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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진과 정동영

세상사 우연히 맺어진 인연이 계기가 돼서 어떤 경우에는 동지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묘한 시점에서 대척점에 서기도 한다.

박정희와 존 F 케네디는 이역만리 전혀 다른 곳에서 태어났으나 묘한 상황에서 만나게 된다. 제1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를 향해 가던 1917년 식민지 한반도에서는 박정희가 태어난다. 묘하게도 미국에서 같은해 존 F 케네디가 탄생한다. 그리고는 한참 시간이 흐른 1961년 둘은 공교롭게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요즘 같으면 청년 취급을 받는 44세때였다. 한 사람은 뷸릿(bullet· 총알)으로 정권을 훔쳤고, 다른 사람은 합법적인 밸럿(ballot· 선거)으로 권좌에 올랐다.

서로 얼굴도 몰랐던 두 사람은 1961년 11월 미국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정상회담을 갖는다. 불과 2년후 존 F 케네디는 46세를 일기로 댈러스에서 흉탄에 의해 암살되고, 박정희는 1979년 61세를 일기로 역시 궁정동에서 시해되기 때문이다.

먼 훗날 일부 사가들은 이들이 같은해에 태어나고 같은해에 권좌에 오른데다 머리에 흉탄을 맞고 사라진 것에 대해 “우연치고는 참으로 묘하다”고 말한다.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의 날은 4월 23일인데 이는 1616년 4월 23일 스페인의 세르반테스와 영국의 셰익스피어가 우연하게도 같은 날 사망한 것을 기념해 제정했다고 한다.

요즘 정가를 뜨겁게 달구는 이슈는 ‘새만금 재생에너지 단지’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이 화두를 던지고 떠난후 집권여당과 민주평화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의 대결 구도가 만만치 않다.

좀 성에 차지 않더라도 지역 국회의원들은 중앙정부가 제시하는 지역발전 정책에 대해 공감하는게 관행이나 이번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송하진 지사가 “새만금의 활로를 재생에너지 단지에서 찾겠다”며 이는 곧 새만금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반면,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가장 앞장서서 반대 논리를 펴고있다.

심지어 대통령 방문에 맞춰 군산 현지에서 당 지도부 회의를 열고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나서면서 요즘 도민들은 좀 헷갈리는 분위기다.

송하진 지사와 정동영 대표는 무려 50년전 까까머리 소년때 고교 동기동창으로 처음 만나 인연을 맺어왔는데, 지역 현안에 대해 이처럼 대척점에서 만나는 것은 좀 의아하다.

일부 호사가들은 “발전 방향에 대해 치열한 논쟁을 거듭하는 것은 결코 부정적으로만 볼 일이 아니다”며 병자호란때 주화파와 주전파의 예를 들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쪽에선 “겉으론 새만금 발전 방향에 대한 시각 차이 같지만 본질은 가깝게는 내후년 총선, 좀 멀게는 차기 도백 선거와 맞닿아 있는게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관측한다.

이번 새만금재생에너지 문제는 단순히 일개 사업에 그치지 않고 향후 결말에 따라 송 지사,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물론, 전북의 명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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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병기 bkweeg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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