표정이다. 사실 4월 재선거 예비후보 등록일은 이미 시작됐다. 선거운동 기간이 너무 짧다고 평소 불평했던 그들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망설인다. '정심'(鄭心)을 모르기 때문이다.이런 수준이 정치 1번지라니, 참으로 졸렬하고 비겁하다.정동영이 누군가. 전북출신으로서 유일무이했던 여당 대통령 후보요, 소석 이철승 이래 가장 전국적인 대형 정치인이다. 그런 그가 재기의 발판으로 다시 정치적 고향 전주에 올 수도 있단다. 이에 대해 최근 기자가 만난 유권자 열 중 아홉은 고개를 젓는다. '용꿈'을 포기했다면 몰라도 큰 고기는 노는 물이 달라야 한단다. 비판과 기대의 교차다.재선거 입지자들도 한심하다. 국가를 위해 여의도로 가겠다면 좌, 우, 앞, 뒤를 살피면 안 된다. 크게 보고 크게 선택해야 옳다. 설사 정동영이 나오더라도 당당히 겨룰 각오여야 맞다. 그렇게 큰 길을 가야 시민들이 눈길을 준다. 정동영이 나오면 안나가고, 안나오면 나가는 식이라면 '똘마니'를 자처하는 꼴이다.이쯤 되면 '그럼 정동영은 어쩌란 말이냐'는 물음이 되돌아온다.간단하다. 출국할 때 마음으로 돌아가면 된다. 지난 대선에서 정동영의 패배는 차별화의 실패이고, 총선에서의 몰락은 우유부단의 결과다. 거기에 답이 있다. 자신의 말대로 공부를 더하고 국가 비전을 세우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그런 다음 선택을 기다리면 된다. 전주시민의 선택이 아닌 국민의 선택을 말이다. 2007년 12월 19일 그에게 보낸 617만표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무릇, 죽었다가 살아나고 없을 것 같던 기회가 다시 오는 게 정치다. 따라서 정동영은 전주를 볼모로 삼지 말고 큰 정치를 해야 대권주자 출신으로서의 격에 맞다.또, 정말 나오고 싶다면 큰판을 기다려야 한다. 예를 들면 서울 은평구 국회의원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의 정치생명이 풍전등화다. 은평은 원래 이명박 대통령의 복심 이재오의 지역구다. 미국에 있는 이재오는 언제든 귀국 태세다. 문국현이 선거법으로 '날아가면' MB정권을 상징하는 인물이 나오게 된다. 그런 곳이 정동영의 진짜 전쟁터다.현 정권과 자신을 동시에 중간평가 할 수 있는 곳. 거기에서 '몽골기병' 정동영의 부활도 꿈꿀 수 있다.

  • 오피니언
  • 김성중
  • 2009.01.07 23:02

[데스크窓] 일 하지 않는 것이 '장땡' 인가 - 안봉호

불과 몇년전만 해도 군산시청에서는 공무원들이 일을 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익년도 예산편성시기인 연말쯤에 시청내 각 부서는 많은 일을 하기 위해 기획예산과에 들러 요구예산이 반영되도록 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그러나 최근 들어서 기획예산과에 들러 내년도 예산을 삭감치 말아 달라고 청탁을 하는 공무원들이 거의 사라졌다.'예산을 세워주면 일을 하고 반영치 않으면 일을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는 식의 사고를 갖는 공무원이 많아졌다는 반증이다.적극적으로 일을 해 보았자 자칫 문제가 발생하면 징계를 당할 소지가 많고 그렇다고 월급이 더 나오는 것도 아니다는 의식에서 비롯되고 있다.주어진 일이나 하고 내 자리에 있을 때 가급적 골치썩는 일이 발생치 않으며 문제없이 지나가는 게 시쳇말로 '장땡이다'는 식이다.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옥봉석산의 훼손된 부분에 대한 복구문제에서 공무원사회의 이같은 면모를 읽을 수 있어 씁쓸하다.옥봉석산은 30년간 토석채취가 이뤄져 면적만도 9만9000여㎡(3만여평), 지하굴착부가 56m에 달하는 광대한 곳으로 시의 안팎으로 그냥 흙으로 단순복구를 하기보다는 폐기물매립장으로 조성, 활용하는 게 시의 미래를 위해 낫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그러나 시는 단순 복토복구쪽으로 결론을 내렸다.비위생적으로 과매립돼 조속히 재정비해야 하는 구 내초동 폐기물매립장이 있고 오는 2015년이면 내초동 매립장의 매립이 완료돼 또 다른 매립장부지를 확보해야 하는데도 이에대한 깊은 고민을 엿볼 수 없었다.구 내초동매립장정비와 추후 매립장추가확보문제와 연계, 옥봉석산을 어떻게 활용하면 미래 군산시에 어떤 이익을 될 것인지에 대한 최소한 용역은 시행했었어야 했기 때문이다.시는 옥봉석산을 폐기물매립장으로 조성할 경우 지하수배제시설및 침출수처리에 특수시스템이 필요하고 국내 매립장중 지하 25m이상은 없다는등 문제점만을 들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내초동 매립장의 수명이 아직 몇년 남아 있고 구 내초동 매립장과 관련, 민원이 발생치도 않은데 괜시리 옥봉석산을 폐기물매립장으로 조성한다고 민원을 야기시켜 소란을 피울 필요가 있겠는가하는 안일하고 근시안적인 행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과연 시의 수장은 물론 관련 공무원들이 시민들의 재산인 옥봉석산이 내 재산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같이 쉽게 결론을 내렸을까, 안타깝기만 하다.상당수의 시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시청밖에서 많은 시민들이 시가 귀찮은 일은 하지 않을려고 하고 현재에 안주하는 행정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군산시는 국내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미래경쟁력 2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그러나 시장을 비롯, 산하 공무원들이 적극적이고 창의적이며 긍정적인 사고로 일을 하지 않는다면 미래경쟁력 2위라는 평가는 허공속의 미사여구(美辭麗句)에 불과할 것이다./안봉호(군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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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1.06 23:02

[데스크窓] 익산시와 임갈굴정(臨渴掘井) - 엄철호

중국 춘추시대.노나라 소공(昭公)이 국내에서 뜻을 이루지 못하고 도망쳐 제나라에 몸을 의탁한 일이 있다.제나라 경공(景公)은 그를 보자마자 이렇게 말했다."어찌하여 나라를 버리고 도망치는 지경이 됐나."그러자 소공은 "충신을 등용하지 않고 주변에 간신과 소인배만 뒀기 때문이다"고 답했다.경공은 소공이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있다고 여겨 재상이었던 안자(晏子)에게 물었다."소공이 노나라로 돌아가도록 도와주면 현명한 군주가 되지 않겠소?"이에 안자는 "어리석은 자는 후회가 많고, 불초한 자는 스스로 현명하다고 합니다. 물에 빠진 자는 수로를 살피지 않았기 때문이며, 길을 잃은 자는 길을 묻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에 빠지고서야 수로를 찾고, 길을 잃고서야 길을 묻는 것은 전쟁에 직면해서야 병기를 만들고 음식을 먹다가 목이 메서야 우물을 파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이미 때가 늦은 것입니다"라며 반대했다.여기서 유래한 고사성어가 '임갈굴정'(臨渴掘井)이다.목이 마른 뒤에 물을 마시려고 우물을 판다는 뜻으로 위기가 닥친후 뒷늦게 서두르는 우를 범하지 말것을 꼬집고 있다.익산시의 지난 2008년은 참으로 알차고 값진 한해였다.수도권 규제 완화와 세계적 경기침체 위기속에서도 익산시는 31만 시민의 염원과 갈망을 담아 크고작은 숙원사업들을 하나둘씩 일궈내는 커다란 성과를 내면서 무자년(戊子年)을 값지게 마무리 했다.국가공모사업인 함열소도읍육성사업,방사성영상기술센터,학생과학교육원 등을 유치하고 KTX 익산역사건설시공사 확정, 평화지구환경개선사업 및 배산택지개발사업 추진 등은 익산을 권역별로 균형발전할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살기좋은 주거도시로서의 매력을 더해가게 했다.특히나 지난 연말께 전해온 외국인 부품소재 전용공단 지정과 국가식품클러스터 유치 확정 등 잇단 2가지 낭보는 익산이 새만금과 환황해권시대를 선도할수 있는 거점도시로서 급부상할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희소식으로써 여타 다른 지자체들이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던것과 달리 익산의 무자년은 참으로 많은 성과속에 보내졌다.그동안 제대로 받아보지 못한 지역 최고의 선물과 대업으로 감격의 기쁨을 마음껏 누린 익산에도 기축년 새해 아침이 밝았다.지역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시대적 흐름에 뒤쳐져 그간 이렇다할 성장활로를 못찾아 점차 시들어가던 익산에도 도시 활력을 새롭게 불어넣을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시작되는 새해가 마침내 찾아온것이다.이제는 지난해의 축제 잔치를 끝내고 우리 모두 냉철하게 현실로 돌아가자.지난해 일궈낸 많은 국책프로젝트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야하는것이 익산시를 비롯한 우리 모두에게 하달된 지상명령이기 때문이다.시민의 염원과 단합된 힘을 일궈낸 값진 결실들이 착실한 사업 추진을 통해 대한민국 모두의 빛이되고 부러움과 놀라움이 되는 그날을 위해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그래서 2009년을 맞는 익산은 그 어느때보다 할 일이 많다.국가식품클러스터 등 많은 국책사업들이 자칫 실속과 가시적인 성과도 없이 안개처럼 살아질수도 있다는 우려와 경고를 결코 잊지말것을 지적한다.가뜩이나 세계 경제 전망이 전례없이 어둡다는 올해의 예측과 분석을 접하면서 이같은 우려와 지적을 가슴속 깊히 새기고 또 새겨주길 바란다.불과 1-2년전 행정도시, 혁신도시, 그리고 무주의 기업도시 등이 유치 당시에는 해당 지역민들에게 우리 익산 시민들이 느끼고 맛보았던 똑같은 흥분과 감격을 안겨줬지만 불과 몇년안돼 오히려 좌절을 안기고 있다는 현실을 타산지석으로 삼길 거듭 충고한다.소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고, 닭 쫓던 개 지붕쳐다보지 말고,호미로 막을것을 가래로 막지말것 등을 재차 지적하면서 익산시는 국책사업 유치에따른 정부의 후속 계획과 향후의 추진 과정 등에 대한 점검에 만전을 기해 31만 시민들을 모처럼 활짝 웃게했던 국책사업 유치가 아무쪼록 잘 마무리될수 있도록 적극 나서주길 당부한다.거듭 지적하지만 익산시는 지역발전 가속화를 위한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고 결코 임갈굴정의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엄철호(익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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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철호
  • 2009.01.05 23:02

[데스크窓] 부패의 손모가지는 잘라내야 - 김재호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은 다소 혼란스럽지만 반드시 바른길로 돌아간다는 말이다.노자의 도덕경에는 이런 말도 있다. 천망회회 소이불루(天網恢恢 疎而不漏). 하늘의 그물은 넓고 넓어 성기기는 하지만 결코 새지 않는다. 죄는 결국 드러나게 마련이라는 뜻이다.지난 23일 김진억 임실군수가 재임 중 두 번째 기소된 재판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퇴정하던 김 군수는 재판장 안을 가득 매운 주민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미소까지 지어보였다. 정치인의 본능적 반응이었을까.그는 아마 "나는 무죄입니다. 그 녀석(비서실장)이 나한테 모두 뒤집어 씌운거요. 항소해서 꼭 무죄를 입증하고, 군수직에 복귀할 테니 염려들 마시오. 지난번 (뇌물각서 사건 재판)처럼 말이오"라고 외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얼마전, 기자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경상도 말씨의 남자는 임실군 산하 한 기관장의 비리를 제보했다. 자신의 이름과 휴대폰 번호까지 밝힌 그가 알려온 제보 내용은 이미 감사원에서 감사를 했고, 제보 대상자가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은 사안이었다.그러나 제보자는"감사원의 정직처분은 솜방망이"라며 수사기관에 진정을 냈다. 검찰 검토 결과에 따라서 해당 기관장은 사법 처리도 감내해야 할 상황인 셈이다.기자는 이번 제보를 계기로 임실지역 사회에 깊게 뿌리박힌 부정부패와 불신, 투서 등의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보자가 해당 기관에 근무한 적도 없으면서 직접 관련된 직원들이나 알 수 있는 기관장의 부적절한 처신들을 속속들이 적시할 수 있었던 것은 얼굴없는 수 명의 내부 직원이 제보자 뒤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관계기관과 언론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진짜 의도가 조직 내 정의구현인지, 상대방을 제거한 뒤에 예상되는 그들의 이익인지 다소 헷갈리는 대목도 있다. 하지만 결국 부패가 있다면 제거해야 한다는 것은 진실이다.김진억 군수의 두 번째 구속 기소, 그리고 실형 선고도 그렇게 시작됐다.지난 2월. 김군수는 대법원으로부터 뇌물각서 사건 무죄 확정 판결을 받고 군수직에 복귀했다.그 무렵, 법조계에는 김군수가 특정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아 챙겼다는 구체적 내용의 제보가 날아들었고, 검찰은 곧바로 수사에 들어갔다. 핵심인물이 도주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수사는 급진전됐고, 임실군에서 사업을 한 업자 2명이 1억4000만원의 뇌물을 군수 비서실장 김모씨를 통해 김군수에게 제공한 사실이 검찰수사와 1심 재판 결과 드러났다.공무원의 부정부패에 완전범죄는 없다. 그것은 그동안의 숱한 공무원 범죄에서 드러났다. 자기들끼리는 은밀히 주고받는 뇌물이지만, 낮에는 새가 살고 밤에는 쥐가 사는 게 세상이다.대법원 판결까지 갈 가능성이 큰 사건이지만, 백보 만보 물러서더라도 김군수가 더 이상 군수직을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임실군의회가 지난 26일 성명을 통해 밝힌 것도 그런 맥락이다.임실군은 변해야 한다. 지난 2000년 이후 세 명의 군수가 9년째 임실군의 발목을 잡았다. 그 발목을 잡은 부패의 손모가지를 잘라내야 한다. 임실군 곳곳에 스며있는 부정부패, 불신의 원혼을 불태워 싹을 없애야 한다.기축년 새해, 임실군의 변화와 혁신, 발전을 기원한다./김재호(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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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호
  • 2008.12.31 23:02

[데스크窓] 그대가 있어 살만한 세상돼야 - 안봉호

홍콩스타 성룡(54)이 최근 자신의 전 재산인 40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중국일간지가 보도해 관심을 모았었다.성룡은 "전 재산을 포기하니 고민이 없다, 전 재산을 기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행복을 찾았다. 죽을 때까지 숟가락하나 남기지 않고 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성룡의 이같은 행위에 대해 중국사회는 '그대가 있어 살만한 세상"이라고 큰 박수를 보내고 있다.국내에서도 최근 어느 할머니의 이야기가 감동을 준 일이 있다.대구시 정성란 할머니(82)는 최근 장애인협회사무실에 찾아와 폐지수집을 통해 수십년간 모아온 돈 900만원의 봉투를 전달하고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꼭 써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6.25전쟁이후 참전 후유증을 앓던 남편을 미리 보낸뒤 혼자 자식을 위해 껌과 고무줄등을 팔아 꿋꿋이 생계를 이어온 이 할머니는 리어카를 끌며 폐지를 수집해 번 돈을 기탁했다고 전해진다.이 할머니는 1000만원을 채우지 못해 미안해 했다고 한다.군산에서도 지난 17일 신원을 밝히지 않은 50대 중반의 남성이 중앙동을 찾아와 200만원을, 같은 날 옥구읍에서는 30대 남성이 돼지저금통 2개와 현금 50만원을, 이에앞서 지난 5일에는 군산시청에서 한 여성이 500만원을 불우이웃을 도와달라며 맡기고 자취를 감췄다.성룡의 전재산의 사회 환원, 가난한 할머니 그리고 얼굴없는 천사들의 이같은 기탁은 '나보다 못한 불우이웃을 생각하거나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한다'는 점에서 찬사를 아무리 많이 보내도 지나치지 않다.'입술이 없어지면 이가 시리다'의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이 고사성어는 밀접한 관계에서 한쪽이 망하면 다른 쪽도 온전하기 어렵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우리의 이웃은 내 자신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 이웃이 잘되면 내가 득(得)을 보고 이웃이 잘못되면 결국 내가 피해를 보게 된다.최근 국제금융위기속에서 상당수 중소기업들의 부도로 실직자들이 대량 속출하고 군산경제의 버팀목이던 GM대우가 휴업에 돌입했으며 자영업자들은 생계걱정에 한숨만 몰아쉬고 있다.특히 중산층이 무너지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중산층이 무너지면 사회의 허리층이 옅어져 우리 사회는 힘을 쓸수 없고 서민층이 많아져 사회불안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단돈 1만원, 아니 1000원!있는 사람들에게는 돈도 아닌 것같지만 없는 자에게는 큰 돈이다.돈이 없는 사람들은 자살을 하는등 고통속에서 신음하고 있지만 가진 자들은 아직도 룸사롱, 고급술집등을 드나들면서 돈을 물쓰듯하는 광경이 자주 목격된다.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이 사회가 불우한 이웃과 함께 가는 세상이 돼야 하지 혼자서는 살수 없다.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다. 잠시 눈을 불우이웃에 돌려 훈훈한 사회를 만드는데 동참, '그대가 있어 살맛나는 세상'이라는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으면 한다./안봉호(군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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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봉호
  • 2008.12.30 23:02

[데스크窓] 새해에는 '사랑해'를 외쳐보자 - 엄철호

한해가 저문다.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한해를 맞은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세밑이다.올 한해는 '다사다난'이란 상투적 사자성어로는 성에 차지 않을 만큼 정말로 다사했고 다난했다.특히나 올해는 극심한 세계 경기 침체로 국민 모두의 마음이 별로 편할 날이 없었던 것 같다.우리는 해마다 이순간이 되면 지나온 나날들을 되돌아보며 회한에 젖는다.연초에 세웠던 큰 꿈과 다짐이 얼마나 실현되었는가를 되짚어 보고 있지만 거의 모든것이 아쉬움과 탄식으로 마무리되기 일쑤다.한해의 끝자락에 당도해 있는 익산은 어떠했는가.역시나 많은 아쉬움과 탄식, 반성을 쏟아놓게 하고 있다.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난 1년의 익산을 결산하는 마음에서 마음에 남는 몇마디를 던져 한해를 마무리 하고 싶다.무엇보다도 심하게 느꼈던 지역민간에 갈등과 반목을 훌훌 털어버리는 세밑이기를 바라는 간절히 마음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익산의 지난 1년간은 정말로 부끄러운 이런 저런 사연이 참 많았다.물론 남을 사랑하고 도와준 아름답고 훈훈한 미담 사례도 많이 있었지만 지역민간에 서로 눈 흘기며 미워하고 시샘하는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이제는 그 모두를 다 털어버리고 새해 새출발을 결심하자.익산에서 유별나게 심했던 지역민간의 갈등과 반목에 대해 우리 모두는 서로 반성해보고 다시는 그런 낯 부끄러운 자화상이 펼쳐지지 않길 거듭 간절히 소망한다.우선 그 중심에 지역 정치인들이 서 주길 바란다.사실 그동안 지역에서 유별나게 심했던 지역민간의 반목과 갈등은 일부 지역 정치인들이 뒤에서 숨어 조장한 부추김과 조정을 종종 보아왔기 때문에 권하는 지적이다.사전적 의미에서 정치란 '사회생활에서 일어나는 필연적인 대립과 분쟁을 조정하는 것'으로 배웠는데 실상은 영 딴판이었다.'내편 아니면 무조건 적'으로 여기는 것이 정치인것처럼 느끼게 했다.누가 누구랑 친하다는 것 하나 만으로도 마음의 선을 긋고 울타리를 쌓는가 하면 잠재적 경쟁자를 마음속에 상정하고는 기회만 있으면 끌어내리거나 깔아뭉개려 했다.겉으로는 '허허'웃으며 악수를 나누면서도 마음속에 비수를 갈고 있음을 알수 있게 했다.작은 모임을 하나 만드는데 어떤 사람은 "그 사람이 멤버면 나는 안 하겠다"라는 말도 서슴치 않고 내 밷은게 일부의 익산 정치인이다.모임의 목적보다는 구성원이 시빗거리가 되는것을 보면서 무척 황당함을 느낀적이 한두번이 아니다.염불하러 오는지 젯밥 때문에 오는지 헷갈릴 정도이니.또한 지난 1년간의 익산은 남을 헐뜯고 흉보고 험담하고 견제하는 정도는 그렇다 치고 전혀 사실무근인 것을 그럴 듯하게 말을 만들어 퍼뜨리는 일도 다반사로 펼쳐졌다.비록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라는 속담이 있지만 아궁이가 없는데도 연기를 피우는 기술자(?)가 익산에는 적지 않했다.이들은 입만 열면 화합과 상생을 말했지만 속 마음은 자기와 경쟁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화합과 상생만을 외쳤다.될성싶은 나무는 싹부터 키우지를 않고 깔아 뭉개고 초반에 초토화시키는게 익산지역사회의 정치 풍토인지 재차 되묻게 했다.이런 풍토에서 어떻게 훌륭한 지역 정치인 탄생과 지역발전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이제 한해가 저문다.삶도 언젠가는 그렇게 저물기 마련이다.세상살이에서 무엇을 성취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잃지 않느냐도 그것 이상으로 중요하다.뭐 그리 대단한 인생이라고, 한낱 뜬구름 같은 정치적 성취를 위해 자기의 모두 것을 잃어가고 있는가.이 세밑에 점검해보길 바란다.다시한번 말한다.찌든 한해를 반성과 사랑의 마음으로 씻어내자고.그리고 새해에는 꼭 해야할것중에 하나로 '사랑해'를 외쳐보자고./엄철호(익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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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철호
  • 2008.12.29 23:02

[데스크窓] 돌아본 전북경제 희망 엿보기 - 정대섭

▲ 전세계 강타한 금융위기올 하반기 전 세계를 강타한 미국발 금융위기는 특히 우리나라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우리 경제를 결산하는 것은 곧 글로벌 경제 시대에 직면해 있음을 피부로 느끼게 해주는 의미라고도 할 수 있겠다.국제경제에 민감한 우리 경제 시스템이 그야말로 한순간에 경제원리도, 개념도 필요없는, 노력이라는 단어조차 무의미하게 무너져 내리는 상황을 모두가 바라봐야만 했다.주가하락, 환율상승에 이어지는 실물경기 급락 전망까지 그야말로 은행은 대출을 꺼리고, 기업은 자금확보에 목을 걸고, 가계는 소비를 극한으로 줄이는 '살아 남아야 한다'는 생존의식만 허무하게 나부끼는 겨울을 맞고 있다.소비를 권장해야 기업이 살고, 기업이 살아야 가계도 살찌는 순환구조를 말하는 논평도 보기 힘들다. 현명한 소비자의 길을 제시하는 입도 없다.가끔씩 정부에서 '뉴딜'을 외치는 소리가 있지만 움츠러든 서민들의 절박한 심정을 다스리지는 못하는 것 같다.▲ 중소기업 어려움'경제대통령'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이명박정부는 수도권 규제완화라는 카드를 내밀어 전국적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도내지역으로 이전하려던 일부 기업들이 방향을 트는 등 악재 속 악재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전북은행이 밝힌 바에 따르면 거래업체들의 자진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69개 업체가 폐업했으나 올 11월 들어 20개 업체가 폐업하는 등 11월말 현재 85개의 크고작은 업체들이 자진폐업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어려움에 처해봐야 진면목을 안다고 했던가. 극한의 어려움 속에서도 지역경제에 희망을 주는 사례는 있다.전북산업의 근간을 바꿔놓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유치가 그렇다. 노동집약산업인 조선소의 입주는 군산지역 땅값을 전국 최고 상승률로 바꿔 놓았고, 인력 충원을 위한 고교, 대학 등의 청년일꾼 육성 등 지역사회가 크게 고무됐다.조선소 유치가 바로 오늘의 가시적인 성과라면 향후 산업지도를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되는 전주기계산업리서치센터의 탄소산업은 지역경제의 미래를 환하게 밝히고 있다. 국내 탄소산업의 굳건한 입지를 확보한 리서치센터는 올들어 한단계 업그레이드돼 전주기계탄소기술원으로 승격했고, 대기업인 효성과 함께 국내 첫 시제품 생산에 나서는 등 전북경제의 큰 축으로 자리잡기 위한 웅비의 나래를 펴고 있다.올해 전북경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화제는 단연 전북은행이다.온 금융권이 파생상품으로 인한 피해와 최악의 유동성, 급등하는 연체율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정도경영을 내세운 홍성주 행장의 리더십으로 자기자본비율 최상위권, 외화·원화 유동성 안정적, 영업이익률 대폭 증가, 당기순이익 큰폭 증가, 키코 등 파생상품 전무의 뛰어난 실적을 보인 것. 작은 지방은행의 성과로는 놀라울 뿐이다.전북 경제가 전반적으로 외부의 영향에 큰 타격을 입고 있지만, 희망의 싹은 이미 자라고 있다는 믿음으로 큰 숨을 쉬어보자./정대섭(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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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대섭
  • 2008.12.25 23:02

[데스크窓] 오바마와 히딩크, 그리고 관가 인사 - 이성원

요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이 화제다.지금까지 알려진 그의 내각인선에는 흑인과 히스패닉계, 일본계, 라틴계, 유대계 등 모든 인종이 포함됐다. 당내 경선에서 치열하게 사투를 벌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도 있고, 공화당 인사까지 끌어안았다.인종이나 여야, 남녀를 구분하지 않는 그의 인사스타일에 대해 언론은 '화합과 능력을 최우선으로 한 다양성·화합내각'이라며 찬양 일색이다. CNN이 여론조사기관인 오피니언 리서치와 함께 미국의 성인남녀 10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75%가 오바마의 인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한다.그의 인사스타일이 돋보이는 것은 우리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인사스타일이 부러운 것은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라는 자괴감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우리도 이 같은 인사스타일을 경험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2002년 한국축구를 세계 4강에 올려놓은 네덜란드 출신의 히딩크 감독이 주인공이다.삼성경제연구소는 2002년 올림픽이 한창이던 6월에 '히딩크 리더십의 교훈'이라는 이슈 페이퍼를 냈다. 월드컵 출전 48년만에 첫 승리를 거둔 뒤 16강 진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다보는 시점이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오대영'이라는 오명에 시달리던 히딩크가 갑작스럽게 언론에 영웅으로 등장하고 '허동구'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어가던 때다.보고서는 히딩크 리더십의 성공요인으로 소신과 공정성, 기본의 강조, 혁신의 추구, 가치의 공유, 전문지식의 활용을 꼽았다. 이중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공정성'이다. 그는 선수선발에 관한 전권을 위임받는다는 조건으로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그렇기 때문에 파벌이나 여론의 영향력 등에 흔들리지 않고 철저하게 실력을 기준으로 선수를 선발했고, 선수들은 더욱 열심히 했다고 한다.오바마나 히딩크의 인사스타일을 장황하게 거론하는 것은 작은 훈수(?)에 욕심이 있어서다. 지금 우리지역 관가에서는 내년초 정기인사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1년여만 지나면 곧바로 선거가 있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공정하지 못한 인사'를 걱정하고 있다.단체장의 입장에서 가깝고 먼 사람이 왜 없겠는가? 좋고 싫은 사람이 있고, 네편 내편도 있을 것이다. 지역이 좁다보니 구분과 경계가 더 분명할 수도 있다. 지역으로 갈리고 학교로 갈리고 혈족으로 갈린다. 여기에다 선거때 나를 도와준 사람과 도와주지 않은 사람, 방관한 사람으로 나뉜다. 그러다보면 좁은 범위에서만 사람을 골라쓰게 되고, 주민에 대한 서비스의 질은 한없이 떨어진다. 결과적으로는 주민에 봉사하겠다는 자신의 선거공약을 배신하는 것이다.작은 둠벙에서 고기잡기는 쉬울 것이나 그 곳에는 잔챙이만 있다. 큰 방죽에서는 고기를 잡기 힘들지만 잡히는 고기는 월척이다. 큰 인물을 구하려면 큰 물로 나가야 한다. 내년에는 적(?)까지도 넓은 아량으로 포용하는 오바마 인사를 흉내라도 내보면 어떨까? /이성원(문화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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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원
  • 2008.12.24 23:02

[데스크窓] 통합본사 유치한다고요? - 김원용

살아가는 데 누구에게나 기로가 있기 마련이다. 수능을 마친 고3생들은 대학과 학과를 두고 고민할 것이며, 취업을 앞둔 청년들은 직업 때문에 밤을 뒤척일 것이다. 기로에 선 사람들의 선택에는 고통이 따른다. 선택은 한편으로 기회지만, 다른 한쪽을 포기해야 하는 아픔이기 때문이다.선택의 상황에 부딪히면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이 떠올려진다. 시인은 숲 속에 난 두 갈래의 길을 만나 망설이다가, 그 중 적게 다니는 길을 택하고, 자신이 선택한 길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노래한다.기로에 섰을 때 시인은 어떤 길을 선택하고, 선택에 따른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를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시다.선택의 문제는 개인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국가나 자치단체가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10년, 100년의 미래가 바뀔 수 있다.전북도가 요즘 혁신도시와 관련한 토공-주공 통합 문제를 놓고 입장 정리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토지공사가 전북지역에 입주하는 공기업이 아니라면, 토공-주공 통합문제에 전북도가 끼어들 필요가 없었다. 토공-주공 통합에 어떤 식으로든 전북의 목소리가 필요했고, 전북은 토공-주공통합을 반대하는 쪽을 선택했다.전북도의 선택에 맞춰 100만명이 넘는 도민들이 토공-주공반대 서명에 동참했다. 도민 대다수가 전북의 선택을 전폭적으로 지지한 셈이다.그러나 며칠전 전북지역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전북도 간부들이 만난 당정회의에서 통합반대 보다 통합 본사유치쪽으로 가자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고 들렸다. 통합법안의 국회처리를 앞둔 상황에서 대세가 기울였다고 보고 실리를 얻자는 취지로 보인다.토공-주공의 통합반대는 그 자체 목적이 아니라 혁신도시의 성공적 조성이 주목적이라고 볼 때 상황에 따라 전술의 변화는 있을 수 있고 또 필요하다고 본다.문제는 토공-주공 통합반대를 선택했고, 이 시점에서 반대입장을 거둬들여야 하는지다. 경남도는 통합문제에 발을 담그지 않으면서 처음부터 통합 본사 유치쪽에 힘을 모았다.통합법안이 여당에 의해 강행처리 될 가능성이 높아진 이제와서 통합 본사 유치쪽으로 선회하는 것은 한참 늦던지(경남에 비해) 아니면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다.통합반대가 전북으로서 최선의 선택이었다면 통합이 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 일단 통합을 반대해보고, 힘이 부치면 본사 유치쪽으로, 그도 안될 경우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얻으면 된다는 `순서도`는 누구나 그릴 수 있고, 속보이는 전술이다.어제 열린 범도민비대위에서는 통합법안 통과를 반대하며 국회 통과시 강력한 도민투쟁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전북도와 정치권이 갖고 있는 카드가 반대입장을 거둘 수도 있다는 측면이 읽혀지면서'투쟁카드'가 얼마만큼 위력을 발휘할지 미지수다.'가지 않은 길'에서 처럼'먼 훗날 후회하더라도'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고 최선을 다할 때 행정과 정치권에 믿음이 갈 것이다.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더 중요하지만, 아직 어떤 선택이 맞는지 모르는 상황이니 말이다./김원용(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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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용
  • 2008.12.23 23:02

[데스크窓] '오랄 해저드' 이제 그만! - 홍동기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은 라운드를 할때 2벌타를 받게 되는 OB(Out of Bounds·코스의 경계를 넘어선 장소 ) 다음으로 연못이나 개울·웅덩이·벙커 등을 통칭하는 '해저드(Hazard)'를 몹시 싫어한다.볼이 연못·개울 등에 빠지면 1타가 더해져 타수를 줄이는데 공을 들이는 골퍼들에겐 치명적이기 때문에 해저드는 피하고 싶은 곳 중의 하나이다.골프에선 장애구역으로 지칭되는 이런 해저드 말고도 다른 해저드가 존재한다.일반적으로 '구찌 겐세이'로 알려진 오랄 해저드(Oral Hazard)다.내기골프를 하는 골퍼들에게서 흔히 볼수 있는 행동중의 하나로 골프실력이 아닌 말로 동반플레이어들의 심리를 흔들어 놓는 경우를 일컫는다.동반플레이가 OB를 내면 "와! 이 친구 우정의 샷좀 보게. 정말 우정이 돈독한 친구야" " 페어웨이는 자네에겐 필요없는 장소구먼" "장타와 OB는 항상 단짝이라지. 아마"라든가, 자세를 취하고 볼을 치려고 하면 기다렸다는듯 "자! 이번 홀에 원온(One On) 어때? 자네 할수 있지 오케이" 등등이 그것이다.이런 오랄 해저드는 얼핏 들으면 기분 나쁘지 않은 말인 것 같지만 멘탈(mental)경기인 골프에선 상대방의 심신 상태를 흩뜨려 놓거나 어깨에 힘을 잔뜩 들어가게 해 그 날 샷을 망치게 하는 결과까지 초래하기 일쑤다.게임매너가 중요시되는 골프에서 오랄 해저드는 결코 바람직스러운 행위라고 볼수 없지만 파장이 동반플레이어들에게 국한돼 사회적 문제까지는 야기하지 않는다.골프의 오럴 해저드와 철자는 같지만 의미와 파장이 확연히 구별되는 또 다른 오럴해저드가 최근 사회저변에서 화두로 다시 등장하고 있다.여기서 오랄 해저드는 소위 남의 돈을 빌려 갚지 않는 도덕적 해이를 일컫는 모럴 해저드(Moral Hazard)에서 빗대어 따온 말로 사려깊지 못한 발언·생뚱맞은 헛소리나 말실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이같은 오랄해저드는 노무현 정권 출범 첫해인 2003년 3월 당시 노 대통령은 전국 평검사들과의 대화자리에서 검사들의 거침없는 발언과 관련 "이쯤되면 막가자는 거죠", 같은해 5월 각종 사회적 갈등이 봇물터지듯 쏟아져 나오자 "이러다가 대통령직 못해먹겠다는 위기감이 든다"는 등의 정제되지 않은 말을 내뱉으면서 신조어로 회자되기 시작했다.노 전 대통령의 오랄해저드는 개그수준으로 희화화됐을 정도이다.이같은 오랄해저드는 MB(이명박)정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대통령직 인수위부터 시작돼 새정부 출범이후에도 좀처럼 고쳐지지 않고 있다.지난달 이 대통령의 "물가안정이 성장보다 시급하다", "주가가 바닥이니 주식을 살때다","BIS(자본자기비율)을 개정하겠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환율이 1030원까지 간 것은 천장을 테스트 해본 것",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차이가 2.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는 발언등도 외환·금융시장과 기업들을 혼란에 빠지게 한 오럴해저드의 사례로 꼽힌다.이런 오랄해저드는 골퍼들의 오랄해저드와 달리 국민들에게 불안과 혼란을 안겨줌은 물론 국가및 지방경제를 망칠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이닐수 없다.국민들은 잇딴 태풍급 오랄해저드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국가 최고 통치권자와 정책 입안및 결정자들의 말은 엄청난 파급력을 갖고 있는 조심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한마디 한마디를 아끼고 신중에 신중을 기해 오랄해저드 시리즈가 제발 막을 내렸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홍동기(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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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동기
  • 2008.12.17 23:02

[데스크窓] 속 좁고 한심한 로스쿨 지원 - 김성중

속 좁고 한심한 로스쿨 지원#장면 1. 2008년 1월 28일 청와대 기자실 춘추관. 기자는 전북대와 원광대 로스쿨 선정이 확정적이다는 기사 송고를 마쳤다. 다른 지역지 기자들도 그 지역 로스쿨 선정과 탈락 소식을 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잠시 뒤 송고를 마친 경남 지역지 기자가 다가와 "전북은 참 좋겠다”는 말을 건넸다. 부러움과 비아냥이 섞인 그의 말을 듣는 순간 기자는 속칭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그도 그럴 것이 경남의 대학은 단 한 곳도 로스쿨에 선정되지 않았지만 전북은 두 곳이나 선정됐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도세가 강한 광주·전남도 한 곳만 선정된 점을 비교하면 표정 관리의 고통(?)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그 후로도 그 기자는 로스쿨 선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말과 함께 전북에 두 곳의 로스쿨이 선정된 '배경'을 추정하며 당시 전북 출신 청와대 윤승용 홍보수석의 역할을 은근히 비판하기도 했다.어쨌든 로스쿨 선정 소식이 전해지자 도내는 잔치 분위기였다. 도내 소재 로스쿨 출신의 법조인을 대거 배출하는 토대가 마련됐음을 기뻐한 것이다.#장면 2. 로스쿨이 선정되자 전국 각 지방에서는 자기 지역 로스쿨에 대한 지원책을 속속 내놓았다.제주는 도와 시·농협·기업이 10년간 105억 원을 제주대에 지원하기로 했다. 강원대는 지자체가 정원 40명 중 31명의 4년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고 기숙사 건립비 17억 원도 보태기로 했다. 농협은 부산대에 50억 원을 주기로 했다. 충남대는 도와 대전시 등에서 각각 3억 원씩을 받기로 했다. 영남대에게는 매년 4억 원의 도비가 건네진다. 원광대도 익산시로부터 5년간 100억 원을 받는다. 전북대에 대한 도내의 지원은 최근까지 없다가 얼마전 쥐꼬리만한 예산이 섰다. 도로 10m 개설하는 데 드는 1억여 원 정도.#장면 3. 이달 5일 첫 로스쿨 시험에서 수도권 출신이 지방 로스쿨을 '점령'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그러자 도의회를 포함한 도내 일각에서 이상한 말들이 나왔다. 전북대(1억4천만 원)와 원광대(1억원) 로스쿨에 지원하기로 한 도 예산 2억4천만 원을 삭감해야 한다는 것. 도의원은 말할 것도 없고 도지사와 도내 핵심 기관장 모임인 '이화회' 회원은 물론 도청을 출입하는 일부 기자들도 그 같은 주장을 폈다.이들은 '수도권 출신 합격생이 대부분인데 도 예산을 로스쿨에 줄 필요가 있느냐'는 논리를 폈다. 예컨대 지방대 출신에게 혜택이 가지 않으니 '죽 쑤어서 뭐 줄 필요가 없다'는 식. 이런 분위기에 도의회 예결위는 예산 삭감을 기정사실화 했다. 도의회는 예산 확정 하루 전 언론의 지적을 받고서야 겨우 서툰 '칼질'을 멈췄다.지역균형발전과 지방대 살리기를 외치며 거도적으로 로스쿨을 유치할 때는 언제고 이제와 수도권 출신 합격자가 많다고 지원을 하지 말자라니. 지방대 출신 합격자가 극소수인 게 문제였다면 예산 삭감보다 '지방대 출신 할당제'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게 순서다. 그렇게 해야 지역균형발전과 수도권-지방대균형발전이라는 로스쿨 선정 취지와도 상통한다.더구나 수도권 출신의 지방 로스쿨 '점령'은 '지방대 출신 할당제'의 확실한 명분이자 명백한 물증이다. 같은 상황이 벌어진 타도에서 '지방대 할당' 목소리가 커졌지만 전북에서처럼 돌연 로스쿨 지원을 중단하려 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투자를 늘려 명문 로스쿨을 만들자고 난리다.도내 기관장들이 모인 '이화회'와 예산을 주무르는 도의원, 지사에게 충고하는 기자들의 속좁은 단견이 그래서 더욱 한심하고 어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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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중
  • 2008.12.16 23:02

[데스크窓] 권력 주변 비리사건 언제까지 - 김경모

역대 정권마다 되풀이 되었던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비리 사건이 또 다시 불거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이 증권사 인수와 관련 거액을 받은 혐의로 수감되었다는 소식이 그렇잖아도 힘든 경제난국을 헤쳐 나가는 국민들을 침울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최측근 기업인도 수사선상에 오르고 있다.정권 임기 말이나 교체 때마다 반복된 대형 비리 사건들. 참여정부는 어느 정권보다 도덕성에서 만큼은 나았을 거란 믿음이 배신감을 더욱 키운다. 최종 혐의는 재판에서 가려지겠지만 친인척과 측근이 비리의 몸통이라는 소식까지 들린다.대통령 주변 인물들의 비리는 참 뿌리도 깊다. 핵심 측근은 물론 형제·자식부터 고종사촌까지 친인척들이 이권에 개입하며 한 건 올리기에 몸을 던졌다.전두환 정권 때는 동생 경환씨가 공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고, 형 기환씨는 노량진수산시장 운영권에 끼어들어 구속되었다. 사촌들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발을 들였다. 사촌 형 순환씨는 골프장 허가를 고리로 금품을 받았고, 사촌 동생 우환씨는 양곡가공협회장직에 오르며 뇌물을 챙겼다.노태우 정권 땐 고종사촌 처남인 박철언씨가 일명 '황태자' 칭호를 달고 행세하면서 슬롯머신 사건에 개입해 철창으로 향했고, 딸은 외화 반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김영삼 정권 땐 현직 대통령 아들이 구속되는 대기록을 남겼다. '소통령'으로 불린 차남 현철씨는 한보그룹 특혜 대출 사건으로 구속되었다. 사촌 처남도 떳떳하지 못한 돈을 받은 사실이 밝혀져 영어의 몸이 되었다.김대중 정권도 세 아들이 모두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그 가운데 두 명이 구속되는 파란을 겪었다.이들 사건은 정상적인 괘도를 벗어난 권력이 우리 사회에서 아직도 통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시사점을 제공한다.20여년 전 전두환 정권 땐 민주화가 본격적으로 성숙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터진 시대적 아픔이라 치부하자. 이후 사건들은 민주화 과도기에 검은 부분을 도려내는 수술의 과정으로 긍정적인 시각을 던져보자그럼 이제 막 터지기 시작한 사건들은 어떻게 둘러대며 위안을 해야 할까. 참여정부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우리 사회에서 반칙과 성역을 없애자'며 어느 정권보다 도덕성과 민주성을 강조하지 않았던가. 이 부분만큼은 믿고 싶었던 국민이 많았을 것이다.언제쯤 우리 사회는 제대로 된 민주화를 이룰 것인가. 자치단체로 눈을 돌려도 한심한 작태가 도를 넘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 일명 힘 있고 이권과 관련된 자리로 옮긴 공직자에겐 검은 손길이 연줄에 연줄을 곡예하면서 줄을 잇는다.끊이지 않는 악순환의 고리는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 이제 출범한지 1년도 안된 정권을 미리 예단하는 건 무리일 수 있지만, 이명박 대통령 측근과 친인척엔 직접 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어느 정권보다 많다. 그만큼 주변 관리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이미 대통령 부인의 사촌언니가 구속된 사례가 있지 않은가.어디선가 본 듯하고 익숙한 권력 주변의 비리 사건을 언제까지 반복해야 할까./김경모(기획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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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모
  • 2008.12.15 23:02

[데스크窓] '그들만의 잔치' '그들만의 대통령' - 권순택

지난달 말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공무원모임 때문에 세상이 들썩거리고 있다. 이름하야 '영포회'. 옛 영일군과 포항시 출신 5급 이상 중앙부처 공무원 모임이다.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이다 보니 이들 역시 세간의 이목을 피할 수는 없다.이 모임에는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이병석 국회 국토해양위원장 박승호 포항시장 등 90여명이 참석했다. 포항 남구가 지역구인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은 당초 참석키로 했지만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관건은 이들의 발언 내용."이렇게 물 좋을 때에 고향발전을 못 시키면 죄인이 된다" -박승호 포항시장-"어떻게 하는지 몰라도 예산이 쭉쭉 내려온다" -최영만 포항시의회 의장-"속된 말로 경북 동해안이 노났다. 우리 지역구에도 콩고물이 좀 떨어지고 있다" -강석호 한나라당 의원(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이 대통령과 이 전 부의장의 후광으로 동해안시대를 열기 위한 예산안의 윤곽이 드러났다. …예산을 다루면서 아무리 대통령이 어렵고 정권이 어려워도 성공을 위한 헌신을 바칠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병석 위원장-정말 가관이 아닐 수 없다.국민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숨과 한탄소리만 높아가고 있는 마당에 대통령의 고향만 잔치판이라니... 국민들의 고통과 신음은 안중에도 없는 행태다.여기에 한술 더 떠서 최시중 위원장은 건배사로 '이대로', '나가자'고 제의했다 한다.실제 국회 국토해양위의 내년 예산증액분 자료에 따르면 포항지역의 사회간접자본 예산이 집중적으로 증액됐다. 영일만항 건설 208억원, 포항~삼척, 울진~포항 철도건설 300억원, 영일만 2산단 진입도로 139억원 등 모두 1000억원에 달했다. 타 지역보다 월등히 늘어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병석 위원장이 743억원,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 218억원을 증액시킨 것으로 알려졌다.이 뿐만이 아니다.영일만항 건설 1조5000억원, 포항~안동 국도건설 1조235억원, 포항 외곽순환도로 건설에 1조8000억원 등 총 4조원대가 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게다가 정부 신규사업으로 추진중인 전국 주요 도로 건설사업비중 40.2%가 포항지역과 연관된 사업이라고 한다.이러니 인접 지역구 의원 입에서도 "노났다"는 말이 나올 법 하다.'영포회' 회동을 접한 국민들은 분통이 터진다.총체적 경제난국으로 서민들은 도탄에 빠졌는데 대통령 고향만 노가 나고 있으니 상대적 박탈감이 더 클 수 밖에 없다.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탄생시킨 전북은 더욱 울화통이 치밀어 오른다. 대통령을 만들고도 지난 10년동안 되레 역차별만 당해왔는데 포항은 벌써부터 "예산이 쭉쭉 내려온다"하니 허탈감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이런 와중에 포항에선 대통령 공원조성 계획을 세웠다가 거센 비난이 일자 취소했다 한다. 도대체 제정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그들만의 잔치, 그들만의 대통령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권순택(제2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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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택
  • 2008.12.11 23:02

[데스크窓] 군산은 군산다워야 한다 - 안봉호

얼마전 뜻있는 시민들끼리 모여 지역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A씨는 더 많은 산업단지의 개발을 통해 기업을 유치, 인구의 유동성이 풍부한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B씨는 군산의 장점을 키워 다른 지역과 차별성을 두어야 장기적으로 발전한다고 말했다.A씨는 개발쪽에, B씨는 지역의 정체성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방법론이 달랐다.A씨가 경제적인 발전만을 언급한 것이라면 B씨는 군산의 정체성 즉 역사·문화적인 측면을 외면한다면 경제적발전은 장기적인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말하고 있다.군산은 최근 격동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전국 최대인 81홀규모의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골프도시가 됐고 국가산업단지내에 GM대우자동차,타타대우상용차와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등 굵직 굵직한 기업들이 둥지를 틀면서 조선·자동차도시로 변모했다.새만금· 군산경제자유구역의 지정과 함께 개발붐이 일고 있고 세계적인 관광지로 부상하게 될 새만금방조제가 내년 준공되며 고군산군도는 국제해양관광지로 개발되면서 조만간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게 된다.숙박및 요식업계등의 경기가 살아났고 군산의 도시가치는 급상승세를 보였으며 지속적으로 추락하던 군산의 인구는 증가세로 돌아섰다.때문에 군산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자체 개발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그러나 이의 이면에 자칫 군산의 역사성과 문화성등 정체성을 잃어 버리지 않을 까 우려되는 점이 있다.군산의 역사성과 문화성은 다른 지역과 차별화를 부각시킬 수 있는 즉 군산을 군산답게 조성할 수 있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이는 비록 아픈 과거라고 할지라도 많은 교훈을 안겨주는 군산내항 구도심지역에서 찾을 수 있다.금강하구에 위치, 백제의 관문이었고 고려·조선시대에 세곡관리창고가 운영되던 군산은 1899년 5월 1일 개항이후 1909년 우리나라 쌀생산량의 32.4%가 군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반출될 정도로 물류유통항구도시였다.군산내항 지역에는 등록및 비등록된 건축물들이 전국 최대규모로 군집을 이루고 있어 20세기 전반기 생활문화산업등을 엿볼 수 있다.일제 식민지시대에 만들어진 부두와 부잔교 4기, 근대 건축물인 조선은행· 세관· 세관창고· 나카사키 18은행등이 하나의 블럭을 이루고 있다.또한 군산항은 근대소설인 채만식의 '탁류'와 현대소설인 조정래의 '아리랑'의 중요한 배경으로 등장, 1930년대 식민지의 생활상을 재현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의 공간연출이 가능하다.즉 군산은'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을 가지고 있는등 다른 지역과는 전혀 다른 특별함이 있다.개발도 좋다. 그러나 군산이 군산다울때 경제적발전과 함께 다른 지역과의 차별성을 가지고 장기적인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점을 감안, 역사성과 문화성등 정체성을 살려 나가는데 역점을 두어야 할 시점이다./안봉호(군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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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봉호
  • 2008.12.10 23:02

[데스크窓] 횡령과 배임, 그리고 ··· - 김재호

요즘 주요 정치·사회적 화제는 단연 노무현 전 대통령 친형 노건평씨 구속과 노무현 전 대통령 후원자이자 친노 정치인들의 정치자금줄 의혹을 받고 있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수백억대 시세차익과 비자금 조성, 세금포탈 의혹이다. 검찰이 박 회장에 대한 혐의점을 상당부분 포착하고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 초읽기에 들어간 박 회장의 검찰 소환은 곧 구속을 의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노건평씨는 동생이 대통령이 되자 "고향에서 소처럼 일하다 죽겠다"며 대통령 동생에게 누가 되지 않을 것처럼 말했지만, 노무현 집권 당시 몇차례의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넘기더니 결국은 비리가 드러나 구속되고 말았다. 박연차 회장은 비행기 음주 추태 등 기업 CEO로서 부적절한 추문을 낳더니, 후원해 준 대통령을 디딤돌 삼아 사익을 챙긴 것 아니냐는 비난의 한 복판에 서 있다.권력형 비리는 대통령 권력 주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정치인들, 특히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자치단체장들의 뇌물 비리는 이제 더 이상 뉴스거리에서 제외될 정도로 비일비재, 잊을 만 하면 터지는 형국이다.수백억원 이상의 고객돈을 다루는 서민금융기관의 대표 등 간부들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돼 있는 상황이다. 한 금고 사장은 자신의 부인 앞으로 10억원대 불법대출을 했다가 적발됐고, 거액을 대출 하면서 대출자의 신용상태, 연대보증 여부 등 채권회수를 위한 절차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가 자신이 경영하는 은행에 수십억원의 손실을 입힌 상호금고 사장은 배임 혐의로 법정구속됐다. 물론 그들은 범죄가 드러나 사법처리 절차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지만, 이같은 사례들은 길거리에서 야채 팔아 모은 푼돈을 작은 희망과 함께 서민금융기관에 맡기는 서민고객들의 억장을 무너지게 한다.비리 또는 부적절한 행위가 어디 그들 사이에서나 있는 전유물인가?범죄를 적발하고, 처리하고, 경계해야 하는 경찰과 검찰, 사법부, 언론 등 관계자들까지도 이따금씩 뉴스를 통해 자신들의 죄상을 알리고 있으니, 범죄가 어찌 전과자들 만의 몫이겠는가.얼마전 전주지법은 미성년자 성폭력범 2명에 대해 징역 4년과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은 모 인터넷 사이트에서 채팅으로 만난 10대 성매매 여성에게 성을 매수하겠다며 심야에 불러낸 뒤 성매매 단속 경찰관을 사칭, 구속하겠다고 위협하고서 차례로 성폭행했다. 인면수심이다.어떤 범죄는 멋있고, 어떤 범죄는 추할까? 과연 그 경계가 있을까? 어떤 때는 그 경계가 있는 것 같다. 사회적 명예와 부를 거머쥐고 있는 범죄자들은 경우에 따라 범죄자가 아닌 듯 대접받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그 죄를 사면복권이라는 성은으로써 말끔히 씻어주니 말이다.범죄를 저질렀다면 대통령이나 그의 형이나, 그의 측근, 기업의 회장, 고위공무원, 단체장, 언론인, 회사원, 노동자 등이 무슨 차별이 있을까. 결국 미성년 소녀에게 줄 화대가 아까워 경찰관을 사칭한 파렴치 성폭력범과 뭐가 다르단 말인가.연말이다. 2008년이 가고 있다. 가고 오는 것이 세월이지만, 유난히 2008년이 기억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연초부터 선거전이 펼쳐지면서 당락이 엇갈리고, 선거법에 걸려 치명상을 입은 사람도 손에 꼽힌다. 잇따른 뇌물사건 때문에 작은 지역사회가 초토화된 비극의 땅도 있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범죄로 얼룩진 지난해(年)는 미련없이 내팽개치고, 오는 새해(年)나 반길 일이다./김재호(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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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호
  • 2008.12.0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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