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여성관광객 많은데 제주사건 남의 일 같지 않아"
지리산둘레길 활성화 및 안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정일권 이장, 이상봉 개발위원장, 이길자 부녀회장, 고재식 새마을지도자, 정희균 씨, 이수정 씨, 박노석 씨, 이길선 씨, 정재균 씨, 한명심 씨 등 10여명의 주민들은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이 지역 특산품인 고랭지 상추, 삼겹살, 수박으로 허기와 무더위부터 달랬다.
새참을 나누던 주민들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제주 올레 1코스 여성 관광객 살해사건'으로 이어졌다.
"요새 탐방객들로부터 제주 사건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듣는데, 남의 일 같지가 않네요. 우리 마을에도 여성 홀로 찾는 경우가 많은데…" 정 이장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 차 있다.
주민들도 걱정하기는 마찬가지. 제주의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 우리 마을이 지리산둘레길 1코스라 그런지, 더더욱 신경이 쓰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날 현장 동행한 남원시청 황의훈 홍보전산과장과 유재만 전산지원계장 등도 어느새 주민들과 함께 지리산둘레길 활성화 및 안전 대책에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우리가 탐방객을 지켜야 하지 않거소." 한 주민의 제안은 '그려, 우리가 지켜야지'라는 공감대로 형성됐다. 짧은 외침이었지만, 그들의 의지는 무척 다부져 보였다.
"덕두산(德頭山), 덕산(德山), 덕음산(德陰山)의 덕(德)을 한 곳에 모은 회덕(會德)마을 아닌가. 친절, 정성, 관심이라는 덕으로 손님을 맞이하면 될 것 같은디…." 동네 어르신의 해법은 간단 명쾌했다.
제주 사건으로 확산되고 있는 걷는 길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정성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을정자에 모여 1시간 가량 이뤄진 대화. 주민들의 진지한 고민은 '지리산둘레길 1코스를 스스로 지켜내자'는 다짐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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