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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 압승, 전북 대전환 계기 만들어야

6.3지방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4년 전에는 무소속 단체장이 3명이나 나왔지만 이번에는 전북도지사와 14개 시장·군수를 민주당이 모두 싹쓸이했다. 특정 정당이 단체장을 싹쓸이 한 것은 1995년 민선 이후 처음이다. 일당 독주는 지역정치와 행정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다양성이 사라지고 민의가 왜곡될 우려가 있다. 또 경쟁원리가 작동되지 않아 주민에 대한 정치서비스가 저하되는 폐단이 있다. 민주당은 ‘텃밭 전북’ 재확인의 축배를 들 수 있겠으나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민주주의 정치체제는 다양성이 존중되고 견제와 균형의 가치가 핵심이다. 이런 역할과 기능을 기대할 수 없다면 결국 주민 피해와 지역발전의 저해요소로 결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은 지난 30여년 간 민주당의 일당 독주 지역이었다. 유권자들은 전폭적으로 민주당을 밀어주었다. 그 결과 전북이 받아쥔 성적표는 뭔가. 1년에 8000명씩 청년인구가 이탈하고 소득과 지역총생산은 전국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소외와 홀대는 계속됐고 자존심은 뭉개지기 일쑤였다. 전북의 비전인 새만금은 희망고문의 상징어가 됐고 급기야 이재명 대통령은 전북도민들을 희망고문하지 말라고 힐책했다. 전북 정치권에 대한 질책이다. 전북의 정치와 행정이 또다시 이런 식으로 흘러가선 안된다. 지금 전북의 시대정신은 산업재편을 통한 대전환, 대도약이다. 민주당의 압승은 이런 시대정신을 이뤄내라는 도민 명령이다. 지역정책과 공약은 물론 균형발전과 지역주도성장의 국정과제가 전북에서 꽃 피울 수 있도록 당선인과 정치권은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야 한다. 윤준병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은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더 큰 전북발전과 도민 행복을 바라는 민심의 기대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팀 체제를 유지해 전북 대도약의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꼭 그렇게 되길 소망한다. 제9기 민선 정치권은 전북도민의 대전환, 대도약 염원이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소명의식을 갖고 분발하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6.07 19:30

[사설] 선거사범 수사·재판, 신속하고 엄정하게

유권자들의 최종 판단이 내려지면서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하지만 선거가 끝났다고 모든 과정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불법행위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 추궁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선거 관련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절차가 이제 본격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졌는지를 확인하고, 위법행위에 대해 그 책임을 묻는 일은 선거 못지않게 중요하다. 어느 때보다 후보들 간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했던 전북지역에서도 고소·고발이 난무하면서 경찰 수사와 선거사범 처리 결과에 지역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예비후보자 등록일인 지난 2월3일부터 전국 279개 경찰관서에 선거수사 전담반을 편성해 선거범죄를 단속한 결과 총 2549건, 4191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155건에 246명의 선거사범이 단속됐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송치되거나 무혐의 종결됐고, 201명에 대해 현재 수사 중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추가 입건이나 기소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범죄 유형별로는 허위사실 공표와 가짜뉴스 유포 등 흑색선전이 가장 많았고, 금품수수도 적지 않았다. 선거사범에 대한 수사와 재판은 무엇보다 신속해야 한다. 선거가 끝난 뒤 수년이 지나서야 결론이 난다면 법 집행의 실효성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당선인이 임기의 상당 부분을 수행한 뒤에야 위법 사실이 확정되는 상황은 유권자의 선택을 왜곡하고 행정의 안정성에도 혼란을 초래한다. 더불어 법과 원칙에 따른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도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당락에 따라 법 적용의 잣대가 달라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선거는 결과만큼이나 과정이 중요하다. 경찰과 검찰은 선거사범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로 ‘어떻게든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잘못된 선거풍토를 바로잡아야 한다. 아울러 법원 역시 선거사범 재판을 신속하게 마무리해, 당선인의 자격을 둘러싼 지역사회 혼란과 정치적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해야 할 것이다. 재선거에 따른 부담과 사회적 비용이 들더라도, 공정한 선거원칙을 지키고 주민의 선택을 바로 세우기 위해 불가피한 과정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6.07 19:30

[오목대] 막 오른 민주당 전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더 견고해진 게 다시 입증되었다. 6.3 전북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지사를 비롯 2명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14개 시군 단체장, 도의원, 기초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압승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관영 현 지사의 돌풍이 어느정도 예상됐으나 결국 민주당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9번째 선거에서 김 지사의 무소속 돌풍이 일어날 뻔 했지만 오히려 그게 막판에 민주당 결집현상을 만들었다. 여론조사 공표기일전까지 엎치락 뒤치락했던 지사 선거가 민주당 승리로 끝난 것은 민주당 지지층이 위기의식을 느낀 나머지 개딸 등을 중심으로 모두 투표장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적인 국정수행과 모처럼만에 불기 시작한 전북발전 기회를 살려 나가려면 힘 있는 이원택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면서 표심을 자극했다. 이처럼 선거 초반부터 김 후보가 이 후보를 위협한 것은 상당수 김 후보 지지자들이 정청래 대표가 공정하게 공천을 하지 않았다는 것에 불만을 갖고 목소리를 키운 탓이 컸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중잣대와 공정성 논란에 가타부타 않고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다가 막판에 민주당 후보들이 중심이 돼서 조직을 풀가동, 그래도 민주당 후보를 찍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강한 결집을 보였다. 문제는 무소속 김 후보가 자신을 민주당에서 제명시킨 정청래 대표와의 각을 세우며 끝까지 결사 항전, 40%대를 득표한 게 8월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 한테 어떤 결과를 가져다줄지 주목된다. 정 대표는 12개 광역단체를 장악했지만 서울에서 오세훈 국힘 후보 한테 패배해 결국 이기고도 진 선거가 되면서 당 대표 책임론이 경쟁자들 사이에서 불거졌다. 김민석 총리가 당으로 돌아와 8월 당 대표로 나설 것이 확실하고 여기에 송영길 전 당대표도 인천에서 승리해 6선이 되면서 당 대표 선거에 출마, 점입가경 양상으로 치닫을 전망이다. 이미 김 총리는 호남표를 의식, 익산으로 이사와서 둥지를 튼 상태이고 전남 고흥 출신인 송 전 대표도 일찍부터 조직을 추스려 당 대표 선거 채비를 해왔다.특히 김 지사가 반청 라인을 구축하면서 오는 8월 전당대회 때 본인이 이번에 얻은 표심을 갖고 당심을 파고 들어갈 것으로 보여 결과가 주목된다. 특히 공천에서 탈락한 반청의 김영록 전남지사도 정 대표를 끌어내리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밝혀 의외로 폭발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북 국회의원들도 6.3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지만 8월 전대 결과에 따라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가 달라질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한다. 각 계파별로 이합집산을 거듭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명심이 어디로 쏠리느냐가 관건일 수 있다. 집권 2년차로 접어든 이재명 정권이 서울시장을 탈환 못한게 뼈아픈 교훈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6.06.07 19:29

[전북광장] ‘수기(修己)’의 서화로 본말이 바로 서는 시대 구현

유교 경전의 최종 목표는 고대 중국이 이상적 통치의 모범이자 태평성대로 여겼던 요순(堯舜)시대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것입니다. 사서오경 중 『대학』은 ‘명명덕’(明明德), ‘친민’(親民), ‘지어지선’(止於至善)을 3강령으로 삼고, ‘수신’(修身)을 근본으로 수양하면 공동체·국가·세상까지 조화롭게 이룰 수 있다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윤리적·정치적 해법으로 제시합니다. 그리고 “그 근본(本)이 혼란해지면 하부구조인 말단(末)이 제대로 다스려지는 일은 없다.”라며 마음과 행실을 바르게 닦아 나를 다스리는 ‘수신’이 천하를 다스리는 근본임을 명확하게 정리하였습니다. 즉 실행과 실천의 순서로는 ‘수신’을 첫 번째 일이자 근본으로 삼았는데, 그 수신을 위해서는 맨 먼저 자신의 마음을 바르게(正心) 하고, 그 마음을 바르게 하려거든 자신의 뜻을 정성되게 하고(誠意), 그런 뜻을 정성되게 하려거든 먼저 앎을 이룬다는 치지(致知)를 해야 하는데, 그 치지는 사물의 본질에 다가가야 한다는 격물(格物)에 있다는 “격물치지, 성의정심,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8조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신은 ‘수기’(修己)와 같은 의미로 사용됩니다. 『논어』에서 자로가 군자에 대해 물었을 때 공자가 ‘수기이경’(修己以敬. 경으로써 자기를 수양)하고, 그 다음에 ‘수기이안인’(修己以安人. 수양을 통해 타인을 편안하게 함)하며, 나아가 ‘수기이안백성’(修己以安百姓. 수양을 통해 백성을 편안하게 함)해야 한다고 대답하니 결국 수기는 개인의 도덕성에서 출발하여 사회적 책임으로 확장하여 종국에는 백성을 편안하게 한다는 ‘안민’(安民)까지 단계적 실천 흐름을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로부터 문인 사대부는 서화를 즐겼습니다. 특히 문인화는 직업화가가 아닌 선비나 사대부들이 여흥으로 즐긴 예술인데, 기법에 얽매이거나 세부 묘사에 치중하기 보다는 그리고자 하는 자연 대상물에서 느낀 내적인 덕성을 시·서·화로써 간일하고 격조있게 표현하면서 수기(혹은 수신)함을 중시하였습니다. 이는 서화라는 말단을 통해 그 근본을 구한다는 ‘유말구본’(由末求本)의 예술심미이자 일종의 수기의 실천행이었던 것입니다. 추사 김정희는 흥선대원군에게 난을 치는 일과 수기와의 연관성에 관하여, “대체로 이 일은 비록 하나의 하잖은 기예이지만 전심을 다해 연마하는 것은 성문(聖門)의 격물치지를 공부함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고 설명하면서 난을 치는 예술행위, 즉 말단을 통해서도 수기라는 근본을 이룰 수 있음을 비유적으로 설명하였습니다. 즉 서화는 학문의 심오한 연마를 통한 ‘서권기(書卷氣)’가 있어야 가능했기에 학문 연마와 같은 이치로 본 것입니다. 이렇듯 서화의 가치와 효용을 높게 평가한 추사의 견해는 당시 말예(末藝), 소도(小道), 여기(餘技)로만 한정하여 취급했던 서화를 형이상학적 도의 경지로 한 차원 높이 격상시킨 계기가 되었습니다. 예로부터 전북은 예도로 불려 왔으며, 1997년부터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국제서예 향연인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를 운영하는 명실공히 서화의 본고장입니다. 며칠 전 역대 지방선거에서 가장 치열했던 선거도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 마음 한 켠에 쌓인 지지와 열망, 분열과 혼돈, 미움과 다툼을 차분히 내려놓고 전북이 자랑하는 수기의 서화 연마를 통해 본말이 바로 서는 안민(安民) 시대를 함께 만들어 가면 어떨는지요?

  • 오피니언
  • 기고
  • 2026.06.07 19:29

[기고] 유튜버 사회문제, 벗어나는 길

알고리즘 시대, 전 세계에는 약 1천만 개 이상의 개인 방송국이 동시에 송출되고, 하루 350만~400만 개 영상이 업로드 되고 있다. 인류는 가장 거대한 광장 한가운데 서 있다. 누구나 방송국이 되었고, 손안의 휴대폰 하나가 세계를 향한 송신탑이 되었다. 매 순간 인간의 생각과 감정이 데이터로 흘러간다. 작은 외로운 소리, 고통의 시대에서 말이 너무 많아 혼란스러운 시대로 넘어왔다. 기술이 아니라 문제는 인간이다. 유튜브 콘텐츠의 대부분은 교육, 정보, 취미, 문화, 지식, 예술이다. 세상은 오히려 과거보다 더 많은 배움과 기회를 얻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왜 유튜버 사회문제의 10%가 전체 인양 말들 하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의 뇌는 진실보다 자극을 먼저 선택하기 때문이다. 평온한 지식은 조용히 지나가지만, 분노와 갈등은 즉시 반응을 일으킨다. 인간은 위험을 먼저 기억하도록 진화했다. 생존의 본능이 디지털 시대에 들어와 역설적으로 사회 갈등의 연료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은 악하지 않다. 그것은 단지 인간의 욕망을 거울처럼 비출 뿐이다. 우리가 분노를 클릭하면 분노가 늘어나고, 우리가 갈등을 소비하면 갈등이 시장이 된다. 결국 오늘의 미디어 환경은 기술이 만든 세계가 아니라 인간 심리가 만든 문명이다. 여기서 유튜버 문제의 본질이 드러난다. 유튜버는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조회수 경쟁 속에서 제작자는 살아남기 위해 감정을 자극시키고 있다. 시청자는 순간의 흥미를 위해 판단을 유보한다. 그리고 사회는 스스로 만든 소음 속에서 피로를 호소한다. 이것은 미디어 위기가 아니라 문명의 성숙도 시험이다. 과거 인류는 문자 사용법을 배워야 했고, 인쇄술 시대에는 읽는 법을 배워야 했다. 지금 우리는 새로운 능력을 요구받고 있다. 바로 “보지 않을 자유”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X트위터, 티톡, 쇼츠, 등 많은 것을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시대에 무엇을 보지 않을 것인가를 선택하는 능력, 그것이 현대 시민의 품격이다. 좋아요와 댓글은 단순한 반응이 아니다. 그것은 사회 방향을 결정하는 투표다. 분노에 반응하는 순간, 우리는 알고리즘에게 더 강한 자극을 달라고 요청하는 셈이다. 유튜버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규제나 검열에 있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줄이는 사회는 건강해질 수 없다. 진짜 해답은 시민의 수준 상승이다. 제작자는 영향력을 자각해야 한다. 조회수는 돈이지만 신뢰는 자산임을 알아야 한다. 플랫폼은 속도보다 책임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기술은 중립이지만 설계는 철학을 담아야 하고, 시청자는 소비자가 아니라 문명을 만드는 참여자임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는 지금 정보의 홍수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사실은 “판단의 빈곤” 속에 처해있다. 지식은 넘치는데 지혜는 부족하고 연결은 많아졌는데 이해는 줄어들었다. 유튜브 시대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하나다. 당신은 무엇을 보고 있는가?가 아니라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가? 미디어의 미래는 플랫폼이 결정하지 않는다. 정부도, 기업도 아니다. 결국 세상을 만드는 것은 말끝의 품격과 클릭의 양심을 가진 시민인 것이다. 기술이 인간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수준이 기술의 얼굴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분노는 즉각적인 쾌락을 주지만 사회를 소모시키고 사유(思惟)는 느리지만 문명을 성장시킨다. 문명은 거대한 혁명으로 시작되지 않는다. 단 하나의 클릭, 민주주의 투표수다. 분노를 멈추고 생각하는 시민. 그 순간, 이미 새로운 시대는 열리고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6.07 19:27

[새 아침을 여는 시] 실버들 아래로 - 김영춘

저 가벼운 무게로 살랑살랑 하늘거리는 봄을 보노라면 사는 일의 신비는 공중에 매달려 있어야만 하는 것 같다 바람 없이는 봄바람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처럼 그녀의 긴 머리카락도 저렇게 나부꼈었지 실버들 늘어진 우리들의 봄빛 아래 사랑은 미끄러지는 허공으로 오래오래 매달려 있고 싶어했다 별스런 이유도 없이 자꾸만 까르르 굴러가는 마음이 솟아났던 것이지 김영춘 시인의 ‘실버들 아래로’를 읽다 보면,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있던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을 느낍니다. 이 시에서 ‘가벼운 무게로 살랑살랑 하늘거리는 봄’과 ‘바람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그녀의 머리카락은 마치 삶의 신비가 ‘가벼움의 미학’에 있다고 속삭이는 듯합니다. 삶은 때때로 버겁고 무겁게 느껴집니다. 앞만 보고 달려온 자신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이, 경쟁과 선택의 연속 속에서 지쳐갈 때도 있지요. 그럴 때 시는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살피는 순수함을 선물합니다. ‘실버들 늘어진 우리들의 봄빛 아래 사랑이 미끄러지는 허공’의 여유를 떠올리는 것처럼요. 지방 선거의 결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시를 읽으며 마음의 평화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안에서 예상치 못한 따뜻한 위로와 깊은 감동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태건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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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6.06.07 19:27

[사설] 갈라진 민심, 갈등 치유·화합이 우선이다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어느 때보다 치열했고, 논란도 많았다. 네거티브 공방을 넘어 상호 고소·고발로 얼룩진 선거전은 막판까지 혼전을 거듭하며 지역사회 갈등을 부추기고 도민들의 피로감을 키웠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다. 그런데 이번 축제를 마친 전북의 뒷모습은 밝지 않다. 지역사회 곳곳에 남겨진 상처와 불신의 골이 깊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공동체의 분열이다. 선거 과정에서 지역사회는 지지 후보를 기준으로 갈라졌다. 이웃과 동문 사회, 그리고 친지들까지 서로 편이 나뉘어 대립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선거 과정에서 쌓인 감정의 앙금은 일시적 대립에 그치지 않고 상호 반목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이 같은 분열이 지속된다면 지역 공동체의 건강성을 해치고 사회적 신뢰와 결속력을 약화시켜 지역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어쨌든 선거는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결과를 존중하고, 분열된 민심을 하나로 모아 전북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이제는 승패를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며 공동체 회복과 화합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우선 당선인과 정치권에서 선거기간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과 화합의 정치에 나서야 한다. 지역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 앞에 당적과 진영의 경계는 의미가 없다. 오직 도민의 삶과 전북의 미래만이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선거기간 경쟁 과정에서 생긴 갈등을 치유하고 다양한 의견을 포용하는 리더십을 보여줄 때 비로소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다. 낙선자들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민주주의는 결과에 대한 승복 위에서 작동한다. 이미 지역 유권자들의 판단과 결정이 내려진 만큼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선거 기간 주민들에게 제시했던 정책과 비전을 지역사회의 자산으로 남기고, 건전한 비판과 견제를 통해 지역 발전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지역사회를 뜨겁게 달군 선거는 끝났지만 전북 발전을 위한 여정은 계속된다. 이제는 승자와 패자가 아닌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화합과 상생의 길을 함께 모색해야 할 때다. 갈등과 반목의 시간을 뒤로하고 흩어진 역량을 다시 하나로 모을 때, 전북은 새로운 도약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6.04 18:21

[사설] 폭염은 재난, 취약계층 보호에 만전을

기후변화로 인한 이른 무더위가 벌써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주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3~5월 전북지역 평균기온은 12.9도로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네 번째로 높았다. 6~8월 기온 또한 평년을 웃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다. 이제 폭염은 단순한 계절적 불편을 넘어 인간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대표적 기후재난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독거노인과 장애인, 저소득층, 농촌 고령층 등 취약계층에 대한 선제적이고 촘촘한 보호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폭염에 가장 취약한 계층은 단연 고령층이다. 노인들은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아 온열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 실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와 응급환자의 상당수가 고령층이다. 특히 혼자 생활하는 독거노인의 경우 탈수나 열사병 증상이 발생해도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해 위급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농촌지역에서 홀로 생활하는 고령 주민들의 경우 그 위험성은 더욱 크다. 전북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데다 독거노인 비율도 전국 최고 수준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 특성을 고려하면 폭염 대응이 곧 복지정책이다. 자치단체들은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기존 시스템을 전면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 폭염특보 발효 시 비상대응체계를 즉시 가동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강하고, 응급의료기관과 소방당국, 복지기관 간 협력체계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 폭염 대응은 단순히 무더위쉼터를 운영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독거노인과 중증장애인, 거동이 불편한 주민에 대한 정기적인 안부 확인과 방문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 응급호출기와 활동감지 센서, 인공지능(AI) 돌봄서비스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적극 활용해 위험 징후를 조기에 파악하는 체계도 확대해야 한다. 재난문자와 마을방송, 생활지원사 등을 통한 신속한 정보 전달 역시 중요하다. 무더위쉼터의 실효성도 높여야 한다. 냉방시설을 갖추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접근성을 개선하고 야간과 주말, 폭염특보 발효 시 운영시간을 탄력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역사회의 관심과 돌봄이 행정의 촘촘한 관리체계와 맞물려야 비로소 소중한 생명을 지켜낼 수 있다. 폭염은 더 이상 일시적 자연현상이 아니라 매년 반복되는 상시 재난이다. 취약계층 보호에 빈틈이 없도록 행정과 지역사회가 함께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6.04 18:21

[오목대] ‘원팀 전북’

6.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원팀 전북’이 완성됐다. 민주당 공천을 받아 출마한 도지사 후보와 14개 시군 단체장 후보 전원이 당선됐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민주당의 전략공천을 받고 나선 2명의 후보도 금배지를 달았다. 선거기간 내내 민주당 지도부와 후보들이 외친 ‘원팀 전북’ 호소에 도민들이 응답한 셈이다. 민주당의 ‘원팀 전북’ 선거 캠페인은 무소속 후보 견제를 위한 구호였다. 특히 민주당 이원택 후보와 무소속 김관영 후보간에 치열하게 전개된 도지사 선거의 ‘무소속 바람’을 차단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물론 타 지역 국회의원까지 전북 선거 현장을 찾아 대통령과 도지사, 국회의원, 시장·군수의 ‘민주당 원팀’ 필요성을 강조했고 결국 민주당의 전북지역 단체장 싹쓸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6.3 지방선거에서 특정 정당이 광역 및 기초단체장을 싹쓸이 한 지역은 전북과 대구, 대전 3곳 뿐이다. 전북은 도지사와 시장·군수 14명 등 단체장 15명 전원을 민주당이 석권했다. 대구는 시장과 9명의 구청장 자리 모두를 국민의힘이 차지했고, 대전은 시장과 구청장 5명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서울은 시장을 당선시킨 국민의힘이 25개 구청장 자리 가운데 8곳을 차지했고, 민주당은 절반을 훌쩍 넘는 17곳에서 승리했다. 부산은 민주당 시장이 당선됐지만 16개 구청장 자리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8곳씩 사이좋게 나눠가졌고, 민주당 시장을 배출한 울산은 구청장 5명 가운데 민주당이 2명, 국민의힘이 3명의 당선자를 냈다. 역시 민주당 시장이 당선된 인천은 11명의 구청장 가운데 8명은 민주당, 3명은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했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남광주와 국민의힘이 승리한 경북과 경남에서도 단체장 싹쓸이는 없었다. 경기도는 30개 시군 가운데 민주당이 18곳, 국민의힘이 12곳에서 승리했고, 강원은 18개 시군 가운데 민주당이 11곳, 국민의힘이 7곳에서 승리했다. 충북은 11개 시군중 민주당이 6곳, 국민의힘이 5곳을 차지했고, 충남은 15개 시군중 민주당이 5곳, 국민의힘이 10곳을 차지했다. 전남광주는 27개 시군과 자치구 가운데 민주당이 22곳, 무소속이 3곳, 조국혁신당이 2곳에서 당선자를 배출했다. 경북은 22개 시군 가운데 국민의힘이 18곳, 무소속이 4곳에서 승리했고, 경남은 18개 시군 가운데 국민의힘이 10곳, 민주당이 4곳, 무소속이 4곳에서 승리했다. 전북과 대구, 대전에서의 단체장 싹쓸이가 민선 9기에서 어떤 성과와 보상으로 돌아올 지 주목된다. 민주당의 ‘원팀 전북’ 구호에 대한 도민들의 화답에는 과거 선거때마다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던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와는 다른, 이재명 정부에서의 ‘특별한 전북’에 대한 기대가 담겨있다. 전북 도민들이 완성해준 ‘원팀 전북’에 민주당이 답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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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인석
  • 2026.06.04 18:21

[청춘예찬]계획이 틀어진 자리에서

현대인의 일상이란 정해진 시간표를 오차 없이 소화해 내는 과정에 가깝다. 밤에 잠들기 전, 그리고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스마트폰에서 달력 애플리케이션을 켠다. 정해진 기한과 스스로 정해 둔 마감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더구나 의뢰인의 이익을 지켜내기 위해 매일을 다투는 직업이다 보니, 작은 변수 하나라도 놓칠세라 늘 신경을 곤두세운다. 눈앞의 상황을 통제하고 예측해야 직성이 풀리는 습관 때문일까. 일상의 피로를 벗어나려는 여행조차 철저한 계획에서 출발하곤 한다. 얼마 전에도 그랬다. 안동, 영주, 청송 등 조용한 목적지를 정해 두고, 며칠 전부터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켰다. 여행지 사이의 이동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고, 식당이 문을 닫을 때를 대비해 대안까지 몇 군데 찾아둔다. 정체 구간을 피하는 동선을 완성하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이 놓인다. 손쓸 수 없는 변수로 가득한 낯선 타지에서도 하루를 빈틈없이 장악하고 있다는 감각이 나를 안심시켰다. 돌이켜보면 그것이야말로 고단한 일상을 버티게 해 준 작은 도피처였다. 하지만 아무리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도 막상 현장에선 크고 작은 변수를 마주하게 된다. 기상 예보를 비웃듯 쏟아지는 장대비에 발이 묶이고, 고대하던 식당은 하필 내부 수리로 문을 닫는다. 내비게이션 오류로 엉뚱한 국도에 접어들어 애써 계산한 동선이 무너지기도 한다. 완벽을 기했던 만큼 처음에는 당혹감이 밀려오고, 이내 짜증이 치민다. 표정은 굳고, ‘어디서부터 어긋났을까?’ 조바심을 내며 다음 계획을 꿰맞추느라 스마트폰을 붙들고 씨름한다. 역설적이게도 여행이 끝난 뒤 뇌리에 남는 가장 선명한 장면은 대체로 그 계획이 틀어진 순간이다. 소나기를 피하려 뛰어든 낡은 카페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넘기던 책장. 길을 잃고 한참을 헤매다 마주친 한적하고 다정한 골목길. 일정에 쫓겨 걷다 엉겁결에 멈춰 선 언덕에서 바라본 서늘한 노을. 치밀하게 계산하고 기대했던 유명 관광지보다, 무방비 상태에서 우연히 마주친 풍경이 한층 또렷이 기억에 남는다. 여행지에서만 그런 것은 아니다. 일상에서도 우리는 실패하지 않기 위해 매일 촘촘하게 내일의 계획표를 짠다. 남들이 다져 둔 안정적인 길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조금이라도 뒤처지거나 변수가 생기면 몹시 불안해한다. 그러나 살다 보면 공들여 세운 계획이 어그러지는 날이 수없이 찾아온다. 뜻밖의 일 앞에서 길을 잃고, 애써 들인 공이 한순간에 허사가 되어 허탈한 쓴웃음을 짓곤 한다. 그렇지만 정해진 경로를 벗어났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도 밖으로 밀려났을 때 비로소 시야가 넓어지기도 한다. 억지로 이전의 동선으로 돌아가려 애쓰기보다, 낯선 길에 놓인 우연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편이 낫다. 계획대로 흘러가는 인생은 안전하고 효율적이지만, 때로는 계획이 어긋난 곳에서 소중히 간직할 경험을 하기도 한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책상에 앉으면, 나는 습관대로 여전히 달력의 기한을 확인하고 촘촘한 계획을 세울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예기치 못한 변수로 계획이 틀어지더라도 예전처럼 당황하거나 조바심 내지는 않으려 한다. 지도가 가리키는 반듯한 길을 조금 벗어나더라도,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장면이 있다. 계획이 틀어진 자리에도, 때로는 가장 오래 남는 풍경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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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6.04 18:20

[금요칼럼]대한민국의 미래, 바다와 문화의 연결에 있다

지방균형발전의 목표는 단순히 산업과 인구를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데 있지 않다. 그 근원에는 각 지역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삶과 정체성을 지켜내고 발전시키는 데 있다. 결국 지역이 살아야 국가가 살아남고, 지역문화와 역사가 존중받을 때 지속 가능한 균형발전도 가능해진다. 이제는 경제 규모만이 아니라 지역의 문화적 가치와 공동체 정신을 미래 경쟁력과 연결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성장 역시 단순한 경제 논리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산업화와 민주화, 첨단기술 발전의 이면에는 한국인 특유의 공동체 문화와 교육열, 오랜 역사 속 생활문화가 자리해 왔다. 최근 세계인이 열광하는 K-컬처 또한 갑자기 만들어진 현상이 아니다. 우리의 음식과 예술, 공동체 의식과 정서가 오랜 시간 축적된 결과다. 결국 기술과 산업 경쟁력 역시 문화와 역사라는 토양 위에서 자란다. 근대사를 살펴보면 서양 문명의 발전 역시 해양을 기반으로 한 대항해 시대에서 출발했다. 영국과 네덜란드 같은 해양국가는 단순히 무역만 확장한 것이 아니라 의식주 등 생활문화와 금융까지 세계 질서의 중심으로 만들었다. 오늘날 양복 문화 속 소매 끝 단추 역시 영국 해군 문화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당시 사관후보생들이 소매로 코를 닦는 행동을 막기 위해 단추를 달았고, 그것이 현대 신사복 문화로 이어졌다. 세일러복 역시 바다에서의 생존과 활동 효율성을 위해 만들어졌고 세계적 패션 문화로 발전했다. 음식문화도 해양과 함께 확산됐다. 영국 해군은 인도 항로를 통해 카레 문화를 받아들였고, 이후 군대와 항만도시를 중심으로 세계로 퍼졌다. 오늘날 세계인이 즐기는 카레 역시 해양 교류가 만든 대표 음식문화다. 문화와 상업, 예술의 결합도 흥미롭다. 런던의 상징적 공간인 Liberty London 백화점은 과거 전함에서 해체한 목재 갑판을 활용해 튜더 양식으로 건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양과 산업, 예술과 상업이 결합하며 도시의 문화적 상징이 됐다. 결국 서양의 근대화는 바다를 통해 사람과 물자, 문화와 제도가 연결되며 이뤄졌다. 금융 시스템 또한 마찬가지다. 네덜란드는 해양무역 과정에서 주식회사 개념을 발전시켰고, 이는 오늘날 금융 시스템의 근간이 되었다. 대한민국 역시 삼면이 바다인 대표적 해양국가다. 그러나 우리는 오랫동안 바다를 어업과 물류 공간 정도로 인식해 왔다. 이제는 동·서·남해의 역사와 문화를 지역 발전 전략과 연결해야 한다. 남해안은 이순신 제독의 역사와 해전 문화가 살아 있는 공간이며, 서해는 고대 중국과 교역·문화 교류의 길목이었다. 동해 역시 북방과 일본을 연결하는 해양 교류 공간이었다. 이 같은 역사 자산을 관광과 콘텐츠, 교육·축제 산업과 연결한다면 지역은 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다. 특히 미래 AI·디지털 시대일수록 문화의 중요성은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기술은 빠르게 공유되지만 문화와 정체성은 쉽게 모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 청년 세대가 BTS 공연에 열광하고, 한국 음식의 건강성과 공동체 문화에 관심을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는 K-방산 또한 단순한 무기 생산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기술력과 조직문화, 민주주의 신뢰가 반영된 결과다. 결국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서양의 해양문화와 근대화 역사를 거울삼아, 우리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미래 산업과 연결해야 한다. 그 과정은 세대와 지역, 산업과 문화가 갈등하는 구조가 아니라 화합과 연대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조건인 삼면의 바다와 지역균형발전 전략이 함께할 때, 우리는 AI·디지털 시대에도 문화강국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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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6.04 18:20

[금요수필]AI가 모셔온 부모님

인자하게 미소 짓는 부모님을 모셨다. 그동안 우리 내외만 살던 공간에 컬러사진 부모님을 모시니 기댈 곳이 생겨 좋다. 부모님! 생각만 해도 가슴 뭉클한 이유는 왜일까? 말로만 듣던 AI는 친구이자 스승이었다. 막힐 때마다 기꺼이 뚫어주는 고마움의 감동이다. 어제 뉴스에는 현대차그룹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 관련 콘텐츠로, 연속 공중제비와 안정보행 능력을 선보이며 전신제어 진화를 선보였다고 한다. 인간의 세밀한 동작까지 시행하는 진전에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 AI를 접하게 된 동기는 아내 때문이었다. 지난 연말쯤이었을까? 아내가 사진, 파스텔화 등 여러 형태로 변환하는 방법을 시연하더니 해보라 했다. IT라면 뒤지고 싶지 않았는데 이날은 제자가 되어 포토샵으로 변환할 수는 있지만, 명령 한마디로 상황이 바뀌니 신기했다. 그때부터 챗 GPT 앱을 다운받아 궁금꺼리가 생길 때마다 친절하고 간편하게 답해 준다. 또 더 필요한 사항까지 물어보며 답해준 것은 처음이다. 늦둥이 외아들로 태어나 외풍도 많이 탔고, 재정적으로도 어려웠다. 대신 노부모의 사랑만큼은 어떤 친구 못지않게 받으며 자랐다. 카메라를 산 것도 아버님을 여읜 후였으니 10년 후 어머님이 소천했는데도 사진이 없었으니 불효의 증거가 아닌가 해서, 증명사진 두 장을 합성해 함께 찍은 사진으로 만들어볼까하고 생각하고 약간 의심쩍었지만 AI에게 부탁했다. H기업 회장께서 하신 말씀 “해보기나 했나?”라는 명문 말씀에 용기를 얻어 주저 없이 흑백사진을 주었더니 근엄한 두 분이 함께 한 사진이 되었다. 그래서 ‘컬러사진으로 변신은 안될까요?“라고 요청했더니 잠깐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이내 밝게 미소 짓는 두 분 모습이 나왔다. 바로 집에 가 아내에게 보여주니 ‘이렇게 신기할 수가 없다’며 만족이다. 그리고 바로 자녀들 카톡방에 올리니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고 싶단다.며칠 후, 액자로만 들어갔더니 포토샵 전문가 소리를 들었지만 AI 기능은 처음이었다며 ‘어르신께 배웠다’며 처음부터 알려달라는 것이 아닌가? 요즘 나는 새로운 버릇이 생겼다. 내가 제일 많이 사용하는 거실 공간에 부모님 합성 영정을 모셔놓고 출필고반필면(出必告反必面)을 한다. 가난했지만 늦둥이 외아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신념으로 오늘이 있게 해주신 부모님들의 고마운 마음에 눈시울을 적신다. 자식들에게 용돈을 줄 때 “나도 용돈 좀 줘 봐요” 하셨던 어머니가 그 용돈을 자식들에게 돌려준 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아둔한 자식이 팔순이 되어서야 깨닫게 되었으니 송구스럽다. AI 덕분에 부모님을 가까이 모시게 되어 약해지는 내가 기댈 곳이 생겼다. 꿈에도 뵙지 못한 부모님을 매일 뵐 수 있으니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가? 무엇이든 물어볼 수 있는 AI와 우리 가정을 지켜주시는 부모님을 모셨다는 것 이보다 더한 행복이 또 있을까? AI야 고맙다. 요즘 바쁘단 핑계로 글을 쓰지 않았다. 바빴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번 손을 놓으니 다시 펜을 잡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 다시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 결심을 하게 된 것은 ‘AI’ 너 때문이었다. 요즘 AI 네가 우리 세상의 판도를 크게 뒤바꿀 거라는 이야기들이 많다. 나도 피부로 생생하게 느끼고 있다. 나는 지금 명색이 수필가라지만 올해 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난 변화는 AI의 사용이 아주 일상화되었다는 점이다. 앞으로 AI 너와 함께 익어가고 싶다. Δ이종희 수필가는 종합문예지 <대한문학> 수필로 등단했다. 안골은빛수필문학회장, 전북수필문학회장, 전북문인협회 운영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전북문학상. 전북수필문학상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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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6.04 18:20

[세무 상담] 국민성장펀드에 대하여 들어보셨나요

최근 재테크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상품이 있다. 바로 5월 22일부터 선착순 판매를 시작한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다. 판매 개시 나흘 만에 6000억 가운데 99.9% 매각으로 사실상 완판 되었다. 국민성장펀드는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 등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첨단 산업에 정부와 민간, 그리고 일반 국민이 함께 돈을 모아 투자하는 ‘정책형 펀드’다.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에 투자하면서, 국민에게는 강력한 재테크 수단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이 펀드는 누구에게 가장 매력적일까? 바로 세금을 많이 내는 고소득 직장인과 전문직, 그리고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원하는 은퇴자들이다. 혜택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강력한 ‘소득공제’다. 가입 금액에 따라 최대 40%까지 소득공제를 해주는데, 7,000만 원을 투자하면 최대 1,800만 원까지 소득을 깎아준다. 세율이 높은 고소득자일수록 내년 연말정산 때 수백만 원의 세금을 돌려받는 ‘13월의 월급’을 톡톡히 누릴 수 있다. 둘째, ‘낮은 배당세율’이다. 일반 펀드는 배당 소득에 15.4%의 세금을 물리지만, 이 펀드는 9.9%로 낮춰 분리과세 해준다. 셋째, 정부가 뒤를 받쳐주는 ‘손실 방어’ 구조다. 만약 펀드에 손실이 나면 정부 재정이 먼저 최대 20%까지 손실을 메워준다. 즉, 주가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내 원금은 어느 정도 보호받는 안전장치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반드시 불안해하고 유의해야 할 요소도 존재한다.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점은 ‘원금 보장’ 상품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정부가 20%까지 손실을 먼저 흡수해 주지만, 투자한 첨단 기업들이 예상보다 더 크게 무너져 20%를 넘어가는 손실이 발생하면 고스란히 투자자의 원금 손실로 이어진다. 과거 이와 비슷하게 출시됐던 일부 정책 펀드들이 기대 이하의 낮은 수익률로 씁쓸하게 마감했던 전례를 기억해야 한다. 또한, 이 펀드는 만기가 5년인 ‘폐쇄형 펀드’다. 즉, 중간에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마음대로 깨서 찾을 수 없다. 중간에 강제로 해지하거나 3년 이내에 매도하면 그동안 받았던 세금 혜택을 모두 토해내야(추징) 하므로, 당장 안 써도 되는 ‘여유 자금’으로만 접근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국민성장펀드는 잘 활용하면 세금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훌륭한 무기다. 다만 국가가 내 원금을 무조건 지켜줄 것이라는 막연한 환상은 버려야 한다. 본인의 자금 흐름과 위험 성향을 냉정하게 따져본 뒤, 영리하게 올라타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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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6.04 18:19

[사설] 도민의 선택, ‘전북 대전환’ 출발점 되길

선거가 끝났다. 승자와 패자가 갈렸다. 전북도민들은 소중한 한 표를 통해 앞으로 4년간 지역을 이끌 일꾼들을 선택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거대 정당의 공천을 둘러싼 논란과 후보 간 갈등, 선거 막판까지 이어진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으로 도민들의 피로감이 커졌고, 지역사회 역시 갈등과 분열의 상처를 입어야 했다. 그렇게 선거는 끝났고, 이제 남은 것은 결과를 존중하고, 분열된 민심을 하나로 모아 화합과 통합 속에서 전북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선거의 진정한 주인은 유권자다. 이번 선거결과에는 전북의 미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달라는 지역 유권자들의 기대와 주문, 그리고 엄중한 경고가 함께 담겨 있다. 선거는 승자와 패자를 가르지만 ‘지역발전’만큼은 모두의 과제다. 당선인은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의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승리의 환호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선거과정에서 제시한 각종 공약과 비전이 실현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행계획부터 마련해야 한다. 지금 전북이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위기, 청년층 유출, 침체된 산업구조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새만금 대전환과 첨단산업 육성, 국가예산 확보, 교통·물류 인프라 확충, 농생명산업 육성, 2036 하계올림픽 유치 등도 미룰 수 없는 현안이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더불어 당선인과 정치권은 선거 기간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과 화합의 정치에 당장 나서야 한다. 지역 발전을 위한 일에는 당적과 진영을 가릴 이유가 없다. 오직 도민의 삶과 전북의 미래만이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도민들 역시 주권자로서의 역할을 투표권 행사로 끝내서는 안 된다. 당선인이 내세운 공약과 정책이 제대로 실현되는지 꼼꼼히 살피면서 건전한 비판과 견제, 그리고 아낌없는 격려와 지원을 통해 지역 발전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이제 선거의 승패를 넘어 정치권과 도민이 ‘전북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향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확인된 ‘도민의 선택’이 전북의 새로운 도약을 여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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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6.03 23:49

[사설] 초여름 방역·식중독 대책, 민생 구멍 안된다

선거 열기에 온 사회의 시선이 쏠려 있는 사이 민생의 가장 기본인 ‘보건·위생 안전망’이 방치되고 있다.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초여름 무더위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면서 식중독과 수인성 감염병 위험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지만, 방역 일선은 선거 후유증과 느슨한 공직기강으로 인해 사실상 관리 공백 상태다. 원래 이 시기는 초여름 급증하는 세균성 식중독균으로 유행양상이 전환되는 엄중한 길목이다.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식중독 발생건수는 5~6%씩 증가한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6월 초순의 선제적 방역이 중요하다. 그러나 지난 몇 달간 전북 도내 시·군 행정력이 선거지원과 단체장 후보들의 눈치보기로 현장 위생점검과 모기·파리 등 매개충 방역소독 사업은 예년보다 크게 늦어지거나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전북자치도는 올 신학기를 맞아 학교와 유치원 급식소 343곳을 대상으로 합동점검을 벌인 이후, 대규모 집단급식소에 대한 전수 점검이나 사후관리를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다. 선거운동 기간과 겹치면서 공무원들의 현장 출장 기피와 지도·감독 소홀이 겹친 탓이다. 그사이 기온은 급격히 올랐고, 면역력이 취약한 도내 어린이집, 노인복지시설, 그리고 농번기를 맞아 마을 단위로 운영되는 공동급식소들은 식중독 예방 사각지대로 노출되었다. 더욱이 초여름은 쯔쯔가무시증을 유발하는 털진드기 유충이 활동을 시작하고, 일본뇌염 매개 모기가 본격적으로 증식하는 시기여서 축사 주변이나 하천가, 도심 웅덩이 등에 대한 대대적인 방역 소독이 시급하지만, 지자체장 교체기를 앞두고 기획 단계에서 멈춰 서 있다. 예산 집행은 미뤄지고, 실무진들은 7월 정기 인사를 앞두고 서류 뭉치만 만지는 실정이다. 선거는 끝났고 정치의 시간은 지나갔다. 연임된 단체장이든 새로 군정과 도정을 맡을 인수위든, 지선 후유증에 취해 방역 골든타임을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행정당국은 즉각 공직사회의 느슨해진 고삐를 죄어 도내 단체 급식소에 대한 긴급 위생점검에 착수하고, 14개 시·군의 초여름 방역망을 촘촘하게 재가동하라. 한 표를 호소하며 부르짖던 ‘민생 우선’이 거짓이 아니라면, 밥상 안전과 감염병 차단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책무부터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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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6.03 23:48

[오목대] 지방선거와 동학의 후예 전북

유권자 한 명의 투표가 갖는 경제적 가치는 과연 얼마나 될까. 계량화하는 것은 지극히 어렵지만 유권자 한 사람이 던진 표 하나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예산 배분과 정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며, 그 결과가 한 사람당 어느 정도 가치로 환산되는가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추산되곤 한다. 선거철마다 선거 관련 기관이나 단체 등에서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이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하여 발표하곤 하는데, 계산 방식에 따라 금액이 크게 좌우된다. 가장 널리 쓰이는 계산법은 해당 선거로 선출된 임기 동안 다루게 될 총 예산을 전체 유권자 수로 나누는 것이다. 임기 4년의 단체장을 선출하는 지방선거의 경우 지역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대략 2,000만 원 ~ 3,000만 원 가량 된다고 한다. 경제적 측면에서만 본다고 해도 내가 찍는 행위 자체가 수천만 원짜리 계약서에 서명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몇백만원짜리 텔레비전이나 냉장고 하나만 구입하더라도 이모저모로 따져보고 고민하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투표를 그냥 쉽게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약 150만 명 가량되는 전북의 유권자들은 투표를 했든, 기권을 했든 어쨋든 1인당 수천만원짜리 계약서에 서명한 셈이다. 30년 넘게 이어진 지방선거에서 사실 전북도민들은 실질적인 선택권이 없이 그저 추인하는 절차를 밟았으나 이번엔 확실한 선택권을 행사했다. 전북지역의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 가치는 단순히 금액의 크기를 넘어 정치적, 사회적 파장이 컸던것 같다. 선거는 끝났고 지역의 발전,특히 지역경제의 향후 진로가 이제 매우 중대한 기로에 섰다. 새만금 개발, 전북 내 정주 여건 개선, 기업 유치 등 지역의 생존이 걸린 자금 배분을 어떤 식으로 하는게 좋을지 이번 선거 과정에서 치열하게 토론이 이뤄졌고, 상당 부분 공감대가 수렴됐다고 봐야 한다. 막대한 전북 교육 예산은 청소년 교육 복지, 학교 시설 개선, 농어촌 유학 프로그램 등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핵심 재원으로 쓰일 거다. 그런데 이번 선거과정에서 가장 많이 나온 말이 바로 동학의 후예라는 단어였다. 그만큼 전북인은 자존심과 결기를 가졌다는 것을 이번 선거과정을 통해 보여준 것 같다. 후보들은 저마다 전북의 자존심을 지키고, 지역민들이 제대로 대접받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최근 “상식과 신뢰의 회복을 위해 손잡고, 국민 주권 민주주의를 위해 힘을 모을 때 우리는 모두 동학농민군의 후예들”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단순히 동학의 땅에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도민 한사람, 한사람이 깨어 있어야만 제대로 대접받을 수 있다. 당선자들이 이제 해야할 일은 도민 한사람, 한사람을 하늘처럼 모시면서 앞날을 개척하길 기대한다. 그러나 이는 도민들이 지역문제를 더 관심있게 지켜보고 항상 깨어있어야만 이뤄질 수 있다. 지방선거를 마무리하면서 드는 단상이다. 위병기 이사 전략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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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6.03 22:24

[의정단상] 전북의 도약, 성장의 온기가 골목에 닿을 때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선거 기간 제시된 다양한 공약과 비전은 이제 도민 삶의 실질적인 변화로 답해야 할 시간이다. 지금 전북은 중요한 기회를 맞고 있다. 지방 주도 성장 시대를 맞아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기업 유치가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새만금을 중심으로 AI·로봇·수소 산업 육성을 위한 9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이 추진 중이다. 수도권에 집중됐던 첨단산업이 전북으로 향하며 지역균형발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전북은 국내 상용차 생산의 중심이자 미래 모빌리티의 기반을 갖춘 곳이다. 여기에 첨단산업과 수소 경제 생태계가 더해진다면 전북 경제는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투자는 전북 경제의 체질을 바꾸고 청년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역 일자리가 청년들에게는 기회가 되고, 늘어난 소득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소비로 이어질 때 성장의 성과는 비로소 지역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특히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지 않고 전북에 완전히 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와 문화, 교육을 아우르는 정주 여건의 획기적인 개선도 함께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 선거 기간 전국에서 30여 차례 소상공인 간담회를 가졌다. 현장의 목소리는 한결같았다. 매출은 줄고 고정비는 늘어 장사가 갈수록 어렵다는 것이다. 약 28만 5천 개의 소상공인 사업체가 있는 전북 역시 예외가 아니다. 골목상권과 동네 상점들은 지역경제의 가장 촘촘한 기반이자 도민의 일상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결국 지방 주도 성장의 성패는 민생 회복에 달려 있다. 아무리 큰 투자가 이뤄져도 골목상권이 침체된다면 도민이 체감하는 변화는 작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산업 성장의 성과가 지역 소비와 상권 활성화로 연결된다면 그 효과는 훨씬 넓고 깊어질 것이다. 이를 위해 고금리·고물가로 고통받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실질적인 금융 지원과 세제 혜택, 그리고 소비를 촉진할 맞춤형 활성화 대책이 현장에 적시 공급되어야 한다. 새롭게 출범한 지방정부가 집중해야 할 점도 여기에 있다. 기업 투자, 청년 일자리, 소상공인 지원을 별개의 정책이 아닌 하나의 성장 전략으로 연결해야 한다. 성장과 민생은 서로를 완성하는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도민들이 바라는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청년들이 머무는 일자리, 활기가 도는 골목, 내일에 대한 희망이다. 전북의 성장은 산업단지에서 시작될 수 있지만 그 성과는 시장과 골목에서 증명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지역 소멸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전북의 당당한 자존심을 세우는 일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과거의 패러다임에 안주하지 않고 대전환의 길목에서 전북만의 차별화된 성장동력을 과감하게 구축해 나가야 할 때다. 새로운 지방정부의 행정력에 국회의 전폭적인 입법·예산 지원이 더해질 때 전북의 도약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나아가 기업과 대학, 도민과 지방정부가 함께 연대하고 소통하는 긴밀한 거버넌스가 작동할 때 전북의 미래는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전북이 고향인 국회의원으로서 전북의 변화가 산업단지에 머무르지 않고 도민들의 일상 속에서 살아 움직이기를 기대한다. 늘 현장에서 도민의 목소리를 나침반 삼아 그 변화가 피부에 와닿는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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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6.03 18:12

[타향에서] 전북인 기질론-좀 덜 아고똥하자

전북은 인구 대비 무기명 투서, 고소, 고발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역이다. 한 고위 검찰 관계자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관용이 부족해졌고, 비타협적인 선비기질이 따지기 좋아하는 문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인구 172만 명에 일간신문이 10개 이상 난립한 것도 이 같은 정서와 무관하지 않다. 인구가 330만, 240만 명인 부산, 대구보다 신문이 훨씬 많지만, 적자 매체가 대부분이고 기자 급여도 불안정한 현실은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전북 최대 병환은 분열과 아집이다. 전주, 완주 통합이 무산되었고,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을 놓고 정읍과 고창이 서로 다른 날짜를 고수하며 행사도 따로 한다. 새만금 개발사업에서는 내부 반대 소리가 가장 격렬했고, 2004년 부안 방사선폐기물처리장(방폐장) 유치는 긴 싸움 끝에 주민투표로 부결되며 전북은 둘로 갈라지는 상처를 안았다. 결국 방폐장은 경주로 갔고, 경주는 그 덕에 상당한 발전동력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36 하계올림픽 유치 경쟁에서 전북, 전주가 서울을 물리쳤으나 “경제성 없는 올림픽은 전북경제를 망친다”는 ‘올림픽 저주론’이 전북 내부에서 가장 크게 터져나왔다. 최근 ‘전라도 천년사’ 편찬을 두고도 역사왜곡 논란이 커지며 상호 비방과 모욕 수준으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10여 년 전 창간됐던 잡지 <전북인>은 창간호에서 ‘아고똥한 기질을 말하다’라는 창간사를 통해 전북인의 특질을 ‘열세인 처지에서도 자신의 입장을 당당하게 표현하고 굽히지 않은 모습, 바로 아고똥한 기질’이라고 정의했다. 132년 전에 봉건제도와 외세에 맞서는 동학농민혁명을 일으킨 의지를 보면 이건 분명히 발목잡기나 따지기가 아니라 박수 받아 마땅한 ‘아고똥한 기질’이다. 그러나 그런 기질이 계속되다 보니 콩깍지로 콩을 볶아 콩도 콩깍지도 다 잃는 일이 빈번해졌다. 지역국민총생산(GRDP)에서 강원, 충북에도 뒤지는 전북에게는 이제 전봉준 기질의 재무장도 필요하지만, 경제보국 정신의 원용도 절실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제 전북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이 새만금 국제공항과 돔 구장, 그리고 민생살리기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공항은 새만금사업과 올림픽 유치의 필수, 전제조건이며 기업은 ‘공항 없는 산업단지’에는 들어오지 않는다. 2025년 9월 1일 1 심 판결에서 새만금기본계획이 취소돼 제동이 걸렸지만,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중시하는 재심 판결을 기대하며 사업이 재개될 때 빈 틈 없도록 행정절차를 이어나가야 한다. 현대차의 9조 원 투자로 시작될 AI, 로봇, 수소, 모빌리티 산업은 새만금을 대한민국 산업대전환의 심장으로 만들며 전북에 물실호기의 기회를 줄 전망이다. 속도가 중요하다. 행정이 늦으면 투자는 떠나고 기회는 사라진다. 이번에 놓치면 다음 기회는 없다고 봐야 한다. 내부 갈등, 시군 경쟁, 정치적 분열, 책임 회피, 발목 잡기가 사라져야 한다. 6·3 지방선거로 새로운 도 사령탑과 시군 책임자, 의회가 구성됐다. 원팀이 되어 단일대오로 전북 발전을 향해 뛰어야 한다. 콩을 가르고 참외를 쪼개듯 나뉘지 말고, 민생 살리기와 산업 유치를 결합한 지속가능 성장모델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전북의 미래는 상당 부분 새만금사업의 성패와 민생살리기에 달려있다. 하나 된 전북만이 그 꿈을 이룰 수 있다. 6.3 전과 전혀 다른 전북을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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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6.03 18:12

[기고] 농어촌 살리는 기본소득 추가 선정, ‘준비된 지역’이 되어야

요즘 농촌.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면서 공동체는 빠르게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기존의 정책만으로는 더 이상 농촌의 위기를 해결하기 어렵다.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근본적 대안이 필요하다. 그 해법으로 주목 받는 게 ‘농어촌 기본소득’이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단순한 현금 지원 정책이 아니다. 주민의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고 지역 내 소비와 경제활동을 촉진하는 지역 활성화 정책이다. 주민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지역 정착을 유도하고, 청년과 귀농·귀촌 인구 유입의 마중물이 될 수 있는 근본책이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로 10개 군을 선정했다. 이어 올해 추가로 5개 군을 선정하기 위한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시범사업은 단순히 특정 지역을 지원하는 사업이 아니다. 농촌의 미래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국가적 실험이자, 향후 농어촌 정책의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이다. 일각에서는 선정 과정에서 지역 안배와 균형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물론 지역 균형 역시 중요한 가치다. 그러나 이번 시범사업의 본질은 정책의 실효성을 검증하고 성공모델을 만드는 데 있다. 그렇다면 선정 기준은 지역 안배보다 사업의 준비도와 실행 가능성, 그리고 성과 창출 가능성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지역소멸 위기가 심각하면서도 즉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준비된 지역’이 선정되어야 하는 이유다. 앞서 진안군은 선언적 구호에 머물지 않고 실제 사업 추진을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해 왔다. 군민 설문조사 결과 91.8%가 기본소득 도입에 찬성할 정도로 공감대가 높다. 또한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전담 조직과 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사업예산 확보와 기본소득 통합복지 플랫폼 구축까지 마쳤다. 공모에 선정되는 즉시 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행정적, 제도적 기반을 이미 충분히 마친 상태다. 진안군에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추진된다면 이는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리는 회복의 마중물이 될 것이다. 지급된 소득이 지역 내 소비로 이어지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고, 주민들의 생활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청년과 귀농·귀촌 인구가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인구감소 문제 해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더 나아가 진안군이 지향하는 목표는 단순한 현금 지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기본소득을 토대로 의료·돌봄·교통 등 필수 기본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군민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진안형 기본사회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복지정책을 넘어 주민이 지역 안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 기반을 구축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진안군의회 역시 군민들의 높은 기대와 공감대를 바탕으로 두 차례에 걸쳐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진안군 선정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며 사업 추진에 힘을 보태왔다. 농어촌이 살아야 국가의 균형발전도 가능하다.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은 철저한 준비와 과감한 결단 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이제 정부가 응답할 차례다. 농어촌 기본소득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준비된 지역에서 시작하느냐에 달려 있다. 즉시 시행이 가능하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선택해야 한다. ‘준비된 진안’에서 시작된 농어촌 기본소득의 성공모델이 대한민국 농촌의 새로운 희망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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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6.0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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