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운영비 '밑 빠진 독' / 전북예술회관 조명시설 낡아 '반쪽' 대관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이 만성적인 적자를 겪으면서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전주 한옥마을 일대에 건립된 한국전통문화전당·국립무형유산원은 물론 익산복합문화센터, 군산예술의전당까지 개관을 앞두고 있어 도내 공연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문화회관과 같은 기존 공연장은 리모델링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 돼 최악의 경우 공연장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전북대가 최근 삼성문화회관 운영에 손을 떼고 싶다는 입장을 비치게 된 결정타는 지난 3년 간(2009~2011) 등록금이 동결된 데 이어 지난해 등록금 인하(5.6%)로 운영비 부담이 가중돼서다.
지난 3년 간 삼성문화회관 전체 운영비는 6억6000만원(2010), 6억2000만원(2011), 12억1000만원(2012). 반면 거의 유일한 수입원인 대관·임대료는 4억7000만원(2010), 4억8000만원(2011), 3억7000만원(2012)에 그쳤다. 대관·임대료 수입만으로 운영하기 어렵게 된 전북대는 급기야 부족분 1억9000만원(2010), 1억4000만원(2011), 8억4000만원(2012) 등을 등록금으로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지난해 삼성문화회관 시설 노후화로 일부를 리모델링하느라 예산은 2배 이상 투입된 반면 수입액은 1억 이상 줄어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됐다. 전북대는 현재 보수가 요구되는 음향·조명시설 교체까지 감안하면 30여 억 원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자체도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운영에 손을 내밀기는 어려운 형국이다. 전북도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리모델링 예산 지원을 외면하고 있고, 전주시 역시 한국전통문화전당 운영비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어서 도와 시가 삼성문화회관 운영비 지원을 선뜻 받아주기는 힘든 상황이다.
노후화 돼 연간 40~50회 대관에 그치는 전북예술회관 공연장이나 저렴한 대관료를 경쟁력 삼아 운영 중인 전주덕진예술회관 역시 갈수록 어렵기는 마찬가지.
1980년대부터 전북 예술인들의 상징적인 문화공간이었던 전북예술회관도 2001년부터 민간위탁 돼 예원예술대로부터 운영비를 지원받고 있으나 인건비·전기세 등으로만 쓰기에도 빠듯한 수준이다. 유일한 수익사업인 공연장·전시관 대여로 벌어들이는 것은 평균 8000만원. 제 기능을 못하는 공연장 조명 보수에 3~4억여 원이 요구되지만 이마저도 전북도는 예산 지원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클래식 공연 단체만 대관을 하고 연극 등 특수 조명이 필요한 공연은 대관 신청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980년에 지어진 전주덕진예술회관 공연장은 객석 의자가 불편한 데다 음향시설이 낡아 잡음이 섞여나온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지역 문화계는 전주 동문예술의거리 일대가 말끔히 단장되고 옛 도청사 일대에 전라감영 복원이 검토되면서 전북예술회관의 활용 방안이 검토되길 희망하고 있으나 전북도가 장고(長考)를 거듭하고 있어 시설 리모델링은 더욱 늦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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