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은 농어촌공사가 새만금산단 조성용 매립토로 석탄재를 사용하면서 불거졌다. 애초 새만금종합계획에서 산단 매립토는 군산항 준설토다. 산단 전체 매립토량 1억1500만㎥ 가운데 83%에 달하는 9600만㎥을 군산항 준설토로 사용하면 군산항이 살아난다.
그런데 농어촌공사가 느닷없이 석탄재 카드를 꺼냈다. 예산이 절감 등의 이유로 한국중부발전의 대행개발 방식을 추진했고, 새만금산단 3공구를 석탄회재를 섞어 매립하겠다고 한다. 중부발전은 폐기물을 공짜로 치우고, 덤으로 땅까지 확보할 수 있다.
새만금산단 매립이 다급하지만 찜찜한 일이다. 군산항 준설토를 굳이 외면하고 중금속 오염이 의심되는 등의 산업폐기물을 새만금 바닥에 매립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지난해 군산항 준설토를 새만금 매립토로 사용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추진했던 인사가 찾아온 적이 있다. 그는 새만금산단 매립재 조달을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창안했다. 군산항 토사를 해상에서 준설한 후 군산제3공단을 관통하는 운송로를 통해 새만금산단으로 운반·매립하는 ‘파이프라인 압송공법’이다. 전북지역 11개 중소업체가 참여한 (주)KP&A는 실용화에 성공했고, 운송로 부지 관할인 군산시와 새만금산단 시행사인 농어촌공사에 제안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주)KP&A의 제안을 적용하면 군산항 준설토로만 새만금산단 전체를 매립할 수 있고, 기존 시행안보다 매립토 운송비를 3,000억 이상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농어촌공사는 제안을 외면했고, 충청도에서 발생하는 석탄회재를 반입해 매립재로 사용하겠다고 나섰다.
석탄회재는 산업폐기물이다. 전국 화력발전소 연간 발생량이 850만톤에 달하는 골칫거리다. 이것을 새만금 매립재로 사용하면 수조원에 달하는 폐기물 처리비를 아낄 수 있다. 농어촌공사와 중부발전은 이익을 보겠지만, 군산항과 준설토 압송법을 창안한 중소기업, 그리고 군산과 새만금 환경은 어찌하나.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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