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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익산상권, 쑥대밭 초읽기

엄철호(익산본부장)

'쑥대밭이 되다'라는 말은 '어떤 세력에게 타격을 받아 몹시 쇠잔함'이란 뜻이다.

 

쑥은 우리 선조 웅녀가 굴속에서 먹었다는 식물이며, 실제로 봄에는 국도 끓여 먹고 떡도 해먹는 우리 생활과 가까운 식물이다.

 

그런데 '쑥대밭'이란 말에 와선 영 뉘앙스가 달리되면서 뜻마저 일그러진다.

 

이 말은 아무리 좋은 쑥도 잘 관리하지 않으면 여러 가지 풀 가운데 껑충 커져서 보기 흉하다.

 

패가망신한 집에 쑥들이 정말 함부로 자라면 마당을 난장판으로 만드는데 이런 모양을 보고선 우린 "쑥대밭 됐구나" 하는 탄식을 절로 내뱉게 된다.

 

 

익산 상권이 조만간에 쑥대밭될것 같다.

 

이같은 불길한 우려와 걱정은 대기업 거대 공룡의 대형 할인 매장들이 익산 오픈 예정일을 코 앞에 두면서 그 위용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익산시 영등동 롯데마트 옆 1만1673평의 부지에 8층으로 지어지고 있는 삼성홈플러스 신축 공사가 오는 10월 중순 오픈 예정으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이와함께 삼성홈플러스와는 정반대 지역인 인화동에서는 신세계 이마트가 역시 같은 시점의 오픈 계획에 맞춰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삼성홈플러스와 이마트가 익산 지역을 남과 북으로 나눠 지역 상권 점령을 위한 본격적인 공략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대형 할인 매장 개점으로 인해 해당 지역 영세 상인들의 몰락과 상권 붕괴를 타지역 도시에서 이미 보고 느껴왔던터라 익산 소상인들은 이들의 개점일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불확실한 앞날에 대한 걱정과 한숨 소리만 깊게 내 뿜고 있다.

 

뾰족한 대책과 방안이 없는 막막한 심정으로 그저 약육강식따른 생존 경쟁의 이치만을 마냥 지켜볼수밖에 없는 딱한 처지인 것이다.

 

지역 상권과 소상공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특단의 대안 마련에 익산 시민 모두가 발벗고 나서야 할 때가 된것 같다.

 

시급하고 절실하다.

 

특히 지난 5.31 지방선거 당시 자신이 당선만 되면 재래시장과 영세 상인을 보호하고 육성시키겠다고 장담했던 시장과 도의원, 시의원 당선자들은 자신의 공약이 당선을 위한 말잔치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를 통해 행동으로 보여주었으면 한다.

 

지역 영세 상인들은 당신들의 공약을 굳게 믿고 소중한 한표를 꺼림낌없이 행사했던 사실을 반드시 되돌아보길 바란다.

 

이와함께 삼성홈플러스와 신세계 이마트는 지역 상권 몰락에 대한 일말을 책임감을 가져주길 바란다.

 

거대 공룡 대형 할인 매장들에게 밀려 하루아침에 상가 문을 닫아야하는 지역 영세 상인들의 딱한 사정과 위기를 깊게 헤아려 지역 영세 상인들과 함께 먹고 살아갈수 있는 배려를 아껴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싶다.

 

자사의 영업 방침을 앞세워 그나마 지역 영세 상인들의 입점을 철저히 배제시킨채 서울 업주 선정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현재의 얌체 상혼은 지역민과 영세 소상공인들을 두번 죽이기 결과를 낳을수 있기에 가진자로써의 아름다운 배려와 양심적 상혼을 우선적으로 베풀어주길 간절히 요구한다.

 

지난 2001년 8월 롯데마트 개점으로 이미 혼쭐이 나 있는 지역 영세 상인들이 또다른 대형 할인 매장들의 잇단 개점으로 울화병이 도저가면서 밤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다는 그들의 절망적 하소연을 그냥 지나쳐서는 절대 안된다는 충고를 다시한번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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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철호 eomc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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