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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전북인] 최수규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후배따라 고시공부, 공직인생 첫 발"…기획 탁월한 중기청 토박이

"남들보다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남들 다 가는 코스를 걸었을 뿐입니다."

 

지난달 중소기업청 창업벤처국장에서 중기청 산하 지방청 가운데 사실상의 최대 지방청인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으로 영전한 최수규 청장(51)은 인터뷰가 멋쩍다며 웃었다.

 

지난 1986년 행정고시(30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최 청장은 공직생활 24년 내내 줄곧 중소기업청에서만 잔뼈가 굵은 '중소기업청 맨'이다.

 

철늦은 함박눈이 내린 지난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에 있는 경기지방중소기업청 청장실에서 최 청장의 살아온 이야기와 고향 이야기를 들어봤다.

 

"친구따라 강남간게 아니라 후배따라 강남간 격이 됐습니다. 대학(고려대) 4학년때 같이 하숙하던 고교 1년 후배가 고시공부를 하는 것을 보고 '나도 한 번 해볼까'하고 시작한 것이 인생을 결정한 계기가 됐죠."

 

대학 3학년때 행정고시 1차 시험을 패스한 후배에게 자극받아 책을 잡은 최 청장은 그 해 행시 1차 시험을 통과했지만 이후 4년 만에 행정고시의 좁은 문을 빠져나왔다.

 

한창 공부해야 할 1980년대 초 시위정국으로 학교가 어수선해 공부할 분위기가 아니었고, 공부해야한다는 생각도 그리 절박하지 않았단다.

 

"당시에는 행시 합격생들에게 특허청과 경제기획원 등이 인기 부처였는데 '지방에 안돌아다닌다'는 선배의 말에 공업진흥청(중소기업청의 전신)을 선택했고 오늘까지 왔습니다."

 

지난 1997년 과장재임때 8개월 정도 중소기업청 본청을 벗어난 것을 빼면 이번에 13년 만에 다시 일선으로 나온 것이어서 그의 선택은 비교적 성공(?)한 셈이다.

 

타 부처로 한 번도 자리를 옮기지 않았던 최 청장은 중소기업청 조사관리과장·행정법무담당관·판로지원과장·기획예산담당관·정책총괄과장·기술경영혁신본부장·창업벤처국장 등을 거쳤다.

 

중소기업청 '토박이'로 안 가본 부서가 없을 정도로 요직을 두루 거쳤지만 그는 특히 '기획통'으로 정평이 나있다.

 

중기청 창업벤처국장 재임때는 벤처창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아 능력을 인정받았다. 창업절차 간소화, 기술창업 활성화, 벤처창업 및 성장촉진대책 등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을 살리기 위한 여러 정책들이 최 청장의 손을 거쳐 세상에 나왔다.

 

"특히 벤처 창업쪽에 성과가 많아 보람을 느낀다"는 그는 "지난해 모두 5만6000여개의 중소·벤처기업이 창업해 일자리 확충에 큰 성과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 법인설립이 지난 200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것.

 

최 청장은 실업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도 젊은층의 중소기업 취업 기피현상이 여전한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벤처기업으로 창업, 디지털 셋톱박스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방송 단말기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휴맥스의 경우 연 매출이 7000~8000억원에 이르지만 속칭 'SKY 대학' 출신들은 구하기 힘들 정도라고 예를 들었다.

 

최 청장은 "속을 들여다보면 견실한 중소기업들이 많은데 젊은이들이 무조건 중소기업 취업을 꺼려한다"며 "대기업은 안정적이긴 하지만 40대를 넘어서면 퇴출을 걱정해야 하는 등 장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직장을 떠났을 때 앞길이 막막한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은 근무경험을 바탕으로 창업도 할 수 있어 사장자리에 까지 오를 수 있지만 젊은층들은 이를 외면한다는 것.

 

최 청장은 이런 현상에 대해 젊은이들의 도전 정신 부족과 실패한 사업가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원인으로 꼽았다. 연대보증 등으로 한 번 사업에 실패하면 재기가 어려운 보수적 사회 분위기가 젊은층의 창업을 주저하게 만든다는 것.

 

그는 실패에 대한 관용 분위기 확산과 기업가 정신 회복 등을 위해 성공한 벤처 CEO들의 고교 및 대학 특강을 적극 추진하기도 했다.

 

최 청장은 젊은층의 실패하지 않는 창업을 위한 제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전문성과 실력은 기본이며, 네트워크를 갖추고 꿈과 비전, 도전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험없는 창업보다는 대학 졸업후 사회 경험을 하면서 인적관계를 쌓아 충분히 준비한 뒤 창업할 때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다는 것.

 

최 청장은 부임이후 경기지역 중소기업 활성화에 시동을 걸었다.

 

중소기업 구인난 해소와 북한 이탈주민 취업 알선을 위해 매달 만남의 장을 마련하고, 혼자서 회사경영을 도맡아야해 정신없이 바쁜 중소기업 CEO를 직원들이 도울 수 있도록 하는 '중기 정책 비서 양성교육', 대학에 가지 못해 만학열을 불태우고 있는 중기 근로자를 위한 산학기술협력대학 운영 등 특색사업 추진에 정열을 쏟고 있다.

 

중소기업 활성화와 우리 경제의 최대 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주요 격전지(?)인 경기지역 야전 사령관으로 나선 최 청장의 활약이 기대된다.

 

◆ 최수규 청장은

 

전주시 서완산동(용머리고개 인근)에서 태어난 최 청장은 전주교대부속초등학교와 전주서중, 전주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전주 남부시장에서 선친이 싸전(쌀가게)을 해 어린시절 비교적 여유있는 가정환경속에서 자랐다.

 

학창시절 축구·야구·농구·검도·유도 등 안해본 운동이 없을 정도로 스포츠를 즐겼던 그는 중소기업청내 직원 축구모임 회장을 지냈고 지금도 명예회장직을 맡고 있다.

 

4남2녀중 셋째 아들인 최 청장은 부모님 제사와 명절때는 꼬박꼬박 고향을 찾아 전주에 살고 있는 세 형제와 정담을 나누며 가족과 고향의 정을 듬뿍 담아간단다.

 

유성엽 국회의원(정읍)과 서울고법 박형남·이태종 부장판사, 심보균 행정안전부 정책기획관, 윤준병 서울시 가족보건기획관, 전북도교육청 부교육감을 지낸 이중흔 전남대 사무국장, 재정경제부 국제기구과장에서 삼성생명보험으로 자리를 옮긴 곽상용 삼성생명 법인영업본부장(부사장),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김중곤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김상근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등이 고교 동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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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석 kangi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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