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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마을공동체미디어] '내'가 전하는 '우리' 이야기

신문·라디오·팟캐스트 등 다양한 형태 마을미디어 증가 / 정보 공유·소통창구 역할…공동체문화 복원·도시재생도 / 활성화조례 실효성 위해 거너번스형 중간지원 필수

▲ 도내에서 발행되는 마을신문들.

‘2017 시민기자가 뛴다, 참여&소통’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직접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공간입니다. 올해는 최성은 전주시민미디어센터장과 조상진 전주시노인취업지원센터장, 정기석 마을연구소장, 이지훈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이 참여해 도시와 농촌지역의 공동체활동과 노인, 다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를 조명합니다. ‘참여&소통’은 오는 11월까지 매주 목요일자에 게재됩니다.

 

지난 7월 6일 독특한 방송국이 개국했다. ‘노송FM’이라는 작은 라디오방송국이다. 주파수는 아직 없다. 팟캐스트를 통해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들을 수 있다. 시민들이 직접 방송 기획과 운영에 참여해서 방송하는 마을공동체미디어다(이하 마을미디어). 노송FM은 기존 언론이 다루지 않는 동네이야기,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방송국 운영을 위해 전주시민미디어센터와 전주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협력하고 있다. 2개월 동안 라디오방송 기획, 장비 실습 등 다양한 강좌를 진행했다. 강좌를 이수한 20여명의 시민방송활동가는 수료 후 동아리를 만들고 매주 만나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개국을 기념해 현장에서 공개방송을 진행했다.

 

노송FM 활동가모임 조대중 대표는 “시낭송, 책 읽기, 여행 등 자신들의 일과 개인적 관심이 있는 방송을 기획하고 있다”며 “개개인들이 하고 싶은 방송으로 시작하지만, 차츰 경험이 쌓이고 참여가 늘면 공익적 방송들이 늘어날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송FM 참여자들은 방송에 대한 개인적 관심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지역 공동체의 소통기회를 마련하고 지역문제와 해결방안 등에 대한 주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 마을미디어 활동 크게 늘어

 

최근 마을미디어 대한 사회적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2012년 5곳이었던 마을미디어가 지난해 59곳으로 늘어났다. 5년 사이 10배 이상 증가했다. 유형도 다양해 라디오와 팟캐스트, 영상, 신문, 잡지, 웹진 등을 통해 다양한 지역소식과 시사, 교양 정보들이 소통되고 있다. 허경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사무국장은 마을미디어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전북지역에도 다양한 마을미디어가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전북지역 마을미디어 축제에는 전주와 전북에서 활동하고 있는 12개의 마을미디어가 참여해 변화와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현재 전북에는 마을신문이 가장 많다.

 

마을미디어 TV 채널도 생겨났다. ‘우리동네 TV’라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동네 TV’는 지역케이블방송의 지역채널을 통해 방영되고 있으며, ‘우리동네 뉴스’와 ‘우리동네 스포츠 뉴스’가 격주로 방송되고 있다. ‘우리동네 뉴스’는 평화동마을신문을 주축으로 전주지역 5개 마을신문이 참여하고 있다. 마을신문기자들이 취재를 하고, 전주시민미디어센터가 편집과 촬영을 지원하고 있다. 2015년 가을 첫 방송 후 현재 42회가 방송됐다. ‘우리동네 스포츠 뉴스’는 동네 야구, 동네 탁구 등 지역 주민들의 생활체육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기획, 취재, 촬영과 편집 모두 일반 시민들이 하고 있다.

 

△주민 소통 공간으로 주목

 

이처럼 마을미디어가 주목받는 이유는 공동체활성화와 주민간 소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박민 전북민언련 참여미디어연구소 소장은 “공동체복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동체 구성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복원”이며, “이를 매개 하는 것이 마을미디어이고, 그래서 마을미디어가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창환 전주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국장도 “도시재생이 성공하려면 적극적인 주민참여가 필요한데, 주민들끼리 도시재생에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 수단이 없다”며 “마을미디어는 주민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나아가 주민간에 도시재생 의제가 논의되고 합리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도시재생과 마을미디어의 역할에 대해 말했다.

 

이는 2010년 창간된 평화동마을신문 사례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김수돈(평화동마을신문 편집인) 마을신문전주네트워크대표는 “마을신문은 주민들이 스스로 언론활동을 통해 정보와 의견을 공유하고 마을공동체의 복원을 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 며 “마을신문의 활동반경을 넓혀 다양한 문화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이 과정 자체가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과 마을 사랑을 드높이는 일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공동체 활성화 큰 역할

 

도시재생과 관련된 문헌과 토론회에서도 도시재생과 공동체 복원을 위한 소통채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은 지역사회에서 야기되거나 필요한 문제들의 해결책을 논의하고 협의하기 위한 것인데, 의사소통과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공론의 장이 구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3월 국회에서 열린 ‘마을미디어 전국토론회’에서는 마을미디어가 공동체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많은 사례가 발표되기도 했다.

 

최근 전라북도에 마을미디어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지난해 12월 전국 최초로 마을미디어를 지원하기 위한 조례가 제정됐다. 이해숙 도의원이 발의한 ‘전라북도 마을공동체미디어 활성화 지원 조례’는 마을공동체미디어의 개념을 명문화하고, 육성과 지원에 대한 도지사의 책무를 규정해 공동체 문화의 복원과 활성화의 토대를 마련했다.

 

그러나 조례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 지적도 있다. 원안에 포함됐던 중간지원조직이 빠져있고, 조례에 규정된 위원회도 아직 구성되지 않았다. 박민 소장은 “마을미디어 활성화를 위해서는 거너번스 형 중간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마을미디어 역시 환경감시기능을 수행하는 미디어의 기능을 갖는다는 점에서 지원주체인 지방정부의 간섭과 개입의 가능성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마을미디어들의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실험들을 지원할 수 있는 틀이 있어야 하는데, 행정부처의 정형화된 지원방식으로 어렵다”고 역설했다. 또한 박소장은 “위원회를 중심으로 지방정부와 의회, 마을미디어네트워크 그리고 중간지원조직들의 협력적 거버넌스 모델을 구축하면 지원조례의 기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며” 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할 것을 주문했다. 마을미디어 활성화를 위한 행정의 적극적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영국의 문화연구가 레이먼드 윌리엄스는 “공동체는 소통이며, 의사소통의 과정이 공동체의 과정”이라고 했다. 도시재생과 공동체 복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요즘, 주민들이 소통의 과정에 참여하고 논의할 수 있는 마을미디어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많아지길 바래본다.

 

최성은 전주시민미디어센터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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