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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포기 -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감을 얻게되는 것은?

■ 쟁점 자료 분석하기

 

(가) 인생은 선택의 연속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한다. 하루하루를 봐도 식사 메뉴를 결정하는 사소한 선택에서부터 인생을 좌우하는 중요한 결정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수많은 결정을 해야하고 그때마다 선택의 순간에 서 있게 된다. 어느 광고 문구처럼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하기도하고, 식사메뉴처럼 단지 일회성의 영향밖에 주지 않는 선택도 있다.

 

다음은 2003년 치열하게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바그다드로 이동 중인 미군 보급 부대를 따라가 쓴 종군 여기자의 글이다.

 

┌25일 오전 기사를 쓰고 있는데 부대를 총지휘하는 대령이 찾아와서 돌아가고 싶냐고 묻는다. 나는 바그다드까지 가서 이 전쟁의 끝을 보고 싶은 생각과 이쯤에서 워싱턴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반반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대령은 내 옆 자리에 앉았다.

 

"1976년 내가 한국의 비무장 지대에서 근무할 때 북한군의 총격을 받아 팔에 부상을 입었어요. 8.18 도끼 만행 사건 직전입니다. 죽기 싫어 상관에게 남쪽으로 옮겨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여기서 도망치면 앞으로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항상 도망만 다닐 것이라며 당장 나가라고 소리쳤습니다." 그 대령의 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당신이 '여기까지가 나의 한계다'라고 생각하고 돌아간다면 지금 그은 그 선이 평생 당신의 한계가 될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옳다고 판단하는 일을 하십시오. 도와드리겠습니다."그는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떨어졌다. 나는 막사 밖으로 나가 다시 불어닥치기 시작한 모래 돌풍 속에서 한참 동안을 멍하니 서 있었다. 선택할 수 있어서 너무 괴롭다. ┘

 

(안철수, 9인 9색 청소년에게 말걸기)

 

(나) 끔찍한 열하로 갈 것인가, 포기하고 돌아올 것인가

 

나 역시 함께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러나 먼 길을 겨우 쫓아 와서 안장을 끄른 지 얼마 되지 않아 피곤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또다시 먼 길을 떠나자니 생각만 해도 끔찍한 노릇이요, 또 만일 열하에서 바로 본국으로 돌아가기라도 하면 연경 유람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예전에도 황제가 우리나라 사신단을 각별히 배려하여 곧바로 돌아가도록 한 특별은전이 있었고 보면,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게 십중팔구 뻔한 일이었다. 그래서 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데, 정사가 이렇게 충고했다. "자네가 만 리 길을 마다 않고 여기까지 온 건 천하를 널리 구경코자 함이거늘, 대체 뭘 망설이는가. 만일 돌아간 뒤에 친구들이 열하가 어떻던가 하고 물어오면 뭐라 답할 텐가. 게다가 열하는 누구도 가 보지 않은 길인데, 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그냥 놓칠 셈인가."

 

결국 나는 일행과 함께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 정사 이하 수행원들의 직함과 성명을 적어서 예부로 보내어 역말 편에 먼저 황제에게 알리기로 하였는데 나의 성명만은 단자 속에 넣지 않았다. 본디 특별한 업무도 없거니와, 황제의 별상(別賞)이 있을까 하여 미리 피한 것이다. (박지원, 열하일기)

 

(다)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

 

빅토르 위고의 대표작 〈레미제라블〉에서 주인공 장발장은 7명의 어린 조카들을 위해 빵 하나를 훔친 죄로 5년형을 선고받고 탈옥기도로 인해 19년을 감옥에서 보낸다. 긴 세월의 복역을 마친 그는 가는 곳마다 거절을 당한다. 처량하기 이를데 없는 그가 노숙하려던 순간 어느 노부인의 추천을 받고 한 집을 찾아간 그는 미리엘 주교의 따뜻한 환대를 받는다. 그러나 그날밤 그는 주교의 은식기를 훔쳐 도망치고 다음날 헌병들에게 체포되어 미리엘주교의 집으로 다시 돌아온다. 주교의 은식기를 훔친 일은 청년시절 빵을 훔쳤을 때와 마찬가지로 장발장의 인생을 크게 바꾸어놓는다. 헌병들에게 체포되어 온 그에게 주교는 다가가 왜 은촛대도 가져가지 않았느냐고 물은 후 은촛대까지 내어준다. 그리고 주교는 은그릇을 정직한 사람이 되는데 쓰겠다고 자신에게 약속한 일을 잊지 말라고 말한다. 꿈에도 약속을 한 기억이 없는 장발장은 처음에는 주교의 말에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곧 주교의 깊은 뜻을 깨닫고 이 일을 계기로 정직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기로 결심한다. 이 후 이름을 바꾸고 사업가로 성공하며 시장이 된다.

 

넛지는 더 나은 선택을 유도하지만 유연하고 비강제적으로 접근하여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자유주의적 개입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명령이나 지시가 있다면 그것은 넛지라고 할 수 없다. 예컨대 급식을 하는 식당에서 몸에 좋은 과일을 눈에 잘 띄는 위치에 놓은 것은 넛지라고 할 수 있지만 정크푸드를 먹지 말라고 금지하는 것은 넛지에 해당하지 않는다. (김훈민, 박정호,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

 

■ 쟁점 논제

 

1. 논술논제

 

(다)의 작품과 넛지에 대하여 설명하고, 이를 (가)와 (나)에 적용하여 선택할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를 쓰시오.(900자 내외).

 

2. 면접 토론 논제

 

민족과 개인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어느 것을 선택하고, 그 선택한 이유에 말하되 반론을 고려하여 자신의 의견을 말하시오!

 

■ 쟁점 자료 비판적 읽기

 

(가)의 쟁점을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자료

 

기자의 절박한 상황을 모두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그 생각을 나름대로 상상해 본다면 이렇지 않았을까? '지금 내가 부대와 함께 계속 전진한다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내가 이 시점에서 포기하고 다시 신문사로 복귀를 한다면, 이것이 내 인생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한계가 될 것이다. 내 인생에서 다시는 이러한 선을 넘을 수 있을 기회가 오지 않을지도 모르며, 이러한 기회가 오더라도 나는 다시 물러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일은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면서 크든 작든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면 항상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기자가 ' 과연 내가 여기서 물러설 것인가, 아니면 목숨을 잃을지라도 앞으로 나가서 내 인생의 한계를 한층 더 높일 기회로 삼을 것이라'라고 고민했던 것처럼 어쩌면 인생이란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 직면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넓혀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나) 의 쟁점 비판적으로 보기

 

열하는 애초의 일정에 없던 것이었다. 목적지는 연경이었는데, 마침 황제가 피서산장인 열하에 있으면서 조선 사행단을 급히 열하로 불러들이는 돌발적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이때 연암은 한여름 비와 더위로 멀고 먼 길 열하로 갈 것인가 말 것인가를 선택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 때 삼종형 종사가 개입을 하게 된다. 여기서 정사의 개입은 닛지의 실행으로 볼 수 있다. 정사의 개입은 수행원들과 전혀 상관이 없는 연암에게 열하로 여행을 떠나게 하는 역할을 하게 한다. 연암의 처지는 황제의 물품을 받을 명단에도 들어가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그러므로 그는 열하로 가지 않고 연경을 구경하다가 와도 되는 형편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멀리까지 와서 열하라는 곳은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되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아닌가라며 개입하는 것이다. 이것은 연암의 일생에 커다란 경험을 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고 연암의 열하일기라는 위대한 문학의 완성을 가져오게 된다.

 

연암이 열하를 선택하지 않고 그냥 돌아왔다면 지금의 열하일기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부드러운 개입을 흘려 듣지 않고 새겨 들어서 열하행을 선택하였기에, 그리고 그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리라는 스스로의 다짐이 있었기에 열하일기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다)의 쟁점 비판적으로 보기

 

결과적으로 보면 미리엘 주교는 사회에서 버림받은 장발장을 바른 길로 인도하여 그가 시장이 되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장 발장의 갱생은 어떤 강압이나 끈질긴 호소에 의해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주교는 은식기를 훔쳐간 장발장을 용서해주고, 은촛대를 얹어주면서 자신과 한 약속을 잊지말라고 말했을 뿐이다.

 

미리엘 주교의 경우, 장발장을 선한 길로 인도한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직접적인 훈계가 아니라 우회적인 방법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넛지를 활용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미리엘 주교가 장 발장을 크게 꾸짖고 잘못을 뉘우칠 것을 강요했다면 그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미리엘 주교는 은촛대라는 상징물을 통해 그가 스스로 깨달음을 얻을 기회를 주었고, 장발장은 미리엘 주교의 바람에 부응했다.

 

넛지는 개인에게 선택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넛지가 필요한 이유를 전부 설명하지는 못한다. 선택의 자유를 보장한다 하더라도 이에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면 넛지는 구태여 실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넛지가 주목받는 이유는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당성할 수 있다는 특성 때문이다. 탈러와 선스타인은 넛지가 법률제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는 실제로 닛지를 활용한 정책들이 수용되기도 하였다. 작은 변화를 통해 사람들의 행동양식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과 세밀한 계산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사람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선택 설계자들의 아이디어로 인해 사회가 좀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이것은 각 분야에서 적극 고려될 필요가 있다.

 

■ 쟁점 확대하기

 

(가) 기자로서 그곳에 남아 있기로 선택하겠다는 논거

 

(가)의 기자라면 당연히 특종을 취재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며 남아 있어야 한다. 한계라고 하여 물러난다면 종군기자라는 직업이 없을 것이다. 다른 기자처럼 물러나온다면 기자로서의 일을 포기하는 것이다. 즉 선택이 좋은 것이 아니라 포기라는 비겁함이기도 하다. 총지휘하는 대령의 개입은 닛지에 해당한다. 자신의 길을 최선을 다하여 선택할 수 있도록 강제하지 않고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도망 다니지 않고 직면하여 길을 갈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도록 관여하였다. 그리하여 선택은 그 기자가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나)의 경우도 열하까지 가는 그 험난한 길을 선택하지 않고 돌아오려고 했던 연암에게 정사의 개입으로 인해 연암이 열하기행을 선택하였고 그 결과 열하일기라는 기행문이 나오게 되었다.

 

이것은 연암의 일생뿐만 아니라 후대에까지도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된 것이다. 부드러운 개입은 세상을 바꾸게 한다. 아무도 갈 수가 없는 곳을 가게 되었다는 것은 본인의 삶에 있어서 한계를 극복하는 영예로운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글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고, 그것은 타인과 구별지을 수 있는 특별한 것이 될 수 있다. 그것이 살아가는 진정한 힘이다.

 

같은 시간을 살면서도 무엇인가 다르게 살아가는 것이 선택에서 오는 기쁨이고 보람일 것이다. 선택한다는 것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감을 얻게 되는 살아있음을 만끽하는 것이다.

 

(나) 선택하지 않고 포기하겠다는 논거

 

선택하지 않고 포기하고 전쟁터를 빠져나오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다. (가)에서 기자가 바그다드에 남아 있는다는 것은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 놓여있음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목숨을 담보로 취재를 한다는 것은 기자로서 명예로울 수 있으나 죽음을 초래할 수도 있은 위험한 상황으로 과잉 노동으로 볼 수 있다. 전쟁이라는 비인간적인 상황에서 전쟁터에 남아 있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할 수 있다.

 

따라서 그렇게 비참하게 죽음을 감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설령 전쟁기자로서는 영예스럽지 않다고 하기도 하지만 하나 밖에 없는 소중한 자신의 목숨을 지키는 것이 진정한 선택이다. 군인이 아니기 때문에 전쟁터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나오는 것은 기자로서 명예롭지 않는 것이 아니다. 전쟁이라는 상황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삶과 죽음의 문제이다.

 

여행의 경우도 꼭 오지의 경험만이 진정한 여행으로 보는 것은 편견일 수도 있다. 포기하겠다는 것도 엄격하게 말하면 하나의 선택일 수 있다. 그 경우에만이 대단한 것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일 수 있고, 다른 일을 해서 또 다른 경험을 하여 더 기발한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 만약 연암이 열하로 가는 것을 포기하고 돌아왔다면 또 다른 중국기행문이 나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모든 것은 하나의 가능성이다.

 

■ 쟁점 기출문제

 

(가) 논술

 

2008 서울대 예시문항 2의 가)지문과 논제

 

미국의 건국 초창기 토마스 제퍼슨은 주민들이 그들의 문제를 주민회의(town meeting)에서 결정할 수 있는 직접 민주주의를 희망했지만, 자신의 생각을 포기해야만 했다.

 

논제 3. 위의 논의를 토대로 정보화 시대의 이상적인 민주주의를 구상해 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기술하시오. (800자 이내)

 

(나) 면접

 

- 여행은 오지탐험이어야 하는가 휴식이어야 하는가

 

- 내가 연암이라면 그 힘든 열하행을 선택할까 포기할까

 

- 종군기자는 선택의 상황에서 죽음을 무릎써야만 하는가

 

- 넛지에 대하여 설명하고 실행 경험을 말하시오.

 

■ 용어 정리

 

△넛지(nudge) : 어떤 선택을 금지하거나 경제적 인센티브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고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 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의 공저인 책이름이기도 함. 탈러와 선스타인은 책에서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라는 의미로 이 단어를 사용함. 명령이 아닌 팔꿈치로 옆구리를 툭 치는 듯한 부드러운 권요로 타인의 바른 선택을 돕는 것.

 

■ 관련 도서

△경제학자의 인문학서재(김훈민, 박정호), 한빛비즈

△9인9색 청소년에게 말걸기(안철수외 공저), 주니어김영사

△열하일기 (고미숙), 그린비

 

■ 관련 영화·영상 - 지식채널e

△뜻밖의 선택

△버튼을 누르지 않는 이유

△모든사람1부 최소한의 목록

 

■ 학생 글과 교사 총평

 

△논제 : 인간 사회는 개인주의적 삶의 방식과 공동체적 삶의 방식이 충돌한다. 자료1에 제시된 미래사회 삶의 전망에 대해 자료 2의 내용을 바탕으로 비판하시오!(900자 내외)

 

(본보 6월 20일자 제시문에 대한 학생글)

 

1. 학생 논술문

 

 

사람들의 삶에서 개인주의적 삶과 공동체적 삶은 서로 상충되는 개념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인 공동체 사회였지만 산업화를 겪으면서 서양의 개인주의적 삶의 방식이 자리 잡게 되었다. 몇몇 사람들은 이웃 간의 정이 사회를 지탱했던 과거에 비교하며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가 소원해진 현대 개인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자료1은 개인주의적 삶의 방식이 더욱 발전하면서도 공동체적인 삶의 방식이 요구되는 사회로서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주의 사회가 공동체적인 삶과 조화를 이루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자료 2는 하나의 인간이 선과 악 두 가지로 분열되는 모습을 그린 '반쪼가리 자작'을 소개하며 사실 우리 모두가 반쪼가리 인간들이라고 말한다. 불법 체류 외국인들을 노동자로 고용하고 노동자의 기본 권리조차 지켜주지 않는 중소기업 사장, 탈세를 주수입원으로 하는 고소득 전문계층, 그리고 동네에 하수 처리장이 들어오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아내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면 우리들이 공동체적 삶을 지향할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물론 가장 이상적인 사회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최대한 보장받으면서도 사회 공동체적 삶을 추구하는 사회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들은 각자의 이익만을 추구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공존하려는 데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미래에 사람들의 개인주의적 삶이 더욱 강화되고 삶의 물질적인 요건은 발전할지 모르지만 이타적인 삶보다는 서로를 밟고 올라서서는 사다리를 차버리는 우리들이 이 이상적인 사회를 이룩할 수 있을지에는 회의감이 든다.

 

최정필(동암고 2학년)

 

2. 교사 총평

 

 

이번 논제는 개인주의적 삶을 지향하면서 공동체적인 삶의 방식을 조화시켜나가는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이상적인 삶의 방식이라는 전망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해 보는 문제이다. 특히, 인간 사회에서 충돌하고 있는 개인주의적 삶의 방식과 공동체적인 삶의 방식을 조화롭게 추구한다는 미래적 전망을 제시된 자료를 통해 비판적으로 검토해 보아야 한다.

 

△ 제시문에 대한 이해 분석력

 

제시문에 대한 이해분석력은 자신의 논증을 위해 가장 필수적인 항목이다. 왜냐하면 논제가 요구하는 의도를 바탕으로 제시문을 요약하고 분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료 1의 개인주의적 삶의 방식이 더욱 발전하면서도 공동체적인 삶의 방식이 요구되는 사회로서 미래적 전망은 두가지의 조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과 자료 2의 하나의 인간이 선과 악 두가지로 분열되는 모습을 그린 '반쪼가리 자작'의 인물들이 사실 불완전한 우리 인간의 모습이라는 점. 이 점에서 최정필 학생의 분석은 적절하다.

 

△창의적 사고력(비판력, 참신성)

 

이번 논제요구 사항에서 창의적 사고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은 개인주의적 삶의 방식과 공동체적 삶의 방식이 충돌하는 다양한 예를 제시하는 것과 자신의 견해에 대해 예상되는 반론을 꺽는 것이다. 왜냐하면 창의적 사고력은 독창적인 사고도 중요하지만, 다각적인 사고와 예상되는 반론을 고려하면서 자신의 논지를 보강하는 깊이 있는 사고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최정필 학생은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하고 있다.

 

△문제 해결력

 

이번 논제는 자료2을 바탕으로 자료1에 나타난 개인주의적 삶의 방식과 공동체적 삶의 방식의 이상적 조화라는 미래적 전망을 비판하는 것이다. 각자의 이익만을 추구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공존하려는 데에는 소극적인 태도와 미래에 강화된 개인주의적이고 물질주의적인 삶속에서 이타적인 삶보다는 서로를 밟고 올라서서는 사다리를 차버리는 현실에 대한 비판은 매우 적절하다.

 

△문장력 및 표현력

 

최정필 학생은 자료 분석과 논지 전개가 매우 좋다. 또한 문단구성 역시 좋다. 다만, 결론에 해당하는 문장에서 '회의감이 든다'와 같은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보다 객관적인 표현을 쓰는 것이 좋다.

 

김경업(동암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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