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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식 인사청문회

문재인 정부 2기 내각 구성을 앞두고 전북출신 장관 후보자 3명 중 2명이 국회 인사청문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낙마했다. 특히 익산 출신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의 자진 사퇴에는 아쉬움이 크다.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비롯해 정읍~남원 동부내륙권 국도건설, 익산 국가산업단지 재생사업, 전주역 시설개량 등 국토부 현안이 산적한 전라북도로서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는 30여년간 국토부에서 근무하면서 주거와 교통 분야 요직을 두루 경험한 국토교통 전문가다. 국토부 내에서도 첫 여성장관인 김현미 장관의 파격 등용에 이어 안정적으로 국토부를 이끌 적임자라며 크게 환영했다. 탁월한 업무 능력과 직원들 사이에 신망이 두터웠기에 공무원 노조에서도 환영과 함께 청문회 통과를 바란다는 내용의 성명까지 발표했다.

하지만 다주택 보유 논란에 그는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여기에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재개발 부동산 투자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자진사퇴의 길을 택했다. 참여정부 이후 국토부 장관 후보자 중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처음 낙마한 사례가 됐다.

물론 서울 강남과 경기도 분당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세종시에 아파트 분양권을 소지한 것은 국민 정서와는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의 경륜과 역량 업무능력, 그리고 공직사회 평판까지 상쇄시킬 정도인가에는 의문의 여기가 남는다. 정치적 희생양이라는 동정론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20대 국회의원 289명 가운데 두 채 이상 다주택자는 117명으로 40%가 넘는다. 이들 가운데 이른바 강남 3구에 주택을 보유한 의원도 71명에 달한다. 자유한국당 소속인 이주영 국회 부의장과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은 각각 주택 6채를 소유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들도 2018~2019년도 공직자재산신고 내역을 보면 1년동안 평균 1억원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부동산 재산이 94개에 달하는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1년새 10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보았다. 부동산 57개를 보유한 주승용 바른미래당 의원은 14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식 인사청문회가 아닐 수 없다. 후보자의 정책과 비전, 능력과 자질 검증은 뒷전이고 오로지 흠집내기와 트집잡기, 망신주기식 행태로 일관하는 청문회는 국민들을 식상하게 만든다. 이런 청문회를 우리가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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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kwonst@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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