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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대구사랑 의원 모임'이라?

조상진 정치부장

열린우리당이 ‘대구를 사랑하는 국회의원 모임’을 이달말께 결성키로 했다. 대구지역 12개 지역구에 당 소속 현역의원이 한명도 없어 지역여론 수렴창구를 마련키 위한 것이라고 한다. 중장기적으로 취약한 지지기반을 넓혀 나가려는 포석도 담겨있는 듯 하다.

 

대단히 환영할 일이다. 영호남 장벽을 뛰어넘겠다는데 누가 시비할 것인가. 나아가 영남출신 대통령을 배출했지만 아직도 호남당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으로서는 마땅히 시도해 봄직한 일이기도 하다.

 

특히 4·2 전당대회에서 영남권 후보를 자처한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이 지도부 입성에 실패한데다, 4·30 재보궐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어 경북에 대한 지원 필요성도 고려되었을 것이다. 문희상 당의장이 당선과 함께 내걸었던 ‘지역구도 타파’및 선거구제 개편과도 맥이 닿아 있다.

 

이 모임에 참여하는 의원 17명의 면면도 화려하다. 천정배 전 대표를 비롯 염동연·유시민·한명숙 상임중앙위원과 김원웅·송영길등 열린우리당 얼굴마담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앞으로 △매달 대구시와 시당간의 당정협의에 참여 △시당 주최 정치아카데미에 연사로 참여 △지역언론에 기고 등 지역활동을 적극 벌여나가기로 했다.

 

이와는 반대로 한나라당에서는 요즘 호남껴안기가 한창이다. 17일 전남 구례에서 열린 섬진강 마라톤대회에 원희룡 최고위원을 비롯 남경필 정병국 등 한나라당 의원 10명과 당직자 등 150여명이 참가하는 성의를 보였다. 이에 앞서 이들은 여수를 방문, 엑스포 개최예정지와 광양만 일대를 둘러 보았다.

 

또한 박근혜 대표는 지난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찾아 사과를 한데 이어, DJ의 고향인 전남 신안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는 현안인‘호남고속철 조기완공’과 ‘J프로젝트 지원’등을 다짐했다.

 

그리고 이명박 서울시장이 18일 서울시내 구청장들과 함께 광주를 찾아 5·18묘지에 참배했다.

 

이른바 열린우리당은 서진(西進)정책을, 한나라당은 동진(東進)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입장에서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경남에 교두보를 마련했지만 박근혜 대표가 버티고 있는 대구 경북지역은 아직까지 난공불락이었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TK에 대한 구애에 들어간 것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대선과 총선에서 95%의 몰표를 상대당에 몰아주는 호남을 놔두고는 영원히 집권이 어렵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이 참에 이를 극복해 보자는 것이다.

 

모두 좋다. 정당이란 원래 집권을 위한 존재다. 뿐만 아니라 여야 가릴 것 없이 전국정당화를 지향하는게 얼마나 바람직한 일인가.

 

그러나 한편으로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가장 못사는 전북은 아예 구애 대상에서 빠져 있다. 지역구 의원 11자리를 모두 몰아주고 개인적으로 국회의장이며 원내대표 등으로 잘 나가고 있으나 도민들의 살림살이와 상대적 박탈감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으니 말이다.

 

올들어 기업유치 실적 등이 조금 좋아졌다. 하지만 아직도 지역내 총생산(GRDP)은 전국 평균의 70%대로 최하위를 벗지 못하고 있다. 인구 또한 190만명선도 무너져 이대로 가다가는 타시도에 흡수되던지 아니면 해체되어야 할 판이다. 그런데도 전북은 여당에게 있어 주머니속 공기돌이요 우리에 갇힌 집토끼 신세다. 한나라당도 도세가 작으니 구애대상도 아닌 모양이다. 전북몫은 여당과 야당 어디에도 없어 보인다. 나만의 소아병적 푸념이었으면 차라리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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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진 cho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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