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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공직’ 또는 ‘공무원’을 일컬어 ‘철밥통’이라고 부른다. 철밥통은 ‘철로 만들어서 튼튼하고 깨지지 않는 밥통’이라는 뜻이지만, ‘해고의 위험이 적어 고용이 안정된 직업’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공무원은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으로 나뉜다. 이들은 모두 공룡처럼 거대한 조직에 속해 있다. 1997년 12월 대한민국이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후 대한민국 사회에서 ‘대마불사’ 신화가 깨졌다. 당시 대기업 기아를 비롯해 굵직한 기업들이 쓰러졌고,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던 주택은행, 외환은행, 한일은행, 상업은행, 서울은행, 조흥은행 등이 줄줄이 넘어졌다. 국가 부도위기 상황에서 기업 임직원들은 몸담고 있던 기업이 몰락하면서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내쫓겼다.

 

하지만 유독 공무원들은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국가부도사태인데도 불구하고 공무원들은 구조조정되지 않고 살아남았다. 대마불사 신화는 여전한 것이다. 역설적인 것이, 김대중 정부 이후 공무원들의 처우는 훨씬 좋아졌다.

 

공무원들은 결정적 개인비리가 아니면 해고되지 않는다. 설령 결정적 해고 비리가 드러나더라도 상당수는 과거 ‘포상’과 상계처리되는 과정에서 처벌이 경감된다. 예나 지금이나 공무원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을 두고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많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어쩌면 공무원 비위를 과거 포상과 상계 처리하는 제도가 공무원 비리를 부추기는지도 모를 일이다.

 

국어사전에서 ‘공무원’은 ‘국가 또는 지방 자치 단체의 업무를 담당하고 집행하는 사람’ 이다. 그러나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특정인을 돕고, 은근히 뇌물 먹기를 즐기며, 책임지지 않는 사람을 일컬음’이라고 고쳐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대부분 공무원은 58세에서 60세에 퇴직한다. 고교 졸업후 곧바로 공무원이 됐고, 사무관 이상 직급을 가진 사람이라면 무려 40년 정도 공직에 몸 담는다. 이들은 국가 또는 지방의 공무를 수행하면서 사회와 국민을 위해 일생을 일했다. 그 보상으로 적지 않은 공무원 연금을 수령,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 퇴직 공무원 사회에서 ‘주사파’(매주 4회 정도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임)는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열심히 일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비록 일부이지만, 요즘 공무원들 당당하신가. 업자들의‘직원’이 된 신세가 부끄럽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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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jhki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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