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나 내전, 난민, 기아, 지진 등과 같은 갈등과 고통의 현장이 항상 세계적 뉴스의 머리를 장식한다. 뉴스의 속성이 기본적으로 갈등과 경쟁을 쫓으면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에 세계 언론이 주목하는 것도 핵이라는 갈등 요소가 포함되어서다. 핵 문제가 아닌, 이산가족 상봉이나 남북경제협력 등의 의제로 국한됐다면 해외 언론이 이리 관심을 둘리 없을 것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올 연초 펴낸‘미주 언론에 비친 한국’에서 해방 이후 근래까지 미국 언론에 비친 한국은 부정적 이미지가 우세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주요 신문들의 한국 관련 뉴스가 부정적이라고 해서 탓할 수는 없다. 갈등과 경쟁을 주요 의제로 삼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의 언론이든 마찬가지다. 갈등 상황을 드러냄으로써 해결의 방안을 찾는 게 언론의 주요 역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전북도민들이 분노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북혁신도시 관련 기사는 의아스런 부분이 많다. WSJ가 어떤 매체인가. 미국 내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한다. 이런 세계적 신문이 전북혁신도시를 안줏감 삼아 농락(?)했다는 게 오히려 뉴스거릴 일수 있다. WSJ 인터넷 신문에서 전북을 검색해보니 전북혁신도시(jeonbuk innocity) 관련 기사가 유일했다.
물론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규모의 한국 국민연금에 관해 세계적 경제지가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연금을 운용하는 최고 CIO가 1년 넘게 공석 중인 사실을 기획 취재할 수도 있다. 교통여건이나 주변시설이 열악한 실상을 지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혁신도시를 돼지 배설물 악취나 풀풀 나는 곳으로 묘사한 것은 전북혁신도시와 그곳에 사는 주민,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모독이 아닐 수 없다. 기사 삽화에 돼지를 그려놓고‘이웃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니 어찌 공분하지 않겠는가.
해당 기사에 이런 댓글이 달렸다.‘선구자가 되는 것은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다. 워싱턴 DC도 초기 비슷한 평가를 받았다(It‘s difficult to be a pioneer, but maybe it will get better with time. Washington DC got similar reviews in its early days). WSJ도 처음 작은 정보지로 출발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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