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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출범 2년과 전북

마오쩌둥은 일찌감치 “모든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어록을 남겼다. 지금부터 대략 850년 전, 고려시대 칼로 집권한 무신정변이 있었다. 정중부, 경대승, 이의민 등으로 짧게 이어지던 무소불위의 권력은 결국 최충헌에 이르러 확실히 최씨 집안의 것이 되고 이후 최우, 최항, 최의로 4대 60여 년이나 계속된다.

그런데 역사는 무섭게 반복된다. 1961년 이 나라에 다시 군사독재가 시작됐다. 소위 5·16 군사쿠데타. 선거라고 하는 형식적인 절차를 거쳤으나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진 군사독재는 30년 넘게 이어졌다. 총구에서 나오던 권력을 국민들의 손으로 되돌리는데는 엄청난 희생이 필요했다.

지금부터 꼭 2년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 문 대통령은 취임하면서 커다란 국민적 기대를 한몸에 받고 순항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기대가 점차 부담이 돼가고 있다. 2년을 넘어서면서 도처에 묻혀있던 지뢰가 터지고 있다. 지금부터 어떻게 타개해 나갈것인지를 생각하면 등에서 식은땀이 날 법하다.

새 정부 출범 과정에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로 힘을 모아줬던 도민들은 정치적 소외와 경제적 질곡이 끝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아직은 아니다. 겉보기엔 지난 2년간 전북의 명운이 엄청나게 바뀐 것처럼 보인다. 전북 인사가 속속 발탁되고 새만금 공항 예타면제 등 굵직한 성과가 있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속내를 잘 들여다보면 전북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전북에 권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다고 정치인 중 ‘저평가된 우량주’가 있다는 말도 들어보지 못했다. 차기 또는 차차기 주자로서 주목받는 이도 없고 다 그만그만한게 사실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힘의 원천인 경제 부문을 생각하면 지역의 앞날은 참으로 답답하다. 혹자는 “2년밖에 지나지 않았고 앞으로 3년이나 남았다”며 얻어낼게 많다고 하지만 안일한 현실 인식이다.

며칠전 두가지 안타까운 발표가 있었다. 전북에서 태어난 출생아 수는 지난해 9858명으로 1만명 선이 처음으로 무너졌다. 2013년 1만 4838명에 비해 무려 33.6%가 감소했다. 그런가하면 2017년 말 기준 전북도민의 1인당 연간 GNI(지역내 총소득)는 2455만 원으로 전국 꼴찌다. 강원, 충북보다도 낮고 울산의 절반 수준이다. 설혹 전북 출신 대통령이 나와도 가난의 굴레, 사람들이 떠나는 지역적 한계를 넘어서기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통계자료다.

문 정부 집권 2년을 넘어서는 이 상황에서 냉엄한 현실정치의 한계를 제대로 인식하고 사람들이 찾아오는 경제 환경을 차분히 만드는데 지역민들이 혼연일체가 돼야 한다. 중앙을 상대로 더 얻어내려는 노력도 가시적으로 펼쳐져야 한다. 그게 이 시점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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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병기 bkweeg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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