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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간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최근 전주시가 발표한 종합경기장 개발안은 개선된 것이 아니고 눈가리고 아옹하는 개악(改惡)이 되고 말았다. 당초에는 개발방식이 기부대양여 방식이었는데 시가 토지소유권을 보존하기 위해 롯데쇼핑측에 50년 이상 장기임대키로 했다는 것. 언뜻 보기에는 시가 토지를 매각하지 않고 임대료를 받기로 했지만 50년 이상 장기임대할 경우 금싸라기 땅이 롯데쇼핑한테 넘어간 것이나 다름 없다.

통상 장기임대방식은 새만금지역과 같이 투자유치가 안되는 지역에 외국인 투자유인책으로 이 같은 방식을 쓴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투자유치를 통한 일자리 마련과 경제발전을 위해 이 방법을 쓴다. 또 200실 규모의 호텔을 롯데쇼핑이 운영한 후 기부채납키로 한 것도 큰 도움이 안된다. 규모가 적을 뿐더러 20년 사용하다가 시가 기부채납 받기로 했지만 20년이 넘으면 시설 노후화로 전면 개보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게 된다.

1만7천800㎡에 전시 컨벤션센터를 짓는다고 했는데 이는 언발에 오줌눕는 식이나 다름 없다. 수원시등 대도시에 있는 전시 컨벤션시설이 3만9천600㎡ 규모다. 이처럼 적은 규모로는 제 기능을 다할 수 없을 뿐더러 MICE 산업 발전을 운운하는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것 밖에 안된다. 전주시민들도 세계 각지로 해외여행을 다녀왔기 때문에 어디에 어떤 특색있는 MICE 시설들이 있는 것 쯤은 잘 알고 있다.

이번 종합경기장 개발에서 가장 시가 잘못한 것은 시비 630억와 지방채 270억을 발행해서 육상경기장과 야구장을 월드컵경기장 주변에 짓기로 한 것이다. 지금 전주시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데 굳이 시비와 지방채를 발행하면서까지 경기장을 건설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 종전에는 롯데쇼핑측이 종합경기장 부지를 매입하는 대신 야구장과 육상경기장을 건립해서 이전키로 했다.

전주시가 종합경기장 부지를 시민의 숲과 마이스산업 혁신기지로 개발키로 홍보하고 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그 이유는 시내에서 5분내지 10분만 나가면 모두가 산이요 공원이나 마찬가지인데 굳이 이 같은 일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미세먼지 때문에 생활환경이 급격히 나빠진 것을 극복하기 위한 계획으로도 보이지만 결국 백화점과 호텔 환경을 좋게 만들어 주는 것이나 다름 없다.

이번에 전주시가 발표한 종합경기장 개발계획은 롯데쇼핑한테 통째로 금싸리기 땅을 넘겨주는 것이어서 특혜행정의 표본이 되었다. 특히 김승수 시장이 자신의 공약을 헌신짝 버리듯이 했고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종합경기장 개발 계획을 발표한 바람에 상당한 저항이 뒤따를 것이다. 지금이라도 시의회 등과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고민해서 개발계획안을 다시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옥마을에 연간 관광객이 천만명이 다녀가지만 정체성 혼란으로 다시찾고 싶은 관광지가 안되기 때문에 시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지금 위기상황을 바르게 인식하지 못하면 현재18위인 전주시가 더 후퇴할 것은 명약관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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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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