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원들 수업 진행 / 학생 접촉 차단 어려워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예방 차원에서 휴업에 들어간 전주 시내 한 초등학교 인근.
길에서 만난 이 학교 학생(3학년)은 “친구 집에 공부하러 가는 길”이라면서 “3명이서 국어와 수학을 공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잠시 후, 이번엔 학생 4명이 모여 길을 걷고 있었다. 이들은 “피아노학원에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근처에서 자전거를 타고 놀고 있던 다른 학생은 “이따 성악학원에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근 PC방에서는 학생들을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아파트 단지와 공원에서는 모여 노는 학생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특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로 놀이기구를 타며 노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도내에서만 100여개 학교가 휴업을 결정하고 학생들의 등교를 막고 있지만, 이처럼 정작 그 ‘이후’에 대한 대책이 모호하다.
특히 학교에 가지 않은 학생들이 모여 놀거나 학원에 감으로써,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는 휴업 효과가 사실상 무력해졌다. 자체 휴업을 결정한 학원도 일부 있으나, 그렇지 않고 수업을 강행하는 학원도 상당수 있는 상황이다.
이날 휴업한 전주 A초등학교 교감은 “휴업을 한 것은 이동경로를 차단하기 위함인데, 학생들이 학원에 가는 경우가 있어 속상하다”고 말했다.
전북도교육청은 9일 뒤늦게 각 학교와 산하 기관에 공문을 보내 생활지도 및 위생관리 교육을 적극적으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PC방, 노래방 및 도서관, 영화관, 학원 등에 대한 방문을 자제하도록 가정통신문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당부하고 합동 생활지도에 나선다는 것.
그러나 이 같은 대책에도 학생들이 모이거나 서로 접촉하는 것을 차단하기는 어려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교육청 미래인재과 관계자는 “학원의 생존권 문제가 걸려 있어 강제로 휴업을 시킬 수는 없다”면서 “또 법률상 관련 규정이 없어, 교육부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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