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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밟혀도 다시 일어선 민초들의 역사, 국악칸타타로

풀잎처럼 쓰러져도 바람처럼 일어난 민초들의 숨결이 되살아난다. 전라도 정도(定都) 천년을 맞아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이 역사의 현장을 외면하지 않았던 전북의 장엄한 이야기를 국악칸타타 어머니의 땅, 천년을 보듬다로 다시 쓴다. 눈물과 함성으로 평화를 이뤄온 이 땅의 민초들에게 바치는 헌사와 같다. 다음 달 11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이 작품은 전라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해 보여준다. 어머니의 땅, 영원한 왕도는 왕도의 위엄과 어머니의 자애로움을 간직한 전라도의 대지를 국악관현악과 합창으로 형상화한 곡이다. 천년의 소리, 전라도 아리랑은 정읍사 가사와 임실 토속민요를 소재로 민초들의 삶과 사랑을 노래한다. 앞부분 두 장이 전라도 대지와 민초들의 생명력을 나타낸다면, 뒷부분 세 장은 불의에 대항하고 평화를 갈망한 전라도 민초들의 기상과 소망을 반영한다. 이어지는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는 임진왜란 등 국란의 전면에서 항쟁해온 전라도의 희생을 국악관현악과 판소리로 표현한다. 떨어지는 꽃잎이 바람을 탓하지 않듯은 전북을 중심으로 벌어졌던 갑오농민전쟁부터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6월항쟁, 촛불혁명까지 불의에 항거해온 저항의 역사를 다룬다. 역사적 상징성이 배어나는 민중 노래를 국악관현악 연주와 동서양 합창, 판소리 독창으로 들려준다. 그리고 천년의 꽃잎, 바람으로 피어나다를 통해 역동과 격동의 세월을 지나 평화를 꿈꿔본다. 전라도 천년이라는 소재의 무게감만큼 제작진 구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지역 예술가들과의 협력이 눈에 띈다. 강상구김대성안태상강성오 작곡가는 창의로운 선법 전개로 한국음악의 확장성을 보여준다. 박남준 시인과 류경호 전주대 교수의 가사, 송만규 화백의 그림은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출연진도 대규모다.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창극단을 비롯해 객원으로 T&B 남성합창단, 김아름 소프라노, 비보이그룹 라스트포원, 안태상밴드 등 120명의 출연진이 함께한다. 지휘를 맡은 조용안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장은 이번 공연은 그 어느 해 정기 연주회보다 많은 연습과 땀방울로 1년 6개월이 넘는 기간을 준비하고 고뇌했다며 전라도 천년의 역사를 중심으로 외세의 침탈과 위정자들의 불의에 맞서 생명의 터전을 지켜온 민초들에게 바치는 국악 헌정시다라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18.09.19 18:10

[‘유영국의 색채추상’전] 산과 자연의 본질을 찾아서

산은 내 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유영국1916~2002) 유영국의 색채추상전이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국제갤러리에서 지난 4일부터 10월 7일까지 열리고 있다. 김환기와 함께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으로 평가 받는 유영국의 작품 24점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유학시절(1935~1943)과 1964년 신문회관에서 열었던 첫 개인전 이후의 주요 작품들이다. 작가의 유학시절을 보여주는 사진과 한국 추상미술의 시작을 알리는 각종 아카이브 자료들도 포함된다. 주로 산이라는 모티브를 강렬한 색과 분할된 면으로 비구상적 형태로 형상화한 작품들이다. 정사각형 캔버스에 주로 황색과 적색의 산을 주제로 한 추상화는 원숙기에 이른 유영국의 추상 언어를 잘 보여준다. 유영국의 산은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직선과 점으로 형성된 삼각형으로 기하학적 질서를 갖춘 그만의 추상세계다. 그는 색채를, 특히 삼원색과 뉘앙스가 있는 강렬한 색채를 한국미술에 도입했다. 인간은 타고난 능력과 주변 환경, 역사적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다. 1916년 강원도 울진(현 경북 울진)에서 태어난 유영국은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예술가로서는 천혜의 환경에서 자라났다. 그러나 시기적으로는 일제강점기로, 강직한 성격의 유영국은 예술가가 되고 싶은 열망으로 동경 유학을 떠난다. 그곳에서 전위예술 작가들과 교류하고 사진적인 기법을 통해 기존의 회화적인 한계를 넘어 구성주의적 방식을 추구한다. 그렇게 유영국은 기초를 다진 후 1938년 일본 동경문화학원 유화과를 졸업하였다. 1964년 서울 신문회관에서 첫 개인전을 열면서 자연을 포함해 격동하는 세계를 선과 면, 색채로 기하학적 구조와 질서로 환원하는 작업을 펼친다.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절대추상을 구현하기 시작한다. 천부적 재능만이 아니라 일생 수행하듯이 철저하게 끊임없이 노력한 그는 수많은 걸작을 세상에 남겼다. 현대 추상미술의 세계적 거장 마크 로스코는 색채나 형태를 부각시키지 않고 비극과 운명, 아이러니와 관능성 등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을 무겁고 어둡게 추상화했다. 반면 유영국은 대상은 자연이었고, 그것을 탐구해온 형태는 비구상을 바탕으로 한 추상이었다.라고 자신의 작품에 대해 말했다. 지난 2016년 11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 유영국, 절대와 자유 회고전 150여점을 보러 갔던 필자는 그날을 잊을 수 없다. 그의 그림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색과 면, 선으로 그렇게 함축적이며 심플하고 아름다운 현대적인 그림은 처음이었다. 그 때의 여운이 다시 새롭다.

  • 전시·공연
  • 서유진
  • 2018.09.18 19:33

클래식·국악으로 물드는 가을

전주시립예술단이 클래식과 국악으로 가을을 물들인다. 전주시립교향악단은 19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제231회 정기연주회를 열고 브람스와 베토벤의 명곡을 연주한다. 브람스의 대학축전 서곡과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베토벤의 교향곡 1번을 들려줄 예정이다. 브람스의 곡을 생각하면 엄숙하고 심각한 분위기가 떠오른다. 그러나 대학축전은 헝가리 무곡집처럼 특유의 밝고 가벼운 분위기가 묻어나는 곡이다. 브람스 자신도 친구 라이네케에게 보낸 편지에서 웃는 서곡이란 표현을 쓸 정도로 명랑하고 밝다.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거대한 오케스트라 편성, 낭만주의 특유의 화려한 선율이 잘 드러난 곡으로 바이올린 협주곡 역사상 난곡으로 꼽힌다. 이 작품은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의 협연으로 연주된다. 임지영은 2015년 만 20세의 나이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를 차지한 실력파 연주자다. 또 전주시립국악단은 20일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제215회 정기연주회로 전통음악 시리즈를 마련했다. 이날 연주회에서는 기악곡이나 궁중무용의 반주로 연주된 보허자(허공을 걸어 다니는 사람), 영산회상과 함께 조선시대 선비들에 의해 연주된 풍류 음악 천년만세를 선보인다. 왕실의 번영과 나라의 태평성대를 축원하는 태평무, 육자배기와 개고리타령 등으로 구성된 민요 메들리도 공연한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18.09.18 19:33

지역서 서울 진출한 극단 두루 뮤지컬 ‘안녕! 크로아티아’

극단 두루는 1년 6개월 동안 뮤지컬 안녕! 크로아티아(옛 프랭크딕시의 고백)를 잘 벼렸다. 지난해 한국예술종합학교 대학로 캠퍼스 독회, 올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뮤지컬 독회와 전북문화관광재단 무대 공연 등 두 번의 뮤지컬 독회와 한 번의 무대 공연을 통해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 마침내 지역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고, CJ문화재단의 2018 스테이지업 공간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서울에서 장기 공연의 기회도 얻었다. 지역 극단이 서울에 진출해 장기 공연하는, 흔치 않은 사례다. 안녕! 크로아티아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 실존하는 실연 박물관을 모티브로 한 작품. 초연을 거울삼아 캐릭터를 보강하고, 뮤지컬 넘버를 추가하는 등 미비점을 보완했다. 사실 극단 두루 김소라 대표가 서울에서 공연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하로동선(여름의 화로와 겨울의 부채)이란 뮤지컬 독회를 했다. 전주덕진연못과 전주부채를 소재로 한 작품이었는데 전주 홍보 뮤지컬이냐는 쓴소리도 들었다. 그런데도 전주 토박이인 김 대표는 완판본, 전주사고 등 전북의 문화유산을 소재로 작품을 만들어왔다. 지역 소재를 다룬 작품이 지역 밖에서 보편성을 획득하지 못하는 이유, 지역 안에서만 일회성으로 소비되는 이유를 고민해왔어요. 결국 작품의 보편성은 좋은 이야기에 있어요. 그리고 좋은 이야기(희곡)는 좋은 질문을 던지죠. 그런 이야기로 지역 구분 없이 활동하고 싶어요. 이를 통해 김 대표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지역의 자원을 소개하고 유통하는 연결고리 말이다. 이 자원은 공연 또는 강의가 될 수 있다. 전주문화재단의 전주 이야기 자원 공연화 지원사업을 통해 구상하는 완판본 소재 판소리 뮤지컬도 같은 맥락이다. 이 작품은 매설가(소설가)에 관한 이야기로 소설인 완판본과 그 서체인 완판본체, 이를 목판에 새기는 각수 등을 다룬다. 안녕! 크로아티아처럼 일정 기간 작품을 다듬어 완성도를 높인 뒤, 타 지역에 소개하는 것이 목표다. 문예창작과나 국어국문학과가 아닌 정치외교학과를 나온 김 대표는 자신을 욕망과 결핍이 많은 사람이라고 했다. 정치외교학과를 선택하는 데는 욕망이, 작가를 결심하는 데는 결핍이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결핍이 많은 사람이란 걸 알았고 이를 채우고 싶었다며 관객들이 나의 시선과 마음에 공감하고 반응할 때 힘을 얻는다. 앞으로도 관객들과 통하는 지점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뮤지컬 안녕! 크로아티아는 다음 달 1일부터 14일까지 CJ 아지트 대학로에서 공연한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18.09.17 19:39

결실의 계절 전시회 ‘풍성’…단체전 잇따라

언제 더웠냐는 듯 선선한 가을이 됐다. 곡식도, 과일도 무르익는 계절에 전북미술인들도 잇따라 작품전을 연다. 다양한 장르의 미술인들이 한 해 동안 준비한 결실이다. (사)한국미술협회 전라북도지회(회장 강신동)는 오는 30일까지 완주 지방자치인재개발원 1층 갤러리에서 찾아가는 미술관전을 연다. 예술 향유가 쉽지 않은 지역 공공기관에 직접 찾아가는 전시회다. 강수호, 강신동, 권영주, 문재성, 박부임, 엄혁용, 이광진, 이일순, 정강희, 정인수, 조숙, 최동순 등 중견 작가가 참여했다. 강신동 전북미술협회장은 예술작품은 관객이 감상해야 의미 있다는 말처럼 더 많은 도민, 특히 평소 문화생활이 힘든 도민이 전시를 감상해야 지역 예술계가 함께 발전한다고 말했다. (사)사대문예술문화원(원장 이택구)은 오는 20일부터 26일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 기획전시실에서 제7회 사대문전을 연다. 초대일은 20일 오후 5시 30분. 사대문은 전주 풍남문, 패서문, 완동문, 공북문을 뜻한다. 도시의 주요 문턱에서 지역 예술의 외연을 넓히고 내실을 키운다는 취지다. 전시회에는 한국영국일본중국 미술인 70여 명이 참여했다. 강종수, 김대곤, 김양훈, 김영민, 송관엽, 윤철규, 이존한, 이철규, 이택구, 임동식, 이봉희 등 전북 작가들도 눈에 띈다. 익산 민예총(회장 신귀백)도 제2회 익산 근대 사진전을 준비했다. 18일부터 30일까지 익산역 2층 갤러리에서 열린다. 초대일은 18일 오후 5시. 신귀백 익산 민예총 회장은 근대 역사박물관이 건립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근대 이리(익산의 옛 지명)의 기억을 소환했다며 근대 이리를 돌아봄은 무왕의 백제 물길을 찾는 열쇠가 될 것이기에 사진전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일본군 7만여 명이 참여한 군사훈련 사진(강경역의 장갑열차), 대아댐과 대간선수로 건설 사진, 익산 대장촌 사람들의 삶 모습 등이 최초 공개되고, 옛 이리역사를 촬영한 컬러 사진과 영정통 거리 사진도 볼 수 있다. 전주 화가들이 전북 밖에서 전시하는 전주문화재단의 2018 도시갤러리, 전주 선정 작가들도 작품 보따리를 풀었다. 10월 4일까지 경기도 하남에 있는 공간 이다에서는 탁소연, 김동영, 김연, 박진영, 이진, 서완호, 김도영 등 7명이 14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 전시·공연
  • 김보현
  • 2018.09.16 19:18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청년작가전’, 20일까지 문민 조각가 초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지역 청년 미술가를 지원하는 2018 청년작가 공간기획전. 두 번째 주인공은 문민 조각가다. 작가는 철, 알루미늄, 구리 등 금속재료들을 사용해 다양한 기법으로 작품을 보여준다. 현대인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사각형의 프레임으로 단순화해 표현한다. 문민의 작품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팔이 없는 특징을 지닌다. 조각물의 다리의 모양이나 움직이는 모습으로 내면을 유추 할 수 있도록 한다. 지난 2014년 전주 우진문화공간에서 첫 개인전을 한 후 나를 비롯한 그대들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바쁜 일상 속 현대인의 삶을 표현했고, 2017년에는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했다. 이번 소리전당 개인전에서는 최근 그의 스위스 바젤 개인전에서 공개했던 작품과 미공개 작품들을 선보인다. 거리에서 본 현대인들이 어떤 목적으로 움직이는지 등을 관찰해 표현했다. 문민 작가는 거리에선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내가 본 사람들은 많은 궁금증을 유발시킨다며 어떤 일로 거리를 서성이고 있는지, 내 시선으로 보이는 움직임을 통해 사람들의 내면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20일까지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문의 063-270-8000.

  • 전시·공연
  • 김보현
  • 2018.09.16 19:18

‘사회에 묻혔던 중년 여성성을 꺼내다’…박지예 개인전

옆집 여인은 이웃에서 사는 내 또래의 중년 여성들이며 또한 나 자신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아내이며 엄마이고, 직장 동료들이기도 하죠. 그림을 통해 평범하기 짝이 없는 중년 여성들의 일상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저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언젠가는 중년이 될 여성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박지예 한국화가가 20일까지 전주 누벨백미술관(관장 최영희)에서 신작 개인전 옆집 여인을 연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직장여성인 박 화가는 되풀이되는 삶에서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듯했다고 말했다. 일상에 치여 살면 누구나 저절로 생각나는 질문, 나는 누구인가?. 내면에서 울려 퍼지는 물음에 박 화가는 그림으로 답했다. 엄마, 아내, 아줌마라는 수식어에 묻혔던 중년 여성의 열정과 사랑, 사회에 대한 애정을 끄집어내 작품화했다. 족자 안에 담긴 여성은 특별한 배경이나 상황에 놓여 있지 않다. 일상 속 자연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몸의 굴곡과 머릿결 등 여성적인 선들을 살리면서도 화사한 색감을 더해 신비롭게 그렸다. 이번 신작에서는 인물의 내적인 감정과 표정을 얻어내려는데 집중했다. 재료가 주는 우연적인 효과로 순간적인 감정과 몽환적인 모습들을 극대화했다. 번짐이 좋은 화선지에 유연한 붓질로 중년 여성의 우아함, 여성적인 감성을 보여줬다. 박 작가는 나와 같은 여성의 일상을 관찰하며 그들의 삶에서 뜻밖의 새로움과 낯섦을 발견하려 노력했다며 이는 곧 나 자신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전북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전북도미술대전 초대작가다. 현재 원묵회, 전북회화회, 인물작가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전시·공연
  • 김보현
  • 2018.09.12 19:25

동리 신재효 탄생 206주년 기념 ‘대한민국 판소리 한마당’

동리 신재효(1812~1884) 선생은 조선 후기 판소리 이론가이자 후원자다. 조선 최초의 판소리 학당인 동리정사를 지어 판소리 연창자들을 후원교육하고, 판소리 사설 여섯 작품을 개작해 후세에 전했다. 최초의 여류 명창 진채선(1874~미상), 국창 만정 김소희(1917~1995) 등을 제자로 길러내기도 했다. 판소리 연구와 창작, 후학 양성에 평생을 바친 셈이다. 이처럼 대한민국 판소리 발전에 큰 업적을 남긴 동리 신재효 선생을 기리고 세계무형문화유산인 판소리를 재조명하는 동리 신재효 탄생 206주년 기념 대한민국 판소리 한마당이 14일부터 16일까지 고창읍성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 축제에서는 전통 판소리와 창작 판소리, 단막 창극뿐만 아니라 고창 판소리 유적지 탐방 등을 통해 관객들이 좀 더 가깝게 판소리를 체험하도록 했다. 살아 있는 판소리란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했던 신재효 선생의 정신을 좇기 위해서다. 첫째 날인 14일 고창읍성 앞 야외특설무대에서 열리는 개막제는 김영임왕기철 명창을 비롯해 한국의집 예술단, 전통예악원 누리춤터 등이 화려하게 장식한다. 둘째 날인 15일 야외특설무대에서는 김정숙김정태정수인 등 고창 국악인들이 만들어가는 판소리 한마당, 초청 공연인 국립민속국악원의 판소리 단막 창극, 기획 공연인 전통예악원 누리춤터의 무대가 펼쳐진다. 전통예악원 누리춤터는 단원 김홍도에서 혜원 신윤복까지 풍속화첩을 춤과 소리로 엮는다. 같은 날 고창 동리국악당에서는 판소리 연창전이 열린다. 만정 김소희 선생의 소리 인생을 소리와 춤으로 풀어내고, 만정제 흥보가를 연창해 만정소리의 참모습을 나타낼 예정이다. 셋째 날인 16일 야외특설무대에서는 안중근유관순 열사가, 동학농민혁명가 등 창작 판소리를 중심으로 역사의 아픔을 읽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고창 동리국악당에서는 KBS 국악관현악단의 초청 공연이 꾸려진다. 야외특설무대에서 열리는 폐막제는 왕기석이난초장문희 명창과 김무길원장현이태백 명인, 동리문화예술단 등이 출연해 신명 난 판소리 한마당을 선사한다. 15~16일 고창군 판소리 유적지 탐방은 신재효 고택에서 출발해 판소리박물관, 황윤석 생가, 김소희 생가, 진채선 생가 터를 둘러보는 일정이다. 동리문화사업회 이만우 이사장은 올해도 많은 명인명창들이 참여해 신재효 선생의 유업을 온전히 계승할 것이라며 고창이 전통 판소리를 계승보존해 판소리의 성지로 위상을 높이고, 국악 공연문화가 활성화돼 판소리가 고창의 대표 관광문화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민주, 김성규 기자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18.09.12 19:25

전주 갤러리 파인 개관 기념전, 박병문의 ‘검은 땅 막장 탄부들’

전주에 새로 문을 연 갤러리 파인(Fine)이 개관 기념전으로 박병문의 사진전 검은 땅 막장 탄부들을 열고 있다. 다음 달 31일까지. 태백 출신 박병문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는 광부였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더듬으면서 막장과 탄광촌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검은 얼굴과 검은 빗물로 질퍽한 골목길, 판잣집이 즐비했던 마을 등 개인의 역사이자 국가의 역사인 탄광촌을 수십 년에 걸쳐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4년 1부 아버지는 광부였다를 시작으로 2부 검은 땅 우금에 서다, 3부 아버지의 그늘, 4부 선탄부- 여자 광부 등 탄광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이 다섯 번째 전시다. 이번 전시에서는 막장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촬영한 사진 30여 점을 공개한다. 막장의 검은 석탄만큼 탄부들의 가슴을 조이는 현실을 카메라에 담았다. 작가는 아버지가 된 후 고향 태백으로 귀향하면서 탄광촌을 고향으로 둔 나로서는 잠재된 유년의 기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며 두꺼운 분진도, 깊은 땅속도 그들에게 인생의 마지막 막장이 아니라 희망의 막장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작가는 제24회 강원도 사진대전 대상, 제1회 최민식 사진상 대상, 제6회 온빛상 등을 수상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18.09.11 19:27

가을과 닮았네…15일 마당 ‘뜨락 음악회’

가을 날씨와 분위기를 닮은 뜨락 음악회가 찾아왔다. 사회적기업 마당의 가을날의 뜨락 음악회가 15일 오후 7시 30분 국립전주박물관 뜨락에서 열린다. 1997년 국악과 실내악 페스티벌로 시작한 뜨락 음악회는 생활 속 공연문화를 모토로 국악과 클래식, 판소리와 인디밴드 등 다양한 장르를 결합해 공연해왔다.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음악회는 정통 클래식과 퓨전 국악, 아카펠라 그룹, 싱어송라이터 등 다양한 연주가 펼쳐진다. 국악 앙상블 국악&홀릭과 싱어송라이터 루빈(Ruvin), 현악 3중주 트리오 코뮤니타스(Trio Communtas), 아카펠라 그룹 제니스(Zenith)가 출연한다. 지역 출신 음악가로 구성된 국악&홀릭은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창작과 변주 과정을 거쳐 만들어낸 퓨전 국악을 연주한다. 루빈은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로 2010년 솔로 활동을 시작해 아이리시 밴드 바드의 멤버로도 활동했다. 감성적인 보컬과 시적인 표현이 돋보이는 노랫말로 깊이 있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트리오 코뮤니타스는 두 대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로 구성된 현악 3중주로 서울 코뮤니타스 앙상블의 작은 모둠이다. 혼성 5인조 아카펠라 그룹 제니스는 2008년에 결성해 2012년 자이언트 트리로 공식 데뷔했다. 2014 대만 국제 아카펠라대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팝 부문)해 국제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18.09.09 19:03

그 곳, 그 자리에서 관객을 맞는 전북의 국악 공연들

각 국악원을 대표하는 국악 상설공연들이 일제히 하반기 일정에 돌입한다. 전북도립국악원의 상설공연 목요국악예술무대는 6일 관현악단을 시작으로 910월 매주 목요일 총 여섯 차례 공연한다. 도립국악원 예술단(관현악단무용단창극단)이 기존 작품을 재해석해 올리는 데 창극단은 남자 명창 5인의 판소리 눈대목과 여성 단원들의 남도민요 공연을 새롭게 마련한다. 관현악단은 국악 중주를, 무용단은 전통창작 무용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반기 첫 목요국악예술무대인 관현악단의 바람은 길을 묻지 않는다는 다양한 편성으로 국악 중주의 참 멋을 담아낸다. 대금의 맑고 청아한 소리가 돋보이는 관현악곡 대바람 소리를 비롯해 경상도 메나리 가락의 주선율을 이용한 곡 메나리, 경상도 민요 밀양아리랑을 편곡해 만든 25현 가야금 협주곡 아랑의 꿈 등 총 일곱 작품으로 구성했다. 국립민속국악원의 상설공연 토요국악초대석은 9~11월 매주 토요일 국립민속국악원 예음헌에서 열린다. 첫째 주는 36개월 이상 유아를 위한 이야기보따리로 꾸려진다. 국악 그룹 동화의 창작동요 뮤지컬 어린 왕자의 지구 보고서를 비롯해 국립민속국악원 단원들이 제작에 참여한 국악 체험극 가야금 타는 티라노와 호랑이 생일잔치 등이 어린이들을 맞이한다. 둘째 주 풍류 마루는 전통 민속 음악과 무용을 감상하는 무대다. 정자경은 춘향가수궁가심청가의 눈대목을 가야금병창으로 들려주고, 김보라는 월북한 가야금 명인 안기옥의 가야금산조를 연주한다. 셋째 주 국악 타파에서는 전통음악 그룹 대마니요의 남(男)의 노래, 박소연의 거문고 병창 놀이가 이어진다. 전통 판소리를 선사하는 넷째 주 판소리 마당에서는 고준석의 적벽가, 현미의 춘향가, 채수정의 적벽가 등을 감상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18.09.05 19:42

45년 만에 고향 전주서 공연 갖는 파사무용단 황미숙 예술감독

그녀는 교사들이 탐내는 학생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는 체육 교사의 권유로 육상을 했다. 중학교 때 역시 그녀의 타고난 기질을 알아본 체육 교사와 무용 교사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어머니의 제안으로 무용 특별활동부를 택한 그녀는 45년째 현대무용가로 살고 있다. 한국적 현대무용으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파사무용단 황미숙 예술감독의 얘기다. 황 예술감독이 춤 인생 45년 만에 고향인 전주에서 처음으로 공연을 한다. 이번 공연은 그녀에게 작품 내적외적으로 특별하다. 내적으로 현대무용극 버려야 할 것들은 그녀가 5년 전 불교에 입문하고 창작한 첫 작품이라는 것. 2015년 초연한 버려야 할 것들은 불교의 삼독(탐욕진에우치)을 다룬다. 삼독은 사람의 착한 마음을 해치는 욕심, 성냄, 어리석음 등 세 가지 번뇌를 독에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 그녀는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이 세 가지 번뇌로 보고 이에 대한 깨달음과 성찰, 해법을 몸의 언어로 풀어낸다. 라이브 연주에 맞춰 현대무용가 8명이 삼독의 양상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객관화해 표현한다. 작품의 주제를 요약한 에필로그는 황 예술감독의 몫이다. 황미숙 예술감독. 황 예술감독은 삼독은 불자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가진 것으로 이를 스스로 알아차리고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며 내 삶을 되돌아봤을 때 나 역시 삼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머리가 아닌 몸으로 공부하기 위해 버려야 할 것들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외적으로 이번 공연은 93세인 고령의 어머니를 위한 자리이기도 하다. 황 예술감독은 지금이 아니면 언제 어머니에게 작품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심했다며 현대무용가의 길을 걷게 해준 어머니에게 효도하고 싶은 딸의 마음이라고 했다. 이어 그리운 사람들에게 지난날 삶의 궤적을 보여주는 자리인 만큼 하나 된 마음으로 정성껏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황 예술감독은 전주 중앙여중에서 무용을 시작해 전주여고를 거쳐 이화여대, 이화여대 대학원, 경희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9년 황미숙현대무용단을 창단한 뒤 2002년 파사무용단으로 개명해 프로 현대무용 단체의 면모를 갖췄다. 2005년 서울무용제 대상, 2006년 올해의 예술가상과 안무가상, 2008년 이사도라 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한편 파사무용단은 현대무용극 버려야 할 것들을 오는 9일 오후 3시와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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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민주
  • 2018.09.04 19:32

국립전주박물관, 9월 30일까지 조선 선비문화 사진전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천진기)이 조선 선비문화 특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사진전 무성서원에서 선비정신을 묻다가 3일 개막했다. 조선을 대표하는 교육기관이자 선비문화의 산실인 서원(書院). 최치원을 기리는 정읍 칠보면의 무성서원은 선비의 멋과 풍류, 그리고 실천하는 삶의 모습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최초의 자치 규범인 향약(鄕約)이 이곳에서 퍼져 나갔으며, 아름다운 봄을 찬미하는 상춘곡(賞春曲)의 곡조 또한 이 땅에서 시작됐다. 그뿐만이 아니라 일제에 항거한 선비들의 의병 활동 역시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사진작가인 이흥재 무성서원 부원장이 촬영한 무성서원 사진 10여 점이 전시된다. 처음부터 자료유물을 가져와 전시하면 관객이 어렵게만 느끼고 자칫 흥미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무성서원만의 특징을 담은 사진전을 기획했다. 작품은 모두 전주 한지에 인화했다. 3일 개막행사에서 이흥재 무성서원 부원장은 휘몰아치는 눈발에도 흐트러짐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무성서원에서 춥고 어려워도 반듯한 선비 정신을 느낄 수 있고, 단풍나무 한두 그루가 수줍게 담장을 가리고 있는 사진은 불교문화보다 소박하고 검소했던 유교정신이 연상된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선비체험을 하는 아이들도 촬영했다. 이 부원장은 내년 한국서원이 유네스코 등재를 앞두고 있지만 도민의 관심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전시를 통해 도민과 미래 세대가 무성서원을 아끼고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장은 올해부터 국립지방박물관 특성화를 위해 조선 선비문화 사업을 실시한다며 전국 어디서든 선비문화를 알고 싶다면 전주로 오면 된다는 취지인데, 앞으로 도내 시군 및 문화기관과 교류해 사업을 확장발전시켜 가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30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 내 시민갤러리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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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보현
  • 2018.09.03 19:55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