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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지역주의, 지역감정

"우리가 남이가?" "충청도는 핫바지여?" "전라도는 경상도한티 치여서 못산당게" 선거 때만 되면 지역감정을 노골적으로 부추기는 망언들이 어김없이 쏟아진다. 보나마나 정치권에서 득표 전략의 하나로 만들어낸 말이 분명하지만 의외로 유권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 결과 당초 인물을 보고 뽑겠다던 선거는 지역감정선거로 변질돼 함량미달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는 이변이 속출한다. 유권자들은 당선자들을 보고서야 후회를 한다. "또 그놈의 망령에 속았구나!"

 

그렇다면 선거에서 지역감정의 사슬을 끊을 수는 없는 것일까? 그리고 정치에서 지역주의를 악용하는 폐습을 퇴치시킬 방도는 없을까? 한마디로 말해서 어림없는 소리다. 적어도 국민 의식이 서구 선진국 수준까지 오르기 전에는 기대 난망이다. 나는 아무 것도 양보할 것이 없고, 잘못된 것은 모두 네탓이라는 의식 수준으로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없는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지역감정이 나쁜 것이지 지역주의가 나쁜 것은 아니다. 지역주의란 지역의 특수성을 살리고, 지역 내 자치성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해 내 지역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지역주의가 출발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부 못된 정치인들이 교묘하게 국민의 감성을 자극하여 지역주의가 지역감정으로 발전되도록 유도를 한다. 이에 국민들은 알면서도 당하고 모르고도 당해 결국은 자신들이 최대 피해자가 되고 만다.

 

범여권의 통합 움직임을 놓고 말이 많다. 통합하지 않으면 죽는 길이 훤히 보이기 때문에 통합은 해야겠고, 그렇다고 주도권을 빼앗겨선 안되겠고... 그래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것 같다. 특히 열린우리당의 친노·비노그룹의 기세싸움이 볼만하다. 비노그룹은 기득권을 모두 버리고 우선 통합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친노그룹은 이념이 뒷받침 되지 않은 통합은 지역주의로의 회귀에 다름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참으로 소모적이고 답답한 논쟁이 아닐 수 없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지역주의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리고 미상불 영향력있는 정당치고 지역에 기반을 두지 않은 정당이 어디 있었는가. 공연히 지역주의란 말 함부로 쓰다 진짜 지역감정 일어날까 무섭다. 국민 의식 선진화될 때까지 지역주의라는 단어 좀 조심해서 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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