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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이자 문화예술교육가 임승한]'자아' 찾아가는 예술가·'공동체' 생각하는 교육가

"가족을 그린다는 건 자화상을 그리는 것" 존재의 본질 탐구하는 작품 활동 적극적 / "비행 청소년에 공동체성 경험해 주고 파" 미술·치유 등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활발

▲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열세번째 개인전 ‘Zero Point’에 선보인 작품.

훤칠한 키에 서글서글한 웃음, 어느 누구와도 금새 친해지는 친화력. 동네 삼촌같은 임승한 작가(45)를 만나러 지난달 25일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을 찾았다. 일요일 오전이었음에도 작가의 지인들이 전시장 내에 가득했다. 그리고 대화나누기를 좋아하는 그는 시종일관 너털웃음을 지으며 지인들에게, 관람객들에게 자신의 열세번째 개인전 ‘Zero Point’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해줬다.

 

그는 참 하는 일이 많다. 두레공간 콩 대표, 한문화예술센터 대표, 전북 나우아트페스티벌 집행위원, 토색회 사무국장, 문화예술교육거리 협의회 사무국장,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시간강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학교예술강사, 부채문화관 운용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많은 일들을 하냐고 물어보니 “그림을 그리다가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아가며 생계를 위해 시작한 일들이 이렇게 많아졌어요. 그런데 요즘엔 그 일들을 하며 수많은 관계속에서 나를 만나게 되네요. 허허”하며 또 웃는 그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는 화가이며, 동시에 공동체성을 살리는데 문화예술을 도구로 삼는 교육가이다. 예술가와 교육가 두 개의 바퀴를 균형있게 굴리며 참 많은 이들과 더불어 즐거운 예술의 장을 펼치며 살아가는 그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 임승한 작가와 지인들이 전시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존재에 대한 심오한 탐구

 

임 작가는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북대학교 미술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3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기획 초대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전북위상작가상, 문화관광체육부장관상, 문화예술교육원장상, 전라북도 미술대전 우수상 및 특선 5회 기타 공모전에서 10여 회 수상했다. 서글서글하고 너털웃음을 짓는 임 작가의 작품은 사람을 멈추게 하는, 들여다보게 하는 힘이 있다. 그 이유는 그의 모든 작품에 공통 화두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존재인가”라는 규정되지 않은, 그러나 매우 중요한고 심오한 질문이 있기 때문이다. 반쯤 베어 물어 먹고 남은 사과에 보이는 씨를 보며 존재를 인식하게 되었고, 과일의 단면을 통해 존재를 투영하는 작품을 창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시공간을 초월한 교감과 교류를 꿈꾸고 있는 그의 작품 활동은 결국 자기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이자 출발점이라고 한다. “저는 전시회가 결과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결국 이 작품들은 제가 존재하는 일련의 과정 중 한 부분이고 진행중이요”라고 말했다.

 

내년에 셋째가 태어나면 세 아이의 아빠가 되는 임 작가. 그의 기존 작품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내, 딸 등 가족이 많이 등장한다. 그것도 100호 정도 크기로 크게 그린 작품이 많다. 가족을 그린다는 게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가족은 결국 저예요. 가족들의 외관을 보면 나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어요. 할머니를 그리는데 저를 그리고 있고, 딸을 그리고 있지만 저를 그리고 있는 거더라구요. 그래서 가족을 그린다는 것은 자화상을 그리는 것 같아요.”

 

가족을 통해, 타인을 통해 나를 본다는 그,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향한 질문을 하고 최근 ‘Zero point’라는 개인전을 통해 우주적 순환고리 안에서의 나의 존재를 미약하게나마 들여다보고 있다며, 나라는 존재에 대해 깊은 성찰과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미술활동 통한 교육과 치유

 

스테이플리쉬, 꿈다락토요문화학교, 두레공간 콩에서의 합동전시 등 각종 공동예술작품 활동을 많이하는 임 작가는 ‘우리’를 고민하고, 실제로 함께함으로써 그 과정자체가 작품이 되는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청소년대상의 문화예술교육은 2005년 처음 하게 됐다. “아이들에게 또래집단의 공동체성을 어떻게 하면 찰지게 경험하게 해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그것을 기획하고 함께하는 문화예술가들도 공동체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두레공간 콩’도 그런 의미에서 만들어진 공간이고 공동체입니다. 옛날에 두레 품앗이 그런 거 있잖아요. 같은 의미에요. 어릴 때 미술부활동과 대학 때 공동작업을 기획하고 진행한 경험이 많고, 어렵고 힘든 시절에 공동작업을 하면서 즐겁게 잘 이겨냈던 기억이 많아요. 그래서 많이 힘들어하고 방황하는 청소년기들에게 공동체성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시스템이나 규정이 극대화 된 요즘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그 예술이 함께 관계맺음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이면 더욱 좋구요. 그렇다고 시스템이나 규정이 나쁘다는 게 아니에요. 시스템이나 규정이 반(反)이라면, 예술은 정(正)이고 이것이 합(合)을 이루게 잘 비벼지고 함께 공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예술가 양성·지원 사업 확대 필요

 

그와의 인터뷰를 마치며 전북 예술계에 바라거나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 지 물었다.

 

“두 가지가 있어요. 먼저 전북 미술계에 하드웨어로 많은 기관들이 있어요. 그러나 문화예술가를 큐레이팅하고 사람을 아우르는 소프트웨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곧 전북에 들어올 문화재단에서 이런 소프트웨어를 만들어가는데 많은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다른 하나는 저의 주 활동 무대이자 전주의 정체성을 담고 있어야할 한옥마을에 바라는 것이 있어요. 이미 토착민보다 이주민이 더 많은 상황이 돼버렸지만 다행히 미비하나마 토착민들의 자생적 문화예술활동이 이뤄지고 있어요. 한옥마을의 문화예술적 코드를 잘 읽고 정체성을 함께 만들어가는 자생적 공동체나 활동이 많아지길 바래요.”

▲ 마지송 전북통합문화예술교육연구회 비빔

우리를 통해 나를 보는, 누군가의 우리가 되어 그를 비춰주는 현재 진행형 문화예술공동체의 인간 허브 임승한 작가. 앞으로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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