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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항녕의 인문학 에세이] 음서제(蔭敍制)와 상피제(相避制), 그리고…

지난 5월 전주대로 왔지만, 그 좋은 방학도 없이 동료 학자들과 위백규(魏伯珪)라는 호남 학자의 문집 「존재집(存齋集)」을 번역하고 있다. 그리고 매주 수·목요일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7시까지는 합동 검토시간을 갖고 있다. 그동안 나온 논문들을 보면 위백규에 대해 '호남 실학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번역 때문에 그의 문집을 꼼꼼하게 읽을 수밖에 없었던 나나 동료들은 다르게 생각한다. 위백규의 문집은 조선시대 지방 학자가 충실하게 성리학을 공부했을 때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 보여주는 자료이다. 해서, 조만간 나는 이 분을 놓고, 성리학의 변이(變異)라는 사실(史實)의 측면과 실학 개념의 해체라는 인식(認識)의 측면을 엮어 곧 글을 하나 만들어보려고 한다. 지난 금요일에도 태풍이 지나간 따뜻한 날씨 속에서 예의 검토모임을 하고 있었는데, MBC 라디오 프로그램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전화가 왔다. 외교통상부 장관 유명환이 자기 딸을 특채한 일 때문에 네티즌 사이에서 현대판 음서제(蔭敍制)라고 비판하고 있으니, 이에 대해 역사학자의 소견을 듣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대판 음서제'라는 말 속에는 이미 음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들어 있다. 사람들이 행정고시의 폐지와 정실(情實) 인사를 두고 음서제를 떠올린 모양이다. 내가 관심을 두고 있던 주제이기도 해서 승낙했다.인터뷰 요청받은 시간은 오후 2시30분쯤이었는데 방송이 오후 7시28분부터 8~9분간이란다. 작가에게 질문지를 메일로 달라고 했다. 잠깐 몇 마디 나누다가 역사학자가 보는 이번 사건의 성격을 말해달란다. "천한 짓이지요." 했더니, 웃는다. 그런데 웃음에 경계가 묻어있다. 이 분이 방송사고나 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묻어나는 웃음이다.4시30분에 작가가 보낸 질문지를 받았다. 약간 조정이 필요할 듯했으나, 상의할 시간이 없었다. 내가 답변을 조정하는 수밖에. 방송 전, 작가가 전화를 걸어 준비상황을 물으면서 다시 '방송 수위'에 대해 당부한다. 조금만 낮추어달라고. 거봐라, 내 말이 맞았지.방송이 시작되었다. 간단히 음서제도를 정의하는 대화부터 시작했다. 우리가 흔히 조상의 음덕(蔭德)이라고 하는데, '음(蔭)'이란 그늘, 덕택이란 말이다. 음서제(蔭敍制)는 고려와 조선 시대에 5품 또는 3품 이상을 지낸 관리의 자손이나, 나라에 공을 세운 공신의 자손을 우대해서 관원, 즉 공직자로 임용하는 제도였다. 보통 음보(蔭補), 문음(門蔭), 음사(蔭仕), 음직(蔭職) 등으로 부른다. 음서는 사회나 문명의 여러 차원 중에서 국가 차원의 일이다.음서는 그 사회에 대한 기여를 인정하여 보답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먼저 공음(功蔭)이 있다. 나라나 사회에 공을 세운 집안 어른 덕에 관직에 간단한 시험만 치고 들어가는 것이다. 독립유공자, 민주화유공자에 대한 보상 방식에 음서가 들어갈 수 있겠지만, 민주화유공자는커녕 독립유공자의 자손들도 생활보호대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나라에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다. 또 고위 관료의 경우도 오랫동안 나라 살림에 기여한 공을 인정하여 그 자손을 특별채용하는 음서의 대상이 된다. 참 실감하기 어렵다. 이 사회에 그런 존경받는 고위공직자가 없어서 그런가? 만일 그런 존경받는 공직자가 있다면, 난 찬성할 것이다. 관료제가 발달했던 고려와 조선에도 음서제가 있었다. 고려는 귀족제 성격이 강한 사회였다. 귀족제 사회란 왕족에 버금가는 벌열(閥閱) 등이 여럿 있는 사회다. 그래서 음서제가 훨씬 강했는데, 그렇다고 부정적인 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불교라는 깊이 있는 사상, 종교가 함께 기능했기 때문이다. 물론 고려말기로 오면 어느 사회, 문명이나 그렇듯이 음서제의 말폐가 생긴다.한편 조선시대는 사림, 학자, 양반, 관료라는 말이 떠오르다시피, 이들이 주축이 되어 사회를 끌어갔다. 우선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사회는 어떤 원칙과 질서 속에서 움직여야하는 지에 대한, 요즘 말로 하면 인문, 사회학적 비전이 있어야 했고, 실제로 그걸 정책으로 만들 수 있는 경륜이 있는 인재를 요구했다. 따라서 절대적인 학습량이 요구되었고, 문장이나 토론을 못하면 정부에서 자기 몫을 다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음서 수혜자라도 과거시험을 보았다. 흔히 청요직(淸要職)이라고 하는 중요하거나 명예로운 자리는 음서만으로는 들어갈 수가 없었으니까. 법적으로 제한하여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낄 수가 없게 만든 것이다. 요 부분! 조선사회의 작동 메커니즘을 해석할 수 있는 포인트 되겠다.분명히 음서제에는 기득권을 유지하는 측면이 있다. 수월하게 관직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귀족들이나 양반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방법이 된다. 과거제도를 비롯한 제도는 자체로 체제를 유지하는 측면이 있다. 제도의 보수성이다. 과거제도도 그렇고 현재의 고시도 제도적으로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동시에 음서제도는 과거제도가 포괄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사회에 대한 기여를 보상하는 성격도 있다.진행자인 김미화씨가 "'상피제(相避制)'에 빗대서 특혜 논란을 비판했던데, 상피제, 이건 또 어떤 제도인가요?" 라고 묻는다. 성균관 같은 학관(學官)이나 병조의 군관(軍官)을 제외하고, 의정부(議政府)·의금부(義禁府)·이조(吏曹)·병조(兵曹)·형조(刑曹), 사헌부(司憲府)와 사간원(司諫院), 승정원(承政院)과 사관(史官), 장예원(掌隸院)·종부시(宗簿寺) 같은 관청에서는, 집안의 고모나 조카의 남편, 사촌자매의 남편, 이모의 남편은 상피한다. 똑같은 제한이 처첩 집안에도 적용된다. 쉽게 말해 친척은 같은 관청에 근무하지 못하는 것이다.의정부는 대부분 잘 알 것이고, 의금부와 형조는 범죄사건을 다루는 관청이다. 이조와 병조는 인사(人事)를 다루는 관청이다. 사간원과 사헌부는 감찰과 언론 기관이다. 승정원은 비서실이고, 사관은 모든 국정을 기록하는 자리이다. 장예원과 종부시가 상피 대상이 된 이유는 모르겠다. 병조의 당상관(요즘으로 치면 '별'들)이나 내금위장(內禁衛將. 청와대 경호실장)은 동일한 관청이 아니라도 상피한다. 그러니 애비가 장관으로 있는 데에 자식이 지원서를 내지는 못한다.마지막에, 역사학자의 입장에서 공직인사제도나 특혜 논란을 보면서 넌지시 생각해볼 한 것들이 있으면 짚어달라고 한다. 이번 사태를 통해 서로 다른 성격의 두 가지 문제가 섞여버렸다는 점을 먼저 생각해보아야 할 듯하다.첫째, 행정고시 폐지.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공직의 문호를 열려고 행정고시를 폐지하는 것은 정책적인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는 현 정부에서만 나온 얘기도 아니다. 워낙 공무원 사회가 폐쇄적이고 부처 이기주의가 심해지니까 외부 전문가를 채용하여 조직에 활력을 넣자는 취지로 이미 시행되고 있는 직위도 있다.필자도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에 특채되어 두 차례에 걸쳐 5년을 근무한 경험이 있다. 또 조선시대에도 과거시험만으로는 훌륭한 사람들이 정부에 들어올 수 없으니까, 천거제도를 활용했다. 그러므로 행정고시 폐지, 이런 식으로 갈 것이 아니라, 공직의 어떤 부분에 전문성이 중요한지를 하나하나 짚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맹형규 장관은 2011년까지 30%, 2015년까지 50%를 전문가로 채용하겠다고 했는데, 이런 계량적 방식이 아마추어 느낌을 준다. 거듭 말하자면, 수치가 아니라 어떤 자리에 전문성이 필요한지, 그 전문성이 공무원의 재교육으로 되는 성격인지, 외부에서 특채할 자리인지를 먼저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다음, 자기 자식 임용문제. 자신이 장관으로 있는 관청에, 자식이 지원했고, 또 유일하게 선발되었다는 사실은 공직자 윤리까지도 갈 것 없이 사회적 상식의 문제이다. 다행인 것은 이런 짓이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좌절되었다는 것이다. 행시 폐지는 정책적인 합의나 이해를 받지 못하고, 게다가 제 자식을 임용하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행태까지 벌어지니까, 국민들은 당연하게도 '행시폐지=특채'에서 음서라는 말이 주는 부정적 이미지, 즉 기득권의 재생산을 떠올린 것이다. 그리고 이런 비판은 매우 정당하다고 생각한다.이렇게 서로 다른 사안을 엉키게 만들어 문제의 성격을 어지럽게 만들면서 생산적인 논의를 불가능하게 하는 짓, 이런 짓이 국가경영 차원에서 발생할 때 쓰는 말이 바로 '국정의 난맥상'이란 말이다. 난맥(亂脈), 어지러울 난, 맥락이라고 할 때 맥! 마지막으로 한 마디 이번 일을 조선시대 식으로 표현하고 싶었는데, 방송이라 차마 하지 못했다. 여기서 하고 가자. 상것들!/ 문화전문객원기자(전주대 교수)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10.09.10 23:02

이윤기 유작 '그리스로마신화' 5권 내달 출간

지난달 27일 별세한 소설가 이윤기 씨의 유작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5권이 다음 달 출간된다. 웅진지식하우스는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5권을 다음 달 중순 출간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국내 출판계에 신화 열풍을 불러일으킨 고인의 대표작. 2000년 1권이 처음 나온 이래 4권까지 출간됐다. 웅진지식하우스의 최윤경 편집자는 "2000년대 초반 고인과 출판계약을 맺고 지난해 5권까지 완간하려 했으나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출간 일정이 연기됐었다"면서 "유족들이 장례를 마친 뒤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다 5권 원고가 담긴 파일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이 생전에 더 집필한 작품이 있는지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이 작품이 현재로서는 고인의 마지막 작품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5권은 그리스의 영웅 이아손이 황금양털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아르곤 원정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인은 5권 서문에서 "우리가 넘어야 하는 산은 험악할 수 있고, 우리가 건너야 하는 강은 물살이 거칠 수도 있다. 우리가 건너야 하는 바다도 늘 잔잔하지는 않다. 하지만 명심하자. 잔잔한 바다는 결코 튼튼한 뱃사람을 길러내지 못한다. 신화적인 영웅들의 어깨에 무동을 타면 우리는 더 멀리 볼 수 있다. 내가 영웅 신화를 쓰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다"고 썼다.

  • 문학·출판
  • 연합
  • 2010.09.09 23:02

시향기 흐르는 가을밤속으로

시의 자리. 오랜 세월 시심(詩心)을 다듬어온 원로시인들이 초대됐다.전북시낭송협회(회장 표수욱)가 주최하는 '제1회 전북 시인 초청 시낭송의 밤'이 10일 오후 6시30분 전북생물산업진흥원 대회의실에서 열린다.'가슴 한가득 아름다운 시의 향기를!'을 주제로 한 시낭송의 밤은 시낭송가들의 목소리를 통해 원로시인의 깊은 시세계와 만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리. 첫번째 시낭송의 밤 주인공으로는 이운룡 김남곤 이소애 시인이 초대됐다.시낭송에 앞서 이동희 전북문인협회장이 '이운룡의 시세계'를, 김동수 백제예술대학 교수가 '김남곤의 시세계', 소재호 전 전북문인협회장이 '이소애의 시세계'를 전한다. 이운룡 시인의 '농'을 비롯한 대표시 5편, 김남곤 시인의 '어머니에게'를 비롯한 대표시 5편, 이소애 시인의 '아버지가 걸어가다'를 비롯한 대표시 5편이 각각 낭송된다.낭송에는 표수욱 김명자 최은서 김서운 송경임 채순종 서상철 황송해 이해숙 김주순 김금남 이진아 김현자씨가 참여한다.표수욱 전북시낭송협회장은 "전북 시인들의 문학적 위상을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라며 "주옥같은 시와 시인들 한 분 한 분을 가슴에 새기다 보면 각박한 현실에서 벗어나 한결 정화된 마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학·출판
  • 도휘정
  • 2010.09.09 23:02

"세상의 눈에 비친 군산…글로 담고 싶었죠"

"군산의 하늘과 땅 산천은 아름답습니다. 이 아름다움을 사진, 그림, 음악 등을 통해 표현할 수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온전치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글 쓰는 사람이 역사의식과 혼을 불어넣어야 온전할 수 있는 것이지요."「최영 시인의 군산풍물기」(신아출판사) 제1권을 펴낸 최영 시인(65·군산시 수송동)은 "객지 놈이 왜이렇게 (군산에 대해) 많이 아냐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다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며 웃었다.그의 고향은 순창. 월남에서 돌아와 잡은 직장이 군산시청이었다. 1973년부터 군산 사람이 된 그는 "먹고 살기 위해 군산에 왔지만 군산은 (배타적이지가 않아) 누구나 살면 고향일 수 있는 곳"이라며 "군산에서 한 40년 있다보니 할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사람들은 한평생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거나 말하거나 듣다가 죽습니다. 군산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수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만 생각과 느낌의 차이 또한 큽니다. 그래서 군산풍물기는 남도 쓰고 나도 쓸 수 있는 것이지요."그는 "풍물은 열사람이 보면 열사람 이야기가 각각 다를 수가 있다"며 "이것들을 뒷사람이 집대성하면 역사가 되고 야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1919년 전북에서 최초로 3·1만세운동이 군산에서 발화했습니다. 1910년대 중반에는 전주보다 앞서 죽성동에 군산극장이 생겼고, 1950년에는 군산상업학교 5학년 송길윤이 '제54회 보스턴마라톤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지요. 이것 저것 군산과 관련해 담고 싶은 것들이 많아 책 이름도 '풍물기'라고 했습니다."그의 풍물기는 2008년부터 군산의 한 주간지에 연재한 것들이다. 군산의 정치·경제·문화·사회를 전반적으로 아우르고 있는데, 대부분 직접 체험한 것들과 지인들의 체험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혹시라도 사실을 왜곡하지 않도록 「군산시사」와 「만인보」 등과 같은 객관적 기록들을 참고했다."군산은 외국 풍물이 가장 먼저 들어온 곳으로 교회사를 비롯해 민선 시장 열전, 학원사, 체육사, 언론사 등 정리할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풍물기를 이어가며 군산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시인은 "군산 풍물기가 많은 사람이 쓰고 읽으면서 깊이 있고 정확해지고 더욱 아름다운 역사의 강이 되어 도도하게 흐르기를 갈망한다"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도휘정
  • 2010.09.07 23:02

전북 문인들, 문청들을 만나다

전북지역 문학인들이 세상의 많은 유혹 속에서도 참된 문학을 꿈꾸는 문청(文靑)들을 응원한다.전북작가회의(회장 이병천)와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이 주최하는 '제4회 전북지역 대학생 문학워크숍'이 11일과 12일 전주 최명희문학관 등에서 열린다.전북작가회의 청년분과가 주도적으로 나서 기획한 대학생 문학워크숍은 시인과 소설가, 수필가, 아동문학가, 평론가들이 지역의 문학청년들과 직접 만나 창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귀한 시간. 기성작가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작가들에게도 문학청년 시절의 뜨거웠던 가슴을 되찾을 수 있는 소중한 자리이기도 하다.워크숍 첫 날인 11일에는 아동문학가 김자연(전주대 교수) 시인 이병초(웅지세무대 교수) 소설가 김병용(전북대 한국어문화센터 선임연구원) 등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의 릴레이 강연이 이어진다. 김자연 교수는 '어른이 쓰는 어린이 문학'을, 이병초 교수는 '수상한 시대에 올바른 시쓰기'를, 김병용 연구원이 '소설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다'를 주제로 대학생들과 마주한다.12일은 전주 최명희문학관과 혼불문학공원을 시작으로 남원 혼불문학관, 김제 아리랑문학관, 군산 채만식문학관, 진포시비공원 등 전북지역 문학기행이 펼쳐진다. 극작가 최기우씨와 경종호 김유석 박태건 시인이 로드강사로 동행하는데, 이들 역시 입담이 만만치 않아 '작가 최명희와 전주의 꽃심' '민중의 삶과 역사' '인간 삶의 조건' '군산과 역사'를 주제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얹기로 했다.이번 워크숍은 전북 소재 대학의 학생 또는 휴학생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시와 소설, 동시, 동화 등 창작품을 1편 이상 제출해야 한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동료들의 작품과 견주어 보며, 작가들과 동료들에게 자신의 작품에 대한 조언을 구할 수 있기 때문. 문학청년과 기성작가가 1대1 상담을 갖고 지속적으로 연을 맺어갈 수 있도록 교류의 자리도 마련된다. 선착순 40명 모집. 문의 063) 284-0570, 275-2266

  • 문학·출판
  • 도휘정
  • 2010.09.01 23:02

김명곤씨 사진집 '여성 포트레이트' 출간

김명곤씨는 '사진작가' 대신 '사진쟁이'로 불리길 원한다."'사진쟁이'는 거창한 게 아니에요. 평생 사진 하나만 바라보고 사는 거지…."1957년 봄 그는 완주군 소양에서 한 소녀를 만났다. 미놀타 플렉스 카메라로 검정 통치마와 흰 적삼을 입은 소녀를 담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지금도 그 때 그 마음으로 사진을 찍는다"는 그는 "사진이 평생의 벗이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번에 출간한 사진집 「여성 포트레이트」(대흥정판사)는 사진 인생의 결실을 모은 것. 2003년부터 디지털 사진기를 사용하고 있는 그이지만 이번 사진집엔 95% 이상을 아날로그 사진으로 담았다."나는 과도한 조작과 포토샵이 가미된 '거짓 사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람을 속이는 일이잖아요. 올해 '대한민국 사진대전'에서도 포토샵으로 조작된 사진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참 부끄러운 일입니다."1970년대 그는 여성 초상 사진과 웨딩사진으로 이름을 날렸다. '어떻게 하면 여성이 아름답게 비춰질까.' 그것만 고민했다."눈빛을 잘 봐야 합니다. 머리 스타일도 중요하고요. 빛이 어느 방향에서 오느냐에 따라 사진이 달라져요. 역광을 잘 활용했습니다. 그러면 부드러운 인상이 나오고, 머리도 금발처럼 빛나죠. 어깨선, 허리선도 잘 드러납니다."하지만 아날로그 사진은 디지털 사진에 비해 솔직하다. 디지털 사진은 목을 가늘게, 허리도 잘록하게 만들지만, 아날로그 사진은 소프트 필터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당시 그에게 웨딩사진 요청이 쇄도한 것은 이처럼 여성들의 매력을 끌어내 평생의 단 한 번뿐인 순간을 아름답게 기억하도록 도왔기 때문이다. 하얀 면사포를 쓴 신부들은 하나같이 청순하고 순결해 보였다. 그는 "아름다운 사진으로 부부의 앞날을 축복할 수 있어서 기쁘기도 했다"고 말했다.다만 그는 "중년 여성들이 아직도 자신의 얼굴을 찍으려면, 남편에게 동의를 받으려는 경우가 있다"며 '나는 늙었어','우리 남편이 내가 사진 찍는 걸 싫어해'라고 하면서 의기소침해하는 점이 아쉽다고도 했다. 본보 사진기자로도 활동한 그는 현재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 프로 인상사진 초대작가를 맡고 있으며, 카메라대학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출판기념회는 4일 오후 5시 전주시 금암동 아크로웨딩컨벤션에서 갖는다.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0.08.31 23:02

[오항녕의 인문학 에세이] 기록한다는 것

"역사는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는 것 뿐만 아니라, 미래를 만들어가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기록으로 이어지죠. 기록은 잘못된 일을 성찰하게 해 삶을 깊이있게 해주고, 잘한 일은 흐뭇하게 떠올리도록 해 삶에 새로운 희망을 줍니다. 그것이 성찰이든, 희망이든 기록한다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오항녕 본보 문화전문객원기자(49·전주대 교수)가 펴낸 「기록한다는 것」(너머학교)은 기록을 남기는 일과 이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의 중요성을 풀어쓴 것이다. 500년 역사 조선의 역동성을 연구해온 그는 "역사학자들이 사료와 기억 사이에서 만만치 않은 분투를 하고 있다"며 "그것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뒤섞이며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역사가 과거, 현재, 미래의 사람들이 대칭적으로 만나게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근대사회로 들어오면서 진보라는 관점에서 과거의 인간, 현재의 인간, 미래의 인간 사이에 위계 질서가 생겨 대칭성이 붕괴돼 버렸다고 말한다. 여기서 기록은 과거와 현재에서 무너져 버린 대칭성을 회복하는 단서. 기록은 자신의 시대만이 아니라 후대 사람들도 대등한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믿고 맡기는 자세에서 역사의 대칭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물론 기록의 중요성은 현재 민주사회에서도 이어집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물러나면서 재임기간 동안 기록한 각종 메모와 국정 현안 관련 문서자료를 트럭 3대에 나눠 싣고 집으로 가져갔습니다. 혈세를 들여 작성한 막대한 양의 국정 기록을 개인이 사유화한 대표적 사례죠. 그만큼 우리 사회는 기록에 대한 감수성이 없습니다. 국무회의 회의록조차 제대로 작성되지 않고 있는 난감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요.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는 잘못된 관행 때문입니다."그는 이어 "실록 없이는 조선 문명을 생각할 수 없듯 행정 수행 과정에서 생산된 모든 문서는 등록을 하고, 기록해 시스템에 의해 관리해야 한다"며"훈련을 받은 전문인력이 배치돼 기록을 영구 보존·관리하는 데에도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이 책은 너머학교 열린 교실의 결과물로 앞으로 「읽는다는 것」,「느낀다는 것」, 「사람답게 산다는 것」,「믿는다는 것」,「몸을 안다는 것」, 「듣는다는 것」 시리즈로 이어질 계획이다.충남 천안 출생인 그는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 대학원을 졸업, 태동고전연구소(지곡서당)와 국사편찬위원회 국내사료 연수과정을 수료했으며, 한국고전문화연구원, 충북우암연구소에서 학인들과 만나면서 읽고 쓰고 있으다. 현재 수유너머구로 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10.08.27 23:02

창의성의 제1원칙…'스스로 하게 하라'

"내적 동기는 창의성으로 나아가려는 의욕을 높이지만 외적 동기는 창의성에 해를 끼친다."스스로 흥미를 느껴 기쁜 마음으로 하는 일은 창의력을 샘솟게 하는 반면 누군가의 강요 때문에 억지로 하는 일은 역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테레사 아마빌레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저서 '창조의 조건'(21세기북스 펴냄)에서 역설하는 내용이다. '창조의 조건'은 사회심리학적 관점에서 창의성의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요인들을 분석한 책으로, 저자는 창의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보상과 외부평가를 꼽는다. '거액의 보너스' 등 보상을 약속받거나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 창의성이 잘 발휘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는 구상하지도 않은 소설에 대한 대가로 거액의 계약금을 받은 뒤 심한 압박감에 시달리며 집필에 매진하지 못한 적이 있다.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들도 대체로 수상 이후에 새로운 업적을 내놓지 못했다. 외부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 새로운 연구에 대한 몰입을 방해한 것이다. 저자는 다양한 실험 결과와 사례 등을 제시하며 창의성이 발휘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동기'라고 강조한다. 외부평가 등 외적 목표에 집중하느냐, 과업 자체의 재미와 흥미 같은 내적 요소에 집중하느냐의 차이가 창의성 발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도 창의성에 사회적 요인이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대 교육방식이 신성한 호기심을 아직 완전히 질식시키지 못한 것은 기적이나 다름없다. 호기심이라는 섬세하고 연약한 작은 식물에게는 자극 이외에도 자유가 필요하다. 자유가 없다면 호기심은 반드시 쇠약해지고 시들해진다. 강압과 의무감이라는 수단을 통해 보고 탐색하는 즐거움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큰 착각이다."전문적인 실험 내용이 많아 책 내용이 쉽지 않고 분량도 만만치 않지만, 창의성이 교육의 최대 화두인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고빛샘 옮김. 544쪽. 2만5천원.

  • 문학·출판
  • 연합
  • 2010.08.26 23:02

28일 전주서 '동시 읽는 어머니 모임 전국대회'

한국동시문학회(회장 이상교)가 28~29일 전주 한옥마을에서 '동시 읽는 어머니 모임 전국대회'를 개최한다.전주 동시 읽는 어머니 모임(회장 유희선)이 주관하고, 전주시와 한국문화예술인연합회가 후원한 이번 전국대회는 전주 시민이 함께하는 동시 낭독회, 저녁 식사와 친교의 밤, 문학 기행과 전주 음식문화 체험 등으로 꾸려진다.올해 전국대회는 전통문화 중심 도시 전주에서 동시 낭독회를 열어 동심으로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 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발굴하는 시간으로 마련된다.전주 시민과 함께하는 동시 낭독회는 28일 오후 3시 전주 동학혁명기념관에서 시민들에게 동시집을 배부하고, 초등학교 교과서 속 작가들과 교류하는 시간으로 진행된다. 저녁 식사와 친교의 밤은 28일 오후 7시 한옥마을 내 주막 천년누리봄에서 한국동시문학회 작가들과 동시 읽는 어머니 모임 회원간의 친교의 자리. 29일 오전 9시 부터는 한옥마을 일대를 돌아보는 문학 기행과 전주 음식 문화 체험도 이어진다.유희선 회장은 "부모님이 어린이들과 함께 손을 잡고 나와 동시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면 좋을 것"이라며 "현실에 쫓겨사는 어른들에게도 잃어버린 동심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0.08.26 23:02

군산문화원, '우리 군산 옛날 이야기' 출간

# 1. 군산 앞바다 장자도에 아기를 업고 밥상을 들고 있는 할머니 바위와 감투를 쓴 할아버지 바위가 전해져내려온다. 장자도의 전설에 따르면, 집안 살림은 나몰라라 하고 글만 읽던 선비가 과거에 급제하자 아내는 외면하고 다른 여자와 살게 돼 아내는 돌이 돼 버렸다는 것이다. 하늘의 노여움을 산 남편 역시 바위와 감투를 쓴 바위가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고군산이 생겨난 이야기')# 2.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30만 대군을 이끌고 군산 앞바다에 이르렀다. 하지만 시꺼먼 안개로 눈앞조차 분간할 수가 없었다. 소정방은 안개를 사라지게 하는 법을 알고자 산을 찾았다. 다섯 노인은 소정방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선택했다. 훗날 사람들은 이들의 숭고한 죽음을 기려 오성묘를 세우고, 오성산이라 부르게 했다. ('다섯 성인의 이야기')# 3. 군산 옥구에 구두쇠 영감이 살았다. 소승은 며느리에게 시아버지가 지독한 욕심쟁이기 때문에 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름달이 뜨기를 기다리며 스님 말씀에 따라 아기를 업고 산에 오른 며느리.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며느리가 고개를 돌린 순간 몸은 돌이 됐다. 현재 은파방죽(쌀뭍방죽)은 영감의 집과 마을이 휩쓸렸던 곳으로 애기바위, 중바위, 개바위로 전해내려오고 있다. ('쌀뭍방죽 세 바위 이야기')군산문화원(원장 이복웅)이 군산 대표 전설 모음집 「우리 군산 옛날 이야기」를 펴냈다. '2010 책자 발간 사업'으로 펴낸 이번 모음집엔 '어린 최치원과 금돼지','장자도를 지키는 할머니 바위','천개의 절 천방사' 등 8편이 담겼다. 전재복 시인과 김선순씨가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글을 풀었고, 동화같은 그림이 곁들여져 이해를 도왔다.이복웅 원장은 "우리 고장의 향토 문화와 역사를 소중하게 보존해 후세에 이어주는 것은 우리의 책무"라며 "이 모음집을 통해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문화와 역사인식을 심어주고, 유년 시절부터 우리의 뿌리를 찾도록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군산문화원은 이 책을 군산 내 도서관과 초등학교에 배부할 계획이다.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0.08.25 23:02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출간

문학동네가 한국고전문학전집을 출간했다. 이번에 1차분으로 김만중의 '서포만필',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 '숙향전·숙영낭자전', '홍길동전·전우치전', '흥보전·흥보가·옹고집전', '조선후기 성 소화(性 笑話) 선집', '창선감의록' 등 총 7종 10권을 선보였다. 현대어로 쉽게 풀어쓴 현대어역과 원본이 모두 수록돼 전문 연구자는 물론 일반 독자도 고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또 생생한 화보와 지도, 역사적 해설 등을 담았다. '한중록'에는 16쪽 분량의 화보와 사진을 수록했으며 '한중록 깊이읽기' 코너를 마련해 영조가 먹었던 인삼의 가격, 궁녀의 삶 등 역사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를 곁들여 흥미를 더했다.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창선감의록'에는 효(孝)와 형제간 우애 등 권선징악의 교훈을 담은 이야기가, '조선후기 성 소화 선집'에는 성(性)에 관한 이야기 234편을 수록해 조선시대 유교 중심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편집위원으로는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장효현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정병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류보선 군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문학동네 구민정 편집자는 "기획에서부터 출간까지 5년이 걸렸다"면서 "앞으로 여성 한시 선집 등 50권 이상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문학동네는 한국고전문학전집 발간을 기념해 오는 10월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서울 정독도서관에서 '우리 고전 재미있게 읽기' 강연회를 연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다음 달 1일부터 30일까지 온라인 서점 예스24와 정독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 문학·출판
  • 연합
  • 2010.08.24 23:02

전자책 저가경쟁, 국내도 불붙어

전자책 단말기의 저가 경쟁이 국내에서도 불이 붙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책 전문기업 북큐브네트웍스는 e잉크 기반의 6인치 전자책 단말기인 'B-815'를 14만9천원에 내놓았다. 국내외 출시된 전자책 단말기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가격이 낮은 이유는 쿼티 자판과 와이파이, 전자사전 등을 제외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본래의 전자책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지난 2월 출시된 기존 모델인 B-612의 흥행 성적이 부진하자 저가 단말기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시도로 풀이된다. B-612은 이달 초까지 5천대 정도가 판매됐다. 북큐브는 5월께 대규모 할인 판매에 들어갔을 때 성과가 상당한 점을 고려해 이번 저가 단말기를 출시했다. 북큐브 관계자는 "국내 전자책 이용자 중 상당수가 e잉크 기반의 전자책 단말기 구매의사를 갖고 있음에도 30만원 대에 이르는 가격에 크게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저가 단말기를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아이리버도 북큐브처럼 파격적이지 않지만, 새 전자책 단말기인 커버스토리를 지난해 9월 출시한 기존 모델인 스토리보다 가격을 낮춰 출시했다. 스토리가 34만9천원인데 반해 커버스토리는 기본 모델이 25만9천원, 와이파이 모델이 28만9천원으로 6만∼9만원 정도 가격을 낮췄다. 커버스토리는 와이파이 버전에서는 이메일 기능을 사용할 수 있고, 터치스크린 기능을 갖춘 게 특징이다. 아이리버 관계자는 "단말기 가격이 내려갈 수 있도록 기획단계부터 노력을 많이 했다"면서 "아직 초기 시장인 국내 전자책 시장을 감안하면서 이보다 저가인 단말기 출시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저가 경쟁은 국내 시장에서 전자책 단말기의 판매 활로를 찾기 어려운데다, 해외 시장에서도 저가 경쟁이 시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마존은 2007년 말 399달러에 킨들 1세대를 선보인 뒤 지난해에는 가격을 259달러로 낮춘 데 이어, 최근에는 139달러의 새 모델을 선보였다. 경쟁사인 반즈앤노블은 누크의 와이파이 버전을 149달러에 판매하고 있고, 소니도 리더 포켓을 150달러에 내놓았다. 그럼에도, 전자책 단말기 시장은 아이패드 등의 태블릿PC에 밀려 타격이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하반기에 태블릿PC가 줄줄이 선보일 예정인데다, 태블릿PC도 저가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북미 등과 달리 전자책 단말기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도 않은데다, 태블릿PC에 대한 기대감도 높기 때문에 활로를 찾기가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책 단말기의 가격과 콘텐츠, 사용성 등의 요소가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만큼 결합돼야 승산이 있을 것"이라며 "전자책 전용기기가 태블릿PC 등 범용기기와 경쟁하다가 범용기기에 밀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연합
  • 2010.08.18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