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2년 전 드론산업 육성에 도전장을 낸다고 했을 때만 해도 회의적 시각이 많았다. 관련 인프라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너도나도 한다고 따라 나서 공연히 헛물만 켜는 것 아니냐’는 게 당시 분위기였다. 전주시는 그런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드론 관련 사업들을 하나씩 챙겼다. 완산체련공원을 국토부 시범비행 공역으로 만든 것이 첫 출발이었다. 전북도와 함께 농업용 드론을 특화시키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지난해에는 세계 드론시장을 주도하는 중국과 손을 잡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한·중 3D프린팅드론 산업박람회’를 열어 가능성을 탐색했다.
전주시의 드론 관련 ‘대박’은 의외의 곳에서 터졌다. 다름아닌 ‘드론축구’다. 전주시가 드론과 축구를 결합한 신개념 스포츠로 창안한 드론축구가 드론마니아들에게 인기몰이를 하면서다. 드론축구가 지난해 등장했을 때도 처음에는 긴가민가였다. ‘세계 최초’라거나 ‘드론축구 종주시’라는 수식어가 호들갑스러웠다. 시답잖게 여겼던 그런 드론축구가 시범경기와 2017 서울국제 스포츠레저산업전(spode)을 통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게 됐다.
탄소소재를 활용한 드론축구 개발부터 드론축구 체험장 조성, 드론축구선수단 창단, 드론축구공 전국 시판 등이 전주시 주도로 이뤄졌다. 모두 전국 최초다. 최근에는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전국 30개 드론축구단 창단식과 함께 대한드론축구협회 창립을 위한 준비위원회까지 발족시켰다. 향후 세계연맹을 만들고, 드론축구 월드컵까지 개최한다는 계획이 이제 허무맹랑하게만 들리지 않는다.
드론축구가 드론산업 육성에 얼마만큼 큰 도움을 줄 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불모지로 여겨온 드론에 대해 시민적 관심을 끌어낸 것만으로 큰 성과다. 드론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들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도 심어줬다. 드론축구를 통해 e스포츠가 더욱 활발해지고, 전주가 e스포츠산업의 메카로 자리잡는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드론축구의 맹활약이 기대된다. ·김원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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