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제 다가서기
최근 전국에서 잇따른 10대들의 강력 범죄가 언론에 등장하면서 소년법 폐지, 소년범 처벌 강화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신문고에는 수십만 명이 동참하고 나섰다. 정치권에서도 솜방망이 처벌 소년법을 이번 기회에 손질하고자 하는 의지도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엄벌주의가 범죄 감소와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근거를 들어 신중하지 못한 태도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이번 호에서는 소년법 폐지 및 개정에 관한 양면성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 주제 관련 신문기사
△경찰 우습게 보는 10대들, 멱살 잡고 욕설도
·(조선일보, 2017.6.17.)
△막가는 청소년 범죄…‘소년법 폐지’ 갑론을박
·(전북일보, 2017.9.7.)
△“촉법소년 연령 낮춰야” vs “일부의 문제…일반화 곤란”
·(동아일보, 2017.9.6.)
△“보복 피해 방지가 우선”·“엄벌보다 기회를”
·(서울신문, 2017.9.6.)
■ 신문 읽기
〈읽기 자료 1〉
- 경찰 우습게 보는 10대들…멱살 잡고 욕설도
경기 화성동부경찰서는 지난 9일 A(17)군 등 고교생 3명을 형사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혐의는 공무집행방해였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을 비롯한 10대 18명은 지난달 21일 새벽 경기 오산시 한 공원에서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웠다. 주민으로부터 112 신고가 접수됐고, 경찰관 4명이 순찰차 2대를 타고 출동했다. 경찰관들은 귀가를 설득했지만 A군은 경찰관 멱살을 잡는 등 폭행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관은 테이저건을 사용해 A군을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B(18)군이 경찰관 몸을 잡아당겨 경찰 조끼가 찢어지기도 했다.
파출소와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이 “비행 청소년이 경찰을 경시하는 풍조가 도를 넘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서울 모 지구대 소속 김모 경감은 “요즘 10대들은 지구대에 잡혀와서 경찰관에게 욕을 하는 경우가 꽤 된다”고 했다. 김 경감은 “성인들은 술에 취하지 않는 이상 경찰에게 대들지 않는데, 10대는 음주 여부와 상관없이 반말하고 조사에 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미성년자는 대부분 선처된다는 걸 알고 이를 악용하는 것 같다”고 했다.
임모 경감은 “미성년자의 경우 처벌보다는 선도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며 “막상 처벌하려고 해도 부모들이 읍소하고 호통을 쳐서 쉽지 않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어른들이 경찰을 대하는 태도를 10대가 답습하는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공권력 경시 풍조가 근본 원인”이라고 했다.
경찰 내부에선 미성년 범죄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현재는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경우 형사 미성년자로 분류돼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되지 않고 감호 위탁, 사회봉사,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만 받게 된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학생들은 본인이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범죄를 저질러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거나 당당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대검찰청이 발간한 ‘2016 범죄분석’에 따르면, 만 18세 이하 소년 강력범죄 발생 비율은 2006년 10만명당 16.4건에서 2015년 28.2건으로 증가했다. 소년 재산범죄 발생 비율은 2006년 10만명당 233.8건에서 2015년 332.9건으로 늘었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미성년자에 대해 처벌을 강화한다고 해서 경찰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지 않고 재범률도 더 늘어날 것”이라며 “제복을 입은 사람들에 대한 존중과 존경은 가정과 학교 교육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경기 지역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김모 경위는 “미성년자가 술, 담배를 사거나 음주, 흡연을 했을 때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 선에서 처벌할 수 있는 경범죄 규정이라도 만들면 좋겠다”고 했다. 현재 미성년자에게 술, 담배를 판매한 업주는 청소년보호법으로 처벌받지만, 이를 구매한 미성년자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출처: 조선일보, 2017.6.17.〉
〈읽기 자료 2〉
- 막가는 청소년 범죄…‘소년법 폐지’ 갑론을박
갈수록 잔혹해지는 범행 수법과 증가하는 재범률로 인해 청소년에게도 더욱 강력한 법 적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한국의 범죄현상과 형사정책’에 따르면 소년 범죄자의 저연령화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5년의 경우 소년범 39.7%가 16~17세로 가장 많았고, 18~19세 33.6%, 14~15세 27.8%, 14세 미만이 0.8%였지만, 지난 2014년에는 16~17세가 44.4%, 14~15세 30.6%, 18세 24.9% 순으로 범죄 연령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과 4범 이상 재범률은 6.1%에서 15.2%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이 같은 상황에 최근 부산과 강릉에서 청소년 강력 사건이 벌어져 전 국민에게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어린 나이지만 범행 수법이 잔학했기 때문이다. 청소년이 이처럼 잔학한 범죄를 주도한 사건은 최근의 문제는 아니다.
2004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2010년 ‘군산 초등학생 집단 성폭행 사건’, 최근 드러난 ‘인천 초등학생 살인 사건’ 등 사회적으로 크게 공분을 산 사건도 잇따라 벌어졌다.
하지만 이런 잔혹한 범죄에 가담한 대다수 청소년은 소년법으로 보호받기 때문에 제대로 된 처벌을 가하기 힘들다. 청소년들이 이를 알고 악용하는 경우도 있어 또 다른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소년법에는 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청소년을 ‘촉법소년’으로 규정한다. 이들은 형사미성년자로서 형벌을 받을 범법행위를 하더라도 형사 책임능력이 없기 때문에 형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중략)
이와 관련해 ‘소년법 폐지’를 주장하는 청와대 홈페이지 청원에 6일 기준 21만여 명이 넘는 인원이 동참했다. 국회의원들도 소년법 등의 개정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속속 발의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소년법 개정이나 폐지가 섣부르게 이뤄져서는 안된다는 반응도 나온다. 〈출처: 전북일보, 2017.9.7.〉
〈읽기 자료 3〉
- “촉법소년 연령 낮춰야” VS “일부의 문제…일반화 곤란”
부산과 강원 강릉에서 잇달아 발생한 10대 여학생 집단 폭행 사건으로 소년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해자 한 명이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觸法少年)이라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형사미성년자의 처벌 연령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현행 소년법은 만 10세 이상, 만 19세 미만에 적용된다. 형법 9조에 따라 만 14세를 기준으로 범죄소년(만14세 이상~만 19세 미만)과 촉법소년(만 10세 이상~만 14세 미만)등으로 구분한다. 만 14세 이상인 범죄소년은 소년법 특칙에 다른 형사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촉법소년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보호 처분만 받는다. 훈방 처분이 대부분이고 소년원에 가더라도 공식적인 전과기록은 남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이번 집단 폭행 사건을 계기로 촉법소년의 연령 기준을 ‘만 14세 미만’에서 ‘만 12세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30여 년 전 정해진 촉법소년 기준이어서 최근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반면 이번 사건의 가해자들 같은 사례의 미성년자는 극소수이기 때문에 촉법소년을 정한 취지를 그대로 살려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순간의 실수였을지 모르는 일로 범죄를 저지른 만 14세 이하에게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헌법 재판소는 2003년 14세 미만인 자를 형사 미성년자로 규정해 처벌하지 못하게 한 형법 9조를 합헌으로 봤다. 그러나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보충의견은 있었다. 당시 전효숙 재판관은 보충의견을 통해 “12세 미만의 청소년 범죄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음에도 국가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범죄 피해자의 생명 신체에 대한 보호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관련 형법 및 소년법 규정을 재검토하고 이를 보완하는 입법적 시정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출처: 동아일보, 2017. 9. 6〉
■ 생각 열기
1. 〈자료1〉을 읽고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미성년 범죄에 처해지는 사회적 제재의 종류는 무엇이 있나요?
2. 〈자료 1〉에서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 경범죄 규정을 제안한 의견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봅시다.
3. 〈자료2〉에서 소년범의 범죄연령이 낮아지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원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4. 〈자료 2〉를 읽고 소년법 폐지에 대한 찬반 입장을 정리해 보세요.
5. 〈자료3〉을 읽고 촉법 소년의 개념을 찾아 적어보세요.
6. 〈자료3〉을 읽고 헌법재판소의 합헌 요건을 찾아보고, 재판관의 보충의견에 대한 의미가 무엇인지 이야기해 봅시다.
■ 주제 관련 영화
△범죄소년 (2012, 강이관 감독)
보호관찰중인 범죄소년 장지구(서영주)는 죽음을 앞두고 있는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의 유일한 희망은 낙천적이고 귀여운 여자친구뿐. 나쁜 친구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빈집털이에 가담한 지구는 절도죄로 체포되고 그를 구제해 줄 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1년 동안 소년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 곳에 있는 동안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지구.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고 생각한 그 때, 죽은 줄만 알았던 엄마가 나타납니다. 엄마와의 만남 이후로 지구는 행복을 찾은 것 같았지만 곧, 충격적인 삶의 파란이 찾아옵니다. 〈출처: 다음 영화〉
■ 용어 정리
△테이저건 : 길이 15.3센티미터, 높이 10센티미터, 폭 3.3센티미터, 무게 175그램인 경찰이 사용하는 권총형 진압 장비다. 유효사거리는 5~6미터로 5만 볼트 전류가 흐르는 전선이 달린 전기 침 두 개가 동시에 발사되기 때문에 전기 충격기라고도 한다. 침에 맞으면 중추신경계가 일시적으로 마비돼 쓰러진다. (출처:트렌드 지식사전)
△소년법 :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에 대해 그 환경의 조정과 성행(性行)의 교정에 관한 보호처분을 하고 형사처분에 관한 특별조치를 함으로써 소년의 건전한 육성을 기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이다. 19세 미만의 자를 소년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을 소년보호사건의 대상으로 하였다(제2·4조). 총칙, 보호사건, 형사사건, 비행예방, 벌칙 등 4장으로 나뉜 전문 71조와 부칙으로 되어 있다. (출처:경찰학사전)
△보호관찰 : 범죄인을 교도소나 기타의 시설에 수용하지 않고 사회생활을 영위하면서 개선·갱생시키는 제도이다. 보호관찰 대상자는 ① 보호관찰을 조건으로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자, ② 보호관찰을 조건으로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자, ③ 가석방 또는 가퇴원된 자, ④ 소년법의 규정에 의하여 보호처분을 받은 자 등이다.(보호관찰법 3조) ·(출처:두산백과)
■ 생각 키우기
2013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서울소년원장을 역임한 한영선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학교 연구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강력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에게 엄벌을 내리면 끓어오르는 분노는 풀 수 있지만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소년원으로 온 아이들을 하나하나 면담해 보니 가정, 학교, 친구 등과 복잡한 문제들이 쏟아져 나왔다”면서 “특히 저지른 범죄는 빈곤과 함께 대물림 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실제 한 교수가 한 청소년 범죄의 지속성에 대한 연구에서 가정 환경이 빈곤한 아이들일수록 범죄의 길로 들어서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한 교수는 “소년범들을 추적해 보니 2년에 한 번꼴로 범죄를 계속 저지르는 비율은 6.8%에 불과했다”면서 “이런 소수의 아이들에게만 초점을 맞추고 엄벌을 외치는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처벌을 강화하면 반성하게 될 것이라고 보는 건 순진한 생각”이라면서 “가해 학생들을 인격체로 대해야 그들도 인격체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벌을 주더라도 가해 학생이 납득해 잘못을 뉘우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위 글을 읽고 가정, 학교, 친구와의 관계에서 청소년 범죄 예방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보세요.
■ 생각 더하기
△소년법을 폐지하였을 경우 사회에 미칠 영향과 사회 제도 중 함께 변화가 일어나야 할 부분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보고,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여 1000자 이내로 서술해 보시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