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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공감] 익산이 운명이 된 두 남자

다시 고향으로 신귀백 감독·아들과 함께 온 정도상 작가

▲ 가족들과 익산으로 귀향해 공공예술프로젝트를 도모하고 있는 정도상 소설가와 신귀백 감독.

걸출한 예술가 두 사람이 익산으로 돌아왔다. 익산문화재단 E-127 창작스튜디오 ‘공공예술프로젝트’ 입주작가로 신귀백 감독(55)과 정도상 작가(54)가 활동하게 되었다. 소설가 정도상 작가는 2003년 장편소설 ‘누망’으로 제17회 단재상을 받고, 2008년 연작소설 ‘찔레꽃’으로 제25회 요산문학상 수상, 제8회 아름다운 작가상 수상, 2005년 제3회 거창평화인권문학상 수상 등 화려한 수상이력을 자랑하는 한국문단의 중견 작가다. 영화평론가이자 다큐멘터리감독인 신귀백 감독은 2000년 문화저널 영화평론가로 데뷔해 2013년 장편다큐멘터리 ‘미안해 전해줘’로 감독으로 데뷔해 현재 우석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겸임교수 등으로 활동 중이다. 익산이 고향인 신귀백 감독과 청년 시절 익산과의 인연의 끈이 다시 이어져 익산으로 돌아온 정도상 작가, 두 남자를 만나봤다.

 

△가족과의 귀향…포근한 정착

 

두 남자에게 익산은 남다른 인연을 가지고 있다.

 

신감독의 고향은 익산이다. 익산에서 태어나고 학창시절을 부모님 곁에서 보냈다. 그러다 2013년 고향집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을 해서 터를 잡았다. 그리고 익산에서 인문학을 사랑하고 영화를 사랑하는, 무엇보다 익산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시민들을 모아 모임을 만들었다. 그 모임의 장소는 신감독의 집이 아지스트가 되어 버렸다.

 

“내가 살 집으로 리모델링한 것이 아니라 내가 주변인들과 모일 장소가 필요했다. 작가들이 몇 시간씩 찌댈 수 있는 공간, 밤샘 토론 후에 아침 해장을 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다.”

▲ 신귀백 감독이 꾸린 익산영화인문모임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열고 있다.

신 감독은 ‘익산 영화 인문 모임’을 결성하였고, 부대사업으로 ‘봄 느린 기차’ ‘월요 무비’ ‘소설 읽기’ 등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정작가의 고향은 경상남도 함양이다. 그에게 익산은 운명이다. 익산 여인과 7년을 연애했고 그 여인과 가정을 이뤘다. 익산에서 첫 아들을 얻는 기쁨도 있었다. 그후 익산을 떠나 서울 생활 수십년. 익산을 잊고 살았다. 그러다 익산과의 운명이 다시 이어졌다. 둘째 아들이 익산으로 대학을 온 것이다. 그래서 아들과 함께 익산으로 돌아왔다.

 

“처음에는 전주나 근처 도시에 집을 구하러 다녔다. 그런데 희한하게 일이 자꾸 어그러지고 계약도 엎어지고, 그러다 익산에서 우연찮게 햇살이 좋은 집을 발견하고 바로 이사를 했다. 운명의 처음으로 돌아온 느낌이랄까.”

 

익산에 정착한지 2~3년. 정 작가는 평생 지긋지긋하게 따라다니던 불면증이 익산에 정착하면서 사라졌고, 신감독은 다이나믹 그 자체였다. 끊임없이 사람들을 만나고, 기록하고, 시간을 만들었다.

 

이들에게 영감과 아이디어를 주는 시민들을 만나면서 문화예술적 꿍꿍이를 만들어가고 있다.

▲ 정도상 작가가 시민들에게 익산과 문화를 주제로 한 강연을 하고 있다.

△ 공공예술프로젝트 계획

 

평생 노동자, 민초의 고단한 삶을 소설로 써온 정작가는 익산을 주제로 소설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엉뚱한 상상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익산 삶의 본질과 관련된 소설을 쓰고 싶다. 나는 과거에 익산과 인연이 있었고, 오랫동안 익산을 떠나 있었던 이방인의 시선으로 익산을 바라보는 작업을 하고 싶다. 타인이지만 완전한 타인이 아닌 내가 이제는 주민이 되어 또 다른 시선으로 소설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익산의 근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문화에 주목, 잘 알려지지 않은 근대문화를 발굴할 계획이다. 숨겨져 있는 문화를 찾아서 세상 밖으로 보여주고, 발굴하는데 그치지 않고 SNS·언론 등에 글을 쓰는 등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란다.

 

익산을 주제로 근대현사를 다큐멘터리로 남기겠다는 신감독은 “익산은 예전의 풍경이 다 녹아 있다. 시민과 문화단체와 연계해서 소중한 풍경을 지켜내고 싶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친숙하게 남아 있는 도시의 모습. 삭막한 도시가 아닌 친숙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것이다. 오래된 것들, 익숙한 골목을 카메라에 담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해 아카이브를 구축할 계획이다. 얼마 전 철도 기관사 박흥수씨를 초청해서 ‘철도 문화와 익산’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철도 문화에 대해 흥미로운 사연들이 많아 유익한 시간이었다.”

 

두 남자는 공통적으로 익산의 원도심 재생에 관심이 많다. 전주는 전근대문화유산, 군산은 근대문화유산을 중점으로 확실한 색깔이 있지만, 익산은 문화재는 시외곽에 있고, 도시 전체가 하나의 테마로 연결되지 않은 점이 안타깝다. 원도심 문화를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기억과 풍경을 찾고 싶다고 말한다. ‘익산에 대한 엉뚱한 상상’을 하고 있는 두 남자.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두 남자의 행보가 빨라졌다.

▲ 김진아 익산문화재단 문화정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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