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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로 상징화된 재개발 문제와 부패한 종교 권력이라는 사회적, 종교적 문제가 한 소설에서 만났다. 지난해 '열외인종 잔혹사'로 제14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주원규(35) 씨의 장편소설 '망루'(문학의문학 펴냄)는 사회적, 종교적인 병폐를 정면으로 맞닥뜨리는 작품이다. 신학을 공부하고 현재 대안교회를 운영하는 작가는 비뚤어진 종교 권력의 실상을 날카롭게 전하는 동시에 인간 구원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출간에 맞춰 4일 만난 작가는 "15년 전부터 구상해 온 작품인데 2개월 만에 집필했다"며 "용산참사 역시 오랜 시간 누적된 문제가 터진 것이며, 문학은 사회의 현실을 거울처럼 피하지 말고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는 "15년 전에도, 지금도 많은 이들이 살아남거나 짓밟히는 선택을 강요받고, 또 망루 위로 오르고 있다. 우리 모두가 망루에 오르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며 주제를 철거민만이 아닌 인간 전체로 확장한다. 그는 "우리는 가해자와 피해자, 승자와 패자, 가진 자와 잃은 자로 구분하는 도식 속에서 살고 있다"며 "이러한 구별 속에 사는 모든 이가 피해자이며, 이를 극복하고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고자 했다"고 말했다. 소설은 담임목사인 아버지에게 초대형 세명교회를 세습 받은 조정인 목사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미국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하며 목회자와는 먼 삶을 살다가, 교회를 물려받으려고 신학박사 학위를 위조해 귀국한 인물이다. 이 교회 전도사로 조정인의 여동생과 약혼한 주인공 정민우는 내키지 않지만 매주 조정인의 설교문을 대필해준다. 강북 재개발 지역의 노른자위에 있는 세명교회를 맡은 조정인은 맞은편 재래시장을 사들여 쇼핑몰까지 들어서는 거대한 교회를 지으려 한다. 이를 둘러싸고 한국철거민연합회 회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그 속에서 주인공 민우는 잠적했던 오랜 친구 윤서를 만난다. 세명교회 게시판에 2천 년 전 부패한 로마제국 시대에 재림 예수가 나타났다는 게시물이 액자소설 형식으로 이어지고, 현실에서도 윤서가, 예수가 이 땅에 재림해 철거민을 위해 투쟁 중이라는 말을 남긴다. 재개발 지역 철거민들의 생존 투쟁과 교회 권력의 세력 확장욕이 대비되는 문제의식은 무겁지만, 추리 기법과 빠른 전개를 더한 작가의 필력으로 소설적인 긴장감을 잃지 않는다. 320쪽. 1만1천원.
출판계가 정부의 신간도서 할인율 유지 결정에 크게 반발한 것과 관련, 김갑수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국장은 4일 소비자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국장은 이날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없던 것도 아니고 있던 혜택을 없애기는 어렵다"면서 "신간할인율 유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11개 주요 출판ㆍ중소서점 단체장들은 지난달 21일 도서정가제 법령 개정을 비롯해 출판진흥기구 설립 등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신간도서 할인율 유지 결정과 관련, 법적 투쟁도 불사할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김 국장은 지난주 출판단체 사무국장들과 만나 정부 입장을 한 차례 설명했으며, 출판계 단체장들과 매월 정기적으로 자리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출판유통구조 등 출판계 전반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정책학회에 연구를 의뢰했으며 연구결과가 이달 말 나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출판계가 우려를 제기했던 출판진흥기구 설립 문제에 대해서는 오는 11일 출판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출판진흥기구 설립 TF(태스크포스) 회의를 열고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연구안을 토대로 설립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 국장은 "앞으로 공공도서관을 중심으로 국민 독서 운동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국에 있는 공공도서관은 700여곳. 그러나 일본 등에 비하면 도서관의 수와 장서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문화부는 신간을 정기적으로 구입해줄 수 있는 공공도서관의 기능을 강화할 경우 출판사도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쥬라기 공원' 등의 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클 크라이튼의 유작 소설 '해적의 시대'(김영사 펴냄)가 나왔다. 이 소설은 2008년 66세로 타계한 작가의 컴퓨터 파일에서 발견돼 미국에서 지난해 11월 출간된 작품으로, 스페인이 패권을 차지한 17세기 카리브해를 무대로 한다. 소설은 특공대를 조직해 금을 가득 실은 스페인 배가 정박한 마탄세로스섬 공격에 나선 영국 해적들의 모험을 그린다. 검은 전함과의 해전, 바다 괴물과의 사투, 식인종과의 만남 등 악명 높은 살인마 카살라가 지키는 요새를 습격하면서 해적 특공대가 겪는 모험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매력적인 영국 해적선장인 주인공 찰스 헌터를 비롯해 쥐의 창자로 도화선을 만드는 화약 전문가, 이발사이자 외과의사인 자메이카 최고의 항해사, 적을 혼란에 빠뜨리려고 젖가슴을 드러내는 남장 여자 등 생동감 있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미국에서 초판 100만 부를 찍은 베스트셀러인 이 소설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화를 결정했다. 이원경 옮김. 390쪽. 1만2천원.
1924년 12월호 「영대」에 수록된 김태수의 소설 '백주'가 전부 삭제됐다. 1925년 11월호 「신민」에도 그의 소설 '한야'는 사라졌다. 당시 일본은 발매 금지·삭제·압수 등을 통해 작가들의 단행본을 철저하게 검열했다. 한국현대문학사에서 그는 잊혀진 존재가 됐다.부안문화원(원장 김원철)이 펴낸 부안 출생인 백주(白洲) 김태수(1904~1982)의 창작집 「황혼에 서서」(부안문화원)엔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황혼에 서서','구두장이','인도주의자와 자전거' 등 13편의 소설과 '탈향기','해는 간다','낙엽을 붙들고' 등 수필 및 평론, '암야','희생자' 등 2편의 희곡을 포함해 총 33편이 수록돼 있다.문학평론가인 오하근 원광대 명예교수는 '백주 김태수론'을 통해 "이젠 김태주 선생을 한국 현대문학사에 불러들여 식민지 시대를 극복하려는 도전정신과 일제의 탄압에 의한 좌절을 재조명하고 선구자적인 면모를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어 "그는 한국 현대문학의 초창기 작가로 1920년대 신경향파 관념주의 소설을 사실주의 소설로 변화시키고, 교육에 의해 나라를 새로이 건설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목적문학을 제시한 사회주의자였다"고도 평가했다. 사회주의는 일제에 저항하는 또 다른 도구였다는 것이다.오 교수에 따르면 김태수는 호남에서 맨 처음 소설을 쓴 작가다. 그는 21세 때 1924년 「개벽」에 희곡 '희생자'로 입선한 뒤 「동아일보」에 단편소설'처녀시대'를 싣고, 그 해 11월 춘원 이광수의 추천으로 「조선문단」에 소설 '과부'로 등단했다. 이광수는 그의 작품을 두고 천재적 솜씨가 보인다며 자연스럽고 서정적인 글이었다고 평가했다.김태수는 교육사업가로서 활발한 사회주의 운동을 하면서 일제에 저항하기도 했다. 1930년대 호남 서부 지방에서 활발한 운수사업을 벌이고, 8·15 해방 후 이영일 선생과 재단법인 낭주학회를 구성해 부안중·부안여중 설립에 기초를 닦았을 만큼 교육사업가로 두각을 드러낸 것은 문학을 대신해 선택한 삶이었다.김원철 원장은 "그가 작고한 지 30년이 흘러가는 오늘, 20대 초반에 쓴 창작품들이 전문가들에 의해 여러 편 발굴 돼 감히 한 권의 창작집으로 엮어볼 만한 분량이 수집됐다"며 "그의 작품을 문학사적 측면에서 체계있게 정리해준 오하근 교수님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한 평생 솔씨를 퍼뜨려 넓고 푸른 큰 솔밭을 이루고 싶어했다는 그의 푸르고 유장한 뜻이 이 책을 통해 오랫동안 간직될 것 같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히브리어 어휘를 알파벳과 주제별로 번역한 '성서 히브리어 어휘 2500'(한신대 출판부 펴냄)이 출간됐다. 한신대 박경철 교수(구약학)가 독일 사무엘 아르네트의 '성서 히브리어 어휘 2500(Wortschatz der Hebraischen Bibel)을 번역한 책으로, 히브리어 단어장 형식의 사전이 아닌 어휘 해석을 위한 사전으로는 국내 처음이다. 성서 기록 당시 언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풀이하고 이해할 수 있어 히브리어를 배우는 학생이나 가르치는 교수들이 교재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기존의 히브리어 사전들이 단어의 뜻을 나열하는 데 그쳤다면 이 책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모든 어휘를 알파벳(1부)과 주제별(2부)로 정리했다. 각 어휘의 뜻과 동사의 중요 변형표기, 각 어휘의 등장 빈도도 함께 기록했다. 독일 빌레펠트 베텔 신학대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은 진보신학자인 박경철 교수는 "구약성서를 읽으려는 초보자들부터 히브리어 성서 원문을 더 자세하게 읽기 원하는 이들에게 필수 참고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328쪽. 2만원.
MBC 라디오 '라디오 북클럽, 김지은입니다'(표준FM 95.9㎒)는 각계의 CEO들로부터 '자녀들에게 권하는 책'을 추천받아 다음 달 8일과 15일 방송에서 소개한다. 매주 일요일 오전 7시10분부터 50분간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은 미술교양서 '서늘한 미인' 등의 저자이기도 한 김지은 아나운서가 작가와 독자의 입장에서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김지은 아나운서는 모두 13명의 CEO로부터 책을 추천받았다. 서승화 한국타이어 부회장은 "각박한 사람의 따뜻함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라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톨스토이)를 추천했으며 방일석 올림푸스 사장은 "스펙보다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삶의 지혜를 배우길 바란다"며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한비야)를 권했다. 현병택 IBK캐피털 사장은 "역사 속 철학여행을 떠나보라"며 '철학, 역사를 말하다'(안광복)를 권했으며 리처드 힐 SC제일은행장은 "나의 아이들이 사랑하는 책"이라며 '체럽 시리즈'(Cherubㆍ로버트 머차모어)를 소개했다. 이외에도 ▲조엘 오스틴의 '긍정의 힘'(김철호 본죽 대표이사) ▲노자의 '도덕경'(이태용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서머싯 모옴의 '인간의 굴레'(전성철 IMG세계경영연구원 이사장) ▲'삼국지'(이시봉 웅진홀딩스 사장) ▲린다 피콘의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전광우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존 고든의 '상어와 물고기'(황철주 벤처기업협회 회장) ▲데일 카네기의 '인간 관계론'(송인회 극동건설 회장)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일하는가'(이종수 진흥기업 부회장) ▲'삼국유사'(최동주 현대산업개발 사장)가 추천됐다. 제작진은 "여름 방학 시즌을 맞아 재계에 소문난 독서광으로 꼽히고 있는 CEO들로부터 책을 추천받았다"며 "부모들의 독서 교육에 도움이 될 조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제철을 만난 '여름용' 소설들이 쏟아지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불볕더위에 등골이 오싹한추리, 스릴러, 공포 소설을 읽는 것도 여름나기에 도움이 될 듯하다. 국내 작품으로는 유오성, 김동욱이 주연한 동명 영화의 원작인 서미애의 소설집 '반가운 살인자'(노블마인)가 출간됐다. 지난해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받는 등 국내추리문학계를 대표하는 작가를 본격적인 글 쓰기의 길로 들어서게 한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과 표제작 등 10편이 실렸다.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5'(황금가지)는 매년 여름 출간되는 공포 소설집으로,김종일, 이종권, 장은호, 류동욱, 모희수, 우명희, 임태훈, 엄길윤, 황태환, 이종호등 인기 작가와 신예 작가들이 참여해 10가지 공포를 선보인다. 머리 긴 여자 귀신같은 오래된 공포 소재보다는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일상에서 끄집어낸 공포가 더섬뜩하게 다가온다. 일본 미스터리물은 여름 시즌을 맞아 가장 활발히 선보이는 장르 중 하나다. 오리하라 이치의 장편 '원죄자'(폴라북스. 김선영 옮김)는 연쇄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썼다고 주장하는 무기징역수와 진실을 파헤치려는 작가의 이야기를 그린다. 10년 만에 재출간된 덴도 아라타의 '영원의 아이'(전2권. 북스피어. 김소연 옮김)는 깊은 상처를 입고 자라난 아이들의 고통스러운 성장기를 통해 아동 학대와 가족의 붕괴를 그린 미스터리 소설이다. 그 외 기센 마누라들에게 눌려 사는 네 남자가 아내를 죽이는 법을 소재로 소설을 쓰고 그 속에 등장하는 사건이 현실에서도 일어나는 아카가와 지로의 '악처에게 바치는 레퀴엠'(살림. 오근영 옮김), 낭만적인 바닷가 마을에서 벌어지는 수수께끼같은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와카타케 나나미의 '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작가정신.서혜영 옮김) 등 유머러스한 반전이 숨은 작품도 있다. 영미권에서는 연이어 영화화 계약을 체결하며 할리우드가 주목하는 스릴러 작가로 우뚝 선 마커스 세이키의 데뷔작 '칼날은 스스로를 상처입힌다'(황금가지. 장성주 옮김)가 눈에 띈다. 시카고를 배경으로 과거에 저지른 범죄 때문에 또 다른 범죄에 휘말리는 남자의 피 말리는 인생을 그린다. '프리처'(살림. 임소연 옮김)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계보를 이을 작가로 주목받는 카밀라 레크베리의 작품으로, 아름다운 바닷가 휴양지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미스터리를 그린다.
예약판매만으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며 인기몰이 중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소설 '1Q84' 3권이 28일 국내 정식 출간된다. 지난해 8개월여 만에 1,2권 제작부수가 100만부를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끈 '1Q84'는 27일까지 예약판매 만으로 3만여 부가 판매되며 또 한 번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권은 여성 킬러 아오마메가 작가 지망생인 남자 주인공 덴고를 살리고자 입안에 권총을 집어넣고 자살을 시도하려는 장면에서 마무리됐다. 3권은 방아쇠를 당기지 않은 아오마메가 은신처로 돌아온 것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각각 24개 장으로 구성됐던 1,2권에서 아오마메와 덴고의 이야기가 한 장씩 교차됐다면, 3권은 제3의 인물인 우시카와까지 세 사람이 각 장을 번갈아 맡으며 더 다층적인 구성을 이룬다. 1,2권에 비해 약 100쪽이 길어진 3권이 나오고서도 여전히 4권 출간에 대한 독자의 궁금증은 계속된다. 이에 대해 작가는 "지금으로서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면서 "지금 단계에서 말할 수 있는 건, '그전에도 이야기가 있고 그 후에도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이야기는 내 머릿속에 막연하게나마 수태돼 있다"며 "다시 말해 다음 권을 쓸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 그는 "지금까지는 웬일인지 갈 기회가 없었다"며 "하지만 한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고 마라톤 경기에 출전할 겸 개인적으로 살짝 다녀올까 하는 참"이라고 전했다. 또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는 "'한국에 가면 굉장한 환영을 받을 테니 각오하세요'라는 말을 들었던 것도 한국행을 주저하게 되는 한 가지 이유일지 모르겠다"고 이해를 구했다. 이어 "'이야기'는 세대나 언어를 초월해 기능한 깊고 큰 장치"라며 "나는 그 힘을 믿고 싶다. 한국 독자들과도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다면 그 이상의 기쁨은 없다"고 전했다. 744쪽. 1만5천800원.
동학농민운동의 땅, 정읍. 정읍은 동학농민운동의 발상지이기도 하지만, 일제강점기에는 신종교가 발생·수용·확산된 지역이다. 신종교 가운데 일세를 풍미했던 보천교가 정읍시 입암면 대흥리에 본부를 두고 있었고, 증산교에서 분파된 신종교들이 정읍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원불교 역사 속에서 정읍은 창시자인 소태산 박중빈과 제2대 종법사인 정산 송규의 만남이 이뤄진 땅이며, 천주교 박해를 피해 온 신자들에 의해 교우촌이 일찌감치 형성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공소가 건립되기도 했다.이렇게 다양한 종교가 발생되고 수용될 만큼 종교적 성향이 강했던 정읍과 보천교의 활동을 정리한 「보천교와 한국의 신종교」(신아출판사)가 나왔다.정주고등학교 역사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김재영씨가 쓴 이 책은 '정읍의 자생종교' '정읍의 종교적 상징성' '정읍과 보천교' '보천교의 민족운동'으로 구성돼 있다. 책은 신종교를 보는 전문연구자들의 시각과 신종교가 결코 우리 민족에게 해악만을 끼친 것은 아니다는 사실을 논거를 들어 증명하고 있다.김씨는 "최근 보천교를 민족종교로 보는 시각 보다는 유사종교에 가깝다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며 "보천교에 대한 편향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에 앞서 보천교의 민족운동에 관한 측면을 먼저 살펴보고 이에 대한 총체적 연구를 한 다음 이들의 성격을 재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천교의 민족운동은 물론, 문화운동, 교육활동 등을 힘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 조명해 보고자 했지만, 친일문제는 다루지 못했다"며 이를 과제로 제시했다.책에는 보천교주 월곡 차경석과 보천교 간부들의 단체 사진을 비롯해 일본 동경 학습원대학 우방문고에 소장돼 있는 보천교 본소 전경 등 옛 사진들과 자료들이 수록됐다. 정읍지역의 땅이름에서 종교적 성향을 읽어내고 풍수적 관점에서 정읍을 개혁적이고 변혁적 땅으로 풀이한 것도 일반인들에게는 흥미로운 대목이다.김씨는 원광대 역사교육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교원대와 전남대에서 각각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정읍시 문화재 심의위원, 전북사학회와 호남사학회 종신회원, 전북향토문화연구회 이사, 한국신종교학회 이사 및 종신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선의 여류 시인 이매창을 기리는 '제2회 전국 매창 휘호 대회'의 대상은 이현경씨(41·익산시 동삼동)에게 돌아갔다.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부안지부(회장 김종문)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부안지부(지부장 김영동)가 주관해 지난 24일 부안예술회관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우수상은 왕명숙(충주시 호암동)·이은숙(군산시 나운동)·정춘자(평택시 비전2동)씨가 수상했다. 매창 휘호 대회는 매창시를 사전 명제로 제시해 참가자들로부터 화제를 선택해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며, 입상작은 전시를 열고, 따로 도록을 발간해 전국에 배포될 계획이다.이매창은 조선 중엽에 태어난 시인으로 당대 선비들과 교우를 돈독히 하면서 여류시인으로서 자리를 올곧게 지킨 문인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창비가 주관하는 제25회 만해문학상 수상자로 강만길, 박형규, 신홍범 씨가 공동으로 선정됐다. 제28회 신동엽창작상 수상자로는 시인 안현미 씨가 선정됐다.만해문학상 수상작은 강만길의 자서전 '역사가의 시간'과 신홍범이 정리한 박형규 목사의 회고록 '나의 믿음은 길 위에 있다'이다.심사위원회는 "커다란 민족사의 흐름과 구체적인 개인의 서사가 맞물리는 지점을 솔직담백하게 기록한 귀중한 성과들"이라며 "내용과 문장 모두에서 빼어난 역사적·문학적 성취를 보여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신동엽창작상 수상작은 안현미의 시집 '이별의 재구성'으로, "생에 대한 아픔을때로는 재치있는 유머로, 조금은 삐딱한 시선으로 담아내면서 현실의 불우를 환상으로 채색해가는 이 시인의 시세계는 우리의 감성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상금은 만해문학상 수상작에 2천만원, 신동엽창작상 수상작에 1천만원이다. 시상식은 11월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태조 어진은) 비단 1폭으로 길이는 15자 쯤이고 넓이는 5자 쯤이다. 단정히 두 손을 마주잡고 정면을 향하였으며, 수염이 희고 익선관을 썼으며, 청색의 소매 좁은 용포를 입고 옥대(玉帶)를 맸으며, 검은 가죽신을 신고 용상에 앉아 있다. 영정 위에는 홍색과 녹색의 술이 늘어뜨려져 있고, 위 아래 옥축(玉軸)이 족자 모양 같다.''즉각 진전으로 들어가 수문장 이우상과 수복들과 더불어 권축의 묶인 끈을 풀고 궤 안에 봉안하고 붉은 노끈으로 밖을 쌌으나 너무 급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수복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울부짖는 소리가 경기전 안에 진동했다. 정신을 수습하고서 어진을 높이 들고 경기전 문밖으로 나갔는데 수문장은 어깨에 메고 참봉은 옆구리에 끼었다. 동쪽 성문에 이르니 그때 성은 이미 함락되었다.'「경기전의(慶基殿儀)」 중 '영정의(影幀儀)'에는 재질과 크기, 형상 등 태조 어진에 대한 양식(樣式)이 나와있다. '경기전참봉 장교원 실록'은 동학농민운동을 '난리'로, 농민군들을 '우리나라 백성이 승냥이가 된 것'으로 부정적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농민군에 의해 전주성이 함락되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태조 어진을 지켜내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전주시와 전주역사박물관이 「경기전의」를 완역해 펴낸 「국역 경기전의」는 경기전 철망 보수에 들어간 물자까지 적어놓은 태조 어진과 경기전에 관한 제반 사항들에 대한 기록이다. 아쉽게도 1872년 태조 어진 모사에 관한 내용은 빠져있지만, 1906년까지의 문서가 실려있어 조선 멸망 직전까지 경기전 관련 문서들이 집적돼 있다고 할 수 있다.경기전 도판을 맨 처음으로 이어 전주의 형세와 태조 선대들에 대한 기사가 앞에 나오는 등 나름대로 체제를 갖추고 있지만, 예를 들어 분향에 관한 내용이 한 장에 모여 있지 않고 앞과 뒤에 떨어져 나오는 등 성격별로 정리돼 있지 않아 번역 과정에서 책의 편자와 무관하게 내용별로 모아서 소개했다.내용적으로는 크게 '전주의 형세와 태조 선대의 유사' '경기전 연혁과 구조' '경기전 관리 조직' '경기전 제례' '어진 이·환안과 거둥' '태조 어진과 경기전 관리' '태조 어진과 경기전 보수' '경기전비 건립' 등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이희권 전북대 명예교수와 함께 번역을 맡은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은 "태조 어진 경기전 봉안 600주년을 맞아 당장 어진 봉안 행렬 등의 행사가 준비되고 있는데, 「경기전의」의 내용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관장은 "정해년 대화재 때 전주의 긴박했던 상황들과 동학농민혁명 때 전주부성의 상황들을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등 「경기전의」는 경기전과 관련된 당시 전주지역 상황들도 잘 보여주고 있다"며 "한편으로 조선 후기 물가를 비롯한 경제상황, 지방행정체제 등에 대해서도 엿볼 수 있어 그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보물 제931호인 태조 이성계 어진(御眞)이 봉안된 지 600년 만에 전주 경기전의 베일이 벗겨졌다.태조 어진이 봉안된 경기전의 연혁과 건축구조, 의례, 관리체제 등 제반 사항을 기록한 「경기전의(慶基殿儀)」가 완역(完譯)됐다.그동안 필요에 의해 부분적으로 번역된 적은 있었지만, 「경기전의」 전체가 번역된 것은 이번이 처음. 태조 어진 봉안이나 경기전 관련 자료로도 첫 작업인 데다가 올해가 태조 어진 전주 봉안 600주년을 맞는 해여서 더 의미있다는 평가다.전주시와 전주역사박물관이 펴낸 「국역 경기전의」는 '전주학 총서' 시리즈. 이희권 전북대 사학과 명예교수와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이 2년 여에 걸쳐 번역했다.조선 왕조는 1410년 왕실의 본향인 전주에 건국자인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봉안했으며, 1442년 그 진전(眞殿)의 이름을 경기전이라고 하였다.「경기전의」는 일종의 경기전 운영관리에 관한 지침서로, 언제 누구에 의해 편찬되었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다. 원본은 경기전에 소장돼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는 일제 강점기에 원본을 등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두 권이 남아 각각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과 국립중앙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이 중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은 9월 12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경기전, 조선의 가슴에 귀 기울이다'전을 통해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창비가 주관하는 제25회 만해문학상 수상자로 강만길, 박형규, 신홍범 씨가 공동으로 선정됐다. 제28회 신동엽창작상 수상자로는 시인 안현미 씨가 선정됐다. 만해문학상 수상작은 강만길의 자서전 '역사가의 시간'과 신홍범이 정리한 박형규 목사의 회고록 '나의 믿음은 길 위에 있다'이다. 심사위원회는 "커다란 민족사의 흐름과 구체적인 개인의 서사가 맞물리는 지점을 솔직담백하게 기록한 귀중한 성과들"이라며 "내용과 문장 모두에서 빼어난 역사적ㆍ문학적 성취를 보여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신동엽창작상 수상작은 안현미의 시집 '이별의 재구성'으로, "생에 대한 아픔을 때로는 재치있는 유머로, 조금은 삐딱한 시선으로 담아내면서 현실의 불우를 환상으로 채색해가는 이 시인의 시세계는 우리의 감성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금은 만해문학상 수상작에 2천만원, 신동엽창작상 수상작에 1천만원이다. 시상식은 11월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출판계와 중소서점 업계가 정부의 신간도서 할인율 유지 결정에 강력 반발하며 법적 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11개 주요 출판·서점 단체장들은 21일 서울 사간동 출판문화회관에서 도서정가제 법령 개정을 비롯해 출판진흥기구 설립, 저작권법 개정, 전자출판산업 육성 등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특히 최근 정부가 신간 도서의 할인율을 최대 19%로 유지한 것과 관련, "가격 할인 경쟁으로 극소수 인터넷 서점만 존립 가능하고 대다수 중소 출판사와 중소 서점은 제도적으로 시장 퇴출을 강제 당하는 현행 도서정가제 규정 아래에서는 출판문화의 존립 기반조차 유지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할인율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도서정가제 법령이 개정돼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창연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회장은 도서정가제 법령 개정을 위해 "행정소송과 정부 규탄 대회 등 강력한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단체장들은 또 위기에 처한 출판산업을 육성 지원하려면 무엇보다 제대로 된 출판진흥기구를 설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출판계의 의견이 반영되는 출판진흥기구를 설립하고 지원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백석기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은 "간행물윤리위원회와 번역원을 주체로 한 출판진흥기구를 설립하려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제대로 된 출판진흥기구가 되려면 출판계의 의견이 반영되는 의사결정기구가 있어야 하고 구체적인 사업은 민간에 위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철희 한국출판인회의 회장도 "과거 규제와 통제 기구였던 간행물윤리위원회와 번역원은 전문성이 없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작년 12월 출판계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전달받아 이를 토대로 출판진흥기구 설립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면서 7-8월에 출판계 인사가 포함된 전문가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여론수렴 과정 등을 거쳐 연내 설립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급변하는 출판환경 변화에 맞춰 출판진흥기구가 출판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종합적, 체계적으로 출판계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간행물윤리위원회와 번역원 등이 맡아온 출판진흥 관련 기능들도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서정가제 법령 개정 요구와 관련, "출판계의 의견을 수용해 직·간접 할인 폭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정을 추진했으나 소비자 부담이 늘어나 성사되지 못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국 근현대사 시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신석정 선생(1907~1975년)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석정문학제가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부안예술회관 공연장에서 다채롭게 열린다.<사>한국문인협회 부안지부(지부장 송기옥)이 주관하고 <사>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부안지회가 주최하는 석정문학제는 올해로 다섯번째이다.23일 첫째날에는 오후 3시40분에 개막행사가 예술인·기관단체장과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이어 문학강연으로 윤갑철 아동문학가와 김우영 한국해외문화교류발행인 및 소설가가 각각 '내가 본 석정선생''석정 시문학과 부안 책 마을의 희망'이란 주제로 강연한다.또 오후 7시부터는 문학페스티벌로 대금연주·시낭송·기타와 성악무대·시극·색소폰 연주 등이 펼쳐진다.24일 둘째날엔 문학기행이 부안문인협회장 해설로 석정고택~석정공원~계화도~석불산 영상랜드~구암리 고인돌~부안댐 시비공원~새만금~조각공원~해안마실길~적벽강~채석강~솔섬~곰소~개암사 주류성 코스로 이어진다.25일 마지막날엔 부안읍 선은리 선은마을 석정고택및 부안예술회관에서 시화전이 전시된다.한편 부안군 관계자는 "석정문학제는 석정 시인으 문학세계와 시정신을 계승하여 문향의 고장인 부안군의 문화예술을 부흥시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철탑산업훈장 수상을 기념해 국중하 우신산업 대표(73)가 수필집 「여산재 가는 길」 의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24일 오전 11시 완주군 여산교육문화관에서 열리는 이번 출판기념회엔 콰르텟 스토리연주단 공연도 함께 한다. 전북 옥구군 출생인 그는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 전북수필문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여산장학재단 이사장·전북대 공과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문의 063) 244-6476~7.
문태준 시인(41·불교방송 PD)은 한 그루의 나무 같다. 그냥 그 자리에 나무처럼 묵묵히 서 있는 것이다. 또한, 차분하게 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시를 쓴다. 17일 춘향골 문화공간에서 열린 전북시인협회(회장 유대준)의 '도심 속의 문학 강좌'에 초대된 그는 나직하고 겸허한 태도로 내밀하고 황홀한 시와의 만남을 이야기했다.시는 '세계를 횡단해가는 예감 같은 것'이라고 했다. 시인은 "섬세하고 미묘한 움직임이 다 합해져서 '감(感)'으로 온다"며 술 익는 듯 익어서 나오는, 우러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시는 '관계의 재발견'이기도 했다. 세상의 모든 대상과 주고 받는 것으로 관계를 새롭게 발견할 때 시가 태어난다."신석정 시인은 '내 가슴 속에는 하늘로 발돋음하는 짙푸른 산'이 있다고 했습니다. 내 가슴 속에 누적돼 있는 삼라만상이 나의 전 재산이고 이 재산으로 끊임없이 발전하고 사유하고 욕망하고 의욕한다는 뜻입니다. 또 다른 관계의 발견인 셈이죠."그런 점에서 시는 안과 밖이 계속 주고 받을 수 있도록 시간의 경계든, 공간의 경계든, 무엇이든 어떤 것을 결정짓는 가두리를 무너뜨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우리가 양동이에 물을 받아 들고 가는 동안은 출렁출렁하죠. 우리의 생각도 그렇게 출렁출렁해야 좋은 시가 나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꾸 가두려고 해요. 시도 이렇게 끝나야지 완결이 될 것만 같다는 강박관념을 갖는 겁니다. 시에는 완결이 없습니다. 완결이 되는 순간 오히려 시는 죽어요."대신 모든 시는 관계를 통해 설명돼야 한다. 시적 화자가 우월적인 위치에서 채근을 하기 보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 시인은 "좋은 시를 쓰는 사람은 그래서 유심히 관찰하는 사람, 끝까지 잘 듣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정현종 시인의 산문을 예로 들면서 도를 깨친 스승이 진리를 전할 때 제자의 귀에 대고 들릴듯 말듯 전했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스승은 (진리를) 속삭였던 것은 너무 큰 소리로 이야기하면 공중에 흩어져버릴까봐 조심스러운, 경외하는 마음이었던 겁니다. 이 일화는 시인이 어떤 마음가짐이어야 하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겸손하고 낮은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하지만 좋은 시는 채우기 보다는 비우는 것에 가깝다. 시인에게 필요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게으름."조지훈 선생이 게을러야 좋은 시를 쓴다고 한 이야기 들어보셨습니까. 여기서의 게으름은 세상의 번다한 것을 뜻합니다. 술 약속, 놀러갈 생각, 금전 거래 등으로부터 멀어져야 한다는 것이죠. 느릿느릿한 자연의 속도를 즐기고 있는 순간 바깥에 있던 내가 안쪽을 굽어다보게 되는 겁니다."결국 고독한 시간을 잘 견디는 사람일수록 좋은 시를 쓸 수밖에 없다. 자신도 독방에서 혼자 울면서 외로움을 견뎌내고 있다면서 자신을 붙들고 있는 리듬을 자꾸자꾸 생각해보게 된다고 했다.2시간 가까이 진행된 강연은 흰 몇 마처럼 품이 넉넉했다. 앞으로도 시인은 따뜻하고 속 깊은 시를 새롭게 벼리게 될 것이다.
정신과 의사이면서 클래식 전문 음반매장 풍월당 대표인 박종호(50)씨가 오페라 초보자를 위한 책 '오페라 에센스 55'(시공사 펴냄)를 냈다.이 책은 박씨의 전작이자 권당 천여 쪽에 이르는 오페라 전문서 '불멸의 오페라'(모두 2권)의 분량을 줄이고 눈높이도 초보자에 맞춘 것으로, 1750년부터 1950년까지 오페라 전성기에 만들어진 작품의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박씨는 이 책에서 글루크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케'에서부터 바르토크의 '푸른 수염 영주의 성'까지 모두 55편의 오페라 작품을 소개하는 한편, 각 작품에서 주목해야 할 명곡과 가수들, 꼭 들어봐야될 CD와 DVD, 새롭고 파격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공연도 짤막하게 소개하고 있다. 박씨는 책 서문에서 "오페라는 그 묘미를 알면 알수록 깊이가 있고 재미도 있으며 또한 얻는 것이 많은 장르"라며 "오페라를 접할 때 먼저 알아둬야 할 작품, 우리나라에서 자주 공연되는 작품, 그리고 각 시대나 나라별로 대표적인 작품 위주로 엄선했다"고 말했다. 460쪽. 2만3천 원.
전북문인협회(회장 이동희)와 2010도민문예창작캠프 운영위원회(위원장 조미애)가 고은 시인을 초청, 문학을 꿈꾸거나 창작의 매너리즘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문인들을 위한 열린 자리를 마련한다.오는 31일 부안 학생해양수련관에서 열리는 '2010 도민문예창작캠프'. 지난해 캠프는 첫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300여명이 참가하는 등 문학 지망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도민문예창작캠프는 문인들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해 더 의미있다. 책으로만 접하던 문학과 문인을 만나 소통하며 스스로 창작에 대한 열망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다.올해 캠프는 군산이 고향인 고은 시인의 특강과 중견 작가들의 문학특강, 시낭송회 등 문학행사와 캠프 백일장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가람반, 석정반, 백릉반, 미당반으로 학습반을 꾸려 '나의 대표작' '내가 좋아하는 문학작품' '나의 습작품' 등을 주제로 문학수업을 받게 된다.캠프 이수자에게는 수료증이 주어지며, '문예캠프 백일장'의 입상자는 전북문협 정회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이동희 전북문협 회장은 "문예창작캠프를 통해 문학으로 삶의 진정성을 확립해 가려는 도민의 열망을 다잡아 가는 일이 문인의 의무이자 문협의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전북 문단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인 작가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참가비는 2만원으로, 현재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 31일 오전 7시40분 전주시 효자동 전북도청 남문 앞에서 버스가 출발한다. 문의 063) 278-2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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