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부족인원 6322명…청년 취업난은 심각 / 근로환경 열악·고학력자 눈높이 기업 없어 문제
전북지역 청년들이 ‘일자리 부족’을 호소하며 타 지역으로 떠나는 동안 도내 중소기업들은 ‘일할 사람이 없다’며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일명 ‘미스매칭’이라 불리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취업을 원하는 청년들이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와 기업이 먼저 근로조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충하고 있다. 어는 한쪽만의 노력만으로는 해소하기 힘든 문제다.
이에 두 차례에 걸쳐 도내 고용시장 ‘미스매칭’의 현주소와 개선책을 짚어본다.
이종현(27·가명·익산시)씨는 지난해 도내의 한 가전제품 유통업체에 취직했으나 1년여 만에 그만둔 뒤, 현재 모 대기업의 서류전형을 통과해 면접을 앞두고 있다. 전북에서 대학을 나온 이 씨는 퇴사 이유를 낮은 임금과 열악한 복지처우에 비해 근무강도는 높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이 왜 대기업을 다니려 하는지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청년실업률은 6.5%로 전년(6.4%)보다 0.1%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실업률 역시 2.0%에서 2.5%로 상승했다.
전체실업률 대비 청년실업률이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난 것은 중장년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청년층의 취업난이 심각하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청년층이 취업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가운데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에 시달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전북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의 ‘2015 전북지역 훈련 수요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도내 업체의 부족인원은 총 6322명으로 사업장 규모별로는 5~9인(31.4%)·10~29인(35.1%)에서 부족률이 높았다.
부족인원이란 사업체가 정상적인 경영 및 생산시설 가동, 고객 주문 대응 등을 위해 현재보다 더 필요한 인원을 의미한다.
300인 이상 대기업의 부족률이 2.7%로 조사된 데 비하면 규모가 작은 사업체가 더 큰 인력 문제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직종별 부족률을 보면 환경·인쇄·목재·가구·공예 및 단순생산직(4.5%), 기계(4.2%), 재료(3.8%), 섬유·의복(3.7%), 식품가공(2.6%) 등에서 높게 나타나 제조업계의 인력부족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리직(0%), 금융·보험(0.8%), 경영·회계·사무직(1.4%) 등 상위 직종은 비교적 인력수급이 원활한 것으로 집계돼 대조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대졸 이상의 고학력 구직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걸맞은 일자리가 부족한 점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구직자가 낮은 임금과 고용불안 등 열악한 근로환경을 가진 중소기업을 기피하면서 만성적인 인력난이 발생하고, 이는 곧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근로환경을 개선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구직자가 가진 업무적 지식을 활용할 만한 일자리가 부족한 점이 원인으로 꼽혔다.
송금현 전북도 일자리취업지원팀장은 “중소기업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전북의 산업구조가 미스매칭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구직자의 부정적인 인식과 이 같은 산업구조가 맞물리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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