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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스타와 청문회 스타

촛불집회가 연일 전국을 뜨겁게 달구면서 새로운 스타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촛불집회에서의 발언으로 전국적으로 알려진 사람들이 그들이다. 그 발언들이 유튜브 등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조회수가 적게는 몇 만에서 많게는 몇 십만에 이르고 있다.

 

초등학생부터 중고생, 대학생, 할머니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연령층도 다양하고 성별과 지역에 한계도 없다. 입심대결이라고 할 만큼 풍자가 넘치고 열기도 뜨겁다. 그들의 이름은 몰라도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웬만하면 다 안다. ‘아침에 눈떠보니 유명한 사람이 된’ 그들은 분명히 촛불집회가 낳은 스타다.

 

자영업자라는 어떤 분은 ‘콜라를 샀는데 환타를 더주고, 콜라한테 결정하라고 했더니 환타에게 컨펌받고 오라고 한다’며 ‘우리나라가 대통령까지도 1+1로 판매하는 편의점 국가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어떤 아주머니는 ‘우리 집 개새끼도 고양이 밥그릇은 안 빼앗는다’며 앞뒤 안가리고 닥치는대로 챙겨온 최순실 무리들의 비열한 작태를 겨냥했고, 대구의 어떤 분은 ‘일본에 견마지로(犬馬之勞) 충성을 약속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그 말(馬)이 오늘날 정유라의 그 말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대묘사로, 또는 대통령의 말투를 흉내낸 재치로 청중들을 들었다 놨다 웃기고 울리고 있다.

 

흔히 대중스타라고 불리는 연예인들도 촛불바람에 흔들린다. 촛불집회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대중의 가슴속에서 다시 살아난 연예인이 있는가 하면, 부적절한 표현으로 구설수에 오른 연예인도 있다.

 

이런 가운데 6일부터는 최순실 게이트 진상특위의 청문회가 시작된다. 삼성, 롯데 등 대기업 총수 8명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벌써부터 많은 국민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답답하게 막힌 국민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줄 새로운 스타가 이번 청문회를 통해 탄생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초선 국회의원이었던 지난 88년 5공 청문회에서 날카롭고 논리정연한 질문으로 일약 스타가 되지 않았던가?

 

다른 한편으로는 이번 청문회를 통해 죽 쑤는 정치인이 나올지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지난 88년 청문회에서는 재벌총수의 비위만 맞추다가 국민들의 손가락질을 받은 사람, 또 내용도 없이 목소리만 높이다가 본전이 들통나서 국민들로부터 멀어졌던 정치인이 한 둘이 아니었다. 이성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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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leesw@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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