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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철학자들이 삶의 근본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답하는 형태로 형이상학, 사회 철학, 성(性)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철학을 소개하는 시리즈가 출간됐다. 민음인이 인문 교양 시리즈인 '민음 지식의 정원' 첫 번째 순서로 내놓은 철학편 여섯 권은 일상적인 물음을 통해 철학 이론을 설명하고 인문학적 사고를 이끌어내려 한다. 편상범 박사는 2권 '윤리학'에서 "행복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도덕이 왜 필요한가?", "거짓말은 무조건 해서는 안 되는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면 다 되는가?", "인간의 행복은 동물의 행복과 다른가?" 등 물음을 던진다. 행복과 도덕을 연계하는 질문이 많은 것은 윤리학 역사상 "인간은 도덕률에 따라 살아야 하는가, 아니면 눈앞의 즐거움을 중시해도 좋은가?"라는 문제가 핵심을 차지해 왔기 때문이다. 윤리학은 결국 '나는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는 학문이다. 홍은영 박사의 '성 철학'(3권)도 "사드는 잔혹극의 주인공이었을 뿐인가?", "아담과 이브에 가려진 진실은 무엇인가?", "리비도가 모든 행동을 결정할까?" 등 흥미로운 물음을 던지며 인간의 욕망과 금기, 억압의 역사를 살펴본다. 김화성 박사가 쓴 6권 '형이상학'은 철학을 "지식으로 가는 길에 떨어진 쓰레기 몇 점을 치우는 일"로 표현한 존 로크를 인용하며 "쓰레기 청소를 넘어서는 형이상학의 역할은 무엇일까?", "어떻게 세상의 중심에 인간이 자리하게 됐을까?" 등 질문을 던진다. 이 물음에 대한 여러 생각이 세계와 나의 관계를 풀어주는 열쇠가 된다. 이밖에 1권은 '사회철학'(이유선), 4권은 '인식론'(황설중), 6권은 '종교 철학'(이진남)을 다룬다. 민음인은 앞으로 '민음 지식의 정원' 경제편과 역사편 등도 내놓을 계획이다. 각 144∼200쪽. 6천800원.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와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연말을 맞아 인터넷 서점들이 잇따라 발표한 '독자가 뽑은 올해의 책' 타이틀을 나눠 가졌다. '1Q84'는 인터넷 서점 예스24에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1일까지 9만2천여 명(복수 응답)이 참여한 '네티즌 선정 올해의 책' 투표에서 가장 많은 2만2천792표를 받았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이 12월 1∼29일 독자 1명이 매일 1차례씩 참여 가능한 '2009 올해의 책' 투표를 진행한 결과에서도 총 투표 참여건수 13만여 건(복수 응답) 가운데 '1Q84'가 9만4천500표를 얻었다. 인터파크도서에서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9일까지 독자 5만1천584명이 복수로 응답한 독자 투표에서는 '엄마는 부탁해'가 2만3천540표를 얻어 '2009 최고의 책'으로 뽑혔다.
"풍파 속에서 살아온 세상을 되짚어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오랜 세월을 음지에서 보냈지만, 내 삶은 양지였다."40년 넘게 변호사로 활동해 오면서 법률서와 평론집, 시집, 수필 등 30여권의 책을 냈지만 정작 자서전을 펴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한승헌 변호사(75·전 감사원장). 그에게 올 한해는 특별한 의미가 따랐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늘 분주했던 그가 지금까지의 삶을 되돌아보는 작업으로 한겨레신문에 자전적인 글을 연재했고, 그 글을 다시 정리하고 보충해서 <한 변호사의 고백과 증언>이란 단행본을 낸 것이다.한해가 저물어가는 연말, 서울 남대문로에 있는 법무법인 광장 사무실에서 한 변호사를 만났다.한국 현대사를 주름잡을만한 민주화운동과 시국사건 법정의 중심에 있었던 한 변호사는 "나무는 조용히 있고 싶은데 바람이 멈춰주지를 않았다"(樹欲靜而風不止)라는 말로 회고를 대신했다.▲ 불의한 권력, 의로운 수난자를 증언하다무소불위의 군사독재정권 시대의 '시국사건 변호인 1호'.한 변호사의 이름 뒤에 항상 따라붙는 명예로운 훈장(?) 같은 수식어다. 이번에 펴낸 '한 변호사의 고백과 증언' 역시 무고한 수난자들과 고락을 함께 한 증언록이다. "나 자신에 관한 고백 외에 불의한 권력과 의로운 수난자들에 대한 증언에 무게를 뒀다"는 한 변호사는 '증언'쪽에 의미를 부여했다.신문에 연재된 83회 분량의 글에 가족과 신앙, 건강 등 개인적 삶을 보완해서 엮은 이 책의 자료 사진은 모두 한 변호사 자신이 직접 챙긴 것이었다. 그는 "살아오면서 비교적 자료를 많이 모아온 편"이라고 담담하게 표현했지만 그의 자료수집에 대한 치밀함은 널리 알려져 있다.글을 실었던 신문사 기자들이 놀랐을 정도로 다양한 자료를 갖고 있는 그는 "그 중에서 시국사건에 관련된 사진들은 널리 공유해야 할 귀중한 자료인 만큼 언젠가 따로 분류해서 공개할 생각"이라고 했다.그의 자서전은 '현대사의 굴곡과 비사를 생생하게 담은 책''반독재·민주화 시대의 실록'등등의 평가를 받고 있다. "귀한 신문 지면에 사적인 이야기만 쓸 수 없었다"는 그는 자신이 변호한 굵직한 시국사건을 알기 쉽게 정리해 실었다.▲ 법정 판결과는 다른 진실의 기록"내가 만난 피고인 중에는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일신의 위험을 돌보지 않고 나서서 헌신하다 독재권력에 의해 박해받은 양심수들이 많았다. 그들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역사 위에 큰 발자국을 남긴 사람들이다. 내가 법정의 판결과는 다른 사건의 진실을 기록하려고 노력한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피고인은 변호사를 잘 만나야 한다고 하지만, 실인즉 변호사는 피고인을 잘 만나야 한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던 한 변호사는 자신이 '잘 만난' 피고인들에게서 오히려 정신적 깨달음을 얻었고, 그래서 인간적으로 성숙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가난한 가정에서 암에 걸린 어머니가 아들의 무사 졸업을 고대하며 고통을 참고 있는데도 학생운동에 나섰다가 징역을 살면서도 뜻을 굽히지 않던 대학생, 각서 한 장 써서 던지면 풀려날 수 있는데도 이를 거부해 10년이나 수감생활을 더 하고 나온 젊은이들은 아직도 그의 기억 속에 가슴 아픈 모습으로 남아 있다.▲ 안타까운 민주주의와 인권의 역류지난 2005년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장을 맡아 사법 개혁의 근간을 마련했던 한 변호사가 바라보는 2009년 우리나라 사법부의 모습은 어떨까."오랜 고통과 수난, 그리고 끈질긴 저항을 거쳐 민주주의와 인권을 쟁취해 세계의 주목과 칭송을 받았는데, 현 정부 들어서 그것이 흔들리고 역류되는 현상이 잇달아 걱정스럽다."검찰권의 행사에 대해서'산 권력에는 약하고 죽은 권력에는 가혹하다' 는 세평이 나도는 것 또한 유감스럽고 마음 아프다고 했다."사법부가 검찰의 과오를 극히 일부나마 견제 시정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어떤 사건에서는 의문과 우려를 자초하기도 했다"며 "사법부의 독립엔 외풍도 문제지만, 법원 안의 '내풍'또한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한 변호사는 용담댐 건설로 고향(진안군 안천면)이 물에 잠겨 '통일이 돼도 갈 곳이 없는 절대 실향민'이 되었지만 고향 사랑이 각별하다.고향 발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그는 인터뷰 말미에 이런 당부를 잊지 않았다." 전북이 국정에서 소외당하지 않도록 지역 안에서의 갈등을 접고 우리 목소리와 역량을 하나로 결집시켜야 한다. 나도 적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
'제7회 전북 P.E.N 작촌문학상' 본상에 시인 소재호씨(64), 신인상에 수필가 석인수씨(61)가 선정됐다.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전북위원회(회장 안도)는 21일 심사위원회(위원장 서재균)를 열고, 지난 3년 동안 지역 문학 발전에 기여하며 우수한 작품 활동을 해 온 문인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했다.소씨는 전북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전북 문단 활성화를 위한 기틀을 다졌을 뿐 아니라 「어둠을 감아 내리는 우레」 등 3권의 시집을 펴내 문학적 역량을 인정받았다. 석씨는 2005년 「수필과비평」을 통해 등단, 참신하면서도 격조 있는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는 평이다.시상식은 내년 1월 8일 오후 5시30분 전주 호남성. 수상자는 작촌문학상운영위원회(위원장 조정형)로부터 각각 200만원과 100만원씩의 창작지원금을 받는다.
최근 5년간 한국문학이 많이 번역된 언어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순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발간한 '2009 문예연감'에 따르면 2004-2008년 해외에서 출간된 한국문학 번역작품집 331권 가운데 영어로 출간된 것이 69권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프랑스어가 61권, 독일어가 43권, 중국어와 스페인어가 각각 35권, 30권으로 뒤를 이었다. 5년간 추세를 보면 스페인어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스페인어로 번역된 한국문학 작품집은 2004년 3권, 2005년 4권에서 2006년 7권, 2007년 6권으로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10권이 번역돼 영어와 더불어 가장 많았다. 올해에도 아르헨티나에서 한국 소설집이 잇따라 번역돼 주목을 받는 등 스페인어권 국가들이 새로운 한국문학의 수용처로 부상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지난해 한국 소설이 단 한 권도 번역되지 않은 것을 비롯해 5년간 한국문학 작품집 출간권수가 13권에 그쳤다. 매년 수백 종 이상의 일본 소설이 한국에서 출간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문학 번역시장에서의 불균형이 심각한 것이다. 신승엽 민족문학사연구소 사무국장은 "일본문학의 국내 번역 소개는 시장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지는 데 반해, 우리 문학의 일본으로의 번역은 기관의 지원에 의해서야 겨우 이뤄지고 있다"며 "이 심각한 역조 현상을 극복하는 길이 빨리 모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비리 혐의로 검찰에 소환되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분노나 짜증보다는 측은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분노와 짜증이 전혀 없는 건 아닌데, 그건 그 정치인들을 향한 것이라기보다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우리 모두의 무감각에 관한 것이라고 하는 게 옳을 것 같다. 법대로 허용된 돈만 갖고 정치할 수 있는가? 세상 물정을 웬만큼 아는 사람들은 '절대 불가'를 외치는데, 우리는 그건 모른 척 하고 "운 좋은 정치인은 빠지고 운 나쁜 정치인은 걸려드는" 기존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한국정치의 그런 현실에 대해 위로를 받고 싶은 분들은 미국 저널리스트 케빈 필립스(Kevin Phillips)가 쓴 「부와 민주주의 : 미국의 금권정치와 거대 부호들의 정치사」(오삼교·정하용 옮김, 중심, 2004)라는 책을 읽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미국정치가 돈에 먹힌 현실을 차분하게 역사적으로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부정부패의 제도화'라고나 할까. 이 점에선 한국정치가 미국정치보다 더 깨끗하다고 말해도 무방하다. 우리는 부정부패를 제도화까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법을 어긴 정치인들이 법망에 걸려든 게 연례행사처럼 자주 일어나지만, 그건 한국정치가 미국정치보다 그만큼 덜 썩었다는 증거로 보는 게 옳으리라.저자에 따르면, 미국정치가 거의 공공연하게 값으로 흥정되는 시장터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들어서였다. 금권의 정치통제력이 증대되면서 '대통령 매수하기(Buying the Presidency)'와 '의회 매수하기(Buying of Congress)'에 대한 새로운 연구와 책들이 연이어 출간되었다. 보수파 내부에서도 금권정치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이단자 패트릭 뷰캐넌은 "나는 혁명을 원한다"고 외쳤다. 그가 말하는 혁명은 "노동자와 중산층이 공화당을 다시 장악하는 것"이었다. 그는 조지 부시를 겨냥해 미국사회가 "하버드와 예일 출신들이 장악한 귀족들의 공화당"에 의해 배신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텍사스의 억만장자 출신 로스 페로마저도 부시를 포함한 공화당 기득권 세력을 '컨트리 클럽 멤버들'이며 '부잣집 아들들'이라고 공격했다.전문가들은 2000년 이전까지의 대통령 선거자금 모금을 "부의 예선(Wealth primary)"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이는 거액 기부자의 후원이라는 새로운 선거 요소를 압축한 표현이었다. 일부 인사들은 예비선거 자체를 '국가적 경매(national auction)'라고 조롱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미국의 선거자금 모금체제를 "국가를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응찰자에게 팔아 넘김으로써 공직을 유지하려는 양당 공모하의 정교한 직권남용체제(influence-peddling scheme)"라고 비난했다.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미국선거와 정치가 돈에 의해 좌우되는 정도를 넘어서 사실상 매수되었다는 걸 말한다. 물론 여전히 대통령 선거에 기대를 거는 미국인들도 많지만, 서민층은 정치에 등을 돌린지 오래다. 1996년 대선에서 소득 분포의 최하위 20%에 속하는 계층의 38.7%만이 투표한 반면에 최상위 20%에 속하는 계층은 72.6%가 투표에 참여했다. 알아서 가진 자들끼리 다 해처먹으라는 냉소의 표현인 셈이다.미국의 민주주의가 돈에 의해 먹혔다는 논지를 전개한 저자가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는 문제는 서구의 유권자들이 경제에 대한 정치적이고 대중적인 통제권을 상실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한 문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20세기의 민주주의의 세기였다면 21세기는 조금 다를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그의 전망이 맞을지는 두고 보아야겠지만, 유권자들이 경제에 대한 정치적이고 대중적인 통제권을 상실했다는 점에선 한국도 미국과 다를 바가 없다. 아니 오히려 대기업들이 국제경쟁의 주요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대다수 유권자들이 기업에 목을 매고 사는 형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저자의 주장 중 가장 눈여겨 볼 것은 돈에 미쳐 돌아가는 건 정치 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즉, 정치는 사회의 반영일 수 있다는 것이다. 1980년대 들어 로날드 레이건 시대가 출범하면서 노골적인 탐욕이 공공연하게 예찬되었고, 「회사」, 「벤처」, 「백만장자」, 「기업가」, 「성공」 같은 제호를 가진 신간 잡지들이 쏟아져 나와 보통사람들의 경제적 야망을 자극했다.1990년대에도 「신은 당신이 부유하기를 원한다(God Wants You To Be Rich)」의 저자인 폴 제인 필저(Paul Zane Pilzer), 「용감하게 부자되기(Dare to Prosper)」라는 책을 펴낸 전세계통합교회(Unity Church Worldwide)의 캐서린 폰더(Catherine Ponder), 「성공의 7가지 영적인 법칙(The Seven Spiritual Laws of Success)」의 저자인 디팩 초프라(Deepak Chopra) 등이 '돈 예찬론'을 내놓았다.미국인들이 늘 돈에 미쳐 돌아가는 건 아니다. 역사학자 아더 슐레신저 2세는 미국사회가 약 30년을 하나의 주기로 해서 공익(public purpose)의 시대와 사익(private interest)의 시대가 교차해왔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그는 "우리의 전체적 여건을 향상시키려고 하는 '공익의 시대'는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대규모 변화를 축적한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이러한 혁신의 물줄기는 곧 정치를 질식시킨다. 왜냐하면 정치는 이 변화를 소화시킬 시간적 여유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 더구나 지속적인 공익 지향 성향은 정서적인 면에서 곧 고갈된다. (왜냐하면) 한 국가가 고도로 긴장된 정치적 쇄신의 추동력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윽고 사람들은 다시 조용한 사적 생활에 침잠할 수 있기를 갈망한다. 지속되는 전투적 구호와 요구에 지치고 끊임없는 국가적 규모의 사안들에 식상해서, 또 그 혁신 노력의 결과에 환멸을 느껴서 이들은…휴식과 기력 회복을 위한 휴지기를 추구한다. 이렇게 해서 공익을 추구하는 열정, 이상주의, 개혁 운동은 침체기에 접어들고 공공의 문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시장 경제의 법칙이 다시 좌우하게 된다."이와 관련, 필립스는 "역사적으로 번갈아 나타나는 주기로 인해 미국은 부와 민주주의를 동시에 누릴 수 있었으며, 하나의 주기에서 다른 주기로 옮겨갈 수 있는 동력이 미국 정치가 지닌 진정한 힘이다"고 전제하면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쉽게 중첩되고 동맹을 맺기도 하지만, 반드시 분리되어 유지되어야 한다. 이 둘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이런 '공익·사익 교차론'은 미국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인간이 사는 어느 사회에서건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한국은 지금 '공익의 시대'인가, '사익의 시대'인가? 물론 사익의 시대다. 그러나 주기는 미국보다는 한국이 더 짧다. 물론 '빨리빨리'의 원리 때문이다. 이제 곧 '공익의 시대'가 돌아오게 돼 있다. 그렇지만 저절로 오진 않는다. 공익을 추구하겠다고 외쳤던 사람들의 무능과 위선에 질려 사익을 택한 사람들의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는 성찰과 비전이 필요하다. 돈 문제에 대해 정직해져야 한다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사익의 시대건 공익의 시대건 한가지 변치 않는 원리는 바로 이것이다. "이 바보야, 문제는 돈이야!"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신춘문예 응모자들의 연령대가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 전북일보 신춘문예' 응모작들은 전반적으로 글 쓰는 기술들이 좋아졌다.201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는 시 807편, 수필 460편, 소설 64편, 동화 64편 등 4개 분야에 총 1395편이 응모했다. 이는 지난해 1375편 보다 약간 늘어난 숫자. 전북과 전남, 서울, 경기, 강원, 충남, 충북, 경남, 경북, 부산, 대구, 제주도 등 국내는 물론 프랑스 등 해외에서도 접수됐다.올해 가장 큰 특징은 문학청년들의 참여가 현저하게 줄고, 응모자들의 연령층이 한층 높아졌다는 점. 과거 문예창작학과나 국어국문학과 등에 재학 중이거나 막 졸업한 20∼30대들이 주로 당선자에 이름을 올렸다면 몇년 전부터는 40대의 약진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심사위원들은 "긍정적으로 해석한다면 삶의 경험과 인생의 연륜이 작품 속에 녹아났기 때문이고 부정적으로 해석한다면 젊은이들이 문학을 멀리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명했다.본심에 오른 응모작들은 탄탄한 구성과 치밀한 전개 등으로 주목받았다. 각 분야별로 20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 본심에서 심사위원들은 "좋은 작품들 속에서 뛰어난 작품을 뽑게돼 기쁘다"고 말했다.그러나 예선 탈락된 응모작 중 일부는 수준이 한참 미달되기도 했다. 문예교실 등을 통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지고 대중화와 일반화가 가져온 결과로 분석된다.
올해도 전북일보 신춘문예는 뜨거웠다. 특히 오랜 습작기간을 거친 중년의 문학청년들이 많아져 한층 깊어진 서사를 만날 수 있었다.'2010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은 지난 18일 오후 전북일보 편집국에서 진행됐다. 올해 역시 전북일보의 전통을 살려 경종호 기명숙 김재희 김형미 문 신 안성덕 장창영 최기우 황정연씨 등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문인들의 모임인 '전북일보 문우회'가 맡았다.이번 신춘문예에는 4개 분야에 총 1395편(시 807편, 수필 460편, 소설 64편, 동화 64편)이 응모했다.특히 소설 분야 응모자들의 관심은 다양했다. 다문화가정, 미혼모, 실직, 청년실업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바라보는 시선을 더욱 날카롭게 했다. 지난해 미래 사회를 소재로 한 응모작들이 다수 발견되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고대사나 일제강점기·한국전쟁 등 근대사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여럿 있었다.몇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참신한 상상력 돋보였으나 삶과 세상에 대한 진술이 미약하고,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은 있으나 주제의식이 부족한 작품이 있었다.글을 쓰는 연령층이 높아지다 보니 오늘날 잘 쓰지 않는 단어나 비문 등을 써 기본 글쓰기 어법에서 벗어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러나 과거 단어 하나만을 작품 제목으로 내세웠던 것과는 달리 제목만 보고서도 읽고 싶다는 충동을 느낄 만큼 매력적인 제목을 만들어내는 능력들이 뛰어났다.시는 지난해에 이어 서정시의 강세였다. 그러나 자신의 감정이나 이야기를 시형식으로 옮겨놓는 데 그쳐 서정시의 단점과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주제를 끄집어내려는 과정 없이 관련된 단어만을 나열하는데 그쳐 시적 긴장감이 떨어지거나 감상적 향유에 그치는 경향도 있었다.시 역시 사회를 떠나 존재할 수 없는 법. 낯익은 소재와 형식으로 가슴을 치는 감동이 없고 치열하지 못하다는 지적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본심에서는 심사위원들의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눈에 띄는 시들이 발견됐다.수필은 자잘한 일상과 가족 이야기 등 신변잡기적인 글에서는 벗어났지만, 그 이상을 뛰어넘는 작품은 드물었다는 평가다. 여러 가지 소재를 나열하는 정도라 하나의 소재를 힘있게 밀고나가는 힘이 부족했고 전체적으로 산만하다는 인상을 줬다.특히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김수환 추기경 선종 등 사회적으로 굵직한 이슈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문학적 감수성으로 이어지지 못해 아쉬웠다는 평이다.무엇보다 지역내 수필 인구가 결코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도내 출신들의 응모가 적어 안타까움으로 남았다.동화는 '왕따' '죽음' 등으로 소재가 편중됐다. 동화를 읽는 세대들의 고민을 반영한 것이기는 하지만, 40여 편이 거의 비슷하다고 할 정도로 상상력이 빈약했다. 첫 장에서 결론이 다 보일 정도로 긴장감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 선택이나 긴 문장으로 독해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신문사가 공지한 단편 분량에 맞추다 보니 글을 성급히 마무리 짓거나 세밀하게 묘사하지 못한 것 같다는 문제도 제기됐다.하지만 참신한 상상력과 문장력을 가진 작품도 있었고, 초등학교 저학년과 고학년용으로 분류할 만큼 독자층을 고려한 세련된 작품도 나왔다. 물론, 심사위원들을 읽는 내내 행복하게 만든 '예쁜 동화'도 있었다.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는 2010년 1월 1일 새해 아침 지면을 통해 발표된다.
바다와 문학을 접목시킨 문예지가 나왔다. 해양수산부 산하 해양문화재단(이사장 최낙정)과 출판사 '생각의나무'는 해양문학 계간지 '문학바다'를 최근 창간했다. 오랫동안 문학인들의 상상력을 자극한 바다의 다양한 얼굴을 널리 알리고 바다와 관련된 문학의 깊이를 확장시킨다는 것이 창간 취지로, 소설가 백시종씨가 편집주간을 맡고 김애양ㆍ정일근ㆍ정해종씨 등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했다. 김인호 편집위원은 창간사에서 "문학은 때로는 바다의 마음을 읽고 때로는 바다의 소리로 말한다. 그리하여 인간과 바다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며 "'문학바다'는 그런 역할을 맡으면서 바다의 기쁨과 슬픔과 두려움을 노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간호에는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과 최낙정 해양문화재단 이사장이 '21세기 무한한 희망의 공간, 바다'를 주제로 진행한 대담과 더불어 '우리는 왜 다시 바다를 생각해야 하는가'에 대한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 정민 한양대 교수 등의 기획특집 글이 실렸다. 소설가 전성태의 연평도 르포와 문학평론가 이태동, 소설가 한창훈ㆍ권지예 등의 바다 에세이를 비롯해 한승원ㆍ송기원ㆍ한유주ㆍ이상섭의 신작 소설, 송수권ㆍ천양희ㆍ장석주ㆍ김수영의 신작 시도 수록됐다.
1993년 버지니아 리 버튼의 '작은 집 이야기'로 시작된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시공주니어 펴냄) 시리즈가 200권을 넘어섰다. 200번째 그림책은 어린이를 꿈의 세계로 안내하는 데 탁월한 솜씨를 지닌 영국 그림책 작가 존 버닝햄의 신작 '비밀 파티'로, 모두 잠든 한밤중에 주인공 마리 일레인이 집 고양이 말콤을 따라 고양이들의 파티에 다녀오는 이야기를 담았다. 해외 명작 그림책을 정식 계약하고 충실히 번역한 이 시리즈는 지난 17년간 버지니아 리 버튼과 존 버닝햄뿐 아니라 모리스 샌닥, 마리 홀 에츠, 헬린 옥스버리 등 외국의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을 소개했다. 이 가운데 미국의 권위 있는 그림책상인 칼데콧 상을 받은 작품이 32편이며,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 등 주요 상을 받은 작품도 다수 포함됐다. 시공주니어는 200권 출간과 함께 이를 기념하는 '네버랜드 그림책을 빛낸 거장들'을 펴냈다. 이 책은 시리즈에 2권 이상 작품이 포함된 작가 45명을 소개하고, 국내 어린이문학 전문가들과 함께 그림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본다. 발행인 전재국 씨는 "세대와 문화를 뛰어넘는 재미와 감동을 주는 책을 출간하는 게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의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비밀 파티' 48쪽, 1만1천원. '네버랜드 그림책을 빛낸 거장들' 256쪽, 2만8천원.
전북시인협회(회장 유대산)가 시상하는 '2009 전북시인상'에 주봉구 시인(66)이 선정됐다.수상작은 '숲길을 가다', 심사위원회(전정구 정휘립 김용옥)는 시적 언어운용과 사유의 갈등, 늘어지지 않는 간결미와 음악적인 운율미가 탁월했으며 중용을 찾아가는 수행의 길이 느껴진다고 평했다.정읍 태인 출생인 주 시인은 1979년 「시와의식」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 김제문협·전북불교문인협회 회장과 전북시인협회 부회장, 정읍기상관측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전북문협 이사, 「문예한국」 기획위원, 한국기상전문인협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시집으로는 최근에 펴낸 「집 없는 달팽이」 등이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이 지난 1월20일 발간한 '조계종 표준 금강경'의 판매 부수가 11개월 만에 10만부를 돌파했다고 조계종출판사가 22일 밝혔다. '조계종 표준금강경'(금강반야바라밀경)은 조계종교육원 불학연구소가 조계종의 소의경전인 금강경 판찬위원회를 구성해 2년여의 집필기간을 거쳐 종단본으로 발간한 책이다. 주석본과 독송본에 이어 4월에 한문사경본, 한글사경본, 포켓본 등이 발간됐고 6월에는 5종을 묶은 세트본이 나왔다. 종류별로는 독송본이 6만8천여부로 가장 많이 팔렸고, 다음이 주석본, 포켓본 순으로 판매됐다.
인터넷 서점 인터파크도서는 독자 투표 결과, '2009 최고의 책'에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뽑혔다고 22일 밝혔다.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9일까지 독자 5만1천584명이 참여한 투표(복수 응답)에서 인터파크도서 북마스터 선정 후보 140종 가운데 '엄마를 부탁해'가 2만3천540표를 얻었다. 1만4천716표를 받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1만1천772표를 얻은 공지영의 '도가니', 1만969표를 얻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이 나란히 뒤를 이어 문학 강세를 보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회고록 '성공과 좌절'(6천769표)도 8위로 순위에 들었다.
한국아동문학회(회장 이상현)가 시상하는 '2009 작가상'에 아동문학가 황현택씨(66·전 신흥초등학교교장)가 선정됐다.한국아동문학회 심사위원회는 황씨가 펴낸 동화 「청대골 아이들」, 「오두막소년과 암송아지」 등을 통해 어린이들의 생활 주변에서 동화의 소재를 찾은 점, 탄탄한 구성과 세밀한 묘사가 돋보였다는 점을 들어 선정 이유를 밝혔다.정년 퇴임 후 군산에서 평생교육원을 열고 사자성어 표현동화를 강의하고 있는 황씨는 "농촌 고향에 대한 향수가 짙게 배이면서도 순수하고 아름다운 동심을 담은 동화를 계속 써가나고 싶다"고 말했다.
우석대는 영어과 소수만 교수가 '헤밍웨이와 세계어문학회'에서 수여하는 '헤밍웨이 문학상'을 수상했다고 21일 밝혔다.소교수는 지난 2006년 펴낸 '어니스트 헤밍웨이- 그의 인생과 작품세계'(도서출판 동인)가 대한민국학술원의 2007년 우수 학술도서로 선정된 것을 비롯, 다수의 학술논문으로 헤밍웨이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그는 연구자료 수집을 위해 미국과 캐나다·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 등 세계 각지를 답사, 고증된 자료를 토대로 헤밍웨이의 작품세계를 새롭게 조명했다.소교수는 대한영어영문학회장과 한국헤밍웨이연구소장·한국헤밍웨이학회 부회장·미국소설학회 훼밍웨이분과 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헤밍웨이 작품과 관련된 논문 40여편을 발표했다.
전북여류문학회(회장 김사은)가 시상하는 '제12회 전북여류문학상'에 이소애 시인(66)이 선정됐다.1994년 「한맥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 시인은 치열한 탐구정신을 갖고 시집 「침묵으로 하는 말」과 「쪽빛 징검다리」, 수상집 「보랏빛 연가」를 출간해 작가로서 문학성을 인정받았으며, 전북여류문학회원, 전북문인협회 회원으로 문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는 평가를 얻었다.이 시인은 "춥기로 유명한 불가리아 발칸반도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장미꽃을 얻기 위해 밤12시부터 새벽2시 사이에 꽃을 딴다고 들었다"며 "마음에 '감기'가 찾아든 올해 힘든 일이 참 많았는데, 아름다운 장미 얻는 심정으로 글을 썼더니 문학이 나를 치유하게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2009 한국미래문화상'에 이어 두 번째로 상을 받게 되는 이 시인은 "재산을 많이 가진 것보다 문학의 향기를 알게 된 게 참 다행"이라며 "사람 냄새 나는, 맑은 작품을 쓰고 싶다"고 밝혔다.태인 출생인 그는 우석대와 같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전북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전북여류문학회 「결」 출판기념회와 세미나가 함께 열리는 이날 시상식은 29일 오후 4시 전주시 고사동 윌에서 열릴 예정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21일 제6회 한국출판문화대상 시상식을 열어 '17세기 자연철학'(그린비ㆍ유재건)과 '재미있다 우리고전' 시리즈(창비ㆍ고세현)에 대상을 수여했다. 기획편집 부문상은 '종묘의 궤 1, 2'(김영사ㆍ박은주)가, 일러스트레이션 부문상은 '옥이네 이야기' 시리즈(보리ㆍ윤구병)와 '우리 문화 그림책' 시리즈(사계절ㆍ강맑실)에 돌아갔다. 저술 부문상에는 '문명과 바다'(산처럼ㆍ윤양미)와 '한솔 알강달강 옛이야기'(한솔교육ㆍ변재용), 번역 부문상에는 '독재자들-히틀러 대 스탈린, 권력작동의 비밀'(교양인ㆍ한예원)과 '어린이 철학그림동화-생각하는 크레파스'(큰나ㆍ최명애)가 뽑혔다. 특별상은 '완역 이옥전집'(휴머니스트ㆍ김학원)과 '육체의 탄생:몸 그 안에 새겨진 그대의 자국'(민음사ㆍ박맹호), '리틀 스펀지 과학동화'(한국가우스ㆍ이재홍), '첫지식 그림책 콩알'(웅진씽크빅ㆍ최봉수)이 받았다. 한편, 이날 시상식은 제30회 한국어린이도서상과 모범장서가상 시상식과 함께 진행됐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은 전(前) 국제구호팀장 한비야(52.여)씨가 자신의 저서 '그건 사랑이었네' 인세 1억원을 월드비전에 기부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기부금은 수단 남부지방의 긴급 식수사업과 한씨가 시작한 '세계시민학교 지도밖 행군단'에 사용된다. '한비야 프로젝트'로 알려진 세계시민학교 지도밖행군단은 2007년 여름 한씨가 SK광고료 1억원을 기부하며 시작된 청소년 캠프로, 한씨는 책 출간 전 바쁜 일정 중에도 매년 빠짐없이 캠프에 참석하는 등 남다른 애정을 보여왔다. 한씨는 "세계시민학교가 무럭무럭 자라 우리 청소년들이 성숙한 세계시민의식을 배양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내 책을 읽은 독자들의 마음을 내가 대신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씨는 9년 동안 월드비전에서 일하다가 지난 8월 미국 보스턴 터프츠대로 유학을 떠나 현재 인도적 지원 석사과정(Master of Humanitarian Assistance)을 밟고 있다. '그건, 사랑이었네'(푸른숲 펴냄)는 지난 7월 발간된 책으로, 한씨가 오지 여행가에서 긴급구호 활동가로 활동하며 느낀 점을 솔직게 그려낸 수필집이다.
'호환(虎患)마마보다 무섭다'고 말할 만큼 우리 민족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됐던 호랑이는 다른 한편으로 인간과 지혜 대결을 펼치거나 은혜를 알고 갚을 줄 아는 영물(靈物)로 여겨졌다. 한국뿐 아니라 십이지신(十二支神)의 민속 문화를 공유하는 중국과 일본에서도 비슷하게 호랑이는 애증의 대상이었다. 심지어 일본에는 호랑이가 서식하지 않았으나 십이지와 음양오행설을 바탕으로 동아시아 호랑이 문화를 공유했다. 호랑이가 한중일 3개국에서 어떤 의미가 있고,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어 왔는지 생태와 어원, 민담과 설화, 신앙, 문화 예술을 바탕으로 살펴보는 책 '십이지신 호랑이'(생각의나무 펴냄)가 출간됐다. 김강산 태백향토사연구소장과 류쿠이리(流魁立) 아시아 민간서사문학학회장, 야마오리 데쓰오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명예교수,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장 등 한중일 학자들이 쓰고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엮었다. 한국 민담과 전설, 신앙에서 호랑이는 으뜸 동물을 넘어 산신(山君)으로 신성화해 인간을 탓하고 가르치는 존재로 그려졌다. 또, 사람들은 이웃이나 가족이 호랑이에게 잡아먹히면 호랑이를 탓하는 게 아니라 인간을 호랑이에게 유인하는 창귀가 있다고 보고 두려워했다. 창귀를 막으려 호식장(葬)이나 호식총(塚)이 나올 정도였다. 그와 동시에 호랑이는 아무리 사나워도 결국 깊은 불심(佛心)이나 뛰어난 지혜를 가진 인간들에게 지고 마는 모습으로도 등장하면서 인간과 호랑이의 차이, 도덕성과 정신력의 의미를 드러냈다. 중국에서도 호랑이는 사람과 통하는 영성을 가지며 인간의 도덕성을 심판하는 영물로 여겨졌다. 이미 신석기 시대에 도상에 등장할 만큼 숭배의 대상이 됐다. 일본 옛이야기에서는 인간이 싸움에서 호랑이를 물리치는 내용의 '퇴치담'이 주를 이뤘는데, 이는 일본 땅에는 호랑이가 없으므로 외부에서 전해진 호랑이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근현대 들어 19세기 회화나 문학, 20세기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 등에서 호랑이는 두려움과 진실함의 상징으로 떠올라 서구화 일변도에서 벗어난 '동아시아적 국제화'가 이뤄졌음을 엿볼 수 있다. 윤열수 한국민화학회장은 호랑이를 그린 민화를 바탕으로 한중일 호랑이 문화를 풀이하면서 "삼국 호랑이 문화가 독자적으로 성립해 개별적으로 전개된 게 아니라 교류하고 융합되면서 발전했다"고 말했다. 유한킴벌리의 사회공헌 연구사업 지원으로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이사장 이어령)가 시작한 '십이지신' 시리즈 첫 번째 책이다. 324쪽. 1만5천원.
제6회 채만식문학상 수상자로 소설 '늑대'를 응모한 전성태(42) 씨가 선정됐다. 채만식문학상심사위원회는 "이 지역 출신인 '탁류'의 작가 채만식 선생을 기리기 위해 주최한 제6회 채만식문학상 심사에서 '늑대'가 선정돼 소설가 전성태 씨가 상금 1천만 원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심사위는 "문명화와 문명화 이전의 경계지대에서 벌어지는 쟁투와 내면적 갈등을 신식민주의적 역사철학으로 예리하게 풀어냈고, 분단의 문제와 극복 가능성을 모색하는 시선이 진지했다"고 선정 소감을 설명했다. 수상작 '늑대'는 작가가 몽골에서 6개월간 보내면서 얻은 체험과 영감을 바탕으로 쓴 소설로, 남북문제를 비롯해 이주 노동자 문제, 신자유주의 시대의 자본주의 문제, 혼혈 문제 등 다채로운 주제의식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1969년 전남 고흥 출생인 전씨는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으며, 1994년 '실천문학 신인상' 수상을 통해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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