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봉호 군산본부장
“관광이란 무엇인가,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것이다. 무엇이 발걸음을 멈추게 하나. 자연을 자연그대로 숨쉬게 하는 것이다. 농약을 치지 않으면 새가 많아지고 그러면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북한강에 떠 있는 겨울연가의 촬영지인 남이섬을 도시의 찌든 때를 마구 배설하는 장소에서 문화와 휴식공간으로 만든 장본인인 강우현사장(51)의 말이라고 한다.
그는 인간이 만든 상품을 팔지 않았고 달밤과 별밤을 팔았다. 그리고 그게 좀 시들어지면 새벽 물안개를 팔았다. 지난해 연말에는 추위에 약한 대만과 싱가포르 외국인들이 몰려오자 모닥불을 팔았고 나무를 쌓아 고드름을 팔았다고 한다.
그는 이같은 경영으로 연봉 1천2백원에서 억대의 연봉자로 부상했고 남이섬을 침몰하는 섬에서 국제관광지로 만들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하루 평균 6백~1천명가량의 외국인이 남이섬을 찾고 있고 지난 2000년 연간 27만명에 불과하던 입장객이 올해는 1백만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시도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 대장도등 고군산군도를 일원으로 하는 군산국제해양관광지조성을 위한 기본계획안이 최근 발표됐다.
이 계획안을 보면 거창하다. 공간적범위만도 8천5백79㎢인데다 시간적범위는 2004년에서 오는 2020년까지다.
또한 신시도에는 터널이나 도로를 개설하고 섬과 섬사이에 2차선의 도로를 개설해 차량을 전면 또는 제한적으로 통행시키고 섬별로 많은 시설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신시도에 산림 노인휴양시설 숙박시설, 무녀도에 숙박시설 체육시설 마리나시설, 선유도에 숙박시설 공공편익시설 상업시설, 장자도에는 교육체험시설등이 그것이다.
골프빌리지, 호텔, 위락시설, 콘도, 별장등이 들어서게 된다.
도로 공사를 위한 사업비만도 계획안에 따라 1천여억원에서 3천4백여억원정도 소요된다.
전북도는 내년말 관련절차를 거쳐 기본계획의 수립을 완료하고 오는 2007년부터 사업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고군산군도는 새만금방조제도로가 완공될 경우 연간 1천여만명이상 몰려드는 관광객들의 주된 휴식공간이 된다.
그런 만큼 가장 우려되는 것도 환경파괴문제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당장 신시도에 터널을 개설하려고 하는 것도 논란의 대상이다. 섬을 가로 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의 최고대상은 본래 모습 그대로 숨쉬게 하는 자연인데 굳이 섬의 한 가운데
를 관통하면서 터널을 뚫고 도로를 개설해야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신시도의 자연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관광객들이 바다를 충분하게 조망할 수 있도록 섬주변의 일주도로를 개설하고 신시도와 무녀도에 2차선의 연륙교를 만들어 차량을 통행시키는 것다는 신시도에 선착장을 만들어 유람선으로 무녀도와 선유도 및 장자도를 오가게 하는 방안을 어떨지 생각된다.
고군산군도는 처녀의 화장하지 않은 얼굴같이 청초하고 청순하며 태초의 비경을 간직한 신선들이 놀던 관광의 보고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자연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고군산군도를 어떻게 국제해양관광지로 만드냐에 있다.
“다른 한국의 관광지들은 어딜 가나 요란한데 여기는 조용해서 좋다”라며 남이섬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들의 탄성섞인 발언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
그리고‘ 소음을 리듬으로, 스쳐가는 경치를 운치’로 바꾼 남이섬 강사장의 의지도 반추해 볼만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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