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지난 8일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재벌가의 새롭지 않은 치부를 들춰냈다. 자신이 경기교육청을 통해 확인한 것을 토대로 재벌가 자녀들이 외국인학교인 서울아카데미국제학교와 서울국제학교에 불법·편법으로 입학했다고 주장했다.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겸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와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 박 회장의 차남과 정몽석 현대종합금속 회장의 두 딸, 정일선 BNG스틸 사장의 차녀 등 5명이 그 장본인들이다.
구본능 회장과 박정원 회장 등은 싱기포르 현지에서의 기업활동 중에 취득한 영주권을 빌미로 외국인학교에 입학했다. 정몽석 회장의 두 딸은 에콰도르 영주권을 획득해, 정일선 사장의 차녀는 캄보디아 시민권을 취득해 외국인학교에 입학했다. 싱가포르, 에콰드로 등은 기업활동을 통해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다. 겉으로는 합법으로 비춰지지만, 세상 비웃음 살 일이다.
재벌가의 부도덕함은 이 뿐만이 아니다. 얼마전 KBS 보도에 따르면 국내 10대 재벌일가의 상당수가 미국에서 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재벌일가 921명 가운데 628명의 출생지를 확인했더니, 삼성 이재용 부회장 등 모두 119명이 미국에서 출생했다. 또 현재 미국 국적자는 씨제이 이미경 부회장과 현대차 정몽구 회장 딸인 정윤이 전무 등 95명으로 10%에 달했다. 이들 중에서 46명은 각 기업 주요 주주로 해마다 배당금을 받고 있다. 1980년 이후 한국 국적을 포기한 재벌가 남성 35명 가운데 23명이 외국 국적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물론 이런 행태는 재벌가 뿐 아니다. 과거로부터 유명 정치인, 공직자 자녀들이 이중국적 취득 등 사유로 병적 제적된 경우가 많았다. 공직자 청문회 단골 메뉴다.
재벌들이 경제인들에 대해 우호적인 국내 환경을 이용해 치부하면서 기본 의무 조차 외면하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 세계적 부호가 된 빌게이츠 부부가 기부왕이 됐다는 기사가 매년 되풀이되지만, 대한민국 재벌 중에서 기부왕이 됐다는 소식도 없다. 그 대신 대한민국 최고의 재벌 오너들이 추악한 경제범죄의 주범이 돼 줄줄이 기소되는 기사가 신문지상을 도배할 뿐이다. 그들은 징역살이를 피하기 위해 권력과 우울한 거래도 불사한다. 당연히 내놓아야 할 범죄수익금을 토하면서도 ‘사재 사회 환원’이라는 타이틀을 좋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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