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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예연구회(회장 권영수)가 24일부터 28일까지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2017 한국서예초대작가전을 연다. 개막식은 24일 오후 4시.회원들의 교류와 화합을 다지고 창작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마련된 전시회다. 송암 강길주, 어은 강모천 등 한국서예연구회 초대작가의 출품작 125점을 선보인다.권영수 한국서예연구회장은 훌륭한 서예가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깊은 수련을 통해 점차 서예가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라며 초대전이 서예에 정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30일 청년단체 나을자만의 첫 무료 정기공연 으샤쇼를 취재했다. 당시 매달 한 번씩 무료 공연을 열겠다는 포부가 반신반의했던 게 사실이다. 개성 강한 여러 명이 모여 꾸준히 기획을 하는 것이 쉽지 않고 물리적인 한계도 올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청년들은 관객보다 멤버가 많고 때론 마을 할머니가 물벼락 세례를 줬어도 약속을 지켜왔다. 지난 20일 으샤쇼 1주년을 앞둔 청년단체 나을자만을 전북대 인근에서 만났다.나을자만 창단멤버인 고경보(무용아크로 요가밴드) 씨는 처음엔 너무 성격도 다른 사람들이 모이고 즉흥적으로 계획을 세우다보니 오래 갈 것이라곤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처음엔 각자 공연만 하고 갔었는데 어느 시점부터 같은 꿈을 꾸는 가족이 됐어요. 경험이 쌓이고 마음도 맞게 되니까 역할 분담, 기획, 준비에 있어서 체계가 갖춰졌죠. 애정이 생기니 궂은일도 찾아서 하게 되고, 아이디어 회의도 더 활발해졌고요.나을자만 공연팀은 맏형격인 고경보 씨를 비롯해 밴드 오몽실, 동그란 불랑이 속해있다.20대 초반으로 구성된 밴드 오몽실은 매 공연마다 감성적인 음악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남고생 밴드인 동그란은 중학교 졸업 후 잠정 휴식을 갖다가 으샤쇼에 합류하면서 다시 악기를 잡았다.이들은 으샤쇼는 우리만의 무대가 아니니 공연하고 싶은 사람도, 공연 보고 싶은 사람도 언제든지 오라고 강조했다. 으샤쇼를 매달 하는 이유도 우리끼리 놀고 싶어서가 아니라 음악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같이 즐기고 싶기 때문이에요.공연을 하며 힘들었던 점을 물어보려다 질문을 바꿨다. 지나온 발자취보다는 나아갈 길이 훨씬 많아 보여서다. 단체를 이끌고 있는 이정길 단장은 전주 시민과 자만벽화마을 주민이 더 많이 참여하고 공감해주길 당부했다.전주 한옥마을 인근에서 공연을 하다 보니 주요 관객은 관광객이다. 이 단장은 관객 중 나을자만 SNS를 통해 전주에 다시 오는데 으샤쇼를 볼 수 있냐고 묻는 경우가 많다면서 시민들에게도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나을자만의 으샤쇼 1주년 기념 콘서트는 21일 오후 8시 전주 창작지원센터에서 열린다. 밴드 블랑, 동그란, 크로우, 투른이 무대에 오르고, 멤버들이 직접 준비한 선물 증정식도 열린다.고경보 씨는 그동안의 공연이 들판에 핀 꽃이라면 이번 1주년 무대는 예쁘게 포장한 꽃다발이라며 이번엔 제대로 된 공연장에서 놀아볼테니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패션(Fashion)은 패션(Passion)이다. 즉 열정이다.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보그 라이크 어 페인팅(VOGUE like a painting) 사진과 명화 이야기전이 지난 6월 24일부터 10월 7일까지 열리고 있다. 125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패션잡지 보그가 엄선한 1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명품드레스 및 오브제, 환상적인 영상까지 제공한다.보그를 루브르 박물관으로 만들어 봅시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보그전은 미술사에 있어 시대를 상징하는 명화에서 받은 영감을 매력적인 사진으로 옮겨놓았다. 특히 바로크시대의 카라바조에서 시작해 마티스, 잭슨 폴락 등 현대작가까지 명화의 고전에서 받은 영감을 사진작가들이 보그와 콜라보레이션을 하여 명화를 재탄생시킨 전시회다. 이번 전시는 세월을 거치면서도 살아남은 명화처럼 패션사진의 고전으로 남을 것이다.존 에버렛 밀레이가 그린 풍경화 오필리아를 사진작가 머트 알라스와 마커스 피고트가 해석한 사진이 한눈에 들어왔다. 밀레이의 명화에는 은은한 갈색의 드레스를 입은 햄릿의 비극의 주인공 오필리아가 꽃을 들고 수초가 무성한 연못에 얼이 빠진 채 가로로 떠있다. 반면 사진에는 흰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초록의 비현실적으로 커다란 잎사귀들 사이에 세로로 연못 바위에 어깨를 뉘이고 있다. 마치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잡고 주체적으로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21세기 오필리아는 운명에 끌려가지 않고 선택하는 현대적 여성인가.마티스의 추상화 다발에서 영감을 받은 사진작가 세실 비튼의 작품은 마티스처럼 색종이를 오려 장식한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촬영했다. 한 팔을 머리위로 올리고 다른 한 팔은 하얀 밀짚모자를 잡고 있는 젊고 아름다운 여인이 멀리 내려다보는 사진이다. 여인의 도도한 표정이 맘에 들고, 솟아오르는 생명력으로 충만한 원화를 재구성한 구도도 돋보인다.최근 화제에 오른 봉준호 감독 영화 옥자에 출연한 틸다 스윈튼이 나온 작품도 눈에 띄었다. 독특한 마스크의 소유자 틸다 스윈튼이 한옥의 대문에 기대어 흰색의 블라우스와 검정색 바지투피스를 입고 눈을 살짝 내려감은 사진도 모델만큼이나 독특했다.명화, 사진, 패션, 사물, 인간, 자연. 무엇을 보든 열정을 가지고 넓고 깊게 보는 안목을 키워야 본질과 아름다움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19일 전북대 박물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2017 순회전 개막식.전시를 찬찬히 살펴보고 있던 한 여성에게 감상 소감을 물어보자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대학생 임이랑(전북대 국문과) 씨는 할머니들에 관해 섣불리 말을 꺼내 생채기를 더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전시장을 꼼꼼히 돌아본 후에야 할머니들의 아픔과 전쟁의 참상, 직시해야 할 진실을 예술을 통해 너무 어둡거나 어렵지 않게 표현한 것 같다며 역사적 진실과 전쟁의 참상을 직접 겪지 못한 젊은 친구들은 더욱 봐야할 전시라고 설명했다.여성가족부가 주최하고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국립여성사전시관)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주관한 특별기획전 하나의 진실, 평화를 향한 약속이 19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전북대 박물관에서 열린다.서울대전대구를 돌며 열리는 순회 전시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과 희생을 기억하고 인류 보편적 가치로서 여성 인권의 중요성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총 3부로 구성된 전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강제 동원부터 위안소 생활, 국내 귀향, 이후 세계적 인권 문제로 대두되기까지 과정을 주요 역사 자료와 작가들의 예술언어로 재현된 작품으로 풀어낸다. 참여 미술가는 강애란, 김시하, 도미야마 다에코, 백정화, 송희준, 얀배닝, 윤아린, 이창진, 프랭크 반오쉬, 훙리우 등 국내외 10명이다.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네덜란드 작가 얀배닝이 피해자들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분위기를 압도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1945년 전쟁이 끝나고도 50년이 지난 후. 수십 년 간 주름과 눈동자에 켜켜이 쌓인 아픔이 고스란히 드러난다.전 세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주요 뉴스 및 영상을 모은 미디어콜라주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동원 관련 각종 사료 및 피해자들의 실제 증언내용, 위안소 재현물 등이 전시되고, 제국주의와 전쟁의 비극을 고찰하는 미술가들의 회화, 콜라주, 설치작품도 만날 수 있다. 또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위해 투쟁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활동상과 UN 결의문, 유네스코 관련 자료 등 전 세계의 움직임도 함께 전한다.전시를 본 박명자(61) 씨는 피해자들이 진정한 사과와 진상규명을 받아도 부족한데 정치적으로 희생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많은 분들이 전시를 보고 기억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성철 사진작가의 작품은 현대 기술로 사진과 그림을 결합해 새로운 미술작품을 만들어낸 것이 특징이다.풍경 사진들을 보면 오늘 찍은 사진, 30년 전에 찍은 것이 다를 게 없어 보여요. 누구나 찍을 수 있는 똑같은 풍경 말고 나만의 이야기를 넣고 싶었어요.그가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풍경을 만들기 위해 선택한 것은 색의 재해석과 합성이다. 풍경 사진 속 색을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주제에 맞게 컴퓨터용 사진 편집 프로그램으로 바꾼다. 짙은 녹색의 물결은 삶의 풍파를 겪은 원숙한 세월을 표현하고자 바랜듯하게 보정한다. 또 풍경 사진 속에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을 사진으로 찍어 합성한다. 새, 사람, 물고기 등 자아를 투영한 상징물이다.그는 내 작품은 붓으로 그리고, 사진을 찍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거쳐 완성된 포토페인팅(Photopainting)이다면서 원하는 대로 표현하기엔 그림 실력이 따라주지 않는 사람들도 할 수 있는 또 다른 예술 방식인 것 같다고 말했다.허 작가의 작품은 1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전주 우진문화공간에서 열리는 제7회 개인전 색을 해석하다에서 볼 수 있다. 이번 전시 작품은 특별히 100% 국산 닥나무로 만든 전주한지에 인쇄해 한지의 질감과 색감을 함께 보여준다.
전북도의 공연사업 예산 중 재활용할 수 있는 의상 구입비가 매년 높은 비중을 차지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왔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을 비롯해 14개 시군 공연기관 및 단체가 통합적으로 의상을 관리할 수 있는 의상실이 마련돼야 한다는 조언이다.전북도의회 문화건설안전위원회(위원장 한완수)는 18일 제345회 임시회 제4차 회의에서 전북문화관광재단, 전북 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등의 업무보고를 청취했다.장학수 의원(정읍)은 전북문화관광재단에서 주관하는 상설공연들(새만금전북관광 브랜드한옥자원활용)의 한 해 의상비를 합치면 약 2억 원이라면서 매년 사업마다 의상 구입을 하는데 3년이면 6억 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이어 실제 공연 현장을 가보니 의상 보관, 관리가 안 돼 있었고, 출연진이 집으로 가져가는 경우도 빈번하다면서 전북도 공연 의상을 한 곳에서 관리하면 재사용하고 서로 교환하면서 효과적으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인태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미술작품을 보관하고 필요한 곳에 대여해주는 미술은행처럼 시군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의상을 서로 빌려 쓰고 반납할 수 있는 체계나 수장고 구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세 나라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이 전주에 모인다.국립무형유산원은 다음 달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중국, 몽골, 일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전승자 초청 공연을 선보인다.다음 달 4일 오후 7시에는 중국 전통음악이 관객을 기다린다. 구친(古琴)과 그 음악을 주제로 3000년 넘게 연주된 중국의 대표 현악기인 구친을 예인의 뛰어난 연주로 들려줄 예정이다. 느리고 우아한 곡조를 동샤오(퉁소, 대나무로 만든 피리)와 비파(세워서 연주하는 목이 구부러진 현악기), 관악기, 현악기, 타악기 등으로 연주하는 난인(南音)이 뒤를 잇는다. 난인은 중국 푸젠성 민난 지역 사람들과 해외로 떠난 민난 사람들의 문화를 담은 음악 예술이다.중국 쑤저우 쿤산 시에서 발달한 악극으로, 현존하는 중국 전통 악극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쿤취(崑曲)가 중국 공연을 마무리한다. 이번 무대에서는 쿤취의 대표작 모란정을 보여준다. 극 중 주연을 맡은 이공률과 장지홍은 쿤취 국가 1급 배우로 중국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는 배우다.다음 달 5일 오후 2시에는 몽골 공연이 펼쳐진다. 한 사람이 두 가지 이상의 음을 내어 다양한 화음을 만드는 몽골 가창예술 배음(overtone)을 선보이는 몽골족의 가창 예술-후미, 중국과 공동 등재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우르틴두-전통민요 장가를 마련했다.이어지는 모링 호르의 전통 음악은 머리에 말머리 조각이 장식된 현악기 모링 호르로 연주하는 곡이다. 초원에서 부는 바람 소리처럼 들린다고 해 초원의 첼로로 불린다. 몽골 민족무용의 원형으로 간주하는 비일게는 보통 게르(이동식 천막집) 안에서 반쯤 앉거나 책상다리를 한 채 공연하는 것이 특징이다. 몽골 국가지정 인민배우자 공훈 배우인 체 체렌더르쯔를 비롯해 몽골 무형유산의 대표 전승자들이 참여한다.또 다음 달 5일 오후 7시에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연행되는 공연예술 구미오도리-오키나와의 전통악극이 열린다. 오키나와 전통 음악과 춤을 바탕으로 노가쿠나 가부키 같은 일본 본토 전통 공연, 중국 전통극 요소까지 통합한 예술이다. 이번 공연은 한국 최초로 일본 국립극장 오키나와가 참가한다. 일본 인간 국보(한국 국가무형문화재 해당)인 니시에 키순이 출연해 구미오도리의 진수를 선사한다.중국과 일본 공연은 시작 2시간 전 각각 호서대 박은옥 교수, 숙명여대 이지선 교수가 관련 정보를 자세히 설명해준다. 몽골 공연은 시작 1시간 전 영남대 박소현 교수가 초청 종목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려준다.전 좌석 무료다. 오는 24일 오전 9시부터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에서 사전 예약할 수 있다. 10명 이상 단체 관람은 전화(063-280-1500)로 문의.
전주 남부시장 글로벌 명품시장육성사업단이 다음 달 5일까지 전주 남부시장 4동 내 갤러리 남부에서 전시 미스터리 상회 눈물의 폐업설명회를 진행한다. 이는 전지적 작가 시점, 안녕 디자인하십니까?, 어린이시장 탐구 생활에 이은 갤러리 남부 네 번째 전시다.이번 전시 주인공은 남부시장 2층 청년몰에서 미스터리 상회를 운영한 임유란, 황수연 작가. 이들은 그동안 운영하던 미스터리 상회를 폐업하면서 고별 전시를 열게 됐다. 청년몰 초기부터 현재까지 남부시장에서 다양한 작업을 시도했던 그녀들의 유쾌발랄한 폐업 설명회를 통해 청년 장사꾼의 희로애락을 이야기한다.전주 남부시장 글로벌 명품시장육성사업단 신지양 단장은 매회 새로운 콘셉트로 다양한 전시를 보여줄 예정이라며 특히 미스터리 상회 눈물의 폐업 설명회는 기존 전시와는 차별된 전시라 자부한다고 밝혔다.
과거 문화예술인이 살던 조용한 동네에서 지금은 세계적인 문화 관광지가 된 전주 한옥마을. 관광객을 대상으로 카페, 거리 음식, 오락실, 한복 대여점 등 상업 공간이 우후죽순 들어섰지만 꿋꿋이 전주의 문화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민간 문화시설이 있다.개관 10주년을 맞은 교동아트미술관(관장 김완순)이 발자취를 돌아보는 기획초대전 2017 젊은 미술전- 교동이 청년작가에게 다시 묻다를 연다.교동아트미술관은 지난 2011년부터 지역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매년 유망한 전북지역 청년 작가를 선정하고 젊은 미술전! 이 작가를 주목하라 전시를 열고 있다.이번 기획초대전에는 역대 선정 작가인 이보영이호철(2011), 황유진(2012), 서완호(2013), 김성수(2014), 정소라(2015), 이주원(2016)이 참여해 대표작과 근작들을 선보인다. 제작 과정을 면면히 살펴볼 수 있는 자료도 전시한다. 10년간의 활동을 청년 작가를 통해 풀어내는 것이다.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사회변화 속 현대인과 자신에 대한 관찰이 두드러진다.이보영 작가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소외돼 가는 인간을 주목한다. 작품은 밝고 경쾌해 보이지만 소외현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심리 변화와 스트레스로 인한 감정표출 등을 표현한 것이다.이호철의 작품 진화인간에는 현대사회는 사회적 약자가 더 많고 희망을 이야기하기에 더욱 어려워지고 있지만 그래서 더욱 역설적으로 말하는 희망이 담겨 있다.서완호 작가는 무의식 속에 있는 불안과 공포, 그것을 투영하는 도시의 풍경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록하고 수집한다.김성수 작가는 어린 시절 갖고 놀던 장난감으로 허구의 세계를 만들어 경쟁적이고 고통스러운 현대사회를 담아냈다. 치열함을 묘사하는 것에서 나아가 이들을 보듬는 조화로운 세계관까지 담고자 한다.이주원 작가는 이동수단의 발달에 걷는 것의 필요성을 잃어 무감각하게 변한 다리의 모습을, 무감각하게 살아가는 자신을 투영해 그린다.황유진의 그림자의 숲은 상처를 지닌 이에게 위로를 건네려는 작가의 내적 그림자가 표현된 조형언어다. 관람자에게 평안이 들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주관적인 위로 시리즈다.블랙드로잉 연작의 정소라는 잔혹한 교통사고를 씁쓸한 블랙 코미디로 표현한다. 원인 모를 빈곤과 난관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불편한 상황에 대처하는 자세를 묻는다.김완순 관장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그간 선정됐던 청년 작가들을 모아 지역을 대표하는 작가로서 인정받고 질적으로 평가받는 기회를 마련했다면서 한 단계 도약하는 미술인들을 꾸준히 선보이겠다고 말했다.전시는 23일까지 전주 교동아트스튜디오(교동아트미술관 옆)에서 이어진다.
왕실 문화의 꽃, 궁중 정재의 향연이 펼쳐진다.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이 왕의 순행(巡幸)을 들고 15일 오후 3시 군산예술의전당과 18일 오후 7시 30분 고창문화의전당을 찾는다.지난해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은 개원 30주년을 맞이해 기획 공연으로 왕의 순행을 제작했다. 조선 시대 임금의 순행을 맞아 펼쳐지는 연향(조선 시대 궁중 잔치의 총칭)을 통해 왕실 문화의 품격과 아름다움의 진수를 선사한다. 연향의 꽃인 궁중정재가 중심이다.전북지역 고유 작품인 금척무를 비롯해 처용무, 궁중 검무, 포구락, 태평무를 선보인다. 금척무는 조선 태조의 건국 이념에 부합하게 창제한 당악 정재 양식의 춤이다. 처용무는 무용수 다섯 명이 처용 가면과 오색의상을 착용하고 추는 의식 무용, 포구락은 나무 공을 포구틀 구멍으로 넣는 놀이 형식의 무용이다.궁중무용 연출은 박희태 우석대 실용무용지도학과 교수, 안무 구성지도는 김수현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장이 맡았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수정보완해 작품 완성도를 높였다.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주말, 뮤직씨어터 슈바빙(단장 이은희, 전북대 예술대학 음악과 교수)의 오페라 <나비부인>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올려졌다.주지하는 바와 같이 오페라 <나비부인>은 비극이다. 각국을 떠도는 미 해군 핑커톤에게 여인은 그저 욕망의 대상일 뿐이다. 그가 여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꼬드기는 달콤한 언어는 단지 사랑의 레시피이고 유희일 뿐이다.그러나 핑커톤의 먹이를 공략하는 공허한 언어는 화인(火印)이 되어 초초상의 가슴에 사랑으로 각인된다. 끝내 농락당한 사랑의 배신에 초초상은 죽음으로 저항한다. 잔인한 사랑의 법칙이다. 진한 여운은 극장 문을 나서는 사람들에게 저마다 썸 타는 시대의 경거망동한 사랑에 대해 참구의 기회가 되지 않았을는지.본조 역 이대혁은 짧은 순간에도 강렬하고 단호한 가창력으로 청중을 압도하여 인상적이었고, 고로 역 김진우와 스즈키 역 권소현도 역에 부합하는 몸짓과 안정된 톤으로 가상의 세계에 몰입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사플레스 역 김동식은 언제나 그렇듯 그 격조 있고 유려한 톤이 외교관 역에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핑커톤 역 김재명은 여린듯하면서도 잘 정제된 고음이 듣는 사람을 시원하게 하였고, 초초상 역 이은희는 젊은이들의 달뜬 열정과 과장이 아닌 원숙하고 노련한 연기와 내밀한 가창을 보여주었다. 지휘자 최재영은 노련한 조련사로 오케스트라를 통제했고 오케스트라 역시 이에 부응하여 호연을 들려주었다.무대는 조촐하였고 미장센은 빈 곳이 많아 이를 영상과 무용으로 보완하려 한 시도와 노력이 역력해 보였다.본래 오페라라는 것이 콘서트와는 달라 무대설치와 복잡한 리허설 과정 등 무대 마련만도 며칠씩 소요되는 특성이 있고 이에 따른 비용도 비교할 수 없이 늘어난다.늘 하는 말이지만 될성부른 단체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절실한 이유다. 이번 무대공연작품 페스티벌과 같이 소액 다건으로 쪼개져 백화점의 쇼윈도처럼 모양내기에만 급급하다면 오페라와 같은 총체 예술은 설 자리가 갈수록 협소해질 수밖에 없다.총평하자면 예술적 감성과 열정을 가진 이 지역의 인재들을 모아 성숙한 지역 예술문화를 선도하겠다는 웅지를 가지고 공연계에 뛰어든 뮤직씨어터 슈바빙 십 년의 노력이 이제 시도로서가 아니라 청중을 작품 속에 흔연하게 끌어들이고 몰입하게 하는 수준까지 성장한 면모를 보여준 것이다.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소이이다.지성호 오페라 작곡가
전북문화관광재단이 올해 처음 시도한 무대공연작품 페스티벌이 각종 운영상의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페스티벌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전북지역 18개 예술단체가 짧은 기간, 한정된 장소에서 작품을 올리면서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혔다.무대공연작품 페스티벌이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연지홀명인홀에서 열렸다. 전북문화관광재단 2017 무대공연작품 제작 지원사업을 수행하는 국악음악무용연극 등 18개 예술단체가 무대공연작품을 통합발표하는 자리다. 이전에는 단체 개별적으로 기간과 장소를 정해 무대공연작품을 발표했다.예술단체의 자율성이 인정됐으나 지원금을 받은 뒤 소리 소문도 없이, 있는 듯 없는 듯 작품을 올리는 사례가 빈번했다. 실적을 채우기 위한 일회성 공연으로 변질된 측면도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시도한 것이 무대공연작품 페스티벌. 단체별 작품을 비교관람하도록 해 관객의 관심과 참여를 높인다는 의도였다. 취지 자체에 대해서는 예술단체나 관객이 필요성을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그러나 페스티벌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운영의 묘는 부족했다는 게 중론이다. 예술단체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부분은 짧은 기간과 한정된 장소다. 18개 예술단체가 10일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연지홀명인홀 3곳을 이용하면서 무대 설치와 리허설, 본공연, 무대 철거 등 일련의 과정이 무리하게 진행됐다. 명인홀은 9일, 모악당은 5일, 연지홀은 4일 동안 단체별 작품이 올려졌다. 통상 무대 설치와 리허설 기간이 2~3일 정도 걸리는 걸 고려한다면 빡빡한 일정이다. 이는 곧 작품의 완성도와도 연결된다. 이 과정에서 황금 시간대인 주말과 오후 시간, 비교적 객석이 적은 공연장을 차지하려는 예술단체 간 신경전도 벌어졌다는 후문이다.무대공연작품 페스티벌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웠지만, 예술단체에 따라 관람료가 유료와 무료로 나뉘고 공연 횟수도 달랐다. 특히 홍보와 마케팅에 대한 불만이 속출했다. 홍보와 마케팅을 개별 예술단체들이 맡으면서 인맥과 지역에 따른 관객 동원력이 객석 점유율을 결정짓는 등 관객 편차가 극명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무대공연작품 제작 지원사업의 나눠먹기식 소액 다건 지원도 입길에 올랐다. 지원금을 여러 예술단체에 배분하면서 예술단체별 지원 금액 규모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작품 완성도도 천차만별이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우수 작품 레퍼토리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예술단체 관계자는 무대공연작품 제작 지원사업을 페스티벌 형식으로 추진하려면 전북문화관광재단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의 홍보마케팅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가동해 예술단체가 작품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며 예술단체와의 충분한 의견 수렴 및 조율 과정을 통해 여유 있는 기간과 장소 배치를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마다 전시를 통해 한지 조형예술과 이를 접목한 다양한 시도를 선보이는 전주한지조형작가협회(회장 송수미)가 열네 번째 단체전을 연다. 전주 교동아트미술관(관장 김완순)의 초대로 16일까지 여는 전시회 오랜 기억, 조우(遭遇)- 만나다.올해 창단 15주년을 맞은 협회는 한지의 본고장인 전주에서 회원들의 독창적인 작업을 통해 한지의 물성을 연구하고 질감을 표현해왔다.송수미 전주한지조형작가협회장은 회원들은 15년간 우리 문화를 담아 현대화하는 작업에 집중해왔다면서 한지와 예술이 결합해 일상과 호흡하는 계기를 만들어왔고 이번 전시에서도 한지의 또 다른 변용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전시는 김윤덕, 김이재, 김현지, 문연희, 소빈, 송길은, 유경희, 유봉희, 한자순 씨 등 54명이 참여한다. 조형미술과 설치, 입체작업뿐만 아니라 공예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를 선보인다.김완순 교동아트미술관장은 지난 5월 세계 3대 박물관인 루브르 박물관에서 소장한 문화재를 복원하는데 전주 한지를 사용했다면서 한지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만큼 이번 전시를 통해 세계적인 한지 조형작가들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화환은 결혼식, 장례식, 동문회 등 경조사에 빼놓지 않고 등장하잖아요. 화환이 그 사람이 살아온 역사를 대변하는 상징물이라고 생각해요.전주 우진문화재단(이사장 김선희)의 2017 청년작가에 선정된 김원 미술가의 신작 개인전이 열린다. 19일까지 전주 우진문화공간에서 Encore전.대담하고 경쾌한 드로잉으로 현대판 풍속도를 그리는 김원 작가. 지난해 신작전에서 다양한 사회 모습을 담은 군상을 그렸다면, 올해는 삶에서 드러내고 싶지 않지만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들을 포착했다.이번 전시의 주목할 점은 작품에서 주인공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지난해에는 제 경험을 바탕으로 동시대인들의 천태만상을 그렸어요. 주인공이 없는 보편적인 인간들이었죠. 올해는 군상 속으로 파고들어 하나의 현상에 집중했어요.이번 전시에서는 인간 삶의 표상으로써 화환을 그린다. 화환 뒤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인간 모습도 함께 그린다.거대한 화환 뒤에서 상주로 보이는 한 남자가 돈을 세고 있다.(작품 Life the Counting)두 남자가 악수한다. 한 남자는 오른손을 주머니에 꽂은 채 한 손을 내민 반면, 반대편 남자는 90도로 인사를 하며 양손으로 붙잡는다.(작품 How to Manner)조의금이 얼마나 들어왔는지, 어떤 사람들이 왔는지 평가하는 일을 사람들은 감추고 싶어 하는데 저는 사람 살아가는 모습이지, 이게 나쁘다고 생각 안 해요.그는 일상에서 사람들의 표정과 습속을 수집한다. 삶이라는 거대한 퍼즐을 매년 한 조각씩 그려낼 예정이다. 작업 시리즈가 축적되면 현대 사회사의 아카이브가 될 것이다.
티 없이 맑고 순수해 보이는 어느 청년이 너무 슬퍼서 울고 싶은데 울지는 못하고 미소를 짓고 있다. 하지만 초롱초롱 빛나는 그의 눈망울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다.작곡가 이용주가 오페라 음악극 윤동주를 제작하면서 상상한 시인 윤동주(1917~1945)의 모습이다. 윤동주는 일제강점기 시인으로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짧은 생을 마감할 때까지 나라와 말을 잃어버린 조국이 처한 시대를 아파하고, 부끄러움과 죄스러움으로 살았던 청년이다. 이런 윤동주의 모습은 지금까지도 별이 되어 사람들의 가슴에 남아있다.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를 기리는 오페라 음악극이 탄생했다. 전주시립합창단전주시립교향악단전주시립극단이 오는 14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합동으로 올리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윤동주. 이번 작품은 그의 자작시(서시, 별 헤는 밤, 바람이 불어 등)에 현대 작곡가 이용주가 곡을 붙여 만들었다. 피아노 반주로 연주된 바 있지만, 음악적 표현력을 높이기 위해 오케스트라로 편곡하는 등 곡을 수정보완했다. 연극적인 요소도 보충해 완성도를 높였다.작품은 윤동주의 죽음을 알리는 서곡으로 시작해 아들의 죽음, 송몽규가 부르는 서시, 바람이 불어, 십자가, 윤동주의 절규, 별 헤는 밤(피아노 곡), 윤동주의 시를 읽고 등으로 전개한다.김철 전주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가 총감독과 지휘, 홍석찬 전주시립극단 상임연출이 연출을 맡았다. 윤동주 역은 테너 국윤종, 송몽규 역은 바리톤 오요환이 소화한다. 전 좌석 1만 원. 문의 063-281-2786.
제29회 한국화 동질성전이 7일부터 13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관에서 열린다. 개막식은 10일 오후 6시. 한국화 동질성전은 서울경인 지역을 제외한 전국의 뜻있는 한국화가들이 연령, 학연, 지연, 작품성향에 관계없이 모여 선보이는 전시다. 1991년 대전을 시작으로 매년 지역을 돌아가며 전시를 열고 있다.올해는 강릉,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제주, 청주, 전주 등 8개 지역에서 80여 명이 참여한다. 전주에서는 김은하, 남성희, 송계일, 우상기, 이강산, 이순구, 임희성, 김선강, 최락환, 한은주, 홍성녀 작가가 작품을 낸다. 동시대 한국화를 진단하고 미래의 한국화를 가늠해보는 자리다.
스물한 살 때 우연히 본 글씨에 매료돼 판화를 시작했어요. 각자장 집안이거나 어릴 때부터 스승을 모셨던 것은 아니지만 35년 간 숙명처럼 각수(刻手) 일을 해왔습니다. 무형문화재가 아닌 장인들도 인고의 세월을 거쳐 터득한 손의 힘이 있거든요. 대중들이 알아줬으면 좋겠어요.오는 9일까지 전주 교동아트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여는 최완수 각수는 손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손으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팔만대장경 완성 이후 전통목판의 맥은 끊겼다고 봐요. 또 기계가 목판에 글씨그림을 새기는 시대가 오니 각수들은 정말 설 자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손으로 하던 것들은 손에서 손으로 전해져야 제대로 된 전통문화의 계승발전입니다.이번 전시는 자신처럼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사명감을 갖고 전통을 계승하는 장인들에게 건네는 응원이자 위로다. 안중근, 김구 등 역사적인 인물을 명언과 함께 새긴 판화부터 세계 각국의 이국적인 풍경을 세필(細筆)로 그린 그림 등 20여 점을 전시한다.그는 주로 개인 작업을 하거나 박물관, 전시관 등에서 의뢰를 받아 불경 경판을 만든다. 수입이 마땅치 않은 것도 힘들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외로운 길이기에 더욱 힘들었다.장인은 손으로 깨달은 사람들이에요. 눈이 침침하고 기력이 쇠해도 농익은 손이 기억하거든요. 그 경지에 도달하기까지 평생을 하나에 몰두해온 분들은 무형문화재든 아니든 인정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쇠퇴해가는 기능 분야를 예전처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에요. 격려 한 번이면 그걸 동력 삼아 작업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Why not?(와이 낫?)최근 한 연예인이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발언해 유행어가 된 한마디. 어느 상황과 공간에서도 왜 안 되겠어?를 외치는 개방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는 시청자들에게 긍정 에너지를 안겼다. 이런 마음가짐을 현대미술에도 접목해본다면 좀 더 작품 세계에 대한 공감이 쉽지 않을까.전북도립미술관(관장 장석원)이 오는 7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여는 전시 의외로 심플한 현대미술전은 현대미술을 바라보는 데 있어 Why not?의 열린 자세를 추천한다.현대미술의 동력은 다양성에 있다. 미술가들은 각자의 방식과 조형언어로 세상을, 자신의 작품 세계를 표현한다. 이문수 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은 현대미술은 불확실하고 모호한 현시대의 요구를 표현하기 때문에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든 것으로 여긴다면서 관객이 편견이나 상식을 내려놓고 다양성을 수용하면 현대미술은 의외로 간단하고 공감하기 쉽다고 말했다.이번 전시에는 고유한 조형 세계를 갖고 있는 미술가 15명을 초대했다. 김재각, 노재림, 문민, 박성란, 박찬국, 배수영, 서완호, 서웅주, 유용상, 윤민섭, 임희성, 정지필, 차건우, 최원석, 최태훈. 현대미술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를 생각하게 만드는 다양한 장르와 형식을 가진 작가들이다.문민은 어느 철공장에서 20년간 일하던 가장의 망치를 활용했다. 땀과 눈물이 배어 있는 베이비붐 세대 아버지의 자화상이다. 노재림의 작품 속 동전은 부패와 경제 권력의 상징이고, 유리병은 투명성을 의미한다. 그는 돈보다 희망과 치유가 더 중요해지는 세상을 꿈꾼다.박찬국의 궤적 드로잉은 서로 충돌하면서 움직이는 원형적 형태를 통해 완벽하지 않은 사물의 우연성을 이야기한다.배수영은 버려진 폐기물로 조형 작품을 만들어 가치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시한다. 서완호는 비닐 안에 갇혀있는 사람들을 통해 고독과 소외, 서로가 서로에게 폐쇄적인 현시대의 모습을 표현했다.캔버스가 구겨져 보이는 착시현상을 일으킨 서웅주의 작품은 줄무늬 색과 배경색의 구분을 통해 심리적 판단과정에서의 선입견을 꼬집고 있다.유용상은 일회용 종이컵에 여성욕망을 연상시키는 립스틱 자국을 남긴다. 현대인의 일회적인 사랑과 순간적 욕망에 담겨있는 거짓된 영원성을 이율배반적으로 드러낸다.생활을 위해 부업으로 명품 브랜드 사진 촬영 등을 했던 정지필은 흔히 굴러다니는 500원짜리 동전을 사진기술과 지식을 동원해 아름답게 촬영, 생활전선과 예술 작업 사이의 괴리감을 풍자했다.개막식은 7일 오후 4시 전북도립미술관 본관에서 열린다.
슈베르트의 대표적인 연가곡 겨울 나그네를 클래식과 춤으로 만난다.글로리아스트링오케스트라와 Paks Dance가 오는 9일 오후 5시 전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협력공연 클래식과 춤으로 해석하는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를 선보인다. 올해 전라북도 소극장 지원사업에 선정된 공연으로 다양한 예술 장르를 결합하거나 확장한 다원 예술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다.1981년 창단된 글로리아스트링오케스트라는 매년 다수의 정기기획연주회를 통해 클래식의 저변 확대를 이끄는 단체다. Paks Dance는 형식이나 장르 구분 없이 인간의 생각과 감정을 춤으로 표현한다. 박정미박영진박준형 안무가 등 가족으로 구성됐다.이번 공연은 슈베르트가 1827년 그의 나이 30세 때 작곡한 연가곡 겨울 나그네의 전곡(총 24곡)을 풀어낸다. 연가곡은 여러 개의 독립적 악곡을 전체적인 내용에 따라 엮은 큰 가곡을 뜻한다.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비롯해 베토벤의 아득히 먼 애인에게, 슈만의 시인의 사랑 등이 대표적이다.슈베르트는 이 곡을 완성한 이듬해에 가난과 병 속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일까, 겨울 나그네는 음울하고 어두운 정조가 가득하다.전체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사랑에 실패한 청년이 추운 겨울 방랑의 길을 떠난다. 청년의 마음 속에는 까마귀, 숙소, 환상, 도깨비불, 백발과 같은 죽음에 대한 상념이 자리 잡는다. 늙은 악사에게 함께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하는 장면에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빈악파(베토벤모차르트하이든)가 빈 아파트에서 그들의 음악을 알린다는 발상이 새로웠다. 그러나 참신한 발상은 공연의 질로 이어지지 않았다. 불필요한 연출과 미숙한 연기는 클래식 연주 몰입을 방해했고, 밋밋한 무대와 조명은 음악극 특성을 살려내기엔 부족했다.특히 관람객 수가 총 30명에 불과해 지원 단체뿐만 아니라 주관 예술단체의 자체적인 홍보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북문화관광재단 2017 무대공연 작품 제작 지원사업으로 1000만원을 지원받아 제작한 무료 공연인 만큼 관람객 확대도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가온스토리클래식은 지난 4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클래식 음악극 빈 아파트에 사는 빈악파들을 올렸다. 세 명의 배우가 클래식 음악의 시대적 배경과 작곡가의 생애특이사항 등을 설명하고, 연주자들이 관련 명곡을 연주하는 음악극 형태다. 1시간 동안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사장조 미뉴에트월광 소나타 등 5곡, 모차르트의 터키 행진곡작은 별 변주곡 등 4곡, 하이든의 세레나데고별 교향곡 등 4곡을 선보였다.클래식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시킨다는 측면에서는 어린이 등 클래식 입문자에게 적합한 공연이다. 그러나 불필요한 장면을 과도하게 삽입해 산만하다는 인상을 남겼다. 모차르트가 무대 뒤에서 쇼핑백을 들고 등장하는 장면, 연주단 앞에서 돈을 빌리는 장면 등 모차르트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표현한 부분이 대표적이다. 또 무대 배경 스크린을 통해 작곡가의 생애별명특이사항을 전달했지만, 이마저도 절반은 연주단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무대 디자인과 조명도 단조로워 시각적인 효과를 연출하지 못하는 등 곳곳에서 아쉬움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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