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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책으로 읽는 세상] 신경민, 클로징을 말하다

"우스운 소리로 뉴스 마칩니다. 김승연 회장 폭행과 관련해 요즘 직장인 사이에 유행하는 얘깁니다. 만약 삼성, 현대, 엘지의 아들이 맞았다면 이 재벌 총수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란 질문이 돌아다닌답니다. 답은 이렇습니다. 삼성그룹의 아들이 맞고 돌아왔다면 정황과 대책을 A4 한 장에 빨리 정리하라고 지시했을 거랍니다. 현대그룹의 아들이 맞았다면 불도저로 북창동을 재개발했을 거라는군요. 엘지의 경우가 재미있습니다. 다른 재벌 특히 삼성이 어떻게 했을지 빨리 파악하라고 지시했을 거랍니다."이 재미있는 이야기는 신경민 앵커가 2007년 5월 15일 MBC 라디오 8시 뉴스인 '뉴스 광장'을 진행하면서 내놓은 클로징 멘트다. 앵커의 클로징 멘트를 묶어 해설을 덧붙인 책이 있는가? 없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재미가 있을 리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출간된 신경민 앵커의 「신경민, 클로징을 말하다 : 뉴스데스크 앵커 387일의 기록」(참나무)은 그런 책으로 최초의 기록을 세우면서 쏠쏠한 재미까지 던져주니, 이거 참 묘한 일이다.아시다시피, 신 앵커는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면서 권력을 비판하는 클로징 멘트를 한다는 이유로 앵커직에서 쫓겨났다. 그는 "어느 날 문득 나의 권력 비판 멘트를 주목하게 된 한쪽 사람들이 나를 자신들의 반대편으로 여기고 공격하기 시작했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2007년 대선 국면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들은 나를 반노로 여겼고 이명박 후보 측은 반이로 분류했다. 내 고향과 출신 학교를 근거로 술자리급 추론을 공식적인 자리에서까지 확대 재생산했다. 오랜 기간 내 멘트를 따라가보면 역대 모든 정권과 권력에 대해 비판적이었고 현재의 살아있는 권력에도 같은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만약 사적으로 친밀한 인물이 대통령이 됐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 순간부터 기꺼이 언론의 기본으로 돌아가 비판적 자세를 유지했을 것이다."그렇다. 이게 신경민을 보는 올바른 자세다. '반이, 친노'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당파적 관점에서 신경민을 찬양하는 건 신경민에 대한 올바른 대접이 아니다. '선한 권력'이란 원초적으로 존재할 수가 없는 법이다. 어떤 권력이건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은 언론의 숙명이다. 신경민은 그 역할에 충실하고자 한 앵커였다. 이걸 이해해야 신경민이 제대로 보인다.참여정부를 비판한 그의 클로징 멘트를 2개만 감상해보자."참여정부의 조치 중에는 참 기발한 것이 좀 있습니다. 오늘 나온다는 취재 선진화 방안도 거기에 해당할 겁니다. 언론의 취재와 기사 작성에 분명히 고쳐야 할 점은 있고 완강한 측면이 있지요. 그건 빨리 바꿔야 합니다. 그렇다고 기자실 문 닫고 못 만나게 하라는 방식은 참으로 독창적이고 창조적입니다. 이런 방안도 문제겠지만 더욱 한심한 일은 대통령이 이런 비현실적인 방향을 제시할 때 한번 더 생각하도록 간언을 하는 참모가 없다는 점입니다. 이 참모란 사람들은 독재에 대항하면서 언론 자유와 조직 내 비판과 언로 활성화가 중요하다가 입에 달고 다닌 사람들이거든요."(2007년 5월 22일)"어젯밤 투표 결과를 보면서 억누르기 힘든 국민의 분노를 느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분노의 뿌리는 집권자의 일방적인 정책에서 비롯된 것도 있고 집권층의 오만한 언행에서 나온 것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선에서 승리하기까지는 어땠을지 모르지만 일단 집권층이 된 이후에는 겸손과 신중 모드로 가야한다는 것이 기본 이치입니다. 하지만 몇 차례 대선을 살펴보면 선거 이전과 이후에 집권층이 너무나 다르게 행동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느 대선 이후 갑자기 서울시내의 고급 양주가 일제히 동이 나 집권층이 취했다는 말이 돌아다닌 적이 있었습니다. 일관성이 중요하고 말로만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또 집권층 꼭대기 한두 사람만이 아니라 전체가 항상 긴장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게 쉽지 않으니까 선거가 필요하고 자유 언론이 있어야 할 겁니다."(2007년 12월 20일)오늘의 시점에선 이런 클로징 멘트가 이해가 안갈 수도 있다. 우리는 세계에서 '빨리빨리' 정신이 가장 강한 나라의 국민답게 망각의 속도도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 점이 염려됐는지, 신경민은 다음과 같은 해설을 덧붙인다."지금은 기억하는 이가 드물어졌지만 2007년 12월 대선 결과에서 국민들은 참여정부에 대한 적대감과 미움을 감추지 않고 여실하게 드러냈다. 대통령과 인간 노무현에 대한 분노에 가까운 실망, 노무현스럽지 않은 것에 대한 추구가 지배했다. 참여정부의 슬로건이 지도자의 말과 행동, 실제에서 전혀 다르게 나타나는데 혐오감을 보였다."그랬다. 그런데 노무현 서거로 인해 모든 게 다 뒤집혔다. 좋건 나쁘건 '한판 뒤집기'는 한국사회의 익숙한 풍경이다. 아니 어쩌면 한국인의 유전자는 아닌지 모르겠다. 대통령만 됐다 하면 '원조 병'에 걸리는 것도 그 탓이리라. 텔레비전 뉴스를 시청하면서 이 책을 읽는 금요일(11일) 밤, 이명박 대통령이 "내년을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는 뉴스가 나온다. 이명박 정권은 건국 60주년인 2008년을 '선진화 원년'으로 선포했었는데, 왜 그렇게 '원년'을 좋아하는 걸까? '선진화 원년'에다 '국가 브랜드 높이기 원년'이라니, 그 이전엔 선진화나 국가 브랜드 높이기 시도가 없었던 말인가? 이전 정권들은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라는 딱지를 붙이며 각자 '원조'임을 내세웠는데, 이명박 정권은 그런 딱지 대신 '원년'으로 대신하겠다는 것인가?흥미롭게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때마침 신경민의 책에서 '5년마다 다시 시작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글이 등장한다. 맞다. 바로 이거다. 표현이 기가 막히다. 대한민국은 5년마다 다시 시작한다. 긍정적·생산적으로 다시 시작하는 게 아니다. 부정적·파괴적으로 다시 시작한다. 이전 정권에서 했던 모든 것은 다 갈아 엎어야만 직성이 풀린다. 잘못된 것을 갈아 엎을 수는 있겠지만, 그런 게 아니다. 자신이 '원조'요 '원년'임을 내세우고 싶어하는 '인정 욕구'나 정략적 계산으로 눈에 핏발이 선 채 무조건 갈아 엎는다.앵커를 갈아 치우더라도, 그 앵커가 과거엔 어떠 했었는가를 살펴보면 좋으련만 권력자들은 권력을 갖는 순간 갑자기 '아메바'가 되는 모양이다. 신경민은 바로 그런 단세포적 광기의 희생자가 되었다. 어떤 점잖은 이들은 앵커는 단순 진행자에 머물러야 하는데, 신경민은 그 선을 넘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미국 앵커의 신화가 된 월터 크롱카이트는 높게 평가한다. 크롱카이트는 린든 존슨 대통령이 재선 출마를 포기하는 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만큼 강력하고 적극적인 멘트를 한 앵커였는데, 왜 크롱카이트가 하면 멋있고 신경민이 하면 안된단 말인가? '홀로서기'와 '독립'을 저주하고 '여유'가 메마른 문화와 더불어 '5년마다 다시 시작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신경민의 멘트에 그 답이 있는 것 같다. 대한민국이 5년마다 다시 시작하지 않기 위해선 신경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강준만(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09.12.18 23:02

詩낭송, 언어의 벽 넘어 하나되다

"차~암, 조은 땅신. 어느 뽐날, 당신의 싸랑으로 응딸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드리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씀니다."중국 새댁인 바리홍(33)씨가 김용택 시인의 '참 좋은 당신'과 마주한 이날 무대는 뭉클했다. 16일 오후 2시 웨딩캐슬에서 열린 아름다운다문화가정지원센터(대표 서진숙)의 '아름다운 시와 함께하는 다문화 자국 의상 페스티벌'. 심순덕 시인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가 낭송되자 분위기는 고조돼 이곳 저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씀니다. 찬빱 한 떵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씀니다."방망이질하는 마음을 추스리며 더듬거리며 읽던 조세핀씨(45)도 목이 메여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11년간 한번도 고국에 가보지 못한 설움을 누가 알까. 줄줄이 낳은 아이들만 해도 다섯. 하지만 이날 시낭송은 언어의 벽을 넘어 하나가 된다는 것, 문학의 힘이 위대하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게 했다.아름다운다문화가정지원센터는 지난 8월부터 일주일에 두 번씩 이주민 여성을 대상으로 시낭송수업을 진행해왔다. 이날 무대에 오른 주인공은 유미숙 광주보건대 전임교수의 첨삭 지도를 맡은 애제자들.유 교수는 "한국 시를 사랑하고 이해할 줄 아는 이들의 열정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엄마 이야기'만 나오면 눈물 흘리는 이들이 많아 함께 울고 웃으며 정을 많이 쌓았다"고 했다. 정확한 발음을 위해 입에 연필을 물고, TV 프로그램을 녹화해 따라하는 등 피나는 노력의 결과로 이사금(28)씨와 조세핀씨는 그리운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는 비행기왕복 티켓을 얻을 수 있었다.뒤이은 자국 의상 패션쇼에서는 한복, 치파오(중국 전통의상), 아오자이(베트남 전통의상) 등으로 갈아입은 이들의 화려한 워킹도 선보였다. 이날 하루 만큼은 누구라도 시인이 됐고, 누구라도 모델이 됐던 시간.서진숙 대표는 "이번 기회를 통해 국적은 달라도 어머니에 대한 생각은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더 많은 이들에게 비행기 티켓을 주지 못해 안타깝지만, 앞으로 이주민 여성들이 한국 생활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데 적극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이화정
  • 2009.12.17 23:02

영어로 맛보는 '소리축제 흥보가'

"올해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처용무 등이 '유네스코 인류 구전 무형 유산'으로 선정됐습니다. 반가운 일이기는 하지만, 선정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선정 될 때는 자부심을 느끼다가도 조금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듯 잊는 태도부터 바꿔야죠. 그런 점에서 이 사업은 아주 귀한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최동현 군산대 교수가 '한영 대역(對譯)' 전집으로 「흥보가 바디별 전집」을 내놨다. 전라북도와 문화관광부가 3년 전부터 추진,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선보였던 '판소리 사설 영어 자막 제작 사업'의 세번째 결과물이다. 번역은 전북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포항공대 대우조교수로 있는 박승배 교수가 맡았다."특히 올해는 다른 해에 비해 영어 감수가 잘 이뤄져서 번역 상태가 좋아졌습니다. '흥보가'는 공연을 많이 올리는 편이기 때문에 시험 삼아 무대에 올려보면서 작업했죠."이번 전집은 1권 김연수 바디(오정숙 창), 2권 박록주 바디(박송희 창)과 박초월바디(김수연 창), 3권 박초월 바디(조통달 창)과 강도근 바디(전인삼 창), 4권은 박봉술 바디(송순섭 창)로 구성됐다.판소리를 일컬을 때는 '흥보가'라고 하고, 소설을 일컬을 때는 대개 '흥부전'이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말 중심인 판소리에서는 순수 우리말인 '보'(특별히 좋아하거나 잘하는 사람)를 써서 '흥보가'로 하게 됐고, 기록 중심인 소설에서는 한자 '부'(어떤 일에 종사하는 사람)를 써서 '흥부가'라고 쓰는 일이 많았던 것.최 교수는 "무형문화재가 '흥보가'로 지정된 것은 아마도 판소리이기 때문에 순수 우리말을 존중한다는 뜻에서 그렇게 된 것으로 안다"며 "'박타령' 같은 명칭이 거의 사라지게 된 것은 약간 아쉽지만, '흥보가'로 부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이번 전집의 제목도 '흥보가'로 잡았다"고 했다.내년에 출간될 전집은 「수궁가 바디별 전집」. 최 교수는 "동물들이 등장하는 우화라는 점, 용궁을 무대로 했다는 점, 봉건체제를 직접적으로 풍자했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에게 수궁가는 아주 인기"라며 "해외공연을 염두에 두면서 다음 작업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이화정
  • 2009.12.17 23:02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출시

민음사가 주도하고 있는 세계문학전집 시장에 문학동네도 뛰어들었다. 문학동네는 5년간의 준비 작업 끝에 세계문학전집을 출시하고 15일 1차분 20권을 먼저 선보였다. 이번 전집에는 민은경 서울대 교수, 박유하 세종대 교수, 변현태 서울대 교수, 송병선 울산대 교수, 이재룡 숭실대 교수, 홍길표 연세대 교수, 시인 겸 문학평론가 남진우 명지대 교수, 문학평론가 황종연 시카고대 교수 등 언어권별 문학전문가와 평론가들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했다. 황종연 교수는 "세계문학이라는 이름에 값하는 책을 내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들였다"며 "다른 출판사의 전집들과 달리 작품과 역자 선정부터 번역된 원고에 대한 검토까지 모든 과정이 편집위원들의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황 교수는 이어 "목록에는 세계문학이라는 이름에서 빠져서는 안되는 고전 작품들과 함께 현역 작가를 포함해 현재 세계문학을 주도하는 현대의 고전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1차분에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 괴테의 '파우스트', 조지 오웰의 '1984' 등 고전은 물론 르 클레지오의 '황금 물고기', 옐리네크의 '피아노 치는 여자', 필립 로스의 '휴먼 스테인' 등 생존작가들의 작품도 들어있다. 이밖에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가 소설가 김영하 씨의 번역으로 새롭게 출간됐고 오노레 드 발자크의 '나귀 가죽'과 로베르트 발저의 '벤야멘타 하인학교' 등은 처음 번역돼 국내 독자들과 만난다. 앞으로 출간된 작품 가운데에는 일본 추리작가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이 포함되는 등 기존에 대중소설로 분류되던 작품들도 포함됐다고 편집위원들은 설명했다. 문학동네는 "현재 100권까지 목록이 정해진 상태"라며 "이중 80-90%는 새로 번역되는 신간이고 그 중에서도 전체의 30% 가량은 국내 초역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문학·출판
  • 연합
  • 2009.12.16 23:02

신간 할인율 최대 19%에서 10%로..입법예고

내년 7월부터 신간을 살 때에는 직접 가격 할인과 마일리지, 할인권 등을 포함해 최대 10%까지만 할인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간행물 판매자가 제공하는 신간 할인 방법에 직접 가격 할인 외에 이용실적점수(마일리지)나 할인권 제공을 포함하는 내용의 출판문화산업 진흥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출판문화산업 진흥법에 따르면 출간된 지 18개월 미만의 신간은 정가의 10%까지 할인 가능하며, 공정거래위원회의 '경품류 제공에 관한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 및 기준 지정고시'에 따라 지급액의 10%까지 마일리지 등 경품 제공이 가능해 그동안 소비자는 사실상 할인을 최대 19%까지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올 6월 공정위의 고시 개정으로 내년 7월 1일부터 간행물에 대한 소비자 경품 관련 규제가 폐지되면서 경품 제공을 제한하는 기준이 사라져 현행 도서정가제를 위협할 수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개정안에 따르면 판매자가 제공 가능한 할인 방법에는 정가를 직접 할인해 주는 것에 물품이나 마일리지, 할인권, 상품권 등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도 포함되며, 이는 간행물에 대한 경품 규제가 폐지되는 내년 7월 1일부터 적용된다. 경품 혜택이 출판문화산업 진흥법상 할인 범위에 포함되면서 정가 할인과 경품 혜택을 포함해 최대 19%까지 가능했던 할인폭이 최대 10%까지로 줄어드는 셈이다. 문화부는 개정 이유로 "내년 7월 1일 간행물에 대한 소비자 경품 관련 규제가 폐지됨에 따라, 간행물 정가 판매 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경품 제공에 대한 규제를 이 시행령에 규정하려는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 문학·출판
  • 연합
  • 2009.12.16 23:02

[여성의 힘 2050] "시 낭송은 행복 나누는 일"

"지게에 장단 맞춰 시낭송을 하던 20대 농사짓던 들지기 시절, 오늘은 그 추억을 낭송하렵니다."13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시낭송콘서트를 연 박배균(44) 투어컴 여행사 대표를 만났다.그는 이날 윤동주의 '내 인생의 가을이 오면', 서정주의 '자화상', 김춘수의 '꽃' , 잠언시 '사랑하리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것처럼', '징기스칸 어록' 등이 피아노, 가야금, 퍼포먼스, 대금연주와 함께 낭송했다.그는 학창시절 때부터 시낭송을 무척 좋아했다. 25살 때 시골 동네 이장을 하면서 산과 들을 거닐면서 시심이 더욱 깊어진 것도 있다. 뒤늦게 도시로 나와 사회생활로 뛰어들면서, 시낭송은 인간관계를 넓히게 하는 촉매제가 됐다.그는 "시낭송은 사람들을 만날 때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는 도구가 됐다"며 "덕분에 영업의 달인이 되는 데 많은 도움을 받게 됐다"고 했다.지난 10월에 전북카네기연구소가 주최한 전북 도내 중소·벤처기업 최고 경영자(CEO) 프리젠테이션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것도 시낭송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시 속엔 치유의 힘이 있습니다. 정서적으로 마음을 안정시켜주고 행복한 마음을 갖게 해주거든요."그가 가장 좋아하는 시는 '징기스칸 어록'."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아홉 살 때 아버지를 잃고 쫓겨났다. 가난하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들쥐를 잡아먹으며 연명했고,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안에 있다. 나는 내게 거추장스러운 것은 깡그리 쓸어버렸다. 나는 극복하는 그 순간 징기스칸이 되었다. "그는 "아무리 힘든 순간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면서 성공한 징기스칸을 배우고 싶다"며 "시낭송을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시낭송 대회도 열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의 시낭송 예찬론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나숙희 여성객원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09.12.15 23:02

[문학] 사회사적 맥락 속에서 시어 뜯어 읽기

"한동안씩 잊었던 이 엽전 선비의 길 / 시월 상달 날 맑으니 또 북으로 뻗치는구나!"서정주의 시 '시월유제'에 등장하는 '엽전 선비'라는 낯선 단어는 우리말 큰사전에 따르면 '구닥다리 선비'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안다고 해도 이 시의 참맛을 느끼기에는 부족하다. 문학평론가 유종호 전 연세대 교수는 '시와 말과 사회사'(서정시학 펴냄)에서 이 '엽전 선비'라는 단어야말로 이 시가 1950년대에 쓴 시라는 것을 선연히 드러내는 시어라고 말한다. 모더니즘의 구호가 판치던 1950년대의 시대상과 당시 만연해 있던 우리의 민족적인 자학 성향을 함께 이해한다면 '엽전 선비' 속에 담긴 "비속어이되 비속하지 않고 자조적이되 비굴하거나 천박하지 않은 반속적 함의"를 알아챌 수 있다는 것이다. 계간 '서정시학'에 연재됐던 글을 중심으로 묶인 '시와 말과 사회사'에는 이렇게 유 교수가 "우리말에 대한 문학 독자의 섬세한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낱말이 가진 명시적 의미와 사회사적 함의를 구체적 시편 속에서 검토해 본" 글들이 수록돼 있다. 사회사적 맥락 속에서 시어를 뜯어 읽으면서 텍스트 아래 숨은 시의 참맛을 이해하거나, 시어를 통해 당시 사회상을 엿보는 것이다. 가령 시대별 시 속에 자주 등장하는 질병을 보면 대개 사회의 변화와 궤를 같이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폐결핵이 근대 초기 시 속에 단골로 등장하는 병이었다면 요즘 들어서는 천양희 시인의 시 '어떤 일생'에 등장하는 '히스테리아 시베리아나'라는 병처럼 세분화되고 희귀한 질병이 속속 등장하는 식이다.

  • 문학·출판
  • 연합
  • 2009.12.15 23:02

[전북의 문화콘텐츠 50] '혼불'에 나타난 전라도 스토리텔링

「혼불」에는 다양한 스토리텔링의 양상이 나타난다.문학박사 고은미 씨는 「혼불」에서만, 전북과 관련된 250여 가지의 스토리텔링 소스를 뽑아내기도 했다. 그는 특히 "「혼불」의 역사 관련 서술은 남원을 중심에 놓고 마한→백제→통일신라→후백제→조선에 이르고 있다"며, "철저하게 남원과 전주라는 지역적 관점에서 역사문제가 다루어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소설 속 전주고보의 역사 선생 심진학과 동경 유학생 강호를 통해 드러나는 이 역사의식은 철저하게 토착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계보를 찾아 후백제, 백제, 마한으로 역사적 시간을 거슬러 오른다. 그들의 역사인식의 중심에는 자신들이 정주(定住)하고 있는 공간에 대한 뚜렷한 정체성이 자리하고 있다. 때문에 심진학은 자신을 '백제의 아들', 자신의 조상을 '백제 유민'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지역 정체성에 뿌리를 둔 심진학의 역사 인식은 조선 건국의 시조 이성계를 '백제의 후손'이라고 말하기에 이른다.그러나, 조선은 백제인지도 몰라. 백제를 무너뜨린 나당 연합군의 신라를 고려는 흡수해서 무너뜨렸고, 조선은 또 그 고려를 무너뜨렸으니, 백제를 못 잊어 세운 나라 후백제의 도읍지 전주에서, 백제 사람, 백제의 자손, 이성계는 몸을 일으켜 신라의 핏줄이 섞인 고려를 치고 조선을 세웠다. 그러니까 결국 조선은 백제가 다시 살아난 것인지도 몰라. (「혼불」 8권, 151쪽)이기채 역시 전주로 시험을 치러 떠나는 아들 강모를 사랑에 불러 앉혀 놓고 풍패지향(豊沛之鄕)의 고사를 들려준다. 이기채가 전주를 설명하면서 풍패지향의 고사를 인용하고, 조선의 발상지이면서 동시에 성씨의 관향이라는 점을 강모에게 강조하는 것은 장소가 갖는 위상을 통해 그 땅에서 자란 자손으로서의 자부심을 아들에게 심어주기 위해서이다. 지역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있다. 이기채가 아들 강모에게 지역의 역사를 들려주듯 아버지에서부터 이어진 지역의 역사에 대한 해석은 아들에게 이어지고 또 그 아들에게로 이어진다.지역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의해 자연스럽게 지역의 역사가 전해지고 후세대는 그들 조상들의 삶의 자리를 토대로 이어져 내려온 지역의 역사를 조상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이다. 지역을 통해 후대와 현대가 이어지고 삶의 현장이 공유되고 있는 것이다. 공유된 이들의 삶에 그 지역은 '어여쁜 곳'이 되고 선조들의 숨결이 오늘날까지도 자국을 역력히 남기고 있는 살아 숨쉬는 '생명의 공간'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최기우 문화전문객원기자(극작가)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09.12.14 23:02

[전북의 문화콘텐츠 50] (34)소설가 최명희와 '혼불'

<< 지난 11일은 소설가 최명희(1947~1998)의 추모 11주기였다. 전주의 젊은 문학인들과 최명희문학관 식구들은 이날 아침 일찍 선생의 묘가 있는 전주시 덕진동 혼불문학공원을 찾아 선생에게 한 아름의 국화를 안겨드렸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던 그날 꽤 많은 사람들이 선생의 묘역을 찾았고, 최명희문학관 홈페이지는 추모의 글이 이어졌다. 이것은 일종의 경배다. 최명희는 17년이라는 긴 시간을 하나의 작품에만 바친 투철한 작가정신을 통해 예술혼의 탁월한 경지를 보여주었으며, 죽음보다 더한 고통으로 「혼불」을 지키고 쓰다듬어 풀뿌리의 숨결과 삶의 결을 드러냈다.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만 같다"던 각고의 산물들. 전북 문화콘텐츠를 넘어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콘텐츠로 꼽히는 소설가 최명희와 그의 「혼불」, 아니 모두의 가슴에 아로 새겨진 우리의 「혼불」…. "언어는 정신의 지문(指紋)"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문학의 혼은 그가 쓴 원고지 칸칸이 불꽃처럼 피어났고, 이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콘텐츠로 성장하며 새로운 생명을 얻고 있다. >>한국의 전통적인 유·무형의 문화적 요소들이 다양하고 풍부하게 들어 있는 최명희의 소설 「혼불」은 그 자체로 문화 서사이자 콘텐츠다.「혼불」은 1930~40년대 남원과 전주를 주요 배경으로 몰락하는 종가(宗家)를 지키려는 종부(宗婦) 3대와, 이씨 문중의 땅을 부치며 살아가는 거멍굴 사람들의 삶을 그린 가족사소설이면서 대하역사소설이다. 또한 한국인의 생활사와 풍속사, 의례와 속신의 백과사전일 뿐 아니라, 우리 문화전승의 전범(典範)으로 불린다.설화와 민요, 무가, 속담 등이 널리 인용돼 있고, 무당굿과 점복, 풍수, 동제, 삼신, 조상단지, 속신 등 민속신앙의 유래와 이치와 의미가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풍물과 판소리, 노래, 놀이도 두루 등장한다. 관혼상제를 중심으로 한 일생의례와 정월 대보름과 단오 등의 세시풍속, 취락과 모듬살이의 모습, 생활관습, 종가와 종부 등의 친족조직 등의 사회상 역시 실감나게 그려져 있으며, 각종 살림살이와 민구, 의식주 생활, 두레와 같은 농사관행 등에 관한 정보도 만만치 않다. 심지어 염료 제조법, 옷감의 때와 얼룩을 빼는 갖가지 세탁법 등 한국인 생활의 모든 면모를 지극 상세하게 구성해 문학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민속학자인 안동대 임재해 교수가 "「혼불」은 혼례나 장례를 비롯한 민속 문화의 모든 영역에 걸쳐 다양한 민속현상들을 서사적 맥락에 두루 끌어들여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고 경탄하고, 서강대 김열규 명예교수가 "「혼불」은 이 시대가 낳은 민족의 대표적이고도 전형적인 이야기의 불씨로 또 전통성 강한 겨레의 정서의 불씨로 여물어 갈 것"이라고 주장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 민속 문화의 면모가 세세히 구현돼 있는 것은 참으로 빼놓을 수 없는 「혼불」만의 매력이다.박물지를 방불케 하는 「혼불」의 방대한 민속자료들은 발표 초기에 소설로서 수준미달이란 평가를 받을 만큼 단점으로 지적되며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평가는 크게 다르다. 우리가 대대로 전승해온 풍속의 세계를 최대한 정밀하고 자상하고 아름답게 복원시키는 작업을 통해 한민족의 참된 형체와 정체성을 강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소설 장르의 새로운 영토를 개척함으로써 한국 문학의 한 단계 높은 차원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민족지(民族誌, ethnography)적 관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작가에 의해 활물화된 「혼불」의 다양한 민족지적 형상들은 역사, 옛이야기, 시문, 사상·신앙, 사회·경제·신분 제도, 의식과 의례, 의식주, 예술(음악·미술), 지리와 지명 등 다양하다.전주대 장미영 교수는 "「혼불」은 다른 소설처럼 서사적 사건 속에 문화적 요소들을 용해시키지 않고 서사성이 파괴될 정도로 문화적 요소 그 자체를 도드라지게 따로 구별하여 재현해 놓은 부분이 많다"고 말한다. 전남대 장일구 교수도 "「혼불」은 소설로만 읽히지 않는다. 문화지적 정보매체로서 역할을 담당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혼불」은 한국인들이 면면이 가꾸어온 세시풍속·관혼상제·음식·노래 등 민속학·인류학적 기록들을 아름다운 모국어와 극채색으로 생생하게 복원해낸 빼어난 예술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문화 현장의 세세한 구석을 살펴 기술하는 대목들에 주목할 것을 권한다. 이는 「혼불」이 문화산업 시대에 걸맞은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새로운 문화콘텐츠 개발의 훌륭한 원천자료가 된다는 의미다. 문화산업은 경제적 가치 외에도 문화적 정체성이나 가치관, 세계관의 표상을 창출해내기도 하는 만큼, 이에 비추어 볼 때, 한국의 전통적인 삶의 원형을 복원해내려 애쓴 「혼불」은 한국 문화의 상징산업으로 확대될 수 있는 풍부한 원천 자료를 지니고 있다. 실제로 작가는 「혼불」을 쓰기 위해 무수히 많은 문헌과 현장과 전문가와 옛 어른들을 찾아다녔다. 그리운 사람을 만나러 가는 느낌으로 자료를 찾으러 다녔고, 그런 작가에게 손때 묻은 자료들은 세월의 혼을 담은 채 '살아 있는 존재'로서 자신을 드러냈다. 세월에 묻혀 잊혔던 자료들은 "활물이 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했던 작가에 의해 「혼불」이란 작품으로 되살아난 것이다./최기우 문화전문객원기자(극작가)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09.12.14 23:02

험난했던 현대사 증언…한승헌 변호사 자서전 출간

"돌이켜보면, 나는 이 세상에서 '주전 멤버'는 아니었다. '어시스트'를 주로 한 셈이었다. 축구로 말하면 득점과 그에 따른 함성은 내 몫이 아니었다. 아니, 어쩌면 실점의 위기를 막아내야 할 수비수이기도 했다. 화려한 주역은 아닐지라도, 누군가가 맡고 나서야 할 소중한 배역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자서전은 얼마쯤의 역할 자각이 깔린 '세상 도우미의 노래'이자 '수비수의 비망록'이라고 할 수 있겠다."한승헌 변호사(75)의 자서전 「한 변호사의 고백과 증언」(한겨레출판)은 개인의 자서전이라기 보다는 때로는 군사독재정권시대 '시국사건 변호인 1호'로서, 때로는 피고인의 한 사람으로서 한국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시국사건을 총망라한 증언록이라고 할 수 있다.자서전임에도 불구하고 증언자로서의 역할을 내세운 것은 "의를 위해 저항하고, 무도하게 탄압받고, 그러면서도 '바른 세상을 향한 열정을 접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변호사 된 자의 소임"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남정현의 소설 「분지」 필화사건부터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동백림 사건, 김지하 시인의 '오적' 사건, 2004년 노무현대통령 탄핵사건까지 한 변호사의 이름이 변호인 혹은 피고인으로 등재돼 있는 사건들은 폭력의 역사이자 아픔의 역사. 고난과 역동의 세월을 돌이켜 보며 그는 음지 속에서 더 많은 깨달음을 얻었고 인간적으로 성숙했으며 보람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음지 체험이 곧 삶의 양지였던 것.책은 '내 삶의 부감도와 학창시절' '시국사건 변호사의 험난한 세월' '1970년대 이 땅의 광기 속에서' '끝없는 고난의 행렬을 따라' '변호사-구속자-실업자-구속자-실업자' '1980년대의 감옥살이, 강단, 법정' '민주·통일을 향한 '사건' 속에서' '감사원에서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까지' '나 자신으로 돌아와서' 등 총 9부와 에필로그 '그래도 못다 한 말'로 구성됐다. 한겨레신문에 연재했던 '한승헌의 사랑방 증언'을 다시 다듬고 가족 이야기와 건강과 신앙, 유머 등을 덧붙였다.진안에서 태어난 한 변호사는 전주고등학교와 전북대를 졸업했다. 고등고시 제8회 사법과에 합격, 졸업 후 군법무관, 검사로 복무하다가 1965년 변호사로 전신했으며 감사원장과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이사, 국제앰네스티 한국위원회 전무이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 민주회복국민회의 중앙위원,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 등을 맡아 민주화·인권운동에 나섰다.현재는 법무법인 '광장' 고문변호사, 헌법재판소 자문위원, SBS시청자위원회 위원장, 전북대·경원대 석좌교수로 재임 중이다.

  • 문학·출판
  • 도휘정
  • 2009.12.14 23:02

[행사·축제] 연희문학창작촌에서 문학과 연애를

서울시내 첫 문학 전용 창작촌으로 지난달 문을 연 연희문학창작촌이 개관 후 첫 행사로 겨울문학축제 '연희와 연애하다'를 개최한다. 18-19일 이틀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연희문학창작촌 입주 작가를 비롯한 여러 문인과 예술인들이 참여해 문학을 매개로 시민들과 소통하는 자리로 꾸며진다. 18일에는 이시영, 은희경, 권지예, 김경주 등 입주 작가들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는 영상물 '연희의 하루'를 상영하는 것을 시작으로 우리 문학에서 '서울'의 의미를 살펴보는 문학 심포지엄이 열린다. 심포지엄에는 문학평론가 김춘식과 조강석, 시인 함성호, 소설가 김미월 씨 등이 발표자로 나서 문학 속 서울의 모습을 살펴보고 도시와 문학의 오랜 관계를 고찰한다. 이어 문학평론가 유종호 씨가 '우리가 사는 도시, 도시를 쓰는 문학'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19일에는 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과 학생과 문학동아리 청소년, 수능을 마친 수험생 등을 초청해 '청소년을 위한 시낭송회'를 연다. 신달자, 안도현, 신용목, 김이강 등의 시인을 비롯해 싱어송라이터 최고은, 브라질 타악기팀 '라퍼커션' 등이 무대에 오르며 고양예고 문창과 학생들의 낭송도 마련된다. 이와 함께 연희문학창작촌의 월례 정기낭독회의 첫 순서로 최근 신작을 낸 김명인 시인과 소설가 이기호 씨가 각각 시집 '꽃차례', 장편소설 '사과는 잘해요'를 번갈아 낭송한다. 이밖에 이원 시인과 비디오 아티스트 임민욱 씨가 선보이는 미디어 텍스트 실험과 정진웅 작가의 아티스트북 전시 '호접'도 만날 수 있다. 참가 신청 및 문의는 연희문학창작촌 운영사무실(☎02-324-4602)로 하면 된다.

  • 문학·출판
  • 연합
  • 2009.12.11 23:02

'바다향해 걷는 사람들'..이색 詩 낭송회

"바다로 가자 큰 바다로 가자/ 우리 인젠 큰 하늘과 넓은 바다를 마음대로 가졌노라/ 하늘이 바다요 바다가 하늘이라/.."(김영랑 作 '바다로 가자')7일 오후 목포해양경찰서 5층 강당. 김용환 목포해경서장을 비롯해 직원, 전경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재능시낭송협회 전남지회 회원들이 낭랑한 목소리로, 때론 애절한 음색으로 바다 관련 시를 낭송했다. 낭송회 중간마다 목포해경 김성식 경감의 반주에 맞춰 '칠갑산', '목포의 눈물' 등 대금 연주로 흥을 돋웠다. '바다를 향해 걷는 사람들'이라는 시 낭송회는 목포해경이 매월 초 여는 '테마가 있는 월례회의'의 이번 달 회의 주제다. 기존 형식적이고 딱딱한 회의에서 벗어나 정서 함양과 한해를 마감하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하고자 이번 달은 이색적인 시 낭송회로 회의를 대체하기로 한 것. 낭송회에는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한용운), '호수'(문병란), '유배지에서 보내는 정약용의 편지'(정일근), '춘향'(김영랑), '저들에 저 들국 다 저불 것소'(김용택) 등 주옥같은 시가 울려 퍼졌다. 제복을 입고 경직된 자세로 앉아 있던 경찰관들은 시 낭송이 시작되자 지그시 눈을 감고 '시의 바다'에 풍덩 빠져 버렸다. 1시간 30분간 진행된 낭송회 시간 만큼은 거친 파도 속 고된 항해의 기억도 모두 사라진 듯 평온해 보였다. 김용환 목포해경서장은 "좋은 시와 음악을 통해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있는 시심(詩心)을 깨우고, 느끼면서 국민에게 따스한 온기를 전해주는 해양경찰로 의식전환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연합
  • 2009.12.08 23:02

올해 독자들, 문학에 위로받았다

올해 서점가에서는 국내 인기 작가들의 문학 작품들이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며, 특히 팍팍한 삶과 불황으로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는 책들이 인기를 끌었다. 인터넷서점 예스24가 7일 내놓은 '2009 베스트셀러 및 출판 트렌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1일부터 11월 22일까지 베스트셀러 100위 안에 든 국내문학 책은 21권, 해외문학 책은 20권이었다. 이는 지난해 국내문학 13권과 해외문학 12권, 2007년 국내문학 12권과 해외문학 10권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판매량으로도 국내문학은 지난해 대비 40%, 해외문학도 35% 증가했다. 견인차 역할은 인기 작가들이 맡았다. 올해 판매량에서 1위를 차지한 신경숙의 소설 '엄마는 부탁해'는 2008년 11월 출간돼 국내 순문학 단행본으로는 최단 기간인 10개월 만에 100만부를 돌파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한비야의 새 에세이 '그건, 사랑이었네'(2위), 고(故) 장영희 교수의 유작 에세이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6위), 공지영의 '도가니'(11위)도 여성 '파워' 작가들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이 네 권을 비롯해 빅뱅의 에세이 '세상에 너를 소리쳐'(3위)와 공지영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와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이외수의 '청춘불패', 김홍신의 '인생사용설명서' 등 위로와 희망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감동과 위안을 줬다. 해외문학의 인기도 꾸준히 사랑받은 유명 작가들이 이끌었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소설 '1Q84' 1권은 8월에 출간됐음에도 하반기 성적만으로도 3위를 차지했으며 9월 출간된 2권도 9위에 올랐다.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은 1권(17위)부터 6권(35위)까지 모두 순위에 들었고 미국 스테프니 메이어의 판타지 소설 '트와일라잇' 시리즈도 완결편 '브레이킹 던'(20위)부터 1권 '트와일라잇'(40위)까지 사랑받았다. '트와일라잇'처럼 영화로 제작, 개봉된 소설 '더 리더', '눈 먼 자들의 도시', '용의자 X의 헌신', '천사와 악마', '백야행' 등도 판매량이 늘어 순위에 들었다. 경영경제서와 자기계발서의 인기가 시들했던 데 반해 늘 비인기 분야였던 인문학 책들의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30% 늘어났다. 특히, 독자들은 암울한 현실을 헤쳐나가려는 듯 김정운 명지대 교수의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정신분석 전문의 김혜남의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등 심리학 책을 많이 찾았다.

  • 문학·출판
  • 연합
  • 2009.12.08 23:02

예술인들이 남긴 용산참사의 기록

"지상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난간 위에 망루를 세웠다. 망루가 서있던 난간은 무너진 하늘의 일부였다. 그곳은 철거민들의 소도였지만, 관리들은 용산 4지구라고 불렀다. 누군가 망루에 불을 질렀고, 시커멓게 타버린 사람들이 들것에 실려 급하게 이승을 빠져나갔다. // 모두 난간 위에 살고 있으면서도 발아래 세상을 보지 못했다."(박후기 '난간에 대하여' 중)'문학의 정치성'이 올해 문단의 주요 화두 중 하나였을 정도로 올해는 문인들의 정치적, 사회적 목소리가 어느 해보다 두드러진 한 해였다. 그중에서도 문인을 비롯한 문화예술인들의 대사회적 목소리를 결집한 가장 큰 구심점은 바로 올해 1월의 용산참사였다. '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참사역입니다'(실천문학사 펴냄)는 용산참사 이후 시인과 소설가, 평론가, 화가, 만화가 등 여러 장르의 문화예술인들이 낸 목소리를 한데 모은 책이다. 지난 6월 뜻이 맞는 문인 192명이 결성한 '작가선언 6ㆍ9'가 엮은 이 책에서는 문화예술인 50여 명이 시와 산문, 희곡, 사진, 그림, 만화 등으로 용산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참담한 현실에 대한 분노를 표현했다. "이것은 정말 거꾸로 된 세상 / 집 잃은 시민들이 시위하다 불타 죽은 아침 / 억울해 울면서 항복하듯 다리를 들고 / 팔목이 시도록 맨손으로 우리는 / 이 땅을 디딜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정희성 '물구나무서서 보다' 중)"경찰은 그들을 적으로 생각하였다. (중략) 이날의 투입 작전은 경찰 한 명을 포함, 여섯 구의 숯처럼 까맣게 탄 시신을 망루 안에 남긴 채 끝났으나 애초에 경찰은 철거민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며 철거민 또한 그들을 전혀 자신의 경찰로 여기지 않았다."(이시영 '경찰은 그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중)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조세희씨는 추천사에서 "오늘 바로 이 땅에서 행복해하는 사람은 도둑이 아니면 바보일 것"이라며 "이 책은 이성의 힘으로 캄캄한 죽임의 시대를 증거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생생한 양심의 기록"이라고 말했다. 책의 판매수익금은 용산참사 추도 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며, '작가선언 6ㆍ9'는 8일 오후 용산4가 참사현장에서 '다시, 이것은 사람의 말'이라는 제목으로 출간 기념행사를 마련한다. 424쪽. 1만6천원.

  • 문학·출판
  • 연합
  • 2009.12.07 23:02

김제 검산공원에 '시심의 꽃' 다시 피워내다

'두레가 나면/ 모두 즐기던 들녘마을에/ 모정에 앉아 가을을 나르던/ 젊은 보람의 결실에/ 울 없이 살아도/ 도둑 없이 도란거리는 이웃에/ 닷새 장 기다려/ 아껴서 남아도는 자녀의 학비에/ 비우는 가난보다 채우는 항아리로/ 배가 부른 보람의 노래에/ 모깃불 피우며 별 이야기 듣던/ 할머니 뒤에 기운 은하에/ 생각하면 떠났던 아픔이/ 풀려오는 봄의 잔디에/ 돌아가야 하리/ 바작으로 부려놓듯/ 두엄같이 구수한 마을에.'(시비 수록시 '돌아가야 하리' 중에서 )시조시인이자 매천 황현 연구의 권위자였던 고 이병기 선생의 시비(詩碑)가 그의 고향인 김제 검산체육공원에 건립됐다. 생전에 9권의 시집과 1권의 수필집, 6권에 이르는 연구 논저를 생산하는 등 한국 문단에 큰 족적을 남기고 지난해 10월 타계한 이병기 선생은 김제를 사랑해 '벽골제'와 '성산' '입석산'을 시와 시조로 노래했으며, 김제가 배출한 한말의 한학자인 이정직 선생의 업적을 발굴하고 소개해 세상에 널리 알린 주인공이다.지난 5일 오후 2시30분 김제 검산체육공원에서 거행된 송남 이병기 선생 시비 제막식에는 이건식 김제시장, 김년균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김남곤 전북일보 사장, 문인 홍석영 허소라 송하선 서재균씨, 전동운 35사단장(소장), 정대현 육군본부 장군 등 300여명이 참석, 시비 건립을 축하했다.양규창 전북문인협회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비 제막식에서 김남곤 시비건립 추진위원장은 "오늘 김제 검산공원에 세워진 시비는 그동안 고인이 보여줬던 시문학의 근간이었던 애향심과 자연주의적 시세계를 기리기 위한 것"이라며 "이 시비가 한 조각의 돌에 머물지 않고 이 땅의 문화와 예술을 발전시키고 아름다운 시심을 가꾸어 나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이건식 김제시장은 축사를 통해 "오늘 송남 이병기 선생의 시비 건립을 계기로 김제가 예향의 고장으로서 면모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가족 대표인 선생의 맏아들 이경재 원광대 교수는 인사말에서 "이 자리를 빌어 선친의 시비 건립에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가족을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선친께서 이 세상에 남기고 가신 커다란 발자취와 가르침이 영원히 기억되도록 후손들과 제자들이 힘을 합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이병기 선생은 1932년 김제 출생으로 195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현대문학에 시 '내용'이 추천되고,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조 '석류초','소연가'가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지난해 타계할 때까지 시집 「석류초」 등 9권과 「황매천시 연구」 등 연구서 5권, 번역서 「역주매천황현시집」 3권(공역) 등을 펴낸 바 있다.

  • 문학·출판
  • 이화정
  • 2009.12.07 23:02

[강준만의 책으로 읽는 세상] 역사 사용 설명서 '인간은 역사를 어떻게 이용…'

2001년 9월 11일 저녁, 미국의 작가 수전 제커비(Susan Jacoby)는 뉴욕의 한 바에서 우연히 두 남자의 대화를 엿들었다. 한 남자가 말했다. "이거 꼭 진주만 같네." 다른 남자가 물었다. "진주만이 뭐야?" 앞의 남자가 대답했다. "그건 베트남인들이 어느 만(灣)에 폭탄을 떨어뜨린 거지. 그래서 베트남 전쟁이 터졌잖아."캐나다 역사학자 마거릿 맥밀런(Margaret MacMillan)의 「역사사용설명서: 인간은 역사를 어떻게 이용하고 악용하는가」(권민 옮김, 공존, 2009)에 소개된 에피소드다. 미국인들의 역사와 세계는 대한 무지는 악명이 높지만, '진주만'조차도 모른다는 게 쓴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다. 저자가 웃으라고 이 이야기를 꺼낸 건 아니다."이들이 이렇게 잘못 알고 있다고 문제가 될까? 나는 문제가 된다고 본다. 현재를 전후 사정과 함께 이해할 수가 없고 과거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시민들은 역사적 지식과 교훈깨나 안다는 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너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바에 있던 어리둥절한 두 남자가 진주만에 대해 제대로 알았다면, 그들은 세계무역센터에 대한 공격이 1941년 미국에 가해진 일본의 공격과 같지 않다는 사실도 알았을 것이다. 전자는 테러 행위였고, 후자는 두 나라 간의 전쟁이었다. 그러니 전술과 전략도 전과 달라야 했다."공감이 가면서도, 모든 미국인들이 진주만에 대해 잘 안다 하더라도 미국의 대(對) 9·11 테러 전략이 달라졌을까 하는 의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역사는 이미지와 느낌일 뿐이다. 역사의 오용과 남용은 피하기 어렵다. 역사교육을 잘 시킨다고 달라질 것 같지도 않다. 혹 인간의 한계와 관련된 생물학적 문제는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역사의 정체성 문제와 관련해 저자가 제시한 마커스 가비(Marcus Garvey, 1887-1940) 이야기를 들어보자. 가비는 1916년에 미국으로 건너간 자메이카인으로 아프리카에 독립된 흑인국의 창설을 추진하기 위해 전세계흑인진보협회(The Universal Negro Improvement Association)를 조직한 인물이다. 그는 1932년에 쓴 '흑인은 누구이고 무엇인가?(Who and What Is a Negro?)'라는 논쟁적인 글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편견없는 역사학도라면 누구나 흑인이 한때 세계를 지배했음을 안다. 그때 백인들은 동굴 속에 사는 야만인이자 미개인이었다. 또 편견없는 역사학도라면 누구나 당시 학문의 중심지였던 알렉산드리아의 대학들에서 흑인 교수 수천 명이 가르쳤다는 것도 안다. 세계의 문명이 고대 이집트에서 탄생했다는 것도 안다. 그리스와 로마가 이집트에서 기술과 문자를 빼앗아 응당 이집트의 몫인 명예를 모두 가로챘다는 것도 안다."이 주장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반박한다."아직도 거론되고 있는 그의 주장에 따르면, 문명이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서 이집트로 전달됐다가 도둑질을 당해 그리스와 로마로 넘어간 횃불과 같다. 그것은 문명이 한 국민에서 다른 국민으로 전달될 수 있다고 하거나 오직 하나의 '문명'만 있다고 보는 괴상하고 정적인 문명관이다. 실제로는 많은 문명이 있고 과거에도 줄곧 있었으며, 또한 유동적이어서 계속 변하고 있다. 이런 문명을 형성하는 힘은 안에서도 나오고 밖으로부터도 온다. 물론 그리스 문명이 외부의 영향을 받긴 했지만, 이집트의 영향보다는 동양의 영향을 더 받았을 것이다."저자의 반박이 훨씬 설득력이 높지만, 중요한 것은 당시 인간으로서의 주체의식이 없거나 약했던 흑인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주기 위한 가비의 목적일 것이다. 목적이 정당하니 사실 왜곡이나 과장이 괜찮다는 게 아니다. 정도의 차이일 뿐 이 세상의 수많은 약자들이 좋은 목적을 위해 어느 정도의 사실 왜곡과 과장을 하고 있다. 약자가 하는 왜곡과 과장은 괜찮다는 게 아니다. 약자들이 절박한 상황에서 논문을 쓰듯이 역사에 엄정한 자세를 갖기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다.역사적 인물의 성격 분석은 어떻게 볼 것인가? 지크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는 미국 외교관 윌리엄 불릿(William Bulitt)과 함께 우드로 윌슨 대통령의 전기를 쓴 적이 있다. 이 전기에서 프로이트는 윌슨의 '아버지 콤플렉스'를 지적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의 친구들이 백악관을 방문해 아버지와의 추억담을 꺼내면 윌슨은 그 자리에서 줄줄 눈물을 흘리곤 했다나. 한국인에겐 윌슨의 지극한 효심을 말해주는 미담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서양인들의 관점에선 보통 심각한 병이 아니다. 프로이트는 이런 사례들을 근거로 윌슨의 외교정책까지 평가하는 등 너무 상상의 나래를 편 나머지 비판을 많이 받았다. 이 책을 나쁜 역사서의 사례로 지목한 저자는 프로이트가 이 책으로 "자기 명성에 오점을 남겼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프로이트는 윌슨을 만난 적이 없었다. 또 윌슨의 사사로운 일기를 읽은 적도 없었다. 윌슨은 일기를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이트는 아버지와 패배감에 대한 윌슨의 강박관념을 자신있게 이야기했다."이게 의외로 재미있는 이야기다. 한국처럼 대통령 권력이 막강하고 국민의 '지도자 추종주의'가 심한 나라에선 대통령의 성격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인생의 밑바닥에서 일어나 온갖 고초와 시련을 겪고 자수성가한 노무현과 이명박의 성격적인 공통점에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물론 그들의 성격이 국정운영 스타일에 그대로 반영돼 온갖 평지풍파를 일으켰기 때문이리라. 그렇지만 여기에도 한가지 딜레마가 있다.우리는 '소신·신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고집·아집'은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둘의 차이는 무엇인가? 없다! 결과가 좋으면 '소신·신념'이요, 나쁘면 '고집·아집'이다. 역사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런 식의 결과론이다. 역사의 오남용이 저질러질 수밖에 없는 조건이기도 하다.지도자에 대한 대중의 지지라는 것도 연예인 팬클럽의 지지와 비슷한 점이 많다. 특정한 이념과 정치적 성향 때문에 누굴 좋아하는 사람일지라도 다를 게 없다. 평가의 기준에서 자신의 스타에 대해 무한정 너그러워지기 때문이다. 1962년 여론조사 전문가 조지 갤럽은 왜 당시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중요한 정책 실패를 했는데도 지지도에 타격을 입지 않았는가를 설명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사람들은 목표가 무엇이며 무엇을 하려고 애썼는가에 의해 어떤 사람을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다. 꼭 그 사람이 무엇을 성취하고 어떻게 성공했는가에 의해 평가하는 건 아니다."역사의 오용과 남용을 경계하는 건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의미가 있다. 그렇지만 동시에 우리 인간의 한계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소녀시대'를 좋아하건 '원더걸스'를 좋아하건 각자 자유다. 취향을 존중해야, 대화가 된다. 역사는 물론 정치를 연예로 보는 게 속도 편하거니와 국리민복에도 도움이 된다."어떻게 저런 인간을 좋아할 수 있지?"라고 진지해지면 이 세상 자체가 싫어지는 수가 있으니 조심할 일이다./강준만(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09.12.04 23:02

국내 출판시장,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디지털 미디어의 발달과 독서인구 감소, 출판산업 양극화 등으로 출판계의 위기감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출판연구소가 3일 프레스센터에서 '한국 출판산업의 위기 극복 방안' 포럼을 연다. 주제발표를 맡은 김종수 출판유통진흥원 회장은 한국출판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담은 발제문에서 출판계 혁신을 위한 단계별 추진 전략을 제시한다. 김 회장은 미리 배포된 발제문에서 "첫 단계로 그동안 출판업계의 어려움을 주로 외부 탓으로 전가했던 구태를 벗어버리고 출판업계 내부의 비효율을 제거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과거 감(感)에 의한 경영이 아니라 가치를 지향하는 과학 경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음 단계로는 출판산업의 성장 동력과 인프라를 확보해야 한다"며 "출판 전문인력 양성, 출판 프로젝트의 미래 성과를 담보로 하는 출판 금융 활성화, 출판업체 자생력을 기르는 정부의 출판정책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마지막 단계는 디지털 미디어 문제로, 지식사회의 '가치사슬' 변화에 다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원소스멀티유스(OSMU) 콘텐츠 개발과 인터넷 서점의 영향력에서 출판사의 권익을 찾도록 출판업계가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제에 이어 김현주 국회의장실 정책수석비서관과 나기주 문화체육관광부 출판인쇄산업과장, 최병식 대한출판문화협회 상무이사, 유재건 그린비출판사 대표, 한주리 서일대학 교수 등이 출판산업 위기 극복 방안을 토론한다.

  • 문학·출판
  • 연합
  • 2009.12.02 23:02

국내 최대 '2010 한국인물사전' 출간

재외 동포와 북한 인물까지 포함해 국내외 각계각층 인사 2만5천여 명의 프로필을 담은 '2010 한국인물사전'이 30일 출간됐다. 연합뉴스가 펴낸 '한국인물사전'은 국내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ㆍ체육계 등 각 분야 주요 인사들에 대한 정보를 사진과 함께 수록한 국내 최대 인물사전이다. 특히 국내 종합 언론매체로는 처음 재외 동포 인물들을 수록, 국제무대에서 눈부신 활약상을 보이는 주요 인사와 차세대 재외 동포 지도자 등 1천여 명의 인물 정보가 사진과 함께 담겨 있다. 또,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전 세계 주요 한인회 68곳의 주소와 연락처, 이메일, 팩스번호 등의 정보도 담아 원활한 네트워킹이 이뤄지도록 했으며, 앞으로 수록 대상 한인회를 더욱 늘려갈 계획이다. 북한 인물은 국내외적으로 관심을 많이 받는 2천여 명을 선별해 수록했다. 특히 북한 인물 프로필은 연합뉴스와 단독 계약을 맺은 북한의 조선중앙통신 기사를 인용해 자료의 신뢰도를 높였다. 해마다 업데이트 되는 '한국인물사전'은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개인별 앙케트와 전화 인터뷰, 이메일 등의 방법으로 사전에 수록된 인사들과 직접 접촉했으며, 그밖에 인터넷과 관련 문헌을 참조해 제작됐다. ☎ 02-398-3590∼3. 2천384쪽. 18만원.

  • 문학·출판
  • 연합
  • 2009.12.01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