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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훈ㆍ싸이 '완타치'..현실이 된 판타지

판타지가 무대 위에서 현실이 됐다.

 

성탄 전날인 24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김장훈 싸이의 완타치 20-10'은 1만 관객을 대리만족게 하는 행복한 판타지로 가득했다.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본 듯한 대형 범선이 무대 위로 솟아올랐고, 뭉게구름이 피어나자 싸이가 공중을 날았다. SF영화처럼 수십 가닥 레이저 다발이 쏟아졌고, 암전 직후 조명이 켜지자 폭설처럼 꽃가루가 살포됐다.

 

매 무대마다 예상을 뒤업는 반전에 기립한 관객들은 공연장 바닥에 진동이 느껴질 정도로 뛰었다. 3층 객석부터 무대로 쏟아내리는, 관객들의 "완타치! 완타치!"란 짱짱한 함성은 마치 "판타지"라고 외치는 듯 들렸다.

 

 

1부는 김장훈, 2부는 싸이, 3부는 함께 꾸민 이날 공연은 기승전결 없이 내내 클라이맥스로만 치달았다.

 

김장훈의 무대는 '우리 것은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재치있게 전달했다.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비빔밥 광고를 상영한 그는 두루마기를 입고 사물놀이의 연주에 맞춰 '쇼' '오페라'를 판소리와 듀엣 하는 퓨전 국악 무대를 선보였다. 관객들은 '얼쑤'하는 추임새를 넣었다.

 

이어 '난 남자다' 무대에선 태극기를 매단 대형 범선이 등장했고, 범선을 타고 2층 객석으로 뛰어든 그가 '사노라면'을 부를 땐 11개의 LED와 객석 벽면에 온통 태극기 영상이 도배됐다.

 

엄청나게 뜨거워진 열기 뒤엔 또 다른 반전 무대가 있었다. 그는 "나의 8단 고음과 여러분의 몸짓으로 승부하겠다"며 평소 존경하는 고(故) 김현식의 '한국사람'을 하모니카로 연주한 뒤 조명을 끄고 '비처럼 음악처럼'의 고음을 쭉 뽑아냈다.

 

뒤를 이은 싸이의 무대는 국악 버전의 '루돌프 사슴코'가 흐르는 가운데 자연스레 연결됐다.

 

그러나 싸이의 공연은 김장훈과 달리 화려한 레이저 쇼와 영상, 비보이가 어우러진 가운데 현대적인 분위기로 연출됐다.

 

첫 레퍼토리인 '환희'와 '나 이런 사람이야'부터 관객들은 야광봉을 흔들며 기립해 뛰었다. '낙원'을 관객이 합창하는 가운데 무대에 뭉게구름이 떠올랐고 싸이는 외줄에 매달린 채 공중을 날아 객석 2층으로 올랐다.

 

객석의 엄청난 함성에 싸이는 감동한 듯 "여러분 오늘 죽입니다"라며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합동 무대도 범상치 않게 시작했다. 무대 장막이 처진 가운데 두 사람이 무대에서 노래하는 듯 보이더니 갑자기 양쪽에서 크레인을 타고 객석 위로 떠올랐다.

 

함께 하는 무대에서 둘은 '배틀'을 벌였다.

 

싸이가 반라의 의상으로 비욘세의 '싱글 레이디스( Single Ladies)'를, 김장훈이 알록달록한 원피스를 입고서 오렌지 캬라멜의 '아잉'과 '마법 소녀'를 패러디해 '섹시미'와 '귀여움'으로 대결을 벌였다.

 

댄스 메들리에서도 김장훈은 '스릴러(Thriller)' '블랙 오어 화이트(Black or White)' 등 고(故) 마이클 잭슨을 재현했고, 싸이는 '환상 속의 그대'와 '잘못된 만남' 등 1990년대를 흔든 댄스곡으로 승부했다.

 

그럼에도 이날 최고의 연출은 3시간 내내 열광한 관객이었다. 관객들은 김장훈이 들이댄 마이크에 고함치듯 노래했고, 싸이가 뿌린 물에 즐거워했으며, 김장훈과 싸이에게 내내 손을 뻗었다.

 

두 가수 역시 관객이 선물한 감동적인 연출에 흥이 나 몸을 사리지 않았다. "우린 앙코르가 헤픈 가수"라며 아쉬워하는 관객들을 위해 다량의 앙코르 곡도 선사했다.

 

'발차기' 20년, '막춤' 10년으로 버텼다는 김장훈과 싸이. '발차기'와 '막춤'은 이들이 무대에서 쏟아낸 땀과 에너지를 함축하는 단어들이다.

 

그 결과 두 사람의 공연은 올해 국내 최대 티켓예매 사이트인 인터파크 '콘서트 랭킹'의 일간ㆍ주간ㆍ월간ㆍ연간 예매순위 1위를 싹쓸이했다. 이 공연은 지난 18일 광주를 시작으로 23-26일 서울에 이어 29-31일 부산에서도 열리는데 총 매출 70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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