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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역, 삼남극장, 전국체전

익산 출신 김호경 작가의 장편소설 ‘삼남극장’이 최근 출간되면서 벌써 40년이나 된 이리역 폭발사고가 바로 엊그제 일처럼 사람들 뇌리에 생생히 되살아났다.

 

1977년 11월 11일 오후 9시 15분 이리역.

 

국내 철도역사상 가장 큰 사고로 기록된 이리역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리역 구내에서 다이너마이트를 싣고 정차 중인 화물차 1량이 폭발, 철도공무원 9명과 시민 등 59명이 사망하고 1343명이 부상했으며, 7000 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대참사였다.

 

삼남극장은 당시 이리역 앞에 있었는데 사고 순간 빅스타 하춘화 공연이 있었기에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무명의 코미디언 이주일은 자신이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음에도 모두가 살기위해 이리뛰고 저리뛰던 상황에서 하춘화를 업고 병원으로 옮겨 스타로 발돋움할 계기를 만들었다. 하춘화가 공연때마다 의리있던 이주일을 데리고 다녔기 때문이다.

 

소설 ‘삼남극장’을 읽어보면 낙방생, 건달, 포주 등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뭔가를 하고 있던 바로 그 시각에 찾아온 대형사고로 인해 각자의 운명이 송두리째 바뀌는 상황이 현실처럼 잘 묘사돼 있다.

 

사실 ‘이리역 폭발사고’는 잊고싶은 아픈 과거지만 익산시는 폭발사고 40주기를 맞아 오는 11월 11일 추모행사를 익산역 광장에서 진행한다.

 

이번 추모행사는 ‘치유 40년, 미래 40년’을 주제로 40년전 발생한 아픈 과거의 기억을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 40년의 비전을 제시하는 등 익산시가 한단계 도약하는 모멘텀이 될 것이다.

 

특히 내년 10월 제99회 전국체육대회를 개최하는 익산시로서는 과거의 상흔을 딛고 도약할 수 있는 시발점이 바로 익산역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11월 11일이 갖는 의미는 매우 심대하다.

 

사실 오늘날 익산시의 발전은 익산역과 궤를 같이해왔다.

 

1912년 익산에 철마가 달리기 시작하면서 성장을 계속했기 때문이다. 호남선, 전라선, 군산선 등으로 인해 익산은 교통의 요지가 됐고, 1949년 익산시는 전국 도시중 15위에 랭크된다.

 

하지만, 익산은 일제때인 1931년 대전, 광주 등과 같이 읍(邑)으로 승격했으나 오늘날 위상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정권의 국토 불균형 발전전략에 의한 측면도 많지만, 전북의 지도자들이 그동안 지역 운명을 결정할 때마다 지역발전 보다 자신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한 측면도 없지않다.

 

오늘날 KTX가 통과하는 역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모이지 않는곳이 바로 익산역이라는 쓰디 쓴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대도약을 앞둔 익산시가 익산역을 중심으로 커다란 기폭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 또한 커지고 있다.

 

이리역 폭발사고 40주년과 내년 전국체전을 앞두고 명철한 지혜가 모아져야 할 때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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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병기 bkweeg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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