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만표'영화제는 어떤 색깔이 나올까. 지상파 방송에서 인정받았던 출중한 연출력이 영화제에서 어떻게 발휘될까.
영화제 '메가폰'을 잡은 지 6개월. 고석만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64)에 대한 영화계 안팎의 기대만큼 그 스스로도 어깨가 무거웠을 것 같다.
그는 취임 당시 전주영화제의 방향성과 관련해 '컨버전스의 실천과 일상성의 확보'를 내세웠다. 전주영화제의 본래 가치를 지키며 그 가치를 더욱 두텁게 하는 게 이 두 가지라는 나름의 판단에서다.
영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가 폭발하는 글로벌 컨버전스(융합)를 만들겠다는 그의 각오는 '디지털 대안'이라는 전주영화제의 기치와 닿아있다.
영화제 기둥으로 삼은 또 한 가지 '일상성'과 관련, "예술이 나와 가장 밀접한 것들로 자리매김 되어 일상성으로 인지되었을 때 비로소 문화로서 최고의 가치를 가지게 된다"고 했다. 영화제를 통해 지역과 주민이 행복감을 느끼게 하고, 주민이 공감하고 즐거워야 영화제가 전국적으로, 나아가 세계적으로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세계는, 우리는 왜 그 많은 국제영화제를 하는가? 전주국제영화제에 정답이 있는 데."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한 고 위원장의 자신감이 묻어나는 멘트다.
-올 영화제가 지난해와 차별성이 있다면.
△전주영화제가 갖고 있는 정체성에다 플러스 알파해서 대중성을 가미했다.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아보려 했다. '영화궁전'만 하더라도 남녀노소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들을 많이 차려놓았다. 야외에서 이루어지는 '토크토크' 이벤트도 대중성을 겨냥한 것이다. 공간을 집약시킨 것도 올 영화제의 특징이다.
-부산영화제에 비해 톱스타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불만이 있다.
△레드카페를 화려하게 만드는 것은 집행위원장의 능력과 정비례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부산영화제와 직접적 비교에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예산만 하더라도 부산의 1/5에 불과하고, 교통편을 비롯 인프라시설에서 열악하다. 여기에 상업성을 내세우는 부산영화제와 차이가 있다. 유명 배우가 아니더라도 전주영화제를 찾는 훌륭한 영화인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폭스파이어' 개막작에 감독과 배우가 직접 찾는 것도 평가할 일이다.
-올 영화제에 특별히 권할 만한 영화가 있다면.
△인도영화 특별전에 주목해줬으면 좋겠다. 영화제 프로그래머가 인도 곳곳을 누비며 현지에서 찾아온 영화들이다. 뉴델리 중심이 아닌 인도 각 지역에서 제작된 10편의 영화를 골랐다. 역대 흥행에 성공한 '발리우드'(인도 영화 통칭)의 그늘에 가려 소개되지 못한 다양한 언어와 풍경을 담은 영화들이다. 개인적으로도 10편 모두 보고 싶다.
-국내 영화계에서 전주영화제가 갖는 의미를 어떻게 보며,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정체성만으로 볼 때 세계 어떤 영화제와 비교하더라도 최상이라고 본다. 영화제는 미래 언어를 창조하는 장이다. 다만 위원장으로서 전주영화제 관객들의 2중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영화제의 정체성을 이야기하면서 대중성을 찾고 있는 있다는 이야기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이것저것 검증할 것이다. 킬러 콘텐츠가 무엇일지도 고민하겠다.
-평소 영화제의 일상성을 강조해왔는데요.
△전주 독립영화관을 눈여겨본다. 마니아층이 어디인지 살펴보았는데 40대 전후 주부들이 많다. 20대 젊은 영화마니아들이 의외로 적어 이들을 끌어낼 방안이 필요하다. 깊고 넓은 서비스를 통해 깊은 예술세계를 맛볼 수 있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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