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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몹쓸병

불명예스럽게도 전북이 자살률 이혼률 투서 고소 고발 건수 등 안 좋은면에서 타 시·도를 앞선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경제적 낙후에서 비롯됐다. 살림살이가 어렵고 쪼들려서 생긴 것들이다. 농업사회가 중심이 되고 근간이 됐던 때만 해도 전북은 그렇지 않았다. 70년대 전후만해도 전북으로 전입해 오는 사람이 늘었다. 하지만 80년대 이후부터는 먹고 살기가 어려워지면서 차츰 수도권이나 공업화가 된 지역으로 인구가 유출됐다. 60년대 300만을 바라보던 인구가 지금은 187만대에 머물러 있다.

 

이혼률이 급증한건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전북이 유독 높다. 최근에는 황혼이혼자가 늘지만 주로 경제적 사유로 부부가 갈라선다. 급격한 서구화로 가치관이 변모하면서 예전처럼 자식들을 위해 희생해 가면서 살려고 하지 않는다. 한번 부모가 맺어주면 평생을 함께 살아야 하는 것으로 인식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성격 차이와 심각한 경제적 사유가 생기면 헤어진다. 예전에는 남편이 실직하거나 돈벌이를 못하면 아내들이 자신을 희생해가며 집안을 꾸려 갔지만 지금은 이같은 현상이 퇴색해졌다. 젊은층일수록 더한다.

 

이혼하더라도 여자들은 할일이 많아 남자들에 비해 혼자 잘 산다. 남자들은 한번 일자리를 잃으면 쉽게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들다. 경제적인 문제로 부부간에 불화가 생기면 결국 이혼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요즘 전주에는 여성들의 일자리가 많다. 본인만 부지런하면 얼마든지 돈벌이하면서 누구 구애 받지 않고 산다. 남자들 사정은 다르다. 나이 들어서는 마땅하게 일할 곳이 없다. 아파트 경비 자리도 없다. 막노동 판으로 뛰어 들어 가지 않는 한 남자들 일자리가 마땅치 않다. 이혼이 미치는 사회적 파장이 만만치 않다. 자식들이 성인인 경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고 청소년일 경우에는 의외로 문제가 심각하다. 이혼이 한 가정의 파탄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경제력이 약화되면서 전북에서 안좋은 면이 많이 발생하는 것을 심각하게 여겨야 한다. 경제력 약화는 외부 탓이 크지만 내부 탓도 간과할 수 없다. 역대 정권들이 산업화 공업화 전략을 짜면서 전북을 소외시킨 면이 결정적이다. 사회간접시설이 확충되지 않아 공장들이 들어서지 않았던 것. 일자리가 없어 결국 외지로 떠나는 신세가 됐다. 경제력 약화의 원인이 다양하지만 도민들이 정치적으로 전략적 선택을 못한 것도 한 원인일 수 있다. 특히 소극적인 성격과 비판력이 약한 점도 빼 놓을 수 없다. 말로만 형님 동생하는 문화만 판치지 의리가 약하다. 남 죽여 달라고 고소 고발건이 난무하는 것은 건강치 못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앞에 나서지 못하면서 비열하게 뒤에다가 총질하는 측면도 몹쓸병이다. 지금부터라도 도민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강단있게 적극적으로 살아갔으면 한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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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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