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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전북문학상 시상식'이 지난 10일 오후5시 전주 완산구청 8층 강당에서 열렸다. 전북문인협회(회장 이동희)가 주최 하는 이날 시상식에서는 류희옥(61·시) 장교철(55·시) 이연희(52·수필)씨가 창작지원금 200만원과 함께 상패를 수상했다.이동희 회장은 인사말에서"올 전북문학상 수상자들에게 치열하게 작품활동에 매진해 전북문화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축사를 한 부연장학회 이사장 이종희 시인은 "글쓰는 사람의 창작의욕을 고취시키는 것도 넓은 의미의 장학"이라며 창작지원금 1000만원을 내게 된 의미를 설명했다.류 시인은 1989년 월간 「시문학」을 통해 등단한 후 시집으로 「바람의 날개」와 이후 발표한「허(虛)」연작시 등을 통해 독자를 감동시키는 친화력을 보였주었다는 평을 받았다. 1992년 「문예사조」로 등단한 장 시인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순창문협 회장을 역임, 순창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와 시집 「쓸쓸한 강물」을 펴내는 등 적극적인 문단활동을 해왔다. 이씨는 1995년 「수필과 비평」을 통해 등단, 전북예총과 전북문단의 사무국에서 헌신적으로 봉사해 왔으며 산문집 「풀꽃들과 만나다」를 통해 수필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2010 전북문인 송년의 밤' 과 함께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는 전북문인협회 회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장계초(교장 서문백주)는 10일 장계초등 도서관에서 '달빛과 함께 책 이야기 하는 밤' 행사를 가졌다.장계초등 책사랑방 동아리 학부모와 학생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마술쇼를 시작으로 부모와 함께 동화책 읽기, 내 삶에 영향을 끼친 책 소개, 가족과 크리스마스카드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서문백주 교장은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책을 매개로 가족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마련했다"며 "매주 수요일마다 다문화 가정을 위해 실시하는 책 읽어주기 행사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고 말했다.
'섬진강 시인'으로 불리는 김용택(전 임실 덕치초교 교사) 시인이 전주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글쓰기 수업을 한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13일 오후 2시부터 두 시간 동안 전주 최명희문학관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우리 문학에 대해 알아보는 '김용택의 글쓰기 수업'을 한다고 10일 밝혔다. 강의는 최근 교육진흥원 문학분야 명예교사로 위촉된 이 고장 출신 김용택 시인이 한다. 그는 강의에서 글쓰기란 무엇인가, 글 잘 쓰는 방법 등을 소개하고 우리 문학에대해 학생들과 토론도 할 예정이다. 김 시인은 '섬진강', '사람들은 왜 모를까?' 등 깨끗하고 아름다운 시를 선보이는 등 다수 작품을 냈다.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문화예술교육 명예교사 프로그램'의 하나로 이뤄지게 됐다.
한국문학의 거장이자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됐던 고은 시인의 삶과 문학을 조명하는 뜻깊은 자리가 고향인 군산에서 마련됐다.군산문화원은 9일 오후 군산대 해양과학대학 강의실에서 '시인 고은 선생의 삶과 문학에 대한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그 대상인 고은 시인(77)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이날 '실존의 모험, 대지의 서사'라는 내용으로 발제에 나선 염무웅 영남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는 "고은 문학을 논하기 어려운 일차적 이유는 읽어야 할 작품량이 많은 데 있다. 노년에 가까워질수록 오히려 그 예술적감각이 더 예리해지고 이념적 시야가 더 원숙해지며, 또한 창작 활력이 더 왕성해지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고은 문학에 대한 비평적 언급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입장부터 꺼냈다.그는 이어 시대변화상과 고은의 작품세계, 상식적 평면성을 뛰어넘는 문맥 및 접속사적 부사, 대작 '백두산'과 '만인보'의 업적을 논한 뒤 "고은 선생의 문학은 이제 한반도의 모성적 대지 전체를 그 실물크기에서 언어화하려는 야심을 품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또 다른 발제자인 도종환 시인은 '유목의 정신, 백척간두의 삶'이라는 내용에서 '시력 50여년, 이제 그의 시는 거대한 산과 같다'고 표현했다.도종환 시인은 "고은은 한 곳에 머물지 않는 시인이다. 그는 자신의 삶을 늘 백척간두로 몰고 간다. 언제나 현역 시인이다. 에너지가 끓어 넘치는 열정의 시인이다. 천재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부지런하고 근면하다. 후배 시인들에게 각성의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고 소개했다.이어 그는 "등단 50여년, 이제 그의 시는 거대한 산과 같다. 골짜기도 있고 봉우리도 있으며 폭포도 있고 벼랑도 있는 산이다. 그의 문학은 원융합일의 세상을 이룬 산과 같다"면서 "거기서 흘러 시의 냇물을 이루며 사람사는 동네를 거쳐 역사의 벌판으로 가없는 문학의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나 여기가 끝이 아님을 우리는 안다. 앞으로 어디로 흘러갈지 우리도 모르고 고은 자신도 모르리라"고 밝혔다.이날 이복웅 군산문화원장을 좌장으로 한 종합토론에서는 전정구 전북대교수, 류보선 군산대교수, 강연호 원광대 교수는 개작과 수정 판본에서 모두가 인정하는 결정본의 확정, 고은 문학의 세계문학사적 가치, 작품 속에서 부사의 남다른 사용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군산=홍성오기자ohhappyman@
"「혼불」 하나면 됩니다.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참 잘 살고 갑니다."11일은 최명희씨가 소설 「혼불」을 남긴 채 하늘로 떠난 지 12주년 되는 날이다. 당시 쉰 한 살. 17년을 꼬박 「혼불」에만 바쳐 죽음보다 더한 고통으로 작품을 쓰다듬어 풀뿌리의 숨결과 삶의 결을 드러냈다.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은 이날 젊은 문인들과 함께 전주 덕진동 혼불문학공원에서 고인을 기억하는 시간을 갖는다.「혼불」은 1930~40년대 남원과 전주를 주요 배경으로 몰락하는 종가를 지키려는 종부 3대와 이씨 문중의 땅을 부치며 살아가는 거멍굴 사람들의 삶을 그린 가족사소설이면서 대하역사소설이다. 이 작품은 한국인의 생활사와 풍속사, 의례와 속신의 백과사전일 뿐 아니라 우리 문화전승의 전범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세월이 가고 시대가 바뀌어도 풍화, 마모되지 않는 모국어 몇 모금을 그 자리에 고이게 할 수만 있다면…"이라는 소원을 내비쳤다. 사후 12년 후에도 남원 혼불마을과 전주 최명희문학관을 방문하는 걸 보면 그의 바람은 헛되지 않았던 것 같다.
▲ 눈의 아이 몽텐니콜라 바니어 저/ 랜덤하우스코리아/ 1만 2,500원눈은 생명의 시작이 아닐까? 눈에 대한 로망을 진정 느끼고 싶다면 「눈의 아이 몽텐」만한 책이 없다.저자이자 탐험가인 니콜라 바니어는 아내 디안과 두 살이 채 안된 딸 몽텐을 데리고 여행을 떠난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캐나다 북부, 로키 산맥을 거쳐 알래스카 접경까지 이천사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곳이 그들의 목적지. 그들이 여행한 1년 여 동안의 행적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훼손되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야생 동물들과 뛰노는 몽텐의 생생한 이야기. 영화를 보는듯한 살아있는 풍경사진이 더해져 더욱 아름답게 그려졌다. 눈과 얼음이 만들어내는 장엄한 아름다움과 그 곳에서 말을 배우고 걸음을 떼는 몽텐의 모습에서 눈이 만들어낸 신비를 경험해 보자.
▲ 눈의 심장을 받았네길상호 저/ 실천문학사/ 8천원'당신은/ 새벽 첫눈을 뭉쳐/ 바닥에 내려 놓았네/ 그것은/ 내가 굴리며 살아야 할/ 차가운 심장이었네'('눈의 심장을 받았네' 중에서)길상호가 말하는 눈은 고통의 현실이다. 그는 이번 시집에서 남다른 자의식으로 풍요로운 시어를 풀어 놓는 한편, 세상의 상처들이 견뎌내는 나름의 고통들을 담았다. 보이는 것 너머에 존재하는 진실한 모습과 눈을 맞추고 그들의 깊은 소리를 듣고 써낸 것. 시인 신경림은 길상호의 말은 '눈송이처럼 차지만 그만큼 맑다'고 말한다. 자연친화적인 서정성과 내면의 성찰을 주제로 했던 전작들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능란한 우리말 구사가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 귀로 써낸 시집을 통해 독자들은 사색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시인은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현대시동인상, 천상병시인상 등을 수상했다.
김제 출신인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74)가 회고록 '하늘을 보고 별을 보고'를 냈다.박 전 총재는 지난 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이성태 전 한은 총재와 김중수 한은 총재 등을 비롯해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판기념회를 가졌다.'하늘을 보고 별을 보고'는 지난해 7월10일부터 1년 여간 한국일보에 연재한 '박승의 고난속에 큰 기회 있다'의 내용을 다시 다듬고 보완해 내놓은 책으로, 학자와 경제관료로 살아온 자신의 인생 역정과 경제 철학 등을 담았다.박 전 총재는 지난 2일자 한국일보에 실린 마지막 글에서 "나 홀로 잘 사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더불어 사는 공동체적 성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우리 국민들 가운데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만 잘 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지난날에는 그러한 생활방식이 절대 빈곤으로부터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준 것도 사실이다"며 "그러나 앞으로는 이를 시정하지 않으면 우리가 잘사는 좋은 사회를 이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그러면서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유산의 사회 환원, 안구 기증을 약속했다.이리공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박 전 총재는 1961년~1976년까지 한국은행에서 근무한 뒤 1976년부터 2001년까지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잭했으며 2001년부터 현재까지 같은 대학 명예교수로 일하고 있다.한국국제경제학회 회장, 금융통화운영위원,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건설부 장관, 대한주택공사 이사장, 교통개발연구원 이사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한국은행 총재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통령자문 국가원로회의 위원직을 맡고 있다.서울=강인석기자 kangis@
"먼저 자신을 알면 모든 일에 있어 현명한 일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해야겠다. 이태준의 「무서록」(범우사)에 나오는 구절이다. 철인(哲人) 소크라테스도 비슷한 말을 했거니와 불가에서도 자기에 대한 깨달음이야말로 진정한 공부라고 한다. 그만큼 자신을 제대로 알기가 어렵다는 뜻이겠다. 그 다음 문장은 이렇다. "작품은 개인의 뿌리에서 피는 꽃이다." 이태준이 소설가였기에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작품을 삶으로 바꿔 읽어도 괜찮을 듯싶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읽어본다. "삶은 개인의 뿌리에서 피는 꽃이다."「무서록」을 알게 된 건 한편의 시 때문이다. 5년 정도 다녔던 직장을 나와 뭔가 새로운 일을 궁리하고 있을 때 그 시를 읽었다. 그 시에는 이런 구절이 있었다. "해 저문 뒤 / 「무서록」을 거꾸로 읽는다" 그다지 낭만적이지 못한 성정 탓에 쉽게 감동받는 편은 아니지만, 이 구절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탄식을 했다. '거꾸로 읽는' 독서법과 '해 저문 뒤'라는 시간이 절묘하게 얽히면서 「무서록」을 아주 궁금하게 했다.「무서록」은 1941년 이태준이 37살에 간행한 수필집이다. 애초에는 박문서관에서 57편의 수필을 묶었으나 그 가운데 40편을 추리고 신문과 잡지에 발표한 글 2편을 엮어 모두 42편을 수록했다.「무서록」이라 했으니 서언 즉 작가의 말이 없는 글이라는 뜻이겠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순서 없이 읽어도 썩 괜찮다. 「무서록」을 통해 '거꾸로 읽는' 독서법의 맛을 깨우친 시인의 밝은 눈에 그저 경탄할 뿐이다. 아직 눈 어두운 나로서는 「무서록」을 읽어가면서 거의 모든 페이지의 귀퉁이를 접어놓는다. 그리고는 밝을 때는 말고 해 저문 뒤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나간다. 한편 한편이 길지 않아 한 호흡이면 읽어낼 수 있다. 한 호흡에 읽을 수 있지만 그 참맛은 그 참맛은 오래 두고 곰곰 새겨보는 묘미가 있다.「무서록」의 참맛은 문장에서 나온다. 소설가 이태준은 문장론의 고전으로 불리는 「문장강화」를 쓴 장본인이다. 그러니 그의 문장은 수십 년 수제비를 빚어온 아낙이 뚝 떼어낸 반죽처럼 빈틈없고 분명하다."미닫이에 불벌레와 부딪는 소리가 째릉째릉 울린다." 와 같은 구절은 차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는, 그야말로 가득한 문장이다. 미문이어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만들어내지 않고 정확해서 미더운 것이다.그처럼 미더운 문장이 잇대어 한 편의 글을 이루었으니 「무서록」을 읽다보면 삶이 보이고, 삶의 뿌리가 보이고, 삶의 뿌리가 피워내는 꽃이 보인다. 이를테면 내가 나를 알아가는 도중에 있음이다. 그리하여 지금도 해 저문 뒤 더러는 「무서록」을 순서 없이 읽어나간다. 그래도 아직은 나를 알 수 없고 내 삶이 다 보이지는 않는다. 「무서록」의 한 구절에 기대자면, '십분심사일분어(十分心思一分語)'다. 마음에 품은 뜻은 많으나 말로는 그 십분의 일밖에 표현하지 못하겠다. 그래도 무서(無序), 즉 순서 없음의 말뜻이나마 어두운 눈으로 더듬거리는 재미가 있어 오늘도 「무서록」의 한 페이지를 펼쳐 든다. 해는 이미 저물었다.▲ 문신 시인은 전남 여수 출생으로 2004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물가죽 북」(2008)을 펴냈다. 시인은 현재 전주문화재단 문화사업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사랑하면 닮고 싶어진다. 누군가의 글을 좋아하게 되면 읽는 것만으로는 만족이 안되고, 필사(必死)적인 필사(筆寫)로 이어진다. 베껴쓰기를 하면 책의 단어와 문장을 끊임없이 매만질 수 있게 된다. 필사의 흔적은 책갈피 틈새와 문장의 행간마다 담겨 작가의 가슴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이 지난 2월부터 11월까지 진행한 '필사의 힘, 필사의 노력'은 「혼불」을 활물화(活物化)시키는 귀한 체험이었다.1200여 명의 귀한 손들이 필사의 감동에 동참했다. '그다지 쾌청한 날씨는 아니었다'로 시작해 '온몸에 눈물이 차오른다'에서 마지막 점을 찍기까지 「혼불」은 원고지 분량으로 1만2500여 장이 쓰여졌다. "「혼불」이 얼마나 커다란 보물인가 필사를 통해 만인에게 알리고 싶었다"는 문선아씨는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이어달리기하듯 대학노트 17권에 「혼불」을 써내려갔다. 그런가 하면 두 사람이 힘을 보태 원고지 한 장을 메우기도 했고, 6권 18장과 9권 3·4장 모두 225장을 빼곡히 채운 이들도 있었다.''어둠은 결코 빛보다 어둡지 않다.' 「혼불」을 통해 살아생전 세상에 그 한마디 두고 싶으셨다는 꼿꼿한 음성은 「혼불」 안에서 살아서 오래도록 나를 설레게 만들었습니다.' (충남 보령에서 서은경)'읽을 때도 느꼈지만, 너무 치밀해서 조급해지는 느낌. 작가는 어떻게 견뎠을까. 그 불가항력적인 고통을.' (대구에서 곽수민)'혼을 다해 「혼불」을 쓰시고, '혼불'처럼 살다 가신 분. 그 분의 아름다운 가슴 속을 조금이나마 느껴보고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경기에서 강인호 시인)시인이나 소설가를 꿈꾸는 문학지망생을 비롯해 언론고시생, 교사, 신앙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펜을 쥐었다. 무엇보다 글을 잘 쓰려면 문장력이 좋은 작가의 작품을 따라 쓰면서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 정읍 출생인 소설가 신경숙씨는 산문집 「아름다운 그늘」을 통해 '필사를 하면서 나는 처음으로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것이다. 나는 이 길로 가리라. 필사를 하는 동안의 그 황홀함은 내가 살면서 무슨 일을 할 것인가를 각인시켜준 독특한 체험이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안도현 시인은 백석의 시에 반해 필사를 했다. 안 시인은 필사를 '손가락 끝으로 고추장을 찍어 먹어 보는 맛'이라고 했다. 글도 고추장 맛을 보듯 몸으로 부대껴 써보아야 작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펴낸 「모닥불」,「외롭고 높은 쓸쓸한」 등의 시집 제목은 백석의 시와 많이 닮아 있다."나는 일필휘지(一筆揮之)란 걸 믿지 않는다. 원고지 한 칸마다 나 자신을 조금식 덜어 넣듯이 글을 써내려갔다." 소설가 최명희씨는 자신의 삶을 필사하며 17년간 한 줄 한 줄 아로새겨 「혼불」을 세상에 내놓았다. 「혼불」에는 인간이 지닌 원초적인 아픔과 어두움을 밝고 찬란한 빛으로 발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혼불」을 필사하며 새길 때 문학의 혼은 원고지 칸칸이 불꽃처럼 피어나게 될 것이다.
불과 몇 달 사이 우리 삶은 완전히 변해버렸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스마트폰. 1년 만에 스마트폰 이용자는 500만 명으로 급증했고 한낱 기계에 불과한 이 전화기 때문에 '스마트 푸어'(비싼 요금과 기계 비용 때문에 스마트폰 구매를 못하는 사람들)나 '크랙베리'(마약을 뜻하는 영어 단어 크랙과 스마트폰 블랙베리의 합성어)같은 신조어도 생겨났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스마트폰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 늘어갈수록 책과 멀어지는 요즘. '스마트폰 삶' 속에서 '스마트한 삶'을 살기 위한 책 세 권을 소개한다.▲ 모바일 시장과 미래 전략스마트 폰 시장을 이끌고 있는 애플, 온라인 시장을 이끌고 있는 구글. 이들에게서 배울 점은 없을까? 「스마트 빅뱅」(MBN/ 매일경제신문사/ 1만 5,000원)이 그 답을 제시한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어가면서 본의 아니게 내비게이션, 전자사전, MP3 플레이어 등 많은 업계가 타격을 입고 있다. 스마트폰이 IT세계의 거대한 변화를 몰고 온 것이다. 더욱이 애플과 구글은 모바일을 넘어 TV 시장도 넘보고 있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이들에게서 이 책은 그들의 전략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인터넷과 모바일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성장 배경과 과정, 그리고 미래 전략까지 훑을 수 있는 기회. 앞으로 우리를 둘러싼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 빅뱅의 한 가운데 와있는 2010년,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계기와 성찰을 줄 것.▲ 기초 이용법부터 활용법까지세계의 변화는 고사하고 당장 스마트폰 사용법도 모르겠다는 당신에게는 「아이폰4 Using Bible」(이윤환 저/ 황금부엉이/ 1만 4,800원)이 필요하다. 넘쳐나는 스마트폰 기능들 때문에 핸드폰 바꾸기를 주저하고 있다면 이 책이 필수품. 스마트폰의 대표 아이콘인 아이폰(iPhone) 사용법을 담은 이 책은 제목처럼 아이폰 이용자에게는 성경 같은 존재. 아이폰 4를 제대로 이해하는데 필요한 모든 정보가 담겨있다. 기본 조작법부터 메시지, 이메일 관리, 사진 등 아이폰의 기본 기능과 어플 활용에 필요한 정보까지 225가지 단락으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단순한 조작법이 아닌 '요금 폭탄 피하기'나 '탈옥' '애플의 AS 정책' 등 실제 아이폰 사용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키워드를 심도 깊게 다루고 있다. 설명과 함께 아이폰 화면 사진이 첨부되어 스마트폰 초보 이용자도 이해하기 쉬울 것.▲ 뻐근한 당신 스트레칭 하라요즘 유달리 뒷목이 뻐근하고 아프지 않은가? 그렇다면 당신은 진정한 스마트폰 이용자(?)다. 그 동안은 컴퓨터 이용으로 인한 목의 불편함을 호소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등의 첨단 디지털 기기들이 주요인.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버스 안에서나 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하다보니 목뼈, 척추 등에 안 좋은 영향을 준 것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오피스 요가 스트레칭」(송태영, 이리나/ 살림LIFE/ 8,800원). 책상 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과 학생들을 위해 특별한 운동 기구 없이 할 수 있는 스트레칭 44가지가 담겨있다. 업무나 공부 중에 가볍게 할 수 있어 부담 없고 몇 가지 필요한 동작을 외워 놓으면 몸이 좋지 않을 때 바로 이용 할 수 있다. 운동양이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책이기도 하다. '허리를 강화하는 자세'나 '무거운 목을 위한 스트레칭' '뻐근한 등을 펴는 스트레칭'은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한 추천 동작. 스마트한 삶을 살고 싶다면 '스마트폰 피로증'부터 풀어보자.
기린문학회(회장 문봉식·지도교수 이기반)가 원로시인과 함께하는 합동 시화전을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전주시 완산구청에서 연다.이번 합동시화전에는 허소라 군산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채규판 원광대 명예교수, 김남곤 전북일보 사장, 조기호 시인, 송하진 전주시장, 아동문학가 서재균, 소재호·진동규 전 전북문인협회 회장, 김동수 부경대 교수, 이동희 전북문인협회 회장, 정군수 전주문인협회 회장, 이복웅 군산문화원 원장, 아동문학가 안 도의 시가 선보인다.문봉식 회장은 "기린문학회가 회원 중심의 시화전을 열었으나, 이번에는 이 고장이 낳은 명망있는 원로 시인을 모시고 합동 시화전을 열게 됐다"며 "아름다운 시의 감동을 느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출판계는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치철학 책 '정의란 무엇인가'의 인기에 힘입어 인문 분야 서적이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온라인 서점인 예스24는 올해 1월부터 이달 21일까지 분야별 매출(판매액 기준)을 집계한 결과 인문(사회·역사와 문화·인문) 분야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27% 늘었고 특히 이 가운데 사회 분야 매출은 50%나 급증했다고 28일 밝혔다. 종교 분야 매출도 28% 늘었고 문학(국내문학·해외문학·인물)은 6%, 학습서는 8%, 어린이 분야는 6%의 매출신장률을 보였다. 반면 비즈니스(비즈니스·자기관리) 분야 매출은 2% 늘어나는데 그쳤다. 안지애 예스24 마케팅팀장은 사회 분야가 두드러진 성장을 한 것은 "올해 최고의 화두를 던진 '정의란 무엇인가'의 영향이 크다"면서 "종교 분야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올봄 타계한 법정 스님의 책과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신앙고백서 '지성에서 영성으로'의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국 16개 영업점과 온라인 서점을 운영하는 교보문고도 올해 1월부터 이달 25일까지 분야별 도서 판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인문 분야 매출(권수 기준)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늘었다고 밝혔다. 역사·문화 분야도 27.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교보문고 최대 영업점인 광화문점이 개보수 공사로 문을 닫았던 기간(4월1일부터 8월26일까지)은 집계에서 제외했다. 한동안 자기계발서 등 실용서에 밀려 찬밥 신세였던 인문 서적의 부활에 불을 지핀 것은 '정의란 무엇인가'다. 올해 5월 24일 국내에서 출간된 '정의란 무엇인가'는 인문 서적으로는 이례적으로 지금까지 61만 부가 팔리며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켰다. 한국출판인회의가 전국 온. 오프라인 서점 9곳을 대상으로 집계한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올해 들어 총 16주 동안 1위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를 조목조목 비판한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신간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도 출간과 동시에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인문·사회 서적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9일 출간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지금까지 약 한 달 만에 12만 부 이상 팔려나갔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최근 서점가에는 조지 레이코프의 '도덕, 정치를 말하다', 제러미 리프킨의 '공감의 시대', 샌델 교수의 '왜 도덕인가?' 등 인문·사회 서적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묵직한 주제의 인문·사회 서적이 잇따라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사회 현실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올해 출판계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자기구원'을 선정한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은 독자들이 "근본을 찾으며 스스로 구원받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답답한 현실을 책 속에서라도 풀어보려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 소장은 '정의란 무엇인가'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인기는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얘기해주는 책이 있으면 독자들의 수요가 언제든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내년에도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인문 서적들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정의란 무엇인가'의 열풍을 인문 서적의 부활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며 베스트셀러에 오른 인문 사회 서적이 모두 외국 서적이라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정의란 무엇인가'의 경우 하버드를 부각시킨 마케팅의 승리"라면서 '정의란 무엇인가'가 몰고 온 인문 서적 열기도 "한 때일 것 같다"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또 "우리 사회의 문제를 우리 필자들의 눈을 통해 풀어주는 책은 그다지 찾아보기 어려웠다"면서 "한국 사회라는 구체적인 맥락 위에서 공동체 문제를 묵직하게 풀어내는 작가를 발굴하는 출판사들의 노력이 없었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진실을 믿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주식이 하한가로 곤두박질 칠 때, 멀쩡하던 지인의 부음을 들었을 때,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 TV에서, 눈 앞에서 일어날 때 나는 주문을 외운다. '아니야, 이것은 현실이 아니야.' 내가 본(들은) 것을 부정한다. 부정의 포즈가 강할수록 지독한 꿈은 현실이 된다. '천안함'과 '연평도'가 그랬고, 오늘 차 안에서 잃어버린 내 가방이 그렇다. 분명 차 뒷좌석에 있었는데 아무리 뒤져봐도 보이지 않는다. 마술처럼 그것은 공기 중으로 증발했다.노벨문학상 수상작인 가브리엘 마르께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하서)은 마술적 사실주의라는 평가를 받는다. 부엔디아 가문의 4대에 걸친 저주와 신기루처럼 사라진 '마콘도'라는 마을의 이야기. 이곳에 근친상간의 저주가 있다. 터부를 통해 마을은 생겨났고 도시로 번창했다. 이 모든 것이 백 년 전의 예언에 의한 것. 돼지꼬리를 가진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연금술과 사랑, 전쟁과 암살, 농장주의 착취와 파업이 혼란한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와 맞물려 전개된다. 정말 좋은 이야기는 이런 것이리라. 현실과의 긴장감을 가지면서 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마콘도'를 '연평도'에서 보아내는 것.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환상인지 모를 때, 이 거짓말 같은 현실을 견디기 위해 자기만의 주문을 조용히 외워보는 것이다.대학 2학년 때 그녀는 신입생이었다. 나는 인문대 계단을 언제나 뛰어내려오던 그녀가 들고 있던 노란 표지의 꽤 두꺼워 보이던 그 책을 굳이 빌려달라고 했다. 단숨에 읽었다. 정말 재미있었다. 그녀에게 교통사고 후유증이 있다는 것을, 계단을 내려올 때 다리 저는 것을 보이고 싶지 않았던 것을, 내게 빌려준 「백년 동안의 고독」이 사실은 예비역 선배의 책이었다는 것을 한참 뒤에 알았다.가방을 못 찾고 결국 차 밖으로 나왔다. 만추의 바람이 불었고 대학 캠퍼스의 미루나무에서 잎들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었다. 내 차 지붕에 쌓이는 잎들은 마술사의 손끝에서 끊임없이 떨어지는 종이 꽃잎 같았다. 문득 사라져 버린 것이 너무 많다고 나는 생각했다. 잊었던 나이를 한꺼번에 먹은 기분이었다. 20년 전 「백년 동안의 고독」을 다 읽고 난 뒤에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진실을 믿고 싶지 않을 때는 진실의 대가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표지가 바랜 책 속지에 '정말 잃어버린 것은 그것을 완전히 잊어버렸을 때다.'라고 뒤늦게 쓴다.▲ 박태건 시인은 199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현재 원광대 글쓰기센터 연구교수로 있다.
진동규 시인(64)이 26일 오후 6시 전주 완산구청 강당에서 시집 「자국눈」(신아출판사)의 출간과 시나리오 '자국눈'의 탈고를 기념하는 자리를 갖는다.「자국눈」은 미륵사지 발굴과 관련된 선화공주와 서동의 천년의 사랑을 극시로 푼 시집. 시인의 창작 시나리오 '자국눈'은 미륵사지 사리장엄이 발굴되면서 미륵사지 창건 주체가 선화공주가 아니라 백제 8대 성(姓) 중 하나인 사택 가문 출신이었다는 설에 반론을 제기하면서 진실의 이면을 퍼즐 맞추듯 풀어쓴 작품이다. 이번 시나리오는 민병록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감독을 맡아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고창 출신으로 전북대 국문과와 전주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한 시인은 1978년 '시와 의식'을 통해 등단했다. 시인은 시집 「꿈에 쫓기며」, 「민들레야 민들레야」, 「아무렇지도 않게 맑은 날」과 시극 '일어서는 돌', 산문집 「바람에다 물감을 풀어서」 등을 펴낸 바 있다.
노벨문학상 후보이자 한국문학의 거장인 고은 시인(77)이 고향인 군산에서 "통일이 되면 한반도를 영원히 떠나겠다. 잠잘 때도, 죽어서도 작품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전북오페라단의 창작 오페라인 '만인보'를 관람하기 위해 고향을 방문한 고은 시인이 20일 오전 군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고은 시인은 이 자리에서 "조국이 통일만 되면 내 나라를 떠나 민족을 잊고 싶다. 조속히 분단이 끝나길 바란다"며 통일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내비췄다.그는 노벨문학상 수상실패, 만인보, 고향 군산, 앞으로 활동방향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고은 시인은 노벨상 수상 실패가 한글에 대한 외국인들의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단호하게 부정한 뒤 "한국어가 외국에서 번역되는 과정이 쉽지 않은 점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노벨문학상 발표를 앞두고 벌어지는 한바탕 소동에 대해서는 "지난 2002년부터 수상후보로 올려놓고 있으나 지금까지 크게 신경 쓴 적이 없다. 추사 김정희 선생이 즐겨 쓰던 유천희해(遊天戱海·하늘에서 놀고 바다에서 노니네)라는 글귀를 좋아한다"며 말문을 닫았다. 이는 욕심없이 작품활동 등에만 매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은 시인은 또 "숨을 쉴 때까지 글을 쓰고 무덤에서도 글을 쓰겠다. 25년이 걸린 만인보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아직 쓰고자 하는 것이 너무 많다"며 내년에 만인보 특별판 제작을 우회적으로 시사하기도 했다.고은 시인은 전날 고향 선산을 찾은 데 이어 "어렸을 적 친구들과 함께 오랜만에 소회에 젖기도 했다. 고향땅을 밟으면 힘이 나고 새로운 활력소가 생기는 것 같다"며 군산에 대한 애틋한 향수를 드러냈다.서울대와 단국대 석좌교수를 맡고 있는 그는 내년 3월부터 군산대 석좌교수로 임용돼 강의를 실시한다는 계획과 함께, 다양한 작품활동 등을 통해 독자들을 만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간은 무언가에 쫓기듯 살면서도 자신만의 세계를 갖고 싶어 하는 속성이 있다. 자신에 대한 존재감일수도 있고 경쟁 속에서 살아야만 하는 생활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행위일수도 있다. 예술은 그런 분야에서 인간과의 관계가 밀접하다. 그 중 문학이 차지하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바야흐로 신춘문예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를 시기이다. 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 기웃거려 보거나 뛰어 들어 열정을 쏟는다. 글 한 줄 채우기에 밤새 끙끙대기고 하고 탁 튀는 단어 하나 고르기에 몇 날을 고심하기도 한다. 글 한 편에 그토록 몸살을 앓는 것도 아름다운 일인 듯싶다.나 역시 그런 열정으로 문학을 향한 꿈을 꾸었다. 그러나 쉽게 나타나지 않는 길이어서 늘 목이 말랐다. 그러다 글쓰기에 대해 눈이 뜨이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글로 인해 알게 된 분에게서 받은 책 한권에 눈과 귀가 밝아지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신춘문예 응모 시기인 지금, 글 쓰는 분들에게 한번쯤 읽어 보기를 원하는 마음에 이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문심조룡(文心雕龍)은 당나라 문인 유협이 문장이론을 아름다운 문체로 엮어 놓은 책이다. 문장의 원리에서부터 작가의 인간성까지 10편으로 되어 있다. 내용은 이론이지만 설명과 예문들이 정말 아름답고 적절한 표현이어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번역자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그 기본 문맥은 같으리라 본다. 그 중 몇 구절을 여기에 옮겨 선보이기로 한다. 책을 읽고 적어 두었던 간단한 메모이다.나는 여태껏"만근이나 되는 종은 짤랑짤랑한 가느다란 울림을 내지 않는다."는 깊이와 "구름이 비가 되어 황하로 흘러 천리 사방을 적신다."는 은근함을 감히 생각해 보지도 못했으며 "아무리 아름다운 비단이 많아도 옷을 자를 때 치수를 정확히 맞추어 자르는 것"이 아름다움을 가장 적절히 표현하는 것이라는 순리도 미처 깨닫지 못한 듯하다. "환희와 슬픔을 표현함에 있어서는 문자도 같이 웃고 같이 눈물지을 만큼의 묘사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는 말에도 고개가 끄덕여졌고"꽃이 지나치게 많이 피면 가지를 손상시킨다."는 대목도 꼭 새겨두어야겠기에 밑줄을 그어 놓았다.다른 글을 인용할 때는 정밀한 논리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대목도 참으로 중요한 내용이었다. "아무리 미묘한 말과 아름다운 사실이라도 자리가 빗나가면 다리에다 보석을 장식하고 가슴에다 화장을 한 것 같다."는 비유는 얼마나 적절한 문장인가. 또 "한 편의 작품 가운데에도 여러 가지 심정의 움직임이 통괄되어 있어 마치 30개의 바큇살이 하나의 바퀴에 집결되어 있는 것과 같아야 한다."는 문장의 기본원리나 조직에 관해서도 더 많은 공부를 해야겠다. 이 외에도"감동이 자연에의 선물이라면 시상은 마음에의 보답 같은 것"이라든가 "말은 마음의 소리요 문자는 마음의 그림이다"등등의 아름다운 문장에 마음이 설레곤 했다. 언젠가는 내게도 그런 글 한 줄 뽑아 낼 수 있는 시기가 있지 않을까 하는 염원을 품은 때문이리라.김재희 수필가는 정읍 출생으로 2006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로 등단했다. 2006년 수필집「그 장승이 갖고 싶다」를 출간했고, 행촌수필 문학상을 수상했다./ 김재희(수필가)
"1961년이 아마 전북일보 신춘문예가 처음 생긴 시점일 거에요. 김해강 신석정 선생님이 심사를 맡으셨죠. 신문에 내 시가 실린다는 것은 정말 상상도 못할 일이었어요." (정병렬 시인)"신춘문예 응모마감일 하루 전 단편소설을 봉투에 넣는 데 울컥 눈물이 났어요. 울면 재수 없다던데…. 내가 쓴 소설을 떠나보내기 전 어떤 형태로든 속앓이를 했던 것 같아요." (소설가 김애현)다시 신춘문예의 계절이다. 예비 문인들의 가슴이 쿵쿵쿵 뛰는 시기.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당선자들은 등단 이전과 이후의 경험을 각각 들려줬다.2000년 소설로 등단해 극작가로 '업종 변경'해 활동하고 있는 최기우(최명희문학관 연구실장)씨는 "당선 못지 않게 당선 후의 미래를 생각하며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신춘문예는 상을 한 번 받고 끝나는 백일장이 아니기 때문에 당선 못지 않게 당당하게 내밀 수 있는 작품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최씨는 "산문의 경우 적어도 수준높은 5편 정도는 준비한 뒤 등단 첫해를 시작해야 한다"며 "당선 첫해에 원고 청탁이 집중되기도 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응모작을 무조건 많이 제출하는 것은 옥석을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보낸 듯한 인상을 주기 쉬우니 스스로 최고의 작품을 엄선해 응모해야 한다고 말했다.문신 시인은 2004년 전북일보와 세계일보에 동시에 등단, 주변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문 시인은 "낙선한 작품은 고쳐 쓰기 보다는 과감히 버리는 것이 좋다"고 했다. 떨어진 작품을 고쳐 낸다면 언젠가는 운 좋게 당선될 수도 있겠지만, 그 작품 하나로 끝날 위험이 있어서다. 문 시인은 "2003년까지 최종심에 올라갔다가 미끄러져 마음을 비웠던 기억이 난다"며 "식상한 이야기 같지만, '언젠가는 되겠지…'하는 마음으로 충실히 습작하는 게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2001년 수필로 등단한 뒤 9년 만에 수필집 「빈 들에 서 있는 지게 하나」를 출간한 한경선씨는 '단거리 육상 선수처럼 서두르지 말라'는 조언을 했다."초등학교 때부터 '글쓰기 선수'로 불려 다녔어요. 그래서 오히려 글을 멀리하게 됐습니다. 잘 써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살아가는 여백에 낙서하듯이 쓰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다만 끈기있게."1961년 등단했다가 절필을 선언, 30년 만에 문단에 다시 나온 정병렬 시인은 "그 당시는 치열하게 시를 쓸 자신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정 시인은 "나처럼 시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길 바란다"면서 "규정된 틀을 얽매여 준비한 작품들은 낙선한 반면 일기 쓰듯 자유롭게 쓴 글이 오히려 당선되더라"고 귀뜸했다. 이어 정 시인은 "불안한 시대를 시쓰기를 통해 통과하려는 문학청년들의 내면을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장정일은 말한다. '지금 시대의 문학은 십 오년 후에 읽겠다. 십 오년 후에도 살아남은 작품은 그 때 가서 읽겠다는 얘기다.' 하루에도 수많은 소설책들이 쏟아지고 수많은 소설책들이 진열대의 위치를 바꿔간다. 이중에서 십 오년 후에도 살아남은 작품들은 얼마나 있을까?'나는 병적인 인간이다……. 나는 심술궂은 인간이다. 나는 남의 호감을 사지 못하는 인간이다. 이것은 아무래도 간장이 나쁘기 때문인 것 같다.' 「지하생활자의 수기」는 이름을 밝히기 꺼려하는 한 인간의 자책 어린 문장으로 시작한다. 그는 사회부적응자다. 신경은 예민하고 과대망상증 환자이며, 욕구불만으로 가득 찼다. 또한 사회와 사람들을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때문에 사람들을 피해 지하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머릿 속으로 지하생활자가 되어본다. 사람들을 피해 집에서만 살고 있는 내 모습을 떠올린다. 다른 사람들의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고, 지구 종말의 시대까지 그 인간을 비판하는, 그런 인간이 되어본다.인간은 지하생활자의 생각을 하며 살고 있다. 단지 숨기고 있을 뿐이다. 인간은 누구나 열등감의 존재이다. 남들보다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지 않는다면, 발전도 없다. 하지만 지하생활자는 이러한 모습까지 조소한다. 어쩌면 도스토예프스키는 지하생활자를 내세워 인간을 비판하려는 것이 아닌, 지하생활자의 눈으로 인간을 바라보며, 인간을 비판한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렇게 읽었다. 「지하생활자의 수기」는 나에게 뼈아픈 충고였다.도스토예프스키를 니체는 스승이라고 불렀으나, 프랑스 실존주의자들은 오히려 그를 선구자로 추앙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삶은 지하생활자 같았다. 일생 동안 간질병으로 시달렸고, 사형 집행 직전에 풀려나 기나긴 시베리아 유형 생활을 하기도 했다. 광적인 도박벽이 있었고, 끝없는 궁핍과 고난을 가지고 살아갔다. 이런 경험 때문에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은 무겁다. 그리고 격정적이다. 그는 개인적인 경험 속에서 인간 내면을 읽는다. 함부로 말하는 듯 보여도 그의 문장에는 사회가 숨어 있고, 인간의 본질이 숨어 있다.'나는 병적인 인간이다. 나는 심술궂은 인간이다. 나는 남에게 호감을 사지 못하는 인간이다.'때론 이렇게 생각한다. 남과 어울릴 줄 모른다고 해서 인간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문제는 추악한 인간의 모습들 속에 우리가 서 있을 때다. 오해와 갈등으로 얼룩진 사건들, 자기 안에 갇혀서 남에게 함부로 던지는 말들, 자기야 말로 우월하다고 믿는 행동들, 이런 모습들이야말로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아닐 수 있다는 증거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간이기에 우리는 자제를 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인간은 복잡한 존재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처럼 우리는 복잡하고 무겁다. 「지하생활자의 수기」를 읽으며 나도 병적인 인간이 되어본다.▲ 백상웅 시인은 2010년 전북일보 동화 부문 신춘문예로 등단, 대산대학문학상(2006), 창비신인 시인상(2008)을 수상한 바 있다. 전남 여수 출생인 그는 우석대 문예창작학과에 재학중이다.
▲ 경제사 미스터리 21라이지엔청 저/ 미래의 창/ 1만원이 책은 무심코 지나간 역사적 사건들을 재조명해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경제사건을 새로운 시각으로 제안한다. 상식을 뛰어넘은 경제사의 숨은 재미를 선사하고 현대 경제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하는 것. '산업혁명이 진짜 영국에서 시작됐을까?' '세상에 유용한 전쟁도 있을까?' '옥스퍼드 영어사전과 대외무역 발전과의 관계는?' '경제 봉쇄를 하면 얼마동안 버틸 수 있을까?' 같은 흥미로운 질문들이 가득하다. 상식과 통념에 가려져 있던 경제사의 숨은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으며 경제사의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역대급 규모’ 제5회 전주미니재즈페스티벌 4월 막 올린다
“고향은 외면, 타지는 러브콜”…국가무형문화재 소병진 박물관 건립 필요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 공개
삶의 성찰과 따뜻한 위로 담은 양해완 시집 ‘여기쯤에서’
세계를 보는 관록의 눈⋯박영삼 시인, ‘징검다리 건너’
전북 대표 지평선·반딧불·장류 ‘축제’...글로벌축제 도전
밀도 높은 위로를 전하다…밥장의 그래픽에세이 ‘외롭꼴’
사강 "요조숙녀로 변신했습니~다"
[2011 전주세계소리축제] 무대 옮긴 소리축제, 주차난은 생각 못했다?
전주출신 김주철 작가, 독일 국제미술대전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