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진 도지사가 4일 퇴임한 이형규 전 정무부지사에게 이 글귀를 붓글씨로 써서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재직 기념’ 으로 전달했다. 마음에 새기고 살아가라는 조언이 담겼다.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은 수많은 심적 갈등의 순간들을 겪게 마련이다. 리더가 내리는 단 한 번의 판단에 따라서 조직이 승승장구할 수도 있고, 침몰할 수도 있다. 나를 버리고 조직을 앞세우는 ‘선공후사’의 마음으로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는 말을 잘 알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사사로운 이익의 늪에 빠진 리더들이 많았다.
송하진 지사가 이형규 전 정무부지사에게 ‘마음 속의 도적을 무찌르기 어렵다’는 경구를 재직 기념으로 전달한 것은, 정무부지사 직무를 수행하면서 겪었을 마음 고생을 위로하는 것이겠지만, 어찌보면 바로 자신에 대한 위로와 경계일 것이다.
한 때 ‘내 탓이오’란 글귀가 유행했다. 지금도 어느 집안 거실이나 사무실의 벽, 그리고 자동차 뒷유리에 붙은 ‘내 탓이오’란 글을 종종 볼 수 있다. 모든 허물을 남의 탓이 아닌 내 탓으로 돌려 버리면 관계망의 갈등을 키우지 않게 되니 인간관계가 원만하게 되고 결국 마음의 안정을 찾아 행복하게 될 것이란 생각이 배어 있다. 현대사회 주요 키워드 가운데 하나인 ‘마음을 비우라’는 말도 그렇다.
파심중적난이든, 내 탓이오든, 마음을 비우라든 결국 나를 먼저 내세우지 않는 양보와 겸양의 자세, 남이 옳을 수도 있다는 중용의 자세, 긍정의 자세를 가져야 행복한 삶을 꾸려갈 수 있다고 본다.
금수도 은혜를 입으면 그 고마움을 알고 갚는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않은 부류가 적지 않다. 내 탓은 없고, 네 탓만 앞세운다. 수십년 쌓은 옛 정은 한순간에 내팽개치고, 자신의 허물을 감추고, 자신의 이익만 취하고 상대방을 공격한다. 그런 부류의 인간들은 배은망덕이다. 욕심에 취해 제 눈 속에 든 들보를 보지 못한다. 자신의 이익만 취하는데 급급한 사람은 산속의 도적은 무찌를 지 몰라도 결국 들보에 눈 멀어 모든 것을 망친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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