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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글 안에 모든 것을 조용히 집어넣을 뿐이고, 만약 독자가 이를 읽으면서 분노한다면 고발이 이뤄지겠죠. 내 작품은 뭔가를 규명하려 쓴 것이 아니고 내 삶을 위해 나 자신과 대화한 것입니다."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루마니아 태생 독일 작가 헤르타 뮐러(57)가 한국을 처음으로 찾았다. 제19차 국제비교문학회 세계대회 참석차 방한한 그는 16일 서울 중앙대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강연하고 국내 언론과 만났다. '이발사, 머리카락, 그리고 왕'이라는 제목의 이날 강연에서 그는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독재 권력의 공포와 그 처절한 상황 속의 삶을 이야기했다. 그는 "나는 공장에서 동료를 감시해야 했지만 이를 거부했다. 친구들에게서 알게 된 심문과 집안수색과 죽음의 위협 등 모든 것은 내게도 반복됐다"며 "다음번 심문은 어떨 것이고 다음번 일하는 날은 어떨 것이고 다음 거리 모퉁이에서 그들이 어떻게 함정을 놓을 것인지를 생각하는 데 적응이 됐다"고 했다. 또 "내가 오랜 기간을 두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상당한 사치에 속한다. 이 사치는 독재가 무너졌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이라며 "독재가 존재하는 동안 나는 죽음의 공포 속에서 살았고 이 시간에 나는 대체로 그때그때 즉석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 나라에 자유가 없으면 없을수록, 감시를 당하면 당할수록 사람들은 더 많은 사물과 더 불편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다"며 "위협을 받는 사람은 무엇을 하든 추적자를 눈으로 마주하고 자신과 그를 동시에 관찰하는 셈이 된다"고 말했다. 뮐러는 나치의 몰락에 이은 루마니아 독재정권의 횡포에 의한 공포와 불안 속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그의 아버지는 2차대전 당시 나치 무장친위대로 강제 징집됐고 어머니는 우크라이나 강제수용소에서 5년간 노역했다. 뮐러는 루마니아 비밀경찰의 감시와 압박이 심해지자 1987년 독일로 망명했다. 강연 후 독재정권 아래에서의 글쓰기에 대한 질문에 그는 "지금은 독재정권하에서 살지 않지만 루마니아에서 (독재를) 겪었고, 독일에서 루마니아 독재정권이 무너지는 것도 봤다"며 "하지만 문학은 거대한 것을 변혁시키는 것이 아니고 굉장히 작은 것에 대해, 개인에 대해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고발하는 것은 정치적인 글이고, 연설문이지 문학은 아닙니다. 가사 자체가 정치적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음악과 마찬가지죠."1982년 '저지대'로 문단에 데뷔한 그는 차우셰스쿠 독재정권에 억압받는 루마니아 사람들의 암울한 삶을 그린 작품을 주로 발표했다. 국내에는 '저지대'를 비롯해 '인간은 이 세상의 거대한 꿩이다' '그때 이미 여우는 사냥꾼이었다' '마음짐승' '숨그네' 등 루마니아의 전체주의적 과거와 자전적 경험을 담은 다섯 편이 출간됐다. 첫 작품 발표 이후 30년 가까운 기간에 겪은 변화에 대해서는 "항상 쫓기고 불안하던 루마니아에서 쓴 작품은 짧은 글이 많고, 독일에서는 비교적 긴 글을 쓰게 된 것 같다"며 "노벨상을 받았다고 변한 것은 없고 변하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물론 외적으로는 노벨상을 받음으로써 공식적인 행사 등 가야 할 자리가 너무 많아요. 글을 쓰기 위해 책상에 앉을 틈이 없죠. 노벨상을 받아서 가장 좋은 일은 독재가 없는 나라에서조차 사람들이 독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된 것입니다."한국을 방문한 소감으로는 "호텔 창문을 통해 광복절 기념행사를 보면서 독재국가인 북한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순간 등이 떠올랐다"며 "북한은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괴물 같은 나라로 역사에서도 미끄러졌다"고 말했다. "이렇게 거리가 가까운데 바로 저쪽엔 괴물 같은 독재정권이 있고 이곳 남한에는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것이 놀랍고 감탄스러워요." 그는 18일 서울여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으며 이날 개인적인 요청으로 임진각을 방문할 예정이다. 19일에는 교보문고와 대산문화재단, 문학동네가 개최하는 '낭독공감' 행사로 국내 독자를 만난다.
이양선씨(50·익산시 영등동)가 수필전문지 「수필과 비평」 7·8월호(통권 108호)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당선작은 '퍼즐'. 삶을 퍼즐게임에 빗댄 시선이 예사롭지 않으며 형상화를 통해 주제를 끌어내는 과정이 짜임새가 있다는 평이다.이씨는 "글쓰기는 진실된 한 인간이 되어 나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으로 돌아가게 한다"며 "개성 있는 빛깔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씨는 원광대 사회교육원 문예창작반을 수료했으며, 2008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수필 부문에 당선됐다. 원광대 행정대학원 최고여성지도자 과정을 수료했다.
'원북(One Book)운동'을 펼치고 있는 정읍 배영중학교(교장 장성기)가 여름방학을 맞아 13일과 14일 김제 모악산 유스호스텔에서 「연어」의 작가 안도현 시인(우석대 교수)과 만나는 독서캠프를 진행했다.배영중이 2004년부터 전개하고 있는 원북운동은 전 교사와 전 학생이 1년에 1권의 책을 읽고 토론하는 운동. 올해는 김려령 작가의 「완득이」와 「우아한 거짓말」, 안도현 작가의 「연어」와 「연어 이야기」를 선정했다.6명의 국어교사와 독서 캠프에 참가한 50여명의 학생들은 4일 동안 학교 도서실에서 선정 도서를 읽고 소감을 담아 독후감을 쓴 후, 모악산 유스호스텔로 장소를 옮겨 안도현 시인의 삶과 시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안도현 시인은 "시가 탄생하는 지점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독서의 바탕 위에 사물을 창의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이번 독서캠프에서 학생들은 모둠별로 작가의 작품에 대해 토론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독서골든벨을 통해 책의 내용을 곱씹었다. 캠프에 참가한 배영중 1학년 박세진 군은 "처음으로 유명한 작가를 만나 설레는 시간을 가졌다"며 "우수한 우리 문화유산인 금산사 미륵전도 둘러보는 보람있는 캠프였다"고 말했다.
'공포의 외인구단'으로 유명한 인기만화가 이현세(56) 씨가 신작 '비정시공'(非情時空)을 들고 돌아왔다. 복수와 사랑을 그린 한국형 액션 누아르를 표방하는 이번 작품은 지난해 11월부터 SK텔레콤의 만화포털 '툰도시'와 스포츠 신문을 통해 연재된 것으로,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이번에 단행본으로 출간하게 됐다. 이 작가는 11일 W호텔에서 가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남자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1994년 '남벌' 이후 그동안 남자 이야기를 못 했어요. 3년 전 문득 남자 이야기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어머니, 아줌마 등 여성 이야기들이 많은 데 역발상이지요."그러면서 "저도 집에서 위협을 느낍니다. 집사람의 힘이 점차 세지고 있거든요"라며 허허 웃었다. 그는 '비정시공'을 비롯해 2권까지 출간된 미래 무협만화 '창천수호위'(蒼天守護衛), 지난 9일 연재에 들어간 뱀파이어 이야기 '레드파탈' 등 남성 3부작을 한꺼번에 내놨다. 이번에 단행본으로 출간한 비정시공은 올 칼라 작품으로, 올해 안에 총 10권을 완간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뿐 아니라 일본, 중국, 유럽 등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이다. 이 작가는 "색약이어서 한 번도 칼라로 작업을 한 적이 없는 데 개인적으로 도전이 됐다"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동시에 연재하는 것 역시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1979년 '시모노세끼의 까치 머리'로 데뷔한 그는 '공포의 외인구단' '남벌' '천국의 신화' 등 내놓는 작품마다 화제가 됐으며 '만화 한국사 바로보기' '만화 세계사 넓게 보기' 등 어린이 역사만화를 출간하기도 했다.
'사랑은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 미움도 순간을 용서하지 않는다 / (…) 나는 지금 / 삶의 그림자 그 안에 서성인다.' (시 '사랑과 미움의 江(1)' 중에서)김문덕 시인(67)이 5년 만에 내놓은 열번째 시집 「사랑과 마음의 강」(도서출판 한맘)은 영원한 행복도, 영원한 불행도 없다는 삶의 진리를 깊은 사색으로 풀어냈다. 시인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시를 쓰는 것이 자신의 과제이자 숙명이었다고 고백한다."시어와 행간마다 속 깊은 감정과 고뇌가 응축돼 있지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썼습니다."시 외에도 시사 논단과 기행 수필문 등을 통해 이육사 시인의 문학적 조명과 이명박 정부에 대한 정치적인 소신까지 두루 아울렀다. 시인은 "이명박 정부가 실용주의 중도 좌파를 따르는 토니 블레어에 심취돼 있지만, 그 정책의 문제점과 레이건 정부의 문제점을 동시에 품을 수 있는 용단을 가져야 한다"고 일침하기도 했다.익산 출생인 그는 중앙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1971년부터 30여 년 동안 교직에 재직했다. 1985년 '시와 의식'으로 등단해 익산 문인협회 회장, 익산예총 부지부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자유시인협회 전라북도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30년간 교도소에서 근무해온 현직 교도관이 쓴 감옥 이야기 '가시울타리의 증언'(멘토프레스 펴냄)이 출간됐다. 영등포 교도소의 황용희(53.교위) 교도관은 김지하 시인, 이부영 전 의원, 김근태 민주당 고문,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 등 교도소를 거쳐 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굴곡진 현대사를 조명한다. 황 교도관은 10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다 교도소에 갇혔던 재야인사들과 학생들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이들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고 책을 쓴 동기를 밝혔다. 그는 이 책에서 6월항쟁을 촉발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당시 영등포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이부영 전 의원이 어떻게 함세웅 신부에게 관련 문서를 전달했는지 등 잘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를 공개한다. 황 교도관은 안유 당시 영등포교도소 보안계장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관련 최초의 문서를 전달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면서 "안유의 공분(公憤)과 양심이 없었던들 '박종철 고문치사 은폐조작' 사건은 제대로 알려질 수 없었을 것"이라고 전한다. 영등포 교도소가 '고척호텔'로 불렸던 사연, 10개월 이상 소금물로 철창을 삭혀 감방을 나가는 데는 성공하지만 교도소 담을 넘기 전에 붙잡힌 30대 수감자, 바늘을 삼킨 수감자 등 웃지 못할 사연들도 들려준다. 1980년 5월부터 지금까지 영등포 교도소에서 근무해온 황 교도관은 가장 기억에 남는 수감자로 이부영 전 의원을 꼽았다. 그는 "이 전 의원이 영등포 교도소에만 3차례 수감됐는데 교도소 내에서 투쟁할 때 교도관들이 힘들지 않도록 배려하는 등 교도소에서도 기품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문학소년'이었다는 황 교도관은 부인과 함께 쓴 여행 에세이를 조만간 출간할 예정이며 2002년에 펴낸 '섬 마을 소년들'은 중학교 3학년 1학기 국어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혼불기념사업회(대표 장성수)와 전북대신문사가 '최명희 청년소설문학상'과'가람 이병기 청년시 문학상'의 작품을 공모한다. 「혼불」의 작가 故 최명희 선생(1947~1998)을 추모하고 한국 문단의 문재(文才)를 양성하기 위한 이 상은 2001년부터 현재까지 청소년·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국내 최고의 문학상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시 부문은 한국 시조 문단사에 기념비적인 공로를 세운 가람 이병기 선생의 뜻을 이어 받아 '가람 이병기 청년 시문학상'으로 운영되고 있다.대학부 당선자들을 비롯해 고교부 당선자들도 기성 문단에서 '무서운 신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향신문에 '손홍규의 로그인'을 연재하고 있는 소설가 손홍규씨를 비롯해 2008년 세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직녀의 일기장」으로 스타 작가 반열에 오른 소설가 전아리씨, 200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경주(김병곤) 시인, 대학 새내기 때 중앙신인문학상(2006)을 거머 쥔 이혜미 시인, 2008년 창비신인시인상을 수상한 백상웅 시인 등이 모두 이곳 출신.접수기간은 16일부터 31일까지. 전국 2년제 이상 대학 및 고교 재학생이면 누구나 응모 가능하다.소설은 1편 이상(200자 원고지 70장 내외), 시는 3편 이상(원고 매수 제한 없음)을 제출해야 한다. 당선작은 10월 11일 전북대신문 개교기념 특집호를 통해 발표되며, 시상식은 10월7일 예정돼 있다.문의 063) 284-0570 (혼불기념사업회), 270-3536(전북대 신문사)
요즘 서점가에 '사람 이야기'가 넘쳐난다. 인물 평전, 자서전 등 전기물의 불모지였던 국내 출판계에 전기물 출판이 잇따르고 있는 것. 외국에서는 유명인들의 회고록이나 자서전, 평전의 출간이 일상화되어 있지만 그간 국내에서는 자화자찬이거나 '위인전'의 성격이 짙어 그다지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내용이 충실한 전기물들이 나오면서 독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경술국치 100주년, 광복 65주년, 한국전쟁 60주년 등 올해 유난히 굵직굵직한 기념일이 많은 것도 격동의 시대를 살다간 인물들의 전기물이 붐을 이루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출간된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사이언스북스 펴냄)는 8.15 광복과 무관치 않은 인물인 '원자폭탄의 아버지'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평전이다. 원폭 개발 성공으로 2차 대전을 종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원폭 투하 후 죄책감으로 고통받았던 천재 과학자 오펜하이머의 인간적 면모를 부각시켰다. 조선의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미국인 선교사 호머 헐버트의 평전 '파란눈의 한국혼 헐버트(참좋은친구)', '김대중 평전'(시대의 창),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평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21세기북스), 일본의 혁명가 기타 잇키의 평전 '기타 잇키'(교양인), '레닌 평전'(책갈피) 등도 최근 한꺼번에 출간됐다. 테레사 수녀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녀의 헌신적인 삶을 조명하는 전기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가톨릭 전문 출판사 바오로딸은 영국 언론인 그레그 와츠가 기자의 감각으로 쓴 전기 '마더 데레사-어둠 속 믿음'을 출간했으며, 민음사도 조만간 테레사 수녀 평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의 탄생 150주년을 맞아 그와 친구였던 지휘자 브루노 발터가 쓴 회고록 '구스타프 말러'(마티) 개정판도 나왔다. '체 게바라, 혁명적 인간'(플래닛), 'CHE'(토트) 등 평전의 단골 인물인 체 게바라의 평전도 잇따라 출간됐다. 역사학 전문 학술지 '역사비평' 편집위원회는 E. H. 카와 '미국 민중사'를 쓴 하워드 진 등 역사가 12명의 짧은 평전을 모아 '역사가들'을 펴냈다. 자서전 중에서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삶과 정치 역정을 담은 '김대중 자서전'이 출간 일주일 만에 초판 2만 부가 매진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자서전을 펴낸 출판사 삼인은 주문이 쇄도하자 서둘러 추가 제작에 들어갔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이다'(돌베개)도 서거 1주기를 맞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등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미현 민음사 홍보부장은 "경술국치 100주년, 광복 65주년, 6·25전쟁 60주년, 테레사 수녀 탄생 100주년, 말러 탄생 150주년, 슈만, 쇼팽 탄생 200주년 등 올해는 유독 큰 기념일들이 많은 데다 책의 기본적 책무인 지식 전달의 의미도 있어 평전 출간이 잇따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 하우스 푸어김재영 저/ 더팩트/ 1만3000원내 집은 있지만 행복하지 않은 사람의 이야기.이 책은 강남 재건축, 신도시 등 부동산의 변화로 집의 소유가 더 이상 경제적 안정을 뜻하지 않는 현재를 그리고 있다. 집은 있지만 집 때문에 가난한 '하우스 푸어(House Poor) '가 되는 현대인. 부동산 투기에 대한 도덕적 비난이 쏟아지지만 사람들은 집을 사기 위해 자신을 내던지고 있다.저자인 김재영 씨는 문화방송(MBC) '피디(PD)수첩'을 만드는 프로듀서. 김 씨는 국내 저명한 경제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조사한 자료와 함께 PD수첩 미방송 자료도 공개했다. 강력한 사실을 바탕으로 아파트를 둘러싼 거짓 이야기를 들려준다.▲ 매혹최보식 저/ 휴먼앤북스/ 1만2000원이 소설은 조선 정조시대 '서학(西學)'이라는 천주교 사상 전파의 수난사를 배경으로 한다. 천주학의 수괴인 이벽과 그의 절친 정약용을 차례로 등장시켜 당대의 이념적 갈등사를 드러내고 있다. 이벽과 조선 최고의 학자인 정약용을 통해 그들을 매혹 시켰던 생사의 이치를 추적한다.서학 이념이 정치적 문제로 비화됐을 때 연루된 정치인의 이야기를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시각으로 선보이며, 당대의 진실을 복합적이고 세밀하게 밝히고 있다. 이단의 학문인 서학이 주는 위험한 아름다움과 여기에 매혹된 이들의 이야기.▲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짐 콜린스 저/ 김영사/ 1만3000원세계적인 경영학자인 짐 콜린스가 전하는 기업 전략 매뉴얼.이 책은 오랜 연구와 치민한 조사를 바탕으로 기업이 몰락하는 5단계 과정을 밝힌 책이다. 아무리 강한 기업이라도 찰나의 순간에 쓰러질 수 있다는 것. 저자는 지난 2008년 연이어 벌어진 기업의 몰락을 지켜보며 혼란에 빠졌고 몰락의 원인과 해법 연구를 시작했다. 결국 6000년이 넘는 기업의 역사를 5년에 걸쳐 조사·분석해 오늘날 기업에 필요한 가이드라인과 해법을 찾아냈다.기업의 핵심가치와 정신을 강조하는 저자의 기업 전략을 배울 수 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삶과 정치 역정을 담은 '김대중 자서전'이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책을 펴낸 출판사 삼인은 5일 "지난달 30일 출간된 이후 5일까지 일주일 만에 초판 2만 부가 매진됐으며 1만 부 추가 주문분은 제작이 완료되는 대로 출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출판사 측은 주문이 쇄도하자 2판 1만 부 추가 제작에 들어간 데 이어 3판 1만부를 더 찍을 계획이다. '김대중 자서전'은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주요 인터넷 서점의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현재 2-3위를 기록 중이다. 김종진 삼인 편집부 팀장은 "1천400쪽으로 분량이 방대한데다 책값(5만5천원)도 비싼 편이어서 반응이 이처럼 폭발적일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면서 "출생의 비밀, 재임 시절 및 퇴임 후 이야기 등 처음 공개되는 내용이 많아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분석했다.
용산참사로 상징화된 재개발 문제와 부패한 종교 권력이라는 사회적, 종교적 문제가 한 소설에서 만났다. 지난해 '열외인종 잔혹사'로 제14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주원규(35) 씨의 장편소설 '망루'(문학의문학 펴냄)는 사회적, 종교적인 병폐를 정면으로 맞닥뜨리는 작품이다. 신학을 공부하고 현재 대안교회를 운영하는 작가는 비뚤어진 종교 권력의 실상을 날카롭게 전하는 동시에 인간 구원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출간에 맞춰 4일 만난 작가는 "15년 전부터 구상해 온 작품인데 2개월 만에 집필했다"며 "용산참사 역시 오랜 시간 누적된 문제가 터진 것이며, 문학은 사회의 현실을 거울처럼 피하지 말고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는 "15년 전에도, 지금도 많은 이들이 살아남거나 짓밟히는 선택을 강요받고, 또 망루 위로 오르고 있다. 우리 모두가 망루에 오르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며 주제를 철거민만이 아닌 인간 전체로 확장한다. 그는 "우리는 가해자와 피해자, 승자와 패자, 가진 자와 잃은 자로 구분하는 도식 속에서 살고 있다"며 "이러한 구별 속에 사는 모든 이가 피해자이며, 이를 극복하고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고자 했다"고 말했다. 소설은 담임목사인 아버지에게 초대형 세명교회를 세습 받은 조정인 목사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미국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하며 목회자와는 먼 삶을 살다가, 교회를 물려받으려고 신학박사 학위를 위조해 귀국한 인물이다. 이 교회 전도사로 조정인의 여동생과 약혼한 주인공 정민우는 내키지 않지만 매주 조정인의 설교문을 대필해준다. 강북 재개발 지역의 노른자위에 있는 세명교회를 맡은 조정인은 맞은편 재래시장을 사들여 쇼핑몰까지 들어서는 거대한 교회를 지으려 한다. 이를 둘러싸고 한국철거민연합회 회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그 속에서 주인공 민우는 잠적했던 오랜 친구 윤서를 만난다. 세명교회 게시판에 2천 년 전 부패한 로마제국 시대에 재림 예수가 나타났다는 게시물이 액자소설 형식으로 이어지고, 현실에서도 윤서가, 예수가 이 땅에 재림해 철거민을 위해 투쟁 중이라는 말을 남긴다. 재개발 지역 철거민들의 생존 투쟁과 교회 권력의 세력 확장욕이 대비되는 문제의식은 무겁지만, 추리 기법과 빠른 전개를 더한 작가의 필력으로 소설적인 긴장감을 잃지 않는다. 320쪽. 1만1천원.
출판계가 정부의 신간도서 할인율 유지 결정에 크게 반발한 것과 관련, 김갑수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국장은 4일 소비자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국장은 이날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없던 것도 아니고 있던 혜택을 없애기는 어렵다"면서 "신간할인율 유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11개 주요 출판ㆍ중소서점 단체장들은 지난달 21일 도서정가제 법령 개정을 비롯해 출판진흥기구 설립 등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신간도서 할인율 유지 결정과 관련, 법적 투쟁도 불사할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김 국장은 지난주 출판단체 사무국장들과 만나 정부 입장을 한 차례 설명했으며, 출판계 단체장들과 매월 정기적으로 자리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출판유통구조 등 출판계 전반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정책학회에 연구를 의뢰했으며 연구결과가 이달 말 나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출판계가 우려를 제기했던 출판진흥기구 설립 문제에 대해서는 오는 11일 출판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출판진흥기구 설립 TF(태스크포스) 회의를 열고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연구안을 토대로 설립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 국장은 "앞으로 공공도서관을 중심으로 국민 독서 운동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국에 있는 공공도서관은 700여곳. 그러나 일본 등에 비하면 도서관의 수와 장서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문화부는 신간을 정기적으로 구입해줄 수 있는 공공도서관의 기능을 강화할 경우 출판사도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쥬라기 공원' 등의 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클 크라이튼의 유작 소설 '해적의 시대'(김영사 펴냄)가 나왔다. 이 소설은 2008년 66세로 타계한 작가의 컴퓨터 파일에서 발견돼 미국에서 지난해 11월 출간된 작품으로, 스페인이 패권을 차지한 17세기 카리브해를 무대로 한다. 소설은 특공대를 조직해 금을 가득 실은 스페인 배가 정박한 마탄세로스섬 공격에 나선 영국 해적들의 모험을 그린다. 검은 전함과의 해전, 바다 괴물과의 사투, 식인종과의 만남 등 악명 높은 살인마 카살라가 지키는 요새를 습격하면서 해적 특공대가 겪는 모험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매력적인 영국 해적선장인 주인공 찰스 헌터를 비롯해 쥐의 창자로 도화선을 만드는 화약 전문가, 이발사이자 외과의사인 자메이카 최고의 항해사, 적을 혼란에 빠뜨리려고 젖가슴을 드러내는 남장 여자 등 생동감 있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미국에서 초판 100만 부를 찍은 베스트셀러인 이 소설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화를 결정했다. 이원경 옮김. 390쪽. 1만2천원.
1924년 12월호 「영대」에 수록된 김태수의 소설 '백주'가 전부 삭제됐다. 1925년 11월호 「신민」에도 그의 소설 '한야'는 사라졌다. 당시 일본은 발매 금지·삭제·압수 등을 통해 작가들의 단행본을 철저하게 검열했다. 한국현대문학사에서 그는 잊혀진 존재가 됐다.부안문화원(원장 김원철)이 펴낸 부안 출생인 백주(白洲) 김태수(1904~1982)의 창작집 「황혼에 서서」(부안문화원)엔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황혼에 서서','구두장이','인도주의자와 자전거' 등 13편의 소설과 '탈향기','해는 간다','낙엽을 붙들고' 등 수필 및 평론, '암야','희생자' 등 2편의 희곡을 포함해 총 33편이 수록돼 있다.문학평론가인 오하근 원광대 명예교수는 '백주 김태수론'을 통해 "이젠 김태주 선생을 한국 현대문학사에 불러들여 식민지 시대를 극복하려는 도전정신과 일제의 탄압에 의한 좌절을 재조명하고 선구자적인 면모를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어 "그는 한국 현대문학의 초창기 작가로 1920년대 신경향파 관념주의 소설을 사실주의 소설로 변화시키고, 교육에 의해 나라를 새로이 건설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목적문학을 제시한 사회주의자였다"고도 평가했다. 사회주의는 일제에 저항하는 또 다른 도구였다는 것이다.오 교수에 따르면 김태수는 호남에서 맨 처음 소설을 쓴 작가다. 그는 21세 때 1924년 「개벽」에 희곡 '희생자'로 입선한 뒤 「동아일보」에 단편소설'처녀시대'를 싣고, 그 해 11월 춘원 이광수의 추천으로 「조선문단」에 소설 '과부'로 등단했다. 이광수는 그의 작품을 두고 천재적 솜씨가 보인다며 자연스럽고 서정적인 글이었다고 평가했다.김태수는 교육사업가로서 활발한 사회주의 운동을 하면서 일제에 저항하기도 했다. 1930년대 호남 서부 지방에서 활발한 운수사업을 벌이고, 8·15 해방 후 이영일 선생과 재단법인 낭주학회를 구성해 부안중·부안여중 설립에 기초를 닦았을 만큼 교육사업가로 두각을 드러낸 것은 문학을 대신해 선택한 삶이었다.김원철 원장은 "그가 작고한 지 30년이 흘러가는 오늘, 20대 초반에 쓴 창작품들이 전문가들에 의해 여러 편 발굴 돼 감히 한 권의 창작집으로 엮어볼 만한 분량이 수집됐다"며 "그의 작품을 문학사적 측면에서 체계있게 정리해준 오하근 교수님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한 평생 솔씨를 퍼뜨려 넓고 푸른 큰 솔밭을 이루고 싶어했다는 그의 푸르고 유장한 뜻이 이 책을 통해 오랫동안 간직될 것 같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히브리어 어휘를 알파벳과 주제별로 번역한 '성서 히브리어 어휘 2500'(한신대 출판부 펴냄)이 출간됐다. 한신대 박경철 교수(구약학)가 독일 사무엘 아르네트의 '성서 히브리어 어휘 2500(Wortschatz der Hebraischen Bibel)을 번역한 책으로, 히브리어 단어장 형식의 사전이 아닌 어휘 해석을 위한 사전으로는 국내 처음이다. 성서 기록 당시 언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풀이하고 이해할 수 있어 히브리어를 배우는 학생이나 가르치는 교수들이 교재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기존의 히브리어 사전들이 단어의 뜻을 나열하는 데 그쳤다면 이 책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모든 어휘를 알파벳(1부)과 주제별(2부)로 정리했다. 각 어휘의 뜻과 동사의 중요 변형표기, 각 어휘의 등장 빈도도 함께 기록했다. 독일 빌레펠트 베텔 신학대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은 진보신학자인 박경철 교수는 "구약성서를 읽으려는 초보자들부터 히브리어 성서 원문을 더 자세하게 읽기 원하는 이들에게 필수 참고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328쪽. 2만원.
MBC 라디오 '라디오 북클럽, 김지은입니다'(표준FM 95.9㎒)는 각계의 CEO들로부터 '자녀들에게 권하는 책'을 추천받아 다음 달 8일과 15일 방송에서 소개한다. 매주 일요일 오전 7시10분부터 50분간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은 미술교양서 '서늘한 미인' 등의 저자이기도 한 김지은 아나운서가 작가와 독자의 입장에서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김지은 아나운서는 모두 13명의 CEO로부터 책을 추천받았다. 서승화 한국타이어 부회장은 "각박한 사람의 따뜻함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라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톨스토이)를 추천했으며 방일석 올림푸스 사장은 "스펙보다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삶의 지혜를 배우길 바란다"며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한비야)를 권했다. 현병택 IBK캐피털 사장은 "역사 속 철학여행을 떠나보라"며 '철학, 역사를 말하다'(안광복)를 권했으며 리처드 힐 SC제일은행장은 "나의 아이들이 사랑하는 책"이라며 '체럽 시리즈'(Cherubㆍ로버트 머차모어)를 소개했다. 이외에도 ▲조엘 오스틴의 '긍정의 힘'(김철호 본죽 대표이사) ▲노자의 '도덕경'(이태용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서머싯 모옴의 '인간의 굴레'(전성철 IMG세계경영연구원 이사장) ▲'삼국지'(이시봉 웅진홀딩스 사장) ▲린다 피콘의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전광우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존 고든의 '상어와 물고기'(황철주 벤처기업협회 회장) ▲데일 카네기의 '인간 관계론'(송인회 극동건설 회장)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일하는가'(이종수 진흥기업 부회장) ▲'삼국유사'(최동주 현대산업개발 사장)가 추천됐다. 제작진은 "여름 방학 시즌을 맞아 재계에 소문난 독서광으로 꼽히고 있는 CEO들로부터 책을 추천받았다"며 "부모들의 독서 교육에 도움이 될 조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제철을 만난 '여름용' 소설들이 쏟아지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불볕더위에 등골이 오싹한추리, 스릴러, 공포 소설을 읽는 것도 여름나기에 도움이 될 듯하다. 국내 작품으로는 유오성, 김동욱이 주연한 동명 영화의 원작인 서미애의 소설집 '반가운 살인자'(노블마인)가 출간됐다. 지난해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받는 등 국내추리문학계를 대표하는 작가를 본격적인 글 쓰기의 길로 들어서게 한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과 표제작 등 10편이 실렸다.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5'(황금가지)는 매년 여름 출간되는 공포 소설집으로,김종일, 이종권, 장은호, 류동욱, 모희수, 우명희, 임태훈, 엄길윤, 황태환, 이종호등 인기 작가와 신예 작가들이 참여해 10가지 공포를 선보인다. 머리 긴 여자 귀신같은 오래된 공포 소재보다는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일상에서 끄집어낸 공포가 더섬뜩하게 다가온다. 일본 미스터리물은 여름 시즌을 맞아 가장 활발히 선보이는 장르 중 하나다. 오리하라 이치의 장편 '원죄자'(폴라북스. 김선영 옮김)는 연쇄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썼다고 주장하는 무기징역수와 진실을 파헤치려는 작가의 이야기를 그린다. 10년 만에 재출간된 덴도 아라타의 '영원의 아이'(전2권. 북스피어. 김소연 옮김)는 깊은 상처를 입고 자라난 아이들의 고통스러운 성장기를 통해 아동 학대와 가족의 붕괴를 그린 미스터리 소설이다. 그 외 기센 마누라들에게 눌려 사는 네 남자가 아내를 죽이는 법을 소재로 소설을 쓰고 그 속에 등장하는 사건이 현실에서도 일어나는 아카가와 지로의 '악처에게 바치는 레퀴엠'(살림. 오근영 옮김), 낭만적인 바닷가 마을에서 벌어지는 수수께끼같은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와카타케 나나미의 '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작가정신.서혜영 옮김) 등 유머러스한 반전이 숨은 작품도 있다. 영미권에서는 연이어 영화화 계약을 체결하며 할리우드가 주목하는 스릴러 작가로 우뚝 선 마커스 세이키의 데뷔작 '칼날은 스스로를 상처입힌다'(황금가지. 장성주 옮김)가 눈에 띈다. 시카고를 배경으로 과거에 저지른 범죄 때문에 또 다른 범죄에 휘말리는 남자의 피 말리는 인생을 그린다. '프리처'(살림. 임소연 옮김)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계보를 이을 작가로 주목받는 카밀라 레크베리의 작품으로, 아름다운 바닷가 휴양지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미스터리를 그린다.
예약판매만으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며 인기몰이 중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소설 '1Q84' 3권이 28일 국내 정식 출간된다. 지난해 8개월여 만에 1,2권 제작부수가 100만부를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끈 '1Q84'는 27일까지 예약판매 만으로 3만여 부가 판매되며 또 한 번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권은 여성 킬러 아오마메가 작가 지망생인 남자 주인공 덴고를 살리고자 입안에 권총을 집어넣고 자살을 시도하려는 장면에서 마무리됐다. 3권은 방아쇠를 당기지 않은 아오마메가 은신처로 돌아온 것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각각 24개 장으로 구성됐던 1,2권에서 아오마메와 덴고의 이야기가 한 장씩 교차됐다면, 3권은 제3의 인물인 우시카와까지 세 사람이 각 장을 번갈아 맡으며 더 다층적인 구성을 이룬다. 1,2권에 비해 약 100쪽이 길어진 3권이 나오고서도 여전히 4권 출간에 대한 독자의 궁금증은 계속된다. 이에 대해 작가는 "지금으로서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면서 "지금 단계에서 말할 수 있는 건, '그전에도 이야기가 있고 그 후에도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이야기는 내 머릿속에 막연하게나마 수태돼 있다"며 "다시 말해 다음 권을 쓸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 그는 "지금까지는 웬일인지 갈 기회가 없었다"며 "하지만 한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고 마라톤 경기에 출전할 겸 개인적으로 살짝 다녀올까 하는 참"이라고 전했다. 또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는 "'한국에 가면 굉장한 환영을 받을 테니 각오하세요'라는 말을 들었던 것도 한국행을 주저하게 되는 한 가지 이유일지 모르겠다"고 이해를 구했다. 이어 "'이야기'는 세대나 언어를 초월해 기능한 깊고 큰 장치"라며 "나는 그 힘을 믿고 싶다. 한국 독자들과도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다면 그 이상의 기쁨은 없다"고 전했다. 744쪽. 1만5천800원.
동학농민운동의 땅, 정읍. 정읍은 동학농민운동의 발상지이기도 하지만, 일제강점기에는 신종교가 발생·수용·확산된 지역이다. 신종교 가운데 일세를 풍미했던 보천교가 정읍시 입암면 대흥리에 본부를 두고 있었고, 증산교에서 분파된 신종교들이 정읍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원불교 역사 속에서 정읍은 창시자인 소태산 박중빈과 제2대 종법사인 정산 송규의 만남이 이뤄진 땅이며, 천주교 박해를 피해 온 신자들에 의해 교우촌이 일찌감치 형성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공소가 건립되기도 했다.이렇게 다양한 종교가 발생되고 수용될 만큼 종교적 성향이 강했던 정읍과 보천교의 활동을 정리한 「보천교와 한국의 신종교」(신아출판사)가 나왔다.정주고등학교 역사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김재영씨가 쓴 이 책은 '정읍의 자생종교' '정읍의 종교적 상징성' '정읍과 보천교' '보천교의 민족운동'으로 구성돼 있다. 책은 신종교를 보는 전문연구자들의 시각과 신종교가 결코 우리 민족에게 해악만을 끼친 것은 아니다는 사실을 논거를 들어 증명하고 있다.김씨는 "최근 보천교를 민족종교로 보는 시각 보다는 유사종교에 가깝다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며 "보천교에 대한 편향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에 앞서 보천교의 민족운동에 관한 측면을 먼저 살펴보고 이에 대한 총체적 연구를 한 다음 이들의 성격을 재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천교의 민족운동은 물론, 문화운동, 교육활동 등을 힘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 조명해 보고자 했지만, 친일문제는 다루지 못했다"며 이를 과제로 제시했다.책에는 보천교주 월곡 차경석과 보천교 간부들의 단체 사진을 비롯해 일본 동경 학습원대학 우방문고에 소장돼 있는 보천교 본소 전경 등 옛 사진들과 자료들이 수록됐다. 정읍지역의 땅이름에서 종교적 성향을 읽어내고 풍수적 관점에서 정읍을 개혁적이고 변혁적 땅으로 풀이한 것도 일반인들에게는 흥미로운 대목이다.김씨는 원광대 역사교육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교원대와 전남대에서 각각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정읍시 문화재 심의위원, 전북사학회와 호남사학회 종신회원, 전북향토문화연구회 이사, 한국신종교학회 이사 및 종신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선의 여류 시인 이매창을 기리는 '제2회 전국 매창 휘호 대회'의 대상은 이현경씨(41·익산시 동삼동)에게 돌아갔다.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부안지부(회장 김종문)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부안지부(지부장 김영동)가 주관해 지난 24일 부안예술회관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우수상은 왕명숙(충주시 호암동)·이은숙(군산시 나운동)·정춘자(평택시 비전2동)씨가 수상했다. 매창 휘호 대회는 매창시를 사전 명제로 제시해 참가자들로부터 화제를 선택해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며, 입상작은 전시를 열고, 따로 도록을 발간해 전국에 배포될 계획이다.이매창은 조선 중엽에 태어난 시인으로 당대 선비들과 교우를 돈독히 하면서 여류시인으로서 자리를 올곧게 지킨 문인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총 1927편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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