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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각 균열·지반침하·주차장 방치…부끄러운 '민주의 산 교육장'

②초라한 열사의 고향, 아쉬움 남는다 - 추모공원화사업, 예산·관심 부족에 중단 위기

▲ 건물 외부가 균열된 추모각 .
남원 광한루원 인근에서 10㎞ 가량 떨어진 김주열 열사의 묘는 초라했다.

 

열사의 묘가 위치한 남원시 금지면 옹정리 산 6번지 일원. 찾아오는 이가 드물어, 무덤 안에 잠들어 있는 열사가 홀로 세상을 내려다 보고 있는 듯 하다. 묘 입구에 오르기 전, 오른쪽에 자리를 잡은 추모각과 기념관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 추모각 건물 외부에는 조류의 배설물과 함께 균열과 지반침하 흔적이 발견됐다.

 

남원시 관계자는 한국시설안전공단의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균열과 지반침하가 일어난 부분에 대한 재시공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설명했지만,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박영철(71·남원시 동충동) 전 회장은 건물 전체를 헐어 다시 지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묘에서 내려다 볼 때, 추모각과 기념관이 슬래시(/) 모양으로 비틀어져 있기 때문에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열사의 추모공원화사업이 예산 및 관심 부족 등으로 인해 중도에 중지된 듯한 광경도 쉽게 목격됐다. 주차장은 미완성 상태로 방치돼 있고, 임시로 세워둔 것 같은 화장실도 초라함을 더했다. 광장 입구 쪽에는 흰 비닐에 쌓인 '곤포 사일리지(silage)'가 쌓여 있어, 추모공원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박영철 전 회장은 "초·중·고 수학여행단이 이 곳을 찾아 김 열사와 민주정신을 배울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지만, 현재 추모공원의 모습은 학생들을 제대로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운 상태"라며 "열사가 태어나고 묻힌 고향이 이처럼 초라하게 방치돼 있어 가슴이 답답하고, 열사에게 죄송스러울 뿐"이라고 토로했다.

 

남원시는 예산 문제 등으로 사업이 중지된 점을 인정했다.

 

현장에 동행했던 시 관계자는 "민주주의 정신과 가치를 담은 민주 전당을 조성해 산교육장으로 활용하고자 2006년부터 열사 추모공원화사업이 추진됐지만, 올해 예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더이상 사업을 진행할 수 없었다"면서 "추모각 균열 및 지반침하에 따른 보수공사, 미매입 토지보상, 화장실 설치 및 주변 정비 포장공사 등을 위해 내년도에 3억7000만원 정도의 예산을 시의회에 요청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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